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고 씁니다.

의학교육은 어떻게 건강 형평성을 후퇴시키는가 (Lancet, 2022)

Meded. 2022. 10. 7. 10:30

"의학교육 시스템은 의학이라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형성한다. 오늘날 이 시스템은 학생들을 서양의 생의학 모델이 지배하는 위계구조에 맞춰 사회화한다. 즉, 이 지배적(dominant) 건강 모델에는 세계 대부분의 인구집단이 겪는 경험에 대한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하지만 의과대학은 세계 다수를 구성하는 인구집단의 인식론이 부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마치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모호하게 제시한다. 결과적으로, 대다수의 의사들은 지배적 시스템에 적응하도록 훈련을 받지만 사실 그 시스템은 그들 자신의 맥락과 불화(discordant)한다. 그럼에도 이 시스템은 심지어 의사들이 그것을 옹호하고, 재생산하도록 훈련시킨다. 더 나아가 지배적 시스템의 결함을 두고 심지어 의사들조차 시스템 그 자체가 아니라, 자기자신, 환자, 자신의 문화나 맥락을 비난하는 처지에 이른다." 

 

"프란츠 파농은 그의 책 '검은 피부, 하얀 가면'에서 의학교육은 원주민 또는 유색인종과 같이 소외되고 억압받는 공동체에서 온 학생들을 비존재(non-being)의 영역으로 몰아넣는다고 주장한다. 비존재의 영역이란 "좋은 의사good doctor"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결코 "좋은 백인 의사"라는 지위는 얻을 수 없는 물리적이며 경험적인 공간을 의미한다. "좋은 의사"라는 개념은 1910년 미국의 교육학자 아브라함 플렉스너가 서술한 바 있다. 서구 인식론에 굳게 뿌리를 두고 있는 이 개념에는 '백인, 서구, 건강한 남성'을 둘러싼 특징과 사회화가 스며 있다. 플렉스너의 저작은 미국의 대부분의 시골(rural) 의과대학 및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한 의과대학들을 폐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의학교육은 "좋은 의사"라는 이상화된 개념을 암묵적으로 추구하고 배양한다. "좋은 의사"란 프로페셔널리즘과 같은 특성을 갖춘 자로서 숭배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그것은 서양의 관점에서 보는 이상적, 도덕적, 윤리적,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특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출처: 의학교육은 어떻게 건강 형평성을 후퇴시키는가 (Lancet,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