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인증 10

인증을 통한 의과대학 규제: 이타주의인가, 국수주의인가? (2023년 5월 14일의 기록)

세계의학교육연맹(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 WFME)은 1972년에 설립된 비영리 비정부기구이다. WFME는 의학교육 인증을 촉진하고, (인증과 관련한) 전문가 합의 스탠다드를 출판하며, 세계 의과대학 명부(the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를 유지 관리한다. WFME는 2003년에 의과대학 교육에 대한 일련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발표했으며, 2012년, 2015년, 2020년에 업데이트 버전을 발표하였다. 외국 의대 졸업생 교육위원회(The 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 ECFMG)는 1956년에 설립되었다. ECFMG는 미국 의사 인력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평가인증에서 "academic progression"의 번역(2019년 12월 5일의 기록)

1. 의학교육 평가인증, 즉 #의학교육평가원 에서 의과대학을 인증하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ASK2019 (Accreditation Standards of KIMEE 2019)는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에서 제시한 Basic Medical Education WFME Global Standards for Quality Improvement(The 2015 Revision)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 즉, WFME라는 기구의 웹사이트에서는 ASK2019의 Template 격인 기준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ASK2019 기준의 상당수는 WFME에서 만든 "영어" 기준을 원문삼아 "한국어"로 번역하여 만들..

형성평가에 대한 단상(2018년 11월 16일의 기록)

형성평가(formative assessment)라는 귤이 바다를 건너와 우리나라에 도입되자 탱자가 되었다. Formative assessment에 대한 가장 흔한 번역이 '형성평가'이니 딱히 ASK2019를 탓할 것도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의대에서) #형성평가 라는 단어가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와 (영어로) #Formative_assessment 라는 단어가 함축하는 바가 과연 동일한가? ==== (1) 원문(=귤) The medical school must provide an appropriate balance of formative and summative assessment to guide both learning and decisions about academic progress. (B 3...

통합과목의 어려움과 나아갈 길(2018년 11월 2일의 기록)

학생때 통합과목 수업도 직접 들어보고, 학위과정때 통합과목 평가자료도 분석해보고, 통합과목에 대한 논문도 읽어봐서 생소하거나 몰랐던건 아닌데, 의학교육 평가인증에서 여러 지적을 받은 후에 읽는 논문은 그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문장 하나하나가 뼈를 막 때리네 😭😭😭 === "단순히 교육내용을 조정coordinate한다고 해서 통합integration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시간적으로 coordinate되어있더라도, 서로간의 연결 없이 개별 교수들에 의해 개별적으로 강의가 제공된다면 그것은 통합integrated이 아닌 단지 조정coordinated된 과목일 뿐이다." "두 개의 지식 영역을 단순히 가까이 두는 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한 방식은 통합사다리(그림)에서 정확..

의학교육 평가인증 단상(2020년 10월 29일의 기록)

[1. Formative vs Summative] A. 개선에 필요한 피드백을 얻기 위한 형성적 평가와 도달 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총괄적 평가 B. 평가인증은 총괄적 평가임과 동시에 엄청난 피드백을 받게 되는 형성적 평가 C. 심한 양가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평가에서 과연 무엇이 “좋은 결과” 일까? [2. Ethos, Pathos, Logos] A. “아리스토텔레스 모든 설득 행위에서 세 가지 호소(appeal)를 이야기했다. 이는 에토스, 로고스, 파토스로, 첫째는 저자(writer)에, 둘째는 주장(argument)에, 셋째는 독자(reader)에 초점을 맞춘다.” B. 에토스는 평가면담에 참여한 사람, 로고스는 평가인증 기준과 보고서. C. 과연 평가장에서 보여준 에토스는 로고스의 약점을 얼마..

의과대학 입시에 대한 평가인증 결과의 영향력..?

1. 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일선 의과대학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것은 "의학교육 평가인증(판정)"이다. 흔히 "인증평가"라고도 불리는 평가인증은, 간단하게는 각 의과대학 교육에 대해 평가하고, 그 결과에 대하여 '4년 인증' 또는 '6년 인증'과 같은 판정이 내려지는 일련의 절차와 결과를 말한다. 현재 판정 단계는 (조건부인증을 제외하면) 2년, 4년, 6년으로 나뉘는데,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4년 인증을 받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일부 의과대학이 6년을 성취해내고, 2년 인증을 받았던 대학은 아직 하나 뿐이다. 2. 올해 새로운 의평원 이사장님을 비롯하여 제7기 조직이 꾸려졌고, 나도 어쩌다 그 중 한 위원회에 소속되어 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제 제7기 ..

WFME2019 Day3 (2019년 4월 10일의 기록)

Symposium 15 - 의학교육 평가인증의 결과(4년인증, 6년인증)는 임상의학종합평가의 각 학교별 순위와 관계가 없는 듯 보인다(임종평 성적 10위까지 학교 중 4년인증이 6개, 6년인증이 4개 였으며, 5위까지는 모두 4년인증이었다). - 각 학교별 해부학 교육(강의, 실습) 시간과 기초의학종합평가에서 해부학 성적과도 관계가 없다. 100시간 정도 교육하는 학교의 성적이 300시간 이상 교육하는 학교의 성적보다 높기도 하다. Symposium17 1. 플로어에서 나온 에피소드 하나: "내가 일본의 한 의과대학에 있은지 2년쯤 되었을 때 이야기이다. 하루는 어느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 시작 후 퀴즈를 보고, 강의도 하고 약 20분쯤 지났을 때였다. 한 학생이 말했다. "교수님 수업 잘 못 들어오셨는..

Next Edition of the WFME Standards (2019년 4월 8일의 기록)

#WFME2019 에서 "Next Edition of the WFME Standards"를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소위 "인증기준"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의학교육도 이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1. 우리나라 평가인증 기준의 유효기한 무엇보다 가장 궁금한 것은, #ASK2019 이라는 현재 우리나라 의학교육 평가인증(=의과대학 인증)에 사용되는 기준이 WFME Standards의 "현재 버전"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지칭하는 "현재 버전"이란 WFME에서 2015년에 revision된 standards를 말한다. 이 말은 즉슨,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New WFME Standards"가 나오면, ASK2019는 "새로 나..

WFME2019 Day2 (2019년 4월 8일의 기록)

1. 캐나다의 경험: 캐나다의 의과대학 평가인증에서는 "social accountability"를 가장 첫 번째 기준(1.1.1)으로 두고 있다. 여러 차례 social accountability를 강조하였는데, 이는 연자의 말처럼 의학교육이 "publicly funded"되기 때문에 강조되고, 가능한 것일지도. 우리나라처럼 private medical school이 3/4인 상황에서 social accountability의 추구는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2. 평가인증의 과제: Accreditation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e.g. 의과대학 평가인증이 환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가?)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더 개선시킬 것인지에, 어떻게 근거를 축적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3...

사명-감(2020년 1월 29일의 기록)

1. 의학교육 평가인증에 한참 몰두하다보니 뭘 해도 머리속에 평가니 인증이니 기준이니 하는 것들만 맴돈다. 지금 하려는게 기준에 맞는지, 평가 받는데 필요한지, 이렇게 하면 4년 인증은 넉넉히 받을지. 그러다가 오늘은 문득 전혀 다른 생각이 들었다. • 이게 정말로 지금 여기에 필요한걸까? • 평가인증 때문에 뭔가 내가 불필요/덜필요 한걸 하고있는건 아닐까? • 평가인증이 없었어도 이걸 했을까? • 평가인증이 없었다면 무얼 하고 있었을까? 2. "사명감"은 영어사전에 sense of duty라고 번역되어 나온다. 그리고 국어사전에는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 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사명"은 영어사전에 mission이라고 나온다. 보통 조직이나 기업에서 말하는 사명도 mission (s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