의학교육은 크게 의과대학단계(Undergraduate 또는 Basic) - 수련단계(Postgraduate 또는 Graduate) - 수련후단계라는 세 단계로 구분한다. 이 셋은 각각 UME/BME - (P)GME - CPD라는 약자로 칭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론적으로는 이 셋을 "연속체"라고 말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의학교육을 한다"라고 할 때엔 이 중에서 가장 앞 단계인 의과대학교육(UME) 업무가 주로 맡겨지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출판되는 논문, 주요 학술대회 주제에서도 확인된다.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고, 학위과정부터 지금까지 경험한 업무의 범위는 주로 의과대학(생) 교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부교육의 개선을 논의하면서 종종 마주하게 되는 벽 중 하나는 의과대학생이 졸업 후 머지 않아 인턴, 전공의 수련단계에서 경험할 일들이다. 수련병원의 선택, 지원할 전공과목의 선택, 전공의 선발, 수련과정 등등.
그렇다보니 어떤 개선은 학부교육(UME)을 가지고 아무리 지지고볶아도 한계가 명확하다. 결국 GME 이후의 단계가 달라지지 않는 한 UME 수준의 변화를 통해 이뤄낼 수 있는 상한선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이다. 작년의 공공의료/공공의대를 둘러싼 논쟁과 비판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이런 점에서 작년부터 보건복지부와 병협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전공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체계화 사업'이 (쉽진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GME의 변화를 유도해서, UME의 변화로까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2021년, 정형외과 교수님과의 인연으로 정형외과의 "전공의 수련교과과정 체계화 구축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늘 해오던 UME를 벗어나 짧게나마 GME에 관여해봤다는 점에서,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며,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이후 기회가 닿아 방사선종양학회 지도전문의 교육에서도 짧게 발표를 준비하며, 이 체계화 사업이 지향하는 방향을 간단히 그림으로 정리해봤다.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전공의 특별법 전에 "아주(!!) 많은 경험치"로 "역량"을 대체해왔는데(그림1),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 등 3년으로 단축된 과는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과들도 전공의법으로 인해 수련 중 쌓을 수 있는 "경험치"에 한계가 생겼고(그림2), 결국 어느정도는 "감축된 경험치를 지도와 평가와 피드백"으로 채워야 하는(그림3) 상황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사실 이 사업만으로 전공의 수련교과과정이 갑자기 확 개선될리는 만무하고, 어떤 식으로든 K- 스럽게 진행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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