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 Med Educ. 2026 Sep 29;15(1):986-1000.doi: 10.5334/pme.2603. eCollection 2026.

The Faculty Development Paradox: Applying Competency-Based Education Principles to Faculty Development 

 

 

🧑‍🏫 교수에게도 역량바탕교육이 필요하다: '교수개발의 역설'과 역량바탕 교수개발(CBFD)

Turner TL, Karpinski J, Damodaran AK, Tanaka P, Chan M-K, Pinilla S, Richardson D, Goldhamer MEJ, Snell L, Edgar L. The Faculty Development Paradox: Applying Competency-Based Education Principles to Faculty Development.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2026;15(1):986–1000. https://doi.org/10.5334/pme.2603


📌 들어가며

역량바탕교육(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CBME)을 도입하면서 학생과 전공의 교육은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명시적 역량, 단계적 발달, 직접 관찰, 코칭, 프로그램식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까지요. 그런데 이걸 실제로 해내야 하는 교수들은 어떻게 배우고 있을까요? 여전히 1년에 몇 번 워크숍에 참석하고 이수 시간을 채우는 방식 아닌가요? 🤔

 

오늘 소개할 논문은 바로 이 모순을 '교수개발의 역설(faculty development paradox)'이라고 부릅니다. 앞서 소개한 선발 논문과 같은 ICBHPE 특별 시리즈의 ‘Eye Opener’ 글이고, 학습자에게 적용한 CBME 원리를 교수개발에도 그대로 적용하자는 역량바탕 교수개발(Competency-Based Faculty Development, CBFD) 모형을 제안해요.


⚖️ 교수개발의 역설이란?

저자들의 문제의식은 서론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바로 이 변화를 위해 교육자를 준비시키려는 장치인 교수개발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역설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역량바탕교육이 학습자의 경험을 바꿔 놓았다면, 왜 교수의 교육과 개발에는 비슷한 영향을 주지 못했을까요?
“Yet, in stark contrast, faculty development, the very mechanism intended to prepare educators for this transformation, remains unchanged. This paradox raises a critical question: if competency-based education has transformed the learner experience, why has it failed to similarly influence and inform faculty education and development?”

 

교수개발이 바뀌지 않으면 CBME의 약속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저자들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우리는 학습자를 위한 CBME를 떠받치는 원리들이 교수개발도 똑같이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We argue that the same principles that underpin CBME for learners should equally shape faculty development.”

참고로 이 논문은 Steinert(2024)의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 정의를 따릅니다. 교수개발을 교육자, 리더, 연구자로서의 지식·기술·행동을 키우는 모든 활동으로 보고, 여기에 조직 수준의 변화와 기관 문화에 영향을 주는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는 넓은 정의예요. 이 점이 뒤에서 중요하게 다시 등장합니다.


❓ 왜 CBFD가 필요한가

교수의 역할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내용 지식(content knowledge)만 있으면 가르칠 수 있다고 여겼죠. 하지만 CBME가 들어오면서 교수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코치, 소그룹 촉진자, 시뮬레이션 교육자, 평가 책임자 등으로 크게 늘었어요.

CBHPE는 교수들이 그 원리를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지원받을 때에만 온전한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CBHPE can only reach its full potential when faculty are prepared and supported to enact its principles.”

직접 겪어 봐야 가르칠 수 있다

경력 많은 임상교육자 상당수는 강의 시간과 수련 기간 중심의 투입 기반 패러다임(input-based paradigm)에서 교육받았어요. 그래서 성과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둔 CBME가 낯설 수 있죠. 저자들은 이걸 결함으로 보지 말고 기회로 보자고 합니다. 교수 스스로 성과 기반·역량 중심 교육을 학습자로서 직접 경험하면, 학생을 코칭하고 피드백하고 작업장 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를 하는 능력도 함께 좋아진다는 논리예요.

획일적 워크숍으로는 부족하다

교수의 역할이 다양해진 만큼, 모두에게 같은 내용을 가끔 한 번씩 제공하는 워크숍 방식으로는 각자의 발달 요구를 채울 수 없다는 점도 강조합니다.


🌍 연구진의 위치성(positionality)

저자들은 본격적인 제안에 앞서 자신들이 자원이 풍부한 글로벌 노스(Global North) 기관에서 오랫동안 CBME 개혁을 해 온 사람들이라는 점을 밝혀요. 그래서 이들의 권고가 다른 지역의 필요나 제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고, 각 맥락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원리 중심으로 제안하려 했다고 말합니다.


🧱 Van Melle의 5가지 핵심 구성요소를 교수개발에 적용하기

이 논문의 뼈대는 Van Melle 등(2019)이 제시한 **CBME의 5가지 핵심 구성요소(core components)**를 교수개발에 그대로 옮겨 놓는 거예요. 논문의 Table 1은 각 구성요소의 정의와 교수개발 프로그램 요소를, Table 2는 실행 방안을 정리하고 있어요.

CBME 핵심 구성요소 교수개발에서의 의미
성과 역량 (outcome competencies) 교수가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지 정의하기
단계적 진행 (sequenced progression) 시간에 따른 발달 경로 설계하기
맞춤형 학습 경험 (tailored learning experiences) 다양한 교수의 요구 충족하기
역량 중심 교수법 (competency-focused instruction) 가르치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기
프로그램식 평가 (programmatic assessment) 교수의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기

하나씩 살펴볼게요.

1️⃣ 성과 역량: 교수가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가

교육자 역량 프레임워크는 이미 여럿 나와 있어요.

  • 교수를 위한 EPA(EPAs for Teachers), 위임 가능한 교수 활동(Entrustable Teaching Activities, ETAs)
  • 캐나다 가정의학회의 기본 교수 활동(Fundamental Teaching Activities)
  • ACGME 임상교육자 마일스톤(Clinician Educator Milestones)
  • 영국 의학교육자협회 전문 표준(Academy of Medical Educators Professional Standards)
  • 역할별 교수 역량(teacher role-specific competencies)

다만 학부 강의실, 임상 현장, 실험실에서 필요한 역량이 다르고, 북미·유럽에서 만든 프레임워크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는 맞지 않을 수 있으니 맥락에 맞게 골라야 한다고 해요.

 

실행 방안은 이렇습니다.

  • 가르침을 받는 당사자인 학습자를 포함한 소규모 자문 그룹이 프레임워크 선정
  • 직무 기술서(position description)에 역량을 넣고, 코치·소그룹 촉진자·시뮬레이션 교육자·과정 책임자·평가 책임자별 역할-역량 지도(role-to-competency map) 공개
  • 교수개발 프로그램마다 해당 역량을 태그로 달고, 역량 달성을 디지털 배지(digital badge)나 마이크로 크리덴셜(micro-credential)로 인정

이런 접근은 성과 역량을 서류상의 문장에서 일상적인 성장 지침으로 바꿔 놓습니다.
“This approach turns outcome competencies from statements on paper into everyday guides for growth.”

2️⃣ 단계적 진행: 시간에 따른 발달 경로

선수 능력과 다음 단계를 명확히 하면 중복 교육을 줄이고, 교수가 역할을 바꾸거나 교육과정이 바뀔 때도 기존 역량 위에 쌓아갈 수 있어요.

  • 대학 강좌처럼 101–201–301 단계로 프로그램 표시 (예: Teaching 101 임상 코칭의 기초 → Teaching 201 심화 피드백과 교정교육)
  • 신임 프리셉터 → 코치 → 교육 리더 같은 학습 경로(learning pathway) 공개
  • 초보·중견·시니어가 함께하는 혼합 경력 실천공동체(mixed-experience community of practice)
  • 시니어 교수가 성공뿐 아니라 실패 경험도 공유하는 자리를 의도적으로 마련해 교육자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을 지원

논문의 Table 3에는 구체적인 개인 사례가 나와요. 초기 경력 교수가 ACGME 임상교육자 마일스톤의 '교육과정 개발' 하위역량을 골라 자기평가 → 동료 관찰(Level 1) → 1년 내 Level 3 목표 설정 → Kern의 6단계 교재 읽기와 온라인 과정 수강, 동료 코칭 → 재평가(Level 3) → 교육자 포트폴리오에 기록 → 다른 교수 돕기 → Level 5를 향해 계속, 이런 흐름이에요. 학생의 마일스톤 기반 성장 과정과 거의 같은 구조죠. 이 과정 중간에 "교육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기 시작한다"는 단계가 들어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3️⃣ 맞춤형 학습 경험: 다양한 교수의 요구 충족

교수마다 이미 갖춘 역량, 경험, 현재 교육 범위, 경력 목표가 달라요. 그래서 이런 방법을 제안합니다.

  • 역량에 연계된 짧은 자기평가로 다음 분기 우선 성장 영역 1~2개 정하기
  • 학습자, 동료, 교육 책임자의 360도 다면 피드백
  • 비동시적 온라인 모듈로 기본 지식을 각자 속도로 익힌 뒤 실제 수업에 적용
  • 표준화된 동료 관찰과 디브리핑

예시도 하나 나와요. 소그룹 촉진자 역할을 새로 맡은 약사 교육자가 집단 역동에 관한 짧은 온라인 모듈을 듣고, 경험 많은 촉진자에게 동료 코칭을 받고, 안내된 성찰로 접근을 다듬은 뒤 혼자 수업을 이끄는 식이죠.

 

여기서 AI 활용도 구체적으로 언급돼요. 🤖 AI가 학습자 역할을 하게 해서 피드백 대화, 질문 전략, 코칭을 미리 연습해 보거나, 핵심 논문이나 지침으로 체크리스트, 짧은 퀴즈, 플래시카드를 만들어 수업 직전에 활용하는 거예요.

4️⃣ 역량 중심 교수법: 가르치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기

기존 교수개발도 피드백 워크숍처럼 기술 적용에 신경을 쓰긴 했지만, 대부분 집단 활동이었어요. CBFD는 여기서 더 나아가 **코칭,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 디브리핑을 동반한 짧은 반복 연습, 비계(scaffolding), 생산적 고투(productive struggle)**를 의도적으로 설계하자고 해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 마스터 적응적 학습자(Master Adaptive Learner, MAL) 주기, 즉 계획–학습–평가–조정(Plan–Learn–Assess–Adjust)을 둡니다.

  • 교육 '목표(objectives)' 대신 '역량(competency)' 목표로 세션 설계
  • 실시간이나 영상으로 전문가 시범(expert modeling) 보여주기
  • 피드백 랩, 코칭 랩처럼 짧은 연습 사이사이에 코칭이 들어가는 기술 실습
  • 복잡한 교육 기술을 요구도 조사, 목표 작성, 수업 설계 등 하위 요소로 나눠 순차적으로 가르치기. 이렇게 하면 교수가 비계를 몸소 경험하고 학습자에게 어떻게 적용할지 체득하게 돼요.

특히 **교수 교정교육(remediation)**에 대한 지적이 날카로워요. "워크숍 보내기", "모듈 이수하기" 대신 코칭과 관찰이 있는 실습 중심 경험으로 바꾸자는 거죠.

연습, 리허설, 생산적 고투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성장 마인드셋을 명시적으로 장려함으로써, 역량 중심 교수법은 가르치는 일이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발달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원칙을 강화합니다.
“By normalizing practice, rehearsal, and productive struggle—and by explicitly promoting a growth mindset—competency-focused instruction reinforces the principle that teaching is a skill set that can be developed over time, not a fixed trait.”

5️⃣ 프로그램식 평가: 교수의 성장을 총체적으로

교수 평가도 학생 평가처럼 여러 방법으로, 저부담(low-stakes)·종단적 근거를 모아야 한다고 해요. 한 번의 판단에 의존하지 말자는 거죠.

학습자 피드백은 여전히 교수 수행을 평가하는 가장 흔한 방법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며 다른 접근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Learner feedback remains the most used method for assessing teaching performance, but it is insufficient on its own and should be complemented by additional approaches”

구체적인 도구로는 이런 것들이 있어요.

  • **객관구조화 교수평가(Objective Structured Teaching Encounter, OSTE)**를 단발성 평가가 아니라 주기적인 발달 점검 지점으로 활용
  • 학생 강의평가를 넘어서는 종단적 교육자 포트폴리오(educator portfolio)
  • 학습자 평가에 적힌 서술형 피드백을 짧은 루브릭으로 구체성·실행 가능성 점검
  • 프로그램 수준의 대시보드, **역량 히트맵(competency heat map)**으로 교수개발 투자 영역 파악
  • 학생 평가처럼 '교수 역량 위원회(Teaching Competence Committee)' 운영 고려

평가 데이터를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와 학습에 대한 평가(assessment of learning) 중 어디에 어떻게 쓸지 의도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해요.

 

그리고 중요한 단서가 하나 붙어요. 이 모든 건 **교수 환경(teaching environment)**이 받쳐줘야 가능하다는 거예요. 보상과 인정 체계, 자원, 실천공동체, 교육에 대한 기관의 믿음이 바뀌지 않으면 성장 마인드셋도 자리 잡기 어렵다는 거죠.


🌱 구성요소에서 역량으로: 마스터 적응적 교사(MAT) 프레임워크

저자들은 5가지 구성요소가 '설계도'는 되지만, 교수가 최종적으로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성장을 무엇이 지속시키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고 봐요. 그래서 마스터 적응적 교사(Master Adaptive Teacher, MAT) 프레임워크를 도입합니다. 의학 분야의 마스터 적응적 임상교육자(Master Adaptive Clinician Educator, MACE) 프레임워크를 보건의료인교육 전반에 맞게 고친 거예요.

MAT는 정해진 교육 전략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 준비도, 맥락, 수행 데이터, 교육 환경 변화에 따라 접근 방식을 바꾸는 교육자예요. 예를 들어 학습자 준비도에 따라 피드백 방식을 바꾸고, 역량이 늘어나면 감독 수준을 조정하는 식이죠.

교수는 학습자이자 교육자라는 이중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CBFD의 궁극적 시험대는 교수가 무엇을 배우느냐가 아니라, 그 배움이 다른 사람의 발달을 돕는 교육, 코칭, 평가, 감독 실천으로 어떻게 옮겨지느냐입니다.
“Faculty occupy dual roles as both learners and educators; therefore, the ultimate test of CBFD is not simply what faculty learn, but how that learning is translated into teaching, coaching, assessment, and supervision practices that support the development of others.”

 

MAT의 핵심 특성으로는 호기심, 동기, 성장 마인드셋, 회복탄력성, 그리고 학습자의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을 높이는 정직함과 겸손함이 꼽혀요. 또 맥락의 다양성에 맞춰 적응하겠다는 의도적 적응성(intentional adaptability), 우선순위가 높은 활동에 더 큰 가중치를 두고 선별하는 가중 큐레이션(weighted curation) 같은 전략도 소개됩니다.

 

논문의 Table 4는 MAT 발달을 위한 기관 전략을 여섯 영역으로 정리해요.

영역 핵심 목적
🗣️ 코칭과 피드백 적응적 성장을 명시적이고 실행 가능하게
🪪 정체성 형성과 학습 환경 교육자 정체성과 복잡성에 대한 인내 지원
🚀 임파워먼트와 자율성 의도적 적응과 혁신 가능하게 (“beautiful risks” 장려)
🤝 실천공동체 공유 학습으로 발달 지속
🏛️ 시스템 수준 정렬 지속가능성과 정당성 확보 (보상, 보호 시간, 승진 기준)
💰 자원과 인프라 자원 활용의 접근성·효율성·가치 극대화 (R2C2 코칭 자료 공유 등)

🔧 실행: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저자들은 CBFD가 워크숍을 늘리거나 체크리스트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해요. 기관이 가르치는 일을 어떻게 이해하고, 지원하고, 보상하는지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일이라는 거죠.

🏆 보상 체계와의 불일치

가장 큰 걸림돌은 CBFD가 키우려는 것과 학계가 실제로 보상하는 것 사이의 불일치예요.

학계 시스템은 교육자로서의 성장보다 연구 생산성, 진료량, 행정 효율성을 더 일관되게 보상하고 있습니다.
“Academic systems continue to reward research productivity, clinical volume, and administrative efficiency more consistently than growth as an educator”

 

그래서 승진 경로, 업무량 기대치, 인정 체계를 다시 맞춰서 교수개발이 선택적 부가 활동이 아니라 전문직 정체성의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하고, 리더십이 개인의 선의에 기대지 말고 시간과 자원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해요.

🧠 마인드셋 전환은 강제할 수 없다

가르치는 능력을 타고난 특성이 아니라 발달하는 역량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한데, 이건 의무화로 되는 일이 아니라고 해요.

중요한 점은 이런 변화가 강제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참여를 강요하기보다 초대하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 안에서 길러져야 합니다.
“Importantly, such transformation cannot be mandated. It must be nurtured within psychologically safe environments that invite participation rather than compel it.”

👥 학습자와의 공동생산(co-production)

가르침을 받는 학습자도 목표 설정, 협력적 교수 실천, 구조화된 상향 피드백(upward feedback), 코칭 구조에 참여할 수 있어요. 만족도 설문을 넘어 진짜 발달적 파트너십으로 가자는 거죠.

📐 실행과학과 의도적 발달 조직

실행과학(implementation science)은 교수개발을 개별 행사의 달력이 아니라 문화, 맥락, 업무 흐름이 만드는 발달 생태계로 보게 해줘요. 통합 실행연구 프레임워크(Consolidated Framework for Implementation Research, CFIR)는 조직 준비도, 리더십 참여, 인센티브 정렬의 중요성을 짚어주고요. 또 성장이 일상 업무에 녹아 있는 의도적 발달 조직(deliberately developmental organization, DDO) 개념도 소개합니다.

목표는 더 나은 워크숍 일정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교육자를 위한 학습 조직을 만드는 것입니다.
“The aim is not to build a better workshop calendar; it is to build a learning organization for educators.”


✅ 결론

저자들의 결론은 첫 문장에 모두 담겨 있어요.

CBHPE는 학습자만 발달하기를 기대하는 시스템에서는 번성할 수 없습니다. 교수개발이 함께 진화하지 않는 한 그 약속은 실현되지 않을 것입니다.
“CBHPE cannot thrive in a system where only learners are expected to develop. Its promise will not be realized unless faculty development evolves alongside it.”

 

기관은 교수 역량을 지원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교수를 학습자로 대하고, 공동 창조에 참여시키고, 일회성 교육이 아닌 지속적 성장에 투자해야 한다는 거예요.


✍️ 마무리하며

이 논문은 실증 연구가 아니라 개념적 제안이에요. CBFD가 실제로 교수 행동이나 학습자 성과를 바꾸는지에 대한 근거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고, 저자들도 다층적 효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정도입니다. 또 OSTE, 포트폴리오, 역량 위원회, 코칭 인프라까지 갖추려면 상당한 자원이 필요해서, 기관 여건에 따라 현실성은 꽤 다를 거예요.

 

그래도 이 글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교수에게도 CBME를 적용하자"는 다소 막연한 구호를 Van Melle의 5가지 구성요소에 맞춰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행 목록(Table 2)과 개인·프로그램 수준의 계획 예시(Table 3)로 풀어냈다는 점이에요. 📋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교수개발도 상당 부분 연간 의무 이수 시간과 워크숍 참석으로 운영되고, 승진·업적평가는 연구 실적 중심인 경우가 많죠. 그런 점에서 "워크숍을 몇 시간 들었나"에서 "교수자로서 어떤 역량을 어느 수준까지 보여주고 있나"로 질문을 바꾸자는 이 논문의 제안은 교수개발 프로그램을 설계하거나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분들께 생각할 거리를 꽤 많이 줄 것 같아요. 🌱


서론 (INTRODUCTION) 

역량기반 의학교육(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CBME)은 학습자의 성장과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을 지원하기 위해 명시적 역량, 점진적 발달(progressive development), 직접 관찰, 피드백(feedback), 코칭, 프로그램적 평가를 도입함으로써 보건의료전문직교육(health professions education)을 근본적으로 재편하였다 [1–3]. CBME는 모호한 기준(benchmarks)을 구조화된 로드맵(structured roadmaps), 성공에 대한 투명한 기준(transparent criteria for success), 지속적인 발달을 이끄는 체계적인 평가·피드백 과정으로 대체하였다 [4]. 그러나 이와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바로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교육자를 준비시키도록 의도된 기제인 교수개발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이 역설은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역량기반교육(competency-based education)이 학습자 경험을 변화시켰다면, 왜 교수자 교육과 개발에는 이와 유사한 영향을 미치거나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는가? 교수개발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전환이 일어나지 않으면, 교육자가 CBME의 원칙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구조와 지원을 갖추지 못할 수 있으므로 CBME가 약속하는 성과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 이 논문은 역량기반 교수개발(CBFD)의 필요성을 논증하고, 교수자의 성장을 역량기반교육 원칙과 정렬하기 위한 실천적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그 간극을 다룬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교수자가 CBME 안에서 학습자이자 교육자라는 이중 역할(dual roles)을 맡는다는 점을 인정한다. 따라서 역량기반 교수개발은 교수자의 학습을 지원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교육 업무에서 역량기반교육을 실행하는 교수, 코칭, 피드백, 평가 실천도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학습자를 위한 CBME의 토대를 이루는 동일한 원칙이 교수개발 역시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Van Melle와 동료들은 설계와 실행을 안내하는 역량기반교육의 핵심 구성요소를 명료하게 제시하였다. 우리는 이 구성요소들을 활용하여 교수개발에 직접 적용함으로써 역설에서 실천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4]. 이 원칙들은 의학을 넘어 적용되므로, 우리는 더 넓은 영역을 지칭하기 위해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BHPE)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 논문에서는 Steinert가 2024년에 제시한 교수개발의 정의를 채택한다. “교수개발은 보건의료전문직 종사자가 개별 및 집단 환경에서 교수자와 교육자, 리더와 관리자, 연구자와 학자로서 자신의 지식, 기술, 행동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행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또한 조직 수준의 변화를 촉진하고 교수자가 일하는 기관의 문화에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과 활동도 포함한다.” 이 정의에 입각하여, 우리는 역량기반 교수개발(CBFD)에 대한 관점의 재구성(reframing)과 실천적 경로(practical pathways)를 제시하고자 한다 [5]. 이 논문의 근거와 범위를 제시했으므로, 이제 역량기반 교수개발의 필요성과 CBHPE의 성공에서 교수개발이 수행하는 필수적 역할을 살펴본다.

역량기반 교수개발이 중요한 이유 (WHY COMPETENCY-BASED FACULTY DEVELOPMENT MATTERS) 

CBHPE는 교수자가 그 원칙을 실행하도록 준비되고 지원받을 때에만 잠재력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 교수개발은 교육자가 CBHPE가 약속한 성과를 실현하도록 하는 구조적 중추(structural backbone)이다. CBFD의 필요성을 논증하는 출발점은 CBHPE 안에서 교육자의 역할이 발전해 온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인식하는 데 있다. 역사적으로 교과 내용에 대한 지식(content knowledge)은 가르치기 위한 유일한 전제조건이었지만, CBHPE의 실행은 전통적인 교수활동(traditional instruction)을 훨씬 넘어서는 교수자의 역할과 기대를 제시하는 교수역량체계(teaching competency frameworks)를 낳았다 [6–7]. 이러한 전환은 교수개발을 필수적으로 만들었지만, 동시에 발달상의 간극(developmental gap)을 만든다.

 

  • 투입기반 패러다임(input-based paradigm; 예: 강의와 시간) 아래에서 교육받은 경우가 많은 숙련된 임상교육자(clinician educators)는 성과를 입증하는 데 기반을 둔 오늘날의 CBHPE와 단절감을 느낄 수 있다.
  • 이러한 차이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CBFD는 이를 결함으로 보기보다, 교육자가 현재 기여하도록 요구받는 바로 그 성과기반·역량중심 교육 패러다임(outcome-based, competence-focused educational paradigm)을 직접 경험하고 그 안에서 학습해 나갈 기회로 재구성한다 [8].
  • 이러한 직접적인 경험학습(experiential learning)은 현재 학습 모형의 어려움과 이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자신의 학습자를 코칭하고 지원하는 능력과 코칭, 피드백, 일터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 학습자 감독(learner supervision)을 포함한 CBHPE의 핵심 교수 실천을 실행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이러한 경험적 접근은 교수개발의 설계 및 제공 방식을 더 깊고 폭넓게 재고하도록 촉진하기도 한다. 구성주의 원칙(constructivist principles)에 근거한 CBFD는 기술 개발(skill-building)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문화적 전환(cultural shift)을 알린다. 교수개발은 성장지향적 사고방식(growth-oriented mindsets)을 촉진하고, 취약성(vulnerability)을 드러내는 일과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안전한 학습환경(safe learning environments)을 조성하는 문화 변화의 주체가 된다 [9]. 개발을 평가를 위한 활동보다 역량을 부여하고 주도성을 높이는 활동(empowering)으로 규정하면 저항과 비효율이 줄어들고, 교수자의 성장이 기관의 목표와 정렬된다.

 

동시에 문화 변화는 구조적 현실에 대응해야 한다. CBHPE로의 전환은 교육자 역할의 범위와 복잡성을 근본적으로 확대하였다. 교과 내용 전문가(subject matter expert) 또는 정보 제공자(information provider)라는 전통적인 역할은 CBHPE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여러 전문화된 역할로 발전하였다 [7]. 이러한 확대의 결과 교육자 집단의 규모가 커지고 기능적으로도 더 다양해졌다. 따라서 교수개발은 더 이상 획일적이고 간헐적인 워크숍 중심 접근(uniform, episodic, workshop-based approach)에 의존할 수 없다. CBHPE 시스템 전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려면, 교수개발은 이러한 다양한 교육자 역할 각각의 고유하고 개별화된 발달 요구(individualized developmental needs)에 대응하도록 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초점화된 맞춤형 접근은 모든 교수자가 구체적인 직함이나 전공과 관계없이 CBHPE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신감을 갖추게 하고, 이를 통해 학습자의 진전과 전반적인 프로그램의 질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러한 현실들을 종합하면, CBFD는 CBHPE를 위한 구조적 필수조건(structural necessity)임을 알 수 있다. CBFD를 진전시키려면 역량기반 시스템 안에서 교수자의 성장을 지원하도록 기대, 보호된 시간(protected time), 코칭 모형(coaching models), 책무성 기제(accountability mechanisms)를 포함한 문화와 시스템의 정렬(cultural and system alignment)이 필요하다 [5]. 교수개발에 이와 상응하는 전환이 없으면, 기관은 교육자가 준비되지 못하고 학습자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태를 남겨 CBHPE의 목표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성찰성과 위치성에 관한 진술 (REFLEXIVITY AND POSITIONALITY STATEMENT) 

우리의 접근을 설명하기에 앞서, 우리는 자신의 위치성(positionality)을 인정한다.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에 기반을 둔 저자로서, CBHPE와 CBFD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자원이 풍부한 학술기관(well-resourced academic institutions)에서의 전문적 역할과 이러한 환경에서 여러 해 동안 CBHPE 개혁을 실행한 경험에 의해 형성되었다. 따라서 우리의 가정과 해석은 지역마다 크게 다를 수 있는 구조적 지원(structural supports), 인증 기준(accreditation standards), 교육문화(educational cultures)를 갖춘 시스템에 근거한다. 이러한 위치성에는 자원에 대한 특권적 접근, 정책에 대한 영향력, 이미 구축된 CBHPE 기반시설이 포함되며, 이는 실행상의 어려움과 기회를 이해하는 방식을 형성한다. 우리는 또한 글로벌 노스에서 개발된 체계가 다른 지역의 현지 요구, 가치, 제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인정하며, 겸손과 개방성, 다양한 접근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참여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자신의 입장이 권고사항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문화와 맥락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의도된 원칙을 강조하고자 노력하였다.

Van Melle의 다섯 가지 핵심 구성요소를 교수개발에 적용하기 (APPLYING VAN MELLE’S FIVE CORE COMPONENTS TO FACULTY DEVELOPMENT) 

CBFD의 근거를 제시하고 우리의 관점이 놓인 위치를 설명했으므로, 이제 CBFD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실천적 전략을 살펴본다. Van Melle et al. (2019)은 CBHPE 프로그램을 평가하기 위한 체계를 발표하면서 다섯 가지 핵심 구성요소, 즉 성과역량(outcome competencies), 순차적 진전(sequenced progression), 맞춤형 학습경험(tailored learning experiences), 역량중심 교수활동(competency-focused instruction), 프로그램적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를 제시하였다 [4]. 우리는 이 구성요소들이 교수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교육자를 위한 CBFD의 조정을 안내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표 1은 Van Melle의 다섯 가지 핵심 구성요소에 기반한 교수개발 시스템의 역량기반 체계를 제시한다. 표 2는 실행과 시간에 따른 개별 교육자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각 구성요소에 정렬된 실행 가능한 전략(actionable strategies)을 제공함으로써 이 체계를 실천으로 옮긴다.

성과역량: 교수자가 무엇을 달성해야 하는지 정의하기 (OUTCOME COMPETENCIES: DEFINING WHAT FACULTY SHOULD ACHIEVE) 

교수개발의 성과역량은 보건의료전문직 교수자(health profession teacher) 또는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자(health profession educator)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을 포괄한다. 역량(competencies), 마일스톤(Milestones), 기본 과업(fundamental tasks), 위임가능 전문직 활동(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EPAs)으로 표현된 다양한 교육자 체계가 발표되어 있다(즉, Yilmaz et al., 2023; van Bruggen et al., 2021; Dewey et al., 2017; Accreditation Council Graduate Medical Education Clinician Educator Milestones 2022; Academy of Medical Educators Professional Standards 2021; Srinivasan et al., 2011; Molenaar et al., 2009) [7, 11–12, 14–15, 17, 21]. 이러한 체계에는 교실과 임상 현장의 교수에 적용되는 역량뿐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의 리더와 관리자에게 적용되는 역량 등 다양한 역량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러한 성과역량의 관련성은 교수자와 교육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기본의학교육(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의 교실에서 필요한 역량은 임상 또는 실험실 환경에서 필요한 역량과 다르며, 북미와 유럽의 환경에서 도출된 체계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교수자에게 적합하지 않거나 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빠뜨릴 수 있다. CBFD 프로그램은 자신의 맥락에 적합한 성과역량을 결정하기 위해 교육적 맥락(educational context), 교수자·교육자의 역할, 역량체계의 목적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 성과역량을 활용하려면, 먼저 가르침을 받는 당사자인 학습자를 명시적으로 포함한 소규모 자문집단(small advisory group)을 통해 성과역량체계(outcome competency framework)를 선택한다(표 1과 2 참조).
  • 다음으로 직위기술서(position descriptions)에 역량을 포함시키고(예: “임상 현장 지도교수자(clinical preceptors)는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하고 임상추론·의사결정(clinical reasoning/decision-making)을 지원한다”),
  • 간결한 역할-역량 대응표(role-to-competency map; 코치, 소집단 촉진자(small-group facilitator), 시뮬레이션 교육자(simulation educator), 교과목 또는 임상실습 책임자(course or rotation leader), 평가 책임자(assessment lead))를 공개하여 실제 교육자 역할에서 역량이 드러나게 한다 [16–17].
  • 우리는 제공되는 교수개발 활동에 특정 역량을 표시하고, 입증된 역량과 연결된 디지털 배지(digital badges) 또는 마이크로크리덴셜(micro-credentials)을 통해 진전을 인정함으로써 교수개발을 해당 체계와 정렬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접근은 성과역량을 문서상의 진술에서 일상적인 성장의 지침으로 전환한다.
  • 체계가 정해지면, 온보딩(onboarding)과 연례 발달 대화(annual development conversations)를 통해 역할에 정렬된 기대를 강화한다. 교육자의 역할이 이러한 방식으로 명료하게 제시되면, 여러 보건의료전문직의 종사자는 체계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현재의 실천과 경력 단계(career stage)에 가장 중요한 역량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표 1. Van Melle의 CBHPE 다섯 가지 핵심 구성요소를 교수개발(FD) 시스템에 적용하기 (Table 1. Applying Van Melle’s Five Core Components of CBHPE to Faculty Development (FD) Systems.) 

CBHPE의 핵심 구성요소 (CORE COMPONENTS OF CBHPE)
핵심 구성요소 (CORE COMPONENT) 성과역량 (OUTCOME COMPETENCIES) 점진적 순서화 (SEQUENCED PROGRESSIVELY) 맞춤형 학습경험 (TAILORED LEARNING EXPERIENCES) 역량중심 교수활동 (COMPETENCY-FOCUSED INSTRUCTION) 프로그램적 평가 (PROGRAMMATIC ASSESSMENT)
정의 (Definition) [10] 실천에 필요한 역량을 명료하게 제시한다(그리고 사회적 요구(societal needs)에 근거하여 규명한다). 역량과 그 발달 지표(developmental markers)를 점진적으로 순서화한다(학습자가 초보자(novice)에서 숙련자(master)로 진전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학습경험은 실제 실천환경(practice environment)과 유사하며 역량의 발달을 촉진한다(그리고 개인별 진전 속도의 차이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하다). 교수 실천(teaching practices)은 발달에 따른 역량 습득을 촉진한다(그리고 지식 습득뿐 아니라 경험과 적용을 통한 학습도 강조한다). 평가 실천(assessment practices)은 발달에 따른 역량 습득을 지원하고 기록한다(그리고 의미 있는 피드백뿐 아니라 일터기반 관찰(workplace-based observation)도 강조한다).
제안하는 교수개발 프로그램 구성요소 (Proposed Faculty Development Program components) • 교수자를 위한 EPA 또는 위임가능 교수활동(Entrustable Teaching Activities, ETAs) [11–12]
• 기본 교수활동(Fundamental Teaching Activities) [13]
• 임상교육자 마일스톤 영역(Clinician Educator Milestone Domains) [14]
• 의학·치의학·수의학 교육자를 위한 의학교육자학회 전문직 기준의 영역(Academy of Medical Educators Professional Standards’ Domains) [15]
• 교수자 역할별 역량(Teacher Role-specific competencies) [16–17]
• 임상교육자 마일스톤(Clinician Educator Milestones)
• 진전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 수준의 실천공동체(mixed-experience community of practice; 초보, 중견, 선임)
• 교육자로서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 종단적 발달(longitudinal development) [16]
• 일터기반 학습(workplace-based learning; 개선을 위한 동료 코칭(peer coaching))
• 적시 교수개발(just-in-time faculty development)
• 교수자 개발을 위해 기존 집단 모임 활용
• 교수자로서의 개별화된 요구평가(Individualized Needs Assessments)와 발달계획(Development Plans)
• 교수활동의 중심 골격으로서 숙련된 적응적 학습자 주기(Master Adaptive Learner cycle): 계획–학습–평가–조정(Plan–Learn–Assess–Adjust)
• 코칭(동료 코칭 포함)
•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
•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y)/생산적 분투(productive struggle)
• 스캐폴딩(scaffolding)
• 고정 사고방식(fixed mindset)에서 성장 사고방식(growth mindset)으로의 전환
• 정의된 교육자 역량을 달성하기 위해 표적화된 교수활동(targeted instruction), 코칭을 받는 연습(coached practice), 재평가(reassessment)를 활용하는 역량중심 보완교육(competency-focused remediation)
• 교수개발에 대한 시스템 관점(systems lens)
• 수련생의 평가를 넘어서는 종단적 교육자 포트폴리오(longitudinal educator portfolios) [18–19]
• 교수자가 작성한 피드백 의견을 점수화하기 위한 자료수집 지표(data collection metrics) [63]
• 동료 관찰(peer observation)과 피드백
• 발달 점검 지점(developmental checkpoints)으로 활용하는, 계획된 주기적·구조화된 교수 관찰(예: 객관구조화 교수상황 평가(OSTEs) 또는 이와 비교 가능한 관찰된 교수활동) [20]
• 교육자 발달의 프로그램 수준 추세를 모니터링하는 대시보드(dashboards)

 

표 2. Van Melle의 CBHPE 다섯 가지 핵심 구성요소와 정렬된 교수개발(FD) 프로그램의 실행을 위한 제안 활동 (Table 2. Proposed Actions for Implementing a Faculty Development (FD) Program in Alignment with Van Melle’s Five Core Components of CBHPE.) 

성취 정의하기 (DEFINING ACHIEVEMENT) 발달 경로 그리기 (MAPPING DEVELOPMENT) 다양한 요구 충족하기 (MEETING DIVERSE NEEDS) 우리가 가르치는 내용을 모범으로 보여 주기 (MODELING WHAT WE TEACH) 성장 평가하기 (EVALUATING GROWTH)
• 맥락에 적합한 역량체계를 선택한다(예: 교수자를 위한 EPA, 임상교육자 마일스톤(CE Milestones)의 임상교육자 영역(CE Domains), 역할별 역량).
• 기존 교수개발 활동을 해당 체계에 대응시키고 제공되는 활동의 공백을 확인한다.
• 전략적 관련성을 확보하도록 성과역량을 프로그램·기관 목표와 정렬한다.
• 성과역량을 활용하여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s)와 역할 기대(role expectations)를 작성한다.
• 특정 역량과 연결된 디지털 배지 또는 마이크로크리덴셜을 개발한다.
• 성과역량을 반영하는 교수자의 교수 평가(teaching assessments)를 설계한다.
• 교수개발 활동에 발달 수준을 표시한다(예: 교수법 101: 임상 코칭의 기초(Teaching 101: Foundations of Clinical Coaching), 교수법 201: 심화 피드백과 보완교육(Teaching 201: Advanced Feedback & Remediation)).
• 학습 경로(learning pathways)를 공개한다(예: 신규 현장 지도교수자(New Preceptor) → 코치(Coach) → 교육 리더(Educational Leader)).
• 교수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전제조건(prerequisites) 또는 “먼저 경험할 것을 권장하는” 활동을 제시한다.
• 주요 역할(예: 시뮬레이션, 소집단 교수)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 수준의 교육자가 함께 참여하는 실천공동체(초보, 중견, 선임 교육자가 함께함)를 설계한다.
• 초보 교육자와 더 숙련된 교육자를 관찰을 위한 짝으로 연결한다.
• 선임 교육자가 실패로부터 배우는 모습을 모범으로 보여 주어 정체성 형성을 지원하고 시간에 따른 성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발달 수준에 맞추어 스캐폴딩된 실패 공유 세션(failure-sharing sessions)을 만든다.
• 교수자가 다음 분기의 우선 성장 영역 1–2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역량에 대응시킨 간단한 자기평가(competency-mapped self-assessment)를 수행하게 한다.
• 같은 역량에 연결된 짧고 구조화된 도구를 활용하여 교수자가 360도 의견(360-degree input; 학습자, 동료, 감독자·교육 리더)을 수집하게 한다.
• 비동기식 모듈(asynchronous modules)을 활용하여 스스로 선택한 속도로 기초지식을 구축한 뒤, 학습한 내용을 이후 교수 세션에 적용한다.
• 실제 만남 전에 학습자의 반응을 시뮬레이션하여 피드백, 질문, 코칭을 예행연습하도록 동료 또는 AI의 지원을 받는 연습을 활용한다.
• 다가오는 교수 시점을 위해 핵심 논문이나 지침에서 적시 지원자료(just-in-time supports; 예: 체크리스트, 플래시카드, 5문항 퀴즈)를 만드는 데 AI를 활용한다.
• 코칭을 통한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역량에 정렬된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는 표준화된 동료 관찰 및 디브리핑 과정(peer observation-and-debrief process)을 마련한다.
• 명시적 교육자 역량을 중심으로 교수개발 세션을 설계하고, ‘목표(objectives)’를 ‘역량(competency)’ 지향점으로 대체한다.
• 교수자가 역량을 갖춘 실천을 관찰할 수 있도록 세션에 전문가 시범(expert modeling; 실시간 또는 영상)을 포함한다.
• 여러 차례의 짧은 연습 주기와 시도 사이의 코칭을 포함하는 기술 실습실(skills labs; 예: 피드백 실습실, 코칭 실습실)을 설계한다.
• 복잡한 교육자 기술을 구성 부분(즉, 요구평가(needs assessment), 목표와 학습목표 작성(writing goals and objectives), 교수설계(instructional design))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가르친다.
• 교수자가 스캐폴딩을 직접 경험하도록 세션을 설계하여 학습자에게 이를 적용하는 방법을 강화한다.
• ‘워크숍에 보내기’ 또는 ‘모듈 이수하기’라는 보완교육 계획(remediation plans)을 코칭과 관찰이 이루어지는 실천기반 세션(practice-based sessions)으로 대체한다.
• 교수개발 세션에서 연습, 예행연습, 분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고, 가르치기는 타고난 특성(trait)이 아니라 개발할 수 있는 기술(skill)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 통합된 자료(aggregated data)를 검토하여 프로그램 수준의 강점과 성장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연례 교수개발 검토회의를 연다.
• 선별한 관찰 피드백, 성장이 필요한 영역(growth edges)에 대한 성찰, 시간에 따른 발달 목표와 함께 학습자 및 동료 관찰자의 피드백과 평가를 포함하는 표준화된 교육자 포트폴리오 서식을 도입한다.
• 간단한 루브릭(rubric)을 활용하여 학습자의 평가에 담긴 서술형 피드백 의견(narrative feedback comments)의 소규모 표본을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구체성(specificity)과 실행가능성(actionability)을 평가한다.
• 공유하는 역량기반 서식을 활용하는 자발적 동료 관찰 과정을 시작한다.
• 표준화된 OSTE를 주기적 표집 도구(periodic sampling tool)로 도입하고, 통합된 결과를 활용하여 교수개발 우선순위, 자원 배분(resource allocation), 프로그램 재설계에 반영한다.
• 교육자 발달의 양상을 시각화하고 표적화된 교수개발 투자가 필요한 영역을 확인하기 위한 역량 히트맵(competency heat map)을 만든다.

순차적 진전: 시간에 따른 발달 경로 그리기 (SEQUENCED PROGRESSION: MAPPING DEVELOPMENT OVER TIME) 

CBFD에서 역량의 순차적 진전은 선행 능력(prerequisite abilities)을 규명하고 기술 습득(skill attainment)의 후속 수준을 기술함으로써 교수개발 프로그램의 조직적 구조(organizational structure)를 제공한다. 몇몇 기존 역량체계는 순차적 진전을 포함하고 있다.

  • 미국졸업후의학교육인증위원회(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 ACGME)의 임상교육자 마일스톤(Clinician Educator Milestones)은 초보자에서 전문가(expert)로 이어지는 발달적 진전(developmental progression)을 제시하며, 표 3은 임상교육자 마일스톤을 활용하여 시간에 따른 이러한 진전을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개별 교수개발 계획의 예시를 제공한다 [14].
  • 캐나다가정의학회(Canadian College of Family Physicians)의 기본 교수활동 체계(framework of fundamental teaching activities)는 교수자의 주요 역할(예: 임상 현장 지도교수자, 교육 리더)을 명시하고, 교수자가 기본 교육 원칙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같은 활동이나 역할에서 리더십(leadership) 또는 학술활동(scholarship)을 입증하는 단계로 진전함에 따라 서로 다른 기대를 제시한다 [13].

 

표 3. 개인 및 프로그램 수준의 역량기반 교수개발 계획 예시 (Table 3. Sample Individual and Program-Level Competency-Based Faculty Development Plans.) 

CBHPE 원칙을 활용한 개인 교수개발 계획 예시 (SAMPLE INDIVIDUAL FACULTY DEVELOPMENT PLAN USING THE PRINCIPLES OF CBHPE)C BHPE 원칙을 활용한 프로그램 수준의 교수개발 계획 예시 (SAMPLE FACULTY DEVELOPMENT PLAN AT THE PROGRAM LEVEL USING THE PRINCIPLES OF CBHPE)
ACGME 임상교육자 마일스톤 “교육 이론과 실천 11: 교육과정 개발(Educational Theory and Practice 11: Curriculum Development)”을 활용하는 초기 경력 교수자의 예시 [14]:

1. 교수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확인한다.
2. 임상교육자 마일스톤의 역량 영역(CEM Domains of Competence)을 읽는다(CCF – 성과역량(Outcome Competencies)).
3. CEM을 활용하여 자기평가를 수행한다(CCF – 점진적 순서화(Sequenced progressively)).
4. 신뢰하는 동료 교수자에게 침상 곁 교수(bedside teaching)를 관찰하고 해당 하위역량(subcompetency)에 대한 CEM 평가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다(수준 1(Level 1)).
5. 목표를 설정하고 해당 하위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단계를 확인한다(1년 안에 수준 3(Level 3) 달성)(CCF – 맞춤형 학습경험(Tailored learning experiences)); 혼자 하거나 동료·멘토와 함께할 수 있다.
 a. 자신을 교육자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6. 구체적인 자기주도 학습(self-learning) 및 교수개발 활동을 확인하고 참여하며, 동료 코칭을 요청한다. 『의학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6단계 접근(Curriculum Development for Medical Education: A Six-Step Approach)』을 읽고 역량기반 교육과정 개발에 관한 온라인 과정을 수강하는 활동을 포함한다(CCF – 역량중심 교수활동(Competency-focused instruction)).
 a. 프로그램평가위원회(PEC)가 확인한 일련의 강의식 교육(didactics)에 대한 교육과정을 조정하는 데 프로그램 책임자(program director)의 도움을 요청하여 경험을 강화할 기회를 찾는다.
7. 일정 기간 학습하고 추가 경험을 한 뒤, 동료 코치의 의견을 받아 자기평가와 동료 관찰 과정을 반복한다. 이제 교수자는 수준 3에 도달한다.
8. 완료한 각 활동을 교육자 포트폴리오(Educator Portfolio)에 추가한다(CCF – 프로그램적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
9. 학습을 시작하고자 하는 다른 교수자를 도울 기회를 확인하고, 교육과정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 기회를 찾는다.
10. 숙달(mastery; 수준 5(Level 5))에 도달하기 위해 해당 하위역량에 대한 개발을 계속한다.
11. 이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든 평가하고 개발할 두 번째 CEM 하위역량을 확인한다.
1. 현지의 교수 역할(예: 임상 감독자(clinical supervisors), 자문자(advisors), 교육 리더)에 정렬된 명시적 교수자 성과역량(faculty outcome competencies)을 정의한다.
2. 교수 EPA(teaching EPAs)를 도입하고 수련생 EPA와 유사한 위임 결정(entrustment decisions)을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한다.
3. 교수자의 역할을 순차적으로 발달하는 교육자 마일스톤에 대응시킨다. ACGME 임상교육자 마일스톤과 같은 체계 또는 다른 교육자 역량체계를 활용한다.
4. 다음을 포함하여 초보자에서 전문가로 이어지는 교수개발 교육과정(faculty development curriculum)을 설계한다.
 a. 맞춤형의 유연한 학습경험(예: 온라인 마이크로모듈(online micro-modules), 전문분야별 자료(specialty-specific resources)).
 b. 지속적인 지도를 위한 훈련된 교육 코치(trained educational coaches) 또는 동료 코칭을 이용할 수 있는 교수자 코칭 기반시설(faculty coaching infrastructure).
 c. 자기평가, 관찰, 학습자·동료·코치 피드백, CEM을 바탕으로 수립하는 개별화된 교수자 학습계획(individualized faculty learning plans).
 d. 구조화된 성찰 촉진 질문(structured reflection prompts), 학습 포트폴리오(learning portfolios), 안내된 자기평가(guided self-assessment).
5. 다음을 포함한 여러 자료점(multiple data points)을 활용하여 교수역량(teaching competence)에 대한 프로그램적 평가를 설계한다.
 a. 학습자 피드백과 동료 검토(peer review).
 b. OSTEs와 교수 산출물(teaching artifacts; 예: 교과목 설계도(course blueprints), 발표자료, 교수자료(instructional materials)).
 c. 코칭 계획(coaching plan).
 d. 프로그램 수준에서 진전을 검토하고 발달계획에 자문을 제공하는 교수역량위원회(Teaching Competence Committee)를 고려한다.
6. 공동 학습(shared learning), 정체성 발달(identity development), 협력적 성찰(collaborative reflection)을 지원하는 실천공동체 또는 학습공동체(learning communities)를 구축한다.
7. 종단적 교수개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보호된 시간과 참여에 대한 인정을 보장하며, 승진 기준(promotion criteria)에서의 고려도 포함한다.
8. 발달 지향의 질 체계(developmental quality frameworks; 예: 유럽의학교육학회(Association for Medical Education in Europe, AMEE)의 ASPIRE 기준(ASPIRE criteria); amee.org)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의 교수개발 시스템을 평가하고 개선한다.
9. 혁신적 교수(innovative teaching)와 교수개발을 중시하는 기관문화를 촉진한다.
 a. 연례 “교수 기대사항 서신(Teaching Expectations Letter)”(APE와 유사)을 통해 소통하여 임상교육자의 기대, 목표, 필수 역량을 명확히 한다.
 b. 성장 사고방식,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교수활동에서의 “생산적 분투(productive struggle)”와 혁신의 기회를 촉진한다.
  • 범례(Legend): APE: 연례 프로그램 평가(Annual Program Evaluation), CBFD: 역량기반 교수개발(Competency-based faculty development), CBHPE: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CF: 핵심 구성요소 체계(Core components framework), CE: 임상교육자(Clinician Educator), CEM: 임상교육자 마일스톤(Clinician Educator Milestones), PEC: 프로그램평가위원회(Program evaluation committee).

 

교수자의 전체 경력에 걸쳐 CBFD의 순차적 진전은 중복 교육(redundant training)을 줄이고, 교육자가 역할을 변경하고 전문직 정체성을 발달시키며 변화하는 교육과정의 기대에 적응할 때 기존 기술을 토대로 발전하도록 도울 수 있다. 프로그램은 대학의 교과목과 유사하게 제공되는 활동에 101–201–301 수준을 표시하고, 다양한 경험 수준의 실천공동체를 구성하며, 관찰과 코칭을 위해 초보 교육자를 더 숙련된 동료와 짝지음으로써 이러한 진전을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선임 교육자가 성공뿐 아니라 실패도 공유하는 공간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은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더욱 지원하고 시간에 따른 성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표 3에는 순차적 진전을 일관된 교수개발 전략에 어떻게 포함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이에 대응하는 프로그램 수준의 예시도 포함되어 있다. 교수개발의 과제는 역량의 순차적 진전에 정렬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설명하고, 알리는 데 있다.

맞춤형 학습경험: 교수자의 다양한 요구 충족하기 (TAILORED LEARNING EXPERIENCES: MEETING DIVERSE FACULTY NEEDS) 

CBFD에서 맞춤형 학습경험은 교수자의 학습 요구(learning needs)를 확인하고 교수개발 프로그램이 그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만큼 유연하도록 하는 데 달려 있다. 개별 교수자의 요구는 입증된 역량, 이전 경험, 현재 교수활동의 범위(current teaching scope), 향후 경력 목표(future career goals)에 따라 달라진다. 학습 요구는 간단한 역량 대응 자기평가와, 이를 보완하는 학습자·동료·교육 리더의 360도 의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교수환경과 역할에 필요한 역량을 명확하게 기술하면 교육자가 자신의 학습 요구를 명료하게 표현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더욱 지원할 수 있다 [17, 21].

 

교수개발은 흔히 집단 중심의 경직된 형식(group-based, inflexible formats; 예: 워크숍, 세미나, 강좌)과 동의어처럼 여겨져 왔다. 이와 달리 맞춤형 접근에는 비동기식 온라인 모듈(asynchronous online modules), 동료 코칭, 교육자가 시기와 내용을 모두 개별화할 수 있는 그 밖의 유연한 학습 선택지가 포함될 수 있다 [5]. 예를 들어 소집단 촉진자 역할로 전환하는 약사 교육자(pharmacist educator)는 집단 역동(group dynamics)에 관한 짧은 온라인 모듈을 이수하고, 숙련된 촉진자와 동료 코칭에 참여하며, 독립적으로 세션을 진행하기 전에 안내된 성찰(guided reflection)을 통해 자신의 접근을 다듬을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안전한 예행연습(safe rehearsal)과 적시 자료 개발(just-in-time resource development)을 통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할 수 있다. 교육자는 AI 보조도구(AI assistant)를 활용하여 학습자의 반응을 시뮬레이션하면서 피드백 대화(feedback conversations), 질문 전략(questioning strategies), 코칭 접근을 연습하고, 표현과 진행 순서가 일터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생성(AI-enabled content creation)은 주요 자료에서 체크리스트, 짧은 퀴즈, 플래시카드(flashcards)를 만들어 다가오는 교수 상황(teaching encounter)을 지원할 수도 있다.

역량중심 교수활동: 우리가 가르치는 내용을 모범으로 보여 주기 (COMPETENCY-FOCUSED INSTRUCTION: MODELING WHAT WE TEACH) 

역량중심 교수활동은 실제 교수 실천(authentic teaching practice)을 반영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연습할 기회를 제공하여, 맥락 특이적 학습(context-specific learning)이 실제 환경에 내재되도록 한다. 역사적으로 교수개발 프로그램은 집단 중심의 학습활동(예: 피드백 워크숍)을 통해 이루어졌지만, 기술의 적용(skill application)에 초점을 두었다. 이에 비해 Steinert (2010)는 전문성 개발(professional development)이 일터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CBFD는 코칭, 의도적 연습, 디브리핑을 동반한 빠른 주기의 연습(rapid-cycle practice with debriefing), 스캐폴딩, 생산적 분투를 포함하는 교수활동을 의도적으로 설계함으로써 이를 더욱 발전시킨다 [22]. 이를 통해 CBFD는 교육자가 실제 교수 맥락 안에서 숙련된 적응적 학습자 주기(Master Adaptive Learner cycle), 즉 연습, 피드백, 성찰, 조정(practice, feedback, reflection, and adjustment)에 참여하게 하여 적응적 전문성을 함양한다 [23]. 이 모형에서 교수개발 세션은 전통적인 목표보다 명시적인 교육자 역량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역량을 갖춘 실천을 가시화하기 위해 전문가 시범을 활용하고 기술 습득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짧은 연습 주기를 활용한다. 복잡한 교육자 기술을 구성 부분으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가르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교수자는 스캐폴딩을 직접 경험하고 학습자에게 이 전략들을 적용하는 방법을 강화할 수 있다.

 

CBFD에서 역량중심 교수활동은 학습, 평가, 교수자 지원을 기관의 목표와 정렬해야 한다. Robertson과 동료들은 교수개발, 인정(recognition), 승진 시스템(promotion systems)을 정렬하는 역량체계를 통해 기관 차원의 실행 가능성(feasibility of institutional implementation)을 보여 주었다 [24]. 중요하게도 역량중심 교수설계(competency-focused instructional design)는 교수자 보완교육(faculty remediation)에 직접적인 함의를 지닌다. CBFD는 “워크숍에 보내기” 또는 “모듈 이수하기” 접근에 의존하기보다, 특정 역량에서 성장이 필요한 영역을 다루기 위해 코칭과 관찰이 이루어지는 실천기반 경험을 강조한다. 연습, 예행연습, 생산적 분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고 성장 사고방식을 명시적으로 촉진함으로써, 역량중심 교수활동은 가르치기가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의 집합(skill set)이라는 원칙을 강화한다 [9].

프로그램적 평가: 교수자의 성장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기 (PROGRAMMATIC ASSESSMENT: EVALUATING FACULTY GROWTH HOLISTICALLY) 

CBHPE의 프로그램적 평가 원칙을 적용하려면, 시간에 따른 교수자의 발달과 역량 입증(demonstration of competence)을 지원하고 기록하는 평가 실천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데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평가 프로그램(program of assessment)은 단일 시점의 판단(single-point judgments)보다 부담이 적은 종단적 증거(low-stakes, longitudinal evidence)를 강조하면서, 여러 평가 방법을 활용하고 목표로 하는 성과역량의 범위 전반에 걸쳐 표집해야 한다. 학습자 피드백은 여전히 교수 수행(teaching performance)을 평가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지만, 단독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므로 추가적인 접근으로 보완해야 한다 [20]. 예를 들어 객관구조화 교수상황 평가(objective structured teaching encounters, OSTEs)는 다양한 교수 시나리오를 대상으로 개발되어 있으며, 독립적인 평가가 아니라 종단적으로 활용할 때 성장에 관한 비교 가능한 증거를 제공하는, 계획된 주기적 점검 지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교수자를 위해 제안된 EPA는 대학 교수활동(university teaching activities)을 폭넓게 포괄한다. 그러나 국제 전문가 자문에서는 평가체계를 현지의 맥락과 우선순위에 맞게 조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11].

 

따라서 CBFD 프로그램 설계자는 목표로 하는 성과역량에 정렬되고 일관된 평가 프로그램 안에 포함되는 평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는 피드백, 코칭, 성장이 필요한 영역의 확인을 통한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와, 인정 또는 역할상 진전을 위한 판단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학습의 평가(assessment of learning)를 모두 지원하도록 평가자료를 사용하는 방식에 관한 의도적인 결정이 포함된다. 프로그램적 평가 접근은 개별 자료점을 평가하는 데서 시간과 자료원 전반에 걸친 양상을 종합하는 것으로 초점을 옮긴다. 이는 흔히 교육자 포트폴리오, 통합 대시보드(aggregated dashboards), 부서 수준의 역량 히트맵(unit-level competency heat maps)과 같은 프로그램 수준의 도구가 뒷받침하며, 이러한 도구를 통해 교수개발 리더는 추세를 모니터링하고 프로그램 개선을 이끌 수 있다.

 

그러나 교수개발에 대한 CBHPE 접근은 그 성장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 번성할 수 없다. 학습환경(learning environment)과 구별되지만 관련되어 있는 교수환경(teaching environment)은 조직의 보상 및 인정 시스템(systems of reward and recognition), 기관의 자원, 실천공동체, 교수와 전문직 정체성에 관해 널리 퍼져 있는 믿음을 반영한다. CBHPE가 요구하는 성장 사고방식과 발달 지향성(developmental orientation)은 심리적 안전감, 관계적 신뢰(relational trust), 관찰·피드백·코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에 달려 있다 [25–26]. 따라서 CBFD는 개별 프로그램이나 평가 도구를 넘어, 지속적인 교육자 발달이라는 목표에 문화, 유인(incentives), 구조를 정렬하는 의도적인 조직 변화 노력(organizational change efforts)을 포함해야 한다 [5].

 

다섯 가지 구성요소는 CBFD 설계를 위한 명확한 청사진(blueprint)을 제공하지만, 그 자체로 교수자의 발달 성과나 시간에 따른 성장을 지속시키는 기제를 명시하지는 않는다. 숙련된 적응적 교수자(Master Adaptive Teacher, MAT) 체계는 CBFD의 설계 특성(design features)을 교수자가 실제 실천에서 필요로 하는 적응적 전문성과 연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27].

구성요소에서 능력으로: 숙련된 적응적 교수자 체계 (FROM COMPONENTS TO CAPABILITY: THE MASTER ADAPTIVE TEACHER FRAMEWORK) 

숙련된 적응적 교수자는 교육 전략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의 요구, 맥락, 수행자료(performance data), 변화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여 자신의 접근을 수정한다. 예를 들어 학습자의 준비도(learner readiness)에 따라 피드백 전략을 조정하고, 역량이 발달함에 따라 감독 수준(supervision levels)을 변경하거나, 교육과정 또는 시스템의 변화에 대응하여 교수 접근을 재설계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CBFD는 개별 기술(discrete skills)을 가르치는 것 이상을 수행하며, 시간에 따른 적응과 발전을 위한 조건을 만든다. 임상교육(clinical teaching)은 복잡하고 변화하는 환경에서 이루어지므로, CBFD는 교수자가 성찰, 반응성(responsiveness), 유연성(flexibility)을 통해 적응적 전문성을 개발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수자는 학습자와 교육자라는 이중 역할을 맡는다. 따라서 CBFD의 궁극적 판단 기준은 단순히 교수자가 무엇을 배우는지가 아니라, 그 학습이 다른 사람의 발달을 지원하는 교수, 코칭, 평가, 감독 실천으로 어떻게 전환되는지에 있다. 이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우리는 의학 분야의 숙련된 적응적 임상교육자(Master Adaptive Clinician Educator, MACE) 체계를 조정하여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자를 위한 숙련된 적응적 교수자(MAT) 체계를 소개한다 [27]. CBFD는 이러한 특성을 교수개발 과정에 포함하고, 적응적 전문성을 모범으로 보여 주며, 성장지향적 사고방식을 촉진하고, 종단적 코칭(longitudinal coaching)을 제공함으로써 MAT의 발달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MAT는 지향하는 이상에 머무르지 않고 실행 가능한 것이 된다. 이러한 원칙을 개별화된 교수개발 계획과 프로그램 수준의 교수개발 계획으로 옮길 수 있는 방법의 예시를 표 4에 제시하였다.

 

CBHPE는 보건의료전문직교육을 재편하면서 교수자가 일상적 교수(routine teaching)를 넘어 적응적 전문성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33, 37]. 보건의료전문직교육(HPE)에서 MAT는 이러한 미래의 교육자, 즉 시간에 따라 적응하기 위해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혁신하며 성찰하는 리더를 의미한다 [27]. 이 개념은 평생학습과 적응성(adaptability)을 강조하는 숙련된 적응적 학습자(Master Adaptive Learner, MAL) 모형과 평행을 이룬다 [38]. 적응적 전문성은 낯선 도전과제를 다루기 위해 효율성(efficiency)과 혁신(innovation)의 균형을 유지한다 [37, 39].

 

MAT가 되는 과정은 행동을 핵심 가치(core values)와 정렬하는 “전문직적 일관성(professional coherence)”을 통해 전문직 정체성을 변화시킨다 [33]. MAT의 필수적 특성에는 호기심(curiosity), 동기(motivation), 성장 사고방식, 회복탄력성(resilience), 그리고 학습자의 심리적 안전감을 촉진하는 정직(honesty)과 겸손(humility) 같은 대인관계 특성(interpersonal qualities)이 포함된다 [31, 32, 37]. MAT는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성과 우선순위에 적응하겠다는 의지인 “의도적 적응성(intentional adaptability)”을 채택하며, 이를 통해 임상학습환경(clinical learning environment)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40].

 

표 4. 역량기반 교수개발(CBFD) 안에서 숙련된 적응적 교수자(MAT)의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기관 전략 (Table 4. Institutional Strategies to Support Master Adaptive Teacher (MAT) Development within Competency-Based Faculty Development (CBFD).) 

영역 (DOMAIN) 핵심 목적 (CORE PURPOSE) 주요 특성/기제 (KEY FEATURES/MECHANISMS)
코칭과 피드백 (Coaching & Feedback) 적응적 성장(adaptive growth)을 명시적이고 실행 가능하게 만들기
  • 코칭은 학습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 멘토와 감독자는 성장 사고방식에 기반한 코칭 접근(growth mindset coaching approach)을 활용하여 즉각적이고 실행 가능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도구를 제시해야 한다.
  • ACGME 임상교육자 마일스톤을 활용하는 안내된 자기성찰(guided self-reflection) 과정은 전문성 개발을 위한 개별화된 계획(Individualized Plan)으로 이어질 수 있다.
  • 효과적인 피드백은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해야 하며, 신뢰가 형성된 교육적 동맹(educational alliance) 안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23, 28].
정체성 형성과 학습환경 (Identity Formation & Learning Environment) 교육자 정체성과 복잡성 수용(tolerance of complexity) 지원하기
  • 교수개발 프로그램, 특히 지속적인 실천공동체의 지원을 동반하는 종단적 교육과정(longitudinal curricula)으로 설계된 프로그램은 교수 자신감(teaching confidence)을 높이고 교육자 정체성 형성을 지원하는 데 효과적이다 [29–30].
  • 교수자의 학습환경은 의도적으로 지지적이어야 하며, 모호성 수용(tolerance of ambiguity)의 문화를 촉진하고 “생산적 분투”와 실패에 대한 성찰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31–32].
권한 부여와 자율성 (Empowerment & Autonomy) 의도적 적응성과 혁신이 가능하도록 하기
  • 적응적 교육자(adaptive educators)는 학습자와 교수자의 자율성(autonomy)을 지원하고, “아름다운 위험(beautiful risks)”이라고 알려진 계산된 유익한 위험 감수(calculated, beneficial risk-taking)를 장려하려는 의지를 보여 준다.
  • 권한 부여(empowerment)는 교수개발에 대한 기관과 프로그램의 헌신, 자원의 배분, 교수 우수성(teaching excellence)에 대한 인정을 통해 촉진된다 [33–34].
실천공동체 (Community of Practice) 공동 학습을 통해 발달 지속하기
  • 실천공동체를 구축하면 교수자는 경험, 어려움, 성장 전략을 공유할 수 있다. 이 네트워크들은 신뢰와 심리적 안전감을 촉진함으로써 성찰, 피드백 요청(feedback seeking), 동료 관찰, 협력적 문제해결(collaborative problem solving)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한다.
  • 이러한 공동체는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을 지원하면서 적응적 학습(adaptive learning)과 지속적 개선(continuous improvement)을 위한 조건을 만든다 [22, 35].
시스템 수준의 정렬 (System-Level Alignment) 지속가능성과 정당성(legitimacy) 확보하기
  • 기관은 유인, 인정, 경력 발전 구조(career advancement structures)를 역량기반 교수개발의 목표와 정렬해야 한다.
  • 이 과정에는 교수 우수성에 보상하기, 전문성 개발을 위한 보호된 시간 제공하기, 교수개발 성과를 승진 기준에 통합하기, 교육자의 효과성(educator effectiveness)·인력 유지(workforce retention)·교육 혁신(educational innovation)을 통해 가치를 입증하여 기관 투자를 설득력 있게 논증하기가 포함된다 [5, 36].
자원과 기반시설 (Resources & Infrastructure) 변화를 지원하도록 자원과 기반시설의 접근성, 효율성, 가치를 극대화하기 [65].
  • 기존 자원(예: R2C2 코칭 자료(R2C2 coaching materials) [64], 기존 자료에 기반한 팟캐스트)을 활용하고 공유하며, 전문학회(professional societies)의 강점(예: 강연자 풀(speaker bureaus))을 활용하고, 가상 학습(virtual learning)을 최적화하여 불필요한 비용을 줄인다.
  • 교수개발에는 투자가 필요하지만, 조직은 소진(burnout)과 이직(turnover)을 줄이고 향후 교육과정 개혁(curricular reform)을 이끌 수 있는 MAT를 육성함으로써 장기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적응적 전문성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OPERATIONALIZING ADAPTIVE EXPERTISE) 

역량 진술(competency statements)에서 적응적 수행(adaptive performance)으로 나아가려면, CBFD는 교수자가 적응하는 법을 어떻게 배우는지 명시해야 한다. 숙련된 적응적 학습자(MAL) 주기, 즉 계획, 학습, 평가, 조정(Planning, Learning, Assessing, and Adjusting)은 MAT 발달의 토대를 이루는 성찰적·반복적 습관(reflective, iterative habits)을 함양하기 위한 과정 모형(process model)을 제공한다 [27, 38]. “의도적 적응(intentional adaptation)”과 “가중 큐레이션(weighted curation)”(특정한 우선순위가 높은 영역에 다른 영역보다 더 높은 가치 또는 더 큰 중요성을 부여하면서 전문적 활동을 의도적으로 선택, 조직화, 평가하는 것) 같은 전략은 자원 선택과 평가를 안내한다 [34]. CBFD는 이러한 메타인지 과정(metacognitive processes)을 명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성찰적 실천(reflective practice)은 임상교육의 복잡성을 헤쳐 나가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32–33].

 

이러한 적응 과정이 EPA와 임상교육자(Clinician Educator, CE) 마일스톤과 같은 확립된 역량 모형(competency models)에 기반을 둘 때 MAT의 발달은 강화된다 [41–42]. EPA는 역량을 통합하기 위한 임상적 맥락(clinical context)을 제공한다. ACGME CE 마일스톤은 초보자에서 전문가에 이르는 발달 단계에 따라 교육자에 대한 기대를 명확히 한다 [14]. 이러한 마일스톤은 숙련도(proficiency)와 성장 요구를 확인하기 위한 주기적 자기평가와 성찰을 장려한다 [28]. EPA와 마일스톤을 교수개발 프로그램에 통합함으로써 기관은 교육자가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변화하는 교육적 요구에 적응하며, 교수 전문성(teaching expertise)을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화된 경로(structured pathways)를 만들 수 있다 [41–42]. 표 3은 이러한 체계를 교수개발 계획에 포함하기 위한 권고와 예시를 제공하며, 표 4는 이 작업을 실행하고 지속하는 데 필요한 필수적인 기관 지원을 제시한다. 이 비전을 실현하려면 보호된 시간, 기반시설, 재정적 지원을 포함한 지속적인 기관의 헌신(sustained institutional commitment)이 필요하다. 일부 맥락, 특히 자원이 부족한 환경(under-resourced settings)에서는 자원 제약(resource constraints)이 실행을 제한할 수 있지만, 기존 자료의 조정, 전문학회와의 협력, 자원 공유, 확장 가능한 가상 접근(scalable virtual approaches)을 통해 영향을 확대할 기회가 있다. 이러한 전략은 투자의 대체물이 아니라, CBFD 노력의 도달 범위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기제로 보아야 한다. 교수개발을 핵심 교육 기반시설(core educational infrastructure)로 규정하면 교육의 질, 교수자 유지(faculty retention), 조직의 적응성(organizational adaptability)을 증진하는 교수개발의 역할이 강화된다. 기관의 헌신을 적응적 교육자의 의도적 육성과 정렬함으로써, 조직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미래로 보건의료전문직교육을 이끌 준비가 된 숙련된 적응적 교수자 집단을 육성할 수 있다 [27, 31].

CBFD의 실행: 시스템 전환하기 (IMPLEMENTATION OF CBFD: SHIFTING THE SYSTEM) 

CBFD를 실행하려면 워크숍 제공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교수 체크리스트를 추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CBFD는 기관이 가르치기를 이해하고, 지원하고, 보상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43]. 이는 조직이 CBHPE를 학습자에게 적용할 때와 같은 명확성(clarity), 엄밀성(rigor), 의도성(intentionality)을 가지고 교육자의 성장을 다루도록 요구한다 [1–2, 4, 24]. 또한 교육과정의 수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문화, 시스템, 평가 구조의 더 깊은 전환이 필요했던 CBHPE의 초기 발전 과정과 마찬가지로, 교수자가 배우고, 개선하고, 인정받는 방식을 형성하는 가정을 재검토하지 않은 채 기존 모형 위에 덧붙인다면 CBFD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다 [44–45]. 전통적인 워크숍 중심 접근에서 발달 지향적이고 역량에 정렬된 시스템으로 나아가려면 교수개발 자체의 기저 구조(underlying architecture), 즉 교육자가 경력 전반에 걸쳐 성장하고 개선할 수 있게 하는 사고방식, 구조, 유인, 관계를 재구축해야 한다. 중요하게도 CBFD는 기관문화 안에서 실행되며, 조직이 실제로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가는 승진 경로(promotion pathways), 인정 관행(recognition practices), 일상적 규범(day-to-day norms)을 통해 드러나고, 무엇을 우선시하고 지원하며 지속하는지를 강하게 형성한다.

 

실행을 지속적으로 가로막는 장벽은 CBFD가 개발하려는 것과 학술 시스템(academic systems)이 가장 일관되게 보상하는 것 사이의 불일치이다. 학술 시스템은 교육자로서의 성장보다 연구 생산성(research productivity), 임상 업무량(clinical volume), 행정 효율성(administrative efficiency)을 더 일관되게 보상한다 [5, 46–47]. 교수자는 발달을 위한 활동에 의미 있게 참여하는 데 필요한 시간, 인정, 기관 지원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5]. 이에 대응하려면 조직적 변화 수단(organizational levers), 승진 경로, 업무량에 대한 기대(workload expectations), 인정 시스템, 책무성 구조(accountability structures)를 재검토하고 재정렬하여 교수개발이 선택적 부가활동이 아니라 전문직 정체성의 필수적인 부분이 되도록 해야 한다 [5, 36]. 리더십은 근거를 명료하게 설명하고 가시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개인의 선의(goodwill)에 의존하는 대신 기반시설, 시간, 자원으로 새로운 실천을 강화해야 한다.

 

또 다른 과제는 전통적인 교수개발 활동이 목표로 하는 성과와 정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워크숍과 세미나처럼 접근하기 쉬운 형식은 흔하지만, 개별화된 발달 경험(individualized, developmental experiences)을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8]. 1990년대에 등장한 공식적인 종단적 프로그램(formal longitudinal programs)은 피드백, 성찰적 실천, 업무기반 학습(work-based learning), 동료 검토, 실천공동체를 제공하지만 상당한 자원이 필요하다 [8]. 최근에는 경력 단계에 맞춘 모듈형 역량기반 프로그램(modular, competency-based programs)이 확산되고 있다 [48]. 그러나 성과역량을 규명하는 것은 CBFD라는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다. 효과적인 실행에는 시스템 차원의 지원(systemic support)과 기관의 우선순위에 대한 정렬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실행에는 사고방식의 근본적인 전환도 필요하다. CBFD는 가르치기를 타고난 또는 고정적인 속성(inherent or static attribute)이 아니라 발달 가능한 역량(developmental competency)으로 보는 데 달려 있다 [8, 49]. 교수자와 기관은 교수 전문성을 의도적 연습, 종단적 피드백, 관찰, 지원받는 진전(supported progression)을 통해 개발되는 것으로 인정하는 성장지향적 관점을 채택해야 한다 [24, 27]. 이러한 사고방식의 전환은 교수개발을 형식적인 참여(check-the-box participation)에서 지속적인 전문직 학습(continuous professional learning)으로 바꾼다. 중요하게도 이러한 변혁은 지시로 강제할 수 없다. 참여를 강요하기보다 참여를 권하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 안에서 길러져야 한다. 지지적인 문화는 관찰과 피드백에 대한 낙인(stigma)을 줄이고, 발달을 예외가 아니라 기대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사고방식과 정체성에 관한 작업은 지속적인 행동 변화(sustained behavior change)의 중심이므로, 교수역량과 전문적 역할 정체성(professional role identity)에 관한 믿음을 다루지 않은 채 교수자에게 새로운 실천을 채택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35].

 

이러한 전환에는 시스템 전반의 학습자와의 공동 생산(co-production)이 필수적이며, 여기에는 가르침을 받는 당사자인 수련생과 CBFD 안에서 학습자가 되는 교수자가 포함된다. 학습자는 교수 행동(teaching behaviors)에 관한 고유한 관점을 제공하며, 공동 목표 설정(shared goal setting), 협력적 교수 실천(collaborative teaching practices), 구조화된 상향 피드백(structured upward feedback), 코칭 구조에의 참여를 통해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다 [50–52]. 이 접근은 만족도 설문(satisfaction surveys)을 넘어 실질적인 발달 파트너십(developmental partnership)으로 나아가며, 학습환경에 대한 공동 책임(shared responsibility)을 강화한다 [52–54]. 이러한 양방향 학습 구조(bidirectional learning structures)는 위계적 방식보다 분산된 방식으로 개선이 이루어지고 교수자와 학습자가 함께 발달하는 학습 시스템(learning system)의 원칙을 반영한다.

 

실행과학(implementation science)은 CBFD를 지향하는 이상에서 지속적인 실천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한다. 실행의 관점(implementation lens)은 교수개발을 개별 행사들의 일정표가 아니라 문화, 맥락, 업무흐름(workflow)에 의해 형성되는 발달 생태계로 재구성한다 [5, 24, 55]. 현지 여건을 진단하고, 장벽과 촉진요인(barriers and enablers)을 확인하며, 전략을 기관의 우선순위와 자원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실행과학은 변화가 성공하거나 정체되는 이유와 새로운 행동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도록 돕는다 [56]. 일상적인 관찰, 구조화된 피드백, 순차적 발달 경로(sequenced developmental pathways), 성장의 종단적 기록(longitudinal documentation)이라는 CBFD의 핵심 요소들은 반복적 시험(iterative testing), 조정(adaptation), 지속적 개선을 강조하는 실행 접근과 자연스럽게 정렬된다 [57]. 통합 실행연구 체계(Consolidated Framework for Implementation Research, CFIR)와 같은 체계는 시스템 수준의 도입(system-level adoption)에 필요한 조직의 준비도(organizational readiness), 리더십의 관여(leadership engagement), 정렬된 유인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한다 [58].

 

학습하는 보건의료 시스템(learning health system)의 관점에서 실행을 바라보면 CBFD가 더욱 강화된다. 의도적 발달 조직(deliberately developmental organizations, DDOs)은 성장이 주기적인 워크숍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생활의 일상적 구조 안에 내재되는, 이상을 지향하면서도 실천적인 모형을 제공한다 [59–61]. 졸업후의학교육(graduate medical education)의 근거는 DDO 원칙에 기반한 코칭 문화(coaching cultures), 즉 발달 공동체(developmental communities), 공동의 지향(shared aspirations), 일관된 발달 실천이 취약성을 드러내는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고, 실패를 학습의 기회로 재구성하며, 성장을 모든 사람의 책임으로 자리매김함을 보여 준다 [60–61]. 평가자료를 판단보다 발달을 위한 연료로 사용할 때, 조직은 유인을 정렬하고 심리적 안전감을 촉진하며 지속적인 개선을 지원한다 [62]. 이 모형에서 CBFD는 일상적 실천에 내재되어 시스템 전반에 걸쳐 더 일관되고 공평하며 발달에 정렬된 교수활동을 만든다. 실행에는 또한 교수자의 행동 변화(faculty behavior change), 학습자 성과(learner outcomes), 학습환경 지표(learning environment measures), 기관의 교육 목표 등 여러 수준에서 영향을 평가하는 기제가 필요하다. 목표는 더 나은 워크숍 일정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교육자를 위한 학습조직(learning organization)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요소들, 즉 시스템 정렬, 문화적 변혁(cultural transformation), 학습자 파트너십(learner partnership), 의도적인 변화 리더십(intentional change leadership)을 종합하면 역량기반 교수개발이 번성하는 데 필요한 토대가 형성된다. CBHPE의 출발점에서 교육과정으로부터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했던 것처럼, CBFD는 기관이 교육자의 학습을 어떻게 지원하고, 인정하고, 지속하는지 재고하도록 요구한다.

결론 (CONCLUSION) 

CBHPE는 학습자만 발달해야 한다고 기대하는 시스템에서는 번성할 수 없다. 교수개발이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그 약속은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CBFD는 교수역량을 지원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수자를 학습자로 대하며, 지속적인 성장에 헌신함으로써 공백을 메우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 변화를 이끌 수 있다. CBFD를 위한 로드맵은 가능하면서도 필요하다. 기관은 교수역량을 지원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수자를 학습자로 대하며, 공동 창조(co-creation)에 참여시키고, 일회성 교육보다 지속적인 성장에 헌신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교수개발은 개별 교육자를 지원할 뿐 아니라 기관의 변혁(institutional transformation)을 이끌어, 학습자와 교수자가 모두 현대 보건의료전문직교육의 요구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

면책문 (DISCLAIMER)

 

Perspect Med Educ. 2026 Sep 29;15(1):970-985.doi: 10.5334/pme.2596. eCollection 2026.

The Wicked Problem of Selection and Competency-Based Education: Applying TRIZ Inversion to the Graduate Medical Education Selection Process 

 

🧩 최악의 선발 제도를 설계해 보면 지금의 문제가 보인다: 전공의 선발과 역량바탕교육의 난제

Caretta-Weyer HA, Chan M-K, Goldhamer MEJ, Schwartz A, Chan TM, Yarris LM, Incoll IW, Damodaran A, Chen HC. The Wicked Problem of Selection and Competency-Based Education: Applying TRIZ Inversion to the Graduate Medical Education Selection Process.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2026;15(1):970–985. https://doi.org/10.5334/pme.2596


📌 들어가며

역량바탕교육(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CBME)을 도입하려는 학교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학교 안에서는 성장과 피드백을 강조하는데, 결국 전공의 선발에서 점수로 줄을 세우면 학생들이 뭘 하겠어요?"

 

오늘 소개할 논문이 바로 이 문제를 다룹니다.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의 ‘Eye Opener’ 섹션에 실렸고, 국제 역량바탕 보건의료인교육자 협의체(International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ors Collaborative, ICBHPE)의 특별 시리즈 중 하나예요. 재미있는 점은 연구 방법입니다. "좋은 선발 제도는 무엇인가?"를 묻지 않고, 거꾸로 **”최악의 선발 제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물었거든요.


🎯 문제 제기: 선발이 CBME의 발목을 잡는다

저자들의 출발점은 이렇습니다.

졸업후의학교육(GME)의 전공의 선발 과정은 CBHPE 실행의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CBHPE가 봉사하고자 하는 사회적 필요와 어긋나는 왜곡된 유인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The process for trainee selection in GME could present a barrier to the implementation of CBHPE as it may create perverse incentives that are misaligned with the societal needs that CBHPE is intended to serve.”

 

여기에 더해 두 가지 사실을 짚어요.

 

  • 첫째, 지금 선발에 쓰는 지표들이 미래의 수행을 거의 예측하지 못한다는 연구가 반복해서 나왔다는 점이에요.
  • 둘째, 미국에서 임상실습 성적을 Pass/Fail로 바꾼 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성장 지향을 촉진하고 편향을 줄이려고 임상실습 성적을 없앴지만, 오히려 전공의 자리를 얻기 위한 '노력의 그림자 경제'가 생겨났습니다.
“The removal of clerkship grades, intended to facilitate a growth orientation and mitigate bias, has instead given rise to a shadow economy of effort in pursuit of a GME training position.”

 

그림자 경제(shadow economy of effort)란 연구 시간, 논문 편수, 유명인의 추천서, 봉사·리더십 활동 같은 데 학생들의 에너지가 쏠리는 현상을 말해요. 그만큼 임상 수련에 쓸 관심이 줄어들고, 결국 환자 진료 준비도에 영향을 준다는 거죠.


🌀 왜 '난제(wicked problem)'인가

저자들은 이 문제를 '난제(wicked problem)'로 규정합니다. Rittel과 Webber의 개념을 빌려, 난제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해요.

1)관점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고,
2) 맥락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어디서든 일관된 패턴을 따르며,
3) 결코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

“1) defined differently from multiple perspectives;
2) appear differently in each different context, but follow consistent patterns wherever they appear; and
3) can never be completely solved”

 

완전한 해결이 불가능하니 사람들은 쉽게 포기하게 되죠. 저자들은 이 지점을 넘어서기 위해 다른 접근을 택했습니다.


🔄 방법: TRIZ로 문제를 뒤집어 보기

해방 구조(Liberating Structures)와 TRIZ

해방 구조(Liberating Structures)는 배경이나 직위와 상관없이 여러 사람이 함께 창의적 해법을 찾도록 돕는 33가지 집단 활동 모음이에요. 그중 하나가 TRIZ(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 발명적 문제해결 이론)입니다. TRIZ의 핵심 질문은 단 하나예요.

어떤 과정을 처참하게 실패하게 만들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What would we need to do to make a process fail spectacularly?”

 

문제를 거꾸로 뒤집으면(inversion), 평소 브레인스토밍으로는 건드리기 어려웠던 가정들이 드러납니다. "이건 원래 이런 거야" 하고 손대지 않던 관행을 부담 없이 비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진행 과정

  • 🗓️ 2025년 2월 스탠퍼드 ICBHPE 서밋에서 선발 관련 워킹그룹이 문제의식을 공유
  • 📧 2025년 10월, 협의체 메일링리스트(90명, 6개 대륙)에 공지 후 자발적 참여자 8명이 Zoom으로 모임
  • 🌏 참여자는 3개국, 2개 대륙, 4개 전문과목의 의과대학 교수진
  • 🎭 참여자들이 주요 이해관계자(interest-holder) 역할을 대신 맡음: 학생/지원자, 전공의 프로그램 책임자(program director, PD), 의과대학 리더십/학장, 환자/사회

60분 동안 세 단계로 진행했어요.

  1. 각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최악의 선발 제도 요소 나열하기
  2. 그 요소 중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 찾기
  3. 이를 줄이기 위한 해법 제안하기

녹화 전사본과 현장 노트를 대조했고, 1저자가 귀납적으로 주제를 묶은 뒤 교신저자가 통합했으며,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을 거쳤습니다.


🚫 결과: 이해관계자별 '최악의 선발 제도'

👩‍🎓 학생의 관점: 불공정과 게임화

학생 입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주제는 **불공정(unfairness)**이었어요. 편향되거나 자의적인(arbitrary) 선발, 불분명한 규칙, 프로그램과 연줄 있는 사람을 뽑는 관행 등이 꼽혔죠.

특히 학생이 조작할 수 있는 지표를 쓰는 문제가 강조됐습니다.

임상실습 성적처럼 학생이 조작할 수 있는 평가 지표를 사용하는 것은 특히 우려스러운 일로 꼽혔습니다. 학생들이 약점을 숨기도록 만들고, 필요할 때 피드백이나 도움을 구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Using assessment metrics that students can manipulate, such as clerkship or clinical rotation grades, was cited as particularly distressing, as it would incentivize students to hide areas of weakness and discourage them from seeking feedback or help when needed.”

 

이건 성장을 강조하는 CBME와 정면으로 충돌하죠.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생성형 AI(generative AI) 문제예요. 자기소개서를 AI로 쓰면 비슷비슷한 글이 대량으로 쏟아지고, 지원자 간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프로그램들은 의미 없는 데이터에 파묻힌 채 누구를 뽑을지 자의적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Programs subsequently make arbitrary decisions about who to select after being buried in meaningless data.”

🏥 프로그램 책임자의 관점: 지원할 수 없는 학생, 의미 없는 데이터

PD 관점에서 최악의 제도는 이런 모습이었어요.

  • 자기 프로그램이 학업적·전문직업적으로, 혹은 장애 편의 측면에서 지원할 수 없는 학생을 뽑는 것
  • 반대로 개입 없이도 성공할 학생만 뽑거나, "못 따라오면 탈락"이라는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 문화
  • 미래의 사회적 필요가 아닌 당장의 병원 인력 수요(service needs)를 채우려고 선발하는 것
  • 자원·시간·행정 부담은 크지만 지원자를 의미 있게 구별하지 못하는 절차
  • 검증되지 않은 AI로 서류를 심사하는 것
  • 시험 점수나 논문 편수만으로 뽑는 '숫자 게임(numbers game)'

🏫 의과대학 리더십의 관점: 정보 감추기

학교 입장에서 최악의 요소는 **학생 정보의 은폐(obfuscation)**였어요. 학생의 약점을 숨기거나, 학업 성취만 보고하고 전문직업적 행동은 빼거나, 좋은 점만 보내는 식이죠.

이런 잘못된 정보는 학교의 평판을 지키고, 무슨 일이 있어도 모든 학생이 전공의 자리를 얻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여겨질 것입니다.
“Such misinformation would be seen as protecting the school’s reputation and ensuring that each student obtains a GME training position, no matter the stakes.”

 

이렇게 되면 다음 단계로의 의미 있는 **학습자 인계(learner handover)**가 사라지고, 전공의 프로그램은 신규 전공의를 위한 오리엔테이션이나 지원을 설계할 근거를 잃게 됩니다. 또 학교가 그림자 경제를 막기는커녕 부추기고, 진로 상담이 "어떻게 선발 게임에서 이길까"에만 맞춰지는 것도 최악의 요소로 꼽혔어요.

🧑‍🤝‍🧑 환자와 사회의 관점: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의사 인력

환자 입장에서는 공감 능력이 낮은 사람, 환자보다 자기 이익을 앞세우는 사람, 온정적 간섭주의(paternalism)를 보이는 사람,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하지 않는 사람이 뽑히는 것이 문제였어요.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환자 집단을 반영하는 의사를 길러내지 못하는 선발 과정은 최악의 제도가 지닌 특징이 될 것입니다.
“Having a selection process that does not result in diversity or in physicians who reflect the patient population would be a hallmark of the worst possible system”

 

필요한 전문과목과 지역(예: 농촌)에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는 것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 논의: 그런데 이게 지금 우리 모습이라면?

이 논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아마 이것일 거예요.

TRIZ 참여자들이 만들어낸 최악의 선발 제도의 구성 요소들은 전 세계의 현재 선발 제도와 익숙할 만큼 닮아 있습니다. 이는 불편한 사실입니다.
“Components of the worst-possible selection system generated by TRIZ participants bear a familiar resemblance to current selection systems worldwide. This is unsettling.”

 

저자들은 논문의 Table 1에서 '최악의 요소'마다 실제 문헌 근거를 하나씩 짝지어 보여줘요.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비용과 편향

지원 과정 자체가 비싸고, 시험 준비 과정이나 면접 코칭을 살 수 있는 학생이 유리합니다. 국제의학졸업생(IMG)에 대한 장벽처럼 드러난 편향도 있고, '적합성(fit)'처럼 은근한 편향도 있어요.

'적합성'을 선발 기준으로 쓰는 것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프로그램의 현 상태를 그대로 복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관점을 가진 사람, 혹은 프로그램의 인구학적 구성과 맞지 않는 사람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the use of “fit” as a selection criterion, which, even when unintended, serves to replicate the current state or status quo of a program and exclude those with new ideas or perspectives, or who do not match the demographics of the program”

 

유럽에서는 박사학위나 특정 인물과의 관계를 요구하는 일종의 ‘pay-to-play’ 관행도 언급돼요.

📏 측정하기 쉬운 것을 측정한다

시험 점수, 성적, 논문, 면접, 수상 경력 등이 미래 수행을 예측한다는 근거는 빈약합니다.

대신 흔히 쓰이는 것은 측정하기 쉬운 것, 혹은 프로그램이나 대학 리더십이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내보이기 좋은 것입니다.
“Instead, what is often used is what is easy to measure or that looks good for program or university leadership to provide to external interest-holders.”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 MMI)과 상황판단검사(situational judgment test, SJT)는 윤리적·전문직업적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력이 있지만, 이것도 준비 과정이 생기면서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봐요.

🎭 모두가 속일 유인을 가진 구조

저자들이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선발 과정에서 대부분의, 어쩌면 모든 이해관계자는 자신의 위치에 따라 속이거나 문제를 못 본 척할 유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Finally, most, if not all, interest-holders in current selection processes have an incentive to deceive or turn a blind eye to concerns, depending on their positionality in the process.”

 

학교는 학생을 합격시키려고 정보를 흐리고, 학생은 약점을 숨기고, 프로그램은 이를 눈치채고 학교를 불신하죠. 이런 구조에서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피드백 추구 행동(feedback-seeking behavior), 자기주도학습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 권고: 선발을 CBME와 맞추려면

1️⃣ CBME의 핵심 구성요소와 연계하기

저자들은 선발의 목적 자체를 다시 정의하자고 말해요.

선발 과정은 지원자를 환자와 사회의 필요에 맞추는 것을 우선하도록 재설계되어야 합니다.
이는 CBHPE의 근본 목표이기도 합니다.

“The selection process should be redesigned to prioritize aligning candidates with patient and societal needs, a foundational goal of CBHPE”

 

구체적으로는 이런 방향이에요.

  • 전공의 진입 시 핵심 EPA(Core EPAs for Entering Residency) 같은 역량 프레임워크로 학생에게 투명한 기대치 제시
  • 임상추론, 다직종 협력(interprofessional teamwork), 환자 소통 등 진료에 핵심적인 영역에 학생의 노력을 집중시키기
  • 학교에서 전공의 프로그램으로 성장 지향적 데이터를 투명하고 정직하게 인계하기

이 인계가 잘 되면 프로그램은 신규 전공의의 부족한 점을 미리 파악해 온보딩, 교육, 일정 조정, 편의 제공을 준비할 수 있어요.

또한 모든 전공의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성장, 발달, 피드백, 도움 요청을 장려하면 안전한 학습 환경이 만들어지고,
전공의가 훌륭한 진료를 제공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Additionally, normalizing that each GME trainee has gaps and encouraging growth, development, feedback, and help-seeking provides a safe learning environment and supports GME trainees in providing excellent patient care.”

2️⃣ 다양성과 형평성

  • 환자와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다양한 집단을 선발하도록 총체적 심사(holistic review)에 다양성을 명시적으로 포함
  • 초중등 단계부터 파이프라인 프로그램(pathway programs) 운영
  • 준거참조(criterion-referenced) 평가, 프로그램식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 원칙 적용
  • 선발과 평가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암묵적 편향 교육(implicit bias training)

3️⃣ 운영과 구조

  • 기준에 반복해서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배려 있는 퇴로(compassionate off-ramps) 제공. 예를 들어 의대 재학 기간에 대한 다른 학위 수여, 대안 진로 상담 등
  • 원하는 과에 선발되지 못한 사람이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경로 마련. 예를 들어 의료 취약 지역이나 분야에서의 임상 배치
  • 편향을 점검하고 모니터링한다는 조건으로 AI를 총체적 심사 보조에 활용
  • 지원자가 진짜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표시하는 선호 신호(preference signaling) 제도의 투명한 운영

그리고 마지막으로 꽤 과감한 제안이 나옵니다. 🎲

이러한 요소들이 투명성을 높이고, 편향을 줄이고, 역량과 사회적 책무성을 더 잘 유도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면,
선발 과정을 공평하게 만들기 위해 추첨제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If these elements prove insufficient to facilitate transparency, mitigate bias, and better incentivize competence and social accountability, a lottery may be necessary to level the selection process”

 

자격을 갖춘 지원자 중에서 추첨하는 방식(lottery among the qualified)은 네덜란드에서 오래 운영된 경험이 있고, 1저자도 최근 별도 논문에서 이를 제안한 바 있어요. 추첨제가 되면 학생들이 그림자 경제에서 스펙을 쌓는 대신 진료 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 한계

저자들도 한계를 분명히 밝혀요.

  • 참여자 8명, 60분 단 한 차례의 세션이라 아이디어의 폭이 제한적
  • 참여자 모두 교수진이고, 학생·환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지 않고 교수들이 역할을 대신 맡음
  • 의학 분야, 그중에서도 전공의 선발에만 초점
  • 북미 중심 문헌이 많고, 졸업 후 바로 진료하는 국가처럼 다른 맥락은 다루지 못함

그래서 다음 단계로 학생, 환자, 사회 대표를 포함한 더 넓은 이해관계자 참여와 국가 기관 의사결정자와의 협력을 제안합니다.


✍️ 마무리하며

저자들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보건의료인교육의 모든 영역, 즉 CBHPE와 선발 모두에 사회적 책무성이 내재되어야 할 분명한 필요가 있습니다.
“There is a clear need for social accountability to be embedded in all areas of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including CBHPE and selection.”

 

이 논문은 엄밀한 실증 연구라기보다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Eye Opener’ 성격의 글이에요. 그래서 권고의 상당 부분은 TRIZ 결과에서 바로 나왔다기보다 저자들이 문헌을 바탕으로 확장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메시지는 분명해요. 학교 안에서 아무리 성장과 피드백을 강조해도, 그 다음 관문인 선발이 점수와 스펙으로 작동하면 학생들은 합리적으로 그 유인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거죠. 🤔 우리나라에서도 인턴·전공의 선발이 국가시험 점수, 학교 성적, 병원 내부 평가에 크게 의존하고, 학교에서 병원으로의 학습자 인계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함께 고민해 볼 지점이 많은 논문입니다.

 

"최악을 상상해 보니 그게 지금 우리 모습이더라"는 이 TRIZ 방식은 교육과정 개편이나 평가 제도 논의에서 바로 써먹어 볼 만한 도구이기도 해요. 🛠️


서론 (INTRODUCTION) 

졸업후 의학교육(graduate medical education, GME)은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HPBE)이 발전함에 따라 그 제공 방식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러나 GME 수련생 선발의 혁신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였다 [1]. GME 수련생을 선발하는 과정은 CBHPE가 충족하고자 하는 사회적 필요(societal needs)와 어긋나는 역기능적 유인(perverse incentives)을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CBHPE 실행에 장벽이 될 수 있다 [2]. 예를 들어, 문헌은 GME 수련 자리에 지원하는 후보자를 선발하기 위해 현재 사용되는 지표가 대체로 향후의 성공을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3–6]. 더욱이 전 세계의 의학교육 수련프로그램이 CBHPE를 실행하기 시작하면서 선발에 새로운 어려움이 나타났다. 성장 지향성(growth orientation)을 촉진하고 편향(bias)을 줄이기 위해 임상실습 성적(clerkship grades)을 없앤 것이 오히려 GME 수련 자리를 얻기 위해 노력을 투입하는 음성적 경제(shadow economy of effort)를 만들어냈다 [7]. 이 음성적 경제에서는 연구 시간, 논문 출판, 해당 분야의 잘 알려진 인사가 작성한 추천서(letters of recommendation), 그리고 봉사·정책·리더십 영역의 그 밖의 활동이 더 강조된다 [7, 8]. 이러한 활동에 쏟는 모든 관심은 학생들의 임상수련(clinical training)에 대한 집중을 떨어뜨리고, 그 결과 GME 수련에서 기대되는 환자 진료에 대한 준비도(preparedness)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의과대학 졸업생을 다음 단계의 수련에 대비시키기 위해 CBHPE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학생들이 잘 성장하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 진료(safe and effective patient care)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GME 선발 시스템도 만들고 활용해야 한다. 이 ‘난제(wicked problem)’에 대한 분석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우리는 다양한 배경의 의학교육자 집단에서 TRIZ 활동을 수행하여 사고의 폭을 넓혔다.

방법 (METHODS) 

이론적 접근 (THEORETICAL APPROACH) 

난제(wicked problems)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 난제는

  • 1) 여러 관점에서 서로 다르게 정의되고,
  • 2) 맥락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어디에서 나타나든 일관된 패턴을 따르며,
  • 3) 결코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문제와 다르다 [9, 10].

의학교육의 선발 문제, 특히 CBHPE의 도입을 고려한 선발 문제는 분명히 이 범주에 속한다. 난제에 관한 문헌은 더 세밀한 논의를 담고 있지만, 우리는 아래에서 설명할 여러 회의를 거치며 발전한 사고의 틀을 제시하기 위해 이 원고에서 이러한 간략한 작업 정의(working definition)를 사용한다.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희망을 포기하고 시도 자체를 중단하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대안적인 접근을 선택하였다.

 

교착 상태(impasse)를 넘어 해결책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여러 학문 분야에서 활용되어 온 방법 중 하나가 해방적 구조(Liberating Structures)이다 [11]. 해방적 구조는 배경이나 역할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함께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고, 이를 지역의 맥락(local contexts)에 맞게 조정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다. 그 전제는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하고, 가장 매력적이거나 실행 가능한 선택지를 중심으로 의견을 모으며, 진전을 이루는 데 필요한 다른 사람이나 과정을 활용하고, 앞으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다음 후속 단계를 확인하고, 성공적인 관행을 채택하며, 이상적으로는 변화의 추진력이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해방적 구조에는 33가지 유형이 있다. 그중 하나가 TRIZ, 즉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으로 알려져 있다 [12]. TRIZ 활동에서 혁신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핵심 질문을 던진다. 어떤 일을 해야 이 과정이 처참하게 실패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12]. 이 접근은 핵심 문제를 ‘뒤집어(invert)’ 볼 기회를 제공하고, 전통적인 브레인스토밍으로는 드러낼 수 없는 방식으로 기존의 가정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혁신과 개입이 역설적으로 상황을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발견한다. TRIZ는 이전에는 건드릴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가정과 관행에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도전하여, 특정 조직·영역·과정에서 성공을 제한하는 핵심 활동과 행동을 다룬다. 그 취지는 참가자들이 보호받아 온 관행을 창의적으로 해체하여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데 있다.

ICBHPE 정상회의 (ICBHPE SUMMIT) 

국제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협력체(International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ollaborative, ICBHPE)는 2025년 2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5개국을 대표하는 초청 참가자들과 정상회의(summit)를 개최하였다. 이 회의의 분과 세션(breakout session)에서 11명으로 구성된 실무그룹(working group)이 모여 선발과 CBHPE에 관한 관점을 논의하였다. 우리는 이 영역의 여러 어려움이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였으며, 사고의 ‘막힘에서 벗어나(unstuck)’ 이러한 어려움을 넘어 개선을 진전시킬 방법을 논의하였다. 우리는 정상회의 이후 비동기적으로(asynchronously) TRIZ 활동을 완료하기로 결정하였다.

TRIZ 활동 (THE TRIZ EXERCISE) 

우리는 2025년 10월 초에 ICBHPE 협력체의 전체 메일링리스트(listserv: 6개 대륙의 회원 90명)에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2025년 10월 30일에 자발적으로 참여를 선택한 참가자 8명이 Zoom 화상회의로 모여 TRIZ 활동을 수행하였다. 참가자들은 2개 대륙의 3개국과 4개 의학 전문분야를 대표하였다. 모든 참가자는 현재 의과대학 교수진이다. TRIZ 접근을 사용하여 참가자들에게 주요 이해관계자 집단(interest-holder groups)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 주요 이해관계자들, 예를 들어 학생/지원자, GME 수련프로그램 책임자(program directors), 의과대학 지도부/학장, 환자/사회의 관점에서 최악의 CBHPE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모든 선발 관행의 목록을 만들도록 요청하였다. TRIZ 참가자들에게 선발 과정 전체를 생각하는 동시에 각각의 세부 구성요소를 별도로 고려하도록 안내하였다. 여기에는 평가 관행(assessment practices), 선발 과정에서 제공되는 자료, 선발 과정에서 고려되거나 우선되는 사항, 지원서 심사(application screening), 면접(interviewing), 순위 결정 과정(ranking processes), 평가와 선발에서의 편향, 인력 문제(workforce issues), 과정의 어느 단계에서든 나타나는 결과, 그리고 그 밖에 떠오르는 모든 사항이 포함되었다. 목록을 만든 뒤에는 참가자들에게 이를 검토하고 현재 우리의 시스템 및/또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 중 목록의 항목들과 유사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도록 요청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을 완화하고 더 생산적인 해결책을 향해 나아갈 방법을 탐색하도록 요청하였으며, 선발 과정의 점진적 변화(incremental change)를 목표로 삼았다.

자료 수집 (DATA COLLECTION) 

60분간의 TRIZ 활동을 녹화하고 축어적으로 전사(verbatim transcription)하였다. 완전성과 정확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사본(transcripts)을 제1저자(HCW)가 활동 중 동시에 작성한 실시간 현장노트(field notes)와 비교하였다. 활동의 각 단계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 각각의 관점에서 모든 아이디어가 소진될 때까지 계속되었으며, 이는 실시간으로 주제적 충분성(thematic sufficiency)에 도달하는 양상을 반영하였다 [13].

분석 (ANALYSIS) 

심층 탐색을 위해 제1저자(HCW)가 귀납적 접근(inductive approach)을 사용하여 이해관계자 집단 전반에서 여러 핵심 주제(core themes)를 추출하였고, 다른 저자(HCC)가 이를 통합하였다. 다만 더 폭넓은 자료집(dataset)은 부록 1에 제시하였다. 제1저자(HCW)는 생성된 주제들을 관련 영역(domains)으로 묶었으며, 각 영역에는 여러 항목이 포함되었다. 이어서 선임저자(HCC)가 보고를 위해 각 상위 영역에 속하는 항목들을 핵심 주제로 통합하였다. 다른 모든 저자는 이 자료의 명료성과 정확성을 검토하였다. TRIZ 자료를 분석하는 동안 논의가 정확하게 반영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참가자를 대상으로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을 수행하였다 [14]. 이를 위해 상위 영역과 통합된 주제를 집단에 제공하였고, 참가자들이 TRIZ 활동 중의 논의와 주제 생성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바탕으로 검토하고 필요한 수정을 하도록 하였다. 아래에서는 부적응적(maladaptive)이거나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 이것이 우리의 현행 선발 과정과 어떻게 유사한지, 그리고 이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논의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성찰성 (REFLEXIVITY) 

모든 저자는 현재 미국, 캐나다 또는 호주의 의과대학 교수진이다. 각자의 역할에서 저자들은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에 중점을 둔 의학교육 연구자(medical education researcher)로 활동한다. HCW, TMC, AD, HCC는 모두 소속 의과대학의 기본의학교육(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프로그램과 학습자를 담당하는 학장실 또는 이에 준하는 조직에서 지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MKC, TMC, MEG, LMY, IWI는 모두 소속 기관의 졸업후 의학교육 프로그램에서 지도 및 감독 역할을 맡고 있다. AS는 교육학 분야 대학원생의 교육을 감독한다. 저자 중 여러 명은 각자의 전문학회(specialty societies) 또는 국가 규제기관(national regulatory bodies)에서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관점이 직접 대표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저자는 현재 아래에 열거된 역할을 맡고 있거나 해당 역할이 대표하는 집단과 직접 협력하고 있다.

연구윤리 (ETHICS) 

본 연구는 스탠퍼드대학교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검토를 받았으며 심의 면제(exempt)로 판정되었다.

결과 (RESULTS) 

우리는 학생, GME 수련프로그램 책임자, 기본의학교육 담당 학장, 환자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관점에서 최악의 선발 시스템을 구성하는 몇 가지 핵심 요소를 확인하였다. TRIZ에서 추출한 모든 자료는 부록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악의 선발 시스템 또는 과정에 대한 학생의 관점
(STUDENTS’ PERSPECTIVE OF THE WORST SELECTION SYSTEM OR PROCESS)
 

학생들의 관점에서는 제안된 모든 요소 전반에 걸쳐 불공정성(unfairness)이라는 주제가 두드러졌다. 선발 과정이 명백히 불형평하고 편향되어 있거나 전적으로 자의적인 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선발 과정의 요소로 제시되었다. 어느 집단이든 체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분명히 형평성과 정의(equity and justice)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자의적이라고 인식되거나 실제로 자의적인 시스템 역시 학생들에게 불공정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거나 실제 불공정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모호하거나 불명확한 규칙, ‘연고자 우대 선발(legacy admissions)’, 즉 이 경우에는 해당 프로그램과 인연이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관행, 그리고 학생들이 선발 지표(admissions metrics)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은 모두 선발 과정의 공정성(fairness)에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의과대학 졸업과 수련프로그램 합격 사이에 상당한 지연이 생기게 하면 의학수련에 해롭고 흔히 바람직하지 않은 공백(gaps in medical training)이 발생하여 선발 과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과정의 허점을 이용하거나 ‘자기에게 유리하게 조작(game)’할 수 있다는 점, 특히 부적응적이거나 CBHPE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었다. 임상실습 또는 임상순환실습 성적(clerkship or clinical rotation grades)처럼 학생들이 조작할 수 있는 평가 지표(assessment metrics)를 사용하는 것은 특히 우려되는 것으로 언급되었다. 이러한 지표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취약한 영역을 숨기도록 유도하고, 필요할 때 피드백이나 도움을 구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는 발달과 성장에 초점을 두는 CBHPE의 지향과 상반된다. 더욱이 모든 학생에게 동등한 달성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지표는 선발 과정의 허점을 이용하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불형평성과 불공정성이라는 잠재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여겨졌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스템에서는 많은 학생이 지원서의 상당 부분을 작성하기 위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에 의존할 것이다. 자기소개서(personal statements)와 추가 에세이 문항(secondary essay prompts)의 답변은 대부분 생성형 AI 프로그램(generative AI programs)이 만든 포괄적이고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글로 작성될 것이다. 이로 인해 수련프로그램이 검토해야 할 정보의 양은 엄청나게 늘어나지만, 지원자로서 자신에 대한 진정성 있거나 의미 있는 내용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 전략은 총체적 심사(holistic review) 과정에서 분석되는 자료를 동질화(homogenization)하여, 선발 과정에서 학생들을 서로 구별하는 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후 수련프로그램은 무의미한 자료에 파묻힌 채 누구를 선발할지 자의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최악의 선발 시스템 또는 과정에 대한 수련프로그램 책임자의 관점
(PROGRAM DIRECTORS’ PERSPECTIVE OF THE WORST SELECTION SYSTEM OR PROCESS)
 

GME 수련프로그램 책임자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시스템은 학업, 전문직업성 또는 장애 관련 편의 제공(disability accommodations)의 측면에서 자신들이 지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개입이 거의 또는 전혀 없어도 성공할 것이라고 알고 있는 지원자만 선발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사고방식에 따라 누군가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cutting it)’고 판단될 때 어느 시점에서든 단순히 퇴출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해당 전문분야의 취업 전망(job prospects)을 전혀 내다보지 않은 채 미래의 사회적 필요가 아니라 현재 기관의 진료업무 수요(institutional service needs)를 충족하기 위해 GME 수련생을 모집하고 선발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최악의 시스템을 설계하는 또 다른 측면은 자원·시간·행정 절차를 많이 소모하게 하면서도 지원자들을 의미 있게 구별하는 능력은 거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수련프로그램이나 학생의 가치, 또는 프로그램의 기대와 무관한 정보를 강조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의 지원자료(application material)는 누가 프로그램에서 성공하거나 환자를 잘 돌볼 것인지를 예측하지 못할 것이다. 지원서 심사에서는 검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사용하겠지만, AI 모델은 미래 GME 수련생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측면에 대해 충분히 학습되지 않았을 것이다.

 

바람직하지 못한 선발 시스템의 또 다른 요소는 프로그램의 정원을 채우기 위해 선호 순위목록(rank list)의 몇 번째 순위까지 내려갔는지를 공개하는 등 어떤 이유로든 수련프로그램을 공개적으로 ‘지목하고 망신 주는(name and shame)’ 것이다. 또한 선발을 오직 시험 점수나 활동 시간 또는 논문 수에만 근거하게 만들어,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숫자 경쟁(numbers game)’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선발 시스템은 ‘출신 배경(pedigree)’이나 위신(prestige)에 관한 잠재적으로 자의적인 정의에 따라 프로그램의 등급을 나눌 수 있으며, 그 결과 프로그램은 CBHPE 환경에서의 수련과 잘 맞는 학생들을 받지 못하게 된다.

최악의 선발 시스템 또는 과정에 대한 의과대학 지도부/기본의학교육 담당 학장의 관점
(MEDICAL SCHOOL LEADERSHIP/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DEANS’ PERSPECTIVE OF THE WORST SELECTION SYSTEM OR PROCESS)
 

의과대학 지도부의 관점에서 최악의 선발 과정의 핵심 특징은 학생들이 GME 수련프로그램에 지원할 때 학생에 관한 지표나 자료를 불명확하게 만드는 것(obfuscation)일 것이다. 이는

  • 학생의 취약점이나 과거 문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 전문직 행동(professional behaviors)이나 다른 영역에 대한 논의 없이 학업 성취만 보고하거나,
  • 개선이 필요한 영역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자료나 평가를 빼고 긍정적인 특성만 전달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잘못된 정보는 학교의 명성을 보호하고, 무엇이 걸려 있든 모든 학생이 GME 수련 자리를 얻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에는 향후 수련프로그램으로의 의미 있는 학습자 인계(learner handover)가 포함되지 않을 것이며, 전환기에 학생들을 지원할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과 입문·적응 과정(onboarding processes)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정보도 제공되지 않을 것이다.

 

바람직하지 못한 시스템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학생이 선발될 GME 수련 자리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 또는 바람직한 결과와 거의 또는 전혀 관련이 없는 지표를 의과대학에서 장려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대개 GME 수련프로그램의 요구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한 지원이 부족하고, 보충교육(remediation)이나 학습 지원(learning support)을 위한 추가 시간이 제공되지 않으며, 학생의 준비에 대한 관심도 부족할 것이다. 성장과 발달(growth and development)은 장려되지 않을 것이다. 같은 학교와 서로 다른 학교의 졸업생들 사이에서 준비 수준과 보유 기술(skill sets)의 편차가 클 것이다. 졸업생에 관한 피드백이 학교에 제공되지 않으며, 그 결과 GME 수련에 전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보내더라도 학교에는 아무런 책임이 따르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시스템에서는 학교들이 음성적 경제(shadow economy)에 대응한다며 오히려 그것을 강제할 수 있다. 논문 수에 관한 통념(mythology of publication numbers)을 억제하기 위한 어떠한 개입도 없이 계속 유지되도록 두면, 임상진료보다 연구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전공의 수련프로그램(residency programs)에 지원하려는 경쟁은 더욱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을 것이며, 의과대학은 학생들이 동료들보다 먼저 선발되려면 가능한 한 광범위하게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강화할 것이다. 학생 상담·지도(advising)는 기술과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을 개발하고 학생에게 적합한 전문분야와 프로그램을 선택하도록 돕는 대신 선발 과정의 허점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만 전적으로 집중할 것이며, 사회적 책무성의 책무(social accountability mandate)는 완전히 무시될 것이다.

부실한 선발 시스템 또는 과정에 대한 환자/사회의 관점
(PATIENTS/SOCIETAL PERSPECTIVE OF A POOR SELECTION SYSTEM OR PROCESS)
 

환자의 관점에서 최악의 선발 과정은 환자 진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지역사회의 필요(community needs)를 충족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여기에는 공감(empathy)이나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 낮은 학생, 환자의 필요보다 자기 이익(self-interest)을 우선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포함된다. 환자 진료에서 온정주의적 접근(paternalistic approaches)을 보상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하겠다고 말한 일을 끝까지 이행하지 않거나, 필요할 때 피드백 또는 도움을 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도 중대한 우려의 대상이었다.

 

환자 집단 및/또는 사회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못한 선발 과정의 핵심 요인으로 여겨졌다. 다양성(diversity)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환자 집단을 반영하는 의사를 배출하지 못하는 선발 과정은 최악의 시스템의 특징일 것이며, 이는 환자 결과(patient outcomes)의 악화로 이어질 것이다 [15]. 마지막으로, 환자의 필요가 충족되지 못하게 만드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필요한 모든 전문분야와 지리적 지역(geographic areas)에 걸쳐 환자를 돌볼 학생을 충분히 선발할 수 있도록 보장하지 않는 선발 시스템의 설계이다. 이로 인해 일부 환자는 필요한 진료에 접근하지 못하게 된다.

논의 (DISCUSSION) 

TRIZ 참가자들이 제시한 최악의 시스템과 현행 선발 시스템의 비교
(COMPARISON OF TRIZ PARTICIPANT WORST SYSTEM TO CURRENT SELECTION SYSTEMS)

TRIZ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최악의 선발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은 전 세계의 현행 선발 시스템과 낯익을 만큼 닮아 있다.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다. 표 1은 TRIZ 활동 중 ‘최악의 선발 시스템’으로 묘사된 핵심 요소와, 저자들이 현행 시스템에 존재한다고 확인한 상응하는 요소를 요약한다. 인용한 문헌의 상당 부분은 북미에 치우쳐 있지만, 우리는 가능한 경우 세계 여러 지역의 사례를 포함하려고 노력하였다.

 

첫째, 현재 GME 수련 지원 과정은 학생들에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49]. 지원하기 위해 시험을 치러야 하며, 여기에는 흔히 높은 비용이 따른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고, 합격할 수 있는 지원서를 준비하며, 심지어 단순히 프로그램에 지원서를 보내기 위해 수강하는 준비 강좌도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시험과 지원 과정의 상당 부분은 편향을 유입시킬 수 있다. 시험 자체가 시험 내용과 준비 강좌에 대한 접근 양쪽 모두에서 편향을 수반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50, 51]. 준비 강좌는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 MMI)이나 대규모 상황판단검사(situational judgment tests, SJTs)를 포함한 면접 준비 등 다른 요소까지 다루도록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준비 강좌나 그 밖의 준비 강좌 또는 코칭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은 일부 학생 집단에 다른 학생들보다 불공정한 이점을 줄 수 있다.

 

둘째, 편향과 특정 집단을 선발에서 체계적으로 배제하는 관행은 다른 방식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공의 및 전임의(residency and fellowship) 선발에서는,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과 비시민권자(non-citizens)가 선발되지 못하도록 추가적인 장애물을 만드는 북미의 관행처럼 노골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52, 53]. ‘적합성(fit)’을 선발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처럼 더 은밀한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프로그램의 현재 상태 또는 현상 유지(status quo)를 재생산하고, 새로운 생각이나 관점을 가진 사람 또는 프로그램의 인구학적 특성(demographics)과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배제하는 역할을 한다 [34, 35].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학생이 전공의 자리를 확보하려면 박사학위(PhD)를 취득하거나 자신을 추천해 줄 특정 인사를 알고 있거나 그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를 통해, 지원자를 배제하거나 진입을 통제(gatekeeping)하는 ‘비용을 치러야 참여할 수 있는(pay-to-play)’ 모델이 사용되기도 한다. 특정 인사의 호의를 얻으려는 노력은 재정적·실무적 장벽(financial and logistical barriers)을 만들 수 있으며, 이러한 장벽은 의학에 노출된 경험이 적거나 접근 수단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가장 흔히 발생한다. 또한 사회경제적 불이익(socioeconomic disadvantages)을 경험한 사람들은 GME 자리를 얻는 데 흔히 필요한 학회 참석, 국제보건 경험(global health experiences), 또는 ‘선발 평가를 겸한 순환실습(audition rotations)’을 위해 이동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54].

 

편향이 없더라도 시험 점수, 성적, 경험, 연구논문 출판, 전통적인 면접 수행, 수상 실적 또는 그 밖의 지원서 구성요소가 관련 결과에서의 향후 수행이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 [4, 5, 55–64]. 그 대신 측정하기 쉽거나 프로그램 또는 대학 지도부가 외부 이해관계자에게 제시하기에 좋아 보이는 것이 흔히 사용된다. 이러한 자료는 학생이 관련 역량을 달성했는지, 또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지와는 거의 관련이 없을 수 있다 [7]. 향후 성공을 예측한다는 관점에서 시험 점수는 흔히 이후의 시험 점수를 예측하지만, 학생들이 임상적으로 더 관련성 높은 시험을 치를수록 그 효과는 줄어든다 [5]. 다중미니면접(multiple mini interview)과 상황판단검사(situational judgment tests)는 특히 윤리적 행동과 전문직 행동(ethical and professional behavior)을 중심으로 향후 임상 수행에 대해 어느 정도 예측력을 갖는다 [62]. 그러나 이러한 평가를 대규모로 제공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 프로그램에서도, 학생이 문항을 해석하고 ‘정답에 맞게’ 답하는 데 성공하도록 돕는 준비 강좌가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평가의 변별력(discrimination)이 제한될 수 있다.

 

표 1.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을 대신하는 대리인 역할을 맡은 TRIZ 참가자들이 보고한, 결함 있는 선발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에 대한 관점 (Table 1. Perspectives of the key elements that would comprise a faulty selection system as reported by TRIZ participants who acted as proxies on behalf of various interest-holder groups.) 

선발 과정의 주요 이해관계자 (KEY INTEREST-HOLDERS IN SELECTION PROCESSES) TRIZ 활동에서 도출한 최악의 선발 시스템의 핵심 요소 (KEY ELEMENTS IN A WORST POSSIBLE SELECTION SYSTEM DERIVED FROM THE TRIZ EXERCISE) 문헌에 제시된 현행 GME 시스템의 사례 (EXAMPLE CURRENTLY IN GME SYSTEMS REPRESENTED IN THE LITERATURE)
학생/지원자 (Students/Applicants) 불형평하거나 편향된 선발 과정(예: 특정 집단에 체계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것).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에 대한 편향과 추천서에 나타나는 인종 또는 성별 편향(racial or gender bias) [16–19].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선발프로그램 지도부의 변덕에 좌우되는 자의적 선발 과정(arbitrary selection process). 지원자와 학교로부터 받는 자료의 질이 낮아 프로그램 책임자들이 자의적인 점수와 일관되지 않은 집단 의사결정 과정(uneven group processes)에 의존하게 되므로, 선발이 자의적인 것으로 인식됨 [20, 21].
  학생이 자신의 평가를 통해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할 수 있는 것. 학생은 다른 프로그램 대신 특정 프로그램에서 임상순환실습(clinical rotation)을 수행함으로써 ‘우등(honors)’ 성적을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음 [22].
  일부 학생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지표(예: 상대평가를 위한 점수 분포 조정(score curves), 학급 내 석차(class ranks))의 사용. GME 선발 과정에서 비교하기 위해 학생들을 서열화·층화(stratification)하는 규준참조(norm referencing)가 여전히 사용됨 [2].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사용하여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에세이에 답하며, 지원서를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한 텍스트 자료로 가득 채우는 것. 학생들은 자기소개서 및/또는 그 밖의 서면 지원자료를 생성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한다고 보고하는 반면, 선발위원회(selection committees)는 무엇이 AI로 생성되었고 무엇이 아닌지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 [23, 24].
  재정적 자원이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것(예: 준비 강좌(prep courses)에 대한 접근, 더 많은 프로그램에서 면접을 볼 수 있는 능력).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하다고 스스로 밝힌 학생들은 시험 준비자료를 구매할 여력이 부족할 가능성이 더 크며, 동료들보다 낮은 점수를 받음 [25].
GME 수련프로그램 책임자 (GME Training Program Directors) 지원자의 교육적 진전(educational progress)이나 그동안 거쳐온 여정(journey traveled)을 고려하여 편의를 제공하거나 너그럽게 이해하지 않은 채, 공통 교육과정이나 접근방식에서의 수행에 근거하여 지원자를 선발하는 것. 모든 지원서를 총체적으로 심사(holistic review)하는 대신, 모든 지원서를 읽어야 할 필요를 줄이기 위해 점수 절단값(score cut-offs)을 사용함 [26].
  해당 전문분야의 취업 전망이나 지역사회의 필요를 내다보지 않고, 수련 환경 내의 진료업무 수요(service needs)에 근거하여 학생을 모집하고 선발하는 것. 진료업무를 제공하도록 GME 수련생을 선발하지만, 졸업할 때 자신이 원하는 전문분야나 지역에 일자리가 있도록 보장하지 않음. 이는 젊은 의사(junior doctors)들이 안과처럼 경쟁이 치열한 전문분야에 반복적으로 지원하면서 오랜 기간 일반 진료 분야(generalist specialties)에서 일하는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음 [27, 28].
  자원·시간·행정 절차를 많이 소모하면서도 지원자를 거의 구별하지 못하는 과정(예: 임상역량 또는 다른 역량을 예측하지 못하는, 주의를 분산시키는 정보를 포함하여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 북미의 현행 선발 과정은 많은 양의 자료를 수집하지만 학생들을 의미 있게 구별하거나 향후의 성공을 신뢰성 있게 예측하지 못함 [4].
  학생의 학업 성취(또는 성취 부족) 및/또는 진전에 대해 수련기관(training site)이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의대생 수행평가서(medical student performance evaluation: 미국의 의과대학이 제공하는 공식 문서로, 전공의 지원 시점까지 의과대학 교육과정 전체를 반영함)의 자료는 이질적이며 학생의 수행을 불명확하게 만들 수 있음 [29].
  의과대학 수행평가서에 근거한 학생의 실제 임상 수행 및 전문직 수행(clinical and professional performance)에 대한 평가가 불충분한 것. 의대생 수행평가서의 자료는 흔히 불완전하고 이질적이며 불투명하여, 프로그램 책임자가 이를 충분히 해석하기 어려움 [29, 30].
  순위 결정 과정에서의 성공을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책임자(PD)의 성공과 동일시하여 ‘지목하고 망신 주는(name-and-shame)’ 문화를 만드는 것. 프로그램은 면접 후 의사소통(post-interview communication)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여 학생들이 자신들을 선택하도록 설득하고, 학생의 선호 순위목록에서 자신들이 어느 위치에 있을지 파악하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흔히 역효과를 냄 [31].
  논문 수나 참여/리더십 활동 시간을 계속 중시하여 지원자 집단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선발되지 못한다(produce-or-go-unselected)’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 프로그램 책임자와 선발위원회는 면접 대상 학생을 선발할 때 다른 여러 요인보다 논문 수와 비교과활동(extracurriculars)을 중시함 [7, 32, 33].
  자신들과 비슷한 외모·사고·행동을 보이고 기존 집단에 ‘잘 어울릴(fit in)’ 학생을 선발하는 것. 많은 프로그램이 적합성(fit)을 정의하고 조작화(operationalization)하려 하지만, 결국 학생이 현재의 전공의 및/또는 교수진과 어떻게 ‘잘 맞는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음 [34, 35].
기본의학교육 지도부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Leadership) 선발률을 유리하게 조작하거나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학생의 수행을 실제와 다르게 제시하는 것. 학생이 프로그램에 선발되도록 돕기 위해 ‘탁월한(excellent)’ 등의 형용사를 사용하여 학생의 성취를 무차별적으로 부풀리는 학교가 많다는 사실이 확인됨 [36].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유인을 제공하는 평가(misincentivized assessments)로 학생들의 주의를 분산시켜, 전공의가 되는 데 필요한 준비 자체를 제대로 시키지 않는 것. GME 선발을 위해 평가를 사용하면 평가에 잘못된 유인이 작용하여, 학생들이 환자 진료에 대한 준비에 집중하는 대신 성장이 필요한 영역을 숨기게 됨 [2].
  학생들이 진정한 도제식 학습(apprenticeship)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복잡한 참관실습(observership) 과정과 행정 절차를 만들어, 임상적 판단력(clinical acumen)과 ‘실제 현장에서의 실무 지식(real-world know-how)’이 발달하지 못하게 하는 것.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international medical graduates)은 원하는 국가와 전문분야에서 참관실습을 할 때 상당한 장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선발에 추가적인 장애물이 됨 [37].
  의대생 집단 내에서 논문 출판을 위한 비교과 또는 정규교육 연계 활동(extra- or co-curricular)의 군비경쟁(arms race)을 억제하는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은 채 논문 수에 관한 통념이 계속 유지되도록 두는 것. 특정 분야의 교수들이 ‘출판하지 않으면 매칭되지 못한다(publish or go unmatched)’는 문화를 이용하여 학생을 착취하는 일이 계속되도록 허용하면, 학생에게 적절하게 조언하기가 어려워짐. 특히 경쟁이 더 치열한 전문분야에서 학생들이 전공의 수련 자리를 얻기 위해 논문을 출판하는 것을 이용하는 상당한 규모의 노력의 음성적 경제(shadow economy of effort)가 존재함 [7].
  표준화(standardization)와 순응(conformity)에만 근거하여 정책을 만드는 것.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은 교육하기 어려울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데(또는 흔히 선발하지 않는 데) 사용되는 역량 영역(competency domain)이며, 특히 의학계에서 과소대표되는 학생(students underrepresented in medicine)에 대한 상당한 편향을 만들어낸 구성개념(construct)임 [38].
환자, 돌봄 동반자, 지역사회 및 사회의 관점 (Patients, Care Partners, Communities & Societal perspectives) 의도적이든 아니든 환자 또는 지역사회의 필요보다 학생이나 프로그램의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것. 프로그램은 채용하려는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나 프로그램이 돌보는 환자의 필요를 충족할 능력보다, 자신들이 원하는 학생 적합성(student fit)의 특성을 지속적으로 우선함. 다만 이는 의도하지 않은 경우일 가능성이 큼 [6, 39].
  특정 집단을 선발하여 선발된 전공의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그들이 돌보는 환자/지역사회를 거의 또는 전혀 대표하지 못하게 되는 것. 환자와 의사 사이의 인종적 일치(racial concordance)는 의사소통 결과 개선, 소수자화된 집단(minoritized populations)의 의료 접근성 향상, 해당 집단의 의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짐. 그러나 다양성은 선발 과정의 중점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 명시적으로 금지되기도 함 [40–44].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료를 보장하기 위해 학생이 필요할 때 도움을 구하거나 필요한 업무를 끝까지 이행하는 것과 같은, 환자 진료 및 안전의 핵심 지표(patient care and safety measures)를 선발 과정에서 고려하지 않는 것. 위임(entrustment)의 핵심 원칙은 중요하지만 역량 지표로서 선발의 초점이 되지 않으며, 선발 시스템에서는 환자의 필요가 흔히 덜 강조됨 [39, 45].
  선발 과정에서 지리적 필요(geographic need)를 고려하지 않아 농촌이나 선호도가 낮은 지역에 의사 부족(physician shortages)이 발생하는 것. 여러 국가에서 수련 단계부터 농촌 지역의 의사 부족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이로 인해 환자의 진료 접근성(access to care)에 문제가 발생함 [46–48].

 

전통적인 지표는 누가 프로그램의 사명(mission)에 가장 잘 부합하는지도 보여주지 못하고, 학생 간의 의미 있는 차이도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 [65, 66]. 각 학생은 대체로 매우 우수한 성취를 이루었고 여러 프로그램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으며, 두 학생 사이에서 발견된 미묘한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프로그램은 학생이 원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진로(pathways)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학생은 프로그램이 원하는 어떤 유형의 GME 수련생이든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보여준다. 이는 학생과 프로그램 사이의 부적절한 연계(poor alignment), 한쪽 또는 양쪽의 불만족, 그리고 최악의 경우 수련생의 GME 프로그램 중도이탈(attrition)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잠재적 불일치는 전공의 수련프로그램 시작 시 충분한 편의 제공(accommodations) 없이 최소한의 입문·적응 지원(onboarding)만 제공하는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one-size-fits-all)’ 오리엔테이션과 지원체계로 인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GME 프로그램은 학생이 학습 환경에서 만족하고 프로그램에 계속 남도록 하기 위해, 무엇보다 학생의 호감도(likeability)나 프로그램과의 적합성(fit)에 집중할 수 있다 [35]. 추천서처럼 지원서의 일부 요소를 사용하여 해당 전문분야의 순환실습에서 보인 수행을 해석하지만, 학생에게 높은 순위를 줄 것인지 판단할 때에는 흔히 학생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에 주로 의존한다 [67, 68]. 이러한 방식은 특정 역량을 선발의 핵심으로 더 중시하거나, 더 나아가 학생이 환자를 돌보거나 사회적 필요를 충족할 능력이 있다는 근거, 특히 선발을 고려하는 프로그램이 돌보는 환자들의 필요를 충족할 능력에 관한 근거를 더 중시하는 엄밀한 접근을 소홀히 할 수 있다. 또한 선발위원회가 개인적으로 또는 집단적으로 지닐 수 있는 편향을 다루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현행 선발 과정의 이해관계자 대부분, 어쩌면 전부에게는 과정에서의 자신의 위치성(positionality)에 따라 속이거나 우려 사항을 못 본 척할 유인이 있다.

  • 의과대학은 학생이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에 선발되도록 하기 위해 전공의 수련프로그램으로 전달되는 정보를 불명확하게 만드는 데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 수련프로그램이 정보가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학교와 학교가 지원 과정의 일부로 보내는 정보를 불신하게 된다 [69].
  • 학생 역시 원하는 프로그램에 선발되기 위해 과정의 일부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숨기는 기만(deception)에 관여할 수 있다 [2].

이러한 모든 전략적 조작(gamesmanship)은 관련된 모든 사람을 위해 선발 과정을 최적화하기보다 외부의 압력과 유인에 반응하게 하므로, 모든 당사자 사이에 높은 수준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지원을 제공하고 성공과 원활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한 의미 있는 학습자 인계(교수진, 프로그램 또는 학생에 의한 인계)는 우선되지 않으며, 오히려 억제되는 경우가 많다 [70, 71]. 이 과정은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피드백 추구 행동(feedback-seeking behavior), 학생 주도 학습(student-directed learning)을 지향하는 CBHPE를 약화시킨다.

선발 과정을 CBHPE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기 위한 권고 (RECOMMENDATIONS TO IMPROVE SELECTION PROCESSES TO ALIGN WITH THE GOALS OF CBHPE) 

TRIZ 활동과 ‘최악의’ 선발 시스템의 요소를 현행 시스템의 요소와 비교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선발 과정을 개선하고 CBHPE의 목표에 부합시키기 위한 몇 가지 권고를 제시한다. 이 권고들은 TRIZ 활동에서 도출되었으며, 기존 문헌 속에 자리매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통합적인 비전(synthetic vision)을 제시하기 위해 저자들이 여기에서 확장한 것이다. 또한 저자들이 권고한 해결책의 우선순위(prioritization)를 부록 1에 제시하였다.

CBHPE의 핵심 구성요소와 관련된 고려사항 (Considerations Related to the Core Components of CBHPE) 

CBHPE의 핵심 구성요소(core components)에 부합하는 잠재적 해결책이 여럿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의사 책무성 연합(Coalition for Physician Accountability)의 기본의학교육-졸업후 의학교육 검토위원회(UME-GME Review Committee, UGRC)가 제시한 보고서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 보고서는 기본의학교육(UME)에서 졸업후 의학교육(GME)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BHPE의 핵심 구성요소를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 [72, 73]. 선발 과정은 학생과 프로그램의 필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무성을 갖추어야 한다. CBHPE의 근본적인 목표인 지원자와 환자 및 사회의 필요 사이의 연계를 우선하도록 선발 과정을 재설계해야 한다 [2, 39]. 사회적 책무성을 지닌 결과(socially accountable outcomes)에 초점을 둔 역량 체계(competency frameworks)를 활용하면, 의과대학은 선발 과정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학생의 역량 자료(competency data)를 제공할 수 있다 [74]. 이러한 초점을 통해 학교는 환자 진료와 관련된 구체적인 임상역량(clinical competence), 보유 기술(skill sets), 탁월한 역량 영역(domains of excellence)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학생이 GME 수련 첫날부터 자신에게 기대되는 환자 진료 요구에 대비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 [75].

 

전공의 진입을 위한 핵심 위임가능 전문직무(Core 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for Entering Residency, Core EPAs) 같은 역량 체계는 평가 과정에서 학생에게 투명한 기대 기준(transparent expectations)을 제시하여 노력을 어디에 집중할지 알도록 도울 것이다 [76–79]. 이는 연구논문 출판을 중심으로 한 음성적 경제(shadow economy)와, 환자 진료에 대한 준비도 및 사회적 책무성의 책무에 대한 집중을 떨어뜨리는 그 밖의 잠재적으로 무관한 항목 채우기 활동(check-boxing activities)으로 노력이 쏠리는 것을 대체할 수 있다. 모든 이해관계자가 지속적인 수용과 지지(longitudinal buy-in)를 확보하는 데 참여하도록 하고, 임상추론(clinical reasoning), 전문직 간 팀워크(interprofessional teamwork), 환자와의 의사소통(patient communication), 또는 환자 진료의 핵심인 다른 영역 등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역량 체계는 학생의 기대를 환자/사회의 필요 및 전공의 수련에 대한 준비도(preparedness for residency) 모두와 일치시킬 수 있다. 선발 과정을 활용하여 이와 같은 방향으로 유인을 제공하면, 이러한 영역들을 환자 진료와 학생의 준비도에 모두 초점을 둔 하나의 일관된 전체로 통합할 수 있다.

 

학생에게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갖도록 실제로 유도하고, 의과대학에서 GME 수련프로그램으로 성장 지향적 자료(growth-oriented data)를 투명하고 정직하게 인계하는 선발 과정은 학생이 한 수련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이상적인 전환(transition)을 만들어낼 것이다 [80]. 여러 영역에 걸친 학생의 역량 달성(attainment of competence)을 명확하게 전달하면, 프로그램은 새로 진입하는 GME 수련생을 어떻게 지원할지 더 잘 이해하는 동시에, 보유 자원에 비추어 실제로 지원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새로 진입하는 각 수련생의 부족한 부분(gaps)을 깊이 이해하면, GME 프로그램은 새로운 수련 환경에서의 성공을 보장하고 초기 GME 수련생이 제공하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 진료를 최적화하기 위해 필요한 입문·적응 지원(onboarding), 수련, 일정 조정(schedule adjustments), 그리고 편의 제공(accommodations)을 포함한 지원체계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모든 GME 수련생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음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성장·발달·피드백·도움 요청(help-seeking)을 장려하면, 안전한 학습 환경(safe learning environment)을 제공하고 수련생이 탁월한 환자 진료를 제공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다양성과 형평성과 관련된 고려사항 (Considerations Related to Diversity and Equity) 

다양성(diversity)은 최적의 환자 진료를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다. 따라서 진료 대상인 환자/지역사회를 대표하는 다양한 학생 집단(cohort)을 선발하는 일을 우선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진료 대상 환자 집단(patient population)을 염두에 두고, 지원서의 총체적 심사(holistic review)와 각 프로그램의 사명에 부합하는 선발(mission-aligned selection)에 모든 형태의 다양성을 명시적으로 우선하는 원칙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해당 전문직에 진입하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최적화하고 진료 대상 환자 집단과 실제로 부합하는 인력을 형성하기 위해, 이르면 초등학교 단계부터 진입경로 지원 프로그램(pathway programs)을 우선해야 한다 [81].

 

의과대학의 평가 과정, 지원서 심사, 그리고 궁극적으로 선발 과정 자체의 형평성(equity) 역시 선발 개선의 핵심 특징이다 [82].

  • 더 이상적인 선발 과정을 실현하려면 어느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유리하지 않도록 학생을 형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 역량 체계에 부합하는 준거참조 측정(criterion-referenced measures)을 활용하고, 프로그램화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의 원칙을 실행하며, 진정한 총체적 심사에 집중하는 것은 선발과 선발에 투입되는 평가에서 형평성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단계이다 [83].
  • 암묵적 편향 교육(implicit bias training)은 선발을 좌우하는 평가와 선발 과정 자체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선발과 평가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84].

실무 및 구조와 관련된 고려사항 (Logistical and Structural Considerations) 

학생이 역량 기준(competency standards)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선발되지 못할 때에는 그들을 지원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환자 진료 영역 또는 전문직 행동에서 필요한 기준치(thresholds)를 충족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사람에게는 퇴학 절차(dismissal process) 내에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때로 ‘연민을 바탕으로 한 대안 진로(compassionate offramps)’라고 부른다 [85, 86]. 의과대학을 졸업하여 GME 수련으로 진출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의과대학에서 이수한 기간에 대해 상위 학위(advanced degrees)를 부여하고 가능한 대안을 상담·안내하는 것이 필수적인 지원체계이다. 원하는 전문분야에 선발되지 못한 사람에게는 성장과 발달을 계속할 수 있는 경로가 있어야 한다. 진료 인력이 필요한 임상분야 또는 지역에서의 임상 배치(clinical placements)는 임상학습과 기술 개발을 지속하도록 도울 수 있으며, 동일한 분야나 대안으로 선택한 다른 분야에서 향후 선발과 관련된 역량 영역의 추가적인 성장도 지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선발 과정을 개선할 수 있는 필수적인 구조적 요소(structural elements)가 다수 있다.

  • 충분한 지원과 프로그램 사명과의 부합을 염두에 두고 각 지원서를 총체적으로 심사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총체적 심사를 보강하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하여 선발 과정의 기술적 요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편향에 대응하도록 학습시키고 편향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87].
  • 학생이 프로그램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보여주는 선호 신호 전달(preference signaling) 같은 혁신은 이미 여러 경우에 더 나은 연계를 만들어냈지만, 그 사용 방식에 관해 프로그램과 학생 사이의 투명성을 더 높이면 도움이 될 것이다 [88].
  • 이러한 요소만으로 투명성을 높이고, 편향을 완화하며, 역량과 사회적 책무성에 더 적절한 유인을 제공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 선발 과정을 공정한 출발선에 놓기 위해 추첨(lottery)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역량기반교육(competency-based education)의 도입을 촉진하고, 학생이 전공의 선발을 위한 음성적 경제 안에서 항목을 채우는 데 집중하는 대신 GME 수련과 환자 진료 제공에 대한 준비를 더 잘 갖추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89, 90].

한계 (LIMITATIONS) 

우리는 저자들이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을 대신하거나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는(wearing the hat)’ 방식으로 TRIZ를 수행하였다. 참가자 8명이라는 작은 표본 크기(sample size)와 한 차례의 60분 TRIZ 활동은, 참석자들의 아이디어를 모두 끌어내기는 했지만 반복적인 세션(iterative sessions)과 다양한 참가자 집단을 통해 생성될 수 있었던 아이디어의 폭을 충분히 대표하지 못한다.

 

또한 모든 저자는 선발과 CBHPE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일부는 둘 중 하나 또는 양쪽 모두에서 상당히 깊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만, 포함된 이해관계자 집단 각각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자료가 해당 이해관계자 각각의 관점에서 직접 나온 것이 아니므로, 이들 여러 집단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편향 또는 잘못된 표상이 생겨 결과가 왜곡되었을 수 있다. 결과와 저자들이 제시한 권고를 해석할 때에는 활동 자체와 후속 분석 모두에 대한 연구자의 문제 설정(researcher framing)과 해석(interpretation)이 미쳤을 잠재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TRIZ 활동을 감당할 수 있는 범위로 유지하고 초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우리는 의학에서의 선발, 특히 GME 수련 진입을 위한 선발만을 대상으로 표집(sampling)하기로 하였다. 다른 보건의료전문직을 제외했으므로 이러한 결과를 의학 이외의 분야로 전이(transferability)하거나 일반화(generalizability)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유사한 활동이나 접근은 다른 맥락에서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여러 국가와 전문분야가 대표되기는 했지만, 이 논의에서 대표되었다면 도움이 되었을 여러 맥락의 참가자나 저자는 없었다. 전 세계의 선발 및 CBHPE의 도입과 맥락에 맞춘 조정(adoption and adaptation)은 고유한 맥락적 어려움(contextual challenges)에 직면하며, 이를 적절하게 다루려면 더 탐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저자 중 다수는 기본의학교육을 마친 직후 일반진료(general practice) 또는 전문과 수련(specialty training)으로 진입하는 전통적인 기본의학교육-졸업후 의학교육의 흐름에 익숙하다. 그러나 일부 맥락에서는 기본의학교육 수련생이 곧바로 진료 현장(practice)에 진출하므로, 기본의학교육 단계의 선발이 더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high-stakes) 과정이 되고, 여기에서 탐색하지 않은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다음 단계 (NEXT STEPS) 

제시한 한계를 더 다루고 이 권고들을 확장하려면, 다음 단계에서는 학생, 환자, 사회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포함한 더 폭넓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위에서 제시한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국가 단위 조직(national organizations)의 의사결정자들과 협력해야, 선발과 CBHPE가 교차하는 지점의 난제(wicked problem)를 해결하는 데 계속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결론 (CONCLUSION) 

TRIZ 활동은 저자들이 CBHPE와 선발의 접점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고 혁신할 기회를 제공하여, 이 난제(wicked problem)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이 과정은 기존의 병리적 양상(pathology)을 드러내고, 의도적인 공동 창출(deliberate co-creation)과 긍정적 변화를 위한 논의의 장을 제공하였다.

 

최악의 선발 시스템의 여러 요소가 우리의 현행 시스템에 존재하여, 선발과 CBHPE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장벽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 논의가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진전시키기 위한 몇 가지 잠재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CBHPE [91]와 선발을 포함하여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의 모든 영역에 사회적 책무성(social accountability)을 내재화할 필요가 분명하다. 이를 통해 학생, 프로그램, 의과대학,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와 지역사회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면책 고지 (DISCLAIMER)

여기에 표현된 견해는 저자들의 견해이며,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다른 연방 또는 정부기관, 또는 저자들이 소속된 다른 조직의 견해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추가 파일 (ADDITIONAL FILE)

이 논문의 추가 파일은 다음과 같다.

·         부록 1. TRIZ 활동의 전체 결과 (Appendix 1. Complete results of TRIZ exercise). DOI: https://doi.org/10.5334/pme.2596.s1

 

 

Perspect Med Educ. 2026 Sep 9;15(1):783-798.doi: 10.5334/pme.2574. eCollection 2026.

No Free Lunch in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Exploring Trade-Offs, Value, and Shared Investment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역량바탕교육에 공짜 점심은 없다: 비용, 가치, 그리고 공동 투자 (Rhoney et al., 2026)

Rhoney DH, Barone MA, Caretta-Weyer H, Edgar L, Schumacher DJ, Young JQ, Ladenheim R, Caverzagie KJ, for the International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ollaborators. No Free Lunch in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Exploring Trade-Offs, Value, and Shared Investment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2026;15(1):783–798. https://doi.org/10.5334/pme.2574


📌 한눈에 보기

  • 역량바탕 보건의료인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BHPE)은 준비된 인력, 환자 안전, 형평성을 약속해요. 하지만 그 성과를 얻으려면 지속적인 투자(investment) 가 필요해요. 저자들은 이를 "공짜 점심은 없다(No Free Lunch, NFL)" 원칙으로 설명해요.
  • 문제는 CBHPE의 혜택은 학습자, 기관, 정부, 의료기관, 환자 등 시스템 전체에 돌아가는데, 비용은 주로 프로그램, 교수, 학습자가 떠안고 있다는 점이에요.
  • 저자들은 8개 이해관계자 집단(interest holder groups) 별로 무엇을 투자하고 무엇을 돌려받는지 정리하고, 혜택에 비례해 비용을 나누는 공동 투자(shared investment) 를 제안해요. CBHPE는 일시적 개혁이 아니라 더 나은 진료를 위한 장기 인프라(long-term infrastructure) 로 다뤄야 한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소개한 세 편과 같은 PME 'Implementing Competency-Based Education' 특집호의 Eye Opener 논문이에요. 제1저자 Denise Rhoney는 약학대학 교수라서, 의학을 넘어 보건의료 직종 전반의 관점이 담겨 있어요.

🧐 왜 CBHPE는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을까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가 노력했는데도 CBHPE는 의도한 목표를 다 이루지 못했어요. 프로그램식 평가 시스템 부족, 교수개발 부족, 시간 기반 수련 구조, 들쭉날쭉한 규제 기대, 문화적 저항 같은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죠. 저자들은 이게 기술적 문제만이 아니라 더 깊은 시스템 문제라고 봐요.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CBHPE가 인프라, 평가, 지원, 조직 변화에 대한 비례적 투자 없이도 혁신적인 교육적·사회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가정한다.

"many interest holders assume that CBHPE can deliver transformative educational and societal outcomes without proportional investment in infrastructure, assessment, support, and organizational change"

'공짜 점심은 없다'는 원칙 🍽️

이 표현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 술집에서 시작됐어요. 술을 사야만 '공짜' 식사를 주던 관행에서 나온 말이죠. 모든 혜택에는 재정적, 시간적, 운영적, 문화적 비용이 숨어 있다는 경제학의 오래된 생각이에요. 저자들은 이 원칙을 이렇게 정리해요.

의미 있는 이득은 그에 상응하는 투자 없이는 일어날 수 없다.

"meaningful gains cannot occur without corresponding investments"

 

표현은 북미에서 나왔지만 원리는 어느 보건의료인 교육 시스템에나 적용된다고 해요. 그리고 비용이 드러나는 방식에 대한 지적이 현실적이에요.

많은 환경에서 이러한 비용은 새로운 예산 항목이 아니라, 업무량, 기회비용, 취약한 인프라를 통해 흡수되는 트레이드오프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

"In many settings, these costs are most visible not as new line items but as trade-offs absorbed through workload, opportunity costs, and fragile infrastructure."

 

단서도 하나 달아요. 이 원칙은 가치가 낮거나 해로운 관행을 먼저 찾아내 없앤 다음에 적용된다는 거예요. 효과 없는 활동을 그만두는 것만으로도 추가 투자 없이 성과가 나아질 수 있으니까요.

이 논문을 읽는 법

저자들은 이 글의 성격을 분명히 밝혀 둬요.

이 논문은 경제성 평가, 비용효과 분석, 처방적 투자수익(ROI) 모형이 아니라, 무엇보다 개념적 관점으로 읽혀야 한다.

"This paper should be read primarily as a conceptual perspective, not as an economic evaluation, cost-effectiveness analysis, or prescriptive return on investment (ROI) model."

 

가치(value)와 투자수익(return on investment, ROI)이라는 말은 투자, 혜택, 트레이드오프, 공동 책임의 관계를 보이게 하려고 발견적으로(heuristically) 쓴다는 거예요.


⚖️ 가치는 맥락에 따라 달라져요

가치 = 혜택 ÷ 비용

저자들은 가치를 가장 단순하게 가치 = 혜택 ÷ 비용(Value = Benefit ÷ Cost) 으로 표현해요. 정량 공식이라기보다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고, 전체 가치가 아니라 증분 가치(incremental value) 를 보는 틀이에요. 지금의 시간 기반 교육 모형도 이미 의미 있는 혜택을 내고 있으니, 거기서 CBHPE로 옮겨 갈 때 추가로 얻는 혜택과 추가로 드는 비용을 보자는 거죠.

 

  • 여기서 비용(cost)은 재정, 시간, 문화, 구조, 기회비용을 모두 포함하고,
  • 혜택(benefit)은 교육, 임상, 인력, 사회, 형평성 측면의 가치를 포함해요.

 

같은 CBHPE, 다른 가치

가치는 경제적으로(교육 비용 대 의료 시스템의 절감), 교육적으로(학습자 준비도 향상), 사회적으로(인력 배치, 인구 건강, 형평성) 볼 수 있어요. 이해관계자마다 강조점도 달라요.

이해관계자 주로 중시하는 가치
학습자 재정 부담(학자금 대출, 수련 중 생계 노동, 무급 실습, 기회비용), 진료 시작까지의 시간, 취업 가능성, 유연성, 웰빙
교수 일과 삶의 균형, 교육의 질, 멘토링과 학술적 성장 기회
의료기관 리더 학습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련에 드는 재정·운영 비용
프로그램 리더 인증 기준 충족, 프로그램 지속가능성, 평판
임상 고용주 인력 준비도, 환자 안전, 효율성
정부·재정 지원 기관 건강 성과 개선, 형평성, 공공 자원의 책임 있는 관리
규제기관 책무성, 성과 달성과 비교 가능성, 대중 보호
전문직 단체 전문직 정체성, 대중의 신뢰, 변화하는 업무 범위와의 정렬
환자·지역사회 유능하고 안전하며 공평하고 접근 가능한 진료

맥락도 큰 차이를 만들어요.

 

  • 자원이 풍부한 환경에서는 정교한 평가 시스템, 시뮬레이션 센터, 디지털 학습 플랫폼을 최적화하는 데서 가치를 찾지만,
  •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실현 가능성, 비용 부담 가능성, 진료 서비스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 기술이나 많은 교수에 기대지 않는 확장 가능한 해법이 우선이에요.

 

같은 집단 안에서도 달라요.

 

  • 초기 학습자는 유연성과 진급 속도를, 고년차 학습자는 진료로의 이행 준비도를 중시하죠.
  • 의료 접근성이 급한 농촌 지역은 시간 가변적 진급(time-variable progression)을, 도시 지역은 졸업 전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더 중시할 수 있고요.

 

 

그래서 저자들은 투자 부족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해요.

맥락을 막론하고, 투자 부족은 '믿음이 부족한' 문제인 경우가 드물다. 그보다는 구조적 정렬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다.

"Across contexts, underinvestment is rarely a "lack of belief" problem; it is more often a structural alignment problem"

 

특히 저중소득 국가에 흔한 분절된 교육·보건 시스템에서는 투자할 권한, 실행할 책임, 혜택을 얻는 주체가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흩어져 있어요.

그 결과 가치는 널리 공유되지만 비용을 낼 능력(또는 의지)은 분산되어, 이해관계자들이 개념적으로는 CBHPE를 지지하는 경우에도 예측 가능한 투자 부족이 생겨난다.

"value may be widely shared while the ability (or willingness) to pay remains diffuse, creating predictable underinvestment even when interest holders conceptually support CBHPE."

NFL 원칙은 어떤 이해관계자도 비례적 투자 없이 가치를 주장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혜택은 시스템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는 실현될 수 없다.

"The NFL principle reminds us that no interest holder can claim value without proportional investment; benefits cannot be realized without costs borne somewhere, and by somebody, in the system."


🌱 CBHPE의 혜택

CBHPE의 핵심은 환자 중심, 학습자 중심 수련 모형이에요. 학습자가 있는 자리에서 시작해 개인의 발달 요구에 맞추고, 졸업생이 환자와 지역사회를 섬길 준비를 갖추도록 하는 거죠. 저자들은 혜택을 몇 갈래로 정리해요.

  • 진료 질과 시스템 성과: 명시적인 성과 역량을 단계적 진급, 맞춤형 학습, 역량 중심 교수, 프로그램식 평가로 옮기면 진료 준비도의 편차가 줄어요. 개념적으로 Triple Aim(환자 경험, 인구 건강, 1인당 비용), Quadruple Aim(임상의 웰빙), Quintuple Aim(건강 형평성) 틀과 맞닿아 있어요.
  • 비용 절감 가능성: 예방 가능한 오류, 비효율, 진료 편차에서 오는 하류 비용(downstream costs)을 줄일 수 있어요. 학습자에게도 이득이 있어요. 시간 가변적 진급 덕분에 빨리 역량을 보인 학습자는 보수를 받는 수련 단계나 독립 진료로 더 일찍 들어갈 수 있죠. 시간 가변 파일럿에서는 늦어지는 경우보다 일찍 진급하는 경우가 꾸준히 더 많았다고 해요.
  • 평생학습과 웰빙: 자기평가, 성찰, 피드백 요청, 적응적 전문성(adaptive expertise) 같은 평생학습 습관을 기르고, 지속적 피드백과 적절한 속도 조절로 경직된 시간 기반 수련의 스트레스, 번아웃, 잠재 교육과정 압력을 줄일 수 있어요.
  • 교육과정 개선: 평가 시스템이 학습자 집단의 공통된 약점을 드러내 주니, 교육과정의 부족하거나 어긋난 부분, 실제 학습 기회가 없는 부분을 찾아 고칠 수 있어요.

💸 CBHPE에 필요한 투자

새로운 비용이 아니라 오래된 미투자

이 부분에서 저자들의 관점이 특히 눈에 띄어요. CBHPE에 필요한 자원의 상당수는 CBHPE가 새로 만든 부담이 아니라, 보건의료인 교육에 대한 오랜 전 세계적 투자 부족을 반영한다는 거예요.

이런 의미에서 CBHPE는 스포트라이트 역할을 하여, 시간 기반 모형이 오랫동안 가려 왔거나 암묵적으로 처리해 온 구조적 공백, 어긋난 시스템, 자원 부족을 드러낸다. 분명히 말하자면, 이 절에서 우리가 자세히 설명하는 투자들은 HPE가 최소한의 기준선 목표라도 달성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받았다면 거의 확실히 이미 표준이 되어 있어야 했다.

"In this sense, CBHPE serves as a spotlight, exposing structural gaps, misaligned systems, and resource deficiencies that time-based models have long obscured or managed implicitly. Stated plainly, the investments we detail in this section should almost certainly already be the norm if HPE were funded to achieve even threshold goals."

어떤 투자가 필요할까요?

  • 인프라: 종단적 수행 데이터를 종합하고, 개인별 학습 계획을 지원하고, 프로그램식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요. 저자들은 이 시스템의 복잡성이 CBHPE의 본질이라기보다 데이터 구조, 평가량, 위원회 업무 흐름, 피드백 전달 방식 같은 기관의 설계 선택에서 온다고 말해요.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대화를 'CBHPE는 너무 복잡하다'에서 'CBHPE는 의도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로 옮겨 주기 때문이다.

"This distinction matters because it shifts the conversation from CBHPE is too complex to CBHPE must be intentionally engineered."

  • 교육과정: 역량 매핑, 학습 경험 배열, 중복되거나 낡은 내용 삭제가 필요해요.

교육과정 재설계는 기존 구조 위에 덧쌓는 추가 작업이 아니라, 시간과 시스템 자원의 투자가 필요한 필수적 설계다.

"Curricular redesign is not an additive exercise layered atop existing structures but rather a necessary design that requires investment of time and system resources."

기존 기대를 정리하지 않으면 교육과정이 과밀해지고 학습자와 교수가 지치게 돼요.

  • 행정: 역량위원회, 진급 결정, 인증 서류 작업에는 구조화된 거버넌스와 직원 지원이 필요해요. 전담 시간 없이 행정 책임을 떠안은 임상교육자가 많은 환경이나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특히 어려운 부분이에요.
  • 교수개발: 직접 관찰, 피드백, 코칭은 배워야 하는 기술이라 훈련, 보정(calibration), 지속적 지원이 필요해요. 교수가 직접 수익을 내는 임상 환경에서는 교육·평가에 쓰는 짧은 시간도 의미 있는 기회비용이에요.

관계적 비용과 정체성 변화

재정 외의 비용도 있어요. 학습자에게는 성적과 고정된 일정에서 서술형 평가와 역량 입증으로 옮겨 가는 과정이 큰 불확실성이 될 수 있어요. 다만 네덜란드처럼 CBHPE를 오래 운영한 시스템을 보면 분명한 기대, 예측 가능한 평가 주기, 일관된 종단적 코칭이 혼란을 줄이고 자신감을 높여 준다고 해요. 개별 진급은 기존의 동기(cohort) 정체성을 흔들 수 있지만, 공동체 활동과 구조화된 그룹 학습으로 소속감을 지킬 수 있고요.

 

교수들은 CBHPE 평가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자들은 이렇게 말해요.

인식되는 부담은 CBHPE의 핵심 원칙보다는, 잘못 설계되고 지나치게 길고 번거로운 기록 방식이나 가치가 낮은 평가 서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Perceived burden often stems from poorly designed, overly lengthy, cumbersome capture mechanisms or low-value assessment forms rather than from the core principles of CBHPE."

 

관찰에 기반하고, 가치가 높고, 업무 흐름에 통합된 WBA 도구라면 효율적으로 완료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고 해요. 정해진 수업을 하고 임상에서 감독하던 교수가 코치, 관찰자, 종단적 평가자로 바뀌는 데에는 문화와 정체성의 전환도 필요하고, 기관의 인정, 보호된 시간, 충분한 지원 없이는 위협이나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진료와 교육 사이의 오래된 긴장

시간 기반 시스템은 이 긴장을 암묵적으로 남겨 둘 수 있었지만, CBHPE는 이를 직접 드러낸다.

"Time-based systems allowed this tension to remain implicit; CBHPE surfaces it directly."

 

교육을 희생하고 진료를 우선하면 CBHPE의 근간이 무너져요. 일부 기관은 교육 기여를 인정하려고 교육가치단위(Educational Value Units) 를 도입했지만, 널리 퍼지지는 않았다고 해요.

숨은 비용 이전 🕳️

이 논문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적은 여기 있다고 생각해요.

CBHPE에 대한 투자가 명시되지 않으면, 비용은 회피되는 것이 아니라 대개 다른 곳으로 옮겨진다.

"When investments in CBHPE are not made explicit, costs are often displaced rather than avoided."

 

옮겨진 비용은 보상받지 못하는 교수의 평가 노동, 늘어난 행정 부담, 선의에 대한 의존, 지속 가능한 인프라 없이 시스템을 돌리는 '임시방편(workarounds)'으로 다시 나타나요.

이러한 숨은 이전은 취약성을 정상으로 만들 수 있으며, 공개적으로 CBHPE를 지지하는 시스템에서조차 투자 부족이 지속되는 핵심 기제다.

"This hidden transfer can normalize fragility, and it is a central mechanism by which underinvestment persists even in systems that publicly endorse CBHPE."

 

그러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요. CBHPE의 비용은 누가 내야 할까요?(who should pay for the costs of CBHPE?) 지금까지 이 비용은 의도적인 기관·정부 투자가 아니라 업무 증가, 재정 지원 없는 행정 책임, 기존 인프라 돌려쓰기로 프로그램과 교수가 암묵적으로 떠안아 왔어요. 학습자도 진정한 역량 기반 진급을 위해 설계되지 않은 시스템의 시간, 불확실성, 비효율을 감당해 왔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환자는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진료 질 편차를 겪고 있다고 해요.

CBHPE를 투자가 아니라 비용으로 보는 이 기대의 격차는, CBHPE를 향한 세계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많은 프로그램과 관할 지역이 개념적 지지에서 완전한 실행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핵심 이유다.

"This expectation gap of viewing CBHPE as a cost, as opposed to an investment, is a key reason why, despite global momentum toward CBHPE, many programs and jurisdictions struggle to move from conceptual support to full implementation."


🤝 누가 투자하고, 무엇을 돌려받나요?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자원이 부족한 많은 환경에서 'ROI'는 의사결정의 주된 언어가 아니다. CBHPE는 당장의 진료 서비스 압박과 인력 생존이라는 우선순위와 경쟁한다.

"In many under-resourced settings, "ROI" is not the primary language of decision-making; CBHPE competes with immediate service-delivery pressures and workforce survival priorities."

 

정치·정책 불안정도 중기적인 교육 계획을 어렵게 만들고요. 그래서 투자의 모습도 다양해요. 자원이 부족한 곳에서는 저렴한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를 사고 간단한 교육 영상을 만드는 것이, 자원이 풍부한 곳에서는 고강도 시뮬레이션 센터나 디지털 학습관리 센터를 만드는 것이 투자일 수 있어요. 환자와 지역사회가 시간을 들여 학습자를 가르치고 피드백하는 것도 투자고요.

이해관계자별 투자와 수익 (Table 1 요약)

원문 Table 1을 간추렸어요. 저자들은 이 표가 경제 모형이 아니라 개념적 지도(conceptual mapping tool) 이고, 인용된 근거에 경험적 증거와 기대·이론적 혜택이 섞여 있어서 모든 성과가 모든 맥락에서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밝혀 둬요.

이해관계자 추가로 투자하는 것 (예) 돌려받을 수 있는 것 (예)
학습자 (학생·전공의) 등록금과 재정 부담, 자기주도학습에 드는 시간, 피드백·코칭·평가 참여, 수행 기반 시스템에서의 정서 노동과 취약성, 정체성 변화에 대한 적응 개인 맞춤 학습 경로, 분명한 기대, 진료 준비도 향상, 더 빠른 진급과 진료 시작 가능성, 보충교육 감소, 웰빙, 더 잦고 의미 있는 피드백
교수 직접 관찰·피드백·코칭 시간, 교수개발과 보정 참여, 종단적 멘토링, 진료 생산성과의 트레이드오프, 코칭 역할의 정서·인지 노동 교육의 질과 평가 일관성 향상, 학습자와의 관계 강화, 경력 발전과 인정, 학술 활동 기회, 직업 만족도
프로그램·기관 평가 시스템과 데이터 인프라, 교수개발과 보호된 시간, 교육·행정 인력 채용, 변화 관리, 기존 시스템에서 자원을 옮기는 기회비용 프로그램 질과 책무성 향상, 인증 성과, 보충교육·진급 지연·중도탈락 감소, 평판, 장기적 재정 지속가능성
정부·재정 지원 기관 교육·수련 시스템 재정 투자, 정책·재정 정렬, 연구·평가 투자, 인증과 질 보증 강화, 농촌 실습·대출 상환·전문분야 지원 인구 건강 개선 가능성, 효율적인 인력 공급, 공공 투자 수익, 농촌·일차의료 등 사회적 요구에 맞는 인력, 보건 시스템 회복력
임상 고용주·지도의 감독·관찰·평가 시간과 자원, WBA 참여, 온보딩 프로그램, 학습자 지원으로 인한 단기 생산성 감소 온보딩과 감독이 덜 필요한 졸업생, 인력 효율과 수행 편차 감소, 팀 통합, 환자 안전과 진료 질, 직원 유지
인증·규제기관 역량 틀 개발과 집행, 인증 기준 개정, 프로그램 평가와 현장 방문, 학습자·프로그램 데이터 분석, 디지털 모니터링 인프라, 평가자 훈련 책무성과 성과 비교 가능성, 대중의 신뢰, 효율적인 질 보증, 역량 문제의 조기 발견, 안전하지 않은 의료인의 진입 감소
환자·지역사회 교육·피드백 역할에 드는 시간, 지역 보건 활동, 질과 형평성에 대한 옹호, 환자자문위원회 참여, 교육과정·평가 설계에 경험 공유 안전하고 질 높고 공평한 진료, 환자 중심·문화적으로 반응하는 진료, 보건 시스템에 대한 신뢰, 수련 우선순위에 대한 영향력
전문직 단체 정책 옹호, 지침과 자원 개발, 보수교육과 연구 지원, 역량 틀·EPA·기준 개발, 합의 형성, 레지스트리와 데이터 시스템 지원 진료 기준 발전, 전문직 정체성 강화, 대중의 신뢰, 정책과 규범에 대한 영향력, 회원 참여, 교육과정 기준을 이끌 수 있는 역량

공동 투자를 위한 핵심 원칙

저자들은 표와 함께 몇 가지 원칙을 정리해요.

  • CBHPE에 대한 투자는 의미 있는, 가능하면 측정 가능한 ROI로 이어져야 해요.
  • 투자와 수익의 관계는 항상 선형적이지 않아요. 복잡한 시스템이 대개 그렇듯 투자를 늘리면 결국 한계수익이 줄 수 있고, 추가 투자를 정당화하는 수익 수준은 이해관계자마다 달라요.
  • 어느 한 이해관계자만 CBHPE 성공에 투자할 책임을 지면 안 돼요. 어느 한 이해관계자가 모든 혜택을 받는 것도 아니니까요.
  • 이해관계자 집단은 동질적이지 않아요. 기관마다 재정이 다르고, 정부마다 우선순위가 다르고, 학습자마다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달라요.
  • CBHPE가 만드는 가치는 시스템 전체가 공유하니, 비용과 투자도 공유해야 해요.

공동 책임이 모두 같은 방식, 같은 정도로 기여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각 집단이 자기 역량, 역할, 혜택을 받을 가능성에 맞게 기여하는 조정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런데 현실은 반대예요.

흔히 가장 자원이 적은 주체인 프로그램, 학습자, 교수가 대개 기대되는 투자의 과도한 몫을 짊어지지만, 하류의 이득 중 상당 부분은 고용주, 기관, 정부, 환자에게 돌아간다.

"Programs, learners, and faculty, often the least resourced actors, typically shoulder a disproportionate share of the expected investment, even though many of the downstream gains accrue to employers, institutions, governments, and patients."


🔍 한계와 다음 과제

저자들이 밝힌 한계는 이래요.

  • CBHPE는 단일 모형이 아니라 다양한 규제·문화·경제·자원 맥락에서 구현되는 접근이라, 이 틀은 그 다양성을 단순화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ROI를 계산하는 검증된 도구가 아니라 트레이드오프를 찾고 논의하기 위한 개념적 비계(conceptual scaffold) 로 이해해야 해요.
  • CBHPE의 근거는 아직 발전 중이에요. 학습자 준비도, 평가 질, 인력 배치가 나아진다는 연구는 나오고 있지만, CBHPE를 환자 성과, 건강 형평성, 인력 안정성과 연결하는 종단적 근거는 제한적이고, 경제성 분석도 아직 자리 잡지 못했어요.
  • 인용 문헌과 관점이 주로 북미 맥락을 반영해요.

이 틀은 전 세계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관련 있는 것으로 제시된다.

"This framework is offered as globally relevant rather than globally representative."

 

다음 과제로는 이해관계자별 ROI 지표 개발, 재정 모형 비교 연구, 교육·인력 성과의 종단 추적, 인증·규제·재정 메커니즘의 정책 정렬을 꼽아요. CBHPE가 효과가 있는지만이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누구에게, 얼마의 비용으로 효과가 있는지 알려면 실행과학(implementation science) 과 현실주의 모형(realist models) 이 도움이 될 거라고 해요.


✍️ 저자들의 결론

앞으로의 질문은 CBHPE에 가치가 있는가가 아니라, 그 가치를 의도적이고 공동의 투자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다.

"the question is, therefore, not whether CBHPE has value but how that value can be realized through intentional, shared investment."

 

프로그램이 비용 대부분을 계속 떠안는 동안 정부, 고용주, 사회가 더 유능한 인력의 혜택을 받는 구조는 지속될 수 없고, 교수도 적절한 인정과 지원 없이 과도한 부담을 질 수 없다는 거예요. 초록의 결론도 같은 이야기를 해요.

CBHPE는 실행 현장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선의에 기댈 수 없다.

"CBHPE cannot rely on the goodwill of those closest to implementation."

CBHPE는 일시적 개혁이 아니라 더 나은 진료를 위한 장기 인프라로 다뤄져야 한다.

"CBHPE should be treated as long-term infrastructure for better care, not a temporary reform."

 

그리고 NFL 원칙의 핵심 질문으로 글을 맺어요.

우리가 함께 받는 혜택의 비용은 누가 내야 하는가?

"Who should pay for the benefits we collectively receive?"


💬 덧붙이는 생각

앞의 세 편이 타당도, 평가 목적, 가치처럼 평가 안쪽의 문제를 다뤘다면, 이 논문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바깥 조건, 즉 자원과 비용 을 정면으로 다뤄요. 사실 앞의 논문들에서도 이 문제는 계속 나왔어요. Ryan 등은 모든 수준에서 타당도 근거를 모으는 일이 자원 집약적이라고 했고, 이중 목적 논문은 자원이 충분하면 평가 시스템을 분리할 수도 있다고 했죠. Monteiro 등도 민첩성만 앞세우면 교수에게 지속 불가능한 부담이 생긴다고 경고했고요. 이 논문은 그 공통된 배경을 '누가 비용을 내는가'라는 질문으로 묶어 줘요.

 

특히 와닿는 건 숨은 비용 이전 이라는 개념이에요. 지도전문의가 진료 시간을 쪼개 WBA를 하고, 교육 담당 교수가 보상 없이 역량위원회 자료를 정리하고, 전공의가 평가 요청의 부담을 떠안는 모습은 국내 수련 현장에서도 익숙하죠. 저자들 말대로 이런 비용은 사라진 게 아니라 옮겨진 것이고, 그 상태가 길어지면 '취약성이 정상이 되는' 거예요. 교수 부담이 CBHPE 원칙보다 잘못 설계된 서식에서 온다는 지적도, 평가 서식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새겨들을 만해요.

 

다만 읽을 때 염두에 둘 점도 있어요. 저자들 스스로 밝혔듯 이 글은 개념적 관점이고, Table 1의 혜택 중 상당수는 아직 입증된 성과가 아니라 기대되는 혜택이에요. 그래서 이 표를 "CBHPE에 투자하면 이런 수익이 난다"는 근거로 쓰기보다, 이해관계자들과 비용 분담을 논의할 때 출발점으로 쓰는 게 적절해 보여요. 또 북미 맥락이 중심이라, 공적 재원 비중이나 수련병원의 재정 구조가 다른 우리나라에서는 이해관계자별 투자와 수익을 다시 그려 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 기관이나 프로그램에서 CBHPE를 도입하거나 확대하려 한다면 이런 질문으로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CBHPE 도입으로 새로 생긴 업무가 예산이나 보호된 시간으로 명시되어 있나요, 아니면 교수의 선의로 메워지고 있나요?
  • 지도전문의의 관찰과 피드백 시간은 업적 평가나 보상에서 인정받고 있나요?
  • 교수들이 느끼는 평가 부담 중 서식과 기록 방식을 고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 CBHPE의 혜택을 받는 기관, 병원, 정부, 전문학회는 각각 무엇을 투자하고 있나요?
  • 새 제도를 더하기 전에 없앨 수 있는 가치 낮은 관행은 없나요?

결국 "역량바탕교육이 좋은가"보다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나눠 낼 것인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는 게 이 논문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


 

서론 (INTRODUCTION) 

수십 년에 걸친 전 세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BHPE)은 보건의료인력의 실무 준비도 향상, 환자안전 강화, 학습자 간 형평성 증진, 교육·훈련 성과(training outputs)와 인구집단의 건강 요구(population health needs)의 정렬이라는 본래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 [1–3].

 

  • 부적절한 프로그램적 평가 시스템(programmatic assessment systems),
  • 불충분한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
  • 고착화된 시간기반 교육·훈련 구조(time-based training structures),
  • 일관되지 않은 규제상의 기대(regulatory expectations),
  • 문화적 저항(cultural resistance) 등 

 

... 지속적인 실행상의 간극(implementation gaps)은 CBHPE가 설계된 대로 기능하는 것을 계속 제약하고 있다 [4–5]. 이러한 장벽은 기술적 어려움뿐 아니라 더 깊은 시스템 차원의 문제를 반영한다. 즉, 많은 이해관계자가 기반시설(infrastructure), 평가(assessment), 지원, 조직 변화(organizational change)에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하지 않고도 CBHPE가 교육과 사회에 혁신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가정한다는 것이다 [6–7].

 

이러한 미흡함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개념적 관점(conceptual lens)은 북미에서 흔히 “공짜 점심은 없다(No Free Lunch, NFL)”라고 알려진 원칙이다. 이 원칙에 따르면 의미 있는 이득은 그에 상응하는 투자 없이 얻을 수 없다 [8]. 이 표현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의 술집들이 손님이 술을 구입할 때만 “무료” 식사를 제공한다고 광고한 데서 유래했으며, 모든 편익에는 그 이면에 재정적·시간적·운영상·문화적 비용이 따른다는 오래된 경제학적 사고를 전달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표현 자체는 북미에서 유래했지만, 의미 있는 편익에는 재정적·시간적·문화적·구조적·정치적 비용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는 그 근본 원리는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시스템 전반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많은 환경에서 이러한 비용은 새로운 예산 항목(line items)으로 드러나기보다 업무량(workload), 기회비용(opportunity costs), 취약한 기반시설을 통해 흡수되는 상충관계의 형태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NFL 원칙을 CBHPE에 적용하면 피할 수 없는 상충관계와 기회비용이 부각된다. 특히 기관이 학습자 발달(learner development)보다 시간기반 진급(time-based progression)과 임상 서비스의 필요를 중심으로 여전히 구조화된 환경에 역량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려 할 때 그러하다. 과소투자, 정렬되지 않은 기대, 이해관계자 간 불충분한 공동 책임(shared responsibility)은 다양한 지리적·경제적·규제적 맥락에서 CBHPE의 효과적인 실행을 가로막는, 전 세계적으로 반복되는 장벽이다 [9–12]. NFL 원칙은 의미 있는 이득에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이 전제는 가치가 낮거나 잠재적으로 해로운 관행(low-value or potentially harmful practices)을 식별하여 제거한 이후에 적용된다. 그러한 경우에는 효과가 없거나 해로운 활동을 중단하는 것만으로 추가 투자 없이 성과를 개선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이 논문은 NFL 원칙을 활용하여 CBHPE를 도입·실행하고 그 효과성을 측정하는 데 내재하는 실제 비용, 투자,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s)을 검토한다. 우리는 편익과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투자의 관계로 개념화한 가치가 이해관계자 집단, 교육 단계(educational levels), 자원 여건(resource settings), 규제 환경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한다. 또한 과거의 모델을 중심으로 여전히 구조화된 시스템에 CBHPE가 도입될 때 나타나는 상충관계를 탐구한다. 여기에는 기대와 자원 투입(resource commitments) 사이의 불일치, 평가 기반시설의 간극, 교수진·학습자·기관의 역할 변화가 포함된다. 이 논문은 이해관계자 집단을 가로질러 편익, 필요한 투자, 잠재적 투자수익률을 분석함으로써 교육자, 지도자, 정책결정자, 재정지원자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한다. 즉, CBHPE가 약속한 성과를 달성하려면 공동 투자 모델(shared investment models), 정렬된 자원 전략(aligned resource strategies), 가치에 대한 투명한 설명을 통해 의도적이고 형평성 있게 지원되어야 함을 설명한다. 그림 1은 이해관계자가 얻는 가치가 맥락과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value lenses)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위해 왜 공동 투자가 필요한지를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NFL 관점의 틀을 요약한다. 표 1은 집단별로 이해관계자 특유의 투자, 받는 편익, 잠재적 투자수익률을 구체화하여 이 모델을 보완한다. 이 논문은 주로 개념적 관점(conceptual perspective)을 제시하는 글로 읽어야 하며, 경제성 평가(economic evaluation), 비용효과성 분석(cost-effectiveness analysis), 규범적 투자수익률 모델(prescriptive ROI model)로 읽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해관계자들이 기존 교육 시스템에서 CBHPE로 전환할 때 투자, 편익, 상충관계, 공동 책임 사이에 생기는 증분적 관계(incremental relationships)를 드러내기 위해 가치와 ROI라는 표현을 탐색적 도구로(heuristically) 사용한다.

이해관계자에게 CBHPE가 갖는 가치: 맥락이 중요하다 (THE VALUE OF CBHPE TO INTEREST HOLDERS: CONTEXT MATTERS) 

가치(value)는 가장 단순하게 표현하면 얻는 것과 그것을 얻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것의 관계로 나타낼 수 있다. 가치 = 편익 ÷ 비용(Value = Benefit ÷ Cost) [13]. 우리는 이 표현을 정량적 방정식(quantitative equation)이 아니라 개념을 조직하는 도구(conceptual organizing device)로 사용하며, 총가치나 평균가치를 계산하기보다 주로 증분가치의 틀(incremental value frame)로 적용한다. 다시 말해, 이 논문은 기존의, 주로 시간기반인 교육 모델에서 CBHPE로 전환할 때 얻는 추가 편익(additional benefits)과 발생하는 추가 비용(additional costs)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시스템도 이미 의미 있는 편익을 창출하며 확립된 비용 구조 안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분은 중요하다. 이 논문에서

 

  • “비용”에는 재정적·시간적·문화적·구조적 비용과 기회비용이 포함되고,
  • “편익”에는 교육적·임상적·인력 관련·사회적 가치와 형평성 지향적 가치(equity-oriented value)가 포함된다.

 

따라서 CBHPE를 도입하고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값어치(worth)”가 있는지는 새롭게 얻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새로 투자하거나 재배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편익과 투자가 시스템 전반에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CBHPE에서 가치는 단일하거나 보편적인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이해관계자의 우선순위, 기관의 사명(institutional missions), 규제 압력(regulatory pressures), 더 넓은 사회적 목표에 의해 형성되는 다차원적 구성개념(multidimensional construct)이다. 가치는

 

  • 경제적 관점에서 개념화할 수도 있고(예: 교육·훈련 비용과 이후 보건의료 시스템의 비용 절감 비교),
  • 교육적 관점에서 개념화할 수도 있으며(예: 학습자의 준비도 향상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발달적 접근),
  • 사회적 관점에서 개념화할 수도 있다(예: 인력과 요구 간 정렬 강화, 인구집단 건강 성과 향상, 형평성 증진).

 

같은 이해관계자 집단 안에서도 가치는 해결하려는 문제에 따라 맥락적으로 달라진다 [13]. 이러한 다양한 해석은 가치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얻기가 왜 흔히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CBHPE는 교육과 임상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가치를 검토할 때는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는 학습자, 교수진, 실습지도자(preceptors), 행정관리자(administrators), 인증기관(accreditors), 규제기관(regulatory bodies), 정부, 재정지원자(funders), 임상 고용주(clinical employers), 전문직 단체(professional organizations), 환자, 지역사회가 포함된다(그림 1). 표 1은 경제학적 모델이 아니라 개념적 매핑 도구(conceptual mapping tool)로 마련되었다. 이 표는 실제 비용, 편익, 재원 조달 기전(funding mechanisms)이 맥락에 따라 달라짐을 인정하면서, 공동 책임에 관한 명시적 논의를 지원하기 위해 이해관계자별 투자, 받는 편익, 잠재적 투자수익률의 사례를 보여준다. 많은 저소득·중소득 국가(low- and middle-income countrie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절된 교육 및 보건의료 시스템(fragmented education and health systems)에서는 투자 권한, 실행 책임, 편익의 실현이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나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가치는 널리 공유되지만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나 의향은 분산된 채 남아, 이해관계자들이 개념적으로는 CBHPE를 지지하더라도 예상 가능한 과소투자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해관계자들은 CBHPE에 대해 정당하지만 서로 구별되는 이해관계(stakes)를 가지며, 자신의 역할, 유인(incentives), 제약에 따라 “가치”를 다르게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 학습자는 재정적 부담(financial burden)(어떤 환경에서는 대출 부채, 다른 환경에서는 교육·훈련 중 일해야 할 필요, 무급 실습, 기회비용), 실무에 진입하기까지의 기간(time-to-practice), 취업 가능성(employability), 유연성(flexibility), 안녕감(well-being)을 통해 가치를 바라볼 수 있다 [14–15].
  • 교수진은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 교육의 질(teaching quality), 멘토링(mentorship)과 학문적 성장(scholarly growth)의 기회를 강조할 수 있다 [16–17].
  • 임상 보건의료 시스템의 지도자는 상당한 자원 제약 아래 운영되는 시스템에서 학습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교육·훈련의 재정적·운영상 비용을 기준으로 가치를 정의할 수 있다. 일부 맥락, 특히 시장기반 시스템(market-based systems)에서는 이것이 낮은 재정적 이익률(financial margins)과 보상 수가(reimbursement rates)에 비해 상승하는 비용으로 체감될 수 있다. 공공 재원으로 운영되는 시스템(publicly funded systems)에서는 유사한 압력을 제한된 자원의 책임 있는 관리(stewardship), 효율성, 제한된 예산 안에서 가치와 투자수익률을 입증해야 할 필요라는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18].
  • 기관의 교육프로그램 지도자는 인증 기준 준수(accreditation compliance), 프로그램의 지속가능성, 평판을 우선할 수 있는 반면, 임상 고용주는 인력의 실무 준비도, 환자안전, 효율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 정부와 재정지원자는 건강 성과의 개선, 형평성, 공공 자원의 책임 있는 관리를 기준으로 가치를 정의할 수 있다. 규제기관은 책무성(accountability), 성과의 달성과 비교가능성(comparability), 대중 보호(protection of the public)를 강조할 수 있다 [19].
  • 전문직 단체는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 대중의 신뢰(public trust), 변화하는 업무 범위(scopes of practice)와의 정렬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의 궁극적 수혜자인 환자와 지역사회는 역량을 갖추고 안전하며 형평성 있고 접근 가능하며 요구에 반응하는 진료(competent, safe, equitable, accessible, and responsive care)를 기준으로 가치를 정의할 수 있다 [20, 21].

 

거버넌스(governance), 재원 부담 책임(funding responsibility), 편익 실현의 분절화를 포함한 맥락은 이러한 가치 인식을 깊이 형성한다.

  • 자원이 풍부한 환경(highly resourced environments)의 이해관계자는 정교한 평가 시스템, 시뮬레이션 센터(simulation centers), 교수개발 프로그램, 디지털 학습 플랫폼의 최적화라는 관점에서 가치를 바라볼 수 있다 [11, 19]. 반면 자원이 부족한 환경(under-resourced settings)의 이해관계자는 실행가능성(feasibility), 비용 감당 가능성(affordability), 서비스 제공에 대한 최소한의 지장, 기술이나 세부전문분야의 전문성(subspecialty expertise) 또는 많은 수의 교수진에 의존하지 않는 확장 가능한 해결책(scalable solutions)을 우선할 수 있다 [22, 23].
  • 또한 CBHPE의 지각된 가치(perceived value)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학습자와 더 큰 재정적 부담에 직면한 학습자 사이, 또는 교육 등을 위해 보장된 시간(protected time)이 있는 교수와 과중한 임상 업무를 병행하는 교수 사이에서 크게 다를 수 있다 [16, 20].
  • 같은 이해관계자 집단 안에서도 관점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 단계의 학습자는 유연성과 진급 속도를 우선하는 반면, 상급 단계의 학습자는 실무로의 이행 준비도(transition-to-practice readiness)에 초점을 맞춘다 [25]. 여기에 더하여 지각된 가치는 지역 환자의 요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진료 접근성의 시급한 격차(access gaps)가 있는 농촌 지역사회는 CBHPE가 약속하는 요소인 기간 가변형 진급(time-variable progression)을 더 강조할 수 있는 반면, 도시 환경에서는 학습자가 졸업 전에 역량을 개발할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확보하도록 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둘 수 있다 [26].

여러 맥락에서 과소투자는 “믿음의 부족” 문제인 경우가 드물며, 더 흔하게는 구조적 정렬(structural alignment)의 문제이다. 특히 분절화와 드러나지 않는 비용 전가(hidden cost transfer)로 인해 공동 책임을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경우에 그러하다.

 

이러한 서로 다른 관점과 그 밖의 더 많은 관점을 종합하면, CBHPE의 가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맥락, 이해관계자의 요구, 자원의 가용성, 시스템 제약의 영향을 받는 협의된 해석(negotiated interpretation)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따라서 CBHPE의 실행, 유지, 개선에 누가 투자하거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편익과 비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이해하지 않고서는 답할 수 없다. NFL 원칙은 어떤 이해관계자도 비례하는 투자 없이 가치를 주장할 수 없음을 상기시킨다. 시스템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서는 편익을 실현할 수 없다 [27–28]. 이어지는 절에서는 이 비용·편익 관점(cost-benefit lens)을 각 이해관계자 집단에 적용하고, 자원이 부족한 환경과 풍부한 환경의 사례를 포함하여 여러 환경에서 가치가 어떻게 분배되는지 보여준다.

그림 1. CBHPE에 공짜 점심은 없다: 이해관계자의 가치, 맥락, 공동 투자 (Figure 1. No Free Lunch in CBHPE: Interest Holder Value, Contexts, and Shared Investment) 

 

  • 그림 내 문구: CBHPE의 가치 = 편익 ÷ 비용(투자)(Value of CBHPE = Benefits / Costs (Investments)). 중앙의 집단은 학습자(Learners), 교수진(Faculty), 기관 지도부(Institutional Leaders), 정부/재정지원자(Government/Funders), 임상 실습지도자(Clinical Preceptors), 인증기관/규제기관(Accreditors/Regulators), 환자/지역사회(Patients/Communities), 전문직 단체(Professional Orgs)이다. 두 기둥은 맥락(Contexts)과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Value Lenses)이며, 아래쪽 막대는 이해관계자 전반에 걸친 공동 투자(Shared Investment Across Interest Holders)이다.
  • 범례(Legend): 이 개념적 모델은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CBHPE)의 가치가 편익과 비용(투자)의 관계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묘사한다. 위쪽 막대에는 가치의 식, 즉 CBHPE의 가치 = 편익 ÷ 비용(투자)가 제시되어 있다. 중앙에는 여덟 이해관계자 집단(학습자, 교수진, 기관 지도부, 정부/재정지원자, 임상 실습지도자, 인증기관/규제기관, 환자/지역사회, 전문직 단체)이 표시되어 있다. 두 기둥이 이해관계자들의 행을 지지한다. 맥락 기둥은 지역의 자원, 기술, 업무량, 학습자의 재정 상황이 편익과 비용의 인식을 형성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치를 바라보는 관점 기둥은 이해관계자들이 경제적·교육적·문화적·사회적 관점으로 가치를 바라본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래쪽 막대인 ‘이해관계자 전반에 걸친 공동 투자’는 공짜 점심은 없다(NFL) 원칙을 부각한다. 지속가능한 CBHPE를 위해서는 수혜자와 비용을 지불하는 주체를 정렬하여, 투자가 교육프로그램과 교수진에 집중되지 않고 이해관계자 전반에 분배되도록 해야 한다.

 

표 1.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CBHPE)에서 이해관계자별 ROI 구성요소 (Table 1. Interest Holder-Specific ROI Components in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BHPE)) 

이 표는 이해관계자별로 가능한 투자와 CBHPE에 대한 추가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익 또는 수익을 개념적으로 연결한다. 투자에는 재정적·시간적·문화적/정체성 관련·구조적 기여가 포함된다. 편익/수익에는 교육적·임상적·인력 관련·사회적 가치와 형평성 지향적 가치가 포함된다. 이 표는 경제학적 모델이나 정량적 ROI 계산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추가 투자가 어떻게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에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그리고 왜 공동 책임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 주(Note): 인용된 문헌에는 경험적 근거(empirical evidence)와 CBHPE의 제안된·예상되는·이론적 편익을 설명하는 문헌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 표는 입증된 가치와 잠재적 가치가 있는 영역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며, 열거된 모든 성과가 여러 맥락에서 경험적으로 확립되었다고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해관계자 (INTEREST HOLDER) 가능한 추가 투자 (POTENTIAL ADDITIONAL INVESTMENT) 추가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편익/수익 (POTENTIAL BENEFIT RECEIVED/RETURN FROM ADDITIONAL INVESTMENT)
학습자: 학생/전공의 (Learners: Students/Residents) • 등록금·수수료 및 재정적 부담 [14–15]
•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에 드는 시간과 노력 [41, 44, 64]
• 피드백(feedback), 코칭(coaching), 평가 과정에 참여 [50–51, 62]
• 프로그램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 [52-53, 64, 66]
• 수행기반 시스템(performance-based systems)에서의 감정노동(emotional labor)과 취약성(vulnerability) [43, 45]
•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 피드백에 대한 개방성 [40–41]
• CBHPE에서의 정체성 변화(identity shifts)와 새로운 기대에 적응 [20]
• 더욱 개인화되고 발달 수준에 적합한 학습 경로(learning pathways) [1–2, 30]
• 기대사항과 역량을 향한 진급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됨 [30]
• 실무 준비도(readiness for practice)와 책임을 맡는 단계로의 이행 향상 [18, 25, 39, 67]
• 더 효율적인 진급과 실무 역할로의 조기 진입 가능성 [67]
• 보충교육(remediation)과 과목 재이수(course repetition)의 필요 감소 [62–64]
• 안녕감과 일/삶의 균형 향상 [43, 45]
• 더 빈번하고 의미 있는 피드백과 코칭 [52, 60, 66, 81]
•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을 위한 적응적 전문성(adaptive expertise) 강화 [40–41]
교수진: 학술 및 임상 (Faculty: Academic & Clinical) • 직접관찰(direct observation), 피드백, 코칭을 위한 시간 [56, 61, 64]
• 교수개발 및 평가 조율(calibration) 프로그램에 참여 [59–60, 82]
• 멘토링 및 종단적 학습자 지원(longitudinal learner support) [17, 66]
• 교육과정 설계(curriculum design)에 참여 [54–55]
• 임상 생산성(clinical productivity)과의 잠재적 상충관계 [19, 68]
• 코칭 역할에 수반되는 감정노동과 인지노동(cognitive labor) [62, 81]
• CBHPE가 요구하는 역할의 진화와 정체성 변화에 적응 [20]
• 교육의 질 향상 및 더 일관된 평가 관행 [58, 62–63, 81]
• 학습자와의 관계 강화 및 멘토링 역할 증진 [66]
• 교육과 학습자 성과 간 정렬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됨 [30, 63]
• 경력 발전(career advancement), 승진, 인정 강화 [25, 59, 68]
• 학술 활동(scholarly work), 멘토링, 교육 리더십(educational leadership)의 기회 [17, 19]
• CBHPE 프레임워크에 정렬된 전문성 개발(professional development) 및 교육·훈련 [60, 66]
• 지도·감독하에 이루어지는 학습자의 참여를 통해 환자 진료의 질이 향상될 가능성 [18]
의미 있는 교육 역할에서 얻는 직업적 만족감(professional satisfaction) 증가 [16, 17, 59, 60]
프로그램/기관: 교육 지도부 (Program/Institutions: Educational Leaders) • 평가 시스템과 데이터 기반시설(data infrastructure)에 투자 [19, 52–53, 73]
• 교수개발 프로그램 및 교수진에게 보장된 시간(protected faculty time) [19, 59–60, 66]
• 자격을 갖춘 교육·행정 인력의 채용 및 유지 [19]
• 전략적 계획(strategic planning), 정책 개발, 변화관리(change management) [10–11]
• 기존 시스템(legacy systems)의 자원을 재배분하는 데 수반되는 기회비용 [27–28]
• 프로그램의 질, 정렬, 책무성 향상 [18, 38–39]
• 인증 성과와 규제 준수가 강화될 가능성 [10–11, 30, 83]
• 보충교육, 진급 지연(delayed progression), 중도탈락률(dropout rate) 감소 [24, 52, 56, 63, 67]
• 학습자 성과 개선으로 기관의 평판과 위상이 향상될 가능성 [1–2, 6]
•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임상 학습환경(clinical learning environments) [16, 43, 63–64] 지역 차원의 안전을 포함한 환자 진료 성과의 개선과, 이에 따른 지역사회 신뢰 증진이 예상됨 [31, 35]
• 장기적 재정 지속가능성(financial sustainability) [19, 27–28]
• 우수한 교수진·직원·학습자를 유치하는 능력 향상 [19, 59]
정부 및 재정지원자 (Governments & Funders) • 교육·훈련 시스템에 대한 재정적 투자 [27–28]
• 정책 개발과 재원 조달의 정렬(funding alignment) [12, 26]
• 연구·평가·혁신 사업에 투자 [27–28]
인증, 감독(oversight), 질 보장(quality assurance) 기전 강화 [84–85]
• 기존 시스템의 자원을 재배분하는 데 수반되는 기회비용 [19, 27–28]
• 농촌 순환실습 프로그램(rural rotation programs), 대출 상환(loan repayment), 특정 전문분야를 대상으로 한 재정지원(targeted specialty funding) [26, 71, 86–87]
• 인구집단 건강 성과(population health outcomes)가 향상될 가능성 [26, 31, 33, 88]
• 더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력 공급 경로(workforce pipeline) [46-48, 89-90]
• 공공 투자에 대한 측정 가능한 수익 [27–28]
• 인력과 사회적 요구(예: 농촌, 일차의료, 인력 부족) 간 정렬 개선 [26, 46–48, 86, 89, 91]
• 대중의 신뢰와 책무성 증가 [21, 84–85]
• 보건의료 시스템의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역량(capability) 강화 [46–48, 88]
• 장기적 보건의료 시스템의 지속가능성과 환자 성과 개선이 예상됨 [31–33, 88]
• 교육과 보건의료에 대한 공공 투자 수익 증대 [27–28]
임상 고용주/실습지도자 (Clinical Employers/Preceptors) • 지도·감독(supervision), 직접관찰, 평가(evaluation)를 위한 시간과 자원 [52, 63–64]
• 일터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s)와 피드백 주기에 참여 [62, 81]
• 초기 적응교육(onboarding) 및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투자 [92]
• 시스템 내 맥락적 변이(contextual variability)를 반영하도록 교육·훈련을 전환 [18, 80]
• 초기 적응교육, 코칭, 평가를 위해 보장된 시간 [58]
• 수련생을 지원하면서 단기 생산성이 감소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 [18, 68]
• 초기 적응교육과 지도·감독의 필요가 줄어드는, 실무 준비가 더 잘 된 졸업생 [18, 38-39, 52, 56, 63, 93-94]
• 인력의 효율성 증가 및 수행의 변이(variability in performance) 감소 [18, 38, 64]
• 팀 통합(team integration)과 의사소통 향상 [18]
• 환자안전과 진료의 질 향상 [35, 52, 63]
• 유지율(retention)과 만족도가 증가하는 미래 직원의 공급 경로 강화 [95]
인증기관/규제기관 (Accreditors/Regulators) • 역량 프레임워크(competency frameworks)의 개발, 개선, 시행 [96–97]
• 현행 인증 및 규제 기준에 CBHPE가 반영되도록 조정 [96–98]
• 프로그램 평가(program evaluation)와 현장 방문(site visit) [96–97]
• 학습자 수행 데이터 및 프로그램 데이터의 수집·분석 [52–53, 96]
• 지속적 질 향상(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 사업 지원 [44, 52, 96]
• 모니터링과 보고를 위한 디지털 기반시설에 투자 [52–53, 96]
• CBHPE에 정렬된 평가를 수행하도록 심사자와 규제 담당 직원을 교육·훈련 [96–97]
• 책무성과 성과의 비교가능성을 향상시킬 기회 [30, 96, 103]
• 교육 및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 강화 [96–97]
• 국가적/세계적 프레임워크에 대한 충실도(fidelity) [30, 96]
• 교육·훈련의 충실도와 책무성을 뒷받침하는 더 명확한 근거 [52, 96]
• 더 효율적인 질 보장과 규제 감독(regulatory oversight) [96–97]
• 이후의 보충교육, 징계 조치(disciplinary actions), 질 관련 우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량상의 문제를 더 일찍 식별할 가능성 [44, 52, 96–98]
• 안전하지 않은 실무자가 인력에 편입되는 사례 감소 [35, 96]
환자 및 지역사회 (Patients & Communities) • 교육 및 피드백 역할에 투입하는 시간과 참여 [12, 31–33]
• 지역사회 건강 사업(community health initiatives)에 참여 [12, 26]
• 지역 보건의료 시스템의 질, 책무성, 형평성을 위한 옹호(advocacy) [12, 21, 33]
• 공개 포럼(public forums) 또는 환자자문위원회(patient advisory councils)에 참여 [12, 74]
• 교육과정 및 평가 설계를 안내하기 위한 직접 경험(lived experiences)의 공유 [12, 74]
• 진료의 안전성, 질, 형평성 향상 [31–36]
• 더 환자중심적(patient-centered)이고 문화적 요구에 반응하는(culturally responsive) 진료 [31, 33–37]
• 보건의료 시스템과 실무자에 대한 신뢰 증가 [21, 84]
• 진료와 지역사회 요구의 정렬 개선 [12, 31, 33]
• 교육·훈련의 우선순위와 의사소통 기술에 대한 지역사회의 영향력 [12, 74]
• 진료 개선에 적극적인 동반자로 참여하는, 권한이 강화된 환자(empowered patients) [33]
전문직 단체 (Professional Organizations) • 지역·국가·세계 수준의 옹호 및 정책 개발 [26]
• 지침(guidelines), 최선의 실무(best practices), 지원 자원의 개발 [99]
• 지속교육(continuing education), 교육·훈련, 혁신 지원금 지원 [85]
• 연구, 최선의 실무, 혁신에 투자 [77]
• 역량 프레임워크, 위임가능 전문직무(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EPAs), 기준의 개발 및 갱신 [30]
• 합의 형성(consensus building)을 위해 여러 전문분야의 이해관계자 소집 [100]
• 성과 추적(outcomes tracking)을 위한 등록체계(registries), 포트폴리오(portfolios), 데이터 시스템 지원 [101]
• 국가적·세계적 진료 기준의 발전 [102]
• 전문직 정체성과 관련성(relevance) 강화 [21]
• 전문직의 평판과 대중의 신뢰 향상 [84]
• 여러 전문분야에 걸쳐 변화하는 업무 범위 및 인력 요구와의 정렬 [18, 46–48]
• 정책, 규제, 전문직 규범(professional norms)에 대한 영향력 [26]
• 회원의 참여, 만족도, 유지율 증가 [99]
• 교육과정 기준, EPAs, 역량 프레임워크를 안내하는 능력 [30]
• 인력의 실무 준비도 개선을 통해 환자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대할 기회 [104]

 

CBHPE의 편익 (THE BENEFITS OF CBHPE) 

CBHPE의 실제 편익과 잠재적 편익은 광범위하다. 그 핵심에서 CBHPE는 환자에 초점을 맞추고 학습자를 중심에 두는 교육·훈련 모델(patient-focused, learner-centered training model)이다. 그 중심적 약속은 학습자의 현재 수준에서 출발하여 개별 발달 요구(individual developmental needs)에 맞게 교육을 조정하고, 졸업생이 환자와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준비를 충분히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별화된 성과중심 지향(individualized, outcomes-driven orientation)은 CBHPE가 달성하려는 많은 편익의 토대를 이룬다 [18, 29–30]. 아래 논의는 이러한 편익을

  • 학습자 발달과 실무 준비도,
  • 진료와 시스템 성과에 대한 후속 효과(downstream effects)(삼중/사중/오중 목표: Triple/Quadruple/Quintuple Aim),
  • 프로그램적 평가와 지속적 질 향상을 통해 가능해지는 프로그램 수준의 개선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개별화된 학습자 발달이 CBHPE의 특징을 규정하는 요소이지만, 그 장점은 개인화를 훨씬 넘어선다. 명시적인 성과 역량(outcome competencies)을 단계적으로 배열된 진급(sequenced progression), 맞춤형 학습 경험(tailored learning experiences), 역량에 초점을 맞춘 교육(competency-focused instruction), 프로그램적 평가라는 CBHPE의 핵심 구성요소(core components)로 구현함으로써, CBHPE는 실무 준비도의 변이를 줄이고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형평성 있는 진료를 향한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s)를 강화할 수 있는 기전을 만든다 [29–30]. 따라서 CBHPE는 삼중 목표(Triple Aim: 환자 경험, 인구집단 건강, 1인당 비용), 사중 목표(Quadruple Aim: 임상가의 안녕감 추가), 오중 목표(Quintuple Aim: 건강 형평성 추가) 프레임워크와 개념적으로 정렬되며, 환자 진료, 임상가의 안녕감,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fficiency), 형평성 전반에서 시스템 수준의 성과(systems-level outcomes)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1–33]. 오중 목표에 부합하게 CBHPE는 안전하고 형평성 있으며 질 높은 진료를 지향하는 평가 패러다임(assessment paradigm)을 지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특히 역량 프레임워크와 프로그램적 평가가 문화적 요구에 반응하고 형평성을 반영하도록(culturally responsive and equity-informed) 설계될 때 그러하다 [31–35].

 

잠재적인 비용 절감(cost savings)은 흔히 CBHPE를 도입하는 동기로 언급된다. 학습자가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형평성 있는 진료를 제공하는 역량을 갖추도록 보장함으로써, CBHPE는 예방 가능한 오류(preventable errors), 비효율성, 진료의 변이(variable practice)에 수반되는 후속 비용(downstream costs)을 줄일 잠재력이 있다. 학습자에게도 비용상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 CBHPE는 정해진 기간이 지난 뒤가 아니라 역량을 입증했을 때 진급할 수 있게 하는 기간 가변성(time-variability)을 강조하므로 재정적 편익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 더 빨리 진급하는 학습자는 보수를 받는 교육·훈련 단계(compensated phases of training)나 지도·감독 없이 수행하는 실무(unsupervised practice)에 더 일찍 진입할 수 있다. 기간 가변형 시범사업(time-variable pilots)에서는 지연 진급보다 조기 진급이 더 흔하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나므로, 이러한 재정적 이득은 많은 학습자와 교육·훈련 시스템 전체에 의미가 있을 수 있다 [25, 38–39].

 

CBHPE의 학습자중심 초점에서도 중요한 편익이 발생한다.

  • 첫째, CBHPE는 학습자가 자기평가(self-assessment), 성찰(reflection), 피드백 추구(feedback-seeking), 적응적 전문성(adaptive expertise)의 습관을 기르도록 도와 평생학습 기술(lifelong learning skills)을 함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능력은 미래의 임상가가 경력 전반에서 최신 지식과 실무를 유지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강화하며, 근거기반 실무(evidence-based practice)와 현재 실무 사이의 상당한 격차를 줄일 수 있다 [40–41].
  • 둘째, CBHPE의 개별화된 접근은 역량을 최적화하는 일이 학습자의 안녕감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정한다. 지속적인 피드백, 맞춤형 지원, 적절한 속도 조절(appropriate pacing)을 바탕으로 구축된 시스템은 경직된 시간기반 교육·훈련과 흔히 연관되는 스트레스, 소진(burnout),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의 압박을 줄일 잠재력이 있다 [42–43].

CBHPE의 성과 강조는 교육과정상의 편익도 가져온다. 현대의 CBHPE 평가 시스템은 학습자 집단들에 걸쳐 나타나는 수행 부족(underperformance)의 패턴이나 공통된 결손(shared gaps)을 자주 드러낸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영역을 식별하면 프로그램에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교육과정이 어디에서 불충분하거나 정렬되지 않았거나 효과가 없는지, 또는 실제적인 학습 기회(authentic learning opportunities)가 단순히 부재한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프로그램을 위한 평가적 피드백 기전(evaluative feedback mechanism)이 만들어지고, 교육자는 의도한 학습성과(intended learning outcomes)를 더 확실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교수설계(instructional design)와 평가 전략을 강화할 수 있다 [44–45].

CBHPE에 필요한 투자 (REQUISITE INVESTMENTS IN CBHPE) 

“공짜 점심은 없다” 원칙은 교육개혁(educational reform)의 근본적인 사실을 강조한다. CBHPE는 더 잘 준비된 졸업생, 인력과 요구 간 더 강한 정렬, 환자와 인구집단의 요구에 대한 더 높은 반응성(responsiveness)을 약속하지만, 이러한 편익을 실현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CBHPE 실행에 필요한 많은 자원은 CBHPE 자체가 새롭게 도입한 요구나 특별히 부담스러운 요구라기보다, 오랜 기간 이어진 전 세계적인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의 과소투자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46–48]. 이러한 의미에서 CBHPE는 조명과 같은 역할을 하여, 시간기반 모델이 오랫동안 가려 왔거나 암묵적으로 처리해 온 구조적 간극(structural gaps), 정렬되지 않은 시스템, 자원의 결핍을 드러낸다. 분명히 말하면, 보건의료전문직 교육(health professions education, HPE)이 최소 수준의 목표(threshold goals)라도 달성하도록 재정지원이 이루어졌다면, 이 절에서 상세히 설명하는 투자는 거의 확실히 이미 통상적인 기준이 되었어야 한다 [49–51].

 

질 높은 CBHPE를 실행하려면 기반시설, 교육과정, 행정, 교수진 준비 전반에 의도적인 재정적·인적 투자가 필요하다. 프로그램은 종단적 수행 데이터(longitudinal performance data)를 종합하고, 개별화된 학습계획(individualized learning plans)을 지원하며, 프로그램적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52–53]. 초기 논평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본질적으로 복잡한 것으로 묘사했지만, 최근의 실행 사례는 복잡성이 CBHPE의 본질적인 특징이기보다 기관의 설계 선택, 예를 들어 데이터 아키텍처(data architecture), 평가량(assessment volume), 위원회의 업무 흐름(committee workflows), 피드백 전달 방식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구분은 논의의 초점을 ‘CBHPE는 지나치게 복잡하다’에서 ‘CBHPE는 의도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로 바꾸기 때문에 중요하다. 의미 있는 실행에는 역량 매핑(mapping competencies), 학습 경험의 순서 배열(sequencing learning experiences), 중복되거나 낡은 내용의 제거를 포함한 의도적인 교육과정 정렬(curricular alignment)도 필요하다. 교육과정 재설계(curricular redesign)는 기존 구조 위에 무엇인가를 덧붙이는 작업이 아니라 시간과 시스템 자원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필수적인 설계 작업이다. 기존의 기대사항을 간소화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은 교육과정의 과밀(curricular congestion), 학습자와 교수진의 피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54–55].

 

역량위원회(competency committees), 진급에 관한 의사결정(progression decision-making), 인증 관련 문서화(accreditation documentation)에 구조화된 거버넌스와 직원의 지원이 필요하므로 행정적 요구도 증가한다 [56–57]. 이러한 기대는 자원이 부족한 맥락이나, 임상교육자가 별도로 확보된 시간(dedicated time) 없이 과도한 행정적 책임을 부담하는 시스템에서 특히 충족하기 어렵다 [58]. 교수개발은 또 하나의 투자 범주를 추가한다 [59]. CBHPE의 핵심인 질 높은 직접관찰, 피드백, 코칭은 학습을 통해 습득하는 기술이며, 교육·훈련, 조율(calibration),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 [60]. 기회비용도 인정해야 한다. 특히 교수진이 수익 창출(revenue generation)에 직접 기여하는 임상 환경에서는 교육이나 평가 시간이 조금만 증가하더라도 의미 있는 상충관계가 생기며, 따라서 그 자체가 의미 있는 투자이다 [61].

 

CBHPE는 재정적 고려를 넘어 이해관계자의 경험을 형성하는 간접 비용(indirect costs)과 관계적 비용(relational costs)을 발생시킨다. 학습자에게는 성적과 고정된 일정에서 서술형 평가(narrative assessment)와 역량 입증(demonstration of competence)으로의 전환이 상당한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 [60]. 그러나 네덜란드를 비롯하여 CBHPE를 오랫동안 시행해 온 시스템의 근거는 명확한 기대사항, 예측 가능한 평가 주기(assessment cycles), 일관된 종단적 코칭(longitudinal coaching)이 혼란을 완화하고 학습자의 자신감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별화된 진급(individualized progression)은 전통적인 동기 집단 정체성(cohort identity)과 동료 간 비교(peer comparisons)에도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의도적인 공동체 형성(community building), 구조화된 집단학습(group learning), 발달 단계에 따른 접점(developmental touchpoints)은 유연한 일정을 수용하면서도 소속감(sense of belonging)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62–63].

 

교수진은 CBHPE의 평가 기대사항을 부담스럽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험적 근거는 평가 도구가 관찰에 근거하고(observationally anchored), 가치가 높으며, 업무 흐름(workflows)에 통합되어 있을 때 일터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s)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64]. 지각된 부담(perceived burden)은 CBHPE의 핵심 원칙보다 잘못 설계되었거나 지나치게 길고 번거로운 기록·수집 기전(capture mechanisms), 또는 가치가 낮은 평가 양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예정된 교육 세션을 진행하거나 임상 활동 중 학습자를 지도·감독하던 교수진이 학습자 발달을 지원하는 코치(coaches), 관찰자(observers), 종단적 평가자(longitudinal assessors)로 전환하는 데에도 의미 있는 문화적 전환과 정체성 전환(identity transitions)이 필요하다. [65–66]. 투자가 필요한 기관 차원의 인정, 보장된 시간, 충분한 지원이 없으면 이러한 변화는 위협적으로 느껴지거나 부담을 더할 수 있다. 기관 및 문화적 저항은 개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시간기반 구조를 거의 바꾸지 않은 채 그 위에 CBHPE를 덧씌우면, 명확한 편익 없이 지각된 부담과 복잡성이 증폭된다 [67–68].

 

마지막으로 CBHPE는 임상 생산성과 교육 사이에 오래 지속되어 온 긴장을 명시적으로 드러낸다. 시간기반 시스템에서는 이 긴장이 암묵적인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었지만, CBHPE는 이를 직접 표면화한다. 교육을 희생하면서 서비스 제공을 우선하면 CBHPE의 온전한 작동(integrity)과 그 목표 성과가 훼손되므로, 기관은 임상적 요구와 함께 교육 업무의 가치를 어떻게 인정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부 기관과 부서는 교육가치단위(Educational Value Units)를 도입하여 이러한 기여를 인정하려 했지만, 광범위한 도입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68].

 

CBHPE에 대한 투자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 비용은 회피되기보다 다른 곳으로 전가되는 경우가 많다. 그 비용은 보상되지 않는 교수진의 평가 노동, 늘어나는 행정 부담, 선의에 대한 의존, 지속 가능한 기반시설 없이도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임시 우회책(workarounds)”으로 다시 나타난다. 이러한 숨겨진 전가(hidden transfer)는 취약성을 정상적인 상태로 굳힐 수 있으며, CBHPE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시스템에서도 과소투자가 지속되는 핵심 기전이다.

 

요약하면,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투자로 나타나든, 희생된 임상 생산성으로 나타나든, 현재와 같이 프로그램·교수진·학습자가 드러나지 않게 떠안는 숨겨진 간접 비용으로 나타나든, 비용 없이는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 따라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CBHPE의 비용은 누가 지불해야 하는가? 역사적으로 이러한 비용은 기관이나 정부의 의도적인 투자를 통해 충당되기보다, 늘어난 업무량, 재정지원이 없는 행정적 책임(unfunded administrative responsibilities), 기존 기반시설의 용도 변경(repurposing)을 통해 프로그램과 교수진이 암묵적으로 흡수해 왔다. 이러한 접근은 일시적으로 용인될 수 있지만, 현재의 생산성 및 인력 압력과는 갈수록 양립하기 어렵다. 학습자 역시 진정한 역량기반 진급을 위해 설계된 적이 없는 시스템에서 시간, 불확실성, 비효율성에 따른 비용을 떠안아 왔다. 기관은 간접적으로 기여하지만 시스템 수준의 재설계(systems-level redesign)에 필요한 규모로 기여하는 경우는 드물고, 정부나 전문직 단체의 지원도 지역 및 세계적 맥락 모두에서 일관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환자들은 보건의료의 질에서 용납할 수 없는 변이를 경험한다.

 

이러한 현실은 불일치를 보여준다. 모든 이해관계자, 즉 환자, 보건의료 시스템, 전문직, 교육자, 기관, 사회가 질 높은 CBHPE의 편익을 얻지만 비용은 비례적으로 분담되지 않았다. 대신 각 집단은 이러한 비용이 환자와 사회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함께 작동할 수 있는 더 큰 시스템, 즉 CBHPE에 대한 투자라는 점을 깨닫지 못한 채, 다른 이해관계자가 비용 부담을 떠안기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CBHPE를 투자보다 비용으로 바라보는 이러한 기대의 간극(expectation gap)은 전 세계적으로 CBHPE를 향한 추진력이 있음에도 많은 프로그램과 관할권(jurisdictions)이 개념적 지지에서 전면적 실행(full implementation)으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핵심 이유이다. 서로 경쟁하는 우선순위(competing priorities), 제한된 자원, 불명확한 재원 조달 모델(funding models)은 의미 있는 진전을 지속적으로 가로막는다.

이해관계자가 얻는 가치와 CBHPE에 대한 공동 투자 (INTEREST HOLDER VALUE RECEIVED AND THE SHARED INVESTMENT IN CBHPE) 

모든 이해관계자가 CBHPE의 편익을 얻는다면 관련 비용은 어떻게 분담해야 하는가? 다시 말해,

  • 모든 이해관계자가 편익을 얻는다면 이들은 CBHPE에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가?
  • 그 투자에 대한 수익은 어떤 모습일 수 있는가?
  • 이러한 투자와 수익은 같은 맥락 안에서, 그리고 서로 다른 맥락 사이에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

자원이 부족한 많은 환경에서는 “ROI”가 의사결정의 주된 언어가 아니다. CBHPE는 당장의 서비스 제공 압력(service-delivery pressures), 인력 체계의 생존을 위한 우선순위(workforce survival priorities)와 경쟁한다. 또한 정치 및 정책의 불안정성은 중기적 교육계획(medium-term educational planning)을 어렵게 만들어, CBHPE의 가치에 합의가 있더라도 이를 장기적 기반시설로 보고 투자하려는 유인을 더욱 약화할 수 있다. 투자는 자원이 부족한 환경이나 국가에서 보건의료 종사자를 더 잘 교육하기 위해 저렴한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를 구입하고 간단한 교육 영상을 제작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자원이 풍부한 맥락에서 고집약적 시뮬레이션 센터(high-intensity simulation centers)와 디지털 학습관리 센터(digital learning management centers)를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69–72]. 투자는 HPE 학습자를 교육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법을 배우는 환자·지역사회와 함께 보내는 시간과 참여일 수도 있다. 이는 환자와 지역사회가 학습자로 하여금 서로 다른 문화의 환자들에게 맞게 접근법을 조정하도록 돕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하도록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74, 41]. 이러한 사례들에서 투자 비용은 크게 다르지만, 편익에는 공통적으로 교육·훈련, 평가, 인력의 준비, 진료 제공의 향상이 포함된다 [69–74].

 

표 1은 이러한 질문과 그 밖의 질문에 대한 가능한 답을 보여주는 사례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핵심 이해관계자가 CBHPE에 할 수 있는 투자, 받는 편익, 그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수익이 포함된다. 이러한 사례는 모든 가능성을 망라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획일적인 기대사항을 규정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 집단의 관점에서 CBHPE에 대한 투자와 잠재적 ROI를 고려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해관계자의 가치와 공동 투자에 관한 추가적인 핵심 사항은 다음과 같다.

  • CBHPE에 대한 투자는 의미 있는 ROI로 이어져야 하며, 가능하면 측정 가능한 ROI로 이어져야 한다.
  • 투자와 수익의 관계가 항상 선형적(linear)인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복잡계(complex systems)에서와 마찬가지로, 추가 투자는 결국 한계수익 체감(diminishing marginal returns)을 보일 수 있으며, 추가 투자를 정당화하는 데 필요한 수익의 수준이나 유형은 이해관계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러한 문턱값(thresholds)은 보건의료, 교육, 사회 전반의 경쟁하는 우선순위, 자원 제약, 대안적 투자 기회(alternative investment opportunities)에 의해 형성된다.
  • 어느 한 이해관계자가 모든 편익을 받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CBHPE의 성공을 위한 투자 책임도 어느 한 이해관계자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 이해관계자 집단은 동질적(homogenous)이지 않으며, 특정 집단 내부에서도 크게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관마다 재정 자원이 다르고, 정부마다 우선순위가 다르며, 학습자마다 비용을 감당할 능력이 다르고, 고용주는 서로 다른 운영상의 압력 속에서 활동한다.
  • CBHPE가 창출하는 가치는 하나의 이해관계자 집단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에 공유되므로, 이를 지속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투자도 공동으로 분담해야 한다.

요약하면, CBHPE의 편익이 시스템 전반에 공유되기 때문에 이를 지속할 책임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것은 모든 집단이 같은 방식으로, 또는 같은 정도로 기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각 집단이 자신의 능력, 역할, 편익을 얻을 가능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기여하는 조정된 접근(coordinated approach)이 토대가 된다. 표는 현재 현실의 한계도 부각한다. 흔히 자원이 가장 부족한 주체인 프로그램, 학습자, 교수진은 기대되는 투자의 불균형적으로 큰 몫을 대체로 떠안는다. 반면 많은 후속 이득(downstream gains)은 고용주, 기관, 정부, 환자에게 돌아간다. 앞으로 효과적인 비용 분담 모델(cost-sharing models)은 이러한 차이를 고려해야 하며, 비용을 분담하는 수준 또는 여러 수준에 따라 지역적·국가적 맥락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CBHPE는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생태계 전체에 가치를 창출하며, 그 가치를 지속하려면 성공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공동의 의지가 필요하다.

한계와 다음 단계를 위한 기회 (LIMITATIONS AND OPPORTUNITIES FOR NEXT STEPS) 

이 논문은 공동 투자를 통해 CBHPE의 가치를 인정하고 재정지원하며 지속해야 한다는 시스템 전반의 주장을 제시하지만, 몇 가지 한계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 첫째, CBHPE는 단일한 모델이 아니라 다양한 규제적·문화적·경제적·자원적 맥락에서 구현할 수 있는 교육 접근법이다. NFL 원칙에 뿌리를 두고 표를 통해 설명한 우리가 제안하는 프레임워크는 필연적으로 이러한 변이를 단순화한다. 이해관계자 집단은 단일한 덩어리(monolithic)가 아니며, 가치·비용·투자의 성격은 자원이 적은·중간인·풍부한 환경 사이, 학술 환경과 임상 환경 사이, 심지어 같은 이해관계자 범주에 속한 개인들 사이에서도 다르다. 따라서 우리의 표는 규범적이거나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 개념적 사례를 나타낸다. 그러므로 이 프레임워크는 ROI를 계산하거나 프로그램 간 경제적 가치를 비교하는 검증된 도구(validated instrument)가 아니라, 상충관계를 식별하고 논의하기 위한 개념적 발판(conceptual scaffold)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향후 연구는 특정 지역, 전문직, 기관 맥락의 경험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러한 범주를 정교화하고, 다양한 비용 분담 모델이 서로 다른 실행 환경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 둘째, 현재 CBHPE의 근거 기반(evidence base)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으며 성과와 맥락에 따라 이질적(heterogeneous)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연구들은 학습자 준비도, 평가의 질, 인력과 요구 간 정렬, 시스템의 반응성이 향상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CBHPE를 후속 환자 성과(downstream patient outcomes), 건강 형평성(health equity), 인력 안정성(workforce stability)과 연결하는 종단적 근거(longitudinal evidence)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75–77]. 마찬가지로 투자수익률, 비용 회피(cost avoidance), 사회적 영향(social impact)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추든, CBHPE에 대한 경제학적 분석(economic analyses)은 아직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다. 이러한 간극은 비용 분담 권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제약을 주며, 견고하고 다년에 걸친 비교 평가(robust, multi-year, comparative evaluation)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CBHPE는 모든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단일한 해법이 아니라 복잡한 시스템 안에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하나의 전략(enabling strategy)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 가치와 영향은 정책, 실무 환경(practice environments), 인력 지원(workforce supports)에서 이루어지는 상호보완적 변화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이러한 권고를 정교화하는 데 필요한 종단적·경제학적 근거를 생성하려면 다양한 맥락에서 더 폭넓은 실행이 필수적이다.

이 논문이 인용한 문헌과 강조한 관점은 대체로 북미의 맥락을 반영하며, 이는 저자들의 위치성(positionality)과 논문의 개념적 목표에 부합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전 세계를 대표한다(globally representative)는 의미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련성이 있다(globally relevant)는 의미에서 제시된다. 이는 저소득·중소득 맥락을 포함한 다양한 환경에서 맥락에 맞춘 조정(contextual adaptation), 비판, 경험적 검증(empirical testing)을 수행하도록 초대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은 다음 단계의 작업을 위한 명확한 기회도 제시한다. CBHPE를 발전시키려면 이해관계자별 투자수익률 지표(return-on-investment metrics)를 개발하기 위한 조정된 연구, 재정 조달 모델(financing models)의 비교 연구, 교육 및 인력 성과의 종단적 추적(longitudinal tracking)이 필요하다. 교육 구조가 시간이 아니라 역량에 기반한 학습자의 진급을 지원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인증·규제·재원 조달 기전 전반에서 정책 정렬(policy alignment)이 필요하다. 실행과학(implementation science)은 CBHPE가 효과가 있는지뿐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누구에게, 어떤 비용으로 효과가 있는지를 이해하는 도구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 분야는 개념적 열의를 넘어 측정 가능하고 지속적인 영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78–79]. 실재론적 모델(realist models)은 CBHPE 실행의 맥락적 변이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발생하는 맥락별 비용·편익·실현된 가치의 변이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80].

 

따라서 앞으로의 질문은 CBHPE에 가치가 있는가가 아니라, 의도적인 공동 투자를 통해 그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이다. 정부, 고용주, 사회가 더 유능하고 요구에 잘 반응하는 보건의료인력의 편익을 얻는 동안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비용의 대부분을 흡수할 수는 없다. 교수진 역시 적절한 인정과 지원 없이 불균형적인 부담을 떠안을 수 없다. CBHPE의 지속가능성과 확장성(scalability)을 보장하려면, 가치에 대한 투명한 정의와 맥락을 고려한 비용 배분 전략의 안내 아래 모든 이해관계자가 재정적·구조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이 논문은 이해관계자의 관점을 반영한 가치 프레임워크를 명시하고, 잠재적 투자와 수익을 연결하며, 연구와 정책의 향후 우선순위를 식별함으로써, 보건의료전문직 분야가 더 형평성 있고 지속가능한 교육적 전환(educational transformation) 모델로 나아가도록 돕는 지침을 제공한다. CBHPE는 의미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그 약속은 시스템이 NFL 원칙의 핵심 질문을 공개적으로 다룰 때에만 실현될 수 있다. 우리가 공동으로 받는 편익의 비용은 누가 지불해야 하는가?

결론 (CONCLUSION) 

CBHPE는 환자와 지역사회의 요구를 충족하는, 더 잘 준비되고 적응력 있는 인력(adaptable workforce)을 약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를 달성하려면 상당한 투자와 공동 책임이 필요하다. CBHPE의 편익은 학습자, 교수진, 기관, 규제기관, 환자에 걸쳐 나타나며, 더 안전하고 형평성 있는 진료와 교육·훈련 및 사회적 요구 사이의 더 강한 정렬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이득을 지속하려면 공동 행동을 위한 재원 조달(collective action financing), 즉 “투자”와 시스템 차원의 재설계(systemic redesign)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모든 당사자가 자신의 능력과 사회로부터 받는 가치에 따라 기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

Perspect Med Educ. 2026 Sep 16;15(1):830-844.doi: 10.5334/pme.2818. eCollection 2026.

Reframing Validity: How Values Shape Assessment in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타당도 판단은 가치 판단이다: 가치가 졸업후 의학교육의 평가를 어떻게 바꾸는가 (Monteiro et al., 2026) 

Monteiro S, Sibbald M, Lineberry M, Chan TM. Reframing Validity: How Values Shape Assessment in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2026;15(1):830–844. https://doi.org/10.5334/pme.2818

📌 한눈에 보기

  • 같은 평가 데이터를 보더라도, 평가자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해석과 결정이 달라져요. 저자들은 이 가치(values) 가 평가 타당도(validity)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준다고 주장해요.
  • 역량바탕 의학교육(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CBME) 평가 문헌을 비판적 문헌고찰(critical review) 로 검토해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정리했어요. ① 안전(Safety), ② 발달(Development), ③ 민첩성(Agility) 이에요.
  • 어느 한 가치만 앞세우면 각각 다른 해가 생겨요. 그래서 세 가치의 균형을 의도적으로 잡고, 교수들이 자기 가치를 드러내고 이야기하도록 준비시키는 일이 공정하고 방어 가능한 평가의 조건이라는 게 저자들의 결론이에요.

앞서 소개한 두 편(Ryan 등의 타당도 논문, 이중 목적 논문)과 같은 PME 'Implementing Competency-Based Education' 특집호에 실린 Eye Opener 논문이에요. 저자는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교의 Sandra Monteiro, Teresa Chan 등이에요.


🧐 출발점: "타당도 판단은 가치 판단이다"

논문은 Messick(1995)의 문장으로 시작해요.

가치는 검사의 의미와 결과에 본래 내재되어 있으며, 언제나 그래 왔다. 가치를 타당도의 부속물이나 보충물로 덧붙이는 대신, 통합적 관점은 점수의 의미와 결과에 내재된 가치 측면을 드러내어, 타당화 과정의 필수적인 일부로서 공개적인 검토와 논쟁에 부친다. 이는 내내 잠재되어 있던 것, 즉 타당도 판단은 가치 판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Values are intrinsic to the meaning and outcomes of the testing and have always been. As opposed to adding values to validity as an adjunct or supplement, the unified view instead exposes the inherent value aspects of score meaning and outcome to open examination and debate as an integral part of the validation process. This makes explicit what has been latent all along, namely, that validity judgments are value judgments."

 

저자들은 이 주장을 CBME 현장으로 가져와요. 지난 Ryan 등의 논문이 평가 패러다임(paradigm), 즉 인식론의 차이를 다뤘다면, 이 논문은 한 걸음 더 들어가서 그 인식론을 적용하는 사람의 가치를 봐요.

우리는 개인의 가치가 인식론의 적용 방식, 그리고 임상교육자가 수련 중 평가 데이터를 개념화하고 설계하고 사용하는 방식을 형성하며, 이러한 가치를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평가 결정의 방어 가능성을 강화한다고 제안한다.

"we propose that personal values shape the application of epistemologies, how clinician educators conceptualize, design, and use in-training assessment data—and that making these values explicit strengthens the defensibility of assessment decisions."

의사결정자들은 같은 데이터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며, 그 밑에 깔린 가치에 대한 투명성은 일관되고 공정한 평가 실천에 필수적이다.

"Decision makers may interpret the same data differently and transparency about those underlying values is essential for coherent and fair assessment practice."

 

참고로 저자들은 가치를 넓게 정의해요.

 

  • 가치(values) 는 평가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정하는 우선순위(예: 전문성, 연민),
  • 신념(beliefs) 은 개인의 확신(예: 학습자, 동료, 대중에게 정당화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무감),
  • 가치 판단(value judgments) 은 평가 시스템에 들어 있는 도덕적·전문직업적 의무(예: 평가 결정에는 명확하고 투명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예요.

 

논문에서는 이 셋을 묶어 '가치'라고 불러요.

🏥 두 역량위원회 이야기

이 연구의 계기가 흥미로워요. 캐나다에서는 모든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이 임상역량위원회(Clinical Competence Committee, CCC) 를 두고 전공의의 진전을 검토해요. 미국의 임상역량위원회, 영국의 ARCP(Annual Review of Competence Progression) 패널도 비슷한 역할을 하죠. 제1저자는 두 위원회에 비투표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차이를 발견했어요.

  • CCC1 은 정책에 따라 표준화된 방식으로 모든 전공의 파일의 모든 데이터를 길게 검토했어요. 환자 안전을 강조했고, 위원들은 모든 데이터 포인트를 검증이 필요한 근거로 다뤘어요.
  • CCC2 는 위원장이 데이터를 미리 종합·요약해서, 회의 시간을 도움이 필요한 전공의에게 집중했어요. 학습자 중심의 과정이었죠.

그런데 결과는 비슷했어요. 대부분의 전공의는 진전이 적절하다고 판단됐고, 추가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많아야 한 명이었어요. 동료보다 뛰어난 전공의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고요. 차이는 과정에 있었어요. 환자 안전을 가장 중시한 CCC1은 노동집약적인 검토에 시간을 쓰느라 보충교육(remediation) 계획을 세울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어요. 학습자 진전을 가장 중시한 CCC2는 요약 데이터로 지원이 필요한 전공의를 찾아내고 보충교육 계획을 깊이 논의할 수 있었죠.

우선시된 가치가 논의에서 어떤 데이터를 가장 타당하다고 여길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It seemed that the value that was prioritized influenced which data was considered most valid for discussion."

그래서 저자들이 던진 연구 질문은 이거예요.

CBME와 졸업후 평가의 맥락에서, 가치가 타당도 근거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리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What evidence supports our theory that values influence validity evidence in the context of competency based medical education (CBME) and postgraduate assessment?"


🔍 어떻게 연구했나요?

연구 방법은 Kahlke 등이 제시한 비판적 문헌고찰(critical review) 이에요. 체계적 문헌고찰처럼 정해진 단계를 순서대로 밟기보다, 연구팀의 대화와 문헌 검토를 오가며 이론을 다듬는 방식이에요.

  • 1단계 (2020년 9월 ~ 2022년 12월): 초점 잡기(focus), 데이터 생성(generate data), 평가(appraise), 표본 추출(sample), 분석(analyze)의 다섯 가지 목표를 서로 오가며 진행했어요. St-Onge 등과 Cook & Lineberry(2016)의 작업에서 타당도를 "사회적 책무(social imperative)"이자 "논증 기반 증거 사슬(argument-based evidentiary chain)"로 보는 민감화 개념(sensitizing concepts)을 가져왔고, 몇 달에 걸친 팀 토론 녹음, 성찰 노트, 핵심 논문을 함께 분석했어요. 최종적으로 67편을 검토했어요.
  • 2단계 (2022년 10월): 저자가 아닌 HPE 전문가 6명(캐나다 4명, 미국 2명)에게 1단계 결과에 대한 동료 검토를 받았어요. 6명 모두 '환자 안전'과 '학습자 발달'을 지지했고, '공동체'는 4명이 지지했어요.
  • 문헌 업데이트: 원래 검색이 끝난 뒤 나온 문헌(2023년 1월 ~ 2026년 6월)은 고찰(Discussion)에 반영했어요.

연구팀 구성도 밝혀 두었어요. 교육학 학위를 가진 임상교육자 2명과 인지·산업조직 심리학 박사 2명이고, 모두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t) 관점, 즉 진리는 다면적이며 한 상황 안에 여러 진리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공유한다고 해요. 저자들은 이 연구가 탐색적이어서 가능한 모든 해석을 다룬다고 주장하지 않으며, 대화를 촉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혀요.

1단계에서 나온 다섯 가지 가치 판단

팀 토론에서는 다섯 가지 가치 판단이 반복해서 나왔어요(Table 1). 토론 녹취록에서 뽑은 인용과 함께 정리하면 이래요.

가치 가치 판단 토론에서 나온 말 (예)
환자 안전 (Patient Safety) 환자 안전을 위해 전공의의 진료 적합성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CBME의 목표는 오직 안전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For CBME, the goal is only to ensure identification of individuals who are not safe.")
학습자 발달 (Learner Development) 전공의의 향상과 학습 성과가 보건의료인 교육의 핵심 목적이다 "우리는 합격/불합격 측정에서 지속적인 발달로 옮겨 왔다…" ("We have shifted away from measurement of pass/fail to being about continued development…")
전통 (Tradition) 평가는 지켜야 할 문화적 전통이다 "우리가 그 안에서 쓰고 있는 역사와 전통이 있으니, 그건 인정해야 한다." ("There is a history and a tradition that we are writing within, so we just have to acknowledge that.")
재능 (Talent) 최대의 영향을 위해 학습자의 재능을 길러야 한다 "어떤 사람은 여러 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진료 환경이 아주 좁아서… 현명하게 골라야 한다." ("Some people can practice in a lot of environments… some people have really narrow practice environments… they have to choose wisely.")
공동체 (Community) 평가 시스템은 교수진의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교수는 전공의 평가 목표를 이루는 데 필수적이다 "교수에 대한 좋은 수행 데이터가 없다… 때로는 문제가 전공의가 아니라 교수에게 있다." ("We don't have good performance data on faculty… sometimes the problem is the faculty member, not the resident.")

저자들은 특히 재능(talent) 이 문헌에서 눈에 띄게 빠져 있다는 점에 주목했어요. 장기적인 인력 양성에 중요하고 선발 과정에서는 중시되는데도, 재능과 수행의 관계를 다룬 논문은 거의 없었다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나와요.

 

이후 자문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으로 세 가지 가치, (환자) 안전, (학습자) 발달, (시스템) 민첩성 으로 정리했어요.


🧭 결과: 세 가지 가치와 그 그림자

① 안전 (Safety) 🛡️

"평가는 무엇보다 환자 안전을 보호하며, 안전한 진료를 보여 준 임상의만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한다."

 

안전은 문헌에서 지배적인 가치였어요. 특히 2000년대 초반 문헌은 평가를 독립 진료 준비도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보고, 심리측정적으로 탄탄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상관연구를 요구했어요. 데이터 인프라와 예측 분석에 투자하자는 논문도 있었고, 임상 팀과 환경의 다양성 때문에 그런 접근의 신뢰도가 제한된다고 경고하는 논문도 있었어요. 환자 진료 지표와 학습 분석(learning analytics)을 연결하려는 관심도 커졌고요.

 

그런데 대규모 표준화 평가의 예측 타당도(predictive validity)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긴 해도, 환자 안전 지표의 전체 분산에 비하면 꽤 작다는 근거가 있어요. 저자들은 이렇게 경고해요.

안전이 유일한 가치로 우선시된다면, 우리는 엄격한 기준, 방어 가능성, 기준선 기반 판단을 위해 성장과 민첩성을 희생하게 될 수 있다.

"If safety is prioritized as the only value, we may compromise growth and agility in favour of strict criteria, defensibility, and threshold-based judgments"

② 발달 (Development) 🌱

"평가는 개인을 줄 세우거나 변별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역량 발달을 지원한다."

 

두 번째 지배적 가치는 학습자 발달이에요. R2C2, 외과 코칭(surgical coaching), Calgary Audit-and-Feedback 모델 같은 코칭·멘토링 모델과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 가 부상하면서 커졌어요. 이 관점에서 규제기관과 전문분야의 역량 틀은 엄격한 기준이 아니라 전공의와 대중에게 기대를 분명히 해 주는 역할을 해요. 전공의 사이를 변별하기보다 수련 완료를 돕는 데 초점을 두죠. 학습 요구를 찾고, 코칭과 술기 훈련을 제공하고, 주요 평가를 준비시키는 것이 발달에 투자하는 일이에요.

발달이 유일한 가치로 우선시된다면, 우리는 안전 우려를 축소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학습자에게만 초점을 맞추게 될 수 있으며, 이는 탁월함을 평가절하할 수 있다.

"If development is prioritized as the only value, we may minimize safety concerns, or only focus on struggling learners, which may devalue excellence."

③ 민첩성 (Agility) 🔄

"평가는 맥락에 따라 진화하며, 학습자와 교수를 더 잘 지원하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세 번째 가치는 평가 시스템이 교육적·임상적·사회적 맥락의 변화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는 기대예요. 의학교육은 다른 보건의료 직종보다 위계, 총괄적 판단, 고부담 수행을 강조하는 전통 모델에 오래 기대 왔어요. 이런 평가가 일종의 통과의례(rites of passage) 처럼 작동하기도 했죠. CBME가 더 유연하고 발달적인 접근을 내세워도 이 패러다임은 여전히 남아 있어요.

뿌리 깊은 전통은 수치심을 낳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키우며, 전공의가 열린 자세로 배우기를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entrenched traditions may produce shame, foster fear of failure, and make trainees hesitant to learn openly"

 

고부담 시험은 특히 소수 집단(underrepresented groups)의 선발과 진급에서 형평성의 장벽으로 자주 지목됐어요. COVID-19 대유행 정점기에 많은 학생과 전공의가 더 큰 책임을 맡아 의료를 지탱했던 경험도 있고요. 그래서 자원이 부족한 시기에는 '조기 졸업(accelerated graduation)' 같은 절차를 공식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해요. 하지만 민첩성에도 그림자가 있어요.

민첩성이 유일한 가치로 우선시된다면, 추가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교수들에게 교육·평가 도구를 끊임없이 질 개선하라는 지속 불가능한 요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If agility is prioritized as the only value, in the absence of additional resources, we may create unsustainable demands for faculty to engage in constant quality improvements of teaching and assessment tools."


👀 교수의 행동에서 가치 읽어 내기 (Table 2)

이 논문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쓸모 있는 부분은 Table 2라고 생각해요. 각 가치에 대한 신념, 그 가치만 앞세웠을 때의 위험, 그리고 교수 행동으로 드러나는 모습 을 정리했어요. 저자들은 마지막 열의 행동을 관찰하면 교수 개인의 평가 가치와 신념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기회가 생긴다고 말해요.

가치 신념과 프로그램에 주는 함의 위험과 결과 이런 교수 행동이 보이면 대화가 필요해요
안전 평가는 환자 안전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프로그램은 누가 전문직에 들어오고 나아갈지 정해야 한다 위험 회피를 학습 지원보다 앞세우는 지나치게 보수적·배타적인 평가를 정당화. 인력 다양성 감소와 인력 부족 악화. 구조적 인종차별 등 차별 심화 절차를 무시하고 안전 경고를 들어 즉시 퇴출을 요구함. 확신이 없을 때마다 공정한 절차가 아니라 의심에 따라 불합격시키거나 진급을 늦춤. "놓치지 않으려고" 체크박스에 매달려 성장·맥락·접근성 요구를 놓침
발달 학습자는 의미 있는 평가 경험으로 역량을 기른다. 따라서 프로그램은 학습자의 성공에 책임이 있다 책무성을 가볍게 여겨 중대한 수행 문제를 그냥 넘김. 환자나 팀에 대한 위험을 가리고 개입이 필요한 패턴을 일찍 발견하지 못함. 반대로 접근성 요구가 있는 학습자를 간과하거나 배제 학습자가 낙담할까 봐 비판적 피드백을 기록하거나 이야기하지 않음. 지지적인 분위기를 지키려고 실제보다 높게 평정함
민첩성 평가는 그것이 쓰이는 맥락을 반영한다. 따라서 프로그램은 맥락 변화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평가 도구와 절차의 잦은 개정으로 교수 업무 증가. 진료·교육과 병행하기 어려운 부담, 결국 의료 서비스에도 부담 새 맥락, 실습 요구, 교육과정 문제가 생길 때마다 평가 도구를 고쳐 끝없는 재설계와 행정 부담을 만듦. 학습자나 환경마다 절차를 맞추다가 기대가 들쭉날쭉해지고 일회성 해결책 관리가 늘어남

표를 보면 세 가치 모두 '좋은 의도'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분명해요. 문제는 하나만 지배할 때 생기는 거죠.


💡 고찰: 평가는 가치중립적이지 않아요

평가에는 매우 다양한 인간적 가치가 관련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중 어떤 가치가 지배적이 되는지, 그리고 그 가치가 의사결정을 어떻게 형성하는지다.

"A wide range of human values may be implicated in assessment, but what matters is which become dominant and how they shape decision-making."

 

저자들은 다른 분야의 예도 들어요. Birhane 등은 많이 인용된 머신러닝 문헌에서 60개가 넘는 가치를 찾아냈는데, 정의와 공정성은 거의 강조되지 않았고 성능이 거의 모든 경우에 우선시됐다고 해요.

우리의 결과도 마찬가지로 졸업후 평가가 가치중립적이라는 가정에 도전한다.

"Our findings similarly challenge assumptions that postgraduate assessment is value neutral."

 

심리측정의 시대가 오래 지배하면서 안전, 공정성, 수용성, 방어 가능성은 수치적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보되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처럼 여겨졌다고 해요. 그동안의 연구는 표준화 평가와 작업장 기반 평가 같은 평가 설계의 장단점이나 그와 연결된 철학을 주로 분석했죠. 이 논문은 거기서 더 나아가, 말로 드러나지 않는 가치가 임상교육자의 해석 작업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보여 준다는 데 의미가 있어요.

이후 문헌도 같은 방향이에요

원래 검색이 끝난 뒤 나온 문헌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해요.

  • PME의 'Next Era in Assessment' 특집은 발달 지향적이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평가를 요구하고, 개인·조직·사회 수준의 신뢰(trust) 를 평가 시스템의 기본 설계 가치로 꼽았어요.
  • 타당도 전문가 인터뷰 연구는 타당화를 특정 청중을 설득하는 수사적 작업(rhetorical work) 으로, 따라서 그 청중의 가치에 달린 것으로 설명했어요.
  • 표준 설정 분석 연구는 합격/불합격 결정이 측정의 사실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인식론적 체제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보였어요.
  • 역량위원회 연구에서는 위원들이 같은 데이터를 지역 기준과 개인적 추론으로 걸러 본다는 점이 확인됐고, 한 서술적 고찰은 역량위원회가 전공의와 환자 진료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어요.
  • 관찰 평가의 편향에 관한 고찰들은 공정성(fairness)을 타당도에 대한 위협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로 다뤘고, 정밀교육(precision education) 운동은 개인화와 효율성이라는 가치를 더했어요.

빠져 있는 가치, 재능 ✨

저자들이 특히 강조하는 건 재능(talent) 의 부재예요. 최근 한 주제범위 고찰(scoping review)에 따르면, 의학교육에서 재능을 다룬 연구 189편 가운데 그 용어를 명시적으로 쓴 연구는 4분의 1뿐이었고, 정의를 제시한 연구는 7편에 불과했어요. 대부분은 재능을 기르는 대상이 아니라 찾아내거나 분류하는 대상으로 봤고요.

이렇게 읽으면, 이 부재는 누락이 아니라 하나의 진단이다. 학습자를 기준선에 맞춰 분류하도록 만들어진 평가 시스템은 강점을 표현할 어휘가 거의 없어서, 위원회의 관심은 어려움을 겪는 전공의에게 쏠리고 뛰어난 역량은 언급되지 않은 채 지나간다.

"Read this way, the absence is a diagnostic rather than an oversight: assessment systems built to sort learners against thresholds have little vocabulary for strengths, so committee attention pools around struggling trainees while distinctive capability goes unremarked."

 

처음 소개한 두 역량위원회 이야기에서도 동료보다 뛰어난 전공의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던 것과 이어지는 대목이에요. 그래서 저자들은 이렇게 제안해요.

역량위원회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예: 보충교육 필요성 파악)과 유난히 빠르게 진전하는 사람(예: 학습자의 수련을 단축하거나 심화하기) 모두에게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청받을 수 있을 것이다.

"perhaps competence committees could be asked to attend to both those who struggle (e.g. identify need for remediation) and for those who show unusually quick progression (e.g. fast track or enrich a training experience for a learner)."

신뢰도를 언제 따져야 할까요? 📊

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도 꽤 강한 주장을 해요.

평가 데이터가 흔히 불완전하거나 질적인 성격을 띠는 비표준화된 임상 수련 환경에서, 데이터 신뢰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부적절하며 잠재적으로 비윤리적이다.

"In non-standardized clinical in-training settings where assessment data are often incomplete, or qualitative in nature, attention to data reliability is inappropriate and potentially unethical."

 

수학적으로 신뢰도는 타당도의 상한을 정하지만, 이 관계는 특정 조건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학습 곡선(learning curves)은 데이터가 충분하고 신뢰할 만할 때 예측에 유용해요. 그런데 캐나다처럼 EPA가 수련 전체가 아니라 임상 역량의 최종 단계에 맞춰져 있는 맥락에서는 이런 조건이 거의 충족되지 않아서, 그래도 학습 곡선을 만들려 들면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수 있다고 해요.

가치를 선언하고 이야기하기 🗣️

그래서 저자들의 제안은 평가 데이터의 다양한 목적에 대해 더 섬세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거예요.

의사결정자들이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가치를 선언하고 논의할 때, 그들은 데이터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분명히 하게 된다.

"When decision makers declare and discuss their values within systems, they make clear what they expect from the data."

 

이런 논의를 거치면 의사결정자들은 같은 데이터라도 가치가 다른 사람이 보면 다른 통찰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고 해요. 저자들은 이를 위해 실험적·실증주의적 관점에 머문 가치를 넘어 CBME의 데이터 사용과 거버넌스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요. 다만 각 가치의 무게는 규제와 문화 맥락에 따라 다르니, 이 틀을 정답이 아니라 대화의 도구로 써 달라고 해요.

우리는 이 틀을 어느 한 시스템에서 끌어낸 처방이 아니라, 지역의 대화를 위한 관점으로 제시한다.

"we offer this framework as a lens for local conversations rather than a prescription drawn from any single system."

한계

저자들은 이 이론이 모든 평가 결정이나 맥락에 일반화된다고 주장하지 않아요. 가능한 모든 가치를 망라하기보다 이론을 세우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최근 문헌에서 가장 두드러진 가치에 집중했다고 밝혀요. 공정성(fairness), 신뢰성(credibility), 목적 적합성(fitness for purpose), 투명성(transparency), 방어 가능성(defensibility) 같은 다른 가치도 분명히 평가에 영향을 준다고요.


✍️ 저자들의 결론

평가 정보가 어떻게 해석되고 그것이 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궁극적으로 교육자들이 판단에 가져오는 가치에 달려 있다. 그러한 가치를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일관되고 공정하며 방어 가능한 평가 실천에 필수적이다.

"How assessment information is interpreted, and how it informs decisions, ultimately depends on the values educators bring to their judgments. Making those values explicit is essential for coherent, fair, and defensible assessment practice."

 

저자들은 세 가치가 같은 임상교육자 안에서도 맥락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봐요. 그래서 평가의 복잡성은 이 가치들을 앞에 드러내 놓고 이야기할 때 줄어든다는 거예요.


💬 덧붙이는 생각

세 편을 이어 읽으면 흐름이 보여요. Ryan 등의 타당도 논문이 평가의 패러다임 을, 이중 목적 논문이 평가의 목적과 부담 을 다뤘다면, 이 논문은 판단하는 사람의 가치 로 내려가요. 같은 WBA 데이터를 두고 어떤 교수는 "안전을 위해 확실한 근거가 더 필요하다"고 하고, 어떤 교수는 "이 정도면 성장 중이니 지원하자"고 하는 장면은 국내 수련 현장에서도 낯설지 않죠. 이 논문은 그 차이를 평가자 오차로만 보지 말고, 가치의 차이로 드러내 이야기하자고 제안해요.

 

다만 읽을 때 염두에 둘 점도 있어요. 이 연구는 탐색적 비판적 문헌고찰이고, 저자들 스스로도 대화를 촉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혀요. Table 1의 인용도 연구 참여자가 아니라 연구팀 토론에서 나온 말이에요. 그래서 경험적으로 검증된 모형이라기보다 생각을 정리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틀로 읽는 게 적절해 보여요. 비표준화 환경에서 신뢰도를 따지는 것이 "잠재적으로 비윤리적"이라는 주장도, 지난 Ryan 등의 논문이 강조한 응답 과정 근거나 위원회 결정의 근거와 함께 놓고 균형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국내 프로그램에서 역량 판정 회의를 운영하거나 준비한다면 이런 질문으로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우리 위원회는 안전, 발달, 민첩성 중 무엇을 가장 중시하고 있나요? 위원마다 다르지는 않나요?
  • 회의 시간의 대부분이 모든 데이터를 확인하는 데 쓰이나요, 아니면 지원이 필요한 전공의의 계획을 세우는 데 쓰이나요?
  • 빠르게 성장하는 전공의의 강점과 다음 단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나요?
  • 교수들이 비판적 피드백을 기록하지 않거나 점수를 후하게 주는 이유를 함께 이야기해 본 적이 있나요?
  • 평가 도구를 너무 자주 고쳐서 교수와 전공의가 지쳐 있지는 않나요?

평가 결정을 더 공정하게 만드는 첫걸음은 "나는 이 데이터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를 스스로 말해 보는 일이라는 게 이 논문의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


“가치는 검사(testing)의 의미와 결과에 본질적으로 내재하며, 언제나 그래 왔다. 통합적 관점(unified view)은 가치를 타당성(validity)에 부가물이나 보충물로 더하는 대신, 점수의 의미와 결과에 내재한 가치 측면을 타당화 과정(validation process)의 필수적인 일부로서 공개적인 검토와 논쟁의 대상으로 드러낸다. 이는 줄곧 잠재되어 있던 사실, 즉 타당성 판단(validity judgments)은 가치판단(value judgments)이라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드러낸다.” Messick, 1995 [1]

서론 (INTRODUCTION) 

수련생(trainees)의 진전에 관한 집단적 의사결정(group-based decisions)은 이제 국제적으로 졸업후 수련(postgraduate training)의 한 특징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임상역량위원회(clinical competency committees)의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으며, 영국의 수련 프로그램은 유사한 목적을 위해 역량 진전 연례 검토위원회(Annual Review of Competence Progression panels)에 의존한다. 교육 시스템마다 다른 것은 불완전한 자료로부터 역량을 판단하는 교육자의 해석 작업 자체라기보다, 심의를 이끄는 내용, 예를 들어 관찰된 과제나 검사의 내용이다. 캐나다에서는 졸업후 내과계 및 외과계 각 전문과목 수련 프로그램이 전공의(medical residents)의 진전을 검토하기 위해 임상역량위원회(Clinical Competence Committee, CCC)를 구성해야 한다. CCC는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교육 계획(remediation plans)을 적용하거나, 다른 전문과목으로의 전과를 권고하거나, 수련생이 다음 수련 단계로 조기에 진급하도록 할 수 있다. 두 위원회에서 의결권 없는 위원으로 참여한 제1저자는 표준화된 평가(standardized assessment) 목표와 학습자 중심 평가(learner-centered assessment) 목표 사이의 긴장을 발견하였다.

  • CCC1은 환자안전을 강조하면서 각 수련생 기록에 있는 모든 자료를 오랜 시간에 걸쳐 정책 중심의 표준화된 방식으로 검토하였다. 위원들은 모든 자료점을 검증이 필요한 근거로 취급하였다. 반대로 CCC2의 위원장은 위원회 회의 시간을 지원이 필요한 수련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자료를 종합하고 요약하여 학습자 중심의 과정을 만들었다.
  • 그러나 두 검토 과정의 결과는 유사했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수련생의 진전은 적절하고 충분한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추가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수련생은 많아야 한 명이었고, 동료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인 수련생에 대해서는 논의가 거의 없었다.
    • 환자안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겼을 때, CCC1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았을 수 있는 노동집약적 검토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보였으며, 보완교육 계획의 개요를 마련할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과정의 이익도 적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 학습자의 진전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겼을 때, CCC2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수 있는 수련생을 식별하기 위해 자료 요약에 의존하였으며, 이를 통해 보완교육 계획에 관한 풍부한 논의가 가능해졌다.
  • 우선시하는 가치가 논의에 가장 타당한 것으로 여겨지는 자료가 무엇인지를 좌우하는 것으로 보였다.

역량을 평가하는 임무를 맡은 임상교육자들은 어떤 결과가 중요한지, 평가의 목적은 무엇인지, 무엇을 신빙성 있는(credible), 또는 타당한(valid) 근거로 인정할지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갖는다 [1–17]. 이러한 서로 다른 관점은 지식을 일반화 가능한(generalizable) 것으로 보는지, 맥락 특이적인(context-specific) 것으로 보는지에 관한 상반된 철학, 즉 인식론(epistemologies)으로 설명되어 왔다 [10–15]. 이러한 학술적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개인적 가치(personal values)가 인식론의 적용과 임상교육자가 수련 중 평가자료(in-training assessment data)를 개념화하고 설계하며 활용하는 방식을 형성하고, 이러한 가치를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평가 결정의 정당화 가능성(defensibility)을 강화한다고 제안한다. 우리의 가치를 검토하면 평가 과정과 결정의 차이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7, 16]. 의사결정자는 동일한 자료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으며, 일관되고 공정한 평가 실무를 위해서는 그러한 해석의 토대가 되는 가치를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타당성 판단은 가치판단이다 [1]”라는 Messick의 주장에 기초하여, 우리는 가치의 정의를 넓게 잡아 가치(values), 신념(beliefs) 및 가치판단(value judgments)을 포함한다. 이 논문에서

  • 가치는 평가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형성하는 우선순위, 예를 들어 전문성(expertise)과 연민(compassion)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
  • 신념은 개인적 확신, 예를 들어 ‘나는 학습자, 동료 및 대중에게 정당화할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할 의무를 느낀다’와 같은 것으로 보며,
  • 가치판단은 평가 시스템에 내재한 도덕적 또는 전문직으로서의 의무, 예를 들어 ‘평가 결정에는 명확하고 투명한 근거가 포함되어야 한다’와 같은 것으로 본다.

이러한 구성개념(constructs)은 서로 중첩되지만, 이를 구분하면 개인적 추론(personal reasoning)과 규범적 기대(normative expectations)가 평가자료의 해석을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지 명확해진다. 이 논문 전반에서는 구별하는 것이 실제 사례를 명확하게 해 주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 세 가지를 모두 포괄하는 의미로 ‘가치’를 사용한다.

 

제1저자의 실제 경험(lived experience)에서 관찰된 임상역량에 관한 가치기반 의사결정(values-based decision making) 현상을 검토하기 위해, 우리는 공동의 실제 경험에 근거한 이론 중심의 대화(theory-focused dialogue)를 시작하였다 [18, 19]. 여기서 이론(theory)은 사회문화적 의미(socio-cultural sense), 즉 복잡한 교육 과정을 이해하는 방식을 구성하는 일련의 해석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20]. 이러한 관점은 비판적 문헌고찰(critical review)을 위한 다음 질문을 이끌었다.

  • 역량기반 의학교육(CBME) 및 졸업후 평가(postgraduate assessment)의 맥락에서 가치가 타당성 근거(validity evidence)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리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방법 (METHODS) 

우리 네 명의 저자 모두는 Kahlke와 동료들의 지침 [21, 22]을 반영하여 이 비판적 문헌고찰을 두 단계로 기술하였다. 1단계에서는 서로 연결된 다섯 가지 목표인 초점 설정(focus), 자료 생성(generate data), 비판적 검토(appraise), 표집(sample), 분석(analyze)을 달성하고자 하였다. 그림 1에는 이러한 목표를 도식으로 제시하였다. 이 목표들은 서로 구별되거나 선형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성이 매우 높으므로, 아래의 방법 설명에서는 각각을 강조하여 굵게 표시하였다. 2단계에서는 1단계의 연구 과정과 결과에 대한 동료검토(peer review)를 요청하였다.

 

경험적 연구(empirical studies)의 절차는 일반적으로 순차적이고 서로 구별되는 단계들로 구성되지만, 비판적 문헌고찰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예비 결과(preliminary findings)가 목표에 영향을 미치므로,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 안에서 그러한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 [21, 22]. 다음에서는 먼저 우리 연구팀의 성찰성(team reflexivity)을 제시한 뒤, 목표 형성(objective formation), 자료 생성(data generation), 분석(analysis) 및 예비 결과를 결합하는 반복적이고 다단계·다방법적인 비판적 문헌고찰 절차(iterative multi-phase, multi-method critical review procedure)를 기술한다.

그림 1. 비판적 문헌고찰의 요소 (Figure 1. “Elements of a Critical Review”) 

요소 그림 안의 설명
초점 설정(Focus) 연구 질문(Research question)
자료 생성(Generate Data) 초점에 따라 이끌어지는 여러 방법(Multiple methods guided by focus)
분석(Analyze) 해석, 추론(Interpretation, reasoning)
표집(Sample) 초점에 관한 통찰 생성(Generate insight about focus)
비판적 검토(Appraise) 동료검토(Peer review); 관련성 평가(Evaluate relevance)
중앙 요소 연구팀의 전문성(Team Expertise)

그림에서는 다섯 요소가 원형으로 배치되어 양방향 화살표로 서로 연결되며, 각 요소와 중앙의 연구팀 전문성 사이에도 양방향 화살표가 있다.

 

그림 1. “비판적 문헌고찰의 요소(Elements of a Critical Review).” 다음 자료에서 허가를 받아 수정하였다: Kahlke R, Lee M, Eva KW. Building blocks for critical review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Journal of Graduate Medical Education. 2023 Apr 1;15(2):186–9.

연구팀의 성찰성 (TEAM REFLEXIVITY) 

이 문헌고찰의 탐색적 성격을 고려할 때, 우리는 가능한 모든 해석을 설명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졸업후 평가를 형성하는 가치의 다양성에 관한 대화를 촉발하고자 한다. 방법과 결과에 우리가 미친 영향을 명확히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연구팀은 보건의료전문직 교육(health professions education) 연구자 네 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교육학 분야에서 여러 학위를 취득한 경험 많은 임상교육자 두 명과 박사학위 수준의 훈련을 받은 심리학자 두 명이며, 이러한 학문적 다양성은 연구 질문과 해석 모두를 형성하였다. 우리는 함께 임상 실무(clinical practice), 시뮬레이션(simulation), 인지심리학 및 조직심리학(cognitive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CBME, 프로그램 리더십(program leadership)에 관한 전문성을 제공하며, 지식에 대한 사회구성주의적 관점(social constructivist view of knowledge)에 근거하여 근거를 활용하고(evidence-informed) 사회적 책무성을 갖춘(socially accountable) 학술활동에 헌신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우리는 진실이 다면적이며 동일한 상황 안에 여러 진실이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의 폭넓은 전문성은 가치가 타당성 판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암묵적 신념(implicit beliefs)을 드러내며, 관점을 삼각검증(triangulate)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임상의인 저자들은 프로그램 운영과 역량위원회(competence committee)의 논의 진행에서 얻은 통찰을 제공하였다. 인지심리학 및 산업·조직심리학(cognitive and industrial-organizational psychology) 훈련을 받은 비임상의 저자들은 의사결정과학(decision science), 평가 설계(assessment design) 및 인식론(epistemology)에 관한 경험을 제공하였다. 그중 한 명은 두 역량위원회에서 활동한 바 있으며, 두 명 모두 국내외에서 평가 관련 학술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제1저자는 역량기반 평가 설계 센터(competency-based assessment design centre)를 이끌고 캐나다 전역의 보건의료전문직 규제기관 행정책임자들에게 자문한 이전 경험도 활용하였다.

 

우리는 임상추론(clinical reasoning),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조직행동(organizational behavior), 데이터 분석(data analytics) 및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에 관한 작업을 통해 형성된 우리의 인식론이 평가 문제를 구성하는 방식과 무엇을 신빙성 있는 근거로 간주하는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식한다. 독자들도 자신의 가치가 평가 타당성(assessment validity)에 관한 판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타당성(validity), 신뢰도(reliability), 신뢰(trust) 및 공정성(fairness)에 관한 우리의 신념은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ies)과 얽혀 있다. 학제 간 대화(interdisciplinary dialogue)를 통해 우리는 연구 질문의 핵심이 되는 공통의 이론적 입장을 발전시켰다. 개인은 평가자료를 해석할 때 맥락 특이적인 가치(context-specific values)에 의존하며, 이러한 가치는 상황과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2020년에 가치와 타당성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였으며, 아래에서 설명하는 비판적 문헌고찰 방법론에 근거한 최초의 결과를 제시한다. 이 문헌고찰은 2022년에 종료되었다. 방법과 결과 절에서 인용한 평가 관련 학술문헌은 모두 당시 접근 가능했던 자료로, 2023년 이전에 온라인으로 출판되었다. 이후 우리는 최초 검색이 끝난 뒤 출판된 학술문헌을 찾기 위해 2023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문헌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갱신 검색(focused update)을 수행하였다. 이러한 자료는 우리의 결과를 현재의 논의 속에 위치시키기 위해 논의 절에 통합하였다.

비판적 문헌고찰 절차 — 1단계 (CRITICAL REVIEW PROCEDURE – PHASE 1) 

논의의 초점(focus)을 설정하기 위해, 우리는 지침을 얻고자 동료심사를 거친 의학교육 문헌(peer reviewed medical education literature)을 표집(sampled)하고 비판적으로 검토(appraised)하였다. 대상 시기는 2000년부터 2026년까지였는데, 이는 CBME가 두드러지게 부상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구 목표에 부합하는 제한된 수의 출판물, 즉 St-Onge와 동료들 [6, 23, 24] 및 Cook & Lineberry(2016) [25]의 연구에서 목표를 도출할 영감을 얻었다. 이 학자들, 즉 St. Onge와 동료들 및 Cook & Lineberry의 연구는 타당성을 “사회적 당위(social imperative)”인 동시에 “논증 기반의 근거 사슬(argument-based evidentiary chain)”로 구성하는 학술적 신념과 같은 민감화 개념(sensitizing concepts)을 소개하였으며 [6, 23–26], 이는 이후 우리의 논의 전사본(transcripts)에서 무엇을 분석(analyzed)할지에 영향을 미쳤다. 여러 달에 걸친 회의 동안 녹음한 논의, 성찰 기록(reflective notes) 및 주요 논문은 평가 담론(assessment discourse)을 형성하는 다양한 신념을 드러내는 데 도움을 주었다. Messick의 진술, 즉 “타당성 판단은 가치판단이다”를 처음으로 확장하여 설명한 내용은, 가치 지향(value orientations)의 변화가 방법론적 어려움, 즉 자료를 생성하고 제시하며 해석하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과 평가의 복잡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었다. 이후 우리는 문헌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가치판단을 찾아내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27–32].

 

반복적 과정(iterative process)을 통해, 우리는 논의에서 단서를 얻은 문헌과 논의한 논문의 참고문헌 검색을 통해 찾은 문헌을 계속 표집(sample)하고 비판적으로 검토(appraise)하였다. 연구 질문을 다룬 경험적 연구는 유지하였으며, 최종 자료 목록은 보충자료 1(Supplementary Material 1)의 부록을 참조하기 바란다. 동시에 전사본으로 돌아가 분석(analyze)하였다. 우리는 심리측정 전통(psychometric traditions)에 뿌리를 둔 신념이 일터기반 평가자료(workplace-based assessment data)의 해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록하였다. 서면 의견(written comments), 위임가능 전문직무(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EPA) 점수 및 구두 확인(verbal attestations)은 흔히 정량적 관점(quantitative lens)으로 바라보았으며, 이는 신뢰도(reliability)와 객관성(objectivity)에 관한 가정을 강화하였다 [33–40]. 일부 학자들은 교육과정을 CBME 프레임워크에 맞게 조정해야 하는 교수자들의 부담을 강조하였고 [32, 41–43], 다른 학자들은 환자안전의 우선순위와 학습자 중심 평가 실무 사이의 긴장을 검토하였다 [8, 44–46].

 

이 시점에서 우리는 Messick의 진술을 두 번째로 확장하여 설명하면서, 평가 문헌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가치판단은 환자안전(patient safety), 학습자 발달(learner development), 평가 전통(assessment traditions), 공동체(community), 신뢰(trust) 및 질(quality)이라고 보았다 [7, 16]. 반면 문헌에는 재능(talent)에 관한 내용이 충분하지 않았다 [47, 48]. 연구팀의 논의에서 우리는 재능이 장기적인 인력 개발(long-term workforce development)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47], 교수와 평가 실무 모두에서 현저하게 부재한 가치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재능은 흔히 선발의 기준이 되고 가치 있게 여겨지지만 [48], 재능과 수행(performance)의 교차점을 명시적으로 다루는 논문은 드물었다.

 

우리는 이러한 예비 결과를 다섯 개의 진술로 정리하였다. 이 가치판단들은 연구팀 논의의 대표적인 인용문 및 일곱 가지 상위 가치(overarching values)와 함께 표 1에 제시하였다.

자문 과정 — 2단계 (CONSULTATION PROCESS – PHASE 2) 

우리는 저자가 아닌 여러 자문가를 초청하여 표 1의 내용에 대한 동료검토를 요청하였다. 인용문을 포함하는 대신, 제1저자와 마지막 저자가 우리 연구팀의 관점을 설명하는 짧은 동영상을 자문가들에게 보냈다. 저자팀은 여섯 명의 자문가를 추천하였고,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및 평가 분야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이들을 선정하였다. 모두 참여에 동의하였다. 이들 중에는 MD/PhD 또는 PhD 학위 소지자가 있었다. 모두 정량적 및 정성적 연구방법론(quantitative and qualitative research methodology)에 관한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과학자들이었다. 두 자문가는 비판적 문헌고찰에, 두 자문가는 역량기반 평가에 구체적인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으며, 한 명은 임상교육자로서 추가적인 통찰을 제공하였다. 네 명은 캐나다에, 두 명은 미국에 거주하였다. 각 자문가에게는 논문의 목표, 핵심 현상, 우리의 이론, 제안한 가치판단 및 평가에서 가치의 역할에 관한 여러 가정을 요약한 짧은 설문을 통해 피드백을 제공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 자문 과정은 해밀턴 통합 연구윤리위원회(Hamilton Integrated Research Ethics Board, HiREB)에 제출되었으며, 위원회는 이 활동이 윤리심의가 필요한 인간대상연구(human subjects research)에 해당하지 않음을 확인하여 심의면제를 승인하였다.

자문가 피드백 (Consultant Feedback) 

설문 문항은 부록, 즉 보충자료 2(Supplementary Material 2)에 제시되어 있다. 다섯 개의 선택지 중 모든 자문가가 환자안전(Patient Safety)과 학습자 발달(Learner Development)을 지지하였다. 공동체(Community)에 관한 진술은 네 명의 자문가로부터 지지를 받아 두 번째였다. 일부 자문가는 평가가 관문지기(gatekeepers) 역할을 수행하고 대중의 신뢰(public trust)를 유지하는 목적을 강조하였다. 반면 다른 자문가들은 개인적 가치를 명시적으로 드러내려는 우리의 목표를 강화해 주었다.

표 1 (Table 1) 

가치(VALUES) 가치판단(VALUE JUDGMENTS) 인용문 및 근거(QUOTES AND RATIONALE)
환자안전(Patient Safety) 환자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수련생의 수행(trainee performance)을 측정하여 진료 적합성(fitness for practice)을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누군가를 프로그램에서 퇴출시키려면, 나는 신뢰할 만한 근거(reliable evidence)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보완교육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행의 격차(irremediable performance gaps)가 있습니다.”

“신뢰도가 낮은 자료를 미래의 역량(future competence)을 예측하는 데 믿고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수련생이 진급하는지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신뢰도가 낮은 자료를 사용하는 것은 비윤리적입니다.”

“CBME에서 목표는 오직 안전하지 않은 사람들을 확실히 식별하는 것입니다.”
학습자 발달(Learner Development) 수련생의 향상(trainee improvement)과 학습성과(learning outcomes)는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및 의학교육의 핵심 목적이다.

(보완교육[remediation]과 코칭[coaching]을 설명하는 전사본 전반에 등장함)
“우리는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이것을 성취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으니, 이것을 학습할 시간을 더 드리고 싶다고요.”

“우리는 합격/불합격(pass/fail)을 측정하는 데서 벗어나 지속적인 발달(continued development)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습니다…”

“목표는… 전공의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전통(Tradition) 평가는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문화적 전통(cultural tradition)이다. “우리가 글을 쓰는 데 바탕이 되는 역사와 전통이 있으므로, 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은 대형 시험기관들에 도움이 됩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 설계되어 있습니다… 현재 존재하는 심리측정(psychometrics)을 [통합하라는] 압력이 … 있었습니다.”

“그것은 과거에 우리가 평가해 온 방식에 관한 더 전통적인 사고방식입니다… 마지막에 숙달(mastery)에 도달하는 것이죠.”
재능(Talent) 최대한의 영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학습자의 재능을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는 사실 누구에게도 이것을 절대로 배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이것을 학습할 시간을 더 드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많은 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 정말 제한적입니다… 현명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평가 행위는… 전공의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복잡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사용됩니다.”
공동체(Community) 평가 시스템은 교수자(faculty members)를 포함하고 그 중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교수자들은 수련생을 평가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우리는 교수자에 관한 좋은 수행자료(performance data)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문제가 전공의가 아니라 교수자에게 있습니다.”

“평정자(raters)가 스스로 자신의 평가에 신뢰도(reliability)나 타당성(validity)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더 큰 우려가 생깁니다…”

“그러한 신호를 해석하도록 훈련받고 능숙한 사람들이 매우 긴밀한 집단을 이루지 않는다면… 상황은 무너집니다.”
  • 표 1. 졸업후 의학교육 평가에 관한 논의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다섯 가지 가치판단으로, 회의 전사본과 분석 메모(analytic memos)의 대표적인 인용문이 이를 뒷받침한다. 환자안전, 학습자 발달, 전통, 재능 육성(talent cultivation) 및 공동체에 대한 신뢰(trust in community)라는 이 가치판단들은, 그 토대가 되는 가치가 평가자료의 해석을 형성하고 타당성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에 기여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

 

우리는 이 피드백을 이전 결과와 통합하여 세 가지 가치, 즉 (환자) 안전성[(Patient) Safety], (학습자) 발달[(Learner) Development] 및 (시스템) 민첩성[(Systems) Agility]을 식별하였다. 검색한 문헌 중 이러한 가치판단을 지지하거나 이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문제로 제기한 문헌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는 다음 하위 질문(sub-questions)을 제기하며 논의로 돌아갔다.

  • 이러한 가치판단에서 어떤 개인적 신념(personal beliefs)이 생겨나는가?
  • 이러한 가치와 타당성의 관계가 갖는 실제적인 함의(practical implications)는 무엇인가?

우리는 하위 질문에 대한 답변을 표 2에 정리하여 가치, 가치판단 및 신념을 제시하고, 가치와 타당성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잠재적 기회도 함께 제시하였다.

표 2 (Table 2) 

평가 관련 학술문헌에서 도출한 가치판단(VALUE JUDGMENTS WE DERIVED FROM ASSESSMENT SCHOLARSHIP) 관련 신념 및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함의(ASSOCIATED BELIEFS & IMPLICATIONS FOR EDUCATION PROGRAMS) 위험 및 결과(RISKS & CONSEQUENCES) 더 폭넓은 프로그램 가치에 관해 논의할 기회(OPPORTUNITIES TO DISCUSS BROADER PROGRAM VALUES)
안전성(Safety): 평가는 무엇보다 환자안전(patient safety)을 보호하며, 안전한 진료(safe practice)를 수행함을 입증한 임상의만 다음 단계로 진급하도록 보장한다. 우리는 평가가 환자안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따라서 프로그램은 누가 해당 전문직에 진입하고 그 안에서 진전하는지를 형성해야 한다.
이 신념을 우선시하면 학습 지원보다 위험 회피(avoidance of risk)를 우선하는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배제적인 평가 실무(exclusionary assessment practices)가 정당화될 수 있으며, 이는 인력의 다양성(workforce diversity)을 감소시키고 인력 부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우선순위는 구조적 인종차별(systemic racism)과 다른 형태의 차별을 심화시킨다.
교수자가 절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 신호(safety red flags)를 제기하며 수련생의 즉각적인 퇴출을 요구한다.

교수자가 불확실하다고 느낄 때마다 공정한 절차(fair process)보다 의심에 따라 학습자를 불합격시키거나 진급을 지연시킨다.

교수자가 “무언가를 놓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조화된 체크박스(structured checkboxes)를 선호하여, 성장(growth), 맥락(context) 또는 접근성 요구(accessibility needs)를 간과하는 협소한 평가를 하게 된다.
발달(Development): 평가는 개인 간 순위를 매기거나 개인을 구별하기보다 학습자의 역량 발달(development of learners’ competence)을 지원한다. 우리는 학습자가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평가 경험(meaningful assessment experiences)을 통해 역량을 발달시킨다고 믿는다.

따라서 프로그램은 학습자의 성공에 책임이 있다.
이 신념을 우선시하면 책무성(accountability)의 중요성이 축소되어, 성장을 촉진하려는 과정에서 중대한 수행상의 우려(significant performance concerns)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을 수 있다.

이러한 결정은 환자나 팀에 대한 임박한 또는 미래의 위험을 가릴 수 있으며, 의도치 않게 개입이 필요한 양상의 조기 식별(early identification)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접근성 요구(accessibility needs)가 있는 학습자는 간과되거나 배제될 수 있다.
교수자가 학습자의 의욕을 꺾지 않기 위해 비판적 피드백(critical feedback)을 기록하거나 논의하는 일을 주저한다.

교수자가 지지적인 환경(supportive environment)을 유지하기 위해 정당한 수준보다 높은 평정(ratings)을 부여한다.
민첩성(Agility): 평가는 맥락에 대응하여 변화하며,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에서 학습자와 교수자를 더 잘 지원하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우리는 평가 실무(assessment practices)가 그것이 사용되는 맥락을 반영한다고 믿는다.

따라서 프로그램은 그러한 맥락이 변화함에 따라 적응해야 한다.
이 신념을 우선시하면 평가 도구(assessment tools)와 과정을 끊임없이 수정하게 되어 교수자의 업무량(faculty workload)이 늘어나고, 임상 및 교육 책임을 수행하면서 지속하기 어려운 요구가 계속 생길 수 있다.

그 결과 교수자의 업무량 증가는 의료서비스(healthcare services)에 부담을 더할 것이다.
교수자가 새로운 맥락, 순환수련(rotation)의 필요 또는 교육과정상의 우려가 생길 때마다 평가 도구를 반복적으로 갱신하여, 행정적 부담(administrative burden)을 더하는 끝없는 재설계의 순환을 만들어 낸다.

교수자가 맥락화(contextualization)를 중시하여 학습자나 환경에 맞게 과정을 개별화하지만, 의도치 않게 일관되지 않은 기대(inconsistent expectations)와 일회성 해결책(one-off solutions)을 관리하기 위한 추가 업무를 만들어 낸다.
  • 표 2. 각 가치와 관련된 가치판단, 신념 및 위험을 제시하여 핵심 신념(core beliefs)이 교수자의 결정을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지 보여 주고, 어느 하나의 가치만 강조할 때 생기는 위험을 부각하였다. 세 가지 가치 각각에 대해 신념 진술(belief statement)의 예, 이 신념이 교육 프로그램에 갖는 잠재적 함의, 잠재적 위험이나 결과, 그리고 해당 가치와 신념이 교수자의 행동이나 의사결정에서 어떻게 실행될 수 있는지에 관한 예를 제시하였다. 마지막 열에 설명한 행동을 관찰하면 개별 교수자의 평가 가치와 신념에 관한 대화를 시작할 기회가 생긴다.

결과 (RESULTS) 

저자팀은 총 67편의 논문을 검토하고 분석하였다. 우리의 핵심 질문에 대한 답으로, 이론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근거, 즉 경험적 연구를 발견하였다(보충자료 1[Supplementary Material 1]). 여기서는 세 가지 가치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설명한다.

안전성: 평가는 무엇보다 환자안전을 보호하며, 안전한 진료를 수행함을 입증한 임상의만 다음 단계로 진급하도록 보장한다 (SAFETY: ASSESSMENT PROTECTS PATIENT SAFETY ABOVE ALL ELSE, ENSURING THAT ONLY CLINICIANS WHO DEMONSTRATE SAFE PRACTICE ARE ADVANCED) 

  • 안전성(safety)은 문헌에서 지배적인 가치였으며, 특히 2000년대 초반 연구에서는 평가를 감독 없는 진료(unsupervised practice)를 수행할 준비가 되었음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초점은 공식적인 평가 시스템(formal evaluation systems)의 필요성을 타당화하기 위해 심리측정학적으로 건전한(psychometrically sound) 객관적 평가(objective assessments)와 상관관계 연구(correlation studies)를 요구하는 것으로 자주 이어졌다 [35–37].
  • 여러 논문은 안전하지 않은 수행(unsafe performance)을 식별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시설(data infrastructure)과 예측 분석(predictive analytics)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였지만, 다른 논문들은 임상팀과 환경의 변이(variability)가 그러한 접근의 신뢰도(reliability)를 제한한다고 경고하였다 [38–40]. 이러한 맥락 민감성(contextual sensitivity)은 표집(sampling)의 작은 변화에도 표준화된 평가가 취약하며, 그로 인해 점수의 정확성(score accuracy)이 왜곡될 수 있음을 부각하였다 [27]. 환자 진료 지표(patient-care metrics)를 학습분석(learning analytics)과 연결하여 CBME의 성과 측정(outcome measurement)을 강화하려는 관심도 커졌으며, 이는 임상정보학(clinical informatics)의 더 폭넓은 추세에 의해 강화되었다 [28–30].
  • 안전성을 유일한 가치로 우선시하면, 엄격한 기준(strict criteria), 정당화 가능성(defensibility) 및 역치 기반 판단(threshold-based judgments)을 선호하는 과정에서 성장과 민첩성을 희생할 수 있다. 이는 대규모 표준화 평가(large scale standardized assessments)의 예측타당성(predictive validity)이 양의 방향을 보이고 대체로 통계적으로 유의하더라도, 환자안전 지표 측정치의 전체 분산(total variance)에 비하면 상당히 작다는 근거가 있음에도 그러하다 [36–39, 49–52].

발달: 평가는 개인 간 순위를 매기거나 개인을 구별하기보다 학습자의 역량 발달을 지원한다 (DEVELOPMENT: ASSESSMENT SUPPORTS THE DEVELOPMENT OF LEARNERS’ COMPETENCE, RATHER THAN RANKING OR DIFFERENTIATING BETWEEN INDIVIDUALS) 

  • 문헌에서 두 번째로 지배적인 가치는 학습자 발달(learner development)이었다. 이는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데 반영되었으며 [53–55], 그 예로는 R2C2, 외과 코칭(surgical coaching) 및 캘거리 감사·피드백 모형(Calgary Audit-and-Feedback model)과 같은 코칭 및 멘토링 모형(coaching and mentorship models)이 있다 [31, 56–60]. 이 연구들은 수련생의 발달을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의 핵심 목적으로 자리매김하고, 공정하고 유용하며 발달 지향적인(fair, useful, and developmentally oriented) 평가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61]. 이러한 맥락에서 규제기관과 전문과목 분야의 역량 프레임워크(competency frameworks)는 엄격한 기준을 제공하기보다 수련생과 대중의 기대를 명확히 하는 역할을 한다.
  • 발달을 중시하는 문헌은 수련생들을 구별하기보다 수련의 완료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 학습자 발달에 투자한다는 것은 학습 요구(learning needs)를 식별하고, 코칭과 술기 훈련(skills training)을 제공하며, 주요 평가에 대비하도록 수련생을 준비시키는 것을 뜻한다. 최근의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와 학습으로서의 평가(assessment as learning)에 관한 논의는, 학습자 중심 성과(learner-centered outcomes)의 토대로서 세심한 자료 큐레이션(data curation)과 공정성(fairness)의 중요성을 강화한다 [61, 62]. 발달을 유일한 가치로 우선시하면, 안전상의 우려를 축소하거나 어려움을 겪는 학습자에게만 집중하여 탁월성(excellence)을 평가절하할 수 있다.

민첩성: 평가는 맥락에 대응하여 변화하며,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에서 학습자와 교수자를 더 잘 지원하도록 조정되어야 한다 (AGILITY: ASSESSMENT EVOLVES IN RESPONSE TO CONTEXT AND SHOULD BE ADAPTED TO BETTER SUPPORT LEARNERS AND FACULTY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 문헌에 반영된 세 번째 가치는 민첩성(agility)이었다. 이는 평가 시스템이 변화하는 교육적, 임상적 및 사회적 맥락에 맞추어 발전해야 한다는 기대를 의미한다. 의학교육은 다른 보건의료전문직 교육보다 더 오랫동안 위계(hierarchy), 총괄적 판단(summative judgment) 및 중대한 결과가 걸린 수행(high-stakes performance)을 강조하는 전통적 모형에 의존해 왔으며, 이러한 모형은 흔히 통과의례(rites of passage)로 기능하였다. CBME가 더 유연하고 발달적인 접근을 장려하는 가운데에서도 이러한 패러다임(paradigms)은 지속되고 있다.
  • 민첩성을 중시하려면 혁신(innovation)과 함께, 학습 문화(learning cultures)를 훼손할 수 있는 낡은 평가 의례(assessment rituals)를 바꾸려는 명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들은 뿌리 깊은 전통(entrenched traditions)이 수치심(shame)을 유발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fear of failure)을 키우며, 수련생이 공개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주저하게 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는 교수자가 평가자 역할도 겸하는, 피드백이 풍부한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5, 63–73].
  • 평가 시스템은 사회의 요구를 충족하도록 변화해야 하며, 학습자와 교수자가 환자 진료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평가 부담(burden of assessment)을 줄여야 한다 [74]. 중대한 결과가 걸린 시험(high-stakes examinations)은 특히 과소대표 집단(underrepresented groups)의 선발(selection)과 진급(advancement)에서 형평성(equity)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자주 언급되었다. 평가 실무의 혁신은 의료에서 대표성(representation)과 포용성(inclusivity)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와 같이 자원이 제약된 시기에는 의과대학생, 간호대학생 및 전공의 등 많은 수련생에게 상위 수준의 책임이 위임되었으며, 이들은 의료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75, 76]. 전 세계의 의료조직 자원(healthcare organizational resources)은 여전히 제한되고 압박받고 있으므로, 적응하고 “조기 졸업(accelerated graduation)” 과정을 공식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절실하다 [75, 76]. 추가 자원 없이 민첩성을 유일한 가치로 우선시하면, 교수자에게 교수·평가 도구의 지속적인 질 향상(constant quality improvements)에 참여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지속 불가능한 부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1. 안전성 (Safety): "환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 핵심 요약: 평가는 이 예비 의료인이 '혼자서 환자를 진료해도 될 만큼 안전한가?'를 걸러내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합니다.
  • 자세한 내용:
    • 의료 교육에서 평가는 기본적으로 "운전면허 시험"과 같습니다. 면허 없는 사람이 도로에 나가면 위험하듯, 준비 안 된 의사가 환자를 보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 이를 위해 과거부터 아주 객관적이고 엄격한 시험(표준화된 평가)을 통해 학생들을 걸러냈습니다. 최근에는 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석 등을 이용해 "어떤 학생이 나중에 위험한 진료를 할까?"를 예측하려는 시도도 많아졌습니다.
  • 주의할 점 (안전성만 너무 강조할 때의 한계):
    • 의료 현장은 너무 복잡하고 변수가 많아서, 단순한 시험 점수만으로 그 사람의 실제 안전성을 100%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 안전만 너무 강조하면 평가 기준이 지나치게 빡빡해집니다. "몇 점 이상 통과, 이하 탈락"이라는 엄격한 기준에만 얽매이게 되어, 학생이 유연하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을 수 있습니다.

2. 발달 (Development): "탈락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성장시키기 위함이다"

🎯 핵심 요약: 평가는 학생들을 줄 세우거나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훌륭한 의사로 키워낼 수 있을까?'를 돕는 도구여야 합니다.
  • 자세한 내용:
    • 최근 교육계에서는 점수를 매기는 '결과 중심의 평가'보다, 피드백을 주고받는 '학습을 위한 평가(코칭, 멘토링 등)'가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 평가 기준표는 학생을 자르기 위한 '칼'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합니다.
    • 학생이 무엇을 모르는지 찾아내고, 부족한 기술을 훈련시키고, 궁극적으로 무사히 교육 과정을 마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 주의할 점 (발달만 너무 강조할 때의 한계):
    • 학생을 다독이고 성장시키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자칫 정말로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 '위험한 학생'을 놓칠 수 있습니다.
    • 또한, 뒤처지는 학생을 끌어올리는 데만 에너지를 쏟느라, 이미 잘하고 있는 학생이 더 탁월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을 소홀히 할 수 있습니다.

3. 민첩성 (Agility):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해야 한다"

🎯 핵심 요약: 고리타분한 옛날 방식의 시험에 얽매이지 말고, 시대적 요구와 의료 현장의 상황에 맞춰 평가 방식도 빠르고 유연하게 변해야 합니다.
  • 자세한 내용:
    • 전통적인 의대 교육은 "선배들이 엄청나게 무서운 시험으로 후배들을 쥐어짜는" 통과의례 같은 문화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낡은 방식은 학생들에게 수치심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만 심어주어, 오히려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물어보고 배우는 '건강한 학습 문화'를 망칩니다.
    • 또한, 한 번에 인생이 결정되는 '큰 시험'은 소수자나 취약 계층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평등함을 해칠 수 있습니다.
    • 민첩한 평가는 현실에 맞게 유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처럼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비상 상황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해 의대생이나 간호대생을 조기 졸업시켜 현장에 투입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 주의할 점 (민첩성만 너무 강조할 때의 한계):
    • 유연하게 바꾸고 혁신하는 것도 좋지만, 이를 지원할 예산이나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자꾸 평가 방식만 바꾸려 들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에게 엄청난 업무 부담(번아웃)을 주게 되어 결국 시스템이 유지될 수 없습니다.
💡 총정리 (결론): 훌륭한 의료인을 양성하기 위한 평가는 이 세 가지 가치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엄격해야 하고(안전성), 동시에 학생이 상처받지 않고 훌륭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코치가 되어야 하며(발달), 구시대적인 악습을 버리고 사회와 현장의 변화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민첩성)해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논의 (DISCUSSION) 

평가에는 폭넓은 인간의 가치(human values)가 관여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가 지배적이 되며 그것이 의사결정을 어떻게 형성하는가이다. 유사한 통찰은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Birhane 등은 인용 빈도가 높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문헌에서 60개가 넘는 가치를 식별하였는데, 정의(justice)와 공정성(fairness)은 거의 강조되지 않았고, 거의 모든 사례에서 성능(performance)이 우선시되었다 [77]. 우리의 결과도 마찬가지로 졸업후 평가가 가치중립적(value neutral)이라는 가정에 이의를 제기한다. 안전성을 무엇보다 우선시할 때는 엄격하고 객관적이며 규범적인(strict, objective, and normative) 과정이 지배하는 경향이 있다.

 

이 비판적 문헌고찰에서 우리는 가치와 타당성 사이에 제안한 관계를 뒷받침하는 근거, 그리고 가치가 임상교육자의 수련 중 평가자료 개념화, 설계 및 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였다. 평가 이론(assessment theories), 우리의 전문성, 실제 경험(lived experiences) 및 동료심사를 거친 문헌에서 얻은 근거를 종합하여, 최근 평가 문헌의 많은 부분을 뒷받침하는 세 가지 반복적인 가치인 안전성, 발달 및 민첩성을 식별하였다. 평가 설계의 장점, 예를 들어 표준화 평가와 일터기반 평가의 비교 [11, 33], 그리고 서로 다른 철학과의 연결 [11, 12]을 분석하는 데서 더 나아가, 우리는 맥락 특이성(context-specificity)의 한 측면인 말로 드러내지 않은 가치(unspoken values) [7, 16, 78–81]가 임상교육자의 해석 작업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보여 준다. 이전 연구들이 가치를 평정자 변이(rater variability) 및 주관성(subjectivity)과 연결한 바 있지만 [10–12, 82, 83], 더 폭넓은 맥락 특이적 가치가 졸업후 평가에서 중대한 결과가 걸린 결정(high-stakes decisions)과 타당성에 대한 인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한 연구는 드물다 [7, 81, 84–86].

  • 안전성 지향 문헌(safety-oriented literature)은 엄격한 데이터 기반시설(rigorous data infrastructure), 표준화된 측정치(standardized measures), 그리고 학습분석(learning analytics)과 환자 결과(patient outcomes)의 연결을 강조하였다 [27–30, 34, 35, 37––40, 49]. 초기에 심리측정 시대(psychometric era)가 지배적이었다는 것은 안전성, 공정성, 수용가능성(acceptability) 및 정당화 가능성(defensibility)이 수치로 표현된 신뢰도와 타당성(numerical reliability and validity)의 암묵적 결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았음을 의미한다.
  • 발달 지향 문헌(development-oriented literature)은 코칭 및 멘토링 모형을 강조하였다 [31, 57, 58, 87, 88].
  • 시스템 민첩성(systems agility)을 강조한 연구는 수치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및 불형평성(inequities)을 조장할 수 있는 통과의례로서 전통적인 고부담 평가 의례(traditional, high-stakes assessment rituals)의 지속적인 영향력을 비판하였고, 학습자와 교수자를 더 잘 지원하도록 발전하는 시스템을 요구하였다 [45, 63–73].

우리의 검색이 종료된 이후 출판된 학술연구는 대체로 우리가 여기서 제시하는 입장으로 이동해 왔다.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의 “평가의 다음 시대(Next Era in Assessment)” 컬렉션은 발달 지향적이고 사회적 책무성을 갖춘 평가를 요구하며 [89], 개인적·조직적·사회적 신뢰(trust)를 평가 시스템의 기초적인 설계 가치(foundational design value)로 명명한다 [90]. 타당성 전문가들과의 면담은 타당화(validation)를 특정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구축되므로 그들의 가치에 따라 달라지는 수사적 작업(rhetorical work)으로 설명하며 [91], 기준설정(standard setting)에 관한 분석은 합격/불합격 결정(pass/fail decisions)이 측정상의 사실(measurement fact)에만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적인 인식론적 체제(epistemic regimes)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추적한다 [92]. 역량위원회(competency committees)에 관한 연구는 위원들이 지역적 기준(local standards)과 개인적 추론(personal reasoning)을 통해 동일한 자료를 걸러 해석한다는 것을 보여 주며 [93], 한 서술적 문헌고찰(narrative review)은 이러한 위원회가 수련생과 환자 진료에 미치는 후속 영향(downstream impact)은 대체로 연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결론지었다 [94]. 발달과 민첩성이라는 논의의 흐름도 성숙해졌다. 프로그램적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는 AMEE 가이드(AMEE Guide) 수준에서 학습을 위한 평가로 공식화되었으며 [95], 새로운 연구는 R2C2 코칭 대화(coaching conversations)의 기제를 정교화하고 [96], 캐나다의 연구들은 평가 양식의 변이(variable assessment forms)가 만들어 내는 부담 [97]과 시스템 설계를 현장의 현실(local realities)과 조화시키기 위해 교육자가 수행하는 원칙에 따른 조정(principled adaptations) [98]을 모두 설명한다. 관찰 평가(observed assessment)의 편향(bias)과 이를 완화하려는 노력에 관한 병행 문헌고찰들은, 공정성(fairness)을 타당성에 대한 위협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로 자리매김한다 [99, 100]. 또한 새롭게 등장한 정밀교육(precision education) 운동은 동일한 검토가 필요한 가치 목록에 개인화(personalization)와 효율성(efficiency)을 더한다 [101].

 

최근 학술연구에서는 안전성, 발달 및 민첩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만, 재능(talent)은 평가 설계나 교육 실무를 이끄는 명시적 가치로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이러한 침묵은 의미가 있다. 이는 평가 시스템이 인력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리고 상당한 정도로 기여할 수 있는 개인들의 다양한 능력을 인정하기보다, 재능을 규범적인 것으로 취급해 온 유산을 반영한다 [48]. 이는 또한 이 분야가 평가(evaluation)의 목적에 관한 오랜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시스템이 학습자를 단지 역량의 역치(thresholds of competence)를 충족하는 사람으로만 보지 않고 강점(strengths), 잠재력(potential) 및 미래의 기여(future contributions)를 지닌 성장 중인 임상의(emerging clinicians)로 더 잘 인정할 방법을 고려할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의 주제범위 문헌고찰(scoping review)은 이러한 공백을 뒷받침한다. 의학교육에서 재능을 다룬 189편의 연구 중 이 용어를 명시적으로 사용한 연구는 4분의 1에 불과했고, 정의를 제시한 연구는 일곱 편뿐이었으며, 대부분 재능을 발전시켜야 할 대상보다 식별하거나 분류해야 할 대상으로 구성하였다 [102].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재능의 부재는 단순한 간과가 아니라 진단적 징후이다. 역치에 따라 학습자를 분류하도록 구축된 평가 시스템은 강점을 표현할 어휘가 부족하므로, 위원회의 관심은 어려움을 겪는 수련생에게 집중되고 독특한 능력은 주목받지 못한다. 그러나 의료 내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더욱 가치 있게 여기고자 한다면, 역량위원회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예를 들어 보완교육의 필요를 식별해야 하는 사람들과 유난히 빠른 진전을 보이는 사람들, 예를 들어 조기 진급(fast track) 또는 수련 경험의 심화·확충(enrich a training experience)이 필요한 학습자들 모두에게 주의를 기울이도록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학술적으로 이는 선발 연구(selection research)와 강점기반 평가 설계(strengths-based assessment design)가 재능에 관한 발달적 설명(developmental account)을 구축하고 검증할 수 있는 영역임을 시사한다.

 

서로 다른 가치는 자료기반 의사결정(data driven decision making)을 이끌어 다양한 관점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도록 할 수 있다 [103––105]. 이는 수련생의 진전 추적(trainee progress tracking) [106],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 [107], 수련생 역량(trainee competency) [108] 및 교육과정 변화(curricular change) [107]에 관한 통찰을 포함한다. 평가자료가 흔히 불완전하거나 [109–111] 정성적 성격을 갖는 비표준화된 임상 수련 환경(non-standardized clinical in-training settings)에서는 자료의 신뢰도(data reliability)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잠재적으로 비윤리적이다 [40, 112]. 수학적으로 신뢰도는 타당성의 상한(upper limit)을 설정하지만 [32–34, 113, 114], 이러한 관계는 특정 조건에서만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학습곡선(learning curves)의 예측 가능성은 자료가 충분하고 신뢰도가 높을 때 학습곡선을 유용하게 만든다 [29, 32, 115–117]. 그러나 일부 맥락에서는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가 드물다. 예를 들어 캐나다 [80, 118, 119]에서는 위임가능 전문직무(EPAs)가 졸업후 수련의 전체 과정에 걸쳐 정렬되어 있기보다 임상역량의 최종 단계(terminal stages of clinical competence)에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곡선의 구축을 추진하면 시간과 자원이 낭비될 수 있다 [32, 120].

 

우리는 CBME의 의사결정자와 학자들이 평가자료의 폭넓고 다양한 목적에 관해 더 세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의사결정자가 시스템 내에서 자신의 가치를 선언하고 논의하면, 자료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명확히 할 수 있다. 명시된 기대는 의도한 목적에 맞는 성찰적이고 견고한 자료분석(reflexive and robust data analysis)으로 나아가는 길을 드러낼 수 있다 [43]. 가치에 관한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자는 동일한 자료라도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다른 사람이 검토하고 바라보면 다른 통찰이 도출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실험적·실증주의적 관점(experimental and positivist perspectives)에 깊이 뿌리박힌 가치를 넘어, CBME에서 자료 활용(data usage)과 자료 거버넌스(data governance)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가 갖는 상대적 비중은 규제 및 문화적 맥락(regulatory and cultural contexts)에 따라 달라진다. 시스템마다 위원회에 부여된 재량(discretion)의 정도와 CBME 실행의 성숙도(maturity)가 다르므로, 우리는 이 프레임워크를 어느 한 시스템에서 도출한 처방이 아니라 현장의 대화를 위한 관점으로 제시한다.

한계 (LIMITATIONS) 

우리는 경험 많은 교육 실무자와 학자들을 모아 가치가 평가 타당성 판단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검토하였다. 우리의 목표는 여러 전문직과 환경에 걸쳐 관련성이 있는 대화를 촉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발전시키고 있는 이론이 모든 평가 결정이나 맥락에 일반화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이 연구는 가능한 모든 가치를 목록화하기보다 이론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므로, 최근 졸업후 평가 문헌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치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정성(fairness), 신빙성(credibility), 목적 적합성(fitness for purpose), 투명성(transparency) 및 정당화 가능성(defensibility)과 같은 다른 가치들도 분명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재능(talent)”에 관한 학술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은 일부 가치가 충분히 탐구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음을 부각한다 [5, 7, 16, 48, 85].

결론 (CONCLUSION) 

평가 결정에는 긴장이 가득하며, 이는 부분적으로 이해관계자(stakeholders)들이 흔히 서로 다른 가정과 기대에 기초하여 일하기 때문이다. 안전성, 발달 및 민첩성이라는 폭넓은 가치를 전면에 드러내면 평가의 복잡성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가치는 동일한 임상교육자에게서도 맥락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CBME에서 평가 시스템이 다양한 맥락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러한 차이는 더 잘 드러나고, 그 결과도 더 중요해진다. 평가정보(assessment information)를 어떻게 해석하고 그것이 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궁극적으로 교육자가 판단에 적용하는 가치에 달려 있다. 이러한 가치를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일관되고 공정하며 정당화 가능한 평가 실무(coherent, fair, and defensible assessment practice)에 필수적이다.

추가 파일 (ADDITIONAL FILES)

이 논문의 추가 파일은 다음과 같다.

  • 보충자료 1(Supplementary Material 1). 2단계에서 이 비판적 문헌고찰의 1단계 결과를 검토하도록 요청받은 모든 자문가에게 제시한 설문이다. DOI: https://doi.org/10.5334/pme.2818.s1
  • 보충자료 2(Supplementary Material 2). Monteiro 등의 「타당성의 재구성: 가치가 졸업후 의학교육의 평가를 어떻게 형성하는가(Reframing Validity: How Values Shape Assessment in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공동저자들이 검토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한 문헌이다. 관련 문헌은 안전성, 발달 및 민첩성이라는 세 가지 가치에 따라 정리되어 있다. DOI: https://doi.org/10.5334/pme.2818.s2

윤리 및 동의 (ETHICS AND CONSENT)

이 논문은 개념적 문헌고찰(conceptual review) 논문이며, 우리는 해밀턴 통합 연구윤리위원회(Hamilton Integrated Research Ethics Board, HiREB)로부터 심의면제를 받았다. 이는 우리가 윤리승인이 필요한 인간대상연구(human subjects research)를 수행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것이다.

Perspect Med Educ. 2026 Sep 29;15(1):946-958.doi: 10.5334/pme.2592. eCollection 2026.

Assessment Fit for (More Than One) Purpose? Reconciling the Dual Purposes of Assessments in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하나의 평가로 두 가지 목적을? 역량바탕교육에서 평가의 '이중 목적' 다루기 (Ryan et al., 2026)

Ryan MS, Chen AMH, Nichol H, Huwendiek S, Richardson D, Kinnear B, Cheung WJ, Touchie C, Chou FC, Turner DA, Oswald A, as members of the International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ollaborative. Assessment Fit for (More Than One) Purpose? Reconciling the Dual Purposes of Assessments in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2026;15(1):946–958. https://doi.org/10.5334/pme.2592


📌 한눈에 보기

  • 역량바탕 보건의료인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BHPE)에서는 같은 평가 데이터를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 와 학습에 대한 평가(assessment of learning) 에 함께 쓰는 일이 흔해요. 이걸 이중 목적 활용(dual purposing) 이라고 해요.
  • 전통적으로는 "평가 하나에 목적 여러 개를 얹지 말라"는 조언이 많았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피하기 어렵죠. 저자들은 이중 목적 활용을 피하자는 대신, 잘 해내기 위한 설계 조건(design conditions) 을 제시해요.
  • 조건은 세 가지예요.
    • ① 신뢰의 문화(culture of trust) 만들기,
    • ② 프로그램식 평가와 기술로 데이터 모으고 해석하기,
    • ③ 학습자 주도성(learner agency) 살리기. 

지난번에 소개한 Ryan 등의 타당도 논문과 같은 PME 특집호에 실린 글이에요. 그 논문에서 "프로그램식 평가의 이중 목적 문제는 따로 다룬다"고 했던 바로 그 논문이고요. 형식은 새로운 관점을 제안하는 Eye Opener 예요.


🧐 문제의 출발점: 목적과 부담은 같은 말이 아니에요 

기본 개념부터 정리해 볼게요

저자들이 Table 1에서 정리한 용어를 먼저 볼게요.

구분 용어 뜻 예시
목적 학습을 위한 평가 (assessment for learning) 주로 학습 도구로 설계된 평가 과목 중 선택형 '자가평가'. 점수는 학생 본인만 보고 성장 계획에 활용
목적 학습에 대한 평가 (assessment of learning) 얼마나 잘 배웠는지, 어느 수준의 역량에 도달했는지 판단하는 평가 전문분야 내용 숙달 여부를 보는 인증시험
목적 학습으로서의 평가 (assessment as learning) 평가 자체가 학습 과정에 녹아들어 자기조절학습을 돕는 평가 선다형 문제 + AI 기반 피드백으로 강점, 개선점, 성찰 기회 제시
목적 이중 목적 활용 (dual purposing) 한 평가를 성격이 다른 두 목적(학습 촉진, 숙달 판단)에 쓰는 것 실습 중 WBA로 학습을 돕고, 같은 데이터를 모든 실습이 끝난 뒤 역량 기준 충족 판정에 사용
부담 고부담 (high-stakes) 프로그램 안에서 비중이 커서 결과가 중대한 평가 다음 단계로 가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시험
부담 저부담 (low-stakes) 비중이 낮아 결과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은 평가 여러 데이터 중 하나로 쓰이는 WBA

이 논문에서는 학습으로서의 평가는 따로 다루지 않고, 현장에서 가장 큰 긴장을 만드는 학습을 위한 평가와 학습에 대한 평가에 집중해요.

목적(purpose)과 부담(stakes)은 연결돼 있지만 같지 않아요 

평가의 목적은 흔히 평가의 부담과 관련되어 있지만, 같은 말은 아니다.

"The purpose of assessment is often related to, but not synonymous with, the stakes of the assessment(s)"

 

부담(stakes)은 평가 결과가 학습자의 진급에 미치는 영향을 말해요. 인증시험은 전형적인 고부담 평가고, 성적에 반영하지 않는 성찰 글쓰기는 저부담 평가죠. 그런데 목적과 부담 둘 다 딱 떨어지는 범주가 아니에요.

평가의 목적과 부담은 모두 연속선 위에 있으며,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학습자의 인식에 영향을 받는다.

"Both the purpose and the stakes of assessment lie on a continuum and are influenced, at least in part, by the learner's perception"

 

예를 들어 실습 종료 후 받는 수련 중 평가 보고서(in-training evaluation report)는 꽤 고부담인 학습에 대한 평가로 보이죠. 그런데 남은 실습이 있다면 그 결과가 다음 학습의 방향을 잡아 주니, 학습을 위한 평가 역할도 해요.

프로그램식 평가는 원래 이중 목적이에요 

CBHPE는 정의상 프로그램식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 를 채택해요. 여러 평가 데이터를 모아 학습자의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이죠. 그러니 개별 평가는 저부담의 학습을 위한 평가로 설계되더라도, 결국 총괄적 역량 판정이나 위임 결정(entrustment decision)의 한 조각이 돼요. 대표적인 예가 작업장 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 WBA) 예요. 1차 목적은 수련 중 학습을 이끄는 것이지만, 2차 목적으로 모인 데이터가 역량 판정에 쓰이죠.


⚠️ 이중 목적 활용, 뭐가 걱정일까요?

여러 연구자가 이중 목적 활용에 대해 경고해 왔어요. 평가의 원래 의도를 해치고, 학습자가 '학습을 위한 평가'라는 인식을 잃게 된다는 거죠. 타당도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어요. 평가 타당도를 따질 때 핵심은 데이터를 어디에 쓸지인데, 저자들은 이렇게 물어요.

고부담이면서 동시에 저부담인 평가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How does one reconcile an assessment that is both high and low-stakes?"

 

그런데도 이중 목적 활용이 필요한 때가 있어요. 지도의의 참여(supervisor buy-in), 시간 부족, 진료 업무와의 경합 때문에 의미 있는 WBA 데이터를 충분히 모으기 어렵거든요. 학습용 평가 시스템과 판정용 평가 시스템을 따로 두 개 운영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아요. 게다가 목적을 나누는 것 자체가 학습자에게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어요.

문헌에 따르면, 학습자는 명시된 목적이 다르더라도 모든 평가를 학습에 대한 측정으로 인식한다.

"learners perceive all assessments as measures of learning, even when their stated purpose is different"

 

그래서 저자들은 이중 목적 활용을 실용적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이점을 키우고 위험을 줄이는 세 가지 설계 조건을 제안해요. 저자들의 기본 입장은 이거예요.

우리는 문화, 데이터 구조, 학습자 주도성에 관한 구체적인 설계 조건을 의도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는 이중 목적 활용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we argue that dual purposing can succeed in programs that intentionally address specific design conditions regarding culture, data structures, and learner agency."


🤝 조건 1. 무대 마련하기: 신뢰할 수 있는 문화 

왜 문화가 먼저일까요?

CBHPE는 수련 기간 내내 성장하는 것을 전제로 해요. 성장 지향(growth-orientation)은 실수, 지속적 개선, 역량을 향한 종단적 발달을 당연히 포함하죠. 그런데 HPE 문화에는 여전히 다른 기대가 남아 있어요.

CBHPE에서는 "오류 가능한 학습"이라는 현실이 HPE 문화에 퍼져 있는 "무오류의 역량"이라는 기대와 충돌한다.

"the reality of "fallible learning" is at odds with a prevailing expectation of "infallible competence" in HPE culture"

 

이 긴장을 풀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신뢰가 없으면, 학습자는 모든 평가를 성장, 자기성찰, 개선의 기회가 아니라 고부담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다.

"In the absence of trust, learners may perceive all assessments as high-stakes hurdles rather than opportunities for growth, self-reflection, and improvement"

 

그래서 학습자, 지도의, 교육 리더십 사이의 교육적 동맹(educational alliance) 이 필요하다고 해요.

신뢰의 문화는 어떻게 만들까요?

저자들은 개인, 대인, 프로그램·기관 수준에서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요.

  • 학습자: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피드백을 실제 진료에 반영하는 법을 훈련받아요.
  • 교수: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은 피드백 대화(feedback dialogue)에 초점을 둬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코멘트를 주는 법, 역할 모델링과 선의, 공동 목표를 향한 협력으로 학습자와 안전한 관계를 맺는 법을 다뤄요.
  • 프로그램: 평가 데이터를 어떻게, 언제, 왜 쓸지 정한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요. 학습자, 지도의, 교육 리더, 역량위원회(competency committee) 위원 등 모든 구성원의 역할과 책임도 분명히 하고요. 정기적인 저부담 평가, 종단적 멘토링·코칭과 결합한 포트폴리오, 교수들 사이의 공유 정신모형(shared mental model)을 위한 온보딩과 반복 교육도 필요해요.

이름표보다 사용 방식을 알려 주세요 📢

이 부분이 실무적으로 특히 와닿았어요. "저부담", "형성평가", "학습을 위한 평가"라고 이름을 붙여도 학습자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자들은 이렇게 제안해요.

평가에 어느 한 목적의 이름표를 붙이기보다, 각 목적을 위해 평가가 정확히 어떻게, 언제, 왜 사용될지를 설명하는 편이 더 적절할 수 있다.

"rather than label assessments for one purpose or the other, it may be more appropriate to outline exactly how, when, and why assessments will be used for each respective purpose."

 

이런 기준은 정책·절차 같은 문서와 학과·학교 회의 같은 구두 소통으로 공개적으로 공유해야 해요. 그러면 학습자는 성장 기회를 더 얻고, 평가자는 만족도가 높아지고, 프로그램은 총괄 판정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거예요.


🧩 조건 2. 데이터 얻고 해석하기: 프로그램식 평가와 기술 

픽셀과 그림

프로그램식 평가를 설계한 Cees van der Vleuten은 이를 그림 속 픽셀에 자주 비유했다고 해요. 저자들은 커다란 인상주의 그림을 예로 들어 설명해요.

확대해 보면 예상치 못한, 혹은 제각각인 색 차이가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축소해 보면 그림 전체가 분명해지고, 개별 픽셀 수준의 작은 편차는 덜 중요해진다.

"if we zoom in, we may see unexpected or idiosyncratic color differences. However, if we zoom out, the entire picture becomes clear, and the small deviations at the individual-pixel level become less meaningful."

 

개별 평가는 역량의 불완전한 스냅숏이라 잡음이 섞여요. 그러니 데이터 하나만으로는 고부담 결정에 쓸 가치가 거의 없어요. 하지만 여럿을 모으면 수행의 모습이 더 분명해지죠. 그래서 개별 데이터 포인트는 주로 학습을 위한 것(첫 번째 목적), 전체 데이터는 역량 판정을 위한 것(두 번째 목적) 으로 볼 수 있다는 거예요. 데이터의 양뿐 아니라 출처와 유형도 다양해야 해요. 흑백 그림보다 컬러 그림이 세상을 더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것처럼요.

저부담 평가를 늘리기 

한 번의 선다형 시험으로 진료 역량을 판단하는 식의 고부담 평가는 역량 발달의 복잡하고 종단적인 특성을 담지 못하고, 피드백 기회도 줄여요. 그렇다고 고부담 평가를 다 버리자는 건 아니에요. Harrison 등의 연구에 따르면 학습과 피드백의 문화 속에 통합된 OSCE 같은 고부담 평가도 학습에 대한 평가이자 학습을 위한 평가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고부담 평가와 저부담 평가를 모두 프로그램에 넣어야 해요.

 

진료 현장에 녹아든 정기적인 저부담 WBA는 피드백 기회이자 역량 판정을 위한 풍부한 데이터예요. 평가 피로(assessment fatigue)가 걱정될 수 있지만, 일정한 주기의 평가와 적극적인 지도의가 함께하면 관찰과 피드백이 수련의 당연한 일부가 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해요.

데이터 포인트의 수와 다양성이 늘어날수록, 단일 평가 장면을 고부담 결정에 쓰고 싶은 유혹은 줄어든다. 그런 사용은 프로그램식 평가와 정반대되는 것이다.

"As the number and diversity of data points increase, the draw to use any single assessment encounter to inform high-stakes decisions, which is anathema to programmatic assessment, decreases."

관찰 기회 만들기 

프로그램식 평가가 잘 작동하려면 임상 경험 기회가 충분해야 해요. 저자들의 예시가 구체적이에요. 수유 중인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역량을 보여야 하는데, 그런 환자를 거의 만나지 못하는 학습자가 있다고 해 볼게요. 그러면 드물게 오는 관찰 기회 하나하나가 고부담이 돼 버리죠.

이럴 때 저자들이 제안하는 방법은 이래요.

  • 필수 평가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먼저 검토해요.
  • 드문 술기도 꼭 평가해야 한다면 시뮬레이션, 구조화 구술시험(structured oral exam), OSCE 같은 표준화 환경을 더 활용해요. 이때도 지도의가 형성적 피드백을 주고, 같은 데이터를 나중에 총괄 판정에 쓸 수 있어요.
  • 오리엔테이션에 학습 기회를 넣어 기본 수준을 갖추게 해요. 전문소생술(advanced life support) 같은 인증 과정도 드문 상황에 대한 WBA 의존을 줄여 줘요.
  • 해당 환자군을 많이 보는 임상 현장에 학습자를 배치하도록 일정을 조정해요.

기술 활용, 그리고 감시의 위험 📱

모바일 기술로 WBA 데이터를 빠르게 모으고 종합하는 건 이미 흔해졌어요. 최근에는 사람의 노력이 거의 필요 없는 저접촉(low-touch) 기술도 등장했어요. 대표적인 게 앰비언트 AI(ambient AI) 로, 오디오·비디오 녹화나 동작 포착으로 관찰자 없이 임상 수행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이에요. 술기 햅틱(procedural haptics), 학습자 시간-동작 추적(time-motion tracking), 환자 면담이나 영상 판독 중 시선 추적(eye-tracking), 심폐소생 시뮬레이션 중 언어적 소통 녹음 같은 예가 있어요. 예전에는 얻을 수 없던 양과 종류의 데이터를 만들어 이중 목적 활용의 효율 문제를 덜어 줄 수 있죠.

 

하지만 저자들은 분명한 경고도 남겨요.

모든 발화, 술기 동작, 키 입력, 전자의무기록 지표가 평가로 바뀐다면, 학습자는 자신의 모든 행동이 수행에 대한 판단이라고 느낄 수 있다.

"if every utterance, procedural movement, keystroke, or electronic health record measure is translated into an assessment, learners may feel as though each action is a performance-based judgment."

 

데이터가 너무 많으면 역량위원회와 학습자가 감당하기 어렵고, 데이터 해석을 도울 코치도 더 필요해져요. 환자 동의 문제도 따져야 하고요.

교육자는 혁신 기술 앞에서 겸손해야 하며, 신뢰 기반 시스템을 통해 그 사용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ducators should demonstrate humility around innovative technologies and recognize the importance of governing their use through a trust-based system"


🙋 조건 3. 데이터로 성장 이끌기: 학습자 주도성

마지막 조건은 데이터를 학습자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거예요. 핵심은 학습자를 평가받는 대상이 아니라 자기 성장을 이끄는 주체로 세우는 거예요.

학습자가 요청하는 평가 (learner-initiated assessment) 

전통적인 평가는 프로그램 리더십이 주도해요. 이 방식에만 기대면 학습자 주도성이 줄고 동기와 자율성도 약해질 수 있어요. 학습자가 피드백, 목표 설정, 실행 계획을 주도하면 참여가 늘고 행동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커진다는 연구들이 있어요.

 

그런데 학습자는 지도의에게 부담을 주거나 업무 흐름을 방해할까 봐 평가 요청을 망설여요. 관찰과 피드백을 구하는 건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라 정서적 부담도 크고요. 그래서 여기서도 다시 문화와 신뢰가 중요해져요. 지도의는 일상의 상호작용이 총괄평가가 아니라 형성평가라는 점을 학습자에게 분명하고 꾸준히 알려 줄 수 있어요.

우리는 학습자가 적어도 일부 평가는 직접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we would advocate that the learner should initiate at least some assessments."

 

다만 요청 책임을 학습자에게만 지우면 안 돼요. 지도의와 나눠야 학습자의 부담도 줄고, 관찰이 학습자의 실제 진전을 대표하게 된다고 해요.

종단적 코칭 관계 (longitudinal coaching) 

효과적인 코칭 관계는 신뢰, 상호 존중, 공동 책임 위에 만들어져요. 종단적 클리닉이나 종단적 지도 관계 같은 구조는 솔직한 대화와 잦은 피드백 요청을 가능하게 해요. 이런 관계 안에서 WBA는 평가이면서 동시에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되죠. 기간이 짧은 관계에도 코칭 방식을 적용할 수 있어요. 실습 중간·종료 피드백에 쓰이는 R2C2 모델(relationship, reaction, content, coaching) 이 대표적인 예예요.

어떤 모델이든, 학습자가 자신의 누적된 데이터를 검토하는 구조화된 코칭 세션을 넣는 것은 종단적 성장을 지원하는 중요한 요소다.

"Regardless of the model, embedding structured coaching sessions in which learners review their own aggregated data is an important element in supporting longitudinal growth."

'초저부담' 평가 (ultra-low-stakes assessment) 🔒

마지막으로 저자들은 발달 목적으로만 쓰는, 이른바 '무부담(zero-stakes)' 평가 를 검토해요. 일부 데이터는 순수하게 학습에만 쓰자는 아이디어죠. 그런데 여기에도 긴장이 있어요. 대중에 대한 책무(accountability to the public)를 지켜야 하니까요. 저자들이 던지는 질문들이에요.

  • 이 데이터는 누가 볼 수 있을까? 학습자만? 주요 지도의, 종단적 코치, 멘토도?
  • 무부담 평가에서 학습자나 환자 안전 문제가 반복해서 보이면 지도의나 코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환자 안전 우려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학습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프로그램 리더와 공유하거나 포트폴리오에 넣어야 할까?
  • 학습자와 지도의는 이런 공개 기준을 분명히 알고 있을까?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요.

더 큰 질문은 진정한 무부담 평가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다. 학습자가 평가를 받을 때는 실제든 인식된 것이든 언제나 어느 정도의 부담이 있다.

"A bigger question is whether there is such a thing as true zero-stakes assessments. When a learner is assessed, there is always some element of stakes (real or perceived)."

 

그래서 '무부담' 대신 스펙트럼의 가장 낮은 끝을 '초저부담(ultra-low-stakes)' 으로 부르자고 제안해요. 별도의 숨은 기록 체계를 만드는 것도 경계해요.

그림자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프로그램은 초저부담 피드백을 역량위원회나 프로그램 리더십이 안전하고 사려 깊게 다룰 수 없다는 신호를 간접적으로 보내게 된다.

"by creating shadow systems, programs are indirectly signaling that ultra-low-stakes feedback cannot be safely and thoughtfully considered by competency committees or program leadership."

 

이러면 초기 발달 단계의 관찰을 포트폴리오에 넣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의도치 않은 메시지가 생기고, 숙달 지향 학습보다 수행을 앞세우게 돼요. 이미 진료에 쫓기는 지도의와 학습자에게 공식 기록과 그림자 기록을 모두 운영하라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고요. 진정한 무부담 평가는 어렵더라도 부담을 낮출 기회는 학습자 주도성에 도움이 되니, 가능한 곳에서 찾아 넣으라는 게 저자들의 조언이에요.


🧾 한 장으로 보는 설계 조건과 위험 (Table 2 요약)

원문 Table 2를 간추렸어요.

설계 조건 이렇게 만들어요 없으면 생기는 위험
문화 (culture) 성장 지향과 실패 가능성을 정상으로 받아들이기, 데이터 사용 방식의 투명한 공개 모든 평가를 고부담 장애물로 인식, 관찰·피드백 회피, 지도의의 솔직한 교정 피드백 기록 기피
소통 (communication) 구성원별 역할·책임과 평가 정책 공유, 역량위원회까지 성장 지향 관행 정렬 목표와 어긋난 피드백, "발달용 평가를 구하는 건 안전하지 않다"는 잠재 교육과정, 공유 정신모형 부재
프로그램식 평가 여러 출처의 다양한 데이터 수집 불완전하거나 대표성 없는, 편향된 데이터로 역량 판정
저부담 평가 순수 총괄용 고부담 평가 최소화, 고부담 평가에도 피드백 기회 포함 고부담 평가가 "통과해야 할 관문"이 됨, 데이터가 적어 선택 편향 발생
데이터 수집 기회 충분한 관찰 기회, 관찰이 어려우면 대체 방법 마련, 평가 요청 책임 공유 적은 관찰 하나하나의 부담 증가, 드문 필수 상황에서 학습자 스트레스
기술 (technology) 데이터 수집·종합·해석에 활용하되 과잉 감시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검토, 환자 데이터 윤리와 동의 고려 상시 평가로 신뢰 저하와 스트레스, 행정 부담 증가, 환자 프라이버시 우려
학습자 요청 평가 학습자와 지도의 모두 평가를 요청할 수 있게 균형 잡기 수동적 학습자, 동기·자율성 저하, 또는 학습자에게 과도한 부담
코칭 관계 모든 피드백 대화에 코칭 접근, 종단적 코칭 프로그램 평가가 의미 없는 "체크박스" 활동이 됨, 자기성찰 기회 상실
초저부담 평가 발달 전용 데이터 고려, 누가 보는지와 공개 기준을 명확히 신뢰가 낮으면 중대한 우려나 환자 안전 문제가 숨겨짐, 예고 없는 공개 시 배신감

⚖️ 마지막으로 짚는 주의점

저자들은 설계 조건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해요. 교수와 학습자를 아무리 열심히 교육해도 역량위원회가 다르게 움직이면 소용이 없다는 거죠.

역량위원회가 숙달 접근을 받아들이는 학습자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학습을 위한 평가 장면에 참여하는 것이 프로그램에서 가치 있지도 안전하지도 않다고 말하는 잠재 교육과정이 생겨날 것이다.

"if the competency committee penalizes learners who embrace a mastery approach, a hidden curriculum will emerge, suggesting that engaging in assessment-for-learning moments is neither valued nor safe in the program."

 

저부담 WBA도 마찬가지예요. 관찰이 일정한 주기로 충분히 모이지 않으면, 겨우 모은 몇 개의 관찰이 의도보다 훨씬 큰 비중으로 총괄 판정에 쓰이게 돼요.

 

그리고 리더는 기관이 신뢰의 문화, 기술 지원, 종단적 관계에 실제로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돌아봐야 해요. 반대 방향의 질문도 있어요. 저자들은 "이중 목적 활용이 꼭 필요한가?(Is dual purposing necessary?)"라고도 물어요. 인력, 재정, 기술이 충분한 프로그램이라면 평가 시스템을 따로 운영해 이중 목적 활용 자체를 피할 수도 있으니까요.


✍️ 저자들의 결론

신뢰의 명시적 구조 만들기, 대량의 누적 데이터 생성, 학습자 주도성 지원 같은 몇 가지 설계 원칙을 전략적으로 반영하면, 우리는 이중 목적 활용이 형성적 기능과 총괄적 기능 둘 다를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두 기능을 전략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이 되도록 할 수 있다.

"By strategically incorporating several design principles (e.g., building explicit structures of trust, generating high-volume aggregate data, and supporting learner agency), we can ensure that dual-purposing can serve as a strategic integration of formative and summative functions, rather than a compromise of both."


💬 덧붙이는 생각

이 논문은 "평가 목적은 하나로"라는 오래된 원칙을 고집하지 않고, 현장의 제약을 인정한 위에서 출발해요. 그래서 이론 논문이라기보다 교육 리더를 위한 실무 가이드에 가까워요. 특히 형성평가라는 이름표를 붙이는 것보다 데이터를 어떻게, 언제, 왜 쓸지 공개하라는 제안, 그리고 학습자를 평가 데이터의 주인으로 세우라는 제안은 바로 적용해 볼 만해요.

 

국내에서도 전공의 수련에 WBA를 도입하면서 "피드백용 평가가 결국 판정에 쓰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자주 나오는데요, 이 논문을 바탕으로 우리 프로그램을 점검해 볼 질문을 뽑아 봤어요.

  • WBA 데이터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결정에 쓰이는지 학습자와 지도의가 모두 알고 있나요?
  • 역량위원회는 초기의 미숙한 수행 기록을 성장의 근거로 보나요, 아니면 감점 요인으로 보나요?
  • 학습자가 직접 평가를 요청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가 있나요?
  • 관찰 횟수가 너무 적어서 몇 번의 관찰이 사실상 고부담 평가가 되고 있지는 않나요?
  • 학습자가 자기 누적 데이터를 코치와 함께 돌아보는 시간이 정해져 있나요?

이중 목적 활용이 문제인지 아닌지는 평가 도구보다 그 도구를 둘러싼 문화와 구조에 달려 있다는 게 이 논문의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


서론 (INTRODUCTION) 

평가는 보건의료전문직 교육(health professions education)에서 여러 목적을 수행한다 [1]. 이러한 목적에는 특정 활동이나 영역에 대한 학습자의 역량 수준을 판단하는 ‘학습의 평가(assessment of learning)’〔때로는 총괄평가(summative assessment)라고도 한다〕와, 학습자의 향후 발달을 안내하기 위해 피드백(feedback)을 제공하는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때로는 형성평가(formative assessment)라고도 한다〕가 포함될 수 있다 [2, 3]. 일부에서는 세 번째 목적인 ‘학습으로서의 평가(assessment as learning)’도 제시하였다 [4–6]. 그러나 본 논의에서는 보건의료전문직 평가의 실제에서 가장 주된 긴장관계를 나타내는 학습을 위한 평가와 학습의 평가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 논문에서는 하나의 평가를 하나 이상의 목적에 사용할 가능성을 고찰한다. 이러한 실천은 흔히 ‘이중 목적 활용(dual purposing)’이라고 불린다 [7–9]. 이 접근에는 잠재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9], 문화(culture), 데이터 구조(data structures), 학습자 주도성(learner agency)에 관한 구체적인 설계 조건을 의도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에서는 이중 목적 활용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논문은 교육 리더(educational leaders)가 자신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프로그램 안에서 이중 목적 활용을 최적화하도록 제안하는 실무 지침의 역할을 한다.

목적과 평가 결과의 영향도 구분하기 (DIFFERENTIATING PURPOSE FROM STAKES) 

평가의 목적(purpose)은 흔히 평가 결과의 영향도(stakes)와 관련되지만, 같은 뜻은 아니다 [10]. 영향도란 평가가 프로그램 내에서 학습자의 진급·진전(advancement)에 미치는 함의를 뜻한다 [11].

 

  • 전형적인 고영향도 평가(high-stakes assessment)는 자격인증시험(certification examination)으로, 진급을 위해 합격점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 이에 비해 저영향도 평가(low-stakes assessments)는 학습자의 진급에 미치는 결과가 경미한 평가이다. 예를 들면, 진급 결정에 어떠한 비중도 부여하지 않는 비채점 성찰 글쓰기 과제(ungraded reflective writing assignment)가 있다. 평가 프로그램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요 정의는 표 1에 요약하였다.

 

평가의 목적과 영향도는 모두 연속선(continuum) 위에 있으며,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학습자의 인식(learner’s perception)에 영향을 받는다 [12–14]. 예를 들어, 임상수행평가(clinical performance assessment)〔예: 수련 중 평가보고서(in-training evaluation report)〕는 임상순환교육(rotation)을 마친 뒤 시행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로 비교적 영향도가 높은 학습의 평가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추가적인 임상순환교육이 남아 있다면, 같은 평가가 향후 학습에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학습을 위한 평가의 역할도 수행하고, 전체적인 관점에서는 그 평가에 부여되는 체감 비중이 더 작아질 수 있다.

 

역량기반 의학교육(CBME)과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CBHPE)〔이하에서는 이 둘을 통칭하여 CBHPE라고 한다〕에서는 평가의 목적과 영향도 모두에 복잡성이 더해진다. 정의상 CBHPE 프로그램은 학습자의 역량(competence)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평가 데이터를 통합(aggregation)해야 하는 프로그램 평가 접근(programmatic assessment approach)을 채택한다 [2]. 프로그램 평가에서는 개별 평가가 주로 영향도가 낮은 학습을 위한 평가로 기능하도록 설계될 수 있는 동시에, 총괄적인 역량 판단(summative competency decision)이나 위임 결정(entrustment decision)에 정보를 제공하는 여러 데이터 지점(data points) 중 하나로 활용될 때에는 영향도가 더 높은 결정의 구성요소로도 기능할 수 있다. 따라서 평가는 하나 이상의 목적을 수행하며, 마찬가지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수준의 영향도를 드러낸다 [15]. 문헌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이중 목적 활용(dual purposing)’이라고 설명하는데 [7–9], 이는 개별 평가의 목적들이 서로 경합하고 때로는 상충한다는 점을 반영한다. 문헌의 선례에 따라 우리도 이 개념을 이중 목적 활용이라고 부르되, 평가에는 두 가지를 넘는 목적이 있을 수 있으며 목적과 영향도가 반드시 같은 뜻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이중 목적 활용의 전형적인 예는 일터기반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s, WBAs)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WBA는 실제 업무 환경(authentic work environment)에서 학습자를 관찰하여 얻는 평가로 정의된다 [16]. WBA의 주된 목적은 대개 수련 과정에서 학습자를 안내하는 것〔즉, 학습을 위한 평가〕이다. 그러나 부차적인 목적은 동일한 평가 데이터를 통합 데이터 세트(aggregated data set)의 한 구성요소로 사용하여, 학습자가 역량 달성(competency attainment)을 향해 얼마나 진전했는지를 총괄적으로 판단하는 데 정보를 제공하는 것〔즉, 학습의 평가〕일 수 있다. 그림 1은 목적과 영향도 사이의 관계, 그리고 프로그램 평가 접근이 평가의 인식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요약한다.

이중 목적 활용: 우려와 실용적 고려사항 (DUAL PURPOSING: THE CONCERNS AND PRAGMATIC CONSIDERATIONS) 

이중 목적 활용과 프로그램 평가 접근이 서로 부합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여러 저자는 이러한 접근에 주의를 촉구하였다.9 일부 연구는 이중 목적 활용이 평가의 원래 의도를 훼손하여, 학습자가 ‘학습을 위한 평가’를 인식하는 방식을 약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17–19]. 더욱이 이중 목적 활용은 교육 리더에게 이론적·실무적 어려움을 제기한다. 모든 평가의 타당도(validity)를 검토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은 평가 데이터의 의도된 활용(intended use)〔즉, 영향도〕이다 [20]. 영향도가 높으면서 동시에 낮기도 한 평가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중 목적 활용이 필요한 때가 있다. 지도자의 수용·동의(supervisor buy-in), 시간 제약(time constraints), 서로 경합하는 환자진료 책무(competing patient care responsibilities) 등의 문제는 의미 있고 충분한 WBA 데이터 수집을 제한하는 장벽으로 흔히 언급된다 [7].

 

이러한 이유로, 일부에서는 서로 구분된 두 평가 체계, 즉 하나는 순전히 학습을 위한(for learning) 체계이고 다른 하나는 순전히 학습의(of learning) 체계인 두 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비실용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일부에서는 목적을 구분하는 것이 의미 있는 구별이라기보다 학술적인 논의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문헌은 명시된 목적이 다르더라도 학습자들이 모든 평가를 학습의 측정(measures of learning)으로 인식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12, 13].

 

이 논문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실용적인 관점에서 CBHPE 프로그램의 평가 이중 목적 활용을 살펴보며, 이점을 극대화하면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 가지 주요 설계 조건(design conditions)을 제시한다.

 

  • 1. 신뢰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여 기반을 마련하기,
  • 2. 프로그램 평가와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확보하고 해석하기,
  • 3. 학습자 주도성을 활용하여 성장을 촉진하고 역량을 달성하도록 데이터를 사용하기이다.

이러한 관점은 아래에서 살펴보고 표 2에 요약하였다.

 

표 1.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의 평가 프로그램을 설명할 때 흔히 사용하는 정의 (Table 1. Definitions commonly used in describing assessment program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용어 (TERM) 정의 (DEFINITION) 설명을 위한 예시 (ILLUSTRATIVE EXAMPLE)
목적 (Purpose)
학습을 위한 평가 (Assessment for learning) [2, 3] 주로 학습을 위한 도구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평가. 교과목에서 학생들에게 선택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자기평가(self-assessment)’를 제공한다. 점수는 프로그램 내에서 자신의 성장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당 학생에게만 제공한다.
학습의 평가 (Assessment of learning) [2, 3] 학생이 학습 내용을 얼마나 잘 배웠는지, 또는 일정 수준의 기술이나 역량에 도달했는지를 판단하는 도구로 주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평가. 프로그램의 학생들에게 자격인증시험을 실시하여 자신의 전문 분야 내용을 숙달했는지 판단한다.
학습으로서의 평가 (Assessment as learning) [4] 평가가 학습 과정 자체에 통합된다. 평가는 학습을 자기조절(self-regulate)하게 하며 지식과 기술의 획득을 강화한다. 학생들에게 선다형 문항(multiple-choice questions)과 함께, 강점, 개선할 영역, 자기성찰(self-reflection)의 기회를 부각하는 인공지능으로 강화한 피드백(artificial-intelligence-enhanced feedback)을 제공한다 [6].
이중 목적 활용 (Dual purposing) [7] 평가를 하나 이상의 목적에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여기에는 주된 목적과 부차적인 목적이 포함되며, 학습을 촉진하는 지향과 학습 내용의 숙달(mastery)을 판단하는 지향이라는 점에서 두 목적은 범주상 구별된다. 임상순환교육 중 학습을 안내하기 위해 일터기반평가를 사용한다. 이후 모든 임상순환교육이 끝나면 같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학생들이 역량 기준치(competency threshold)에 도달했는지 판단한다.
평가 결과의 영향도 (Stakes)
고영향도 (High-stakes) [11] 해당 평가에 교육 프로그램 내에서 상당한 비중을 부여하며, 따라서 높은 수행 및/또는 낮은 수행에 따르는 결과가 중대하다. 학생들이 다음 수련 단계로 진급하려면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저영향도 (Low-stakes) [11] 해당 평가에 프로그램 내에서 비교적 낮은 비중을 부여하며, 따라서 그에 따르는 결과는 비교적 경미하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 일터기반평가를 시행한다. 각 평가에서 얻은 데이터는 학생의 수행을 평가하는 여러 데이터 지점 중 하나로 사용한다.
평가와 학습의 목적 (Purpose of assessment and learning)
형성적 (Formative) [16, 71] 주로 학습자의 발달 또는 형성에 기여하는 도구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평가. 일반적으로 교육 경험이 진행되는 동안 학습을 촉진하도록 설계된다. 임상순환교육의 중간 시점에 학생들이 자신의 수행에 관한 피드백을 받는다.
총괄적 (Summative) [16, 71] 주로 학생이 학습 내용을 얼마나 잘 배웠는지, 또는 일정 수준의 기술이나 역량에 도달했는지를 판단하는 도구로 기능하도록 설계된 평가. 일반적으로 교육 경험이 끝날 때 획득한 학습을 측정하거나, 진전 여부에 관한 결정(progress decision)이 필요할 때 이를 측정하도록 설계된다. 임상순환교육이 끝날 때 학생들의 수행을 평가한다.
평가 체계 (Assessment systems)
평가 프로그램 (Program of assessment) [72] 더 큰 교육 프로그램 안에서 여러 평가를 사용하여 일관된 평가 체계(cohesive system of assessment)를 구축한다. 평가와 목적 사이의 정렬(alignment)을 추구한다. 의학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한 평가 방법을 선택한다. 일부는 지식을 평가하도록 설계하고, 다른 일부는 의사소통 기술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프로그램 평가 (Programmatic assessment) [2, 26] 여러 출처에서 다수의 데이터 지점을 축적한 뒤 이를 사용하여 수련 프로그램 내 학습자의 수행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특정한 평가 프로그램. 총괄적 기능보다 형성적 기능에 초점을 두며,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데이터 지점의 수는 그 결정의 영향도에 따라 달라진다. 고영향도 결정은 전문가 집단이 내린다. 역량기반 프로그램이 선다형시험(multiple-choice tests), 일터기반평가, 동료 관찰(peer observations), 성찰 글쓰기 과제(reflective writing assignments)에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학습자가 실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었는지 판단한다.

 

그림 1. 역량기반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중 목적 활용’을 예시한 평가 목적과 영향도의 연속선 (Figure 1. The continuum of purpose and stakes of assessment with an illustration of “dual purposing” in a competency-based education program.) 

그림 내 문구번역
Assessment of Learning 학습의 평가
Assessment for Learning 학습을 위한 평가
Low Stakes 낮은 영향도
High Stakes 높은 영향도
Multiple-choice examination 선다형시험
Workplace-based assessments 일터기반평가
Competency or advancement decision 역량 또는 진급·진전 결정

 

  • 범례(Legend): 이 그림은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에서 흔히 사용하는 두 가지 전형적인 평가, 즉 교과목 종료 시의 선다형시험(end-of-course multiple choice examinations)과 일터기반평가를 보여준다. 빨간 점은 평가의 주된 활용을 나타내며, 파란 점은 평가의 부차적인 활용〔즉, ‘이중 목적(dual purpose)’〕을 나타낸다. 이 그림은 영향도가 낮은 평가가 다른 평가들과 함께 통합되어 총괄적인 역량 결정(summative competency decision)을 내리는 데 사용될 때, 영향도가 더 높은 평가로 바뀔 수 있음〔점선 화살표〕을 보여준다. 이 그림은 가상의 예시를 제공하려는 것이며, 목적의 이동은 정확한 위치를 나타내기보다 해당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것임에 유의해야 한다.

 

기반 마련하기: 신뢰할 수 있는 문화 조성하기 (SETTING THE STAGE: CREATING A TRUSTWORTHY CULTURE) 

문화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CULTURE) 

CBHPE는 본질적으로 수련 전 과정에서의 성장에 초점을 둔다. 성장 지향(growth-orientation)은 오류(errors), 지속적인 개선(continuous improvement), 역량 달성을 향한 종단적 발달(longitudinal development)을 암묵적으로 예상한다 [21, 22]. 학습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실제로 흔히 어려움을 겪는다는 생각은 CBHPE에서 긴장관계를 형성한다. 보건의료전문직 교육(HPE)의 문화에서는 ‘오류를 범할 수 있는 학습(fallible learning)’ [23]이라는 현실이 ‘오류 없는 역량(infallible competence)’ [23]을 요구하는 지배적인 기대와 충돌하기 때문이다 [23, 24]. 신뢰가 없으면 학습자들은 모든 평가를 성장, 자기성찰, 개선의 기회보다 영향도가 높은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으며 [25, 26], 이는 역량 획득을 촉진하려는 모든 노력을 방해한다. 이러한 긴장관계를 다루려면 학습자, 지도자, 교육 리더십 팀 사이에 교육적 동맹(educational alliance)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학습자들이 피드백과 성장의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27]. 학습자, 지도자, 프로그램 리더 사이에 안전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할 명시적인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동맹은 성장 지향적 학습 접근을 일상적인 것으로 정착시키고 지원해야 한다.

표 2.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프로그램에서 평가의 효과적인 ‘이중 목적 활용’을 위한 주요 고려사항 (Table 2. Key considerations for effective “dual purposing” of assessments in a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program.) 

주요 고려사항 (KEY CONSIDERATION) 해당 구성요소를 개발하는 방법 (HOW TO DEVELOP THE COMPONENT) 구성요소가 없을 때의 위험 (RISKS IF COMPONENT IS ABSENT)
기반 마련하기 (Setting the stage)
문화 (Culture)
  • 성장 지향과 실패 가능성을 장려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정착시킨다. 이를 위해 일터기반 관찰에서 아직 발달 중인 수행(in progress)과 성공적인 수행(successful)을 모두 기록하도록 명시적으로 권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요구할 수도 있다.
  • 전용 교육 세션을 통해 교수와 학습자가 성장의 문화(culture of growth)를 지향하도록 한다. 이러한 세션은 공동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 학습자, 지도자, 프로그램 리더 사이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한다.
  • 평가 데이터를 어떻게, 언제, 왜 사용할 것인지에 관한 과정이 모든 사람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한다.
  • 수행 지향(performance-orientation)이 지속되어, 학습자가 모든 평가를 성장, 자기성찰, 개선의 기회보다 영향도가 높은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다.
  • 학습에서 발달이 예상되는 단계 동안 임상 진료에 대한 관찰과 피드백을 회피한다.
  • 낮은 수행을 보이는 사람으로 식별되거나 낙인찍힐 것을 두려워하여 학습자의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 솔직한 교정적 피드백(corrective feedback)을 기록하기를 꺼리는 지도자의 태도가 강화된다.
의사소통 (Communication)
  • 모든 구성원 집단의 역할과 책임을 명시한다.
  • 평가 데이터에 관한 정책, 절차, 기준, 기대사항을 학습자, 지도자, 종단적 조언자(longitudinal advisors), 교육 리더와 공유한다.
  •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학습자, 지도자, 프로그램, 역량위원회(competence committee)/총괄적 의사결정자(summative decision makers) 전반에 걸쳐 성장 지향적 실천이 서로 일치하도록 한다.
  • 지도자의 피드백이 의도한 목표와 일치하지 않게 된다.
  • 관련 구성원들이 기대되는 코칭 피드백과 평가 활동을 완료하지 않아 학습자의 발달과 지원 기회가 사라진다.
  • 발달을 위한 학습 평가를 구하는 것이 프로그램에서 가치 있게 여겨지지 않거나 안전하지 않다는 잠재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의 메시지를 만든다.
  • 공유된 정신모형(shared mental model)이 부족해진다.
데이터 확보/해석 (Obtaining/Interpreting the data)
프로그램 평가 (Programmatic assessment)
  • 여러 다양한 출처에서 다중양식 데이터(multi-modal data)를 수집한다.
  • 불완전하거나 대표성이 없거나 편향된 데이터에 근거하여 역량 결정을 내리게 된다.
영향도가 더 낮은 평가 (Lower-stakes assessment)
  • 의사결정을 위해 사용하는 순전히 총괄적인 고영향도 평가를 최소화한다.
  • 영향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피드백 제공 기회를 포함한다.
  • 학습자 수행에 대한 모습이 덜 종합적이고 실제성이 떨어지게 된다.
  • 고영향도 평가가 의미 있는 학습 없이 ‘통과해야 할 형식적 관문(hoops to jump through)’으로 여겨질 위험이 있다.
  • 수집하는 데이터가 적어져, 평소 수행을 대표하지 못하는 사례가 선택될 위험〔선택편향(selection bias)〕이 커진다.
데이터 수집 기회 (Opportunities for data collection)
  • 지도자가 학습자를 관찰하고, 평가 데이터를 수집하며, 개선을 위한 실행 가능한 제안(actionable suggestions)을 제공할 충분한 기회를 마련한다.
  • 관찰이 불가능하다면 데이터 확보의 실행가능성(feasibility) 및/또는 가치를 다시 검토하거나, 학습자가 해당 영역의 역량을 입증할 대체 수단을 제공한다.
  • 평가를 시작할 책임은 임상 지도자와 학습자가 함께 부담한다.
  • 데이터 수집량이 적어질 위험이 있으며, 이로 인해 이용 가능한 관찰/사례의 상대적 영향도와 좋은 수행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증가할 수 있다.
  • 발생 빈도는 낮지만 반드시 필요한 임상 맥락에서 역량을 입증할 기회를 찾느라 학습자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기술 (Technology)
  •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을 활용하여 평가 데이터의 수집, 통합, 해석을 촉진한다.
  • 과도한 감시(excessive surveillance)를 조장할 가능성과 데이터의 의미 있는 해석을 촉진할 가능성에 대해 기술을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 환자진료 데이터에 접근할 때 윤리적 고려사항(ethical considerations)과 동의 요건(consent requirements)을 고려한다.
  • 지속적인 평가로 신뢰가 낮아지고 학습자의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 수집된 대량 데이터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해석하고, 역량 평가에 통합하는 프로그램과 역량위원회의 행정 부담(administrative burden)이 증가한다.
  • 환자 개인정보 보호(patient privacy)와 정보 안전(information safety)에 관한 우려가 생긴다.
학습자 주도성 (Learner agency)
학습자가 시작하는 평가 (Learner-initiated assessment)
  • 학습자와 지도자가 평가를 시작할 기회를 균형 있게 제공한다.
  • 학습자의 동기(motivation)와 자율성(autonomy)이 낮아지는 수동적 학습자 역할을 조장하거나, 상호적인 참여를 하지 않는 지도자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은 채 전공의에게 데이터 수집의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
  • 평생학습 기술(lifelong learning skills)을 실천하기 위해 방향 안내가 필요한 시점에 학습자가 피드백을 구할 능력이 감소한다.
  • 평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기대가 공유되지 않으면 학습자와 지도자의 책무성(accountability)이 부족해진다.
코칭 관계 (Coaching relationships)
  • 모든 피드백 대화에서 코칭 접근을 장려한다〔예: 임상 환경에서의 관찰이나 사례 발표 후, 임상순환교육의 중간·종료 시점의 논의, 학습 포트폴리오(learning portfolio)의 정기 검토〕.
  • 프로그램 전 과정에 걸쳐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 및 평생학습 기술을 지원하는 종단적 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 평가 시점을 의미 없고 얻는 것이 적은 ‘체크박스(checkbox)’ 활동으로 인식하게 된다.
  • 안내를 받는 자기성찰(guided self-reflection)과 평생학습 기술의 발달 기회를 놓친다.
  • 학습자가 발달을 극대화하려면 어디에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진전이 없는 데 좌절하게 된다.
초저영향도 평가 (Ultra-low-stakes assessments)
  • 학습자가 지정한, 성장에 활용할 수 있는 발달 전용(developmental-only) 평가 데이터를 고려한다.
  • 누가 이 데이터를 열람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려하고, 언제 총괄적 의사결정자에게 공개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한 지침을 마련한다.
  • 신뢰 수준이 낮은 환경에서는 학습자 및/또는 지도자가 이 체계를 통해 중대한 우려나 환자안전 문제(patient safety issues)를 숨길 수 있다.
  • 공개에 관한 기대사항을 투명하게 알리지 않은 채 중요한 안전 데이터를 총괄적 의사결정자에게 공개하면, 학습자나 지도자는 신뢰를 배신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
  • 중대한 결핍(significant deficits)의 반복 양상이 공개되지 않으면, 프로그램이 학습자를 지원하고 대중을 보호할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신뢰의 문화 조성하기 (FOSTERING A CULTURE OF TRUST) 

신뢰의 문화를 뒷받침하려면 개인(individual), 대인관계(interpersonal), 프로그램/기관(program/institutional) 수준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학습자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과 피드백을 실무에 반영하는 방법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수개발은 피드백 대화(feedback dialogue)를 목표로 삼아, 평가자가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의견을 제공하도록 훈련하고, 지도자가 역할모형(role modeling), 선의(benevolence), 공유 목표에 대한 협력을 통해 학습자와 안전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27–31]. 학습자가 설명을 요청하고, 피드백에 근거하여 학습 목표를 공동으로 구성(co-construct)하며, 실행계획(action plans)을 개발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개방적인 대화의 학습 환경을 조성하면, 평가 체계에 대한 신뢰가 강화되고 성장 마인드셋이 촉진된다 [9, 32].
  • 프로그램 수준에서 신뢰의 문화에는, 학습자의 교육 전 과정에서 평가 데이터를 어떻게, 언제, 왜 사용할 것인지 규정하는 명확하고 투명한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모든 구성원〔예: 학습자, 지도자, 교육 리더, 역량위원회(competency committee) 위원 등〕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발달 과정 전반에 걸쳐 결정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가 포함된다. 정기적으로 영향도가 낮은 학습을 위한 평가를 포함하면 성찰(reflection)과 반복적 개선(iterative improvement)이 장려된다 [26, 33]. 프로그램 평가 접근을 종단적 멘토링(longitudinal mentoring) 및/또는 코칭 구조와 결합한 포트폴리오(portfolios)는 역량 달성을 지원하는 적절한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또 하나의 구체적인 방법이다 [2]. 이러한 체계는 학습자에게 학습을 위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동시에, 총괄적 의사결정(summative decision-making)을 지원하기 위해 종단적 데이터(longitudinal data)를 통합하도록 한다. 학습자 평가의 모든 측면을 담당하는 교수들 사이에 공유된 정신모형(shared mental models)을 확보하려면 초기 적응교육(onboarding)과 정기적인 강화가 필요하다.

주요 구성원에게 이중 목적 전달하기 (COMMUNICATING THE DUAL PURPOSES TO KEY CONSTITUENTS) 

마지막으로, 평가에 관한 정책, 절차, 기준, 기대사항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설명했듯이, 평가를 ‘저영향도(low-stakes)’, ‘형성적(formative)’, ‘학습을 위한(for learning)’ 평가라고 설명하더라도 학습자가 그렇게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12 따라서 평가에 어느 한 목적의 이름표를 붙이기보다는, 각 목적에 따라 평가를 정확히 어떻게, 언제, 왜 사용할 것인지 명시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의사소통은 학습자가 학습 과정의 적극적인 구성원이 되도록 자극할 수 있으며,28 지도자가 프로그램 평가의 목표에 더 잘 부합하는 의견 및/또는 평정(ratings)을 제공하도록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은 서면〔예: 정책, 절차 등〕과 구두〔예: 학과·학교 내 회의 등〕의 의사소통을 통해 공개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종합하면, 이는 학습자에게 더 나은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평정자(raters)의 만족도를 높이며, 프로그램 수준의 총괄적 역량 의사결정에 대한 확신을 높일 수 있다.

데이터 확보와 해석: 프로그램 평가 및 기술 활용하기 (OBTAINING AND INTERPRETING THE DATA: LEVERAGING PROGRAMMATIC ASSESSMENT AND TECHNOLOGY) 

프로그램 평가 접근 채택하기 (ADOPTING A PROGRAMMATIC ASSESSMENT APPROACH) 

CBHPE의 핵심 구성요소(core component)인 프로그램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는 [34] 평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이중 목적에 활용하도록 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프로그램 평가는 여러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포괄적인 개념이지만, 그 중심에는 다양한 출처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이 있다 [26]. 프로그램 평가를 설계한 Cees van der Vleuten은 이를 흔히 그림의 화소(pixels)에 비유하여 설명하였다 [35]. 예를 들어, 큰 인상주의 회화(impressionist painting)를 확대해 보면 예상하지 못한 색상 차이나 독특한 색상 차이가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축소하여 보면 그림 전체가 분명해지고, 개별 화소 수준의 작은 차이는 덜 중요해진다.

 

프로그램 평가 모형(programmatic assessment model)에서 학습자가 역량 달성을 향해 진전하는 과정을 고려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개별 평가는 역량의 불완전한 순간상(snapshot)을 제공하며, 이는 데이터에 잡음(noise)을 더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각 데이터 지점은 그 자체만으로 고영향도 결정을 내리는 데 거의 가치가 없다. 그러나 이를 더 큰 그림으로 조합하면, 집합적인 데이터(collective data)가 수행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며, 이는 다시 프로그램 평가의 주요 특징에 부합한다 [26, 36]. 따라서 개별 데이터 지점은 주로 학습을 위한 것〔즉, 첫 번째 목적〕으로 볼 수 있고, 평가 데이터 전체는 역량을 달성했는지 판단하는 데〔즉, 두 번째 목적〕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타당하다.

 

프로그램 평가에는 많은 양의 데이터뿐 아니라 여러 출처와 유형의 데이터도 필요하다. 앞서 제시한 회화의 비유를 생각해 보면, 여러 평가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색상이 더해 주는 가치와 비슷하게 볼 수 있다. 회색조(grayscale) 그림과 비교할 때, 색상이 있는 그림은 주변 세계에 대한 더 현실적인 인상을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출처의 평가 데이터를 추가하면 수련자의 수행을 더 종합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프로그램 평가는 복잡하지만, 교육 리더를 지원하는 지침들이 있으며, 여기에는 비교적 최근에 발표된 실용적인 4단계 과정(four-step process)도 포함된다 [37].

영향도가 더 낮은 평가의 활용 늘리기 (INCREASING THE USE OF LOWER-STAKES ASSESSMENTS)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에서 전통적인 평가 접근은 주로 간헐적인 고영향도 시험(episodic, high-stakes examinations)을 통해 학습의 평가가 수행하는 총괄적 기능을 강조해 왔다 [38]. 예를 들어, 단 한 번의 선다형시험을 사용하여 학습자가 실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었다고 판단할지 결정하는 방식이 있다. 총괄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할 경우, 이러한 고영향도 평가는 역량 발달(competency development)의 복잡성과 종단적 특성을 포착하지 못하며, 피드백의 기회를 제한한다 [39]. 그러나 Harrison과 동료들의 폭넓은 연구는 객관구조화임상시험(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s, OSCEs)과 같은 고영향도 평가도 학습과 피드백의 문화 안에 통합되면 학습의 평가 도구이면서 동시에 학습을 위한 평가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9, 40–42].

 

따라서 프로그램 평가 접근에는 영향도가 높은 평가와 낮은〔또는 더 낮은〕평가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향도가 더 낮은 평가에는 일터에서 얻는 평가〔즉, 일터기반평가(WBAs)〕가 포함될 수 있다. 실제 임상 업무(authentic clinical work)에 포함된 정기적인 저영향도 WBA는 피드백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총괄적인 역량 결정에 정보를 제공하는 풍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는 여러 목적을 수행하는 평가의 전형적인 예이다 [43]. WBA에서 얻는 평가의 양이 평가 피로(assessment fatigue)에 관한 우려를 일으킬 수 있지만, 참여하는 지도자들과 함께 임상 업무에 일정한 주기의 평가를 포함하면 관찰과 피드백이 수련의 정상적이고 당연한 부분으로 여겨지는 학습 지향적 환경(learning-oriented environment)을 조성할 수 있다. 데이터 지점의 수와 다양성이 증가할수록, 어느 한 번의 평가 만남(assessment encounter)을 고영향도 결정에 사용하려는 경향은 줄어든다. 그러한 사용은 프로그램 평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9].

데이터 수집 기회 제공하기 (PROVIDING OPPORTUNITIES TO COLLECT DATA) 

프로그램 평가는 특정 데이터 지점 하나에 대한 강조를 줄이는 체계를 제공하지만, 이 접근의 성공은 본질적으로 충분한 임상 기회(clinical opportunities)에 달려 있다. 예를 들어, 학습자가 수유 중인 사람(breastfeeding person)에게 약물을 처방하는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바로 그 학습자에게 수유 중인 환자를 진료할 기회가 거의 없다면 어떨까? 이 맥락에서는 어떠한 관찰이든 본질적으로 영향도가 높다고 인식될 수 있다. 특정 역량의 평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고 프로그램 평가의 원칙을 유지하려면, 프로그램은 필수 평가(required assessments)의 실행가능성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일부 경우에는 드물게 접하는 임상 기술의 역량을 입증하도록 요구할 적절한 근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역량을 입증할 다양한 기회와 평가 전략을 확보하기 위해 프로그램 평가의 원칙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다만 평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표준화된 평가 환경(standardized assessment environments)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은 지도자가 관찰을 수행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세션(simulation session)을 마련하고, 해당 주제를 구조화 구술시험(structured oral exam)이나 OSCE에 포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술의 맥락에서도 이중 목적 활용의 역할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지도자는 표준화된 환경에서 형성적 피드백(formative feedback)을 제공하고, 나중에 같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총괄적인 결정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19, 40].

 

또한 오리엔테이션 세션(orientation session)에 학습 기회를 포함하면 학습자가 기본적인 편안함/역량(baseline comfort/competence)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이후에 드문 상황을 접할 때마다 학습자의 기본 역량을 되새기고, 숙달(mastery)을 향해 더 발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자격인증 과정(certification courses)〔예: 전문소생술 훈련(advanced life support training)〕도 드문 임상 진료 상황에 대해 WBA에 의존하는 정도를 줄임으로써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은 학습자들이 평소에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는, 필요한 맥락을 전문으로 다루는 임상 환경에 배치되도록 일정 편성을 추진할 수 있다.

기술의 가치 활용하기 (LEVERAGING THE VALUE OF TECHNOLOGY) 

CBHPE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일은 흔히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 기술과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기술(mobile technologies)은 WBA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종합(synthesis)하여 학습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총괄적인 역량 결정을 촉진할 수 있다 [44]. 현재 많은 프로그램이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HPE 문헌에도 관련 사례가 널리 나타난다 [45–48]. 최근에는 임상 분야에서 사람의 개입이 적은(low-touch)〔즉, 수집에 필요한 사람의 노력이 적은〕수많은 기술 기반 해결책(technology-based solutions)이 개발되었다 [49]. 이러한 발전은 임상진료 데이터를 평가 포트폴리오(assessment portfolios)에 직접 통합하여, 사람의 상호작용이 필요한 단계를 건너뛴다.

 

사람의 개입이 적은 기술의 중요한 신흥 사례는 앰비언트 인공지능(ambient AI)이다. 이는 사람 관찰자 없이 임상수행 데이터(clinical performance data)를 포착하기 위해 음성/영상 기록(audio/video recording)이나 동작 포착(motion capture)〔예: 햅틱스(haptics)〕을 사용하는 데이터 수집 방법이다. 현재의 사례에는 술기 햅틱스(procedural haptics), 학습자의 시간·동작 추적(learner time-motion tracking), 환자 진료 중 또는 진단검사를 판독하는 동안의 시선 추적(eye-tracking), 응급소생술 시뮬레이션(code simulations) 중 언어적 의사소통(verbal communication)의 기록이 포함되며, 이러한 데이터는 AI 지원을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수집할 수 있다 [49–52].

 

이러한 기술 각각은 이전에는 얻을 수 없었던 양과 유형의 데이터를 생성할 가능성을 지니며 [53], 이를 통해 이중 목적 활용의 효율성(efficiency)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이러한 해결책에는 단점도 있다. 주요 위험 하나는 감시체제(surveillance state)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발언, 술기 동작, 키 입력(keystroke),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 지표가 평가로 전환된다면, 학습자들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수행에 근거한 판단(performance-based judgment)을 받는다고 느낄 수 있다. 데이터의 양은 역량위원회와 학습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 평가의 가치를 낮출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가 데이터를 의미 있게 해석하도록 돕기 위한 교육과 코치 활용의 확대가 필요해질 수 있다. 이 데이터를 교육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 관한 환자 동의(patient consent)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술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술은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을 해결할 큰 가능성을 제공하지만, 부작용으로 다른 어려움을 초래할 수도 있다. 교육자는 혁신적인 기술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신뢰에 기반한 체계(trust-based system)를 통해 기술 사용을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54].

성장과 역량 달성을 촉진하기 위한 데이터 활용: 학습자 주도성 활용하기 (USING THE DATA TO PROMOTE GROWTH AND COMPETENCY ATTAINMENT: HARNESSING LEARNER AGENCY) 

지금까지 우리는 이중 목적 활용 평가 프로그램을 최적화하는 데 필요한 구조적 지원(structural supports)과, 이 과정을 촉진하는 데이터 수집·통합의 기제를 고찰하였다. CBHPE 프로그램에서는 학습자 개개인의 구체적인 필요에 맞추어 교육을 개별화(individualized instruction)한다 [34]. 이 절에서는 평가의 이중 목적 활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권고하는 마지막 설계 조건으로 초점을 옮긴다. 즉, 학습자의 성장을 지원하고 개인별 필요를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를 어떻게 행동으로 전환할 것인가이다. 특히 평가를 이중 목적에 활용하는 체계 안에서, 학습자가 자신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 있어 수행하는 역할과 주도성에 초점을 맞춘다.

학습자가 시작하는 평가 (LEARNER-INITIATED ASSESSMENT) 

전통적인 평가 프로그램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의 리더십이 평가를 주도한다. 이러한 접근에만 의존하면 학습자 주도성이 제한되고, 따라서 학습 과정의 동기와 자율성이 낮아질 수 있다 [55]. 그러므로 학습자가 시작하는 평가(learner-initiated assessment)를 촉진하는 것은 이중 목적 활용 평가 체계에서 학습자 주도성과 학습을 위한 평가를 지원하는 핵심 기제 중 하나이다. 문헌은 학습자가 피드백, 목표 설정(goal setting), 실행계획 수립(action planning)을 주도할 때 참여(engagement)가 증가하고 행동 변화(behavior change)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56–59]. 그러나 학습자는 지도자에게 부담을 주거나 업무 흐름(workflow)을 방해할까 두려워 여전히 평가를 시작하기를 주저할 수 있다 [28, 60]. 이러한 주저함은 개방성(openness)과 성찰을 요구하는 관찰·피드백 요청에 수반되는 취약성(vulnerability) 및 정서적 부담(emotional burden)과 얽혀 있다 [23]. 따라서 우리는 평가의 이중 목적 활용에서 위험과 이점의 균형을 좌우하는 문화와 신뢰의 중요한 역할을 다시 강조한다. 지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통해 정서적 수용 여력(emotional bandwidth)을 강화하면, 학습자가 피드백에 의미 있게 참여할 능력을 높일 수 있다 [23].

 

임상 지도자는 일상적인 상호작용이 주로 총괄적이기보다 형성적이라는 점을 명시적으로, 그리고 정기적으로 상기시킴으로써 학습자 주도성을 촉진할 수 있다. 영향도가 더 높은 평가 시점보다 학습의 순간(learning moments)을 일관되게 우선하면 불안(anxiety)이 줄고 성장 지향적 문화가 조성되어,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에 주인의식(ownership)을 갖도록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61, 62]. 학습자는 자신의 CBHPE 프로그램의 목표, 용어체계(nomenclature), 설계를 스스로 공부하고 성장 마인드셋의 가치를 이해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63]. 중요한 점은, 우리는 적어도 일부 평가는 학습자가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다만 학습자의 부담을 줄이고 관찰이 학습자의 진전을 대표하도록 하려면, 이러한 평가 시작 활동을 지도자와 분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자가 자신의 목표를 명료하게 표현하고 추구하도록 장려하면 자기주도성(self-direction)과 발달에 대한 주인의식이 촉진된다 [57]. 학습자를 자신의 학습〔그리고 평가〕의 적극적인 참여자로 바라보면 이러한 주도성이 강화되므로, 이중 목적 활용에 대한 일부 우려를 줄일 수 있다 [27].

종단적 성장을 지원하는 코칭 관계 (COACHING RELATIONSHIPS TO SUPPORT LONGITUDINAL GROWTH) 

강력한 교육적 관계(educational relationships)는 학습자 주도성을 촉진하고, 피드백 및 평가 문화에 내재한 여러 장벽을 극복하는 데 필수적이다. 효과적인 코칭 관계(effective coaching relationships)는 신뢰, 상호 존중(mutual respect), 공동 책임(shared responsibility)을 토대로 구축된다 [31, 64]. 종단적 임상교육 구조(longitudinal clinical teaching structures)〔예: 종단적 클리닉(longitudinal clinics), 종단적 지도자 관계(longitudinal supervisor relationships) 등〕는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고 솔직한 대화와 더 빈번한 피드백 요청(feedback-seeking)을 촉진할 수 있다 [60]. 이러한 관계 안에서 피드백은 교육적 동맹 모형(educational alliance model)에 부합하는 협력적이고 심리적으로 안전한(psychologically safe) 과정이 되며 [65], WBA는 평가이면서 동시에 공동 성장(joint growth)과 지속적인 발달(continuous development)의 기회로 변모한다 [57]. 중요한 점은 코칭 접근이 시간적으로 더 제한된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관계(relationship), 반응(reaction), 내용(content), 코칭(coaching)으로 이루어진 R2C2 모형은 임상순환교육의 중간 및 종료 시점 피드백 세션에 코칭 체계를 통합하는 방법으로 잘 설명되어 있고 성공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66–68]. 어떤 모형을 사용하든, 학습자가 자신의 통합 데이터를 검토하는 구조화된 코칭 세션(structured coaching sessions)을 포함하는 것은 종단적 성장을 지원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초저영향도’ 평가와 학습자 주도성 고려하기 (CONSIDERING “ULTRA-LOW-STAKES” ASSESSMENTS AND LEARNER AGENCY) 

마지막으로 논의할 가치가 있는 개념은 발달 전용(developmental-only), 또는 이른바 ‘영향도가 전혀 없는(zero-stakes)’ 평가이다 [9]. 이 생각의 바탕에는 일부 데이터를 순전히 학습 목적으로만 사용하여 평가 과정에서 학습자 주도성을 촉진할 수 있다는 개념이 있다. 이는 학습자의 발달과 주도성뿐 아니라 기관의 책무성(institutional accountability)도 유지하기 위한 통합적 평가 설계(integrated assessment designs)에 관한 더 폭넓은 권고와 부합한다 [14, 69, 70].

 

그러나 영향도가 전혀 없는 평가를 제안하면 여러 긴장관계와 우려가 발생한다. 우선, 대중에 대한 책무성(accountability to the public)을 유지하려면 영향도가 전혀 없는 평가라는 모든 생각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누가 이 데이터를 볼 수 있으며〔예: 학습자만, 주요 지도자, 종단적 코치, 멘토 등〕, 어떤 목적으로 볼 수 있는가? 지도자나 종단적 코치가 이러한 평가에서 학습자 또는 환자안전에 관한 우려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따라서 학습자 발달과 대중에 대한 책무성 사이의 이러한 긴장관계는 영향도가 전혀 없는 평가에 관한 실무적 우려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이유로, 해당 평가에서 얻은 정보 중 어떤 것을 추가 검토를 위해 다음 단계로 전달(feed forward)해야 하며, 잠재적으로 학습자 지원이나 총괄적인 결정에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명확히 하는 보호장치(guardrails)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리더와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학습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결정이 학습자의 재량(discretion)이나 선호(preference)에 우선해야 하는 환자안전 우려의 기준치(thresholds)가 있는가? 학습자와 지도자는 이러한 평가를 추가 검토를 위해 공개할 수 있게 하는 기준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더 큰 질문은 진정으로 영향도가 전혀 없는 평가라는 것이 존재하는가이다. 학습자를 평가할 때에는 언제나 실제적이거나 인식된 영향도의 요소가 어느 정도 존재한다. 따라서 평가를 스펙트럼(spectrum) 위에서 고려하고, 가장 낮은 끝을 진정으로 영향도가 전혀 없는 평가보다는 ‘초저영향도 평가(ultra-low-stakes assessments)’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또한 비공식 병행 체계(shadow systems)를 만들면, 프로그램은 초저영향도 피드백을 역량위원회나 프로그램 리더십이 안전하고 신중하게 검토할 수 없다는 신호를 간접적으로 보내게 된다. 이는 학습자가 초기 발달 단계의 관찰을 통해 얻은 가치 있는 진전의 증거를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의도하지 않은 메시지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 그 결과, 숙달에 기반하고 CBHPE에 초점을 맞춘 학습 접근(mastery-based, CBHPE-focused approaches to learning)보다 수행(performance)을 우선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도자와 학습자가 이미 임상 업무 요구(clinical demands)로 크게 과부하된 체계에서는, 진전 여부의 의사결정(progress decision-making)과 발달 지원(developmental support)이라는 두 목적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충분히 문서화된 프로그램 평가 데이터 수집과 비공식 병행 피드백 기록(shadow feedback documentation)을 모두 보장하는 추가적인 견고한 체계를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진정으로 ‘영향도가 전혀 없는’ 평가가 불가능하더라도 영향도를 제한할 기회는 학습자 주도성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교육자는 가능한 경우 이러한 기회를 찾아 자신의 평가 프로그램에 포함해야 한다.

이중 목적 활용 전략의 성공 극대화, 위험 최소화 및 유의사항 (MAXIMIZING SUCCESS, MINIMIZING RISKS, AND CAVEATS TO A DUAL PURPOSING STRATEGY) 

우리는 이중 목적 활용의 성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 접근을 권고하지만, 모든 수준에서 이러한 접근과 일치하는 실천을 시행하지 못하면 그에 따른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광범위한 교수/학습자 개발(faculty/learner development)은 성장과 신뢰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가치가 있다. 그러나 역량위원회가 숙달 접근(mastery approach)을 받아들인 학습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학습을 위한 평가의 순간에 참여하는 것이 프로그램에서 가치 있게 여겨지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는 잠재교육과정이 생겨난다. 마찬가지로, 프로그램은 저영향도 일터기반 관찰(workplace-based observations)을 지원하는 체계를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학습자 관찰을 일정한 주기로 충분한 양만큼 수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 구조와 지도자의 책무성(supervisor accountability)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성공적으로 수집된 소수의 관찰은 영향도가 더 높은 관찰로 기능하게 된다. 이 관찰들은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비중으로 총괄적 의사결정에 기여한다. 이러한 접근과 위험은 표 2에 요약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논문은 평가의 이중 목적 활용이 흔히 실무적 필요라는 전제를 중심으로 하지만, 이중 목적 활용을 시행하기로 하는 결정에는 많은 요인이 관여한다. 리더는 자신의 기관 환경을 평가할 때 비판적으로 성찰(critical reflection)해야 한다. 신뢰의 문화, 기술 지원 프로그램, 종단적 관계를 촉진하기 위한 기관의 의지는 어떠한가? 기관의 사명(institutional mission)과 이중 목적 활용을 지원하는 기반시설 사이의 불일치(misalignment)는 문제가 된다. 반대 방향의 질문도 타당하다. ‘이중 목적 활용이 필요한가?’ 일부 프로그램은 별개의 평가 체계를 지원할 자원〔예: 인력, 재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중 목적 활용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결론 (CONCLUSIONS) 

이 논문에서는 CBHPE 프로그램 안에서 평가를 하나 이상의 목적〔즉, ‘이중 목적 활용’〕에 사용할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접근에는 잠재적인 문제가 있지만, 전 세계의 많은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는 실무적인 현실이기도 하다. 앞서 제시했듯이, 이중 목적 활용에는 잘 설계된 문화적 토대(cultural foundation), 충분한 데이터 수집 체계, 학습자와의 참여를 확보하기 위한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학습을 위한 평가와 학습의 평가 사이의 균형을 동시에 제공하고, 학습자의 성장을 극대화하며, 보건의료전문직의 책무성을 유지할 수 있다. 여러 설계 원칙〔예: 명시적인 신뢰 구조 구축, 대량의 통합 데이터 생성, 학습자 주도성 지원〕을 전략적으로 포함함으로써, 이중 목적 활용이 형성적 기능과 총괄적 기능을 모두 손상시키는 타협이 아니라 두 기능의 전략적인 통합(strategic integration)으로 작동하도록 할 수 있다.

Perspect Med Educ. 2026 Sep 29;15(1):959-969.doi: 10.5334/pme.2593. eCollection 2026.

Validity in the Era of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Tensions and Potential Solutions 

 

 

역량바탕교육 시대의 평가 타당도: 세 가지 긴장과 해법 (Ryan et al., 2026)

Ryan MS, Touchie C, Frank JR, Chen HC, Kinnear B, as members of the International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ollaborators. Validity in the Era of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Tensions and Potential Solutions.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2026;15(1):959–969. https://doi.org/10.5334/pme.2593

📌 한눈에 보기

  • 역량바탕 보건의료인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BHPE)으로 오면서 평가 방식만 바뀐 게 아니에요. 평가 결과를 믿을 수 있는지 따지는 방식, 즉 타당도(validity) 를 논증하는 방식도 다시 생각해야 해요.
  • 저자들은 세 가지 긴장(tension)을 짚어요.
    • ① 어떤 패러다임(paradigm) 으로 평가를 볼 것인가,
    • ② 개별 도구와 평가 시스템 중 어느 수준(level) 에서 타당화할 것인가,
    • ③ 무엇을 역량의 기준점(reference for competence) 으로 삼을 것인가.
  • 세 긴장 모두에 대한 저자들의 답은 비슷해요. 한쪽을 고르지 말고, 평가 목적에 맞게 균형(balance) 과 정렬(alignment) 을 찾자는 거예요.

🧐 왜 지금 타당도를 다시 이야기할까요?

지난 100년 동안 보건의료인 교육(health professions education, HPE)의 평가는 크게 변해 왔어요. 고부담 선다형 시험과 표준화가 지배하던 측정의 시대(measurement era) 가 있었고, 이후 사람의 판단이 가진 가치를 인정하면서 작업장 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 WBA) 와 시뮬레이션이 널리 쓰이게 됐어요. 최근에는 여러 평가 방법을 의도적으로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는 프로그램식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 까지 왔고요.

 

그렇다고 옛 방식이 사라진 건 아니에요. 저자들은 이렇게 말해요.

측정은 사라지지 않았고, 판단도 마찬가지다.

"Measurement is not extinct, nor is judgment."

 

타당도 개념도 함께 발전했어요. Messick과 Kane의 작업에 기반해서, 요즘은 타당도를 "평가 데이터의 해석과 사용에 관한 논증"으로 보는 논증 기반 접근(argument-based approach) 이 널리 쓰여요. 문제는 CBHPE가 이 논증에 새로운 숙제를 던진다는 점이에요.

CBHPE는 단일 평가만을 겨냥한 논증을 만드는 대신, 평가 시스템의 통합과 성장 및 역량 성취의 측정을 지지하며, 이를 통해 수련 중 지속적인 발달에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제 타당도 논증은 전문가 집단(즉, 역량위원회)이 내리는 역량(또는 역량 미달) 판정처럼 복잡한 의사결정까지 설명해야 한다.

"Instead of making arguments aimed only at single assessments, CBHPE endorses the integration of assessment systems and the measurement of growth and competency attainment to inform continued development during training. Validity arguments must now account for complex decision-making, such as claims of competence (or incompetence) made by a group of experts (i.e., a competence committee)."

 

시험 하나가 타당한지만 보면 되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여러 평가 데이터를 모아 위원회가 내리는 판정까지 타당한지 따져야 한다는 거죠. 그럼 세 가지 긴장을 하나씩 볼게요.


🧭 긴장 1. 평가의 패러다임: 객관성과 주관성 사이

여기서 말하는 패러다임은 인식론적 입장(epistemological stance)이에요. 지식이란 무엇이고, 그걸 어떻게 측정하는 게 가장 좋은지에 대한 믿음 체계죠. 저자들은 CBHPE와 관련이 깊은 세 패러다임을 비교해요.

패러다임 핵심 가정 선호하는 데이터 근거의 예 CBHPE에서의 쓰임
후기실증주의 (post-positivism) 특정 역량 영역에서 학습자의 능력을 반영하는 "진점수(true score)"가 있다 객관적·수치적·표준화된 데이터 고전검사이론, 문항반응이론, 평가자 간 신뢰도 선다형 시험, OSCE 같은 표준화 평가
구성주의 (constructivism) 진점수는 없다. 역량의 정의는 사회적으로 구성된다 주관적·질적·비표준화 데이터 주제분석, 일반화가능도 이론* 작업장 기반 평가
실용주의 (pragmatism) 역량은 집단 간 상호 이해와 "작동 가능성(workability)"을 통해 형성된다 질적 데이터와 양적 데이터의 결합 효과적인 집단 과정 집단 의사결정 (역량위원회)

원문 Table 1을 옮겼어요. 일반화가능도 이론은 분산의 출처(평가자인지 학습자인지)는 알려주지만, 그 출처 안에서 의미 있는 평가자 차이와 구인무관분산(construct-irrelevant variance)을 구분하지는 못해요.

후기실증주의: 100년 넘게 이어진 주류

1800년대 중후반부터 HPE 평가는 후기실증주의가 이끌었어요. 의료인의 역량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면허·인증 시험, 객관성, 표준화, 공정성, 신뢰도가 강조됐죠. 이 심리측정의 시대(psychometric era) 에는 주관성은 피해야 할 것이었고, 실제 현장에서의 수행 관찰은 불공정하다고 여겨졌어요. 고전검사이론(classical test theory)에 따라 학습자에게는 진점수가 있고, 평가의 목표는 데이터에 섞인 오차(noise)가 얼마인지 알아내는 것이었고요.

구성주의: '공유된 주관성'

구성주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CBHPE 전문가들이 역량 판정에 내재한 공유된 주관성(shared subjectivity) 과 작업장 측정의 비표준성에 주목하면서 등장했어요. 이 관점에서는 의미 형성(sense-making), 맥락, 사회적 과정이 타당도의 중심이 돼요. 그래서 개별 평가자의 신뢰도보다 역량위원회(competency committee, CC) 수준에서 내려지는 판정의 신뢰도를 보자고 해요. 역량위원회는 누적된 평가 데이터를 모아 총괄적 판정을 내리는 집단이에요.

실용주의: 결과와 작동 가능성

실용주의는 Morgan의 정리대로 "작동 가능성(workability)"과 공유된 의미 형성, 상호 이해, 협력을 중시해요. 타당도 측면에서는 평가와 그에 따른 결정이 낳는 이득과 해악, 즉 결과 근거(consequences evidence) 를 앞세우죠. 집단 의사결정 과정의 질이나 위원회 간 판정의 일치도 같은 것이 근거가 될 수 있어요. 양적·질적 자료를 모두 쓰는 통합적 입장이에요.

각 패러다임의 한계 ⚠️

후기실증주의에 대한 비판은 그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어요. 저자들은 Valentine 등의 말을 인용해요.

평가에서의 객관성은 "선형적 인과에 대한 순진한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objectivity in assessment] can lead to naive trust in linear causality"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복잡한 전문 과업을 측정 가능한 것으로만 줄여 버리는 오류라는 거예요. 모든 측정에는 편향이 끼기 때문에 객관성은 도달할 수 없고, 의도와 무관하게 형평성 문제를 키울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어요. 작업장 평가는 그 시점, 그 맥락에서 평가자가 본 것과 학습자의 수행에 달려 있으니 원래 주관적이고요.

 

Gingerich 등은 평가자가 "의미 있게 개별적(meaningfully idiosyncratic)" 일 수 있다고 했어요. 평가자마다 한 측면만 보고, 그 관점들을 합칠 때 학습자의 모습이 가장 정확하게 드러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저자들은 WBA에서 어느 정도의 불일치, 즉 낮은 신뢰도는 예상해야 한다고 말해요.

 

그렇다고 구성주의와 실용주의가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에요. 역량은 사회적 구성물이라 관습과 규범에 따라 정의가 달라져요. 그러니 위원회 수준의 신뢰도라는 게 정말 가능한지, 아니면 이론적으로만 그럴듯한 개념인지 의문이 생기죠. 실제 연구를 보면 많은 역량위원회가 일화에 기대고, 정식 훈련을 받지 않았고, 규준참조에 의존하면서 역량바탕 틀의 취지를 무시하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때 평가자 간 불일치는 의미 있는 관점 차이가 아니라 타당도와 신뢰도에 대한 실제 위협(예: 응답 과정 근거의 부족)일 가능성이 커요.

신중하게 완화하지 않으면, 선의에서 출발한 주관적·집단 기반 의사결정은 자의적이고 편향되며 일화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이 될 수 있다.

"If not carefully mitigated, well-intentioned subjective, group-based decision-making can become arbitrary, biased, and anecdotal decision-making."

어떻게 관리할까? 💡

저자들은 이 긴장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면서 몇 가지 질문을 던져요.

유용한 주관성(즉, 전문가들의 공유된 주관성)과 자의적이거나 일화에 기댄 의사결정 사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길을 찾을 것인가?

"How does one effectively negotiate between useful subjectivity (i.e., shared subjectivity of experts) and arbitrary or anecdotal decision-making?"

 

이 밖에도 위원회 수준의 신뢰도가 확보되면 개별 평가 수준의 신뢰도는 필요 없는지 같은 질문이 이어져요. 저자들의 답은 Tavares 등의 양립성 원칙(compatibility principle), 즉 패러다임·평가·타당도 사이의 양립성을 추구하자는 주장에서 출발해요.

하나의 패러다임이 다른 것보다 낫다고 주장하기보다, 우리는 패러다임과 데이터 출처 사이의 신중하고 숙고된 정렬을 통해 이 긴장을 관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Rather than arguing for one paradigm over another, we suggest that the tensions may be managed through careful, considered alignment between paradigms and data sources."

정리하면 이래요.

  • 표준화가 중요한 평가(인증시험, OSCE)에서는 문항반응이론, 평가자 간 신뢰도 같은 전통적 심리측정이 여전히 큰 가치가 있어요.
  • 개인의 판단이 들어가는 평가(WBA)에서는 구성주의가 필요해요. 이때도 심리측정은 쓸모가 있어요. 일반화가능도 이론(generalizability theory)으로 점수 변동이 평가자 때문인지 학습자 때문인지 나눠 볼 수 있으니까요. 다만 평가자 차이가 의미 있는 개별성인지 구인무관 요인인지는 알려주지 못해서, 작업장 판단에서는 여전히 주관적 의사결정이 빠질 수 없어요.
  • 집단 의사결정(역량위원회)처럼 상위 추론이 필요한 곳에서는 실용주의가 유용해요. 저자들은 효과적인 집단 과정(effective group process)을 이런 결정의 틀이자 실용주의와 잘 맞는 방법으로 봐요.

그러면서 양 극단을 모두 경계해요.

복잡한 사회적 장(場)을 순수하게 수치적이고 정량화 가능한 측정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며 이론적 근거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와 반대되는 요구가 있음에도, 진급, 역량 판정, 전공의 선발을 뒷받침하는 데 표준화 시험에만 의존하는 것에 반대한다. 마찬가지로, 순수하게 주관적인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것 역시 다양한 편향의 위험과 불충분한 공유 정신모형 때문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

"the notion that one can distill a complex social field into purely numerical and quantifiable measurements is unrealistic and theoretically unfounded. We would therefore advocate against exclusive reliance on standardized tests to support advancement, competency decisions, or residency selection, despite demands to the contrary. Similarly, though, we acknowledge that the reliance on purely subjective decision-making is problematic due to risk of numerous biases and inadequate shared mental models."

 

결국 평가 목적, 패러다임, 타당도 근거 수집 사이의 정렬을 추구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권한다는 게 첫 번째 긴장에 대한 결론이에요.


🏗️ 긴장 2. 타당화의 수준: 부분과 전체 사이

개별 도구에서 평가 시스템으로

20세기에는 후기실증주의 문화 속에서 타당도를 주로 개별 도구(individual instrument) 단위로 따졌어요. 도구마다 근거가 충분한지 평가했고, 부담이 클수록 더 많은 근거가 필요했죠. 특정 시점에 학습자를 판단하는 인증시험이라면 이 방식이 맞아요.

하지만 지금 HPE 프로그램은 WBA, OSCE 점수, 필기시험 점수에 더해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 데이터, 앰비언트 AI(ambient artificial intelligence) 데이터까지 활용하기 시작했어요. 이 데이터들은 하나의 평가 시스템(system of assessment) 으로 묶이고, 역량위원회가 이를 종합해 진급이나 졸업·자격 같은 고부담 결정을 내려요. 그러니 개별 평가뿐 아니라 평가 프로그램 전체의 타당도도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된 거예요.

분해와 총체

여기서 교육학의 오래된 논쟁이 등장해요. 분해(decomposition) 와 총체(holism) 의 긴장이에요.

 

  • 분해 관점은 역량을 측정 가능한 단위로 나누고, 그 단위들을 더해 역량을 판정해요. 개별 구성요소가 타당하면 최종 판정도 타당하다고 가정하죠.
  • 총체 관점은 구성요소를 더하는 것만으로는 역량 판단의 복잡성을 담을 수 없으니 전체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봐요.

 

이 논쟁은 모든 수준에서 나타나요. 개별 평가 도구도 총체적일 수 있고(예: 위임-감독 척도 entrustment-supervision rating), 단위로 쪼개질 수도 있어요(예: 하위역량 평정 subcompetency rating). 역량위원회의 결정도 마찬가지예요. 게다가 하나의 역량을 여러 평가가 다루고, 하나의 평가가 여러 역량을 측정하기도 하죠. 그래서 저자들은 타당도를 이렇게 보자고 해요.

타당도는 여러 근거 조각이 바로 그 하나의 역량 성취를 얼마나 말해 주는가의 정도로 보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validity may be better viewed as the degree to which pieces of evidence speak to achievement of that one competency."

해법: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 🔧

저자들은 양자택일(either/or) 대신 양자병행(both/and) 을 제안하면서 건물 짓기를 예로 들어요.

부품(철골, 리벳, 콘크리트)이 고품질이고 믿을 만하다는 근거는 건물이 튼튼한 재료로 지어졌음을 보장해 줄 것이다. 그러나 공학적 결정이 적절했고, 부품들이 제대로 맞물렸으며, 그 결과 건물이 구조적으로 견고하다는 근거 또한 필요하다.

"Evidence that the parts (steel, rivets, concrete) are high-quality and reliable would ensure the building is made of solid materials. However, evidence is also needed that the engineering decisions were appropriate, the pieces fit together properly, and the resulting building is structurally sound."

 

WBA와 역량위원회를 예로 들면 이런 근거를 모을 수 있어요.

수준 질문 근거 유형
개별 WBA 평가자가 평정하는 것을 실제로 관찰하고, 평가 과제를 이해하는가? 응답 과정 (response process)
개별 WBA 관찰 중에 중요한 기술이 평가되는가? 내용 (content)
개별 WBA 수집된 데이터가 학습자 성장에 유용한 피드백이 되는가? 결과 (consequences)
역량위원회 고부담 결정을 내릴 만큼 관찰 횟수가 충분했는가? 내적 구조 (internal structure)
역량위원회 위원들이 의사결정 과정과 자신이 해석하는 데이터를 이해하는가? 응답 과정 (response process)

저자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정의 지향적 관점(justice-oriented lens) 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해요. 지배적인 의사 원형(dominant physician archetype)을 위해, 또는 그들이 만든 평가 프로그램 때문에 모든 학습자, 특히 소수자 배경(minoritized backgrounds)의 학습자가 불리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는 거예요.

현실의 벽: 자원 💸

모든 수준에서 타당도 근거를 모으는 건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드는 일이에요. 저자들도 이 점을 솔직하게 인정해요.

그러므로 이 긴장은 이론적이라기보다 실용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교육자와 프로그램은 모든 수준에서 타당도 근거를 모으고, 그 근거를 최종 결정을 위한 일관된 논증으로 연결할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Thus, the tension is perhaps more pragmatic than theoretical: do educators and programs have the capacity to collect validity evidence at all levels and then connect the evidence into a coherent argument for ultimate decisions?"

 

여기에 프로그램식 평가가 지닌 이중 목적(dual purpose), 즉 학습을 위한 형성평가이면서 의사결정을 위한 총괄평가라는 문제까지 더해져요. 이 부분은 같은 특집호에 실린 Ryan 등의 다른 논문에서 따로 다뤘다고 해요.

 

그래서 저자들의 제안은 이래요.

타당도 근거를 수집하는 일은 장기적이고, 반복적이며, 협력적인 과정, 그리고 그 자체로 하나의 학술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the opportunity to collect validity evidence must therefore be viewed as a longitudinal, iterative, and collaborative process that can be its own program of scholarship."

 

시작점을 고르는 방법도 구체적이에요. WBA가 평가 시스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 WBA부터, 역량위원회가 데이터를 종합하는 과정이 걱정된다면 거기부터 시작하라는 거예요. 비슷한 맥락에서 이미 타당도 근거가 충분히 쌓인 도구는 새로 타당화하지 않아도 되고요.

 

그리고 두 방향 모두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요.

평가 시스템의 구성요소를 뒷받침하는 타당도 근거가 없다면, 프로그램 수준의 결정에 쓰이는 데이터는 의심스러울 수 있다. 반대로 타당화가 개별 도구에만 집중된다면, 프로그램 전체는 응집성과 방어 가능성에 대한 근거가 부족할 수 있다.

"Without evidence of validity supporting the component parts of an assessment system, the data informing program-level decisions may be questionable. Conversely, if validation focuses only on individual instruments, the program as a whole may lack evidence of cohesion and defensibility"

 

저자들 표현으로는 구성요소를 '확대해서 보기(zooming in)' 와 프로그램 전체를 '축소해서 보기(zooming out)' 사이의 긴장이에요.


📏 긴장 3. 역량의 기준점: 무엇과 비교할 것인가

마지막 긴장은 "이 학습자는 역량이 있다"고 판단할 때의 기준(standard) 이에요. 진급, 수련 수료, 인증, 면허를 결정하려면 역량 성취 수준이 정해져 있어야 하죠. 저자들은 명확한 성과 기준이 사회적 책무성(social accountability) 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해요. 선택지는 세 가지예요.

① 규준참조 기준 (norm-reference standard)

전통적인 타당도 논증은 개인 간 성취 차이, 즉 피험자 간 분산(between-subject variance) 으로 역량의 기준선을 정해 왔어요.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alpha)나 일반화가능도 이론 같은 신뢰도 측정도 사람마다 점수가 달라야 성립하죠. 본질적으로 집단 안에서 비교하는 규준참조 방식이에요.

② 준거참조 기준 (criterion-reference standard)

그런데 이게 CBHPE와 정면으로 부딪혀요.

피험자 간 분산이 필요하다는 요건은 CBHPE의 근본 전제에 반한다. CBHPE는 정의상 결과 중심의 교육·수련 접근이며, 따라서 이 패러다임의 관심은 학습자가 역량 기준선에 도달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 도달하는지에 있다.

"The requirement for between-subject variance is contrary to the underlying premise of CBHPE. By definition, CBHPE is an outcomes-based approach to education and training, and, as such, the paradigm is concerned with when, not if, a learner achieves a threshold of competence to demonstrate accountability to the public."

 

임상 현장에서는 분산 자체가 작을 수도 있어요. 모든 학습자가 정해진 성과에 도달해서 차이가 거의 없어지는 고원 효과(plateau effect) 때문이에요. 이럴 때 피험자 간 분산만으로 기준선을 정하면 결국 정해진 준거가 아니라 동료와의 비교로 역량을 판단하게 되고, 편향도 끼어들어요. 그래서 CBHPE 지지자들은 준거참조 방식을 주장하고, 지금은 고부담 시험에서도 흔히 쓰여요. 전문가 합의와 평가 데이터를 결합해 기준을 정하는 표준 설정(standard setting) 이 대표적이죠.

③ 종단적 성장 기준 (longitudinal growth standard) 📈

세 번째는 피험자 내 분산(within-subject variance), 즉 한 사람이 수련 기간과 경력 전반에 걸쳐 얼마나 성장하는지를 보는 거예요. 사람마다 기술을 익히는 속도가 다르니, 성장을 추적하는 건 형평성 측면에서도, 역량바탕 측면에서도 이론적으로 타당해 보여요. 정해진 성과를 향한 개인의 성장을 재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개입을 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 연구도 있어요. Park 등은 가정의학과 전공의의 성장 곡선에서 역량 기준 도달을 예측하는 패턴과 보충교육(remediation)이 필요한 패턴을 찾아냈어요. Bok 등은 수의대생을 대상으로 세 가지 평가 도구에서 무선계수 모형(random coefficient modeling)으로 개인 성장을 측정했고, 다른 연구들은 잠재계층 성장곡선 모형(latent class growth curve model)으로 학습 궤적을 모델링했어요. 성장은 공식 수련에서 끝나지도 않아요.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은 보건의료 전문직의 특징이니까요.

그런데, 질문은 남아요 🤔

저자들은 성장 기준이 매력적이지만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해요. 준거참조 방식도 완전히 자유롭지 않아요. Hofstee나 Angoff 같은 방법도 기준을 만들 때 학습자 데이터를 일부 쓰니 여전히 규준참조의 영향을 받거든요. 성장 기준에 대해서는 이런 질문을 던져요.

  • 기대되는 성장 궤적이라는 게 있을까? 있다면 어느 정도 벗어나야 정상 발달 범위 밖일까?
  • 개인의 성장이 진짜 향상인지, 구인무관분산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이미 정해진 역량 수준에 도달했는데 성장 곡선이 평평한 학습자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 시간이 지나면서 역량이 줄어드는 건 어떻게 반영할까?

결국 성장은 측정할 수 있지만, 저자들 말대로 "분명히 더 복잡하다(admittedly more complex)"는 거예요.

해법: 세 기준의 균형 ⚖️

그러나 성장의 측정은 대중에 대한 우리의 책무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성장은 중요하지만, 학습자가 궁극적으로 유능한 진료의 기준선을 충족하는 한에서만 그렇다.

"However, the measurement of growth must be balanced against our accountability to the public; growth is important, but only to the extent that the learner ultimately meets the threshold for competent practice."

 

그래서 최소 역량 기준을 정하는 일과 그 기준을 향한 진전을 측정하는 일이 둘 다 필요하다고 해요. 규준참조와 준거참조 사이의 균형, 그리고 종단적 성장 추적이 함께 있어야 어려움을 겪는 학습자에게 피드백과 보충교육을 제공하고, 모든 학습자가 진급·졸업·자격 취득의 최소 기준을 충족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거예요.


✍️ 저자들의 결론

저자들은 세 긴장을 철학의 충돌이면서 동시에 기회로 봐요.

이 긴장 지점들은 철학의 충돌을 나타내지만, 동시에 옛 접근과 새 접근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기회를 주며, 그럼으로써 CBHPE를 더 깊이 실현하도록 돕는다.

"Though these tension points represent a clash of philosophies, they also present an opportunity to strike a balance between old and new approaches, thus promoting a deeper realization of CBHPE."

 

앞으로의 평가가 갖춰야 할 모습은 이렇게 제시해요.

앞으로 21세기 보건의료인 평가는 프로그램식이어야 하고, 타당도 논증을 구성하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실제적인 WBA, 여러 유형의 평가에서 오는 정보, 그리고 역량에 대한 발달적 관점과 관련된 긴장을 고려해야 한다.

"Moving forward, 21st-century assessment of health professionals should be programmatic, designed to construct a validity argument, and take into account tensions related to authentic WBA, input from multiple types of assessments, and a developmental view of competence."


💬 덧붙이는 생각

이 논문은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아요. "심리측정은 낡았다"거나 "주관적 판단이 답이다" 같은 결론 대신, 평가 목적에 맞춰 패러다임과 근거를 정렬하라고 말하죠.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글은 아니지만, 역량바탕 평가를 설계하는 사람이 자주 부딪히는 문제를 세 갈래로 정리해 준다는 점에서 쓸모가 커요.

 

국내에서도 전공의 수련에 WBA와 역량 판정 체계를 도입하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실무에서 바로 생각해 볼 만한 질문을 몇 가지 뽑아 봤어요.

  • 우리 프로그램의 역량 판정 회의는 근거에 기반한 집단 과정인가요, 아니면 "그 전공의 괜찮던데" 같은 일화가 오가는 자리인가요?
  • WBA 평가자들이 무엇을 관찰하고 어떤 기준으로 평정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는 근거(응답 과정 근거)를 갖고 있나요?
  • 판정 기준이 동료와의 비교(규준참조)로 흘러가고 있지는 않나요?
  • 모든 걸 한꺼번에 타당화할 수 없다면, 우리 프로그램에서 가장 비중이 크거나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타당화를 "한 번 하고 끝내는 연구"가 아니라 "장기적인 학술 프로그램"으로 보자는 저자들의 제안은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현장에 특히 현실적인 조언이라고 생각해요. 🙂


서론 (INTRODUCTION) 

지난 100년 동안 보건의료전문직 교육(health professions education, HPE)의 평가는 발전해 왔다. 측정의 시대(measurement era)에는 고부담 선다형 시험(high-stakes multiple choice question examinations)과 표준화(standardization)가 평가 영역을 지배했다 [1]. 그러나 평가 전문가들이 인간의 판단(human judgement)이 갖는 가치를 인식하면서, 다른 접근들, 예를 들어 일터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 WBA)와 시뮬레이션(simulation) 등이 점차 수용되고 널리 활용되었다 [2–4]. 더 최근에는 평가를 시스템 관점(systems lens)에서 개념화하여, 여러 방법을 하나의 프로그램에 의도적으로 통합하게 되었다 [5]. 측정(measurement)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판단(judgment)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평가 포트폴리오(assessment portfolios)의 다양성 확대부터 프로그램적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에 대한 강조에 이르기까지 [6, 7], 이러한 현대적 고려사항들은 복잡성(complexity), 불확실성(uncertainty), 방법론적 다양성(methodological diversity)을 한층 더 증가시켰다.

 

평가의 변화와 더불어 HPE에서는 평가 타당도(assessment validity)에 관한 사고도 발전해 왔다. 다른 분야 학자들의 연구 [8, 9]를 토대로, 타당도를 평가자료(assessment data)의 해석(interpretations)과 활용(uses)에 관한 논증(argument)으로 개념화하는 방식이 점점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10]. 논증기반 접근(argument-based approach)은 어떤 근거(evidence)를 얼마나 많이 찾을 것인지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러한 근거를 찾는 데 방법론적으로 다양한 접근을 허용한다 [11]. 타당도를 논증으로 보는 개념이 여전히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12],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CBHPE)으로의 전환은 타당도 논증을 어떻게 개발하는지 검토할 것을 요구한다. CBHPE는 개별 평가만을 대상으로 논증을 만드는 대신, 수련 중 지속적인 발달(continued development)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평가체계(assessment systems)의 통합과 성장(growth) 및 역량 달성(competency attainment)의 측정을 지지한다. 이제 타당도 논증은 전문가 집단, 즉 역량위원회(competence committee)가 내리는 역량을 갖추었다는, 또는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과 같은 복잡한 의사결정(complex decision-making)을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CBHPE는 타당도에 관한 HPE의 관점이 전환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논문에서는 CBHPE의 타당도 논증과 관련된 세 가지 긴장, 즉 평가의 패러다임(paradigms of assessment), 타당화의 수준(level of validation), 역량의 참조 기준(reference for competence)을 탐색한다. 이러한 긴장을 검토함으로써, CBHPE가 현재의 타당도 개념화에 제기하는 과제를 상세히 설명하고, 가능한 경우 이러한 긴장을 관리할 잠재적 해결 방안(potential solutions)을 제시하고자 한다. 긴장을 요약한 내용은 그림 1에 제시되어 있다.

긴장 #1: 평가의 패러다임 (TENSION #1: THE PARADIGM OF ASSESSMENT) 

이 절에서는 개인의 패러다임적 지향(paradigmatic orientation)이 타당도의 개념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한다. 여기서 패러다임(paradigm)은 인식론적 입장(epistemological stance), 즉 개인의 관점에 영향을 미치는 신념체계(belief system)를 뜻하는 용어로 정의한다. 여기에는 지식의 본질(nature of knowledge), 지식을 측정하는 최선의 접근 등이 포함된다 [13]. HPE에는 다른 패러다임들도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CBHPE와 관련된 세 가지 지향, 즉 후기실증주의(post-positivism), 구성주의(constructivism), 실용주의(pragmatism)에 초점을 맞춘다.

후기실증주의 패러다임에서의 타당도 근거 (VALIDITY EVIDENCE IN A POST-POSITIVIST PARADIGM) 

1800년대 중·후반부터 후기실증주의 패러다임(post-positivist paradigm)은 HPE 평가를 지배해 왔다 [1, 14]. 후기실증주의 접근에 대한 강조는 상당 부분 보건의료전문직 종사자(health care professionals)의 역량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대응하여 서구 사회에서는 공식 평가위원회(assessment boards)와 인증기관(accrediting bodies)을 점차 도입했으며, 대중에 대한 책무성(accountability to the public)을 높이기 위해 고부담 면허시험 및/또는 자격인증시험(high-stakes licensure and/or certification examinations), 객관성(objectivity), 표준화(standardization), 공정성(fairness), 신뢰도(reliability)에 노력을 집중했다 [15, 16]. 이 심리측정의 시대(psychometric era)에는 주관성(subjectivity)은 바람직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수행을 관찰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좋은 평가는 표준화되어 있어 편향(bias)으로부터 자유로운 평가라고 주장했다 [4]. 고전검사이론(classical test theory)을 토대로 하는 이 패러다임의 암묵적 가정은, 특정 영역에서 학습자가 일관되게 보이는 능력을 반영하는 ‘진점수(true score)’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목표는 평가자료에 오차(error), 즉 잡음(noise)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17].

구성주의 패러다임에서의 타당도 근거 (VALIDITY EVIDENCE IN A CONSTRUCTIVIST PARADIGM) 

후기실증주의 패러다임의 한 대안은 타당도에 대한 구성주의적/주관주의적 지향(constructivist/subjectivist orientation)이다. 이러한 접근은 지난 수십 년 동안 CBHPE 전문가들이 역량에 관한 결정(competency decisions)에 내재한 ‘공유된 주관성(shared subjectivity)’ [18]과 일터기반 측정(workplace-based measurement)의 표준화 부족 [19]을 강조하면서 등장했다. 이에 따라 구성주의자들은 주관주의적/구성주의적 지향에서 공통적으로 중시하는 의미 형성(sense-making), 맥락(context), 사회적 과정(social processes)을 중심으로 타당도를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4, 19]. 개별 평가자의 신뢰도(individual rater reliability)를 고려하기보다는, 역량위원회(competency committee, CC) 수준에서 역량 또는 준비도(readiness)에 관한 결정의 신뢰도를 검토해야 한다 [20]. 역량위원회는 집계된 평가자료(aggregate assessment data)를 활용하여 총괄적 판정(summative determination)을 내리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21]. 양적 방법(quantitative methods)이 일부 상황, 즉 위원회들 간 CC 결정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이 구성주의 패러다임에서는 근거에 더 많은 질적 요소(qualitative components)가 포함될 수 있다.

실용주의 패러다임에서의 타당도 근거 (VALIDITY EVIDENCE IN A PRAGMATIC PARADIGM) 

마지막으로 타당도에 대한 실용주의적 지향(pragmatic orientation)을 살펴본다. Morgan이 요약한 바와 같이, 실용주의(pragmatism)는 주로 ‘작동 가능성(workability)’에 관심을 두며, 당사자들 사이의 공유된 의미 형성(shared meaning-making), 상호 이해(mutual understanding), 협력(collaboration)을 강조한다 [13]. 타당도와 역량에 관한 의사결정(competency-decision-making)의 맥락에서, 이는 평가와 그에 뒤따르는 결정이 미치는 영향, 즉 이익과 해악(benefits and harms)에 관한 결과 근거(consequences evidence)를 우선시한다는 뜻이다 [22]. 이 패러다임의 타당도 근거에는 집단 의사결정 과정(group decision-making process)의 질 [23]과 위원회 간 의사결정의 신뢰도가 포함될 수 있다. 후기실증주의나 구성주의와 대조적으로, 실용주의는 타당도에 대해 더 통합적인 지향을 나타낸다. 즉 양적 측정과 질적 측정(quantitative and qualitative measures)을 모두 활용한다 [13].

 

그림 1.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시대의 타당도에 내재한 긴장 (Figure 1. Inherent tensions to validity in the era of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 그림 내 제목: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시대의 타당도: 세 가지 긴장 (Validity in the era of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Three Tensions)

 

긴장 1: 평가의 패러다임 (Tension 1: The paradigm of assessment) 긴장 2: 타당화의 수준 (Tension 2: Level of validation) 긴장 3: 역량의 참조 기준 (Tension 3: Reference for competence)
후기실증주의(Post-positivism)
구성주의(Constructivism)
실용주의(Pragmatism)
개별 평가(Individual assessments)
평가체계(Systems of assessment)
규준참조(Norm-reference)
준거참조(Criterion-reference)
종단적 성장(Longitudinal growth)

각 패러다임의 과제 (THE CHALLENGES IN EACH PARADIGM) 

객관성의 추구(pursuit of objectivity) [24]는 100년 넘게 널리 이어져 왔지만, 후기실증주의 접근에 대한 우려 역시 거의 그만큼 오래 제기되어 왔다 [4, 24, 25]. Valentine과 동료들이 명료하게 지적하듯, ‘[평가에서의 객관성(objectivity in assessment)]은 선형적 인과관계(linear causality)에 대한 순진한 신뢰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전문직 업무(complex professional tasks)의 평가를 측정 가능한 것들로만 축소하는 오류이며, 심지어 그러한 측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그렇게 한다 [24]. 이론적 관점에서 저자들은 모든 측정이 편향의 영향을 받으므로 객관성은 달성할 수 없으며, 객관성은 의도적으로 또는 의도치 않게 형평성(equity)에 관한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4, 26]. 또한 일터에서의 평가는 평가자인 인간의 인식(perceptions)과 해당 시점, 해당 맥락에서 수련생(trainee)이 보이는 수행에 의존하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주관적이며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17]. 마지막으로 Gingerich와 동료들이 설명하듯, 평가자(assessors)는 ‘의미 있는 고유성을 지닐 수 있다(meaningfully idiosyncratic)’ [27]. 이는 각 평가자가 한 가지 측면만을 볼 수 있으며, 그러한 관점들을 결합하면 학습자의 모습을 가장 진실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27]. 따라서 인식, 경험 또는 맥락에서 나타나는 실제적이고, 심지어 의미 있는 차이 때문에 WBA에서는 어느 정도의 비일관성(inconsistency), 즉 낮은 신뢰도(low reliability)가 나타날 수 있음을 예상해야 한다 [4, 24, 27].

 

그러나 구성주의 패러다임과 실용주의 패러다임에도 과제가 있다. 역량(competence)은 사회적 구인(social construct)이므로, 이를 어떻게 정의하는지는 본질적으로 관습(customs), 규범(norms), 사회적 기대(social expectations)에 의존한다 [28, 29]. 이는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위원회 수준의 신뢰도라는 개념이 과연 달성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이론적으로 매력적인 개념에 불과한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30]. 또한 이 패러다임들에는 신중하게 관리해야 하는 내재적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CC 의사결정에 관한 문헌의 근거는 많은 CC가 일화(anecdotes)에 기대고, 공식적인 훈련(formal training)이 부족하며, 규준참조(norm-referencing)에 의존하면서 결정을 내릴 때 역량기반 프레임워크(competency-based frameworks)의 취지를 무시하거나 오해하는 경우가 많음을 시사한다 [31–33]. 따라서 평가자들 사이의 일부 비일관성은 반드시 인식, 수행 또는 맥락의 실제 차이 때문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타당도와 신뢰도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 즉 반응과정 타당도(response-process validity)를 뒷받침하는 근거의 부족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34]. 이를 신중하게 완화하지 않으면, 선의에서 출발한 주관적 집단 의사결정(subjective, group-based decision-making)이 자의적이고 편향되며 일화에 의존하는 의사결정으로 변할 수 있다.

긴장의 관리 (MANAGING THE TENSION) 

앞서 제시한 이유들 때문에 CBHPE 시대의 패러다임적 지향 사이의 긴장은 해소하기 어렵다.

 

  • 유용한 주관성(useful subjectivity), 즉 전문가들의 공유된 주관성과, 자의적이거나 일화에 의존하는 의사결정 사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가?
  • 더 형평성 있는 평가체계에 대한 헌신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역량평가(competency assessment)에 내재한 주관성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가?
  • 역량이 맥락에, 그리고 어쩌면 위원회에도 의존한다면 위원회 평정(committee ratings)의 신뢰도를 어떻게 검토할 수 있는가?
  • CC 수준의 신뢰도가 확보되면 개별 평가 수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지 않게 되는가?

 

Tavares 등의 논의처럼 [35], 패러다임(paradigm), 평가(assessment), 타당도(validity) 사이의 양립 가능성(compatibility)을 추구해야 한다. 특정 패러다임이 다른 패러다임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기보다는, 패러다임과 자료원을 신중하고 사려 깊게 정렬(alignment)함으로써 긴장을 관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표 1).

 

  • 후기실증주의 패러다임은 표준화와 객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가치가 있다 [14]. 여기에는 선다형 검사(multiple-choice tests), 예를 들어 자격인증시험(certification examinations)과, 객관구조화임상시험(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s)처럼 표준화를 추구하는 임상평가(clinical assessments)가 포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통적 심리측정학(traditional psychometrics), 예를 들어 문항반응이론(item-response theory)과 평가자 간 신뢰도(inter-rater reliability)가 여전히 매우 유용하다.
  • 마찬가지로 구성주의는 특히 평가에 개인의 판단이 포함되는 경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예는 본질적으로 평가자와 그 맥락에 의존하는 WBA이다 [19]. 중요한 점은 구성주의 패러다임에서도 심리측정학이 여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화가능도이론(generalizability theory)은 분산의 원천(sources of variance)을 구분하여, 점수 변동(score variation)이 평가자, 학습자 또는 다른 요인들에 얼마나 기인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36, 37]. 다만 일반화가능도이론은 평가자 간 차이의 원천, 즉 의미 있는 고유성(meaningful idiosyncrasies) [27]과 구인무관 영향(construct-irrelevant influences)을 더 세부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 [38]. 따라서 주관적 의사결정은 여전히 일터기반 판단(workplace-based judgments)의 필수 요소이다.
  • 마지막으로 실용주의 패러다임은 역량위원회의 판정에 요구되는 것처럼 집단 의사결정과 관련된 고차 추론(higher-order inferences)을 고려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효과적인 집단 과정(effective group process)은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 위한 프레임워크이며 [23], 실용주의 패러다임과 부합하는 방법이다.

 

요약하면, 복잡한 사회적 영역을 순전히 수치적이고 정량화 가능한 측정으로 환원할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며 이론적 근거가 없다 [4, 18]. 따라서 이에 반대되는 요구가 있더라도 [39, 40], 진급(advancement), 역량에 관한 결정(competency decisions), 전공의 선발(residency selection)을 뒷받침하기 위해 표준화 검사(standardized tests)에만 의존하는 것에 반대한다. 한편 순전히 주관적인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것 역시 수많은 편향의 위험 [41]과 불충분한 공유 정신모형(shared mental models) [31]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러한 이유로 평가의 목적(purpose of assessment), 패러다임적 지향(paradigmatic orientation), 타당도 근거의 수집(collection of validity evidence) 사이의 정렬을 촉진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권고한다.

 

표 1. 평가의 패러다임과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에서의 타당도 적용 (Table 1. Paradigms of assessment and application to validity in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패러다임적 지향 (PARADIGMATIC ORIENTATION) 정의 (DEFINITION) 선호하는 자료 유형 (TYPES OF DATA FAVORED) 근거의 예 (EXAMPLES OF EVIDENCE) 역량기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에서의 활용 (USE IN COMPETENCY-BASED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후기실증주의(Post-positivism) 특정 역량 영역(competency domain)에서 학습자의 능력을 반영하는 ‘진점수(true score)’가 존재한다. 객관적·수치적·표준화된 자료(objective, numerical, standardized data) 고전검사이론(Classical test theory)
문항반응이론(Item-response theory)
평가자 간 신뢰도(Inter-rater reliability)
표준화된 검사 상황(standardized test settings): 예를 들어 선다형 문항 검사(multiple-choice item tests), 객관구조화임상시험(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s) 등
구성주의(Constructivism) ‘진점수(true score)’는 존재하지 않으며, 역량의 정의는 사회적으로 구성된다(socially constructed). 주관적·질적·비표준화된 자료(subjective, qualitative, non-standardized data)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
일반화가능도이론(Generalizability theory)*
일터기반 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s)
실용주의(Pragmatism) 역량은 집단 간 상호 이해(mutual understanding)와 ‘작동 가능성(workability)’을 통해 발달한다. 질적 자료와 양적 자료의 결합(combination of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data)을 지지한다. 효과적인 집단 과정(Effective group process) 집단 의사결정(Group decision-making), 즉 역량위원회(competency committees)

 

  • *일반화가능도이론(generalizability theory)은 분산의 원천, 즉 평가자와 학습자를 구분해 제시할 수 있지만, 각 원천 내부를 더 세부적으로 구분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의미 있는 평가자 간 차이(meaningful rater differences)와 구인무관 분산(construct-irrelevant variance)을 구분할 수 없다.

 

긴장 #2: 타당화의 수준 (TENSION #2: LEVEL OF VALIDATION) 

두 번째 긴장은 타당도 논증을 평가 프로그램(assessment program)의 개별 구성요소(individual components)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더 총체적으로(holistically) 고려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 현대적 타당도 실천(modern validity practices)의 기원과 개별 도구(individual instruments)에 대한 근거에 초점을 맞추어 온 경향을 살펴본다.

현대 타당도 이론과 개별 도구의 ‘타당화’ (MODERN VALIDITY THEORY AND THE ‘VALIDATION’ OF INDIVIDUAL INSTRUMENTS) 

20세기 평가문화(assessment culture)의 후기실증주의적 초점과 맞물려, HPE 프로그램은 개별 도구 수준에서 평가의 타당도를 검토하는 경우가 많았다 [8, 9]. 각 도구에 대해서는 결과의 해석을 지지하거나 반박하는 근거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충분한지를 판단했다. 의사결정의 중요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근거가 요구되었다 [38]. 흔히 사용되는 프레임워크는 도구 간 비교를 허용했지만, 예를 들어 Messick의 다른 변인과의 관계에 관한 근거(relations to other variable evidence) [8]나 Kane의 외삽(extrapolation) [42] 등이 그러했지만, 이러한 비교는 해당 도구를 다른 유사하거나 상이한 측정치에 비추어 검토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이러한 접근은 고부담 양적 평가(high-stakes quantitative assessments), 예를 들어 자격인증시험에 적용할 때 논리적이다. 특정 시점에서 수련생을 판단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단일 평가(single assessment)의 타당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HPE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평가의 수와 다양성이 증가해 왔다. 더욱이 평가와 CBHPE 전문가들은 개별 평가뿐 아니라 복잡한 평가체계(complex systems of assessment)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5]. 따라서 CBHPE에서는 개별 평가의 타당도뿐 아니라 전체 평가 프로그램의 타당도도 이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평가 실천(assessment practices)에 새로운 접근이 필요해졌으며, 이는 타당화 실천(validation practices)에도 영향을 미쳤다.

프로그램적 평가 접근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a programmatic assessment approach) 

프로그램적 평가(programmatic assessment)는 형성적 목적(formative purposes)을 위해 서로 다른 맥락에 걸쳐 여러 자료원에서 매우 다양한 자료를 의도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나중의 총괄적 결정(summative decisions)을 위해 취합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1]. 흔히 수집하는 자료의 예에는 WBA, 객관구조화임상시험 점수, 필기시험 점수(written examination scores)가 포함된다. 더 최근에는 교육 분야의 리더들이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health record)과 앰비언트 인공지능(ambient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 생성된 자료 등 임상자료(clinical data)의 활용을 개척해 왔다 [49–51].

 

이러한 다양한 평가들은 도구와 과정(instruments and processes)이 통합된 생태계(integrated ecosystem)로 작동하는 평가체계로 결합되며, 의사결정은 여러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5]. 프로그램적 평가에서는 이러한 현장자료(frontline data)를 집계하고 종합하여 역량위원회가 검토하도록 하고, 수련 단계의 진급이나 졸업/자격 부여(graduation/credentialing)에 대한 준비도에 관해 더 고부담인 결정을 내린다 [6, 7]. 이론적으로, 체계의 여러 부분에서 나온 평가자료를 종합하는 집단 과정(group process)은 학습자의 수행을 가장 다각적이고 완전하게 보여 주며, 따라서 역량을 향한 진전(progress toward competence)을 명확하게 파악하도록 한다.

체계 수준에서 타당도 확보하기: 총체적 결정인가, 분해인가 (Obtaining validity at a systems level: holistic decisions or decomposition) 

CBHPE에서 사용하는 다면적 평가체계(multifaceted systems of assessment)는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

 

  • 전체 평가체계에 대한 타당도 논증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 역량을 순전히 총체적 판단(holistic judgment)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최종 판단을 가산적(additive)인 것으로 보고, 개별적으로 타당화된 평가들에서 나온 여러 자료점(data points)의 합산에 근거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

 

의학교육 이외의 교육환경에서는 이를 흔히 분해(decomposition), 즉 역량을 측정 가능한 단위로 분해하는 것과, 총체주의(holism), 즉 역량을 총체적 판단으로 보는 것 사이의 긴장이라고 한다 [43].

 

  • 분해 관점(decomposition view)은 개별 단위를 합산하여 역량에 관한 판정을 내리고자 한다. 이 관점의 가정은 개별 구성요소가 타당하면 최종 총괄적 결정(final summative decision)도 타당할 것이라는 것이다.
  • 총체적 관점(holistic view)은 전체 결정(overall decision)에 더 명시적으로 초점을 맞춘다. 이 관점의 가정은 개별 구성요소를 합산하는 것만으로는 전체 역량 판단(overall competency judgment)의 복잡성을 충분히 포착할 수 없으므로, 총체적 판정(holistic determination)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3].

 

이 긴장을 다룰 수 있는가? (Can we navigate the tension?) 

분해와 총체주의 사이의 논쟁은 모든 수준에서 전개될 수 있으므로 이 긴장은 단순하지 않다. 개별 평가도구(individual assessment instruments)는 총체적일 수도 있고, 예를 들어 위임-감독 평정(entrustment-supervision ratings)이 그러하며, 단위로 분해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하위역량 평정(subcompetency ratings)이 그러하다. 역량위원회의 결정도 마찬가지이다. 더욱이 여러 평가가 하나의 역량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각 평가는 둘 이상의 역량을 측정할 수 있다 [44, 45]. 이런 점에서 타당도는 여러 근거가 해당 역량 하나의 달성에 관해 어느 정도로 정보를 제공하는지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이 긴장을 다룰 수 있는 한 가지 잠재적 전략은, 더 큰 평가체계를 고려하는 이점과 개별 평가에 관한 타당도 근거를 수집하는 이점을 인정함으로써, 양자택일(either/or)이 아닌 양쪽을 모두 취하는 접근(both/and)을 사용하는 것이다. 건물의 건축이 유용한 비유가 될 수 있다. 부품과 재료, 즉 강철(steel), 리벳(rivets), 콘크리트(concrete)가 고품질이고 신뢰할 만하다는 근거는 건물이 견고한 재료로 지어졌음을 보장한다. 그러나 공학적 결정(engineering decisions)이 적절했는지, 각 부분이 제대로 맞물리는지, 완성된 건물이 구조적으로 안전한지에 관한 근거도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각 평가에 대해서는 그로부터 생성된 자료를 뒷받침할 타당도 근거를 수집할 수 있다.

 

  • WBA를 예로 들면,
    • 평가자들이 자신이 평정하는 것을 실제로 관찰하고 평가 과제(assessment task)를 이해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근거, 즉 반응과정 근거(response process evidence)를 수집할 수 있다.
    • 다른 근거에는 관찰 과정에서 중요한 기술(skills)이 평가되는지에 관한 내용 근거(content evidence)나,
    • 수집된 자료가 학습자의 성장에 정보를 제공하는 유용한 피드백(feedback)을 제공하는지에 관한 결과 근거(consequences evidence)가 포함될 수 있다 [8].
  • 그러나 이후 이루어지는 역량위원회 결정(downstream competency committee decisions)의 타당도 근거 역시 찾아야 할 수 있다 [20].
    • 더 고부담인 결정에 정보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수의 관찰이 이루어졌다는 근거, 즉 내적 구조(internal structure)에 관한 근거나,
    • CC 위원들이 의사결정 과정과 자신들이 해석하는 평가자료를 이해한다는 근거, 즉 반응과정(response process)에 관한 근거는 전체 평가체계를 뒷받침하는 타당도 논증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과정 전반에서 평가를 정의 지향적 관점(justice-oriented lens)으로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6, 47]. 지배적인 의사 전형(dominant physician archetype)을 위해, 그리고 그러한 전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만든 평가 프로그램으로 인해 모든 학습자, 특히 소수자화된 배경(minoritized backgrounds)의 학습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극도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평가체계 내부의 모든 수준과 체계 자체를 뒷받침하는 타당도 근거를 수집하는 일에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resource-intensive endeavor). 따라서 이 긴장은 이론적이라기보다 실무적(pragmatic)일 수 있다. 교육자와 프로그램은 모든 수준에서 타당도 근거를 수집하고, 그 근거들을 궁극적 결정을 위한 일관된 논증(coherent argument)으로 연결할 역량(capacity)이 있는가? 일부 환경에서는 필요한 자원이 비용과 인력 측면에서 모두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적 평가 접근을 채택한다면, 평가가 수행하는 이중 목적(dual purpose), 즉 학습을 위한 형성평가(formative assessment for learning)와 의사결정을 위한 총괄평가(summative assessment for decision-making)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48]?

 

이러한 우려 때문에 타당도 근거를 수집할 기회는 그 자체로 하나의 학술활동 프로그램(program of scholarship)이 될 수 있는 종단적(longitudinal), 반복적(iterative), 협력적(collaborative) 과정으로 보아야 한다. 교육자들은 초기 노력에서 가장 중요하거나 가장 면밀한 검토를 받는 영역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다. 예를 들어 WBA가 평가체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 타당화 노력(validation efforts)은 거기서 시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역량위원회가 평가자료를 총괄적 결정으로 종합하는 과정에 우려가 있다면, 그 부분이 초기 노력을 집중하기에 가장 좋은 지점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평가 전문가들은 자신의 맥락에서 어떤 평가가 실제로 타당화를 필요로 하는지, 어떤 도구가 유사한 맥락에서 이미 충분한 타당도 근거를 갖추고 있는지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그러면 전체 타당도 논증(overall validity argument)은 건축 비유에서의 건물처럼 서로 맞물릴 수 있다. 체계의 구성 부분들이 타당도 근거로 뒷받침되면 체계의 전체 구조도 강화된다. 건물이 형태를 갖추어 가면서 최종 형태에 관한 타당도 논증을 만들 수 있다.

 

  • 평가체계의 구성 부분들을 뒷받침하는 타당도 근거가 없다면, 프로그램 수준의 결정(program-level decisions)에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 반대로 타당화가 개별 도구에만 집중된다면, 특히 평가와 프로그램 수준의 결정 사이의 정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프로그램 전체는 응집성(cohesion)과 정당화 가능성(defensibility)에 관한 근거가 부족할 수 있다.

교육자들은 타당도 논증을 구축할 때 구성 부분들을 ‘확대해서 보기(zooming in)’, 즉 분해(decomposition)하는 것과, 전체 평가 프로그램을 ‘축소해서 보기(zooming out)’, 즉 총체적 판정(holistic determination)을 하는 것 사이의 긴장에 직면한다 [43]. 또한 교육자들이 CBHPE 패러다임 안에서 평가의 이중 목적을 관리할 전략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이 특별호에 함께 실린 Ryan과 동료들의 논문에는 도움이 되는 여러 제안이 제시되어 있다 [48].

 

긴장 #3: 역량의 참조 기준 (TENSION #3: REFERENCE FOR COMPETENCE) 

마지막으로 살펴볼 긴장은 역량을 판정할 때 사용하는 기준(standard)에 관한 것이다. 수련 단계의 진급이나 수련 완료, 자격인증(certification), 면허 취득(licensure)과 같은 자격 부여(credentialing)에 대한 준비도를 판단하려면, 역량 달성의 수준(level of competency attainment)이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명확한 성과 기준(outcomes standards)은 사회적 책무성(social accountability)에 뿌리를 두며 [49], 모든 수련생이 특정 기준에 도달했음을 보장하는 데 필요하다. 고려할 수 있는 일반적인 접근은 세 가지, 즉 규준참조(norm-reference), 준거참조(criterion-reference), 종단적 성장(longitudinal growth)이다. 이 절에서는 각각의 접근을 탐색한다.

규준참조 기준 (A NORM-REFERENCE STANDARD) 

타당도에 대한 전통적 접근에서는 개인 간 성취의 차이, 즉 개체 간 분산(between-subject variance)을 흔히 역량의 문턱값(thresholds for competence)을 설정하는 데 사용한다 [50]. 개체 간 분산이라는 개념은 전통적 타당도 논증의 토대이다. 신뢰도 측정(measurement of reliability), 예를 들어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alpha)와 일반화가능도이론(generalizability theory)은 개인별 분산(individual variance)에 의존하며, 개인의 성취가 사람마다 달라야 한다는 요건을 전제로 한다 [17, 50]. 이러한 접근은 본질적으로 규준참조적(norm-referenced)이며, 모집단(population) 내부의 비교 측정(comparative measures)을 사용하여 달성 수준을 평가한다.

준거참조 기준 (A CRITERION-REFERENCE STANDARD) 

개체 간 분산이 필요하다는 요건은 CBHPE의 근본 전제와 상충한다. 정의상 CBHPE는 교육과 수련에 대한 성과기반 접근(outcomes-based approach)이다 [51]. 따라서 이 패러다임의 관심은 대중에 대한 책무성을 입증하기 위해 학습자가 역량의 문턱값에 도달하는지 여부(if)가 아니라 언제(when) 도달하는가에 있다. 더욱이 특히 임상환경(clinical environment)에서는 분산이 작을 수 있다. 고원효과(plateau effect)는 모든 학습자가 정의된 성과(defined outcome)에 도달하여 학습자 간 차이가 미미해지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한다 [52]. 이러한 상황에서 개체 간 분산만으로 역량의 문턱값을 결정하면 규준참조와 편향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 즉 확립된 준거(established criteria)가 아니라 동료들과 수련생을 비교하여 역량에 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53]. 따라서 CBHPE 지지자들은 준거기반 접근(criterion-based approaches)을 주장하며 [53], 그중 많은 접근은 이제 여러 고부담 시험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준설정 절차(standard-setting procedures)는 전문가 합의(expert consensus)와 평가자료를 결합하여 수용 가능한 성취 문턱값(acceptable achievement threshold)을 설정한다 [54].

종단적 성장 기준 (A LONGITUDINAL GROWTH STANDARD) 

매력적인 세 번째 선택지는 개체 내 분산(within-subject variance), 다시 말해 보건의료전문직 종사자가 수련 전 과정과 경력 전반에 걸쳐 보이는 성장이다. 보건의료전문직 종사자들은 서로 다른 속도로 기술(skills)을 습득하므로, 성장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형평성 관점과 역량기반 관점(equity- and competency-based lens) 모두에서 실행 가능하고 이론적으로 타당해 보인다 [52, 55, 56]. 정의된 성과를 향한 개인의 성장이나 학습을 측정하고, 그 과정에서 표적화된 개입(targeted interventions)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ark과 동료들은 최근 가정의학과 전공의(family medicine residents)의 성장곡선(growth curves)을 기술하여, 역량의 문턱값에 도달할 것을 예측하는 양상과 보완교육(remediation)이 필요한 양상을 확인했다 [57]. 중요한 점은 성장이 정규 수련(formal training)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건의료전문직의 특징 중 하나는 역량의 유지(maintenance of competence)와, 적절한 경우 새로운 역량의 습득(acquisition of new competencies)을 보장하기 위한 평생학습(lifelong learning)에 대한 헌신이다 [58].

이 긴장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가? (HOW CAN WE NAVIGATE THE TENSION?) 

역량 달성에 대한 규준참조 접근에 반대하는 중요한 개념적 논거(conceptual arguments)가 있다 [51, 53]. 그러나 많은 준거기반 접근, 예를 들어 Hofstee 방법과 Angoff 방법(Hofstee and Angoff methods) [59]은 준거를 생성하기 위해 여전히 어느 정도 학습자 수준의 자료(learner-level data)를 포함하므로 규준참조로 기울기 쉽다 [60]. 달성(attainment)에만 집중하기보다 성장에 노력을 집중하는 것은 매력적이고 비교적 단순하게 들린다.

  • 그러나 기대되는 성장궤적(expected growth trajectory)이 존재하는가?
  • 존재한다면 그 궤적에서 벗어나는 정도 중 어디까지가 전형적인 발달(typical development)의 범위에 속하고, 어디부터가 기대 범위를 벗어나는가?
  • 개인의 성장이 구인무관 분산(construct-irrelevant variance)이 아니라 실제 향상(true improvement)을 반영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 사전에 정해진 역량 수준(predetermined level of competency)에 도달했지만 성장곡선이 평평한 학습자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 시간이 흐르면서 역량이 상실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Bok 등 [61]은 역량기반 접근을 적용한 수의학 학생(veterinary students) 대상 프로그램적 평가 전략에서 세 가지 서로 다른 평가도구와 무선계수 모형화(random coefficient modeling)을 사용하여, 시간에 따른 개인의 성장을 측정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다른 연구들에서는 잠재계층 성장곡선모형(latent class growth curve models)을 사용하여 종단적 학습궤적(longitudinal learning trajectories)을 모형화했으며, 상승하는 성장 양상을 확인했다 [57, 62]. 이러한 연구들은 성장의 측정이 더 복잡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가능함을 보여 준다.

 

그러나 성장의 측정은 대중에 대한 책무성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성장은 중요하지만, 학습자가 궁극적으로 역량 있는 실무 수행(competent practice)에 필요한 문턱값에 도달하는 범위에서만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최소 역량 기준(minimum competency standards)을 정의하는 것과 그 기준을 향한 진전(progress)을 측정하는 것 모두가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종단적 성장 추적(longitudinal growth tracking)과 더불어 규준참조 기준과 준거참조 기준 사이에서 이러한 균형을 이루면, 어려움을 겪는 학습자들에게 피드백과 보완교육을 제공하여 모든 학습자가 진급(promotion), 졸업(graduation) 또는 자격 부여(credentialing)에 필요한 최소 기준(minimum standards)에 도달하도록 보장할 수 있다.

결론 (CONCLUSIONS)  

보건의료전문직의 평가는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CBHPE 운동은 보건의료 교육 프로그램 전반에 걸친 교육철학(educational philosophy)의 근본적 전환을 나타낸다. 이러한 변화는 프로그램 목표(program objectives)와 교육과정 내용(curricular content)의 개혁뿐 아니라, 평가자료에 근거한 타당도 논증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대한 재고를 의미한다. CBHPE 시대의 타당도를 다시 생각할 때 적어도 세 가지 주요 긴장 지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긴장 지점들은 철학의 충돌(clash of philosophies)을 나타내지만, 동시에 기존 접근과 새로운 접근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 CBHPE를 더욱 깊이 구현할 기회도 제공한다. 앞으로 21세기 보건의료전문직 평가는 프로그램적(programmatic)이어야 하고, 타당도 논증을 구축하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실제성을 갖춘 일터기반 평가(authentic WBA), 여러 유형의 평가에서 얻는 정보(input), 역량에 대한 발달적 관점(developmental view of competence)과 관련된 긴장을 고려해야 한다.

 

 

 

 

 

 

Med Educ. 2024 Jun;58(6):697-712.doi: 10.1111/medu.15270. Epub 2023 Dec 11.

A roadmap to realist interview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 Recommendations based on a critical analysis 

실재론적 면담(realist interview), 그냥 반구조화 면담과 뭐가 다를까?

📄 Rees CE, Davis C, Nguyen VNB, Proctor D, Mattick KL. A roadmap to realist interview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 Recommendations based on a critical analysis. Medical Education. 2024;58(6):697–712. doi:10.1111/medu.15270


🧭 들어가며: "효과가 있었나요?"에서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왜?"로

교육 프로그램을 평가할 때 우리는 흔히 "이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었나?"를 물어요. 그런데 교육 현장에 있어 본 분이라면 아실 거예요. 같은 워크숍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잘 맞고 어떤 사람에게는 별 소용이 없고, 어떤 기관에서는 잘 굴러가는데 다른 기관에서는 그렇지 않죠.

 

실재론적 접근(realist approaches) 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어요.

실재론 연구자들은 일반적으로 교육적 개입이 어느 정도까지 효과가 있는지(결과),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그런지(맥락), 그리고 어떻게 그런지(기제)를 풀어내고자 한다.

"Realist researchers typically attempt to unpack the extent to which educational interventions work (outcomes), for whom under what circumstances (contexts) and how (mechanisms)."

 

이 논문은 Medical Education의 "Focus on Research Methods" 시리즈 논문이에요.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자료 수집 방법인 실재론적 면담(realist interview) 을 어떻게 설계하고, 수행하고, 보고하고, 비평할지 안내하는 "로드맵"이죠. 저자들은 자신들의 실재론적 평가 연구 두 편을 사례로 들고, 지난 10년간 주요 HPE 학술지에 실린 실재론적 평가 12편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뒤, 12가지 권고안을 내놓아요.

 

저자들이 이 논문을 쓴 이유는 간단해요.

실재론적 면담은 연구 대상 주제에 대한 참여자의 관점과 경험을 끌어내는 데 주로 초점을 맞추는 해석주의 관점의 질적 연구 면담과 다르다. 전자는 프로그램 이론을 구축하고, 검증하고, 정교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Realist interviewing differs from qualitative research interviewing from an interpretivist standpoint because the former focuses on building, testing and/or refining programme theory, whereas the latter typically focuses on eliciting participants' views and experiences of a topic of inquiry."

 

질적 연구 면담 방법은 HPE 문헌에 잘 정리돼 있지만, 실재론적 면담은 점점 많이 쓰이는데도 제대로 정리된 안내가 없었다는 거예요.


📚 배경: 실재론적 접근의 핵심 개념

1. 왜 교육 연구에 실재론적 접근인가?

논문은 이 문장을 인용하며 실재론적 접근을 소개해요.

… 어떤 것도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지는 않다 … 맥락은 정말로 프로그램 결과에 차이를 만든다.

"… nothing works everywhere or for everyone … context really does make a difference to programme outcomes."

 

교육은 여러 요소(교육과정, 교육자, 학습자)가 상호작용하고, 다양한 집단과 수준이 얽혀 있고, 결과도 여러 가지인 복잡한 개입(complex intervention)이에요.

교육과 같은 복잡한 개입에서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맥락에 의존하기 때문에, 투입으로부터 산출을 항상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In complex interventions, such as education, the outputs are not always predictable from the inputs because the process is inevitably context-dependent."

 

실재론적 접근은 이 복잡성을 통제할 대상이 아니라 인정하고 분석할 대상으로 봐요. 그리고 "무엇이,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로, 어떻게, 왜 효과가 있는가(what works, for whom, in what circumstances, to what extent, how and why)"라는 섬세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해주죠.

2. 꼭 알아야 할 용어들

논문의 용어집(Box 1)에서 핵심만 추려볼게요. 📖

용어 설명
맥락(context) 개입이 작동하는 기제를 형성하는, 역동적이고 관계적인 특성
기제(mechanism) 프로그램 결과를 만들어내는, 대개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 과정, 실체. 맥락에 민감하다.
결과(outcome) 맥락에 민감한 기제가 만들어내는, 예상했거나 예상하지 못한 프로그램의 결과
CMO 배열(CMO configuration, CMOC) 맥락, 기제, 결과 사이의 인과적 연결
프로그램 이론(programme theory) 프로그램이 어떻게, 왜, 어떤 상황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이론
중범위 이론(middle-range theory) 프로그램 이론보다 추상적이고 기존 지식과 연결해주는 공식 이론. 교육 이론 등이 여기 해당한다.
생성적 인과(generative causation) 관찰 가능한 사건이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는, 경험을 넘어서지만 실재하는 것
과학적 실재론(scientific realism) 세계와 그 구조, 기제가 우리 의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 과학적 실재론에 동의하되 사회적, 역사적, 정치적 측면을 전면에 내세우는 관점
RAMESES II 실재론적 평가의 보고 기준

실재론적 방법론은 크게 둘로 나뉘어요. 기존 연구 문헌을 종합하는 실재론적 종합(realist synthesis, realist review) 과, 면담이나 설문 같은 1차 자료를 수집하는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 예요. 설문이나 척도 같은 양적 방법은 주로 결과와 맥락을 평가하는 데 쓰이고, 실재론적 면담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제를 풀어내는 데 특히 유용하다고 해요.

실재론적 접근은 검증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면서도 전이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추상적인 설명적 중범위 이론을 만들어내며, 일이 왜,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른바 '생성적 인과'다.

"Realist approaches create explanatory middle-range theories that are concrete enough to be tested but sufficiently abstract to be transferrable and explain why and how things may occur, so-called 'generative causation'."

실재론적 접근의 이러한 유연성, 그리고 이론적인 것과 실천적인 것을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은 HPE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매력적이다.

"This flexibility of realist approaches, and the ability to combine the theoretical and the practical, is extremely attractive to those researching HPE."


🔍 실재론적 면담 vs "일반적인" 해석주의 면담

논문의 Box 2를 표로 정리하면 차이가 한눈에 보여요.

구분 실재론적 면담 "일반적인" 해석주의 면담
목적 맥락, 기제, 결과와 그 상호작용을 밝혀 프로그램을 평가 연구 주제에 대한 참여자의 주관적 관점과 경험을 끌어냄
이론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에 초점 근거이론처럼 이론을 구축하기도 하고, 면담 설계나 결과 해석에만 쓰거나, 이론이 없을 수도 있음
면담 단계 보통 여러 단계로 진행되고, 단계마다 면담 질문지가 달라짐 보통 하나의 질문지로 한 단계에 진행 (종단 연구 제외)
면담 스타일 면담자가 학습자 역할과 교사 역할을 오감 대체로 참여자 주도 (면담자가 참여자에게서 배움)
질문 유형 탐색적 질문(이론 구축)에서 확인적 질문(이론 검증/정교화)으로 이동 대체로 탐색적 질문
분석 배열적 실재론 분석(configurational realist analysis)에 최적화된 자료 수집 질적 자료 분석(HPE에서는 주로 주제분석)에 최적화된 자료 수집

💬 실재론적 면담이란 무엇이고, 왜 쓰는가?

이 섹션도 인용으로 시작해요.

실재론적 면담은 프로그램이 어떻게, 어디서, 언제, 왜 효과가 있거나 없는지에 대한 명제를 탐구한다. 추적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이야기다.

"Realist interviews investigate propositions about how, where, when and why programmes are and are not effective. It is the programme's story that is pursued."

 

실재론적 면담은 이론 주도적(theory-driven)이고 대체로 반구조화된 형태예요.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 이론을 수집하거나(gleaning), 정교화하거나(refining), 공고히 하는(consolidating) 데 초점을 맞추죠(Manzano).

1. 이론 수집 단계: 탐색적 질문 

프로그램 이론을 수집하는 단계에서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또는 안 하는지),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그런지 묻는 탐색적 질문(exploratory questions)을 써요. "왜"와 "어떻게" 질문으로 참여자가 생각하는 인과관계를 끌어내는 거죠.

그래서 면담자가 질문할 때 실재론 용어를 명시적으로 쓰지는 않더라도, 본질적으로는 맥락, 기제, 결과, 그리고 맥락-기제-결과 배열(CMOC)(맥락, 기제, 결과 사이의 인과적 연결)에 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끌어내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So, while interviewers do not necessarily use realist terminology explicitly in their questioning, they are essentially asking questions purposefully eliciting information about contexts, mechanisms, outcomes and context-mechanism-outcome configurations (CMOCs) (the causal links between contexts, mechanisms and outcomes)."

2. 이론 정교화와 공고화 단계: 확인적 질문 

이론을 정교화하고 공고히 하는 단계에서는 확인적 질문(confirmatory questions)을 써요. Pawson은 이것을 교수-학습 기능(teaching-learning function) 과 개념적 초점화 기능(conceptual focusing function) 이라고 불렀어요. 이 단계에서는 Pawson의 말처럼 이렇게 돼요.

연구자의 이론이 면담의 주제가 되고, 참여자는 그 이론을 확인하거나 반증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그 이론을 정교화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다.

"the researcher's theory is the subject matter of the interview, and the subject is there to confirm or falsify and, above all, to refine that theory"

 

면담자가 초안 프로그램 이론을 참여자에게 "가르치듯" 제시하고, 참여자는 그것을 지지하거나, 반박하거나, 수정해요. 이 단계로 갈수록 질문은 참여자마다 덜 표준화되고 프로그램 이론의 발달 단계에 맞춰 개별화돼요.

3. 전문성의 분업과 교사-학습자 순환 

Pawson은 면담자와 참여자 사이에 전문성의 분업(division of expertise) 이 있다고 봤어요.

  • 면담자: 초기 이론화와 지금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결과와 맥락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
  • 참여자: 결과를 만들어내는 기제, 특히 자기 자신의 추론 과정(reasoning processes)에 대한 전문가

또 Pawson과 Tilley는 프로그램 수혜자(subjects)는 맥락이나 결과보다 기제에 더 민감하고, 프로그램 설계자나 운영자(practitioners)는 맥락, 기제, 결과 모두에 민감하다고 봤어요. 하지만 누구도 "전체 이야기(whole story)"를 다 알지는 못하죠.

결국 교사와 학습자의 역할은 실재론적 면담 과정 전반에 걸쳐 역동적이고 서로 바뀔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참여자가 때로는 교사로(그리고 면담자는 학습자로) 행동하는 교사-학습자 순환으로 이어진다.

"Ultimately, the teacher and learner roles are seen as dynamic and interchangeable throughout the process of realist interviews, leading to a teacher–learner cycle, with participants sometimes acting as teachers (and interviewers as learners)."


🗺️ 실재론적 면담의 다섯 단계

1단계. 초기 프로그램 이론 개발하기(developing initial programme theory) 

실재론적 면담의 주된 목적이 프로그램 이론 "구축"이라 하더라도, 면담자는 면담을 설계하기 전에 이미 개입이 어떻게, 어떤 맥락에서 작동하는지에 대한 초기 믿음을 갖고 있어요. 초기 프로그램 이론은 실재론적 종합, 프로그램 설계자나 운영자의 가정 탐색, 사례 연구나 문서 검토 같은 탐색적 연구로 만들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초기 이론이 표집, 면담 질문, 분석 방식까지 영향을 미치죠.

2단계. 표집과 표본(sampling/sample) 

  • 목적 표집과 이론적 표집(purposive and theoretical sampling) 이 핵심이에요. 프로그램 이론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하죠.
  • 보통 프로그램 운영자(설계자, 진행자)를 먼저 면담해서 이론을 수집하고, 그다음에 프로그램 이용자(참여자) 를 면담해요.
  • 프로그램이 이해관계자(예: 의사와 간호사)나 기관(예: 1차 의료와 2차 의료)에 따라 다르게 작동할 것 같다면, 그 하위 집단이 이후 표집을 이끌어야 해요.

그럼 몇 명이나 면담해야 할까요?

실재론적 면담의 최소 권장 인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No suggested minimum number of realist interviews exists."

 

적절한 인원은 이론 수집, 정교화, 공고화를 위한 자료의 적절성(relevance)과 엄밀성(rigour)으로 결정돼요. 그래서 처음 계획한 인원이 있더라도 자료의 질과 범위, 표집의 다양성에 따라 조정할 "여유(wiggle room)"가 필요하다고 해요. Manzano는 보건 분야 실재론적 평가에서 39~100명의 면담을 한 사례를 들었고, 개입 실행의 여러 시점에서 같은 사람을 반복 면담하는 것의 이점도 강조했어요.

3단계. 면담 그 자체(the interview itself) 

면담 질문지는 단계에 따라 구조화 정도가 달라져요. 논문에 실린 질문 예시(RAMESES II의 "starter set"에서 가져온 것)를 보면 감이 와요. 🎤

  • 도입 질문: "[프로그램]에 어떻게 관여하셨는지(또는 접하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Can you tell me what your involvement in (or contact with) … [programme] has been?")
  • 결과와 맥락을 끌어내는 질문: "[특정 이해관계자 집단]에게 [프로그램]의 결과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세요?" ("what do you consider the outcomes of [programme …] to have been for [specific stakeholder group]?")
  • 결과와 기제를 끌어내는 질문: "저희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궁금해요. 프로그램이 어떻게 [참여자가 말한 결과]를 일으켰다고, 또는 일으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세요?" ("We are curious about how [programme …] causes its outcomes. How do you think the programme has caused, or helped to cause [outcome identified by participant?]")
  • 이론을 검증하는 질문(교사-학습자 순환):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고, 장소나 사람에 따라 다르게 작동할 것 같아요. 그 생각 중 하나는 [주요 기제에 대한 짧은 설명]이에요. 여기서/선생님께는 그런 식으로 작동한 적이 있나요?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there are lots of ideas about how [programme …] actually works, and we think it probably works differently in different places or for different people. One of those ideas is [brief description of main mechanism]. Has it worked at all like that here/for you? Can you give an example?")

저자들의 교수개발 평가 사례에서는 단계별로 이런 질문을 썼어요.

  • 이론 수집 면담: "기관에서 교수개발의 의도된 결과는 무엇인가요?", "그게 왜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면 사람들은 어떤 기분이 드나요?"
  • 이론 정교화 면담: "지금 발전 중인 프로그램 이론이 선생님께 얼마나 납득이 되나요?", "선생님 경험상 그 결과와 연결될 만한 기제는 무엇일까요?"
  • 이론 공고화 면담: "그 맥락을 그 기제와 얼마나 연결 지으시나요?", "사람들이 그렇게(예: 몰입하거나 안심하게) 느낄 때 결과는 무엇인가요?"

💡 실제 면담 장면에서 배우는 것: "네"라고만 답하는 참여자

이 논문에서 제가 가장 유용하다고 느낀 건 실제 면담 발췌문을 분석한 Box 5예요.

첫 번째 사례에서 면담자는 초기 프로그램 이론의 일부를 제시해요. "혼합 교수법이 성찰을 촉발해서(기제) 기술과 지식이 향상됐다(결과)고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데, 선생님도 그랬나요?" 참여자의 대답은 딱 한 마디였어요. "네(Yes)." 저자들은 이 장면을 이렇게 분석해요.

Mukumbang 등은 교사-학습자 기능의 위험 중 하나가, 참여자가 면담자(교사)가 제시한 프로그램 이론에 그냥 동의(또는 묵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여기서 우리가 경험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참여자는 면담자의 부분적인 프로그램 이론에 그냥 동의했다.

"Mukumbang et al. suggested that a risk with the teacher–learner function is that participants simply agree (or acquiesce) with the programme theory presented by the interviewer (teacher), and this is what we experienced here with the participant simply agreeing with the interviewer's partial programme theory."

 

그래서 면담자는 "그럼 워크숍의 능동적, 경험적 학습 환경이 선생님의 학습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나요?"라는 "어떻게" 질문으로 다시 물어요. 그러자 참여자가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공유하는 게 기억에 도움이 되고, 그 지식을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고 자기 생각을 풀어놓기 시작하죠. 이번에는 참여자가 교사, 면담자가 학습자가 된 거예요. 이것이 개념적 초점화 기능이에요.

 

두 번째 사례에서 면담자는 일부러 이론이 실패하는 경우를 제시해요. "교수개발 활동에 보호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관련이 있다고 보세요?" 그러자 참여자가 "관련이 없는 건 아닌데 현실성이 없다"며 인증(accreditation)이라는 다른 맥락을 꺼내고, 이어서 "교육 요구 충족"이라는 맥락이 너무 모호하다며 초보 교수자와 숙련 교수자를 구분해야 한다고 이론 수정을 제안해요. 묵종을 피하려면 이론이 잘 맞는 경우뿐 아니라 실패하는 경우도 함께 제시하라는 Mukumbang 등의 조언을 실제로 적용한 장면이죠.

4단계. 실재론적 분석(realist analysis) 

분석은 면담 중에 이미 시작되고, 면담자의 질문 방향에 영향을 줘요. 이후 전사와 코딩을 통해 더 공식적으로 이어지고요. 분석자는 배열적 분석(configurational analysis) 을 통해 맥락, 기제, 결과와 그 상호작용(CMOC)을 찾아 프로그램 이론과 사례를 아우르는 중범위 이론을 구축, 검증, 정교화해요. 필요하면 교육 이론을 함께 활용할 수도 있어요.

5단계. 실재론적 면담 보고하기(reporting realist interviews) 

RAMESES II 보고 기준은 자료 수집 방법을 기술하고 정당화할 것, 그리고 그 방법이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할 것을 요구해요. 모집 과정과 표집 전략, 그리고 그것이 프로그램 이론 발달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도 기술해야 하고요.


📊 HPE 실재론적 면담 연구 12편, 얼마나 잘하고 있을까?

저자들은 지난 10년간 5개 주요 HPE 학술지(Academic Medicine, Advances in Health Sciences Education, Medical Education, Medical Teacher, Nurse Education Today)에 실린 실재론적 평가 중 면담을 쓴 12편을 찾아 비판적으로 분석했어요. 결과를 정리하면 이래요.

  • 연구 목적: 1편을 제외하고는 프로그램 이론과 관련한 목적이 분명했어요.
  • 표집: 절반이 목적 표집(최대 변이 표집 포함), 1편이 편의 표집이었고, 5편은 표집 방법을 아예 밝히지 않았어요.
  • 면담 수: 7~53명, 평균 29명으로, Manzano가 검토한 보건 분야 연구(39~100명)보다 대체로 적었어요.
  • 참여자: 12편 모두 프로그램 참여자(학습자)를 면담했고, 6편은 설계자나 진행자 같은 운영자도 면담했어요.
  • 면담 유형 기술: "반구조화" 5편, 그냥 "면담" 4편, "실재론적" 면담 3편.
  • 면담 질문: 8편이 질문 유형을 기술했지만, 실제 질문을 제시한 건 3편뿐이었어요.
  • 핵심 문헌 인용: 10편이 Pawson과 Tilley 등 핵심 실재론적 면담 문헌을 인용했고, 2편은 하나도 인용하지 않았어요.
  • 교사-학습자 순환: 명시적으로 인용한 건 1편(3편은 암시). 개념적 초점화 기능은 명시적으로 언급한 연구가 없었어요(3편은 암시).
  • 자료 수집: 절반은 면담만 사용했고, 나머지는 관찰, 문서 분석, 현장 노트, 오디오 일지 등을 함께 썼어요.
  • 분석: 모두 맥락, 기제, 결과를 확인하는 배열적 분석을 했지만, 9편은 맥락, 기제, 결과를 "주제(themes)"로 개념화하는 등 어떤 형태로든 주제분석을 언급했어요.
  • 보고 기준: RAMESES II를 충족했다고 보고한 연구는 5편뿐이었어요.

저자들의 진단은 분명해요.

구체적으로, 표집 방법, 면담 유형, 면담 질문에 대한 불충분한 기술, 그리고 핵심 실재론적 면담 방법 문헌을 인용하지 않는 등 방법의 투명성 부족이 흔했다.

"Specifically, a lack of method transparency was common with insufficient articulation of sampling approach, type of interviewing and interview questions and citing seminal realist interviewing methods outputs."

 

또 초보 실재론 연구자는 질문을 잘못 구성해서 실재론적 분석에 필요한 자료를 얻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해요. 저자들이 경험으로 꼽은 "좋지 않은 질문"의 예는 실재론적 면담을 해보려는 분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우리의 경험상, 최적이 아닌 질문에는 지나치게 추상적인 질문을 하는 것, 충분한 예시를 구하지 않는 것, 충분한 맥락적 세부사항을 구하지 않는 것, 그리고 기제, 인과 등에 대한 참여자의 이해를 적절히 탐색하지 않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다.

"Suboptimal questioning, in our experiences, can include asking too abstract questions; not seeking sufficient examples; not seeking sufficient contextual details; and not adequately probing for participants' understandings of mechanisms, causation and so on."


🛠️ 실재론적 면담을 위한 12가지 권고

저자들은 보고 기준, 12편에 대한 비판적 분석,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12가지 권고를 제시해요. 이 권고들은 실재론적 면담자가 자료 수집의 걸림돌을 피하도록 도와서, "실재론적 평가의 핵심 목적을 무너뜨릴 수 있는 최적이 아닌 실재론적 면담을 예방하기 위한(thereby preventing suboptimal realist interviewing that could derail the core purpose of realist evaluation)" 것이에요. 면담자 훈련과 함께, 실재론적 면담자에게 다음을 권고해요.

  1. 연구 시작 단계부터 초기 프로그램 이론에 기반한 실재론적 면담 기법을 사용하라.
  2. 핵심 실재론적 면담 문헌을 참고하라.
  3. 적절한 경우 교사-학습자 순환과 개념적 초점화 기능을 활용하라.
  4.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에 가장 적절한 것을 기준으로 목적 표집을 하라.
  5. 표본 크기의 충분성은 자료가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에 얼마나 유용한지로 판단하라.
  6. 탐색적 질문과 확인적 질문이 맥락, 기제, 결과, 그리고 무엇보다 인과적 배열(causal configurations) 을 끌어내는 데 적절한지 확인하라.
  7. 면담 시작 때 교사-학습자 순환과 개념적 초점화 기능을 쓴다는 것을 참여자에게 분명히 알려라.
  8. 참여자가 제시된 프로그램 이론에 반대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묵종(acquiescence)을 피하라.
  9. 면담자가 여러 명이라면, 면담 직후 녹음을 들으며 새로 확인된 CMOC를 기록하고 다른 면담자와 공유해서 이후 면담에서 모두가 검증하고 정교화할 수 있게 하라.
  10. 현실적 제약이 허락하는 한 면담 직후 최대한 빨리 분석하고, 자료 수집 순서대로 분석해서 CMOC가 발전하는 과정을 파악하라.
  11. 면담 유형(예: 실재론적), 표집 방법(예: 목적 표집), 참여자(운영자인지 참여자인지), 이론과 관련한 면담 목적(구축, 검증, 정교화), 면담 질문(예: 온라인 부록), 분석 유형(예: 실재론적)을 명확하고 명시적으로 보고하라.
  12. RAMESES jiscmail 같은 실재론적 평가 실천공동체(communities of practice)에 참여해서 학술적 교류와 조언, 지원을 받아라.

📝 결론

우리의 비판적 분석은 면담을 사용하는 최근의 HPE 실재론적 평가들이 표집 방법, 면담 유형, 면담 질문을 더 명시적으로 밝히는 데 있어 더 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Our critical analysis suggests that contemporary HPE realist evaluations using interviewing could do better to make their sampling approach, type of interviewing and interview questions more explicit."

 

저자들은 Pawson의 "면담의 이론화(theorizing the interview)"와 교사-학습자 순환, 개념적 초점화 기능을 더 분명하게 인용하고 적용하라고 권해요. 그 이유는 이거예요.

이는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를 가능하게 하는 최적의 실재론적 면담 접근이 사용되었음을 독자에게 확신시키기 위함이다.

"This is to reassure readers that optimal realist interviewing approaches were employed enabling the building, testing and/or refinement of programme theory."

따라서 우리는 다른 HPE 연구자들이 복잡한 HPE 개입을 평가하기 위해 실재론적 면담을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We therefore encourage other HPE researchers to consider realist interviews to evaluate complex HPE interventions."


📚 저자들이 추천하는 읽을거리

논문의 Box 6에 실린 추천 문헌이에요. 별표(*)는 이 논문보다 먼저 읽기를 권한 문헌이에요.

  • Bronnimann A. How to phrase critical realist interview questions in applied social science research. J Crit Realism. 2021;21(1):1–24.
  • Emmel N, Greenhalgh J, Manzano A, et al. (Eds). Doing Realist Research. SAGE; 2018.*
  • Greenhalgh T, Pawson R, Wong G, et al. The realist interview. The RAMESES II Project; 2017.
  • Manzano A. The craft of interviewing in realist evaluation. Evaluation. 2016;22(3):342–360.
  • Manzano A. Conducting focus groups in realist evaluation. Evaluation. 2022;28(4):406–425.
  • Mukumbang FC, Marchal B, Van Belle S, et al. Using the realist interview approach to maintain theoretical awareness in realist studies. Qual Res. 2020;20(4):485–515.
  • Pawson R. Theorizing the interview. Br J Sociol. 1996;47(2):295–314.
  • Pawson R, Tilley N. Realistic Evaluation. SAGE; 1997.*
  • Rees CE, Crampton PES, Nguyen VNB, et al. Introducing realist approache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 In: Rees CE, Monrouxe LV, O'Brien BC, et al. (Eds). Foundation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 Wiley Blackwell; 2023:102–121.*
  • Westhorp G, Manzano A. Realist evaluation interviewing: A 'starter set' of questions. The RAMESES II Project; 2017.

✍️ 마치며: 우리 프로그램 평가에 적용해본다면

교수개발 워크숍, 새로운 교육과정, 학생 연구 프로그램처럼 우리가 평가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대부분 "복잡한 개입"이에요.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을 평가하면서 면담을 할 때, 우리는 주로 무엇을 묻고 있었을까요?

  • 우리 면담은 참여자의 "만족과 경험"을 묻는 데 그치고 있을까요, 아니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묻고 있을까요?
  • 면담을 시작하기 전에,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할 거라는 우리의 가정(초기 프로그램 이론)을 명시적으로 적어본 적이 있을까요?
  • 참여자에게 우리의 가설을 보여주고 "정말 그랬나요? 예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을까요? 그리고 참여자가 "네"라고만 할 때, 한 번 더 "어떻게요?"라고 물었을까요?
  • 논문을 쓸 때 면담 유형, 표집 방법, 실제 질문을 독자가 판단할 수 있을 만큼 투명하게 보고하고 있을까요?

실재론적 면담은 면담자가 듣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론을 제시하고 함께 다듬는 사람이 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질적 면담과 꽤 달라요. 프로그램 평가를 고민하는 분, 그리고 실재론적 평가 논문을 심사하는 분들께 실용적인 체크리스트로 쓰기 좋은 논문입니다. 😊

 


1 | 서론 (INTRODUCTION) 

실재론적 종합(realist synthesis)과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 같은 실재론적 접근(realist approaches)은 최근 몇 년 동안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연구(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 HPER)에서 인기가 높아졌다.1 실재론적 연구자(realist researchers)는 일반적으로 교육적 중재(educational interventions)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결과(outcomes)], 누구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효과가 있는지[맥락(contexts)], 그리고 어떻게 효과가 있는지[기제(mechanisms)]를 풀어내고자 한다. HPER에서 점차 주목받고 있는 실재론적 자료수집 방법은 실재론적 인터뷰(realist interviewing)이다. 따라서 이 논문은 특히 HPER의 일부로 실재론적 인터뷰를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을 고려하는 연구자들을 지원하고자 한다. 실재론적 접근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돕기 위해 모든 실재론적 용어 및 실재론 관련 용어의 용어집(glossary)을 제공한다(아래 상자 1 참조). 여기서 다룰 수 있는 것보다 더 상세하게 실재론적 접근의 철학적 기원(philosophical origins)을 포함한 폭넓은 소개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다른 문헌들을 먼저 읽을 것을 권한다.1–3

상자 1 | 주요 실재론적 용어 및 실재론 관련 용어의 용어집(알파벳순) (Box 1 | Glossary of key realist and realist-related terms [in alphabetical order]) 

용어(Term) 정의(Definition) 출처/추가 읽을거리(Source/further reading)
개념적 초점화(Conceptual focusing) 참여자에게 자신의 사고(thinking)와 의사결정(decision-making)을 바탕으로 인터뷰어의 프로그램 이론(programme theory)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표현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Pawson13
맥락(Context) “실재론적 접근에서 맥락은 중재가 작동하는 기제를 형성하는 역동적이고 관계적인 특성(dynamic and relational features)으로 개념화된다.” Rees et al.1,p. 273
맥락–기제–결과 구성(CMO configuration, CMOC) 실재론적 접근에서 “…맥락(context), 기제(mechanism), 결과(outcomes) 사이의 인과적 연결(causal links)”. Marchal et al.4,p. 83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 세계와 그 구조(structures) 및 기제(mechanisms)가 우리의 의식(consciousness)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보지만, 사회적·역사적·정치적 측면을 전면에 둔다. 이러한 구조적 요인(structural factors)은 형평성(equity), 다양성(diversity), 포용성(inclusion)과 관련될 수 있다. Given14
생성적 인과성(Generative causation) “관찰 가능한 사건(observable events)이 왜 발생하는지를 설명하는, 경험을 초월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실체(trans-empirical but real existing entity)”. Bloom & Moren15,p. 60
기제(Mechanism) 실재론적 접근에서 맥락에 민감한 기제(context-sensitive mechanisms)는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결과(programme outcomes)를 생성하는 숨겨진 구조(structures), 과정(processes) 또는 실체(entities)이다. Rees et al.1
중범위 이론(Middle-range theory) 프로그램 이론보다 더 추상적이며 기존 지식으로 이어지는 가교를 제공하는 공식 이론(formal theories). 중범위 이론에는 예를 들어 교육 이론(educational theories)이 포함된다. Marchal et al.4
객관주의(Objectivism) “…의미(meaning)가 어떠한 의식과도 독립적으로 대상(objects)에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인식론적 개념(epistemological notion)”. Crotty16,p10
결과(Outcome) 실재론적 접근에서 결과는 맥락에 민감한 기제에 의해 생성되는, 프로그램의 예상된 또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expected or unexpected results)로 기술된다. Rees et al.1
프로그램 이론(Programme theory) 프로그램이 어떻게, 왜,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 결과를 산출하는지에 관한 이론. Marchal et al.,4 Pawson & Tilley17
RAMESES II 실재론적 평가를 위한 RAMESES(Realist and Meta-narrative Evidence Syntheses Evolving Standards; 실재론적 및 메타내러티브 근거 종합을 위한 발전적 기준) II 보고 기준(reporting standards). Wong et al.18
과학적 실재론(Scientific realism) 세계와 그 구조 및 기제가 우리의 의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본다. Brekke et al.19
주관주의(Subjectivism) 지식(knowledge)은 사람들이 의미 구성(sense-making) 활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socially constructed)한다고 가정한다. Rees et al.1
교수자–학습자 순환(Teacher–learner cycle) 실재론적 인터뷰 동안 참여자는 때로 교수자(teacher)로서 인터뷰어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며, 때로는 이러한 역할이 뒤바뀌어 인터뷰어가 발전 중인 이론을 설명한다[가르친다(teaching)]. Pawson13
이론 공고화(Theory consolidating) 이론 공고화 인터뷰(theory consolidation interviews)는 확인적(confirmatory) 성격을 띠며, 프로그램 이론이 지지되는지, 기각되는지, 또는 수정이 필요한지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Manzano5
이론 수집(Theory gleaning) 이론 수집 인터뷰(theory gleaning interviews)는 탐색적(exploratory)이며, 초기 프로그램 이론(initial programme theory)이 서로 다른 실제 환경(real-world settings)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가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Manzano5
이론 정교화(Theory refining) 이론 정교화 인터뷰(theory refining interviews)는 관련 맥락, 기제, 결과 사이의 관계를 확립한다. Manzano5

실재론적 평가는 교육이 복잡하고(complex), 사회적이며(social), 맥락에 특수하다(context-specific)고 이해하므로,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실재론적 평가는 이론 기반(theory-based)이며, 프로그램 이론, 즉 중재가 어떻게, 왜, 그리고 어떠한 조건에서 결과를 산출하는지에 관한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를 우선시한다.4

 

  • 실재론적 종합이 이차 자료원(secondary data sources), 예를 들어 동료심사를 거친 학술지 논문(peer-reviewed journal articles)과 회색문헌(grey literature)을 사용하는 반면,
  • 실재론적 평가는 이론을 구축하고, 검증하고 및/또는 정교화하기 위해 일차 자료원(primary data sources), 예를 들어 인터뷰와 설문지(questionnaires)를 활용한다.

 

설문지와 척도(scales) 같은 양적 방법(quantitative methods)은 결과와 맥락을 평가하는 데 흔히 사용되며, 실재론적 인터뷰는 결과를 생성하는 기제(outcome-generating mechanisms)를 풀어내는 데 특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1 인터뷰는 단독으로든 다른 방법과 결합해서든 실재론적 평가에서 흔히 주된 자료수집 방법으로 사용된다.5

 

실재론적 인터뷰는 해석주의적 관점(interpretivist standpoint)의 질적 연구 인터뷰(qualitative research interviewing)와 다르다. 전자가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에 초점을 두는 반면, 후자는 일반적으로 탐구 주제에 관한 참여자의 관점과 경험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1,6 실재론적 인터뷰와 “전형적인” 해석주의적 인터뷰(‘typical’ interpretivist interviews)의 차이를 요약한 내용은 상자 2를 참조하라. 질적 연구 인터뷰는 HPER 문헌에서 잘 설명되어 있지만,7–9 실재론적 인터뷰는 실재론적 평가의 자료수집 방법으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그렇지 못하다(아래 표 1 참조). 따라서 저자들은 방법론 문헌(methodology literature)에 관한 지식과 실재론적·질적 인터뷰에 관한 자체 경험을 바탕으로,10–12 주로 실재론적 연구를 비교적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번 「연구방법 집중 조명(Focus on Research Methods)」 논문을 작성했다. 이 논문이 평가자(evaluators)에게 실재론적 인터뷰를 최적으로 수행하고 보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심사자(reviewers)와 편집자(editors)에게 실재론적 인터뷰를 더 쉽게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이 논문의 예시 사례에 대한 개요는 상자 3을 참조하라. 저자들은 두 사례의 공통점, 즉 모두 교수개발 중재(faculty development interventions)에 실재론적 인터뷰를 활용한다는 점과 함께 차이점도 고려하여 이 두 사례를 선정했다. 예를 들어, 수퍼비전 훈련(supervision training)의 실재론적 평가는 호주의 특정 주 전체에 걸친 중재(state-wide intervention)와 관련되는 반면,10,11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의 실재론적 평가는 영국 전역의 여러 서로 다른 교수개발 중재와 관련된다.12

상자 2 | HPER에서 실재론적 인터뷰와 “전형적인” 해석주의적 인터뷰의 차이 (Box 2 | Differences between realist interviews and ‘typical’ interpretivist interviews in HPER) 

항목 실재론적 인터뷰(Realist interviews) “전형적인” 해석주의적 인터뷰(‘Typical’ interpretivist interviews)
목적(Aim) 맥락(contexts), 기제(mechanisms), 결과(outcomes) 및 그 상호작용(interactions)을 식별하여 프로그램을 평가한다. 탐구 주제에 관한 참여자의 주관적 관점(subjective views) 및/또는 경험을 이끌어낸다.
이론(Theory)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에 초점을 둔다. 근거이론 방법론(grounded theory methodology)에서처럼 인터뷰가 탐구 주제에 관한 이론을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이론은 자료수집 이전에 인터뷰 설계를 돕기 위해 사용되고 및/또는 자료수집 이후에 질적 연구결과(qualitative findings)를 이해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으며, 또는 이론이 없을 수도 있다.
인터뷰 단계(Interview phases) 실재론적 인터뷰에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단계가 포함되며, 인터뷰 질문지(interview schedules)도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종단적 질적 연구(longitudinal qualitative research)를 제외하면, 인터뷰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인터뷰 질문지를 사용하여 한 단계에서 실시한다. 다만 질문은 자료수집 과정 전반에 걸쳐 정교화될 수 있다. 종단적 질적 연구에는 참여자와의 반복 인터뷰가 포함될 수 있다.
인터뷰 방식(Interviewing style) 실재론적 인터뷰어는 일반적으로 학습자 역할(learner role)—참여자가 맥락, 기제, 결과 및 CMOC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참여자에게서 배우는 역할—과 교수자 역할(teacher role)—참여자에게 자신의 초기 프로그램 이론을 가르치는 역할—을 번갈아 맡는다. 특히 반구조화 인터뷰(semi-structured interviews)와 비구조화 인터뷰(unstructured interviews)는 일반적으로 참여자가 주도한다. 따라서 인터뷰어가 참여자에게서 배운다.
인터뷰 질문 유형(Interview question types) 일반적으로 탐색적 질문(exploratory questions)[이론 구축(theory building)]에서 확인적 질문(confirmatory questions)[이론 검증/정교화(theory testing/refinement)]으로 이동한다. 특히 반구조화 인터뷰와 비구조화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탐색적 질문을 사용한다.
분석 접근법(Analytical approach) 구성적 실재론적 분석(configurational realist analysis)을 위한 최적의 자료수집을 지향한다. 질적 자료분석(qualitative data analysis)을 위한 최적의 자료수집을 지향한다. HPER에서는 대개 어떤 형태의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을 사용한다.

1.1 | 실재론적 접근이란 무엇인가? (What are realist approaches?) 

…어떤 것도 모든 곳에서 또는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맥락(context)은 실제로 프로그램 결과(programme outcomes)에 차이를 만들어낸다.21,p. 4

상자 3 | 두 가지 예시 사례의 개요 (Box 3 | Overview of two illustrative cases) 

항목 수퍼비전 훈련의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 of supervision training)10,11 교수개발의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 of faculty development)12
개요(Overview) 다양한 보건의료 및 대인서비스 전문직(healthcare and human services professions)의 수퍼바이저(supervisors)를 대상으로 단기간 수퍼비전 훈련 프로그램(brief-duration supervision training programme)[반일 워크숍(half-day workshops): 연구 1]과 장기간 수퍼비전 훈련 프로그램(extended-duration supervision training programme)[반일 워크숍과 평균 9주 동안의 종단적 음성일지(longitudinal audio-diaries): 연구 2]에 대한 실재론적 평가를 수행했다. 영국 17개 의과대학의 교수개발 책임자(faculty development leads)와 구성원(members)을 대상으로 실재론적 인터뷰 32건을 활용하여 교수개발에 대한 실재론적 평가를 수행했다.
인터뷰 단계(Interview phases) 연구 1: 단기간 중재의 실재론적 평가에는 두 단계에 걸친 실재론적 인터뷰 53건이 포함되었다. 워크숍 개발자/진행자(workshop developers/facilitators)와의 인터뷰 10건(1단계)과 워크숍에 참여한 수퍼바이저와의 인터뷰 43건(2단계)이었다.

연구 2: 장기간 중재의 평가에는 두 단계에 걸친 실재론적 인터뷰 48건, 즉 시작 시점 인터뷰(entrance interviews) 25건(1단계)과 종료 시점 인터뷰(exit interviews) 23건(3단계)이 포함되었으며, 그 사이에 종단적 음성일지 176건(2단계)을 수집했다. 이 음성일지는 교육적 중재이자 자료수집 방법으로 기능했으며, 인터뷰어는 수퍼바이저의 음성일지를 들은 후 이메일 교신(email correspondence)을 통해 추가적인 실재론적 질문을 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 1 참조).
이 실재론적 평가에는 세 단계가 포함되었다.

먼저 기존의 동료심사 문헌(existing peer-reviewed literature)을 토대로 초기 프로그램 이론을 개발했다(1단계).

이어 영국 의과대학 전반의 주요 이해관계자(key stakeholders)를 대상으로 한 실재론적 인터뷰에서 이 이론을 사용하여 프로그램 이론을 수집(glean), 정교화(refine), 공고화(consolidate)했다(2단계).

이후 이를 교수개발 프로그램 설계자를 위한 일련의 권고사항을 수립하는 토대로 사용했다(3단계).
이론 중심성(Theory-driven) 실재론적 인터뷰는 저자들의 앞선 실재론적 종합(realist synthesis)에서 생성된 프로그램 이론을 정교화하고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20 특히 실재론적 평가 보고를 위한 RAMESES II 지침에 부합하게,18 이 실재론적 평가는 특정 교수개발 중재보다는 하나의 현상(phenomenon), 즉 교수개발을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램 이론을 개발하고자 했다(자세한 내용은 아래 표 1 참조).

 

실재론적 접근(realist approaches)은 실제 세계의 보건의료전문직 교육(health professions education, HPE)을 그 풍부한 복잡성(complexity)을 온전히 포함하여 연구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 이러한 복잡성에는 서로 상호작용하는 여러 구성요소(interacting components), 예를 들어 교육과정 구성요소(curriculum components), 교육자(educators), 학습자(learners)가 포함될 수 있고, 다양한 학습자와 협력기관(partner organisations)처럼 여러 집단 또는 수준(groups or levels)이 관여할 수 있다. 또한 지식(knowledge), 기술(skills),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 팀워크(team-working)의 평가처럼 가능한 결과가 여러 가지일 수 있으며, 중재가 맞춤화(tailored)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학습자에게 서로 다른 실습 배치(placements)가 제공될 수 있다.22 교육과 같은 복잡한 중재(complex interventions)에서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맥락 의존적(context-dependent)이므로, 투입(inputs)으로부터 산출(outputs)을 언제나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재론적 접근은 소위 맥락(contexts), 즉 기제에 영향을 미치는 관계적이고 역동적인 특성(relational and dynamic features),23 기제(mechanisms), 즉 일반적으로 결과를 생성하는 숨겨진 과정, 실체 또는 구조,24,25 그리고 결과(outcomes)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색함으로써, 과학적 접근에서처럼 복잡성을 통제하는 대신 복잡성을 인정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한다.1 실재론적 접근을 통해 연구자는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느 정도, 어떻게, 왜 효과가 있는지와 같은 미묘한 차이를 포착하는 연구질문(research questions)을 제기할 수 있다.17 실재론적 접근은 초기 프로그램 이론(initial programme theory)에서 출발하며, 이 이론은 연구 과정에서 검증되고 발전한다. 실재론적 접근은 검증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면서도 다른 상황에 전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추상적인 설명적 중범위 이론(explanatory middle-range theories)을 생성하며,4 사물이 왜, 어떻게 발생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것이 이른바 “생성적 인과성(generative causation)”이다.4

 

실재론적 접근은

 

  • 과학적 실재론(scientific realism)[세계와 그 구조 및 기제가 우리의 의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 또는
  •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이에 동의하면서 사회적·역사적·정치적 측면을 전면에 두는 관점], 그리고
  • 객관주의적 또는 주관주의적 인식론(objectivist or subjectivist epistemology)[앎의 본질(nature of knowing)]에 토대를 둔다.1

 

실재론적 접근의 철학적 토대(philosophical foundations)에 관한 더 상세한 설명은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1–3 앞서 언급했듯이, 주요 실재론적 방법론(realist methodologies)은 두 가지다.

 

  • 기존 연구 근거(existing research evidence)를 종합하는 실재론적 검토(realist review)[실재론적 종합(realist synthesis)이라고도 함]와
  • 경험적 자료수집(empirical data collection)을 포함하는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이다.

 

실재론적 평가는 특정 방법에 얽매이지 않으며, 연구질문과 연구팀의 존재론적·인식론적 토대(ontological and epistemological foundations)에 가장 적합한 접근을 채택할 수 있다. 이러한 실재론적 접근의 유연성(flexibility)과 이론적인 것과 실천적인 것을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은 HPE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1.2 | 실재론적 인터뷰란 무엇이며, 왜 사용하는가? (What is realist interviewing and why use it?) 

실재론적 인터뷰(realist interviews)는 프로그램이 어떻게, 어디서, 언제, 왜 효과적이며 또 효과적이지 않은지에 관한 명제(propositions)를 탐구한다. 추적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이야기(programme’s story)이다.6,p. 1

 

실재론적 인터뷰는 이론 중심적(theory-driven)이며 일반적으로 반구조화(semi-structured)되어 있다.5,6,13,17,26,27 실재론적 인터뷰는 프로그램 이론(programme theory)을 수집(gleaning), 정교화(refining) 및/또는 공고화(consolidating)하는 데 초점을 두는데,5 프로그램 이론은 다음에 관한 이론이다. “프로그램 설계자(또는 관련된 다른 행위자)가 중재가 어떻게, 왜, 그리고 어떠한 조건에서 그 목적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는지를 설명하는 일련의 가정(set of assumptions).”4,p. 83

 

인터뷰어가 프로그램 이론을 수집하고자 할 때 인터뷰 질문은 탐색적(exploratory)이라고 할 수 있으며,6 프로그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또는 작동하지 않는지), 누구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작동하는지에 관한 질문이 포함된다. 따라서 인터뷰어가 질문할 때 반드시 실재론적 용어를 명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맥락(contexts), 기제(mechanisms), 결과(outcomes), 맥락–기제–결과 구성(context-mechanism-outcome configurations, CMOCs)[맥락, 기제, 결과 사이의 인과적 연결(causal links)]에 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이끌어내는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4–6 이는 흔히 인터뷰어가 “왜(why)”와 “어떻게(how)”라는 질문을 사용하여 참여자의 인과성(causality)에 관한 생각을 이끌어낸다는 것을 뜻한다.26 이러한 이론 구축(theory-building) 접근에서 Pawson과 Tilley는 인터뷰어의 프로그램 이론이 인터뷰 과정 내내 “다소 잠복한 채 머물러 있을(lurk somewhat dormantly)” 수 있다고 설명한다.17,p. 180

 

그러나 인터뷰어가 프로그램 이론을 정교화 및/또는 공고화하고자 할 때에는 확인적(confirmatory)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뷰 질문, 또는 Pawson이 교수–학습 기능(teaching-learning function)과 개념적 초점화 기능(conceptual focusing function)이라고 부르는 질문을 사용할 수 있다.13,17 여기서 “연구자의 이론이 인터뷰의 주제이며, 연구대상자는 그 이론을 확인하거나 반증하고, 무엇보다 정교화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다.”13,p. 299 따라서 인터뷰어는 참여자에게 프로그램 이론 초안(draft programme theory)을 제시하고 의견을 요청함으로써 가르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참여자는 인터뷰의 학습자로 자리매김하며, 프로그램 이론을 지지하거나, 기각하거나, 수정한다.5,6,27–29 이러한 인터뷰 단계에서는 결과 패턴(outcome patterns)을 정교화하기 위해 참여자 전반에 걸쳐 질문을 덜 표준화하고, 프로그램 이론의 발전 단계에 더 맞춤화한다.5 인터뷰의 마지막 단계인 공고화(consolidation) 단계에서는 “여러 CMO 계열(families of CMOs)에 속하는 더 적은 수의 CMO”를 더욱 상세하게 검토한다.5,p. 356 이 접근은 유연하며, Manzano는 프로그램 이론의 수집과 정교화가 같은 차수의 인터뷰 안에서 이루어질 수도, 서로 다른 차수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공고화 단계는 다른 자료수집 단계와 함께 진행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5

 

Pawson은 실재론적 인터뷰에서 인터뷰어와 참여자 사이에 전문성의 분담(division of expertise)이 있다고 제안한다.

  • 인터뷰어는 초기 이론화(initial theorising) 및/또는 그때까지의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프로그램 결과와 맥락에 관한 전문성과 통찰을 가진 것으로 여겨지며, 참여자는 결과를 생성하는 기제, 특히 자신의 추론 과정(reasoning processes)에 관한 전문가로 여겨진다.13,17 또는 실재론적 포커스그룹(realist focus groups)에서처럼 집단의 추론 과정(group reasoning processes)에 관한 전문가일 수 있다.28
  • 또한 Pawson과 Tilley는 소위 “연구대상자(subjects)”, 즉 프로그램 수혜자(programme recipients)는 맥락과 결과보다는 기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소위 “실무자(practitioners)”, 예를 들어 프로그램 진행자(programme facilitators)와 프로그램 설계자(programme designers)는 맥락, 기제, 결과 모두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제안했다.17 이들은 “평가자(evaluators)”, 즉 인터뷰어가 이론에 관한 전문성을 가지고 CMOC에 관한 예상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17
  • 이들은 프로그램 연구대상자와 실무자가 이야기의 일부는 알고 있지만 “전체 이야기(whole story)”를 제공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17,p. 163 궁극적으로 교수자와 학습자 역할은 실재론적 인터뷰 과정 전반에서 역동적이며 서로 교환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고, 그 결과 교수자–학습자 순환(teacher–learner cycle)이 나타나 참여자가 때때로 교수자가 되고 인터뷰어가 학습자가 된다. 예를 들어 참여자가 기제와 관련된 자신의 사고 과정처럼 발전 중인 프로그램 이론에 관해 인터뷰어에게 가르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개념적 초점화 기능(conceptual focusing function)이라고 설명한다.5,6,13,17 따라서 이러한 사항은 아래에서 논의하듯이 인터뷰 참여자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2 | 실재론적 인터뷰의 다섯 가지 핵심 단계 (FIVE KEY STAGES OF REALIST INTERVIEWING) 

2.1 | 초기 프로그램 이론 개발 (Developing initial programme theory/theories) 

실재론적 인터뷰어는 실재론적 인터뷰의 주된 목적이 프로그램 이론 구축일 때에도, 인터뷰를 설계하기 전에 일반적으로 중재가 어떻게, 그리고 어떤 맥락에서 작동하는지에 관한 초기 믿음(initial beliefs)[이론 또는 이론들(theory/theories)]을 가지고 있다. 초기 프로그램 이론(initial programme theory/theories)은 실재론적 종합(realist syntheses), 프로그램 설계자·관리자(managers)·실행자(implementers)의 가정에 대한 탐색, 또는 사례연구(case study)나 문서검토(document review)와 같은 탐색적 연구(exploratory research)를 통해 생성할 수 있다.4 이러한 초기 프로그램 이론은 표집/표본(sampling/sample), 인터뷰 질문, 질문 방식과 분석 접근법을 포함하여 인터뷰 설계에 영향을 준다. 일단 개발된 초기 프로그램 이론은 자료수집 전반에 걸쳐 계속 수집되고, 정교화되고, 공고화된다.13

2.2 | 표집/표본 (Sampling/sample) 

실재론적 인터뷰에서는 목적표집(purposive sampling)과 이론적 표집(theoretical sampling)이 핵심이며, 프로그램 이론의 수집, 정교화 및/또는 공고화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바탕으로 참여자를 선정한다.5,6,17,27,29 또한 프로그램 이론을 더욱 충실하게 밝히기 위해 참여자의 다양성(participant diversity)이 중요하다.

 

  • 일반적으로 프로그램 설계자와 프로그램 진행자 같은 프로그램 실무자(programme practitioners)를 먼저 인터뷰하며[흔히 이론 수집(theory gleaning)을 목적으로],
  • 그 후 프로그램 참여자 같은 프로그램 이용자(programme users)를 인터뷰한다.5,6,29

 

Nguyen 등의 연구도 그러했다.10 프로그램 이론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stakeholders), 예를 들어 의사와 간호사, 및/또는 서로 다른 조직 환경(organisational settings), 예를 들어 일차의료(primary care)와 이차의료(secondary care)에 따라 프로그램이 다르게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 관심 대상인 이러한 하위집단(sub-groups)이 지속적인 표집(ongoing sampling)에 반영되어야 한다.5,6

 

실재론적 인터뷰에 대해 제안된 최소 인터뷰 건수는 없다.6 수용 가능한 실재론적 인터뷰 건수는 혼합방법 연구설계(mixed-methods study design)에서 수집할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자료와 함께, 이론의 수집, 정교화 및/또는 공고화를 위한 실재론적 인터뷰 자료의 관련성(relevance)과 엄밀성(rigour)에 의해 결정된다.5,28 따라서 연구자가 실재론적 인터뷰 건수에 관한 최초 계획을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인터뷰어는 수집된 자료의 질(quality)과 포괄 범위(coverage), 그리고 표집의 다양성에 따라 어느 정도의 조정 여지를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다.5 실제로 실재론적 평가자는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서로 다른 집단에게 서로 다른 결과”를 예상하므로,28,p. 416 하위집단에 대한 자료수집과 분석이 핵심이다. 초점은 언제나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와 관련된 자료의 질에 두어야 하지만, Manzano는 표본 크기(sample sizes)가 작더라도 많은 양의 자료가 필요할 수 있고 때로는 긴 인터뷰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제안한다.5 다만 그녀는 다른 형태의 질적·양적 자료수집과 함께 많은 수의 인터뷰, 예를 들어 39–100건을 활용한 여러 보건 관련 연구를 인용한다. 또한 Manzano는 인터뷰어가 프로그램 이론을 추가로 개발하고, 검증하고, 정교화할 수 있도록 중재 시행 과정의 서로 다른 시점(timepoints)에 정보제공자(informants)를 반복 인터뷰하는 것의 잠재적 이점을 지지한다.5

2.3 | 인터뷰 자체 (The interview itself) 

자료수집에 앞서 평가팀은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지(realist interview schedule)를 개발해야 한다. 인터뷰 질문지는 인터뷰 과정의 서로 다른 단계와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 중 어디에 초점을 두는지에 따라 구조화 수준(level of structure)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 먼저 프로그램 내 참여자의 역할과 프로그램에 대한 관점 및 경험을 포함하여, 평가 대상 프로그램에 참여자의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질문으로 시작한다.5
    • 예를 들어 “귀하가 …[프로그램]에 어떻게 관여해 왔는지(또는 접촉해 왔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라고 질문한다.30,p. 1
  • 인터뷰의 목적이 프로그램 이론을 수집하는 것, 즉 프로그램 개발 과정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면, 인터뷰 질문지에는 결과, 기제, 맥락 및 이러한 구성 요소(configurational elements) 사이의 연결에 관한 참여자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탐색적 질문이 포함된다.
    • 예를 들어 결과와 맥락에 관한 정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인터뷰어는 “[특정 이해관계자 집단]에 대해 [프로그램 …]의 결과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을 수 있다.30,p. 1
  • 결과와 기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 “[프로그램 …]이 어떻게 그 결과를 유발하는지 궁금합니다. 이 프로그램이 [참여자가 식별한 결과]를 어떻게 유발했거나 유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을 수 있다.30,p. 2
  • 인터뷰의 목적이 이론을 정교화하고 공고화하는 것이라면, 인터뷰 질문지에는 교수자–학습자 기능(teacher-learner function)과 개념적 정교화 기능(conceptual refinement function)의 요소가 포함된다.
    • 예를 들어 “[프로그램 …]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있으며, 저희는 아마도 서로 다른 장소나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다르게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한 가지 생각은 [주요 기제에 대한 간략한 설명]입니다. 이곳에서/귀하에게도 조금이라도 그런 방식으로 작동했습니까? 예를 들어 주시겠습니까?”라고 질문한다.30,p. 2

 

상자 4는 상자 3의 두 예시 사례에서 사용한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지의 개요를 제시한다.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의 추가적인 실제 예시는 환자 퇴원을 주도하는 병원 직원에 대한 실재론적 평가를 다룬 Manzano의 문헌5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집단 기반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순응도 향상 중재(group-based antiretroviral treatment adherence-enhancing intervention)를 실재론적으로 평가한 Mukumbang 등의 문헌27을 참조하라.

2.4 | 실재론적 분석 (Realist analysis) 

이 논문은 실재론적 인터뷰에 초점을 두므로 실재론적 분석을 심도 있게 다루지는 않지만, 상자 4는 실재론적 분석 과정(realist analytic process)이 자료수집 중에 시작되어 인터뷰어의 질문 방향(line of questioning)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상자 5는 예시 사례의 인터뷰어가 프로그램 이론을 구축하고, 검증하고 및/또는 정교화하기 위해 인터뷰 중 즉석에서 이루어지는 실재론적 분석(in-the-moment realist analysis)의 일부로 교수자–학습자 기능과 개념적 정교화 과정(conceptual refinement process)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준다. 다만 이러한 분석 과정은 일반적으로 인터뷰의 전사(transcription)와 실재론적 인터뷰 전사본(realist transcripts)의 코딩(coding)을 통해 보다 공식적으로 이어진다. 연구자는 Atlas.ti 또는 NVivo 같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코딩 과정의 엄밀성(rigour)과 방법론적 투명성(methodological transparency)을 높일 수 있다.31–33 여기서 분석자는 일반적으로 실재론적 구성분석(realist configurational analysis)을 수행하여, 맥락, 기제, 결과 및 CMOC를 통한 이들의 상호작용을 식별하고 프로그램 이론뿐 아니라 사례 전반에 걸친 중범위 이론(middle-range theory)을 구축하고, 검증하고 및/또는 정교화한다.1,31 도움이 된다면 구성분석 과정에 관련 교육 이론(educational theory)을 포함할 수도 있다. 실재론적 인터뷰의 구성분석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다.31–33

2.5 | 실재론적 인터뷰 보고 (Reporting realist interviews) 

실재론적 평가를 위한 RAMESES II 보고 기준(reporting standards)은 실재론적 평가를 사용하는 연구의 일관성(consistency)과 엄밀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보고 기준은 자료수집 방법을 기술하고 정당화(justified)해야 하며, 그 방법이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권고한다.18 또한 모집 과정(recruitment process)과 표집 전략(sampling strategy)을 기술하고, 이것이 프로그램 이론의 개발과 정교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18

3 | HPER에서 실재론적 인터뷰에 대한 비판적 분석 (CRITICAL ANALYSIS OF REALIST INTERVIEWING IN HPER) 

HPER 분야에서 실재론적 인터뷰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을 검토하고, 이러한 인터뷰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파악하기 위해, 저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주요 HPER 학술지 다섯 곳, 즉 Academic Medicine, Advances in Health Sciences Education, Medical Education, Medical Teacher, Nurse Education Today에 출판된 인터뷰를 활용한 모든 실재론적 평가를 찾아보았다. 프로그램 이론(programme theory)과 구성분석(configurational analyses) 같은 실재론의 핵심 원칙(core realist tenets)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연구 12편을 확인했다. 실재론적 평가의 보고 기준과 실재론적 인터뷰에 관한 원래의 문헌에서 도출한 원칙을 바탕으로 이 논문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13,17,18

상자 4 | 두 예시 사례의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지 문항 예시 (Box 4 | Examples of realist interview schedule questions in the two illustrative cases) 

항목 수퍼비전 훈련의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 of supervision training)10,11 교수개발의 실재론적 평가(Realist evaluation of faculty development)12
인터뷰 질문지(Interview schedules)[요청 시 제공(available on request)] 세 가지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지를 사용했다. (1) 워크숍 개발자/진행자용, (2) 워크숍 직후 수퍼바이저용, (3) 종단적 음성일지(longitudinal audio-diary) 단계 완료 시 수퍼바이저용. 세 가지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지를 사용했다. (1) 이론 수집(theory gleaning), (2) 이론 정교화(theory refining), (3) 이론 공고화(theory consolidation).
인터뷰 참여자 준비(Interviewee preparation) 워크숍 개발자/진행자 대상 실재론적 인터뷰에서는 인터뷰어가 실재론적 인터뷰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과 그 의미를 참여자에게 안내했다. 예를 들어 “저는 실재론적 접근(realist approach)을 사용할 예정입니다…이것은 제가 귀하에게 질문을 하여…귀하의 의사결정 이면에 있는 추론(reasoning)을 더 잘 이해하고자 한다는 뜻입니다…워크숍의 결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질문할 것입니다”라고 안내했다. 실재론적 인터뷰 전에 모든 참여자에게 설명서(information sheets)를 보내어 실재론적 연구설계(realist study design)[맥락, 기제, 결과의 개념에 대한 간략한 설명 포함], 인터뷰에서 예상할 사항, 그리고 어느 단계에서든 참여를 철회할 권리(right to withdraw)를 설명했다.
탐색적 질문(Exploratory questions) 워크숍 개발자/진행자에게
  • 예상된 및/또는 실제 결과(anticipated and/or actual outcomes)[예: “워크숍의 결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기제(mechanisms)[예: “어떻게 그러한 결과로 이어졌습니까?”],
  • 맥락(contexts)[“어떠한 상황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생각하십니까?”]에 관한 탐색적 질문을 했다.
워크숍 참여자에게도
  • 결과[예: “워크숍이 귀하에게 가져온 즉각적인 결과는 무엇이었습니까?”],
  • 기제[예: “워크숍이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유발했거나 유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맥락[예: “어떤 상황이 이러한 결과로 이어졌습니까?”]에 관한 탐색적 질문을 했다.
이론 수집 인터뷰는 탐색적이었으며, 초기 프로그램 이론이 서로 다른 실제 환경(real-world settings)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가늠했다. 질문 예시는 다음과 같다.
“귀 기관에서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의 의도된 결과(intended outcomes)는 무엇입니까?”
“이러한 결과는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습니까?”
“왜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갖게 합니까?”
“그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게 하는 데 중요한 구조(structures) 또는 과정(processes)은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 주시겠습니까?”
확인적 질문(Confirmatory questions) 워크숍 개발자/진행자용 인터뷰 질문지는 인터뷰어에게 다음과 같이 안내했다.
  • “검증(testing), 정교화(refining), 반박(refuting)을 위해…CMO 구성(CMO configurations)을 요약하라”[교수자–학습자 순환(teacher–learner cycle)].

워크숍 참여자용 인터뷰 질문지는 인터뷰어에게 참여자와 함께 프로그램 이론을 검증하도록 안내했다.
  • “수퍼비전 훈련 워크숍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있으며, 저희는 아마도 서로 다른 장소나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다르게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한 가지 생각은…입니다[교수자–학습자 순환]. 이곳에서/귀하에게도 조금이라도 그런 방식으로 작동했습니까? 예를 들어 주시겠습니까?[교수자–학습자 순환 및 개념적 초점화 기능(conceptual focusing function)].”
이론 정교화 인터뷰는 관련 맥락, 기제, 결과 사이의 관계를 확립했다. 질문 예시는 다음과 같다.

  • “발전 중인 프로그램 이론은 귀하가 보시기에 어느 정도 타당하게 느껴집니까?”
  • “귀하의 환경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거나 가장 관련성이 낮은 부분은 무엇입니까?”
  • “귀하의 경험에서 그 결과와 연관될 수 있는 기제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그런 느낌을 갖도록 하려면 어떤 종류의 기관 맥락(institutional context)이 필요하겠습니까?” “예를 들어 주시겠습니까?”[교수자–학습자 순환 및 개념적 초점화 기능].
이론 공고화 인터뷰는 확인적 성격을 띠었다. 거의 최종 형태에 도달한 프로그램 이론(near-final programme theory)에서 맥락, 기제, 결과 사이의 연결에 초점을 두었다. 질문 예시는 다음과 같다.
  • “거의 최종 형태에 도달한 이 프로그램 이론은 귀하가 보시기에 어느 정도 타당하게 느껴집니까?” “어떤 부분이 가장 타당하게 또는 가장 덜 타당하게 느껴집니까?”
  • “귀하는 그 맥락을 그 기제와 어느 정도 연관 짓습니까?”
  • “사람들이 그런 느낌, 예를 들어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engaged) 또는 안도감(reassured)을 가질 때 결과는 무엇입니까?”
  • “이 CMOC는 귀하의 환경에서 어떻게 전개됩니까?” [교수자–학습자 순환 및 개념적 초점화 기능]

상자 5 | 예시 사례에서 교수자–학습자 기능과 개념적 정교화 과정의 시연 (Box 5 | Demonstration of the teacher–learner function and conceptual refinement processes in the illustrative cases) 

사례 1: 수퍼비전 훈련의 실재론적 평가 (Case 1: Realist evaluation of supervision training)10,11

발췌(Excerpt) 분석(Analysis)
인터뷰어(Interviewer): 저희가 문헌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혼합 교수법(mixed pedagogical approach)이 자신의…기술과 지식을 향상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결과(outcomes): 기술과 지식]. 그것이 자신의 성찰(reflection)을 촉발했기 때문입니다[기제(mechanism): 능동적/경험적 학습(active/experiential learning)]. 귀하도 그러했습니까? 인터뷰어는 장기간 훈련에 참여하는 수퍼바이저에게 저자들의 실재론적 종합에 근거한 초기 프로그램 이론의 일부를 제시한다.20 Pawson의 이론 중심적 인터뷰(theory-driven interview)에 따르면,13 이는 인터뷰어가 자신을 교수자로, 따라서 참여자를 학습자로 자리매김하여 프로그램 결과와 기제를 가르친 뒤, 추가 설명을 요청하는 질문을 하는 것과 관련된다.
참여자(Participant): 네. Mukumbang 등은 교수자–학습자 기능의 한 가지 위험이 참여자가 인터뷰어[교수자]가 제시한 프로그램 이론에 단순히 동의하는 것[또는 순응하는 것(acquiesce)]이라고 제안했다.27 여기에서도 참여자는 인터뷰어가 제시한 부분적인 프로그램 이론에 단순히 동의했으며, 저자들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경험했다.
인터뷰어: 그렇다면 워크숍의 능동적이고 경험적인 학습환경(active and experiential learning environment)은 귀하의 학습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습니까? 인터뷰어는 자신이 찾고 있는 맥락과 기제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지 못했으므로, “어떻게(how)”라는 질문으로 참여자의 응답을 촉진한다(prompt). 이는 Mukumbang 등이 예시한 개념적 초점화 기능을 실행하는 것이다.27
참여자: 제 생각에는 실제로 활발한 토론에 참여하는 것[기제(mechanisms): 동료학습(peer learning)]이 내용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결과(outcomes): 지식]…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고 공유할 기회를 갖는 것[기제(mechanisms): 동료학습]은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 지식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실제로 생각해 볼 기회를 줍니다[결과(outcomes): 지식과 실천(knowledge and practice)]. 이 시점에서 참여자는 자신의 생각을 제시한다. 따라서 자신을 교수자로, 인터뷰어를 학습자로 자리매김하며, 워크숍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과를 생성하는 기제를 추가로 설명한다. 이는 Pawson이 논의한 개념적 정교화 과정(conceptual refinement process)의 예다.13
인터뷰어: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과 토론하는 것[기제(mechanisms): 동료학습]이 내용을 더 잘 기억하는 데 도움을 주고[결과(outcomes): 지식], 더 나은 성찰도 촉발한다는 말씀이군요[결과(outcomes): 성찰]?

참여자: 네.
이 질문은 인터뷰어가 참여자의 발언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공유함으로써 이론을 검증하고 정교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사례 2: 교수개발의 실재론적 평가 (Case 2: Realist evaluation of faculty development)12

발췌(Excerpt) 분석(Analysis)
인터뷰어: [기제(mechanism): 참여(engagement)에 관해 논의하면서] 언급된 어려움 중 하나는 사람들이 교수개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된 시간(protected time)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맥락(context): 접근성(accessibility)]…이것이 관련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Mukumbang 등은 인터뷰 참여자의 순응(acquiescence)을 피하기 위해, 이론에 따라 중재가 작동한 사례와 작동하지 않은 사례를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27 여기서 인터뷰어는 교수자–학습자 기능을 활용하여 대화의 초점을 이론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으로 옮긴다. 이는 역량 향상(improved competence)이라는 결과와 관련되지만, 전사본(transcript)에 명시적으로 나타나 있지는 않다.
참여자: 관련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누가 이 보장된 시간을 제공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특별히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제가 인증(accreditation)으로 넘어가 보자면[맥락(context): 인증], 그것은 교육 요건(teaching requirement), 경험과 기술의 증빙 때문에 매우 매력적입니다. 그 결과 참여자가 교수자 역할을 맡고 인터뷰어가 학습자 역할을 맡는다.13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추가 정교화가 필요한 프로그램 이론의 한 측면이 식별된다.
인터뷰어: 그렇다면 사람들의 교육적 필요(educational needs)를 충족시키는 것처럼[맥락(context): 교육적 필요 충족(meeting educational needs)], 사람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다른 방법[기제(mechanism): 참여(engagement)]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맥락–기제 연결(context-mechanism linkages) 중 하나에 의문이 제기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인터뷰어는, 문제가 된 기제[참여(engagement)]에 연결되는 다른 맥락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참여자: 제 생각에는 그것[맥락(context): 교육적 필요 충족]이 조금 모호합니다. 초보 교수자(novice teacher)부터 경험 많은 교수자(experienced teacher)까지 가능한 것이 아주 다양합니다. 이들은 언제나 더 나아질 수 있고, 언제나 더 효과적일 수 있으며, 언제나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델이 그것을 담아내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참여자는 이어 모델의 맥락 부분에 있는 결함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공유하고, 그 결과 정교화 방안, 예를 들어 초보 교수자와 경험 많은 교수자에 관한 맥락을 제안한다. 이는 Pawson이 논의한 개념적 정교화 과정의 예다.13

 

일부 중재는 단일 중재, 예를 들어 농촌 몰입 훈련 프로그램(rural immersion training programme)이었던 반면,34 다른 중재는 여러 환경에서 시행되었다. 예를 들어 전국적인 역량 기반 의학교육 사업(national 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initiative)이 서로 다른 가정의학 프로그램(family medicine programmes)에서 시행되었다.35 또한 일부 연구는 특정 중재보다는 현상(phenomena), 예를 들어 기억에 남는 첫 경험(memorable firsts)에 초점을 두었다.36 중재가 다양했음에도 프로그램 이론과 관련된 연구의 목적은 한 사례를 제외하고 모두 명확했으며(표 1 참조), 나머지 모든 연구는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에 기여했다.

 

표집(sampling)과 관련하여, HPER 분야의 이 연구들 가운데 절반은 최대변이 표집(maximum-variation sampling)을 포함하여 어떤 형태로든 목적표집(purposive sampling)을 사용했고, 한 편은 편의표집(convenience sampling)을 사용했다. 다섯 편은 표집 접근법을 누락했으므로 보고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18 연구당 인터뷰 건수는 7건37부터 53건10까지 다양했으며, 평균은 연구당 29건이었다. 따라서 표본 크기는 Manzano가 보건 분야의 실재론적 평가를 간략히 검토하면서 확인한 규모, 즉 인터뷰 39–100건보다 대체로 작았다.5 12편 중 6편은 설계자/진행자 같은 프로그램 실무자와의 인터뷰를 포함했고, 모든 연구가 프로그램 참여자[즉 학습자(learners)]와의 인터뷰를 포함했으므로, 6편은 두 집단 모두를 포함했다. 다섯 편은 인터뷰를 “반구조화(semi-structured)”, 네 편은 “인터뷰(interviews)”, 세 편은 “실재론적(realist)”이라고 기술했다. 12편 중 8편이 인터뷰에서 어떤 유형의 질문을 했는지 기술했지만, 인터뷰 질문을 명시적으로 제공한 연구는 세 편뿐이었다.12,35,38 한 연구에서는 인터뷰 질문이 불명확했다.37 열 편은 Pawson과 Tilley17(n = 9), Pawson13(n = 4), Manzano5(n = 4), Mukumbang 등27(n = 2)과 같은 주요 실재론적 인터뷰 문헌을 인용했다. 두 편은 주요 실재론적 인터뷰 문헌을 전혀 인용하지 않았다.34,39 Pawson의 교수자–학습자 순환(teacher–learner cycle)13을 명시적으로 인용한 논문은 한 편뿐이었으나,40 세 편은 인터뷰에 대한 설명에서 이 순환을 암시했다. Pawson의 개념적 초점화 기능(conceptual focusing function)13을 명시적으로 언급한 논문은 없었지만, 세 편은 이를 암시했다. 이러한 결과는 Manzano의 검토와 일치한다.5 그녀가 2004–2013년에 출판된 보건 분야의 실재론적 평가 논문을 간략히 검토한 결과, 대부분의 논문이 인터뷰 질문을 명시적으로 제공하지 않은 채 전통적인 반구조화 인터뷰를 사용했고, 그 때문에 Pawson의 교수자–학습자 기능13이 사용되었는지 평가하기 어려웠다. 또한 다른 학자들은26 초보 실재론적 연구자(novice realist researchers)가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을 부적절하게 표현할 위험이 있으며, 이로 인해 실재론적 분석을 위한 실재론적 자료를 추출하는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부적절한 질문은 인터뷰어가 맥락, 기제, 결과를 서로 연결하여 인과적 설명(causal explanations)을 이끌어내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26 저자들의 경험에서 미흡한 질문(suboptimal questioning)에는 너무 추상적인 질문을 하는 것, 충분한 예시를 요청하지 않는 것, 맥락에 관한 충분한 세부사항을 요청하지 않는 것, 그리고 기제와 인과성 등에 관한 참여자의 이해를 충분히 탐색하지 않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흥미롭게도, Manzano가 보건 분야의 실재론적 평가와 관련하여 이전에 확인했듯이,5 HPER 분야에서도 12편의 연구 중 절반에서 인터뷰가 유일한 자료수집 방법이었으며, 나머지 연구는 관찰(observation)(n = 3), 문서분석(document analysis)(n = 2), 현장노트(field notes)(n = 2), 음성일지(audio-diaries)(n = 2) 같은 다른 질적 방법을 포함했다. 양적 지표(quantitative metrics)를 수집한 연구는 한 편뿐이었다.40 또한 모든 연구는 실재론적 구성분석(realist configurational analysis)과 함께 맥락, 기제, 결과를 식별하는 분석을 사용했다. 흥미롭게도 아홉 편은 어떤 형태로든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을 언급했다. 이들은 맥락, 기제, 결과를 주제(themes)로 개념화하거나, 주제분석의 한 형태인 프레임워크 분석(framework analysis)의 단계를 사용하여 실재론적 구성분석을 체계화했다. 마지막으로 다섯 편의 연구만이10–12,34,40 실재론적 평가의 보고 기준을18 충족했다고 보고했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HPER 분야에서 출판된 실재론적 인터뷰 연구에서 여러 한계를 확인했으며, 이는 실재론적 평가의 보고 기준이 때때로 충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18 구체적으로, 방법의 투명성(method transparency)이 부족한 경우가 흔했으며, 표집 접근법, 인터뷰 유형, 인터뷰 질문에 대한 설명과 실재론적 인터뷰 방법의 주요 문헌에 대한 인용이 충분하지 않았다.

4 | 실재론적 인터뷰를 위한 저자들의 권고사항 (OUR RECOMMENDATIONS FOR REALIST INTERVIEWING) 

실재론적 평가의 보고 기준,18 HPER에서 출판된 논문에 대한 저자들의 비판적 검토, 그리고 실재론적 인터뷰 경험을 토대로, HPER의 실재론적 인터뷰어에게 12가지 권고사항을 제안한다. 이 권고사항은 실재론적 인터뷰어가 자료수집을 가로막을 수 있는 장애물을 헤쳐 나가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정교화라는 실재론적 평가의 핵심 목적을 빗나가게 할 수 있는 미흡한 실재론적 인터뷰를 예방할 것이다. 인터뷰어 훈련(interviewer training)과 함께, 실재론적 인터뷰어에게 다음을 권고한다.

  1. 연구의 맨 처음부터 초기 프로그램 이론(initial programme theory)에 근거한 실재론적 인터뷰 기법(realist interviewing techniques)을 사용하라.
  2. 주요 실재론적 인터뷰 문헌을 활용하라.5,13,17,27,28
  3. 해당되는 경우 교수자–학습자 순환(teacher–learner cycle)과 개념적 초점화 기능(conceptual focusing function)을 사용하라.
  4.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에 가장 관련성이 높은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실재론적 인터뷰에 목적표집(purposive sampling)을 사용하라.
  5. 프로그램 이론을 구축하고, 검증하고 및/또는 정교화하는 데 자료가 얼마나 유용한지(data’s utility)를 기준으로 표본 크기의 충분성(sample size sufficiency)을 결정하라.
  6. 프로그램 이론을 구축하고, 검증하고 및/또는 정교화할 수 있도록, 탐색적 질문(exploratory questions)과 확인적 질문(confirmatory questions)이 맥락, 기제, 결과, 그리고 무엇보다 인과적 구성(causal configurations)을 이끌어내는 데 적합한지 확인하라.
  7. 인터뷰를 시작할 때 교수자–학습자 순환과 개념적 초점화 기능을 사용할 것임을 인터뷰 참여자에게 명확히 설명하라.
  8. 심리적으로 안전한 환경(psychologically safe environment)을 조성하여, 필요할 경우 인터뷰 참여자가 제안된 프로그램 이론에 안전하게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하라. 이를 통해 순응(acquiescence)을 피하라.
  9. 인터뷰어가 여러 명인 프로젝트에서는 인터뷰 직후 음성녹음(audio-recording)을 듣고 새롭게 식별된 CMOC를 기록하여 동료 인터뷰어와 공유하라. 그러면 모든 인터뷰어가 후속 인터뷰에서 새롭게 식별된 CMOC를 검증/정교화할 수 있다.

표 1 | 인터뷰를 활용한 보건의료전문직 교육의 실재론적 평가 개요 및 핵심 특징 (TABLE 1 | Overview and core features of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alist evaluations employing interviewing)


 

저자(Author) 중재: 평가 목적(Intervention: evaluation aim) 표집; 참여자(Sampling; participants)   인터뷰 유형, 이론 관련 목적, 인터뷰 질문[제시된 경우](Interview type, theory purpose, and interview questions [if cited]) 기타 자료수집(Other data collection) 자료분석(Data analysis) 인용된 주요 실재론적 인터뷰 문헌 및 개념(Key realist interviewing outputs & concepts cited)
Bingham et al.34 농촌 몰입 훈련 프로그램(rural immersion training programme): “몰입형 농촌 훈련(immersive rural training)을 받는 의과대학생이 향후 농촌에서 진료하는 것에 개방적인 태도를 갖는 데 맥락과 기제가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기여하는지에 관한 이론을 개발하기 위해”(p. 1398). 목적표집(purposive);
의과대학생 23명.
프로그램 이론을 검증/정교화하기 위한 심층 반구조화 인터뷰(in-depth semi-structured interviews) 23건과 1년 후의 추적 인터뷰(follow-up interviews). 질문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주요 질문 주제[예: 농촌 배경/경험(rural background/experience), 농촌 훈련에 대한 태도]를 포함했다. 없음(None). 실재론적 구성분석(realist configurational analysis)[CMOC 분석]을 포함한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 Manzano5 x
Pawson13 x
Pawson & Tilley17 x
Mukumbang et al.27 x
교수자–학습자 순환(Teacher-learner cycle) x
개념적 초점화(Conceptual focusing) x
Browne et al.40 안전한 투약 교육 프로그램(safe medication administration education programme): “…안전한 투약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습득한 지식과 기술을 실무에 적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요인을 식별하기 위해”(p. 2). 목적표집;
1단계(Stage 1): 정책결정자(policymakers) 및 주요 이해관계자(key stakeholders) 6명;
2단계(Stage 2): 전문가(experts) 3명;
3단계(Stage 3): 참여자 및 관리자(managers) 7명.
프로그램 이론을 수집(1단계), 정교화(2단계), 검증(3단계)하기 위한 세 단계의 반구조화 인터뷰 16건. 질문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사람마다 달랐다고 보고했으며(1단계), 추정된 CMO(conjectured CMOs)에 근거한 탐색적 질문을 포함했고(2단계), 추정된 CMO를 추가로 탐색했다(3단계). 1단계: 문서분석(document analysis);
3단계: 관찰(observation), 문서분석, 보고된 중대사건(reported critical incidents), 간호의 질 지표(quality care nursing metrics).
실재론적 구성분석[CMOC 분석]을 포함한 주제분석. Manzano5 ✓
Pawson13 ✓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 x
교수자–학습자 순환 ✓
개념적 초점화 x
Ellaway et al.35 가정의학(family medicine) 분야의 전국적 역량 기반 의학교육 사업(national competency-based medical education initiative): “Triple C[전국적 역량 기반 의학교육 사업]의 시행이 캐나다 전역의 서로 다른 FM[가정의학] 프로그램에 미친 영향에 대해 현재 어떤 견해가 있는가”(p. 1851). 편의표집(convenience);
인터뷰(Interviews): 책임자(leaders) 27명;
포커스그룹(Focus groups): 전공의(residents), 프리셉터(preceptors), 관리자(administrators) 38명.
이론을 구축하고, 논의하고, 수정하기 위한 개별 인터뷰(individual interviews) 27건과 포커스그룹 5회. 인터뷰 질문지를 보충 디지털 부록(supplementary digital appendices)으로 제공했다. 질문은 프로그램과 그 영향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성찰(reflections) 및 경험, 결과[예: “Triple C의 시행은 어떤 영향을 미쳤습니까?”], 기제[예: “어떤 환경적 요인(environmental factors)이 효과가 있는 것에 영향을 미쳤습니까?”], 맥락[예: “누구에게 더 잘 작동하며, 어떤 맥락에서, 그리고 왜 그렇습니까?”]을 탐색했다. 없음.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 템플릿 분석(template analysis), CMO 식별/코드화(CMO identification/codification). Manzano5 x
Pawson13 x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x
개념적 초점화 x
Haruta & Yamamoto37 의과대학생 대상 지역사회 병원 기반 전문직 간 교육(community hospital-based interprofessional education, IPE) 프로그램: “일차의료 분야에서 임상실무의 조건(conditions of clinical practice), 의과대학생이 무엇을 어떻게 학습하는지, 그리고 임상실무에서 IPE의 결과 사이의 상호관계를 조사하기 위해”(p. 102). 명시되지 않음(Not stated);
임상실무에 참여하는 임상가(clinicians) 7명[의사, 간호사, 보건의료 관련 전문직(allied health professionals) 포함].
이론을 구축하기 위한 인터뷰 7건. 질문은 제시되지 않음/불명확함. 민족지(ethnography)[학생 보고서(student reports), 평가(assessments), 현장노트(field notes)를 포함한 참여관찰(participant observation)]. 실재론적 구성분석[CMOC 분석]을 포함한 주제분석. Manzano5 x
Pawson13 x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x
개념적 초점화 x
Lefroy et al.36 실무 준비도로의 이행(preparedness for practice transition)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첫 경험(memorable firsts): “수련생(trainee)이 과업을 처음 수행할 수 있게(또는 수행할 수 없게) 하는 맥락적 요인(contextual factors)과 기제의 인과적 연쇄(causal chains)를 식별하기 위해”(p. 1037). 명시되지 않음;
인터뷰: 의과대학 최종학년 학생(final-year medical students) 32명 및 초급 의사(junior doctors) 13명;
포커스그룹: 초급 의사와 졸업 후 수련생(postgraduate trainees) 70명.
이론을 검증하고 개발하기 위한 개별 인터뷰 32건과 포커스그룹 10회. 질문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저자들은 참여자에게 맞춤화(bespoke)되었다고 밝혔다. 포커스그룹에는 기억에 남는 첫 경험과 그러한 경험에 대한 참여자의 준비도(preparedness)에 관한 논의가 포함되었다. 학습기록(learning logs) 및 음성일지(audio diaries)[의과대학 최종학년 학생], 포커스그룹[의사]. 실재론적 구성분석[CMOC 분석]을 포함한 주제분석. Manzano5 x
Pawson13 x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x
개념적 초점화 x
Nguyen et al.10 보건의료 및 대인서비스 종사자(health and human workers)를 위한 수퍼비전 훈련 워크숍(supervision training workshops): “…호주의 주 전체에 걸친 수퍼비전 훈련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작동하는지, 누구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그리고 왜 작동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p. 1204). 최대변이 표집(maximum-variation);
1단계: 워크숍 개발자 10명;
2단계: 워크숍에 참여한 수퍼바이저 43명.
프로그램 이론을 정교화하고 개발하기 위한 두 단계의 실재론적 인터뷰 53건. 질문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워크숍과 관련된 맥락, 기제, 결과에 대한 참여자의 이해를 이끌어냈다. 저자들은 인터뷰에서 참여자의 정보를 구하는 것과 함께, 피드백을 받기 위해 참여자에게 이론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없음. 실재론적 구성분석[CMOC 분석]을 포함한 팀 기반 프레임워크 분석(team-based framework analysis). Manzano5 ✓
Pawson13 ✓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 ✓
교수자–학습자 순환: 암시됨(Implied)
개념적 초점화: 암시됨
Ogrinc et al.39 재향군인병원(Veterans Affairs hospital)의 통합 질 향상 교육과정(integrated quality improvement curriculum): “이 연구는 QI[질 향상(quality improvement)] 교육과정을…입원 내과팀(inpatient internal medicine teams)의 일상적 업무에 통합하는 것을 촉진하거나 방해한 설계 요인(design factors)을 기술한다”(p. 1380). 명시되지 않음;
인터뷰: 전공의 8명;
집단 인터뷰(Group interview): QI 교수자(teachers).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개별 반구조화 인터뷰 8건과 집단 인터뷰 1건. 개별 인터뷰의 질문은 제시되지 않았으며, 저자들은 교육과정과 관련 교수 접근법(teaching approaches)에 관한 지식에 근거한 “표준” 질문이었다고 밝혔다. 집단 인터뷰는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또는 효과적이지 않았는지)와 교육의 장애요인(barriers to teaching)에 관한 참여자의 성찰을 장려했다. 현장노트(field notes). 주제를 식별하고 C, M, O 패턴에 대응시키는(mapping) 근거이론 접근(grounded theory approach). Manzano5,a x
Pawson13 x
Pawson & Tilley17 x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x
개념적 초점화 x
Onyura et al.38 교육학자 프로그램(Education Scholars Programme): “우리의 목표는 집중적 종단 교수개발 프로그램(intensive longitudinal faculty development programming)이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관한 일관된 설명을 구성하고, 그것을 모델화하는 것이다”(p. 168). 명시되지 않음;
포커스그룹: 프로그램 참여자 79명;
인터뷰: 프로그램 이수자(programme graduates) 15명.
포커스그룹 10회와 반구조화 추적 인터뷰(semi-structured follow-up interviews) 15건. 인터뷰 질문의 최초 설계에 이론이 반영되지 않았으므로 이론 관련 목적이 불명확하다. 포커스그룹에서는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프로그램 경험, 개인적/전문적 성장(personal/professional growth), 교육 실천(educational practices)의 변화에 관해 물었다. 반구조화 추적 인터뷰에는 프로그램 결과[예: “프로그램을 이수한 이후 경험한 성공을 말씀해 주십시오”]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맥락적 요인[예: “어떤 맥락에서 성공을 경험하셨습니까?”]에 관한 질문이 포함되었다. 인터뷰 안내서(interview guide)를 부록으로 수록했다. 없음. C, M, O 및 그 관계를 식별하는 것을 포함하여 프레임워크 분석(framework analysis)을 활용한 이차 자료분석(secondary data analysis). Manzano5 x
Pawson13 x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x
개념적 초점화 x
Proctor et al.11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 “교수개발에 대한 투자가 직원과 학생의 결과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제를 이해하기 위해”(p. 832). 목적표집;
영국 17개 의과대학의 교수개발 책임자와 구성원 32명.
프로그램 이론을 수집, 정교화, 공고화하기 위한 세 단계에 걸친 실재론적 인터뷰 32건. 발전 중인 프로그램 이론의 안내를 받은 질문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맥락, 그 토대가 되는 기제(underpinning mechanisms), 그리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식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모든 인터뷰 단계에서 프로그램 이론을 참여자와 공유하고 피드백을 요청했다[예: “초기 프로그램 이론 중 어떤 부분이 귀하의 환경에서 가장 관련성이 높습니까?”]. 없음. 실재론적 구성분석[CMOC 분석]. Manzano5 ✓
Pawson13 ✓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암시됨
개념적 초점화: 암시됨
Rees et al.12 장기간 수퍼비전 훈련(extended-duration supervision training): “…이 평가는 ‘수퍼비전 훈련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작동하는지, 누구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그리고 왜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장기간 수퍼비전 훈련에 관한 프로그램 이론을 검증하고 개발한다”(p. 1). 최대변이 표집;
시작 시점 인터뷰(Entrance interview): 간호 및 보건의료 관련 전문직 수퍼바이저(nursing & allied health supervisors) 25명;
종료 시점 인터뷰(Exit interview): 간호 및 보건의료 관련 전문직 수퍼바이저 23명.
프로그램 이론을 정교화하고 개발하기 위한 두 단계[1단계 = 시작 시점(entrance), 3단계 = 종료 시점(exit)]에 걸친 실재론적 인터뷰 48건. 인터뷰 질문은 맥락, 지각된 결과(perceived outcomes)[예상된 결과와 실제 결과], 그 토대가 되는 인과적 기제(underpinning causative mechanisms), CMOC를 밝혀내는 데 초점을 두었다. 종단적 음성일지(longitudinal audio-diaries)(2단계). 프레임워크 분석에 포함된 실재론적 구성분석[CMOC 분석]. C, M, O 및 CMOC 식별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기술적 코딩(descriptive coding). Manzano5 ✓
Pawson13 x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 ✓
교수자–학습자 순환 x
개념적 초점화 x
Sorinola et al.41 영국 의학교육자를 위한 3일간 교수개발 과정(3-day faculty development course): “이 연구는 FD[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를 평가하고, 동기(motivation), 참여(engagement), 인식(perception)이 효과적인 FD 활동의 핵심 기제라는 가설(hypothesis)을 검증하기 위해 실재론적 접근을 사용했다”(p. 385). 명시되지 않음;
과정 중 인터뷰(Interviews during course): FD 참여자 33명[의사 및 간호사];
과정 후 인터뷰(Interviews after course): FD 참여자 12명.
가설로 제시된 기제(hypothesised mechanisms)를 검증하기 위한 두 단계[과정 중과 과정 후]의 인터뷰 45건. 질문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과정 중 인터뷰는 참여자의 동기, 참여, 과정의 유용성/관련성(usefulness/relevance)에 대한 인식을 탐색했다. 과정 후 인터뷰는 행동(behaviour)과 학습(learning)에 대한 장기적 영향을 탐색했다. 관찰(observation). C, M, O 및 하나의 CMOC 식별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기술적 코딩(descriptive coding). Manzano5,a x
Pawson13 x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x
개념적 초점화 x
Sorinola et al.42 의학교육자를 위한 교수개발(faculty development for medical educators): “이 연구는 FD[교수개발]에서 무엇이 누구에게 왜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맥락(C), 기제(M), 결과(O) 사이의 연결을 설명하는 실재론적 이론(realist theories)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p. 422). 목적표집;
영국 8개 의과대학의 교수개발 조정자(faculty development coordinators) 및 의학교육자 16명.
실재론적 이론을 개발하기 위한 반구조화 인터뷰 16건. 질문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맥락, 기제, 결과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인식을 식별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저자들은 Pawson의 “인터뷰 이론화(theorizing the interview)” 접근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나 관련 용어는 제시하지 않았다. 없음. 실재론적 구성분석[CMOC 분석]을 포함하는 기술적 코딩(descriptive coding), 평가 코딩(evaluating coding), 인과성 코딩(causation coding). Manzano5 x
Pawson13 ✓
Pawson & Tilley17 ✓
Mukumbang et al.27,a x
교수자–학습자 순환: 암시됨
개념적 초점화: 암시됨

 

  • a 이 주요 실재론적 인터뷰 문헌들은 HPER의 해당 실재론적 평가와 같은 해 또는 그 이후에 출판되었다. 따라서 해당 HPER 실재론적 평가에서 이 문헌들을 포함했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1. 실무적 제약(pragmatic constraints)이 허용한다면 인터뷰 후 가능한 한 빨리 실재론적 인터뷰 자료를 분석하고, CMOC의 발전 과정(development processes)을 이해하기 위해 자료수집 순서와 같은 순서로 인터뷰를 분석하라.
  2. 인터뷰 유형[예: 실재론적(realist)], 표집 접근법[예: 목적표집(purposive)], 참여자[예: 프로그램 실무자 및/또는 프로그램 참여자인지], 이론과 관련된 인터뷰의 목적[예: 이론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 인터뷰 질문[예: 온라인 보충자료(supplementary online materials)로 제공], 사용한 분석 유형[예: 실재론적 분석]을 명확하고 명시적으로 보고하라.
  3. 실재론적 인터뷰에 관한 학술적 교류(scholarly engagement), 조언, 지원을 얻기 위해 실재론적 평가 실천공동체(communities of practice)[예: RAMESES jiscmail]에 참여하라.

5 | 결론 (CONCLUSIONS) 

이번 「연구방법 집중 조명(Focus on Research Methods)」 논문에서는 HPER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실재론적 평가 자료수집 방법 중 하나인 실재론적 인터뷰(realist interviewing)를 소개했다. 실재론적 인터뷰가 무엇인지, 해석주의적 관점(interpretivist standpoint)에 입각한 “전형적인” 질적 연구 인터뷰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두 가지 예시 사례연구(illustrative case studies)를 바탕으로 실재론적 인터뷰의 핵심 단계를 개괄했다. 이 단계는 초기 프로그램 이론 개발, 실재론적 표집/표본, 실재론적 인터뷰 자체, 실재론적 분석, 실재론적 인터뷰 보고이다. 지난 10년 동안 주요 HPER 학술지에 출판된 인터뷰를 활용한 실재론적 평가 12편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제공했다. 연구의 중재와 평가 목적, 표집과 참여자, 인터뷰 유형, 이론 관련 목적, 가능한 경우 인터뷰 질문, 해당되는 경우 사용된 기타 자료수집 방법, 자료분석을 제시했다. 또한 이 연구들이 주요 실재론적 인터뷰 문헌5,13,17,27과 개념[즉 교수자–학습자 순환(teacher–learner cycle), 개념적 초점화 기능(conceptual focusing function)]을 어느 정도 활용하며, 실재론적 평가를 위한 RAMESES II 보고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도 검토했다.18 저자들의 비판적 분석은 인터뷰를 사용하는 최근의 HPE 실재론적 평가에서 표집 접근법, 인터뷰 유형, 인터뷰 질문을 더욱 명시적으로 제시할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들은 주요 실재론적 인터뷰 문헌을 더욱 명시적으로 활용하고 인용해야 한다. 여기에는 Pawson의 “인터뷰 이론화(theorizing the interview)”13와 이에 관련된 교수자–학습자 순환 및 개념적 초점화 기능의 개념을 더욱 분명하게 제시하는 것이 포함된다. 이는 프로그램 이론의 구축, 검증 및/또는 정교화를 가능하게 하는 최적의 실재론적 인터뷰 접근이 사용되었음을 독자에게 확신시키기 위해서다. 연구들은 실재론적 평가의 보고 지침도 따라야 한다.18 저자들은 자신들의 실재론적 평가에서 실재론적 인터뷰가 제공하는 이점을 경험했다. 실재론적 인터뷰는 중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또는 작동하지 않는지), 누구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작동하는지를 담고 있는 블랙박스(black box)를 풀어낼 수 있게 해주었다. 따라서 다른 HPE 연구자들에게도 복잡한 HPE 중재를 평가하기 위해 실재론적 인터뷰를 고려하도록 권장한다. 이 논문에 제시한 두 예시 사례와 저자들의 권고사항, 권장 읽을거리(상자 6 참조)가 초보 실재론적 평가자와 경험 많은 실재론적 평가자 모두에게 HPER에서 실재론적 인터뷰를 더 쉽게 수행하고 보고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HPE 학술지의 심사자와 편집자에게는 저자들의 권고사항이 실재론적 인터뷰를 활용한 실재론적 평가를 더 쉽게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

상자 6 | 실재론적 인터뷰를 위한 권장 읽을거리 (Box 6 | Recommended reading for realist interviews) 

  • Bronnimann A. How to phrase critical realist interview questions in applied social science research [응용 사회과학 연구에서 비판적 실재론적 인터뷰 질문을 표현하는 방법]. J Crit Realism. 2021;21(1),1–24.
  • Emmel N, Greenhalgh J, Manzano M, et al. (Eds). Doing Realist Research [실재론적 연구 수행하기]. London: SAGE;2018.*
  • Greenhalgh T, Pawson R, Wong G, et al. The realist interview [실재론적 인터뷰]. The RAMESES II Project. www.ramesesproject.org;2017.
  • Manzano A. The craft of interviewing in realist evaluation [실재론적 평가에서 인터뷰의 기예]. Evaluation. 2016;22(3):342–360.
  • Manzano A. Conducting focus groups in realist evaluation [실재론적 평가에서 포커스그룹 수행하기]. Evaluation. 2022;28(4):406–425.
  • Mukumbang FC, Marchal B, Van Belle S, et al. Using the realist interview approach to maintain theoretical awareness in realist studies [실재론적 연구에서 이론적 인식을 유지하기 위한 실재론적 인터뷰 접근의 활용]. Qual Res. 2020;20(4):485–515.
  • Pawson R. Theorizing the interview [인터뷰 이론화]. Br J Sociol. 1996;47(2):295–314.
  • Pawson R, Tilley N. Realistic Evaluation [실재론적 평가]. London: SAGE Publications;1997.*
  • Rees CE, Crampton PES, Nguyen VNB, et al. Introducing realist approache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연구에서 실재론적 접근 소개]. In: CE Rees, LV Monrouxe, BC O’Brien, et al. (Eds). Foundations in 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 Principles, Perspectives & Practices [보건의료전문직 교육 연구의 기초: 원칙, 관점 및 실천]. West Sussex: Wiley Blackwell;2023;pp.102–121.*
  • Westhorp G, Manzano A. Realist evaluation interviewing–A ‘starter set’ of questions [실재론적 평가 인터뷰: 질문의 ‘기본 세트’]. The RAMESES II Project. www.ramesesproject.org;2017.

* 이번 「연구방법 집중 조명(Focus on Research Methods)」 논문을 읽기 전에 이 문헌들을 먼저 읽을 것을 권한다.

 

질적 연구의 신뢰성(trustworthiness)을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

📄 Ahmed SK. The pillars of trustworthiness in qualitative research. Journal of Medicine, Surgery, and Public Health. 2024;2:100051. doi:10.1016/j.glmedi.2024.100051


🧭 들어가며: 질적 연구,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의학과 간호학 분야에서 질적 연구는 이제 낯선 방법이 아니에요. 단독으로 쓰이기도 하고, 혼합방법 연구의 중요한 한 축으로 쓰이기도 하죠. 그런데 질적 연구를 하거나 심사하다 보면 늘 따라오는 질문이 있어요. "숫자도 없고 통계 검정도 없는데, 이 결과를 어떻게 믿을 수 있지?"

 

이 글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Lincoln과 Guba가 제시한 신뢰성(trustworthiness) 의 네 가지 기준을 정리하고, 각 기준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표로 제시한 짧은 글이에요. 정식 연구 논문이 아니라 편집자에게 보내는 서신(Letter to the Editor) 형식이라 분량이 4쪽으로 짧아요. 그래서 질적 연구의 질 관리 개념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큰 그림을 잡기에 좋아요.

 

저자는 질적 연구의 성격을 이렇게 설명해요.

질적 연구는 수치 자료에 의존하기보다, 관찰된 현상의 미묘한 차이, 맥락, 그리고 그 밑에 깔린 의미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양적 연구와 다르다.

"Qualitative research diverges from quantitative research by emphasizing the exploration of the nuances, context, and underlying significance of observed occurrences rather than relying on numerical data."

 

그리고 바로 이 특성 때문에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해요.

질적 연구 결과는 주관적인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그 결과의 신빙성과 믿을 만함을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Ensuring trustworthiness is crucial in establishing the credibility and reliability of qualitative findings, given their subjective nature."


📋 체크리스트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동안 질적 연구의 엄밀성(rigor)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여러 지침과 체크리스트가 나왔어요. 대표적인 것이 질적 연구 보고 기준인 COREQ(Consolidated Criteria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의 32개 항목 체크리스트죠. 연구팀, 방법, 맥락, 결과, 분석, 해석을 어떻게 기술했는지 평가하는 도구예요.

 

하지만 저자는 체크리스트의 한계를 분명히 짚어요. ⚠️

체크리스트는 프로젝트와 그 절차의 모든 측면을 측정 가능하게 만드는 데 유용하지만, 체크리스트를 사용한다고 해서 질적 연구 프로젝트의 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A qualitative project's quality cannot be guaranteed by using a checklist, even though it is useful for making sure all aspects of the project and its procedures are measurable."

 

그래서 이 글은 이론적 기반과 실천적 측면을 함께 고려하는 전략을 제시하겠다고 해요. 그 이론적 기반이 Lincoln과 Guba의 네 가지 기준이에요.


🏛️ 신뢰성의 네 기둥

1. 신빙성(credibility): 결과가 참여자의 현실을 잘 반영하는가?

연구 결과가 참여자들이 경험한 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는 질적 연구의 근본적인 측면이다.

"The degree to which the findings accurately reflect the reality that the participants experienced is a fundamental aspect of qualitative research."

 

저자가 제시하는 신빙성 확보 방법은 세 가지예요.

  • 장기적 관여(prolonged engagement): 현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참여자와 관계(rapport)를 쌓고 그들의 활동을 자세히 살펴서 깊이 있는 통찰을 얻는 것
  • 지속적 관찰(persistent observation): 저자는 이를 연구 과정 전체에서 열린 태도를 유지하고, 개인적 편향을 인식하며, 자기 성찰을 실천하는 것으로 설명해요.
  • 삼각검증(triangulation): 여러 자료원이나 방법을 통합해서 결과를 검증하는 것

2.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 다른 맥락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전이가능성은 연구 결과를 다른 맥락이나 상황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해요. 질적 연구자는 연구 환경, 참여자, 절차를 풍부하고 자세하게 기술해서 전이가능성을 높여요.

상세하고 포괄적인 설명을 제공함으로써, 연구자는 독자가 결과를 비슷한 상황에 얼마나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연구의 전이가능성을 높인다.

"By providing detailed and comprehensive explanations, researchers allow readers to evaluate how applicable the findings are to similar situations, thus improving the study's transferability."

 

여기서 포인트는 전이가능성을 판단하는 주체가 연구자가 아니라 독자라는 점이에요. 연구자의 몫은 독자가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정보를 주는 것이죠.

3. 의존가능성(dependability): 연구 과정이 투명하게 기록되었는가?

저자는 의존가능성을 이렇게 정의해요.

의존가능성은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고 흔들리지 않는 연구 결과의 성격에 관한 것이다.

"Dependability pertains to the enduring and unwavering nature of the research findings across time."

 

이를 위해 연구자는 접근법, 자료 수집 기법, 분석 절차를 엄격하게 기록해요. 특히 연구 과정 전반의 결정을 기록한 감사 추적(audit trail) 을 만들고 보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해요.

4.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 결과가 연구자의 편향이 아니라 자료에서 나왔는가?

확인가능성은 결과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관한 것으로, 결과가 연구자의 편향이나 선호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Confirmability pertains to the impartiality and objectivity of the findings, guaranteeing that they remain unaffected by any biases or preferences of the researchers."

저자는 확인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세 가지를 들어요.

  • 동료 검토(peer debriefing): 동료나 전문가에게 해석에 대한 의견을 구해서 해석을 검증하고 연구자 편향을 줄이는 것
  • 구성원 확인(member checking): 참여자가 결과를 검토하고 정확성을 확인하는 것
  • 성찰 일지(reflexive journaling): 연구자가 자신의 생각, 편향, 성찰을 기록해서 투명성을 높이고 주관성을 줄이는 것

📊 한눈에 보는 신뢰성 확보 전략

논문의 Table 1을 정리하면 이래요.

기준 연구자 전략 세부 내용
신빙성 장기적 관여(prolonged engagement) 현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참여자와 관계를 쌓아 그들의 관점을 깊이 이해한다. 짧은 상호작용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풍부한 자료를 포착할 수 있다.
  성찰성(reflexivity) 연구 과정 전반에서 자신의 편향과 선입견을 인정한다. 이 자기 인식은 결과의 왜곡 가능성을 줄인다.
  삼각검증(triangulation) 면담, 관찰, 문서 등 여러 자료원이나 방법으로 결과를 교차 검증한다. 단일 방법이나 자료원의 편향을 줄인다.
전이가능성 두꺼운 기술(thick descriptions) 연구 맥락, 참여자, 방법을 자세히 기술해서 독자가 자기 맥락과의 유사성을 평가하고 적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게 한다.
  표집 전략(sampling strategies) 표집 과정과 참여자 선정 기준을 명확히 밝혀, 결과가 비슷한 집단이나 환경에 전이될 수 있는지 판단을 돕는다.
의존가능성 방법론적 기록(methodological documentation) 연구 절차와 연구 중 내린 결정을 자세히 기록해서 투명성을 높이고, 다른 사람이 같은 절차를 따라가며 결정의 근거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감사 추적(audit trails) 연구 결정, 변경 사항, 자료 분석 과정을 기록해서 추적 가능성을 확보한다. 잠재적 편향에 대한 통찰도 제공한다.
확인가능성 동료 검토(peer debriefing) 동료나 전문가에게 해석을 검토받아 대안적 관점을 얻고 개인적 편향을 줄인다.
  구성원 확인(member checking) 참여자가 결과를 검토하고 확인하게 해서, 그들의 관점과 경험이 정확히 표현되었는지 확인하고 해석을 바로잡을 기회를 준다.
  성찰 일지(reflexive journaling) 연구 과정에서 변화하는 생각, 편향, 성찰을 기록해서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자의 주관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 신뢰성은 왜 중요한가?

저자는 신뢰성 있는 질적 연구가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해요.

 

  • ① 후속 연구와 지식 축적 📚 신뢰할 수 있는 결과는 가설 개발과 후속 연구 설계의 토대가 돼요. 투명하고 철저한 기록은 결과를 확장하거나 이론적 틀에 통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서 누적적 지식(cumulative knowledge)을 쌓는 데 기여하죠.
  • ② 정책 결정 🏛️ 정책 입안자는 사회 문제를 다루고 공정한 결과를 이끌어낼 정책을 만들기 위해 강력한 근거가 필요해요. 맥락에 대한 깊은 이해와 다양한 관점을 담은 신뢰할 수 있는 질적 연구 결과는 정책 결정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어요.
  • ③ 실천 현장 🩺 보건의료, 사회복지, 심리학, 교육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은 신뢰할 수 있는 질적 연구 결과를 활용해 개인과 공동체의 요구에 더 잘 맞는 해결책을 만들 수 있어요.

 


⚠️ 한계와 강점

저자는 질적 연구와 신뢰성 확보 전략의 한계도 함께 짚어요.

질적 연구의 본질적인 한계는 그 주관적 성격이다.

"An essential limitation of qualitative research is its subjective nature."

연구자들은 성찰성과 삼각검증을 활용해 편향을 줄이고 공정성을 유지하려 노력하지만, 질적 연구에 내재된 해석적 성격은 연구자의 관점이 여전히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lthough researchers strive to mitigate biases and uphold impartiality by employing reflexivity and triangulation, the inherent interpretative character of qualitative research implies that the researcher's perspective might still impact the findings."

 

또 장기적 관여나 철저한 기록 같은 방법은 시간, 비용, 현실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어요. 구성원 확인이나 동료 검토에도 한계가 있고요.

참여자나 동료가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 권력 역학, 또는 연구 목적에 대한 제한된 이해 같은 요인 때문에 정확한 확인이나 대안적 관점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there may be situations where participants or peers are unable to offer accurate validations or alternative perspectives due to factors such as social desirability bias, power dynamics, or a limited comprehension of the research objectives."

 

그럼에도 저자는 이 전략들의 강점을 강조해요.

이러한 방법들을 체계적으로 적용하면 질적 연구의 정밀성과 신뢰도가 크게 향상된다.

"The methodical application of these measures greatly enhances the precision and reliability of qualitative research."

더 나아가 이러한 전략의 실행은 투명성을 촉진하며, 이는 다시 연구 과정을 원활하게 하고 학계의 비판적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한다.

"Moreover, the implementation of these strategies encourages transparency, which in turn facilitates the research process and makes it available for critical evaluation by the scholarly community."


📝 결론

연구 과정 전반에 걸쳐 엄밀한 기법을 실행하고, 투명성을 유지하고, 성찰성을 실천함으로써, 질적 연구는 신빙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학문 분야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

"By implementing rigorous techniques, maintaining transparency, and practicing reflexivity throughout the research process, qualitative research can achieve credibility and make significant contributions to diverse disciplines of study."


✍️ 읽으며 함께 생각해볼 점

이 글은 신뢰성의 네 기준을 짧고 쉽게 정리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입문용 요약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으면 좋겠어요. 몇 가지 덧붙여 생각해볼 점을 적어볼게요. 🤔

 

  • 1. 기법과 기준의 연결이 원전과 조금 달라요. Lincoln과 Guba의 Naturalistic Inquiry(1985)에서는 동료 검토(peer debriefing)와 구성원 확인(member checking)을 신빙성(credibility) 을 높이는 기법으로 제시하고, 특히 구성원 확인을 신빙성 확보의 가장 중요한 기법으로 꼽아요. 이 글은 두 기법을 확인가능성 항목에 넣었어요. 또 원전에서 지속적 관찰은 상황에서 가장 핵심적인 특성과 요소를 깊이 있게 파악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 글은 이를 열린 태도와 자기 성찰로 설명하고 있어요. 논문이나 연구계획서를 쓸 때는 원전을 함께 확인하는 게 안전해요.
  • 2. "객관성", "재현", "편향 제거"라는 표현을 어떻게 볼까요? Lincoln과 Guba의 신뢰성 기준은 원래 실증주의의 내적 타당도, 외적 타당도, 신뢰도, 객관성에 대응하는 기준을 자연주의적(구성주의적) 패러다임에 맞게 새로 제안한 것이에요. 그런데 이 글은 확인가능성을 "편향에 영향받지 않는 객관성"으로, 감사 추적을 "다른 연구자가 연구를 재현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설명하는 등 실증주의적 언어를 꽤 많이 써요. 성찰적 주제분석(reflexive thematic analysis)의 Braun과 Clarke처럼 연구자의 주관성을 제거해야 할 편향이 아니라 분석의 자원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이런 설명이 연구의 인식론적 입장과 맞지 않을 수 있어요. 어떤 질 관리 기법을 쓸지는 내 연구의 패러다임과 방법론에 맞춰 선택하는 게 중요하겠죠.
  • 3. 기법을 "체크"하는 것과 질은 다른 문제예요. 저자도 체크리스트로 질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같은 논리는 이 글의 Table 1에도 적용돼요. Varpio 등(2017)은 삼각검증, 포화, 구성원 확인 같은 기법이 방법론적 근거 없이 습관적으로 쓰일 때 생기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어요. "삼각검증을 했다", "구성원 확인을 했다"고 적는 것보다, 왜 이 기법이 내 연구에 맞는지, 그 결과 해석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해요.
  • 4. 진정성(authenticity) 기준도 함께 알아두면 좋아요. Guba와 Lincoln은 이후 신뢰성 기준에 더해 공정성(fairness) 등을 포함하는 진정성(authenticity) 기준을 제안했어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지만, 신뢰성 개념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질적 연구를 처음 지도하거나 심사할 때 네 기준의 큰 틀을 설명하는 자료로는 유용하고, 실제 연구에 적용할 때는 Lincoln과 Guba의 원전, 그리고 내가 쓰는 방법론의 질 기준을 함께 보는 걸 권하고 싶어요. 😊


질적 연구의 신뢰성을 떠받치는 기둥 (The pillars of trustworthiness in qualitative research)

편집자께,

전 세계 의학 및 간호학 연구자 공동체는 질적 연구 접근법(qualitative research approaches)을 점점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증가는 질적 연구를 독립적으로 활용하거나 혼합방법 연구(mixed-method research)의 필수 요소로 포함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1]. 이처럼 확대되는 추세는 질적 접근법(qualitative approaches)이 연구 과정에 제공하는 추가적인 이점이 인정되면서촉진되고 있다 [2,3].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는 인간의 행동(behavior), 태도(attitudes), 경험(experiences)의 복잡하고 세밀한 측면을 탐구하는 방법론적 접근법(methodological approach)이다. 질적 연구는 수치 자료(numerical data)에 의존하기보다 관찰된 현상(observed occurrences)의 미묘한 차이(nuances), 맥락(context), 그 이면의 의미(underlying significance)를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양적 연구(quantitative research)와 구별된다 [4]. 질적 연구는 언제나 엄밀성(rigor)과 진실(truth)을 우선시한다 [5]. 질적 연구 결과(qualitative findings)는 주관적 성격(subjective nature)을 지니므로, 신뢰성(trustworthiness)을 확보하는 것은 연구 결과의 신빙성(credibility)과 신뢰도(reliability)를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6]. 질적 연구에서 신뢰성이라는 개념은 신빙성(credibility),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 의존가능성(dependability),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 등 여러 필수 요소를 포함한다 [2,6–9].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논문이 질적 보건의료서비스 연구(qualitative health services research)의 엄밀성에 관한 우려를 논의하였다. 최근의 한 연구는 질적 약학 연구(qualitative pharmacy research)에서 엄밀성을 입증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을 간결하게 설명하였다. Hadi와 Closs는 자신들의 연구에서 약학 연구(pharmaceutical research)를 간략히 개관하면서 엄밀성의 입증이 부족한 영역을 강조하였다 [10]. 약학교육(pharmacy education) 분야에서는 점검표(checklists)를 포함하여 질적 연구를 출판하기 위한 지침(guidelines)이 제시되었다 [11]. 또한 질적 연구를 개발하고 수행하며 보고하는 체계적인 과정(systematic process)에 관한 모범적 실무(best practices)가 제시되었고, 질의 특성(quality attributes)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12]. 또 다른 주요 출판물에는 질적 연구 수행에 필요한 핵심 요소에 관한 지침이 포함되었으며, 약학교육 관련 연구에서 연구 결과의 절차(procedure), 제시(presentation), 맥락화(contextualization)를 설명하였다 [13]. 보다 일반적인 차원에서 Tong 등은 32개 항목의 점검표(32-item checklist)를 포함하는 질적 연구 보고를 위한 통합 기준(COREQ)을 제시하였다 [14]. 이 점검표는 질적 연구 논문이 연구팀(research team), 방법(methods), 맥락(context), 연구 결과(findings), 분석(analysis), 해석(interpretations)을 상세히 기술하는 방식을 연구자와 심사자가 평가하고 반영하도록 돕기 위해 고안되었다 [2]. 질적 연구의 방법론적 질(methodological quality)을 더 쉽게 평가할 수 있도록 이 도구와 그 밖의 수많은 도구가 개발되었다 [15]. 점검표는 연구 프로젝트와 그 절차의 모든 측면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유용하지만, 점검표를 사용한다고 해서 질적 연구 프로젝트의 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질적 연구 방법론(qualitative research methodologies)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사용되는 방법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철저한 지침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은 질적 연구 프로젝트의 질적 기준(quality standards)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이론적 토대(theoretical foundations)와 실무적 측면(practical aspects)을 모두 고려한 포괄적 전략(comprehensive strategy)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론적 틀(theoretical framework)을 검토하면서 Lincoln과 Guba가 제시한 중요한 기준, 즉 신빙성(credibility),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 의존가능성(dependability),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상세히 설명한다 [16,17].

 

  • 연구 결과가 참여자들이 경험한 현실(reality)을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는지는 질적 연구의 근본적인 측면이다. 연구자는 장기간 참여(extended engagement), 지속적 관찰(persistent observation), 삼각검증(triangulation)을 통해 신빙성(credibility)을 높인다 [6].
    • 장기간 참여(extended involvement)는 현장(field)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참여자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활동을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연구자는 포괄적인 통찰(comprehensive insights)을 얻을 수 있다 [18].
    • 지속적 관찰(persistent observation)은 연구 과정 전체에 걸쳐 열린 태도를 유지하고, 개인적 편향(personal biases)을 인식하며, 자기성찰(self-reflection)을 실천하는 것을 포함한다.
    • 또한 여러 자료원(data sources)이나 접근법(approaches)을 통합하는 삼각검증(triangulation)을 활용하면 연구 결과를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어 신빙성이 높아진다 [19].
  •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은 연구 결과를 다른 맥락이나 상황으로 확장하여 적용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20,21].
    • 질적 연구자는 전이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 환경(environment), 참여자(participants), 절차(procedures)를 포괄적이고 세밀하게 묘사하고자 한다. 연구자가 상세하고 포괄적인 설명을 제공하면 독자는 연구 결과가 유사한 상황에 얼마나 적용될 수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연구의 전이가능성이 향상된다.
  • 의존가능성(dependability)은 시간이 지나도 연구 결과가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되는 성격을 의미한다 [20].
    • 신뢰도(reliability)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는 자신의 접근법(approaches), 자료수집 기법(data gathering techniques), 분석 절차(procedures for analysis)를 철저히 문서화한다 [2]. 연구 과정에서 이루어진 의사결정을 기록한 포괄적인 기록인 감사추적(audit trail)을 작성하고 보존하면 다른 연구자가 그 연구를 재현(reproduce)할 수 있으므로, 결과의 의존가능성이 보장된다 [22].
  •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은 연구 결과의 공정성(impartiality)과 객관성(objectivity)을 의미하며, 연구자의 편향(biases)이나 선호(preferences)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20]. 연구자는 연구 결과의 확인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동료 검토(peer debriefing),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 성찰일지 작성(reflexive journaling) 등 다양한 접근법을 활용한다 [2,17,23,24].
    • 동료 검토(peer debriefing)는 해석의 타당성을 확인하고 연구자 편향(researcher bias)을 완화하기 위해 동료나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2,17].
    •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은 참여자들이 연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하고 그 정확성(accuracy)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확인가능성의 수준을 높인다.
    • 또한 성찰일지 작성(reflexive journaling)은 연구자가 자신의 생각, 편향, 성찰(reflections)을 기록할 수 있도록 하여 투명성(transparency)을 높이고 주관성(subjectivity)을 줄인다.
  • 표 1은 핵심 조치를 적용하여 신뢰성을 철저하게 확보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장기간의 상호작용(extended interaction)은 참여자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미묘한 차이까지 포착하는 깊이 있는 이해로 이어졌다. 성찰성(reflexivity)은 편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어 전 과정에서 객관성이 유지되도록 하였다. 다른 자료원에서 얻은 자료를 삼각검증함으로써 신빙성이 강화되었다. 전이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맥락에 대한 투명한 기술(contextual descriptions)과 표집 절차(sampling procedures)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방법론적 문서화(methodological documentation)와 감사추적(audit trails)은 자료의 의존가능성을 확보하였다. 마지막으로 동료 검토(peer debriefing), 참여자 검증(member verification), 성찰일지 작성(reflexive journaling)을 통해 정확성과 객관성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함께 연구의 신뢰성을 강화하여 질적 연구의 엄밀성(qualitative rigor)을 확고하게 확보하였다.

 

표 1. 질적 연구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Strategies for Ensuring Trustworthiness in Qualitative Research)

 

신뢰성 구성요소(Trustworthiness Component)

연구자를 위한 전략(Strategies for Researchers) 상세 설명(Detailed Information) 
신빙성(Credibility) 1. 장기간 참여(Prolonged Engagement): 현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참여자들과 라포(rapport)를 형성하여 그들의 관점을 깊이 이해한다. 시간을 두고 참여자들과 신뢰(trust)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면 연구자는 그들의 경험(experiences), 행동(behaviors), 신념(beliefs)에 관한 미묘한 차이까지 이해하는 통찰(nuanced insights)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짧은 상호작용에서는 곧바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는 풍부한 자료(rich data)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빙성(Credibility) 2. 성찰성(Reflexivity): 연구 과정 전반에서 개인적 편향(personal biases)과 선입견(preconceptions)을 인식한다. 자신의 편향을 인식하면 연구자는 이러한 편향을 괄호치기(bracketing)하고, 자료수집(data collection), 분석(analysis), 해석(interpretation) 과정에서 보다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인식(self-awareness)은 연구 결과에 나타날 수 있는 왜곡(potential distortions)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한다.
신빙성(Credibility) 3. 삼각검증(Triangulation): 연구 결과를 교차검증(cross-verification)하기 위해 여러 자료원(data sources)이나 방법(methods), 예를 들어 면담(interviews), 관찰(observations), 문서(documents)를 활용한다. 다양한 자료수집 기법(data collection techniques)이나 자료원을 활용하면 연구자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정보의 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석의 신빙성이 높아지고, 단일 방법이나 자료원에서 비롯될 수 있는 잠재적 편향의 영향이 줄어든다.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 1. 심층적 기술(두터운 기술; Thick Descriptions): 독자가 연구 결과의 전이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상세한 맥락 정보(contextual information)를 제공한다. 연구 맥락(research context), 참여자(participants), 방법(methods)을 철저하게 기술하면 독자는 자신의 맥락과 해당 연구의 유사성을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 결과가 자신의 환경(settings)이나 상황(situations)에 얼마나 적용될 수 있고 관련성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 2. 표집 전략(Sampling Strategies): 연구 결과의 잠재적 전이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표집 과정(sampling process)과 기준(criteria)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사용된 표집 방법(sampling methods)과 참여자 선정 기준(criteria for participant selection)을 기술하면 연구 결과가 연구 맥락 밖의 유사한 모집단(populations)이나 환경에 적용되거나 전이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의존가능성(Dependability) 1. 방법론적 문서화(Methodological Documentation): 연구 절차(research procedures)와 연구 중 이루어진 의사결정(decisions)을 상세히 기록한다. 연구 과정의 각 단계를 철저하게 문서화하면 투명성(transparency)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다른 사람이 동일한 절차를 따르고 의사결정의 근거(rationale)를 이해함으로써 연구를 반복 수행(replicate)하거나 연구 결과의 의존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의존가능성(Dependability) 2. 감사추적(Audit Trails): 추적가능성(traceability)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관련 의사결정, 변경사항(changes), 자료분석 과정(data analysis processes)에 대한 감사추적 기록을 유지한다. 방법론(methodologies)이나 분석(analyses)의 변경을 포함하여 연구 중 이루어진 의사결정을 기록해 두면 투명성과 추적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감사추적은 연구의 의존가능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며 잠재적 편향(potential biases)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 1. 동료 검토(Peer Debriefing): 동료나 전문가와 함께 해석(interpretations)과 연구 결과(findings)를 검토하여 연구자 편향(researcher bias)을 최소화한다. 동료나 전문가에게 피드백(feedback)을 구하면 해석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되고, 다른 관점(alternative perspectives)을 도입함으로써 개인적 편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객관성이 높아지고 연구 결과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다.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 2.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 확인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참여자들이 연구 결과를 검토하고 그 정확성을 확인하도록 한다. 검증 과정(verification process)에 참여자를 참여시키면 그들의 관점(viewpoints)과 경험(experiences)이 정확하게 반영되도록 할 수 있다. 참여자들이 해석을 확인하거나 수정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확인가능성이 강화된다.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 3. 성찰일지 작성(Reflexive Journaling): 연구 전반에서 개인적인 생각, 편향, 성찰을 기록하는 성찰일지(reflective journal)를 유지한다. 일지를 작성하면 연구자는 연구 과정에서 변화하는 자신의 생각, 편향, 성찰을 추적할 수 있다. 이러한 성찰적 실천(reflective practice)은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자의 주관성(subjectivity)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함으로써 연구 결과의 확인가능성에 기여한다.

 

질적 연구에서 신뢰도(reliability)를 확립하는 것은 향후 연구 방향(future research paths)에 영향을 미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연구자는 신뢰할 수 있는 발견(reliable discoveries)을 정보의 토대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가설 개발(development of hypotheses)과 향후 연구의 계획(planning of future investigations)에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질적 연구의 전형적인 특징인 투명성(transparency)과 철저한 문서화(thorough documentation)는 연구 결과의 반복 수행(replication), 확장(expansion), 이론적 틀(theoretical frameworks)로의 통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누적적 지식(cumulative knowledge)의 발전에 기여한다 [25]. 결과적으로 이는 새로운 모형(new models)의 개발을 촉진하고, 혁신적인 접근법(innovative approaches)을 활성화하며, 다른 학문 분야와의 협력을 증진하여 궁극적으로 질적 연구 분야를 발전시킨다.

 

신뢰성(trustworthiness)이라는 개념에 의해 뒷받침되는 질적 연구는 정책의 개발(development)과 실행(execution)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26,27]. 정책결정자(policymakers)는 사회적 문제(social concerns)에 대응하고 공정한 결과(fair outcomes)를 촉진하는, 충분한 정보에 근거하면서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정책(well-informed and adaptable policies)을 만들기 위해 탄탄한 근거(strong evidence)에 의존한다. 맥락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다양한 관점에 의해 강화된 신뢰할 수 있는 질적 연구 결과는 정책 의사결정(policy decisions)에 지침을 제공하는 핵심 근거이다. 입법자(legislators)는 이러한 발견을 정책 심의(policy deliberations)에 반영함으로써 다양한 인구집단(demographics)의 현실과 요구에 부합하는, 보다 포괄적이고 문화적 맥락을 잘 이해하며 효율적인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정의(social justice)와 공정성(fairness)이 증진된다.

 

질적 연구에 신뢰성 지표(trustworthiness indicators)를 통합하는 것은 실제 적용(practical application)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4–6,8,16,18–20]. 여러 분야의 전문가는 신뢰할 수 있는 질적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복잡한 현상(intricate phenomena)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를 통해 서비스 제공(provision of services), 치료(treatments), 의사결정 절차(decision-making procedures)를 개선할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질적 연구에서 얻은 통찰력 있는 관찰(discerning observations)은 보건의료(healthcare), 사회복지(social work), 심리학(psychology), 교육(education) 및 그 밖의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개인이나 지역사회의 요구와 경험에 더 잘 부합하는 해결책을 맞춤형으로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자기성찰(introspection)을 장려하고 관련 당사자들의 관점을 더욱 깊이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전문가는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 결과 특정 환경에 더 적합하고 더욱 공감적이고 배려 깊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질적 연구의 근본적인 한계 중 하나는 주관적 성격(subjective nature)이다 [23].

  • 연구자는 성찰성(reflexivity)과 삼각검증(triangulation)을 활용하여 편향을 완화하고 공정성(impartiality)을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질적 연구에 내재한 해석적 성격(interpretative character)은 연구자의 관점(perspective)이 여전히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6]. 연구자는 개인적 편향에 지속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이러한 편향은 자료수집(data collection), 분석(analysis), 해석(interpretation)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 또한 장기간 참여(extended involvement)나 철저한 문서화(thorough documentation)와 같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특정 방법은 많은 노력을 요구하므로 시간, 재정적 자원(financial resources), 실행가능성(practicality) 측면에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연구 프로젝트는 현장에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포괄적인 문서화와 검증 과정(verification processes)에 필요한 자원(requisite resources)이 부족할 수 있다. 이러한 제약(constraint)은 얻어진 이해의 깊이나 연구에서 얻은 발견을 검증하고 다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나아가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과 동료 검토(peer debriefing) 같은 기법은 결과의 신뢰도(reliability)를 높이지만,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 권력 역학(power dynamics), 연구 목적(research objectives)에 대한 제한적인 이해 등의 요인 때문에 참여자나 동료가 정확한 확인(accurate validations) 또는 다른 관점(alternative perspectives)을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전략의 뚜렷한 강점을 강조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러한 조치를 체계적으로 적용하면 질적 연구의 정밀성(precision)과 신뢰도(reliability)가 크게 높아진다 [24]. 삼각검증(triangulation), 성찰일지 작성(reflexive journaling), 포괄적인 문서화(comprehensive documentation)와 같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되는 다양한 방법은 함께 편향을 줄이고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활동은 연구 대상 현상(studied phenomena)에 대한 이해를 높여 질적 연구 분야를 발전시킨다. 또한 이러한 전략의 실행은 투명성(transparency)을 장려하며, 이는 다시 연구 과정을 원활하게 하고 학술공동체(scholarly community)가 비판적으로 평가(critical evaluation)할 수 있도록 연구 과정을 공개한다. 연구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철저한 기록관리(record-keeping)와 근거(evidence)에 대한 상세한 검토는 연구 결과를 반복 수행(replicate)하고 면밀히 검토(scrutinize)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 질적 연구의 신빙성(credibility)과 신뢰도(reliability)를 강화한다.

 

궁극적으로 연구 결과의 정당성(legitimacy)과 의존가능성(dependability)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질적 연구에서 신뢰성(trustworthiness)의 확립을 우선시해야 한다. 연구자는 신빙성(credibility),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 의존가능성(dependability), 확인가능성(confirmability)을 확보함으로써 연구의 질을 높이고 기존 지식체계(existing body of knowledge)에 가치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 연구 과정 전반에서 엄밀한 기법(rigorous techniques)을 적용하고, 투명성(transparency)을 유지하며, 성찰성(reflexivity)을 실천하면 질적 연구는 신빙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학문 분야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

 

 

 

 

Med Educ. 2023 Nov;57(11):1092-1101.doi: 10.1111/medu.15142. Epub 2023 Jun 3.

Professional identity struggle and ideology: A qualitative study of residents' experiences 

 

 

"좋은 의사라면 이래야지": 의학의 이데올로기는 전공의를 어떻게 호명하는가

📄 Sawatsky AP, Matchett CL, Hafferty FW, Cristancho S, Ilgen JS, Bynum WE IV, Varpio L. Professional identity struggle and ideology: A qualitative study of residents' experiences. Medical Education. 2023;57(11):1092–1101. doi:10.1111/medu.15142


🧭 들어가며: 그 규범들은 대체 어디서 왔을까요?

논문은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해요.

하나의 전문직에 들어선다는 것은 새로운 정체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To enter a profession is to take on a new identity."

 

초기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PIF) 연구는 이 과정을 롤모델과 멘토,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직업의 규범과 가치를 차근차근 내면화하는 선형적 과정으로 설명했어요. 그런데 최근 연구들은 이 과정이 훨씬 복잡하고, 특히 의료계 과소대표 집단(under-represented groups in medicine)에게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줬죠.

 

의학 문화에는 "좋은 의사"에 대한 해로운 메시지도 섞여 있어요. 완벽주의(perfectionism), 위계(hierarchy), 위협(intimidation), 불확실성 회피(avoidance of uncertainty), 그리고 "의학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메시지 같은 것들이요. 이런 메시지는 공식, 비공식 교육과정과 숨은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을 통해 전달되고요.

이러한 연구들을 종합하면, 전문직 정체성 형성은 상충하는 규범으로 가득한 위태로운 여정일 수 있다.

"Taking this body of research into account,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can be a perilous journey fraught with conflicting norms."

 

그러면 이 규범들은 어디서 오고, 어떻게 이렇게 큰 힘을 갖게 됐을까요? 🤔 연구진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데올로기(ideology) 라는 개념을 꺼내 들어요.

 

이 논문은 같은 연구팀의 Sawatsky 등(2024,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논문의 "전편"에 해당해요. 같은 연구팀이 같은 자료로, 이번 논문에서는 정체성 갈등이 "왜" 생기는지를, 2024년 논문에서는 전공의가 그 갈등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를 다뤘어요.


📚 배경: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와 "호명"

1.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

연구진은 정체성을 제도와 문화 속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봐요. 상징적 상호작용론에서 전문직 사회화는 "우리가 속한 집단의 사고방식, 행동방식, 감정방식을 배우고 그것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이에요. 그리고 이 과정은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역동적이고 양방향적인 과정이죠.

2. 알튀세르(Althusser)의 이데올로기

프랑스 철학자 알튀세르는 이데올로기를 개인이나 사회 집단의 정신을 지배하는 관념과 표상의 체계(system of ideas and representations)라고 정의했어요. 그가 말하는 이데올로기의 특징은 네 가지예요.

  1. 역사가 없다(has no history): 그 기원을 딱 짚어내기 어렵다.
  2. 관계의 표상이다: 개인과 그가 살아가는 현실 사이의 관계를 표상한다.
  3. 장치 속에 존재한다: 학교나 종교 기관 같은 장치(apparatus) 안에 존재하고, 관행과 의례(practices or rituals)를 통해 드러난다.
  4. 개인을 호명한다: 개인을 "부르거나(hail)" "호명해서(interpellate)" 이데올로기의 주체로 만들고, 특정한 존재 방식과 행동 방식으로 불러들인다.

연구진은 이걸 의학에 적용해요.

따라서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정의를 의학에 적용하면, 이데올로기는 의학과 의학교육의 관행과 담론을 이끄는, 의학과 의학교육의 구조와 과정 뒤에 있는, 흔히 명시적으로 진술되지 않는 관념의 체계로 볼 수 있다.

"Therefore, applying Althusser's definition of ideology to medicine, ideology can be seen as the system of ideas, often not explicitly stated, behind the structures and processes of medicine and medical education that drive the practices and discourses of medicine and medical education."

 

이 이데올로기는 의학교육의 사회화 힘을 통해 스스로를 재생산하고, 수련생은 그걸 흡수해서 전문직 정체성으로 내면화해요.

이데올로기는 학습자 각자의 고유한 개인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제약하며, 그들의 행위주체성과 주변 사람들과의 (불)일치감에 영향을 미친다.

"Ideology constrains learners' unique personal and professional identities in idiosyncratic ways, impacting their sense of agency and (mis)alignment with others around them."

 

그래서 정체성 형성이 사람마다 다르게 경험된다는 거예요.

어떤 수련생에게는 기존 정체성이 그들이 경험하는 의학의 이데올로기와 잘 맞기 때문에 정체성 형성이 순조로울 수 있다. 다른 수련생에게는 기존 정체성이 그들이 경험하는 의학의 이데올로기와 충돌하기 때문에 정체성 형성이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

"For some trainees, formation may be straightforward because their pre-existing identities are aligned with their experience of the ideology of medicine. For others, formation may be convoluted and difficult because their pre-existing identities conflict with their experience of medicine's ideology."

 

연구 질문은 간단해요. "전공의는 수련 중 정체성 갈등(identity struggle)을 어떻게 경험하는가?(How do residents experience identity struggle during residency training?)"


🔍 연구는 이렇게 진행됐어요

  • 설계: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에 구성주의 근거이론(constructivist grounded theory)의 원리를 방법론적으로 차용(methodological borrowing). 상징적 상호작용론 관점.
  • 참여자: 최대 변이 표집(maximum variation sampling)으로 모집한 미국 3개 기관(Mayo Clinic 7명, University of Washington 3명, Duke 2명)의 전공의 12명. 내과 7명, 응급의학과 3명, 가정의학과 2명이고, 여성 10명, 남성 2명이에요.
  • 자료 수집: 1시간 30분짜리 시각적 유도 면담(visual-elicitation interview). 🎨 먼저 리치 픽처(rich picture)를 그리고(최대 30분), 그 그림에 대한 안내된 성찰과 반구조화 면담(최대 60분)을 진행했어요.
  • 분석: 개방 코딩(open coding)과 축 코딩(axial coding), 지속적 비교(constant comparison). 분석 도중 참여자들의 이야기에서 이데올로기의 요소가 보이자, 이후 자료 수집과 분석에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이론을 틀로 쓰기로 했어요.

겉으로는 정체성 갈등이 없어 보이는 "부정 사례(negative cases)" 2명을 의도적으로 모집해서 해석을 다듬었다는 점, 그리고 연구진의 성찰성(reflexivity) 서술도 눈여겨볼 만해요. 연구진은 자신들의 해석이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요.

우리의 연구 설계는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대한 단 하나의 '참된' 설명을 도출하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공명하기를 바라는, 이론에 기반한 하나의 해석을 제시한다.

"Our research design does not support the development of a single 'true' explanation of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instead, we offer one theory-informed interpretation that we hope resonates with others' experiences."


💬 결과: 이데올로기가 정체성 갈등을 만드는 세 가지 방식

연구진은 이데올로기가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에 기여하는 방식을 세 가지 주제로 정리했어요. 그리고 이 세 가지는 한 사람의 이야기 안에서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요.

주제 1. 업무의 강도와 완벽주의 요구(intensity of work and demand for perfectionism)

모든 참여자가 레지던트 업무의 요구, 앞으로 의사로서 마주할 기대,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한계 사이에서 경쟁하는 힘을 이야기했어요.

말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하고,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못 가요. 사람을 돌봐야 하는데, 동시에 내가 사람이라는 사실은 부정해야 하죠.

"you work ridiculous hours, you don't get to eat, you don't get to use the bathroom. You are supposed to take care of humans, but at the same time reject the fact that you are a human" (4)

 

한 전공의는 스스로를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smart, competent person)"이라고 여겼는데,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건 불가능하다(impossible to successfully do this job)"는 느낌 때문에 그 정체성이 흔들렸다고 해요.

이 일은 인간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워요. 근무할 때마다 적어도 한 번은 '나는 이걸 못 하는 건 물론이고, 앞으로도 이걸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The job is unimaginably harder than I ever thought was humanly possible. At least once a shift, I'm like, 'Not only can I not do this, but I'm not sure if I'm ever going to be able to successfully do this'." (5)

 

그리고 이 강도 높은 업무 속에는 완벽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어요.

레지던트로서, 의사로서 일반적인 기대는 실수하지 않는 거예요. 배우고,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고, 다시는 실수하지 않는 거죠. 현실적인 기대는 아니지만, 의학교육 시스템이, 그리고 의료 시스템 전반이 우리에게 지운 기대예요.

"that is generally the expectation as a resident, as a doctor, is that you don't mess up. You learn it, you do it perfectly the first time, and you never mess up again. It's not a realistic expectation, but it's one that the medical education system, that the healthcare system in general, has placed on us." (2)

 

이렇게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 맥락에서, 기대되는 전문직 정체성은 도달할 수 없는 것이었어요. "충분히 좋은 건 없어요(There's no such thing as good enough)"(9)라는 말처럼요. 업무 강도와 탁월함에 대한 기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자기 실력에 자신 있던 참여자조차 이렇게 말했어요.

계속 더 잘해야 한다고 느끼고, 다른 대안은 없어요. 그 압박이 가끔은 정말 강해요.

"you feel like you have to just keep doing better, and there is no other alternative. That pressure can be intense sometimes" (6)

 

이런 환경은 결국 자기 웰빙까지 갉아먹었어요.

직장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집에 와서는 그냥 먹고 쉬는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몇 달씩 바닥난 상태로 버티는 때가 분명히 있어요.

"I'm often expending all my energy at work, then coming home and trying my best to just eat and rest… there are definitely months at a time where I'm running on empty" (12)

 

그러다 보니 이데올로기가 빚어내고 있는 자기 정체성의 다른 측면들과 씨름할 에너지나 여유가 거의 남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갈등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죠. 한 전공의는 이렇게 말해요.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저를 포함해서, 하루가 끝날 무렵이면 우리가 아직 배우는 중이라는 걸 잊어버렸어요(Many of us, including myself, forgot at the end of the day that we're still learning)"(11).

주제 2. 기존 개인 정체성과 긴장하는 전문직 정체성(developing a professional identity in tension with pre-existing personal identities)

많은 참여자가 의사 "그 이상"이고 싶다고 했어요. 직업 밖에서도 풍부한 정체성을 갖고 싶다는 거죠. 그런데 의학의 맥락은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어요. 성별, 인종과 민족, 종교 같은 핵심 개인 정체성과 의사가 된다는 것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메시지 사이에 불협화음(dissonance)이 생겼고, 이는 소속감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졌어요.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우리가 여기 있을 자리가 있나?'라고 물어요. 특히 유색인종 동료들, 여성들, 의학이라는 제도가 애초에 그들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도 어떻게든 들어온 사람들이요.

"We are constantly asking ourselves 'Do we have a place here?', especially colleagues [who are] people of colour, women, people who the institution of medicine was not initially created for, who found their way in." (12)

 

👩‍⚕️ 여성, 엄마, 의사라는 세 정체성 사이에서 계속 갈등하던 한 전공의는, 선배 여성 멘토들에게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타협을 권하는 조언을 듣고 더 낙담했어요.

[제가 듣는 메시지는] 이게 엄마이자 의사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거예요. 이보다 나아질 수는 없고, 더 많은 걸 원해서도 안 된다는 거죠.

"this is what we get to do as mothers and physicians. You don't get better than this, and you don't get to want more." (4)

 

종교가 개인 정체성의 중심인 전공의들은 그것이 전문직 정체성의 중심이기도 하다고 했어요. "저의 정체성은 의사이면서 치유자예요. 제 종교와 문화는 저의 큰 부분이에요(My identity is both a physician and a healer. My religion and culture are a big part of me)"(1). 하지만 정작 진료 현장에서 그 신앙을 통합할 수는 없다고 느꼈죠.

신앙대로 살 기회가 거의 없어요… 일이 먼저고 나머지는 다 그다음이에요.

"you hardly have the opportunity to live out your faith … Work comes first and everything else is secondary" (9)

 

전공의들은 의사로서 성공하려면 개인 정체성을 희생하고 전문직 정체성 아래에 두어야 한다고 인식했어요. 개인 정체성을 칸막이처럼 분리하는 것(compartmentalisation)이 수련을 잘 마치는 데 필수라고 봤고요.

개인적인 많은 것들은 집에 두고 오거나, 적어도 일할 때는 꺼 둬야 해요… 그래야 하는 일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요.

"a lot of personal things we have to leave at home or at least silence when we are at work … so that it doesn't impact what you do" (3)

 

한 전공의는 "저는 저 자신을 두 사람으로 훈련시키고 있었어요(I was training myself to be two different people)"(2)라고 했어요. 그녀는 "의사가 된다는 건 내 개성을 질식시키는 걸 의미할 수도 있다(being a doctor could mean suffocating my personality)"는 걸 알면서도, "꼭 이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I don't think this is how it needs to be)"고 말했죠.

 

"오이처럼 침착한(cool as a cucumber)" 의사라는 틀에 맞추려 했던 한 참여자의 고백은 특히 마음을 아프게 해요. 😢

하루를 버티려면 모든 걸 억누르게 될 거라는 걸 알았어요… 더 이상 시를 쓸 수가 없어요… 제 뇌가 바뀐 것 같아요… 감정을 억눌러요… 저한테는 아무것도 없어요… 저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I knew that I was going to be repressing everything in an effort to get through the day … I can't write poems anymore … I feel like my brain has changed … I repress my emotions … I have nothing … What is happening to me?" (5)

주제 3. 상상했던 전문직 정체성과 의료 현실의 불일치(the imagined professional identity is not aligned with the reality of practising medicine)

참여자들은 저마다 특정한 이유나 목표를 갖고 의학을 선택했는데, 수련을 거치며 그 목표를 이룰 수 없다고 느꼈어요.

공중보건 관점을 진료에 가져오고 싶어 응급의학과를 택한 한 전공의는 "응급의학과의 카우보이 정신(the cowboy mentality of Emergency Medicine)"을 마주하고 갈등했어요. 그는 이 문화가 "흥분을 위한 흥분(excitement for excitement)"을 부추기고, 진료가 갖는 더 큰 사회적 함의에 무관심하게 만든다고 느꼈죠.

 

전공의의 이상이 의학이 표방하는 가치와 일치할 때조차, 시스템은 그 가치를 실천하지 못하게 막았어요.

시간과 효율 때문에, 진짜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시간이 없어요.

"for the sake of time and efficiency, you don't really have time to establish a real human connection" (3)

또 다른 전공의는 환자에게 옳은 일을 하는 게 목표인데, 속도와 효율까지 챙기다 보면 그게 "거의 불가능하다(damn near impossible)"고 했어요(10).

시스템이 저를 강물 속으로,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게 밀어내고 있어요. 손이 묶인 것 같아요.

"pushing me into the river and away from people. I feel like my hands, they're tied" (8)

 

모든 사람을 돕고 싶어 의사가 됐는데, 정작 일부만 돕도록 설계된 시스템의 대리인(agents of systems designed to only help some)이 돼버렸다는 갈등도 있었어요. 노숙인, 병원이나 응급실을 자주 찾는 환자, 보험이 충분치 않은 환자처럼 시스템에서 불리한 환자들을 보면서요.

저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의학을 택했는데, 이 모든 상황에서 사람들을 돕지 못했다는 느낌으로 돌아섰어요.

"I got into medicine to help people, and in all these situations, I walked away feeling like I did not help people" (7)

기계 속 톱니바퀴가 된 것 같고, 제가 생각하는 환자 진료의 가치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A lot of times I feel like a cog in the machine [who is] not living out my values of patient care" (12)

 

결국 이는 만들어 가던 전문직 정체성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환멸로 이어지기도 했어요. "우리가 왜 이 모든 걸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말 큰 의문이 있어요(I have really big questions about why we're doing any of this)"(5).


💡 논의: 연구진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

① 의학의 이데올로기는 학습자를 서로 경쟁하는 방향으로 부른다

의학의 이데올로기에 훌륭한 측면이 없다는 게 아니에요. 연구진이 주목한 건 그 이데올로기가 학습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들이 서로 부딪친다는 점이에요.

의학의 이데올로기에는 칭찬할 만한 측면(예: 환자 진료, 선행, 공감, 책임)이 많을 수 있지만, 이 연구에서 우리는 의학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학습자를 서로 경쟁하는, 때로는 모순되는 방향으로 부르는지를 밝혀내기 시작한다.

"While there may be many laudable aspects to medicine's ideology (e.g. patient care, beneficence, empathy, responsibility), in this study, we begin to uncover how the ideology of medicine calls learners into competing, sometimes even contradictory, directions."

 

이데올로기는 개인 경험의 표면 아래에서 작동하고 사람마다 다르게 경험되기 때문에 정체를 짚어내기 어려워요. 응급의학과의 "카우보이" 문화처럼 전문과나 기관마다 다르게 드러나기도 하고요.

따라서 이데올로기는 서로 다른 진료과, 기관, 전문과, 사회처럼 고유한 맥락 안에서 다르게 경험되고 표현될 수 있다.

"Therefore, ideology may be experienced and expressed differently within unique contexts, like different departments, institutions, specialties or societies."

교육자로서 우리의 과제는 이데올로기가 어디에나 스며 있고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해하고, 정체성 갈등을 일으키고 있을 수 있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적 측면을 찾아내는 것이다.

"Our challenge as educators is to understand that ideology is pervasive and informs identity formation and to identify the problematic aspects of ideology that may be driving identity struggle."

우리는 이데올로기의 이러한 측면 중 상당수가 전문직과 사회 수준에서 형성되고 영향을 미치며, 시스템에 의미 있는 변화를 보려면 그 수준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We posit that many of those aspects of ideology are developed and influential at the level of profession and society and need to be addressed at these levels to see meaningful change in the system."

② 세 가지 갈등은 새롭지 않지만, 그 뿌리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업무 강도와 완벽주의, 개인 정체성과의 충돌,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문헌에서 처음 나온 이야기는 아니라고 인정해요. 이 연구의 기여는 그 뒤에 있는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드러낸 데 있다는 거죠. 특히 두 번째 주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정리해요.

우리 연구의 참여자들은 의사로서의 전문직 정체성이 다른 모든 정체성을 지배하고 종속시켜야 한다는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했다고 말했다.

"Participants in our study described internalisation of a dominant ideology that one's professional identity as physician should dominate and subjugate all other identities."

 

이런 "자기 상실(loss of self)"은 기존 정체성이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더 많이 어긋나는 소수자 집단과 여성에게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해요. 또 수치심(shame) 연구들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어요. 의대 입학 전 학생들조차 "이데올로기적 행위자(ideological agents)"들로부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받고, 그 이상에 못 미칠 때 수치심을 느끼면서 개인 정체성의 일부를 버리고 동화하라는 압박을 받는다는 거예요.

③ 개인에게만 맡기면 그 무게에 짓눌린다 

PIF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 검토(Mount et al., 2022)를 보면,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개인 중심의 정체성 형성 이론에 기반하고 있어요. 연구진은 이렇게 경고해요.

의학교육이 이러한 갈등을 다루는 책임을 계속해서 개별 학습자의 어깨 위에만 지운다면, 학습자들을 이 갈등의 무게 아래 짓눌러 버릴 위험이 있다.

"If medical education continues to place the onus of dealing with these struggles squarely on the backs of individual learners, it risks crushing them under the weight of this struggle."

 

그래서 연구진은 세 가지 수준의 제안을 내놓아요. 🛠️

 

첫째, 이데올로기를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성찰하기. 우리를 의학 수련생과 전문가로 불러낸 이데올로기의 힘을 알아차리고, 건강한 정체성 형성을 방해하거나 사람들을 주변화하는 요소를 개혁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데올로기는 우리 공동체가 구성하고 유지해 왔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그것을 바꿀 힘이 있다.

"Ideology has been constructed and maintained by our community; accordingly, we have the power to change it."

둘째, 학습자와 교육자 모두 준비시키기.

둘째, 이데올로기 개혁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결코 완전히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학습자가 이데올로기를 인식하고 그것이 유발할 수 있는 정체성 갈등에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Second, ideological reform will take time and will never be fully realised. We must equip learners to recognise ideology and proactively engage with the identity struggle it may induce."

 

교육자도 이데올로기가 자기 정체성 발달에 미친 영향을 알아야, 자신이 그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퍼뜨리고 있는지 살피고 학습자를 도울 수 있어요.

교육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이 어렵지만 중요한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 시간, 심리적 안전이 주어져야 한다.

"Space, time and psychological safety must be afforded to educators and learners alike to engage with this challenging but critical work."

셋째, 기관의 역할.

실제로 이데올로기의 형성과 유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은 기관 그 자체다.

"Indeed, it is the institutions themselves who are most responsible for its development and maintenance."

따라서 기관이야말로 그 해로운 요소를 해체하기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파격적이고 대담한 리더십과 함께, 이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들, 즉 의학에서 과소대표되고 역사적으로 주변화되어 온 사람들을 기관의 리더십 역할로 끌어올리는 일이 필요하다.

"Thus, institutions are best equipped to begin dismantling its damaging elements. This will require disruptive and bold leadership, as well as the elevation of individuals into institutional leadership roles who have been most impacted by this ideology, namely, those who have been under-represented and historically marginalised in medicine."


⚠️ 연구의 한계

  • 미국 맥락의 연구라서, 예컨대 유럽처럼 근무 시간이 다른 환경에서는 이데올로기도, 그것에 대응할 여력도 다를 수 있어요.
  • 겉으로 갈등이 없어 보이는 전공의도 표집했지만 그들에게서도 이데올로기와 정체성 갈등의 측면이 드러났어요. 정체성 갈등은 흔히 내면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 알튀세르의 이론은 이데올로기를 하나의 거대한 틀로 보는 관점이라서, 푸코(Foucault)처럼 담론을 더 세밀하게 보는 이론을 쓰면 다른 측면이 보일 수 있어요.
  • 정체성 갈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의학 이데올로기의 "덜 고귀한" 측면에 집중했다는 점도 연구진은 인정해요.
  • COVID-19 팬데믹 기간에 수행된 연구예요.

그리고 연구진은 한계 부분에서 다음 연구 과제를 이렇게 남겨요.

이 연구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정체성 갈등을 만들어내는지를 규명했지만, 전공의들이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탐색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While this work characterises how ideology creates identity struggle, more research is required to explore how residents navigate these struggles."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후속편인 Sawatsky 등(2024)의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 연구예요. ⛵


📝 결론

우리가 의학의 이데올로기를 검토해 나가면서, 학습자, 교육자, 기관은 그 해로운 요소를 해체하고 재건함으로써 의학 학습자의 정체성 발달을 지원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As we examine the ideology of medicine, learners, educators and institutions can play a meaningful role in supporting identity development in medical learners through dismantling and rebuilding its damaging elements."


✍️ 마치며: 우리 맥락에서 생각해볼 질문들

이 논문을 읽으면서 "우리 수련 문화는 전공의를 어떤 목소리로 부르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남았어요.

  • "환자가 먼저고 나머지는 다 그다음"이라는 메시지는 우리 병원에서 어떤 관행과 의례를 통해 전달되고 있을까요?
  • 우리 전공의들도 개인 정체성을 "집에 두고 오는" 것을 좋은 의사가 되는 조건으로 배우고 있지는 않을까요?
  • 교육자로서 나는 내가 수련받으며 내면화한 이데올로기를 무의식중에 다음 세대에 그대로 전달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 이데올로기의 해로운 요소를 바꾸는 일을 개인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맡기지 않고, 기관 차원에서 다루려면 무엇부터 할 수 있을까요?

이데올로기는 "역사가 없어서" 어디서 왔는지 짚기 어렵지만, 연구진의 말처럼 우리 공동체가 만들고 유지해 온 것이라면 우리가 바꿀 수도 있겠죠. PIF를 고민하는 교육자라면 2024년 후속 논문과 함께 묶어서 읽어보길 권하고 싶어요. 😊


전문직 정체성 갈등과 이데올로기: 전공의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Professional identity struggle and ideology: A qualitative study of residents' experiences)

1 | 서론 (INTRODUCTION) 

전문직에 진입한다는 것은 새로운 정체성(identity)을 갖게 된다는 의미이다.1 우리의 정체성은 개인으로서, 그리고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자신과 세계 속 자신의 위치를 규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2 정체성 연구(identity research)는 폭넓은 패러다임(paradigms)과 이론을 활용하지만, 의학교육 문헌에서 지배적인 한 관점은 정체성을 제도와 문화라는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적 관계(interactional relationships)를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이해한다.2–4 이러한 관점에서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은 개인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규범(socially constructed norms)을 전문직 정체성에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는 사회화 과정(socialisation process)을 수반한다. 이 관점에 속하는 하나의 이론적 시각인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은 이러한 전문직 사회화(professional socialisation) 과정을 ‘우리가 속한 집단의 사고하고, 행동하고, 느끼는 방식을 배우[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는] 것’으로 설명한다.5 개인의 정체성은 사람, 사회집단, 관념, 사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며, 이는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환경을 해석하는 것이 특징인 역동적이고 지속적인 양방향 과정이다.5 상징적 상호작용론을 활용하여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개념화함으로써, 개인이 새로운 전문직 정체성을 갖게 되고 자신이 지닌 다른 정체성과의 관계 속에서 이 정체성을 이해할 때 직면하는 어려움을 탐구할 수 있었다.6 우리는 상징적 상호작용론을 활용하여, 전공의가 수련 중 새로운 전문직 정체성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 경험을 탐구한다.

 

의학교육에서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다룬 초기 문헌은 이를 역할모델(role models), 멘토(mentors), 경험에 대한 성찰(reflection)의 안내를 받아 전문직의 규범과 가치(norms and values)를 내면화하는 선형적 과정(linear process)으로 설명하였다.7 보다 최근의 연구는 이 과정이 복잡하게 얽힐 수 있으며, 개인이 자신에게 내면화하도록 기대되는 전문직 이상(professional ideals)을 재구성(reframing)하는 일이 흔히 포함된다는 점을 보여준다.7 또한, 의학에서 과소대표되는 집단(under-represented groups)에 속한 개인의 전문직화(professionalisation)를 살펴본 연구들은 전문직 정체성 형성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으며, 심지어 트라우마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8–11 이는 전통적인 다수집단(traditional majority groups)이 발전시킨 전문직 규범이 더 폭넓고 다양한 사람들의 사회화에 문제를 초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의학 학습자는 의료 전문직에 대한 제도적 규범(institutional norms)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규범은 암묵적 또는 명시적 기대(implicit or explicit expectations)를 전달함으로써, 의학교육의 다양성(diversity)을 높이려는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개인에게 미리 정해진 기준에 순응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12 이러한 규범에는 의사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관한 해로운 메시지, 예를 들어 완벽주의(perfectionism), 위계(hierarchy), 위협(intimidation), 불확실성 회피(avoidance of uncertainty), 다른 모든 것보다 의학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담길 수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의학 문화에 내재되어 학습자에게 전달된다.13,14 메시지는 공식 교육과정(formal curriculum), 비공식 교육과정(informal curriculum),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 등 수많은 방식으로 전달되며, 이 중 잠재적 교육과정은 사회화를 이끄는 강력한 힘으로서 전문직 정체성 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15 이러한 연구들을 고려하면, 전문직 정체성 형성은 상충하는 규범으로 가득한 위험한 여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규범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러한 규범은 어떻게 개인과 전문직에 그토록 강력한 힘을 행사하는가?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의학교육에서 이데올로기(ideology)의 역할을 성찰한다. 알튀세르(Althusser)는 이데올로기를 개인이나 사회집단의 정신을 지배하는 관념과 표상의 체계(system of ideas and representations)로 정의하였다.16 그는 이데올로기가

 

  • (i) 역사를 갖지 않으며, 이는 그 기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고,
  • (ii) 개인과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lived reality) 사이의 관계를 표상하며,
  • (iii) 장치(apparatus), 예를 들어 학교나 종교기관 속에 존재하고 실천(practices)이나 의례(rituals)를 통해 발현되며,
  • (iv) 개인에게 작용하여 그들을 이데올로기에 종속된 주체(subjects)로 ‘불러 세우거나(hail)’ ‘호명(interpellate)’하고, 즉 그들을 존재하게 하거나 정체성을 부여하며, 세계 속에서 특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행동하도록 부른다고 주장한다.16

 

따라서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정의를 의학에 적용하면, 이데올로기는 의학과 의학교육의 실천 및 담론(discourses)을 추동하는 구조와 과정의 배후에 있는, 흔히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관념의 체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의학교육에서 학습자를 사회화시키는 힘(socialising forces)을 통해 자신을 재생산(reproduction)한다. 각 의학 수련생은 의학의 이데올로기를 배우고 흡수하며 이를 전문직 정체성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에서 그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된다. 이데올로기는 학습자의 고유한 개인적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을 각 개인에게 특유한 방식으로 제약하며, 이들의 행위주체성에 대한 감각(sense of agency)과 주변 사람들과의 정합성 또는 부정합성((mis)alignment)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전문직 정체성의 발달을 포함하는 의사 교육은 의료 전문직의 지배적 이데올로기(dominant ideology)에 영향을 받는다(정의는 Box S1 참조).

 

Identity: Characteristics of self (biologic characteristics, psychological dispositions, and/or socio-demographic positions) that are interpreted and infused with personal and social meaning. These meanings are applied to individuals and groups to answer the question “Who are you?”3
 
Ideology: The system of ideas and representations that dominates the minds of individuals or social groups and calls individuals into certain ways of being and acting in the world.16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An adaptive, developmental process that happens simultaneously at two levels: (1) at the level of the individual, which involves the psychological development of the person and (2) at the collective level, which involves a socialization of the person into appropriate roles and forms of participation in the community’s work.4
 
Socialisation: The process of learning how our society, specific communities, and groups function so that we can be a part of them. Through socialisation we learn the taken-for-granted norms and values of our groups along with the requisite skills, views, and actions to conduct ourselves as bona fide members.5

Box. Key Definitions

 

우리는 수련생이 의료 전문직에 진입하여 그 복잡하고 다면적인 이데올로기를 배우게 될 때, 그들이 경험하는 전문직 정체성 형성 과정은 각자 고유하다고 주장한다.

 

  • 일부 수련생에게는 기존의 정체성이 자신이 경험하는 의학의 이데올로기와 일치하므로 정체성 형성이 순조로울 수 있다.
  • 다른 수련생에게는 기존의 정체성이 의학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충돌하므로 정체성 형성이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6

 

우리는 개인이 의학교육 중 전문직의 이데올로기를 접하면서 배우고 받아들이는 사회화 메시지(socialisation messages)에 다양한 실천과 담론이 포함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이데올로기가 개별 학습자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고자 하였다. 우리의 포괄적인 연구질문은 ‘전공의는 수련 중 정체성 갈등을 어떻게 경험하는가?’였다. 이 연구에서는 전공의가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을 어떻게 구성하며, 이를 기존의 다른 개인적 정체성과 어떻게 조화시키려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의료 실천의 이데올로기 안에 내재된 상충하는 메시지와 어떻게 씨름하는지 살펴본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화를 유도하는 이데올로기적 메시지(socialising ideological messages)의 특성을 규명하고, 이 메시지가 전공의 수련 중 정체성 갈등 경험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탐구하고자 하였다. 전문직 정체성 형성의 이데올로기적 뿌리를 더 잘 이해함으로써, 수련생이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갈 때 더 잘 지원할 수 있고, 의학 공동체(community of medicine)가 의료 이데올로기의 문제적 측면을 다룰 수 있는 기회를 부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 | 방법 (METHODS) 

미국의 세 학술기관에서 세 전문과목에 속한 전공의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 경험에 대한 질적 탐구(qualitative exploration)를 수행하였다.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17을 사용하였으며, 방법론적 차용(methodological borrowing)18을 통해 구성주의 근거이론(constructivist grounded theory)19의 원리를 활용하였다. 사회화에 관한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을 틀로 삼아, 정체성 발달에 대해 구성주의적 입장(constructivist stance)을 취하였다.5,19 이러한 관점에서 참여자가 설명한 전문직 정체성 형성의 여정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개념화(conceptualisation of ideology)16는 참여자들이 이야기한 메시지, 그리고 전공의를 의사로 존재하도록 호명하는 메시지를 식별하고 개념적 틀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20

2.1 | 연구 환경과 참여자 (Setting and participants)

다양한 전공의 경험에 걸쳐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포착하고 기술하기 위해 최대변이 표집(maximum variation sampling)21을 사용하였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전문과목과 지리적 위치에서 참여자를 모집하고자 하였다. 내과(internal medicine, n = 7), 응급의학과(emergency medicine, n = 3), 가정의학과(family medicine, n = 2)의 전공의, 그리고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n = 7),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n = 3),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n = 2)의 전공의를 연구에 참여하도록 초청하였다. 여성 전공의 10명과 남성 전공의 2명이 포함되었다. 참여자들은 인종(race), 민족적 배경(ethnicity), 종교를 비롯한 개인적 특성이 다양하였다. 수집한 그림과 이야기에는 개인적인 내용과 신원을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었으며, 여러 참여자는 각자의 수련 프로그램 안에서 신원이 식별될 가능성이 있는 소수자화된 집단(minoritised groups)에 속해 있었다. 이에 참여자의 익명성(anonymity)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인구통계학적 정보(demographic information)는 제공하지 않는다. 자료 수집과 분석 중에는 해석을 정교화하기 위해 두 명의 ‘부정 사례(negative cases)’, 즉 겉으로 보기에 수련 중 정체성 갈등의 징후가 없어 보이는 참여자를 의도적으로 모집하였다.19

2.2 | 자료 수집 (Data collection)

참여자는 리치 픽처(rich picture) 그리기(최대 30분)와 연구팀 구성원(FH)과의 일대일 면담(최대 60분)이라는 두 활동으로 구성된 1.5시간의 시각자료 유도 면담(visual-elicitation interview)에 참여하였다. 시각적 방법(visual methods)은 참여자가 어떤 상황을 더 세부적으로 생각하도록 돕고, 면담자가 사람들의 경험을 더 깊이 탐색할 수 있게 해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리치 픽처는 전통적인 질적 면담(qualitative interviews)을 보강하는 데 유용하다.22–24 이 연구에서는 전공의의 전문직 정체성 갈등의 복잡성을 탐구하기 위해 리치 픽처 면담(rich picture interviews)을 사용하였다. 그 갈등의 여러 요소뿐 아니라 참여자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도 포착하고자 하였다(그림 1 참조). 면담은 면담자(FH)가 참여자에게 ‘전공의 수련 중 겪었던 특히 어려운 경험 가운데, 자신이 직면한 특정한 정체성 갈등을 나타내는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되었다(리치 픽처 작성 지시문의 전체 내용은 Data S3 참조).

 

리치 픽처를 완성한 후 참여자는 반구조화 면담(semi-structured interview)에 참여하였다. 먼저 면담자는 참여자와 함께 리치 픽처에 대한 안내된 성찰(guided reflection)을 진행하였다. 이어서 근거에 기반한 문헌(evidence-based literature),5 사회화에 관한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4 연구팀의 의견을 바탕으로 반구조화 면담을 진행하였다(면담 지침은 Data S2 참조). 자료 수집과 분석은 지속적 비교 접근법(constant comparison approach)18을 활용하여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에 따라 연구가 진행되면서 면담 지침도 정교화되었다. 참여자의 서사(narratives)에서 발전 중인 통찰에 도전하는 사례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를 통해 참여자의 정체성 갈등에 관한 이론적 이해에 개념적 깊이(conceptual depth)를 부여할 만큼 충분한 자료를 확보할 때까지 참여자를 계속 초청할 수 있었다.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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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자료 처리와 분석 (Data processing and analysis)

면담은 녹음한 후 축어적으로 전사(verbatim transcription)하여 질적 연구 소프트웨어(NVivo, QSR International Pty Ltd, 미국 매사추세츠주 벌링턴)에 업로드하였다. 리치 픽처는 유도 방법(elicitation method)으로만 사용하였으므로, 자료 분석은 면담 전사자료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각 면담은 연구책임자(AS)와 연구팀의 일부 구성원이 검토하였다. 즉, 각 연구팀 구성원은 전체 자료집합(data set)의 일부를 읽었으며, 모든 구성원이 최소 10건의 연구 면담 전사자료를 읽었다. 연구팀은 면담을 한두 건 진행할 때마다 만나 코딩(coding)과 이론 개발(theory development)을 논의하였다. 초기에는 개방 코딩(open coding)19 과정을 통해 면담을 코딩하였다. 첫 네 건의 면담과 전체 연구팀의 논의 후, 두 팀 구성원(AS, CM)이 코드를 검토하고 코드북(code book)을 개발하였다. 이후 전사자료에 대해서는 두 팀 구성원(CM, AS)이 다른 팀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마련된 코드북을 사용하여 개방 코딩과 축 코딩(axial coding)을 모두 적용하였다. 코드북은 이 과정 내내 정교화되었다. 코딩 과정 중과 각 팀 논의 후, 연구책임자는 분석적 통찰과 관념들 사이의 가능한 관계를 기록하기 위해 분석 메모(analytic memos)를 작성하였다.

 

코딩이 진행되면서 특정 코드에 묶인 인용문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작성하고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여러 전사자료에 걸쳐 코딩된 자료를 분석하고,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연구질문에 답하는 패턴을 부각하는 주제(themes)를 식별할 수 있었다. 자료 분석 중 참여자의 면담에서 이데올로기의 구성요소를 확인하였으며, 이후 자료 수집과 분석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이론(theory of ideology)16을 활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정기적으로 만나 전공의 수련 중 정체성 갈등 경험에서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설명할 이론적 틀(theoretical framework)을 개발하였다. 지속적 비교 방법(constant comparison method)에 따라, 발전 중인 틀을 새롭게 수집되는 자료 및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관한 기존 이론적 틀과 계속 비교하였다.

2.4 | 성찰성 (Reflexivity)

연구팀은 연구 전 과정에서 개인적 성찰성(personal reflexivity)과 방법론적 성찰성(methodological reflexivity)을 실천하였다. 개인적 성찰성과 관련하여, 우리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과 동기가 연구 과정과 우리가 발전시킨 통찰을 형성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전문성과 관심사를 가진 의학교육 연구자(medical education researchers)와 임상의학교육자(clinician educators)로 구성되었다. 세 팀 구성원(AS, JI, WB)은 시스젠더(cisgender) 백인 남성 의사로, 졸업후 의학교육(graduate medical education, GME) 단계에서 교육하며 질적 연구에 관한 광범위한 훈련을 받았다. 이 연구자들은 코드, 주제, 관념, 통찰이 자신의 교육 경험과 어떻게 공명하는지 성찰하며, GME 교육자로서의 경험에 기반한 통찰을 제공하였다. 또한 자신의 전문직 여정에 기반하여 의견과 비판을 제시하였다. 한 팀 구성원(CM)은 메이요 클리닉 내과 수련 프로그램의 시스젠더 백인 여성 전공의로, 수련 중인 전공의의 위치에서 자료에 의견을 제시하였다. 세 팀 구성원(FH, SC, LV)은 박사학위 훈련을 받은 연구자로, 의학교육과 질적 연구방법(qualitative research methods)에 관한 폭넓은 연구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이론과 의학교육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 문헌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연구 설계 결정을 이끌고 자료 해석을 제안하였다. FH는 사회학 박사학위를 가진 시스젠더 백인 남성으로, 자신의 사회학적 이해를 의학교육과 의료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에 적용하는 데 경력을 바쳐 왔다. LV와 SC는 모두 시스젠더 여성이며 성인이 된 후 다른 나라로 이주한 경험도 있다. 이들의 이주 경험, 특히 새로운 나라의 사회규범(social norms)에 적응한 경험 역시 분석에 영향을 미쳤다.

  • 그림 1 | 리치 픽처 예시(면담 8) (FIGURE 1 | Rich picture example (Interview 8)). [컬러 그림은 wileyonlinelibrary.com에서 볼 수 있다.]

방법론적으로 연구팀은 구성주의적 지향(constructivist orientation)을 취하였다. 우리는 기존 지식, 예를 들어 전문직 정체성 형성 문헌, 상징적 상호작용론,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이론에 대한 지식이 연구 결정과 자료 해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계속 인식하였다. 우리의 연구 설계는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대한 단 하나의 ‘참된’ 설명을 만들어내는 것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공명하기를 바라는, 이론에 근거한 하나의 해석(theory-informed interpretation)을 제시한다.

3 | 결과 (RESULTS) 

이데올로기가 수련 중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에 기여하는 방식을 반영하는 세 가지 주제를 확인하였다.

  • 첫째는 전공의로 일하며 의사가 되어가는 작업으로, 그 작업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 예를 들어 업무 강도(work intensity)와 수행에 관한 기대, 예를 들어 완벽주의에 대한 요구가 실려 있었다.
  • 둘째는 전문직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과 기존의 개인적 정체성 사이의 긴장이었다. 여기에는 의사로서의 전문직 정체성을 형성한다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목표에 개인적 정체성을 종속(subjugation)시켜야 한다고 인식되는 메시지가 포함되었다.
  • 셋째, 전공의가 상상했던 전문직 정체성은 의료 실천의 현실과 일치하지 않았다. 전공의는 의료 이데올로기가 자신이 의료 실천에 가져온 이상과 충돌하는 사례를 설명하였다.

이데올로기가 발현되는 이러한 세 가지 양상의 요소들은 참여자의 서사에서 흔히 공존하였으며, 그 결과 정체성 갈등은 다면적으로 경험되었다.

3.1 | 업무 강도와 완벽주의에 대한 요구 (Intensity of work and demand for perfectionism)

연구에 참여한 모든 전공의는 전공의 수련의 업무 요구, 향후 진료하는 의사로서 자신에게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대, 인간으로서 느끼는 한계 사이에 존재하는 서로 경쟁하는 힘에 직면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여자에게 일상적인 임상업무(clinical work)의 요구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 한 전공의는 ‘말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일하고, 밥을 먹지도 못하고, 화장실에도 가지 못합니다. 인간을 돌보라고 하면서, 동시에 내가 인간이라는 사실은 부정하라고 하는 거죠’ (4)라고 설명하였다. 시간에 대한 요구와 의료 현장에 끊임없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참여자에게 의사에게 부과되는 의무를 자신이 충족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였으며, 이러한 갈등은 전문직 정체성 형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전공의의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은 ‘이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5)는 느낌에 의해 직접적으로 훼손되었다. 업무의 높은 요구 수준은 앞으로 의사로서 성공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괴로운 질문을 던지게 할 수 있었다.

이 일은 인간적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수준을 넘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더 힘듭니다. 근무 때마다 적어도 한 번은 ‘지금 이것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앞으로 언젠가라도 이것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5)

 

강도 높은 의료업무 속에서 전공의는 높은 수행 수준(high performance)과 완벽함(perfection)을 요구받는다고 인식하였다. 한 전공의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완벽함은] 기대되는 것이고, [그리고] 여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저는 아주 훌륭하고 이해심 많은 팀원과 평가자를 많이 만났지만, 전공의로서, 의사로서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것은 실수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배우고, 처음부터 완벽하게 해내고, 다시는 실수하지 않는 것이죠. 현실적인 기대는 아니지만, 의학교육 체계가, 전반적인 의료체계가 우리에게 부과한 기대입니다. (2)

 

이처럼 실수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인식되는 맥락에서, 참여자가 기대되는 규범으로 설명한 전문직 정체성은 도달할 수 없는 것이었다. ‘충분히 잘했다는 것은 없어요’ (9). 업무 강도와 탁월성(excellence)에 대한 기대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학적 기술에 자신이 있었던 참여자들조차, 의사가 된다는 것은 실패 없이 끊임없이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메시지를 내면화했다고 고백하였다. ‘계속 더 잘해야만 한다고 느끼고, 다른 선택지는 없어요. 그 압박은 때로 매우 강할 수 있습니다’ (6).

 

이러한 환경에서 참여자들은 업무 강도와 완벽함에 대한 기대가 자신의 안녕(wellbeing)을 해칠 정도로 삶 전체를 포괄한다고 설명하였다. ‘직장에서 모든 에너지를 다 쓰는 경우가 많고, 집에 돌아오면 그저 먹고 쉬려고 최선을 다해요… 완전히 소진된 채 버티는 상태가 몇 달씩 이어질 때가 분명히 있어요’ (12). 이러한 환경에서는 의료 이데올로기에 의해 형성되고 있는 정체성의 다른 여러 측면과 씨름할 에너지나 여지가 거의 남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참여자들은 업무 기대를 충족하는 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가 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더 큰 사회적 문제를 고려하고 다루는 일이 그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였다. ‘임상적으로 누군가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겨우 감을 잡는 정도였어요. 이런 더 큰 문제를 생각할 여력은 전혀 없었습니다’ (8). 그러나 정체성 갈등과 씨름할 에너지나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해서 그러한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이것이 전공의 수련이죠. 하루 동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상황을 계속 파악하고 관리해야 하죠. 이제 책임지는 것도 훨씬 많아졌고요. 이런 점이 너무 강하게 강조됐어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하루가 끝날 무렵에는 우리가 여전히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11).

3.2 | 기존의 개인적 정체성과 긴장 관계 속에서 전문직 정체성 형성하기 (Developing a professional identity in tension with pre-existing personal identities)

여러 참여자는 단지 의사이기만 한 것을 넘어서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바람, 즉 전문직 바깥에서도 견고한 정체성(robust identities)을 갖고 싶다는 바람을 표현하였다. 그러나 의료 맥락에서 전달되는 메시지는 그러한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고 느꼈다고 보고하였다. 전공의들은 형성 중인 전문직 정체성과 기존의 개인적 정체성 사이에서 불일치(dissonance)를 경험하였다고 설명하였다. 다시 말해, 전공의들은 의사가 된다는 것에 관해 암묵적으로도 명시적으로도 전달받는 이데올로기적 메시지와, 젠더(gender), 인종/민족적 배경(race/ethnicity), 종교적 신념(religious beliefs), 그 밖의 삶의 측면을 이루는 핵심적인 개인적 정체성에 관한 메시지 사이의 불일치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불일치는 일부 참여자에게 자신이 이 전문직에 속할 자격이나 자리가 있는지 의심하게 하였다.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여기에 우리 자리가 있나?’라고 묻습니다. 특히 유색인종(people of colour), 여성, 애초에 의학이라는 제도가 그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 안으로 들어온 동료들이 그렇죠. (12)

 

한 전공의는 여성, 어머니, 의사라는 자신의 정체성들 사이에 지속적인 불일치가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녀는 이 세 정체성에 모두 충실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의문을 느꼈다.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으로 타협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연장자 여성 멘토들의 실망스러운 명시적 조언은 이러한 어려움을 더욱 심화시켰다.

‘우리는 가족을 우선시할 수 없어’ 또는 ‘우리 삶은 이렇게 생겼으니, 여기에 만족해야 해. 우리가 처한 현실이 이것이니까.’ [제가 듣는 메시지는] 어머니이자 의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라는 거예요. 이보다 더 나아질 수도 없고, 더 많은 것을 원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죠. (4)

 

일부 전공의는 종교적 정체성(religious identity)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의 긴장도 다루었다. 신앙(faith)이 개인적 정체성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들은 신앙이 전문직 정체성의 중심에도 있다고 설명하였다. ‘저의 정체성은 의사이자 치유자(healer)입니다. 제 종교와 문화는 제게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1). 그러나 바로 이 전공의들은 자신의 신앙을 전문적인 의료 실천에 통합할 수 없다고 느꼈다. 예를 들어, 한 참여자는 정기적으로 종교 의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삶에서 실천할 기회가 거의 없어요… 일이 먼저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차적이죠’ (9)라고 탄식하였다. 이러한 정체성의 긴장은 전공의 수련 중 이런 갈등을 터놓고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보고된 상황으로 인해 더욱 격화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환자와의 상호작용에도 이어졌다. ‘주로 개인적인 신앙 배경에서 비롯되는 그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불편해요…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할지 알아내려는 것이 정체성 갈등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9). 전공의들은 이러한 개인적 정체성을 자신이 형성해가는 전문직 정체성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기면서도, 이를 억제하라는 암묵적인 압력을 느꼈다고 보고하였다.

 

전공의들은 의사로서 성공하려면 개인적 정체성을 희생하고 그 정체성을 형성 중인 전문직 정체성에 종속시켜야 한다고 인식하였다. 전공의들은 개인적 정체성을 구획화(compartmentalisation)하는 것이 수련에서 성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우리가 하는 일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많은 개인적인 것들을 집에 두고 오거나, 적어도 일할 때는 잠잠하게 해야 합니다’ (3). 개인적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의 불일치를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한 전공의는 분열된 삶(split existence)을 살게 되었다. ‘저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되도록 자신을 훈련하고 있었어요’ (2). 그녀는 이러한 불일치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성들을 구획화하기로 하였다. ‘의사가 된다는 것은 내 개성(personality)을 질식시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인식하면서도, 그러한 분리의 고통을 느끼고 ‘이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2)라고 믿었다. 극단적인 경우 이러한 분열된 삶은 매우 깊어질 수 있으며, ‘의사로서의 나와 의학 바깥에서의 나 사이에 엄청난 분리’ (4)를 초래할 수 있었다. ‘극도로 침착한(cool as a cucumber)’ 의사라는 틀에 자신을 맞추려는 시도의 대가를 성찰하면서, 한 참여자는 다음과 같이 회상하였다.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모든 것을 억누르게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이제는 시를 쓸 수 없어요… 제 뇌가 달라진 것 같아요… 감정을 억눌러요… 제게 남은 게 없어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5)

3.3 | 상상했던 전문직 정체성은 의료 실천의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The imagined professional identity is not aligned with the reality of practising medicine)

정체성 갈등 속에서 확인한 이데올로기의 세 번째 발현 양상은, 참여자가 의료 경력(medical career)에 대해 품었던 기대와 의학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의료 실천의 현실 사이의 부조화(incongruence)였다. 참여자들은 특정한 이유나 목표를 가지고 의학에 진입했다고 설명하면서, 전공의 수련 경험으로 인해 그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성찰하였다. 예를 들어, 한 전공의는 자신이 해당 전문과목의 토대를 이룬다고 생각한 공중보건 관점(public health perspective)을 진료에 도입하고 싶어 응급의학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그는 ‘응급의학의 카우보이식 사고방식(cowboy mentality)’을 경험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그 안의 무관심(apathy), 흥분 그 자체를 위한 흥분’을 확산시키고, 나아가 ‘의료 실천의 특정 요소와 더 큰 사회적 함의(societal implications)에 대한 무사려함, 사회응급의학(social Emergency Medicine)과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고려의 결여’ (8)를 조장한다고 느꼈다. 자신의 기대와 희망이 실제로 살아가는 현실(lived reality)과 일치하지 않을 때, 이에 따른 환멸(disillusionment)은 전문직 정체성 갈등을 부추겼다.

 

전공의의 이상이 의학이 표방하는 가치(stated values)와 실제로 일치하는 경우에도, 이들은 여전히 체계가 그러한 가치를 실천할 능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느꼈다. 한 전공의는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과 환자와 관계를 맺는 것 사이의 긴장을 이야기하였다. ‘시간과 효율성(efficiency)을 위해서는 진정한 인간적 유대(human connection)를 맺을 시간이 사실상 없어요’ (3). 또 다른 전공의는 ‘제 목표는 전적으로 환자에게 옳은 일을 하는 것인데… 그것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옳은 일을 하는 것이 ‘정말이지 거의 불가능’ (10)해졌다고 말했다. 한 전공의는 의료체계(healthcare system)를 ‘저를 강물 속으로 밀어 넣고 사람들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것’으로 묘사하며, ‘제 손이 묶여 있는 것 같아요’ (8)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체계가 환자를 잘 돌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제약한다고 자주 느꼈으며, 그 결과 자신이 원하는 전문직 정체성을 실천(enactment)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모든 사람을 돕기 위해 의학에 진입했음에도, 참여자들은 일부 사람만을 돕도록 설계된 체계의 대행자(agents)라는 자신의 위치 때문에 흔히 갈등을 겪었다. 전공의들은 체계가 특정 환자, 예를 들어 노숙 상태에 있는 환자(homeless patients), 병원이나 응급실의 ‘잦은 방문자(frequent flyers)’, 충분한 보험 보장이 없는 환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을 성찰하였다. 이는 전문직 정체성의 토대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의학에 들어왔는데, 이런 모든 상황에서 저는 사람들을 돕지 못했다는 느낌을 안고 돌아섰어요’ (7). 환자 돌봄(patient care)을 제공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인식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전공의에게 의료체계 안에서 자신이 비인간화(dehumanisation)되고 가치가 절하(devaluation)되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 ‘환자 돌봄에 관한 제 가치를 삶에서 실천하지 못하는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느껴지는 때가 많아요’ (12). 이는 이들이 형성하려고 노력하는 전문직 정체성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환멸(disenchantment)로 이어질 수 있었다.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말 큰 의문이 들어요’ (5).

4 | 논의 (DISCUSSION) 

이 연구에서는 의학교육의 이데올로기가 전공의가 자신의 형성 중인 전문직 정체성을 헤쳐 나가며 겪는 갈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탐구하였다. 의학에서 성공을 규정하는 이데올로기가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을 추동하는 세 가지 구체적인 방식을 확인하였다. 이는 업무 강도와 관련 기대, 형성 중인 전문직 정체성에 대한 개인적 정체성의 종속, 이상적이거나 기대되는 전문직 정체성과 의료 실천의 현실 사이의 불일치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의학 속 이데올로기의 존재와 성격, 그리고 이 이데올로기가 전공의가 수련 중 헤쳐 나가는 정체성 과정(identity processes)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적 방식을 조명하였다.

 

전문직의 이데올로기는 전문직의 규범을 형성하므로, 학습자가 해당 전문직으로 사회화되는 과정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이데올로기를 명확히 포착하기란 흔히 어렵다. 이데올로기는 개인의 경험의 표면 아래에서 작동하는 경우가 많고, 각 개인이 이를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은 그 개인에게 특유하다. 의학의 이데올로기에는 환자 돌봄(patient care), 선행(beneficence), 공감(empathy), 책임(responsibility)과 같은 칭찬할 만한 측면이 많이 있을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의학의 이데올로기가 학습자를 어떻게 서로 경쟁하는 방향, 때로는 심지어 모순되는 방향으로 호명하는지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러한 이데올로기와 관련하여, 우리는 장소와 전문과목에 따라, 예를 들어 응급의학의 ‘카우보이’ 성격과 같이, 맥락에 묶인 의학 이데올로기의 구현(contextually bound realisation)에 일부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다. 이는 이데올로기를 개인과 자신의 ‘존재 조건(conditions of existence)’ 사이의 관계에 대한 표상으로 설명한 알튀세르의 논의와 일치한다16 (p. 38). 따라서 이데올로기는 서로 다른 부서, 기관, 전문과목, 사회와 같은 고유한 맥락에서 다르게 경험되고 표현될 수 있다. 나아가 알튀세르는 이데올로기가 언제나 기관 내의 실천과 의례 속에 존재한다는 점도 인정한다.16 이데올로기가 서로 다르게 표현되는 이유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기관이 지배적인 의료 이데올로기를 고유한 맥락에서 구현하는 실천과 의례를 만들어낸다는 것일 수 있다. 교육자로서 우리의 과제는 이데올로기가 널리 스며들어 있고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이해하며, 정체성 갈등을 추동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의 문제적 측면을 식별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많은 측면이 전문직과 사회 수준에서 발전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며, 체계의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루려면 이 수준들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확인한 정체성 갈등의 세 범주가 문헌에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연구결과가 이데올로기가 수련생의 형성 중인 전문직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내기를 기대한다.

  • 첫째, 이 연구는 의사의 시간에 부과되는 요구의 증가와 더불어, 의료업무의 양과 강도의 증가가 의사와 수련생 모두에게 얼마나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는지 강조한다.27,28 좋은 의사는 지속 불가능한 양의 업무를 완수하면서도 환자에게 훌륭한 돌봄을 제공해야 하며, 그것도 높은 기준과 세부사항에 대한 주의를 유지하면서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지배적인 메시지는, 궁극적으로 ‘취약한 의사들을 자신과 동료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요구를 하는 강박적이고 좌절한 사람들로 바꾸[는]’ 이데올로기를 반영한다29 (p. 1).
  • 둘째, 이 연구는 기존의 개인적 정체성과 의학 내에서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 사이의 갈등을 더욱 부각한다. 연구 참여자들은 의사로서의 전문직 정체성이 다른 모든 정체성을 지배하고 종속시켜야 한다는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했다고 설명하였다. 의사들은 이러한 전문직적 변환(professional transformation)에서 비롯될 수 있는 ‘자아의 상실(loss of self)’을 설명한다.30 학습자의 기존 정체성이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더 어긋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은 소수자화된 집단9–11,31과 여성32–35에서 증폭될 수 있으며, 이들은 더 큰 트라우마를 동반하는 변환을 경험한다. 우리 연구가 이 집단들의 고유한 경험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결과는 의학에서 소수자화된 집단과 여성이 겪는 정체성 갈등의 고유한 측면에 관한 향후 연구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 셋째, 이 연구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촉발되는 정체성 갈등이 전공의 수련 중 특히 극심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시기에는 전공의에게 ‘의료 전문직이 표방하는 가치와 실제 세계에서 실천되는 의학의 현실 사이의 불일치를 조화시키라’고 요구한다36 (p. 757). 이러한 혼란을 일으키는 긴장(disorienting tensions)에 직면하면서 전공의는 자신이 왜 의학에 진입했는지에 대한 감각을 되찾거나, 이러한 긴장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자신의 이상을 재구성하려고 한다.8,37 그러나 의학의 양립 불가능한 이데올로기(irreconcilable ideology) 앞에서 이러한 노력은 헛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38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이러한 긴장을 외면하는 결과는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 의학 진입 전 학습자(pre-medical learners)의 수치심 경험(shame experiences)에 관한 최근 연구에서는 진학 상담자(pre-medical advisors), 온라인 포럼, 학생/교수와 같은 ‘이데올로기적 매개자(ideological agents)’가 전달하는 이데올로기가, 의학에 진입하고 그 안에서 성공하려면 학생이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무엇을 가치 있게 여겨야 하는지에 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제공하였다.39
  • 의료 이데올로기가 전달하는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학생에게 해로운 수치심 반응(shame reactions)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시에 개인적 정체성의 일부를 버리는 대가를 치르면서 그 이상에 동화(assimilation)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의학 학습자의 수치심에 관한 연구들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즉, 정서적 고통(emotional distress), 고립(isolation), 손상된 소속감(impaired belonging), 달라진 전문직 정체성 형성이, 서로 교차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완벽주의를 달성하려는 노력, 강도 높은 업무량을 감당하기 위한 분투, 개인적 정체성의 상실 속에 내재되어 있다는 것이다.40–42

전문직 정체성 형성 과정은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도록 기대되는 수련생에게 무거운 부담을 주는 모순으로 가득하다.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위한 교육적 중재(interventions)에 대한 비판적 문헌고찰(critical review)은 대부분의 중재가 개인 중심의 정체성 형성 이론(individual-focused theories of identity formation)에 기반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43 이 연구에서는 학습자가 의학의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고 이를 형성 중인 전문직 정체성에 통합하기 위해 견뎌야 하는 갈등을 확인한다. 의학교육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해야 할 책임을 계속 개별 학습자의 어깨에 전적으로 지운다면, 학습자를 이 갈등의 무게 아래 짓누를 위험이 있다. 모든 정체성 갈등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자가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촉진하는 의도적인 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제안을 한다.

  • 첫째,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으며 우리를 의학 수련생과 전문직 종사자로 존재하도록 호명해 온 이데올로기적 힘(ideological forces)을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성찰(critical reflection)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 이데올로기의 성격과 영향에 대해 더 깊은 통찰을 얻으면서, 건강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정체성 형성 과정을 훼손하고, 개인을 주변화(marginalisation)하거나 트라우마를 초래하며, 유능하고 공감적이며 온 마음을 다하는 의사(competent, empathic and wholehearted physicians)를 양성한다는 공동 목표와 어긋나는 요소를 개혁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 우리 공동체가 구성하고 유지해 왔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이를 바꿀 힘이 있다.38
  • 둘째, 이데올로기 개혁(ideological reform)에는 시간이 걸리며, 완전히 실현되는 일도 결코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학습자가 이데올로기를 인식하고, 이데올로기가 유발할 수 있는 정체성 갈등에 능동적으로 관여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데올로기가 학습 경험과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계속 탐구해야 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연구 흐름을 이어가며, 향후 연구에서도 다양한 배경의 학생과 다양한 교육 환경에 이데올로기가 미치는 영향을 계속 규명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학습자가 이데올로기적 긴장에 직면했을 때 행위주체적 접근(agentic approaches)을 취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44,45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데올로기에 뿌리를 둔 정체성 갈등과 씨름하는 학습자를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자도 준비시켜야 한다.46 이를 위해서는 교육자가 이데올로기의 역할과 자신의 정체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자신이 그 이데올로기를 전파할 수 있는 방식을 더 면밀히 살피고, 학습자가 그 상충하는 메시지를 헤쳐 나가도록 지원하는 능력을 갖추게 할 것이다. 교육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이 어렵지만 중요한 작업에 관여할 공간, 시간, 심리적 안전(psychological safety)이 제공되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기관은 이데올로기에 의해 확산되는 정체성 갈등을 다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이 이데올로기의 발전과 유지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주체는 기관 자체이다.16 따라서 기관은 이데올로기의 해로운 요소를 해체(dismantling)하기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과감한 리더십(disruptive and bold leadership)이 필요하며, 이러한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아 온 사람들, 즉 의학에서 과소대표되고 역사적으로 주변화되어 온 사람들을 기관의 지도적 역할로 끌어올려야 한다.

5 | 한계 (LIMITATIONS) 

여러 기관과 여러 전문과목(multi-institution, multi-specialty)에 걸쳐 정체성 갈등을 살펴본 이 연구는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 경험에 대한 폭넓은 관점을 제공하였다. 이러한 통찰은 다른 맥락으로 전이 가능(transferrable)할 수 있지만, 다른 맥락이나 학습 환경의 고유한 갈등을 포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 가지 예는 미국과 유럽의 많은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근무시간 차이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이데올로기의 차이를 반영하거나, 과로(overwork)와 피로(fatigue) 상황에서 수련생이 이데올로기 변화를 다룰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연구의 결과만으로 이러한 갈등이 보편적인 경험(universal experiences)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정체성 갈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전공의를 표집하려고 시도했음에도, 이데올로기와 정체성 갈등의 측면들을 발견하였다. 어려운 점은 정체성 갈등이 흔히 개인의 내면에서 일어나며, 학습 환경의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정체성 갈등을 만들어내는지 규명하지만, 전공의가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탐구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이 연구는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 이론에 기반한다. 이 이론은 이데올로기를 서로 다른 여러 규범, 가치, 신념 체계를 포괄하는 하나의 상위 틀(single, overarching frame)로 이해한다. 다른 이론들은 이데올로기를 더 세분된 수준에서 살펴보며, 개인을 전문직의 규범, 가치, 신념에 종속시키는 의학과 의학교육 속 여러 담론을 연구한다.47 우리가 선택한 이론은 의학교육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이론이 제공하는 가능성(affordances)을 활용하여 전문직 정체성 형성과 정체성 갈등에서 이데올로기가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추가 연구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우리는 정체성 갈등에 특별히 초점을 맞추기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의학 이데올로기의 덜 고결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전문직 정체성 형성 문헌의 공백(gap)을 부각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의학의 이데올로기에 고결한 측면도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아울러 이 연구는 코로나19 팬데믹(COVID-19 pandemic) 중에 수행되었으며, 이것이 정체성 갈등 경험을 심화시켰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6 | 결론 (CONCLUSION) 

전공의들은 수련 중 겪은 여러 정체성 갈등 경험을 설명하였다. 우리는 이데올로기가 의학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세 가지 주제를 확인하였다. 이는 업무 관련 기대의 강도, 형성 중인 전문직 정체성에 대한 개인적 정체성의 종속, 이상적이거나 기대되는 전문직 정체성과 의료 실천의 현실 사이의 불일치이다. 이 주제들은 우리가 의학을 실천하고 이야기하는 방식이, 전공의가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려고 할 때 그들을 존재하도록 호명하는 기저의 이데올로기(underpinning ideology)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드러낸다. 이 이데올로기는 불가능하거나, 서로 경쟁하거나, 심지어 모순되는 방식으로 전공의를 호명함으로써 갈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의학의 이데올로기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학습자, 교육자, 기관은 그 해로운 요소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의학 학습자의 정체성 발달을 지원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Perspect Med Educ. 2024 Nov 11;13(1):540-552.doi: 10.5334/pme.1549. eCollection 2024.

Identity Work: A Qualitative Study of Residents' Experiences Navigating Identity Struggles 

 
Affiliations Expand

바다 위의 작은 배처럼: 전공의는 정체성 갈등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

📄 Sawatsky AP, Matchett CL, Hafferty FW, Cristancho S, Bynum WE, Ilgen JS, Varpio L. Identity Work: A Qualitative Study of Residents' Experiences Navigating Identity Struggles. Perspectives on Medical Education. 2024;13(1):540–552. doi:10.5334/pme.1549


🧭 들어가며: 정체성은 "만들어지는" 걸까, "만들어 가는" 걸까?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PIF)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정의는 Cruess 등의 정의예요. 의료 전문직의 특성, 가치, 규범을 단계적으로 내면화해서 결국 "의사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게(thinking, acting, and feeling like a physician)" 되는 자기 표상이라는 거죠.

 

그런데 Sawatsky 연구팀은 이 정의가 사회학자 Merton에서 온 결정론적 사회화(deterministic socialization) 관점에 기대고 있다고 지적해요. 교육이라는 제도가 직업의 가치와 규범을 학습자에게 새겨 넣고, 학습자는 그걸 그대로 재생산한다는 시각이죠. 연구진은 이 관점의 한계를 이렇게 짚어요.

그러나 사회화와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대한 이러한 지향은 사회화 과정 안에 존재하는 권력, 개인의 행위주체성, 갈등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관심이 부족하다.

"This orientation on socialization and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however, lacks critical attention to issues of power, individual agency, and conflict within the socialization process."

 

실제로 의학 수련 문화에는 좋은 가치도 많지만 완벽주의(perfectionism), 불확실성에 대한 불관용(intolerance of uncertainty), 엄격한 위계(strict hierarchies) 같은 역기능적 규범도 함께 있어요. 이런 규범 때문에 많은 학습자가 수련 중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고, 이는 여성과 의료계 과소대표 집단(underrepresented in medicine)에게 더 크게 나타난다고 해요.

 

그래서 이 연구는 질문을 바꿉니다. 전공의는 정체성 갈등(identity struggle)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navigate)"?


📚 배경: 이 연구를 이해하기 위한 세 가지 개념

1.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

결정론적 관점과 달리, 상징적 상호작용론은 정체성 형성을 주고받는(give-and-take) 역동적 구성 과정으로 봐요. Blumer가 정리한 세 가지 전제는 이래요.

  1. 사람은 사물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에 따라 행동한다.
  2. 그 의미는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생겨난다.
  3. 그 의미는 해석 과정을 거치며 다뤄지고 수정된다.

이 관점에서 정체성은 개인이 행위주체성(agency)과 창의성을 발휘해 구성하는 것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규범, 가치, 기대의 영향을 받는 것이에요. 또 한 사람은 여러 정체성을 가질 수 있어요. 전공의, 부모, 특정 종교인, 특정 민족 같은 정체성이 동시에 존재하고, 상황에 따라 어떤 정체성을 앞에 내세울지 선택하기도 하죠.

2.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

상징적 상호작용론에 기반한 정체성 작업 관점은 사람이 정체성을 만들고(create), 드러내고(present), 유지하기(sustain) 위해 하는 여러 활동에 주목해요(Brown). 정체성 작업은 사회적 맥락의 영향을 받고, 정체성 안팎에 긴장이 생길 때 특히 강해져요.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이 정체성 작업을 하지만 그것은 정체성에 변화나 부담이 생기는 시기에 더 강해진다는 점이다.

"Importantly, while everyone engages in identity work, it intensifies during times of change in or strain on identities."

전공의 시기는 일반 의사 정체성을 특정 전문과 정체성으로 맞춰 가야 하는 전환기라서, 정체성 작업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기라고 볼 수 있어요.

3. 정체성 갈등(identity struggle)

연구팀은 앞선 연구(Sawatsky et al., 2023, Medical Education)에서 의학의 이데올로기(ideology of medicine)가 전공의에게 정체성 갈등을 일으킨다는 걸 보여줬어요. 업무 부담과 완벽주의, 개인 정체성을 전문직 정체성 아래에 두라는 압력, 자기 가치대로 진료하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의 제약 같은 것들이었죠. 다만 그 연구는 갈등의 "내용"을 다뤘고, 전공의가 그 갈등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는 다루지 않았어요. 이번 연구가 바로 그 후속편이에요.


🔍 연구는 이렇게 진행됐어요

  • 설계: 구성주의 입장의 질적 연구, 상징적 상호작용론 관점
  • 분석: 성찰적 주제분석(reflexive thematic analysis)
  • 표집: 최대 변이 표집(maximum variation sampling)
  • 참여자: 미국 3개 기관(Mayo Clinic 7명, University of Washington 3명, Duke 2명)의 전공의 12명. 내과 7명, 응급의학과 3명, 가정의학과 2명이고, 여성 10명, 남성 2명이에요.
  • 자료 수집 시기: 2021년 7월 ~ 2022년 6월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자료 수집 방식이에요. 🎨 면담 전에 참여자에게 리치 픽처(rich picture) 를 그리게 했어요. "수련 중 특정한 정체성 갈등을 보여주는, 특히 힘들었던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한 뒤(최대 30분), 그 그림을 출발점으로 반구조화 면담(최대 60분)을 진행했죠. 리치 픽처는 복잡한 경험을 말로 바로 꺼내기 어려울 때 참여자가 경험을 구성하고 해석하도록 돕는 시각적 유도 기법(visual elicitation technique)이에요. 그림 자체를 분석 자료로 삼지는 않았고, 분석은 면담 전사본에 집중했어요.

 

면담은 의료사회학자인 Frederic Hafferty가 맡았어요. 또 분석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겉으로는 정체성 갈등의 징후가 없어 보이는 전공의 2명을 연구팀이 직접 초대해 반증 사례(disconfirming case)로 포함한 점도 눈여겨볼 만해요.


💬 결과: 세 가지 주제

전공의들은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이렇게 묘사했어요. ⛵

바다 위의 작은 배가 올바른 항로를 잡으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like a boat at sea trying to steer the right course." (P9)

 

이 비유가 세 가지 주제 전체를 관통해요.

주제 1. 정체성 작업의 무게(the weight of 7identity work)

정체성 갈등을 어떤 식으로 설명하든, 그걸 헤쳐 나가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작업은 지식과 술기를 배우는 일 "위에 추가로" 얹히는 일이었어요.

 

한 전공의(P5)는 소생술 상황에서 중심정맥관을 성공적으로 넣고 뿌듯했던 경험을 그렸어요. "제가 잘한다고 느끼는 게 하나 있다면 시술이에요(One thing I feel good at is procedures)"라고 말할 정도였죠. 그런데 한 발 물러서서 보니 소생술의 무게, 일부 의학적 개입의 무익함, 그리고 자기가 성공한 시술이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밀려왔다고 해요. 그녀는 이 상황을 "내 정체성과 씨름하는 힘든 상황(in a hard spot wrestling with my identity)"이라고 표현했어요.

 

정체성 작업에는 전략적인 면도 있었어요. 교수, 동료, 다른 직종, 환자 앞에서 자신을 적절하게 드러내야 했거든요.

전공의로 산다는 건 전략적인 일이에요… 네, 게임 같아요.

"being a resident is strategic work…yeah, it feels like a game." (P10)

 

연구진은 이 대목을 이렇게 정리해요.

따라서 정체성 작업은 일을 잘 해내는 것과, 그러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 모두를 향해 있었다.

"Therefore, identity work was oriented towards both doing a good job and making positive impressions on others while doing it."

 

문제는 전공의들이 정체성 갈등 자체를 자기 탓으로 돌린다는 거였어요.

전공의들은 정체성 갈등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개인적 실패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Residents often interpreted the presence of identity struggles as a personal failure."

 

"의학에서 충분히 좋은 건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good enough)"는 믿음처럼 암묵적인 메시지도 있었고, 정체성 작업을 할 여력 자체가 없다는 문제도 있었어요.

환자를 임상적으로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겨우 감을 잡는 수준이었어요. 더 큰 질문들, 그리고 그 문제에서 제 역할이 뭔지 생각할 여유가 전혀 없었고,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그 질문들을 포기했어요.

"I could barely get a grasp on how to care for someone clinically. I had no bandwidth to think about larger questions and my role in working on those issues, and so, in a way, I gave up on them." (P8)

 

한 전공의는 자기 그림 속 "탈출(escape)"이라고 적힌 문을 이렇게 설명했어요.

이 문 이쪽에는 혼란이 가득하고, 끊임없는 몸부림이 있어요. 그 문을 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설명하는 데 '탈출'이 가장 적절한 단어 같았어요.

"there is a lot of chaos on this side of the door, a lot of constant struggle. Escape felt the most apt word to explain what would happen if I took the door." (P9)

 

연구진은 이 주제의 결론을 이렇게 맺어요.

정체성 작업의 무게가 감당하기 어려워졌을 때, 많은 전공의는 의료계를 떠나는 것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when the weight of identity work became overwhelming, many residents described thinking about leaving the medical profession."

주제 2. 정체성 작업의 고립성(the isolating nature of identity work) 

정체성 작업은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일어나지만, 전공의들은 그것을 혼자 짊어지는 개인적인 일로 경험했어요. 😔

 

동료와 "일상적인 불만과 어려움(day-to-day frustrations and struggles)"은 나눴지만, 정체성과 관련된 "근본적이고 실존적인(overarching…existential)" 문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직장에서 말해도 되는 고민과 안 되는 고민에 대한 불문율(unwritten rules)이 있었던 거죠.

  • 말해도 되는 것: "이 환자가 너무 아픈데, 임상적으로 제 능력을 넘어서요."
  • 말하면 안 되는 것: "이 환자들 때문에 감정적으로 너무 벅차요."

그래서 전공의들은 괜찮은 척을 했어요.

저는 환자 앞에서도, 팀 앞에서도, 모든 사람 앞에서도 확실히 괜찮은 척했어요.

"I definitely put on fronts in front of patients, in front of the team, in front of everyone." (P11)

 

직장 밖에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있어도, 그들은 전문직 정체성 갈등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결국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말하지 못하는 상태에 갇히게 된 거죠. 한 전공의(P12)는 자기 정체성을 "깨진 모자이크(fractured mosaic)" 라고 불렀어요. 다른 사람들은 각자 조각 하나씩만 볼 뿐이라는 뜻이에요.

모두가 그림의 일부만 봐요… 확실히 외로워요… 저 혼자 알아서 정리해야 해요… 조금씩 알아가면서요… 우리 모두 각자 알아서 정리하도록 내버려져 있어요.

"Everyone gets a bit of the picture…it's definitely lonely…I'm left to sort it out on my own…figuring it out bit by bit…we're all left to sort it out on our own" (P12)

 

연구진은 이 침묵의 문화가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해요.

정체성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이러한 문화는 전공의들이 "이런 일은 나한테만 일어나는 게 틀림없어"라고 느끼게 만들었고, 직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을 더욱 굳혔다.

"This culture of not talking about identity struggles resulted in residents feeling "like this must be only happening to me," (P5) further entrenching the perception that help was not available, neither inside nor outside of work."

 

그래도 돌파구는 있었어요. 🌱 개인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에서 힘들어하던 한 전공의는 교수들에게서 "한 줄기 희망(glimmer of hope)"을 얻었다고 해요.

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저 자신을 되찾아야 했어요… 특히 다른 여성 의사들이요. 그분들은 제가 환자에 대해 가진 고민을 인정해줄 가능성이 더 컸어요.

"I needed to reclaim myself with the help of others… especially other female physicians. They were more likely to validate the kind of concerns I had for patients." (P2)

 

이 지지자들은 그녀가 그녀 자신으로 있어도 된다고 "허락해(gave [her] permission)" 줬다고 해요. 개인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을 공유하는 동기를 만난 전공의는 이렇게 말했어요.

이 친구가 있다는 건 저에게 보물 같은 일이에요. 그 모든 혼란 속에서 저를 중심 잡게 해주고… 제 정체성을 형성하고 제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게 도와줘요.

"Having this friend has been a treasure for me. She keeps me centered through all the madness…she's helping me form my identity and stay true to who I am." (P9)

 

이런 관계는 수련 중에 만들고 유지하기 어렵지만, 정체성 작업의 외로움을 줄여서 "세상 모든 차이를 만들었다(made all the difference in the world)"고 해요.

주제 3. 사회적, 맥락적 흐름을 따르거나 거스르며 항해하기(navigation with and against socio-contextual currents)

전문직 정체성을 만드는 일은 꿈쩍하지 않는 사회적 흐름(unyielding social currents) 속을 항해하는 일이기도 했어요. 특정한 사회적 기대, 정해진 진로, "의사는 이래야 한다"는 방식이 원하는 정체성대로 행동할 여지를 좁혔죠.

대부분의 전공의는 흐름에 휩쓸려서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택해요. 의문을 갖는 것보다 흐름을 따라가는 게 더 쉬우니까요.

"get swept into the current and take the path of least resistance. It's easier to go with the flow than to question things." (P3)

 

이런 제약은 몇 가지 결과로 이어졌어요.

  1. 행위주체성 부족: 한 전공의는 특정한 방식과 "교리(dogma)"에 맞추려다 "한 사람으로서의 나를 질식시키고 있다(suffocating myself as a person)"고 표현했어요.
  2. 만족스럽지 않은 선택지 중에서 고르기: 의료 취약 지역에서 일하면 도덕적 딜레마가 줄어들 것 같지만 결국 "반창고(Band-Aid)" 역할만 할 것 같다며, 결국 "의학적인 부분과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병원 근무를 택한 전공의가 있었어요.
  3. 이상적 진로 포기: 전문직 정체성과 개인 정체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싸우는(constantly trying to fight)" 자신을 보고 원하던 진로를 포기한 전공의도 있었어요.
  4. 체념: 공중보건에 관심이 있었던 한 전공의는 "임상 술기를 쌓는 데 집중하라"는 압박 속에서 "어쩌면 나는 공중보건 쪽 일은 절대 못 할지도 몰라"라고 체념했다고 해요.

그런데 흐름을 거스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 숨은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에 "적극적으로 맞서는(actively negate)" 일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고, "의학 문화는 밀어내기 어려웠지만(the [culture of medicine] is hard to push against)", 전공의들은 작은 저항에서 위안을 찾았어요.

결을 따라가지 않아도 돼요. 결을 따라가면 분명 돈은 더 벌겠지만, 그게 기쁨을 주지는 않을 거예요.

"you don't have to go with the grain. The grain clearly will pay more, but the grain is not going to bring you any joy." (P3)

저는 대본대로 읽지 않을 거예요.

"I'm not going to read off the script." (P9)

 

비인간적인 문화에 맞서 서로의 인간다움을 지켜주는 것도 저항의 한 형태였어요.

좋은 팀원들은 당신이 힘들어하는 걸 알아보고 이렇게 말해요. '그만. 가서 밥 먹어. 호출기는 내가 받을게.' 숨은 교육과정에 맞서는 일이 가끔은 있긴 한데, 드물어요.

"with wonderful team members, they see that you're not doing well, they say, 'Stop. You go eat. I'm taking your pager.' It's not that that hidden curriculum isn't fought at times, but it's rare." (P4)

 

하지만 저항에는 비용이 따랐어요.

그날 기분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요. 반박할 의지가 있는지… 감정 배터리를 얼마나 쓸 수 있는지에 따라서요.

"It depends on how I feel that day, whether or not I'm willing to push back…how much emotional battery I have to expend." (P10)

연구진의 정리예요.

크든 작든, 저항 행위는 전공의들이 정체성 작업 속에서 흐름을 따르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하며 항해하는 동안 행위주체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그 저항에는 대가가 따랐다.

"Whether big or small, acts of resistance enabled residents to leverage agency while navigating with and against the current within identity work, but that resistance took a toll."


💡 논의: 연구진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

연구진은 결과를 세 가지 큰 쟁점으로 정리해요.

우리의 결과는 정체성 갈등과 관련된 세 가지 큰 쟁점을 드러냈다. 맥락은 정체성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제약하며, 맥락적 제약은 개인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에 불협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 불협화음을 조정하고 원하는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our findings revealed three broad issues relating to identity struggles: context both enables and constrains identity construction, contextual constraints can create dissonance between personal and professional identities, and considerable effort is required to reconcile this dissonance and construct desired professional identities."

① 맥락은 재료이면서 규칙이다

첫째, 상징적 상호작용론은 전문직 사회화를 양방향 과정으로 보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 맥락은 정체성 구성을 위한 재료(즉, 촉진 요인)와 규칙(즉, 제약)을 제공한다.

"First, symbolic interactionism frames professional socialization as a two-way process wherein social contexts provide the building blocks (i.e., enablers) and rules (i.e., constraints) for identity construction."

 

상징적 상호작용론에서 사회는 개인과 집단의 저항을 통해 변화해요. 그래서 연구진은 저항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규제가 많고 경쟁적인 의학 환경에서 저항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이는 전공의가 정체성 작업에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While providing adequate space for resistance may be challenging in the regulated and competitive environment of medicine, it is required for residents to effectively engage in identity work."

전문직 정체성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수련 프로그램은 전공의가 전문직의 가치, 규범, 기대를 재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체성 구성에 해로울 수 있는 제약에 맞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해야 한다.

"To support professional identity work, training programs should enable residents to harness professional values, norms, and expectations as building blocks, and equip them to push back against the constraints that may be detrimental to identity construction."

② 정체성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의학 수련은 의사 정체성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명시적, 암묵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래서 학습자는 개인 정체성을 전문직 정체성 아래에 두게 돼요. 비판 이론과 교차성(intersectionality) 관점의 연구들은 이런 긴장이 과소대표 집단에게 더 크게 누적된다는 걸 보여줬고요. 연구진은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의학 수련에서 정체성 간 긴장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해요.

따라서 의사가 되는 여정에는 갈등이 흔히 존재할 것이며, 의학교육이 진정으로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그 갈등을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정체성 작업을 인정해야 한다.

"Therefore, struggles will often exist in the journey to become a doctor, and the identity work required to navigate those struggles must be recognized if medical education truly seeks to support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③ 정체성은 사회적인 것인데, 왜 전공의는 혼자일까?

정체성 형성은 본래 사회적인 일인데 전공의들은 고립감을 느꼈어요. 연구진은 기존 PIF 프로그램을 보면 이 모순이 이해된다고 해요. 많은 PIF 프로그램이 개인 성찰 글쓰기(reflective writing)나 내러티브 성찰처럼 개인 단위 접근을 택하고 있거든요(Mount et al., 2022).

우리는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켜, 정체성 갈등을 다루는 부담을 전적으로 학습자에게 지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We worry that these efforts alone may worsen the problem, placing the burden of dealing with identity struggles squarely on the learner."

 

그래서 연구진은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해요.

  1. 교육과정 안에 정체성 작업을 위한 더 많은 공간 만들기
  2. 정체성 작업을 위한 충분한 사회적 지지 제공하기 (예: 코치나 멘토의 안내)
  3. 전공의가 정체성 작업에서 더 많은 행위주체성을 가질 수 있는 문화 만들기

우리는 이 연구가 정체성 갈등을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고, 수련 프로그램과 교육자들이 이러한 갈등을 헤쳐 나가는 방법에 대해 안내된 지원, 성찰, 코칭을 제공하도록 도와, 의사의 경력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정체성 구성의 토대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We hope this research normalizes identity struggle and helps training programs and educators provide guided support, reflection, and coaching on how to navigate these struggles, setting the stage for ongoing identity construction throughout the career of a physician."

④ 개인의 정체성 작업을 넘어 "집단적 정체성 작업"으로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시야를 개인에서 직업 전체로 넓혀요. Schwalbe와 Mason-Schrock은 정체성 작업을 집단이 공동의 정체성을 만들고, 유지하고, 복구하는 작업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했는데, 연구진은 여러 연구를 근거로 이렇게 진단해요.

의학은 집단적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

"medicine has a collective identity crisis."

 

진료 현장을 떠나려는 의사가 늘고, 의대생들도 졸업 후 비임상 분야에서 일하겠다는 의향을 점점 더 많이 보이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 모두는 이 직업의 집단적 정체성을 다시 상상하고, 의사들의 집단적 전문직 정체성을 균열시키고 있는 문화, 규범, 이데올로기의 문제적 측면에 맞서는 작업을 해야 한다.

"We must all do the work of reimagining the collective identity of the profession and pushing back on troubling aspects of culture, norms, and ideology that are fracturing physicians' collective professional identity."

⚠️ 연구의 한계

  • 레지던트 수련 제도는 나라마다 크게 달라서, 결과가 미국 맥락에 특정적일 수 있어요.
  • 수련 중 특정 시점의 경험만 포착했기 때문에, 정체성 갈등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는 알 수 없어요. 종단 연구(longitudinal research)가 필요해요.
  • COVID-19 팬데믹 기간에 수행돼서, 정체성 갈등이 더 강하게 나타났거나 지지 자원과 인간관계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어요.

📝 결론

연구진의 결론은 이 두 문장에 담겨 있어요.

이 정체성 작업을 수행하면서 전공의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이 작업이 무겁고, 고립적이며, 깊이 제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교육자와 수련 프로그램이 학습자가 의미 있고 주체적으로 전문직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항해 작업을 프로그램 차원에서 촉진할 것을 촉구한다.

"In performing this identity work, residents struggle because this work is weighty, isolating, and deeply constrained. We urge educators and training programs to programmatically facilitate the navigational work required for learners' to meaningfully and agentically build a professional identity."


✍️ 마치며: 우리 맥락에서 생각해볼 질문들

연구진은 정체성 작업이 변화나 부담이 큰 시기에 강해진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최근 몇 년 사이 수련 환경이 크게 흔들린 우리 전공의들에게도 이 연구는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요.

  • 우리 전공의들은 "이 환자 때문에 감정적으로 벅차다"는 말을 누구에게, 어디서 할 수 있을까요?
  • 우리가 운영하는 PIF 관련 교육이 성찰 일지처럼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을까요?
  • 정체성 갈등을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의사가 되는 과정의 정상적인 일부"로 이야기해 주는 사람이 수련 환경 안에 있을까요?
  • "호출기는 내가 받을게"라고 말해주는 동료와 선배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만들 수 있을까요?

정체성 형성을 "잘 만들어진 틀에 학습자를 맞춰 넣는 과정"으로 보는지, "학습자가 흐름 속에서 직접 항로를 잡아가는 과정"으로 보는지에 따라 교육자가 해야 할 일은 꽤 달라져요. 전공의 교육을 고민하는 분들께 일독을 권하고 싶은 논문입니다. ⛵


서론 (INTRODUCTION)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PIF)은 학습자가 의료 전문직 종사자로 전인적으로 발달하는 과정(holistic development)을 사고하기 위한 틀(framework)로 제안되어 왔다 [1, 2]. Cruess 등은 전문직 정체성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자기의 표상(representation of self)으로, 그 과정에서 의료 전문직(medical profession)의 특성, 가치, 규범이 내면화(internalization)되어 개인이 의사처럼 사고하고, 행동하고, 느끼게 되는 것 [3, p. 1447].” 사회학자 Robert Merton의 개념을 수정한 이 정의 [4]는 사회화(socialization)에 대한 결정론적 관점을 반영한다.

 

  • 이 관점에서는 사회제도(social institutions), 예를 들어 교육이 사회적 가치와 규범을 재생산(reproduction)하며, 이 가치와 규범이 개인이 사회에 통합되는 방식을 형성한다 [5].
  • 이 관점을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적용하면, 의학교육(medical education)은 학습자에게 특정한 가치와 규범을 깊이 새겨 넣음으로써 의료 전문직을 재생산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학습자들은 이후 의료 실무(medical practice)에서 이러한 가치와 규범을 다시 강화하게 된다.

 

그러나 사회화와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대한 이러한 관점은 사회화 과정에서의 권력(power), 개인의 행위주체성(individual agency), 갈등(conflict)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데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5]. 또한 가치와 규범을 정적이며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5]. 다른 관점에서 사회화와 정체성 형성을 검토한 연구들은 학습자가 의학 수련 중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할 때 마주하는 어려움을 강조해 왔다 [6–13]. 의료 전문직으로의 사회화는 긍정적인 가치와 규범을 다수 내면화하는 것을 포함하지만, 완벽주의(perfectionism), 불확실성에 대한 불관용(intolerance of uncertainty), 엄격한 위계(strict hierarchies)와 같은 역기능적 규범 [6]과 상충하는 이데올로기 [7]를 지닌 문화도 지속시킨다. 이러한 역기능적 규범과 상충하는 이데올로기는 학습자가 자신의 고유한 주관성(subjectivity)에 부합하는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7]. 많은 학습자가 의학 수련 중 자기감(sense of self)을 잃는다고 이야기하며 [8], 이러한 현상은 여성과 의학 분야에서 과소대표된 개인들에게 불균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9–12]. 점점 더 많은 의사가 자신의 근무환경이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13], 이는 직무만족도(job satisfaction) 저하와 소진(burnout) 증가에 기여한다 [14, 15]. 따라서 역기능적 규범과 관행을 지닌 조직으로의 사회화는 의사 소진(physician burnout)에 기여하는 한 요인으로 보인다 [16].

 

사회화에 대한 결정론적 관점과 달리,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은 전문직 정체성 형성이 역동적이며 상호 주고받는 구성 과정(dynamic, give-and-take construction process)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17].

 

  • Becker 등은 상징적 상호작용론을 사용해 의과대학생(medical students)이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s)을 활용하여 자신의 개인적 가치와 열망(personal values and aspirations), 그리고 전문직의 규범과 가치가 교차하는 지점을 반영하는 결정을 어떻게 내리는지 보여 주었다 [18].
  • Haas와 Shaffir는 이 연구를 확장하여, 의과대학생들이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정당성(legitimacy)을 얻기 위해 타인이 자신에게 갖는 인상(impressions)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보여 주었다 [19].
  • 보다 최근에 Costello는 의학 이외의 분야에서 전문직 사회화를 탐구했으며, 개인적 정체성(personal identities)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의 불일치를 헤쳐 나가는 작업이 학업적 성공(academic success)을 희생시키고 실망, 우울, 불안의 감정을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20].

 

따라서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에서 정체성은 자신의 행위주체성과 창의성을 활용하면서도 사회적 규범, 가치, 기대의 영향을 받는 개인들에 의해 구성된다 [21]. 정체성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며 이를 통해 구성된다. 한 개인은 사회 안에서 자신이 맺는 여러 사회적 결속(social commitments)과 맡는 역할(roles), 예를 들어 의학 학습자, 부모, 논바이너리 파트너(nonbinary partner), 히스패닉(Hispanic), 무슬림(Muslim) 등과 관련된 다중 정체성(multiple identities)을 가질 수 있다 [22]. 이러한 역할과 결속, 그리고 이들과 연결된 정체성은 개인의 사회적 행동(social behavior)에 영향을 주며, 개인이 해당 사회적 역할과 결속에 대한 기대에 부합하게 행동할지 여부에도 영향을 준다 [22]. 예를 들어 임상 진료 상황(clinical encounter)에서 전공의는 유사한 정체성을 지닌 환자와 라포(rapport)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히스패닉 정체성을 전면에 드러내기로 선택할 수 있다.

 

상징적 상호작용론에 기반한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 관점은 개인이 정체성을 만들고(create), 제시하며(present), 유지하기(sustain) 위해 수행하는 활동을 설명한다 [23, 24]. 정체성 작업은 사회·맥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되며, 정체성 내부와 정체성 사이에 긴장(tensions)이 있을 때 강화된다 [23, 24].

 

  • 예를 들어 의료 업무의 조직 방식에 대규모 변화가 생기면, 개별 의사는 이러한 시스템 수준의 변화(systemic changes)에 맞춰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을 재구성해야 할 수 있다. 의료서비스 제공(healthcare delivery)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전문직 정체성이 “시스템 시민(systems citizen)”으로 전환된 것이 한 예다 [25] [26, 27].
  • 전공의 수련을 시작하는 것과 같은 통상적인 전환(transitions)에서도 수련생은 새로운 전문과 의사 정체성(specialist identity)을 수용하기 위해 자신의 일반적인 의사 정체성(general physician identity)을 맞춤화(customization)하므로 정체성 작업이 필요하다 [28].
  • 나아가 비판이론(critical theory)을 활용한 연구들은 소수자화된 의사(minoritized physicians)의 정체성 작업이 구조적 부정의(systemic injustices)와 고정관념 위협(stereotype threats)에 맞서는 일뿐 아니라, 해당 인종집단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활동(racial uplift)과 다른 소수자화된 의사를 멘토링(mentoring)하는 추가적인 작업도 포함한다는 점을 밝혀 왔다 [12, 29].

 

중요한 점은 모든 사람이 정체성 작업을 수행하지만, 정체성이 변화하거나 압박(strain)을 받는 시기에는 그 작업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체성에 대한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을 사용하면, 개인의 수준, 개인의 사회적 상호작용 수준, 그리고 그 상호작용을 형성하면서 동시에 그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s) 안에서 정체성 갈등의 경험을 탐구할 수 있다.

 

선행연구에서 우리는 전공의의 정체성 구성을 형성하는 사회적 힘(social forces)을 검토했다 [7]. 미국에서 전공의 수련1은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중요한 시기다. 전공의가 의료 실무의 이상(ideals)과 현실(realities) 각각의 내부 및 양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여러 긴장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30, 31]. 우리의 선행연구는 의료 실무를 이끄는 규범, 관념, 신념, 태도의 체계인 의학의 이데올로기(ideology of medicine)가 어떻게 의학 학습자를 형성하는지 보여 주었다. 학습자는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면서 이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한다 [7, 32]. 이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면 상당한 정체성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학습자는 업무상의 요구와 완벽주의, 발달 중인 전문직 정체성에 개인적 정체성을 종속시키는 것(subjugation), 그리고 자신의 가치대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는 의료 실무의 현실에 내재된 제약에 맞서 씨름하기 때문이다 [7]. 이 연구는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이 지닌 성격을 상세히 밝혔지만, 이들이 그 갈등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는 검토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공의들이 전공의 수련 경험 중 정체성 갈등의 순간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검토했다.

방법 (METHODS) 

우리는 미국의 세 학술기관에서 세 가지 서로 다른 전문과에 속한 전공의들이 경험하는 정체성 갈등을 질적으로 탐구했다. 성찰적 주제분석(reflexive thematic analysis) [33]을 사용했으며, 우리의 연구가 정체성과 사회화에 대한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에 기반하고 있음을 명시했다 [20–22, 34, 35].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전통 안에는 정체성 문제를 탐구하는 여러 접근이 있다. 우리는 정체성 갈등을 탐구하기 위해 구성주의적 입장(constructivist stance)을 선택하여,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사용되는 사회적 과정, 즉 수행(performances)이나 언어 사용(uses of language)보다는 개인이 자신의 사회적 맥락을 해석하는 방식에 더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용어표(glossary of terms)를 제시했다(표 1 참조).

 

이 연구는 수련생(trainees), 임상 교육자(clinician educators), 보건의료 전문직 교육 연구자(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ers)로서 우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틀이 형성되었다. 우리는 연구 전반에서 개인적 성찰성(personal reflexivity)과 방법론적 성찰성(methodological reflexivity)을 실천했으며, 우리 자신의 정체성, 경험, 동기가 놓인 위치에서 연구 과정과 결과를 형성하는 통찰을 제공했다. 연구팀 구성원 세 명(AS, JI, WB)은 시스젠더(cisgender) 백인 남성 의사로, 졸업 후 의학교육(graduate medical education) 단계에서 교육한다. 연구팀 구성원 한 명(CM)은 시스젠더 백인 여성 수련생으로, 수련 중인 전공의(resident-in-training)의 위치에서 자료에 의견을 제시했다. 연구팀 구성원 두 명(SC, LV)은 시스젠더 여성 박사학위 소지 연구자로, 의학교육 및 질적 연구방법(qualitative research methods)에 관한 폭넓은 연구 경험을 지녔다. FH는 박사학위를 가진 의료사회학자(medical sociologist)로, 의학교육과 의료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을 이해하기 위해 사회학적 관점을 적용하는 데 자신의 경력을 바쳐 왔다.

 

우리는 질적 연구 보고 표준(Standards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SRQR)에 따라 연구결과를 보고한다 [36].

연구 환경 및 참여자 (SETTING AND PARTICIPANTS) 

우리는 다양한 전공의 경험 전반에서 전문직 정체성 갈등을 포착하고 기술하기 위해 최대변이표집(maximum variation sampling) [37]을 사용했으며, 이에 따라 다양한 전문과와 지리적 지역의 참여자를 모집하고자 했다. 모집 이메일을 통해 전공의들에게 연구 참여를 요청했다.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n = 7),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 n = 3),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 n = 2)에서 내과(internal medicine; n = 7), 응급의학과(emergency medicine; n = 3), 가정의학과(family medicine; n = 2) 전공의를 등록했다. 연구에는 여성 전공의 10명과 남성 전공의 2명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인종(race), 민족성(ethnicity), 종교(religion) 등 개인적 특성이 다양했다. 연구 자료가 개인적이며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고려하여, 참여자의 익명성(anonymity)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인구학적 정보(demographic information)는 제공하지 않는다.

자료 수집 (DATA COLLECTION) 

자료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6월 사이에 수집했다. 정체성 갈등에 대한 참여자의 통찰을 얻기 위해 두 가지 활동으로 구성된 개별 면담(individual interviews)을 사용해 자료를 수집했다. 리치 픽처(rich picture) 그리기(최대 30분)와 연구팀 구성원(FH)과의 일대일 면담(최대 60분)이 그것이다. 리치 픽처는 참여자가 복잡한 경험을 구성하고 해석하도록 돕고, 면담자가 그러한 경험을 깊이 탐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통적인 질적 면담(qualitative interviews)을 보완한다 [38–41]. 우리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표현하도록 돕는 시각적 유도 기법(visual elicitation technique)으로 리치 픽처를 사용했다. 이러한 기법의 산출물, 예를 들어 리치 픽처 자체를 반드시 하나의 자료 요소(data element)로 분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38, 42].

 

우리는 참여자들에게 정체성 갈등을 “자신의 개인적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으로, 그 어려움을 해결하고 극복하면 진전(progress)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어려움이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를 초래하면 퇴행(regression)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면담은 면담자(FH)가 참여자에게 “전공의 수련 중 겪은 특히 어려웠던 경험 가운데, 자신이 마주했던 특정한 정체성 갈등을 나타내는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면담자는 반구조화 면담(semi-structured interview)의 출발점으로, 참여자에게 리치 픽처의 요소들을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면담 질문은 정체성 형성에 관한 우리의 선행연구 [31, 43], 정체성 구성과 사회화에 대한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 [20–22], 연구팀 구성원들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면담 프로토콜(interview protocol)은 정체성 갈등을 유발하거나 그 해결에 도움을 주는 맥락적 요인(contextual factors)을 포함하여, 전공의들이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방식을 탐구했다(부록 A 참조).

용어 정의
정체성 (Identity)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개인의 응답을 나타낸다. 정체성은 개인적(individual)이거나 관계적(relational)일 수 있고, 전문직과 같은 더 큰 사회적 범주(social categories)와 관련될 수도 있다. 여기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관점(views of self)뿐 아니라, 개별 상호작용과 사회집단 안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포함된다. 정체성에는 개인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가 모두 스며들어 있다 [36].
전문직 (Profession) 전문직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1. 추상적 개념과 이론에 기반하며 상당한 재량(discretion)의 행사를 요구하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지식과 기술의 체계(body of knowledge and skills).
  2. 해당 직업집단이 통제하는 분업(division of labor), 노동시장(labor market), 자격인증(credentialing), 그리고 관련 교육(schooling).
  3. 어떤 초월적 가치(transcendent value)에 봉사하며, 경제적 보상보다 훌륭한 일을 수행하는 데 더 크게 헌신해야 함을 주장하는 이데올로기(ideology) [37].
전문직 정체성 형성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보건의료 전문직 교육 문헌(health professions education literature)에서 연구 주제를 기술하기 위해 폭넓게 사용되는 용어로, “시간이 흐르면서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자기의 표상(representation of self)으로, 그 과정에서 의료 전문직의 특성, 가치, 규범이 내면화되어 개인이 의사처럼 사고하고, 행동하고, 느끼게 되는 것 [3]”이 발달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이러한 연구 작업은 정체성의 내용(contents of identities)과 정체성이 출현하는 과정(processes of emergence)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는 폭넓은 이론들에 의해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다 [38].
정체성 갈등 (Identity Struggle) 자신의 개인적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 [7].
상징적 상호작용론 (Symbolic Interactionism) 미시 수준의 사회적 상호작용(micro-level social interactions)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학 이론으로, 세 가지 주요 전제를 갖는다.
  1. 인간은 사물이 자신에게 지니는 의미(meanings)에 근거하여 그 사물에 대해 행동한다.
  2. 그러한 사물의 의미는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맺는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도출되거나 발생한다.
  3. 이러한 의미는 개인이 자신이 마주하는 사물을 다룰 때 사용하는 해석 과정(interpretive process)에서 다루어지고 수정된다 [34].
정체성 구성 (Identity Construction)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에서 사람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selves), 사회적 세계(social worlds), 사회(societies)를 구성한다 [21]. 따라서 정체성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살아 있으며, 언어와 사회적 행동을 통해 자신을 제시하는 방식을 살펴봄으로써 연구할 수 있다 [38].
정체성 이론 (Identity Theory) 상징적 상호작용론에 기반한 이 이론의 주요 전제는 사회적 결속(social commitments), 즉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s)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맺는 상호작용적·정서적 유대(interactional and affective ties)가 정체성의 표현(expression of identities)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역할 선택 행동(role choice behavior), 즉 다른 역할보다 특정 역할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로 선택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22].
정체성 작업 (Identity Work) 자기개념(self-concept)과 부합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개인적 정체성을 만들고, 제시하며, 유지하기 위해 개인이 수행하는 다양한 활동 [39]. 이 이론적 관점은 다섯 가지 가정에 기반한다.
  1. 자기는 성찰적(reflexive)이며, 정체성은 혼잣말(soliloquy)과 사회적 상호작용 모두에서 적극적으로 다듬어진다.
  2. 정체성은 다중적(multiple)이고 유동적(fluid)이며, 완전히 일관적(coherent)인 경우는 드물다.
  3. 정체성은 권력관계(relations of power) 안에서 구성된다.
  4. 정체성을 긍정적(positive) 또는 진정한(authentic) 것으로 기술하는 것은 유용하지 않다.
  5. 정체성은 그 자체로 흥미로우며, 조직화 과정(processes of organizing)에 필수적이다 [23].

표 1. 용어표 (Table 1 Glossary of Terms.)

우리는 자료 수집과 분석을 동시에 수행하여 면담 가이드(interview guide)를 반복적으로 다듬을 수 있도록 했다. 참여자들의 서사(narratives)에서 형성되어 가던 통찰에 도전하는 사례들에 주의를 기울였다.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고 자료 분석의 신뢰성(trustworthiness)을 심화하기 위해 반증 사례(disconfirming cases), 즉 겉으로 드러나는 정체성 갈등의 징후가 없는 전공의를 찾았다 [44]. 이를 위해 연구팀이 확인한 전공의 두 명에게 직접 연구 참여를 요청했다.

자료 처리 및 분석 (DATA PROCESSING AND ANALYSIS) 

면담은 음성으로 녹음하고 축어적으로 전사(verbatim transcription)한 뒤, 질적 연구 소프트웨어(qualitative research software) 프로그램인 Nivo(QSR International Pty Ltd, Burlington, Massachusetts)에 업로드했다. 리치 픽처는 모든 연구자가 분석의 맥락 자료로 이용할 수 있었지만, 분석적 관심의 초점은 면담 전사본(interview transcripts)이었다. 연구팀 전체가 처음에 개방코딩(open coding), 축코딩(axial coding), 분석 메모(analytic memos), 정기적인 팀 토론을 통해 전사본을 검토하고 분석했다 [33].

이번 연구에서는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 대한 전공의들의 설명에 분석적 관심을 집중했다. 우리의 선행연구 [7]를 발전시키기 위해 각 전사본을 검토하고, 각 참여자의 정체성 갈등, 그 갈등의 맥락, 그리고 그것을 헤쳐 나간 방식을 정리한 상세한 지도(detailed maps)를 작성했다. 책임연구자(AS)는 모든 전사본을 도식화했으며, 각 연구팀 구성원도 하나 이상의 면담을 중복하여 도식화했다. 집단 토론(group discussions)을 통해 코딩된 자료와 코드 간 관계(relationships between codes)를 탐색하여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과정과 관련된 주제를 파악했다. 이 과정 전반에서 책임연구자는 분석적 통찰(analytic insights)과 주제 간 관계(relationships among themes)를 포착하기 위한 메모를 작성했다. 이 과정은 참여자의 개인적 경험과 상호작용이 정체성 갈등의 서로 다른 측면을 어떻게 나타내는지 강조함으로써 우리의 상징적 상호작용론 관점을 활용했다. 이러한 분석 과정을 통해, 참여자가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론적 이해에 개념적 깊이(conceptual depth)를 부여하기에 충분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45, 46].

결과 (RESULTS) 

참여자들이 정체성 갈등(identity struggles)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 관해 한 설명은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의 무게, 정체성 작업의 고립적 성격, 그리고 사회·맥락적 흐름(socio-contextual currents)을 따라가거나 거스르며 이루어지는 항해(navigation)가 그것이다.

  • 첫째, 참여자들은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작업의 부담을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과정이 환자 돌봄(patient care)과 학습이라는 일상적인 업무에 더하여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정체성 갈등을 풀어 나가는 과정을 사회·맥락적 환경(socio-contextual environment)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으로 묘사했다. “바다 위에서 올바른 항로를 잡으려고 애쓰는 배처럼요.” (P9)
  • 둘째, 이러한 정체성 작업은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전공의들은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일을 대개 혼자 짐을 짊어지는 것과 같은, 사적이고 개인적인 활동으로 묘사했다.
  • 셋째, 전공의들은 자신에게 허용된 행위주체성(agency)을 활용하여 흐름을 따라가면서 불완전하더라도 개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경로로 나아가거나, 흐름을 거스르면서 기존의 사회적 규범(social norms)과 기대(expectations)에 저항하여 새로운 경로를 개척했다.

정체성 작업의 무게 (THE WEIGHT OF IDENTITY WORK) 

전공의들이 자신의 정체성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든, 이를 헤쳐 나가는 데에는 힘겨운 작업이 필요했다. 참여자들은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이 지닌 의미와 “씨름하고 있다” (P8)고 설명했으며,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작업을 감당할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전문직 정체성 내부의 갈등(conflict),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제약(constraint), 또는 개인적 정체성(personal identity)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의 불일치(dissonance)를 설명하든, 참여자들은 전문직 정체성을 발달시키기 위해 긴장(tensions)을 풀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공의는 다음과 같이 인정했다. “놀랍게도, 이 새로운 [의사] 정체성에는 많은 갈등이 따릅니다.” (P11) 더욱이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고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는 작업은 의사가 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일에 더하여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한 전공의는 소생술(resuscitation)을 돕기 위해 환자의 병실로 호출되었던 경험을 이야기했다(그림 1 참조). 이 전공의는 중심정맥관(central line)을 삽입하는 자신의 기술과 관련된 전문직 정체성의 측면에서는 자신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제가 잘한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시술(procedures)이에요.” (P5) 이어서 환자에게 중심정맥관을 성공적으로 삽입한 뒤 자신에 대해 만족감을 느꼈던 일을 회상했다. 그러나 시술에서 한발 물러나 상황을 바라보자, 소생술의 무게, 일부 의학적 중재(medical interventions)의 잠재적 무익함(futility), 그리고 자신의 성공적인 시술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느꼈다. 이러한 성찰(reflections)은 내적 갈등(internal struggles)을 촉발했다. 이 전공의는 그러한 갈등을 풀어 나가는 일을 “어려운 처지에서 내 정체성과 씨름하는 것” (P5)이라고 반복해서 묘사했다. 서로 조화시킬 수 없는 이러한 고려 사항들은 정체성 작업의 부담을 이루는 일부였다. “이 문제들이 저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어요.” (P8)

 

전공의들은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을 교수진(faculty), 동료, 전문직 간 팀 구성원(interprofessional team members), 그리고 환자들에게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작업(strategic work)도 설명했다. 정체성과 씨름하는 일은 “우리가 의사로서 행동하는 방식을 이끄는 사회적 기대(social expectations)…[이러한 기대는]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P2)라는 상황을 헤쳐 나가는 형태를 취할 수 있었다. 이러한 항해의 일부는 전공의에게 부과되는 사회적 기대를 이해하고, 사회적으로 적절한 방식으로 자신을 제시하는 일이었다. “전공의로 지낸다는 건 전략적인 작업이에요…그래요, 게임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P10) 이러한 인상 관리(impression management) 작업은 “배우면서 동시에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이것은] 효과적으로 배우면서 좋은 모습도 보여 주기가 어렵다는 것” (P2)으로 묘사되었다. 따라서 정체성 작업은 업무를 잘 수행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데에도 지향점을 두었다. 이처럼 복잡하고 때로는 서로 충돌하는 외부의 기대(external expectations)를 헤쳐 나가는 일은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작업을 더욱 늘렸다.

 

때때로 전공의들은 정체성 갈등의 무게에 압도되었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적절한 전문직 정체성을 수행(perform)하지 못했을 때 “소진되었다(burned out)” (P11)거나 “환멸을 느꼈다(disillusioned)” (P10)고 느낄 수 있었다. 전공의들은 정체성 갈등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개인적 실패(personal failure)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참여자들에게 그러한 메시지를 명시적으로 전달했다. “제 자신이 충분히 괜찮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었어요,” (P2) 그러나 그러한 메시지는 암묵적인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한 참여자는 의학에서는 “충분히 괜찮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P10)고 믿었다. 정체성 작업을 수행할 개인적 역량(personal capacity)이 부족하다는 점도 그 무게를 더했다. 다른 참여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저는 누군가를 임상적으로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겨우 파악하는 수준이었어요. 더 큰 질문들과 그런 문제들을 다루는 데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할 여력이 전혀 없었고,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문제들을 포기했어요.” (P8) 실제로, 정체성 작업의 압도적인 무게는 전문직 정체성을 찾아 항해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자신의 리치 픽처(rich picture)에 ‘탈출(escape)’이라고 표시한 문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한 전공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문 이쪽에는 많은 혼란이 있고, 끊임없는 갈등이 아주 많아요. 제가 그 문을 선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설명하기에 ‘탈출’이 가장 적절한 말처럼 느껴졌어요.” (P9)

그림 1. 리치 픽처 예시(면담 5) (Figure 1 Rich picture example (Interview 5).) 그림 속 문구: “자본주의의 기계(machine of capitalism)”, “무익함의 기계(machine of futility)”, “이건 어쨌든 늘 끔찍해(this sucks anyway always)”, “이제는 이것에 관한 시 한 편조차 쓸 수 없어(I can’t even write a poem about it anymore)”, “이것, 저것, 그다음(this that then)”, “더 빨리(faster)”, “또는(or)”.

 

이러한 설명들을 종합하면, 여러 참여자가 지적한 한 가지 사실이 드러났다. 정체성 작업의 무게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을 때, 많은 전공의가 의사라는 전문직(medical profession)을 떠나는 일을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정체성 작업의 고립적 성격 (THE ISOLATING NATURE OF IDENTITY WORK) 

정체성 갈등을 헤쳐 나가는 일은 전공의들에게 외로움(loneliness)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참여자들은 임상 업무 환경(clinical work environment)이 개인적 정체성이나 전문직 정체성에 관한 갈등을 논의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동료들과 평범한 “일상적인 좌절과 갈등” (P7)을 나누었던 일은 회상했지만, 정체성 작업과 관련된 “전반적인…실존적(existential)” (P7)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이야기하는 일이 드물었다. 대신, 어떤 갈등을 직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하고[예: “이 환자는 정말 위중한데, 임상적으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어요” (P10)], 어떤 갈등은 이야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지[예: “이 환자들 때문에 감정적으로 압도되고 있어요” (P10)]에 관한 불문율(unwritten rules)이 있다고 보고했다. 갈등을 감추기 위해 전공의들은 흔히 모든 것이 괜찮은 것처럼 행동했다. “환자들 앞에서도, 팀 앞에서도, 모든 사람 앞에서도 분명히 겉모습을 꾸며 내곤 해요.” (P11) 전공의들은 직장 밖에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그 사람들이 자신이 겪는 전문직 정체성 갈등의 성격을 항상 이해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다. 따라서 전공의들은 흔히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정체성 갈등을 이야기할 수 없는, 갇힌 상태에 있다고 묘사했다. 이로 인해 한 전공의는 자신의 정체성을 “조각난 모자이크(fractured mosaic)” (P12)로 개념화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모자이크의 개별 조각들만 볼 수 있었고, 이는 이 전공의가 느끼는 고립감(isolation)을 더욱 심화시켰다. “모든 사람은 그림의 일부분만 봐요…분명히 외로워요…혼자서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남겨져 있어요…조금씩 알아 가면서요…우리 모두 혼자서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남겨져 있어요” (P12). 정체성 갈등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 이러한 문화는 전공의들로 하여금 “이런 일이 나한테만 일어나는 게 틀림없다는 느낌” (P5)을 갖게 했고, 직장 안에서도 밖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인식을 더욱 굳혔다.

 

전공의들은 정체성 갈등의 고립성을 설명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의 지지(support)를 통해 돌파구가 생겼던 순간들도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개인적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의 긴장으로 어려움을 겪던 한 전공의는 자신에게 “한 줄기 희망” (P2)을 준 교수진의 지지에 감사했다.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저 자신을 되찾아야 했어요…특히 다른 여성 의사들의 도움으로요. 그분들은 제가 환자에 대해 갖고 있던 그런 우려를 더 잘 인정해 주셨어요.” (P2) 이렇게 지지해 준 사람들은 이 전공의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도록 “[그녀에게] 허락해 주었다” (P2). 다른 사례에서는 지도전문의(attending)의 부적절한 행동이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을 가중시키고 있을 때, 참여자의 “선배[전공의]가 [그녀를] 따로 불러” (P11) 지지를 제공했다. 다른 참여자들 역시 동료 전공의(co-residents)의 지지를 인정했다. 한 참여자는 개인적 정체성과 전문직 정체성에서 공통점이 있는 동료 전공의를 언급했다. “이 친구가 있다는 건 제게 보물과 같아요. 이 온갖 혼란 속에서도 제가 중심을 잡도록 해 줘요…제 정체성을 형성하고, 제가 누구인지를 충실히 지키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P9) 전공의 수련(residency training) 중에 그러한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기는 어려웠지만, 그러한 관계는 정체성 작업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줄여 줌으로써 “세상이 완전히 달라질 만큼 큰 차이를 만들어 주었다” (P8).

사회·맥락적 흐름을 따라가거나 거스르는 항해 (NAVIGATION WITH AND AGAINST SOCIO-CONTEXTUAL CURRENTS)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는 작업에는 완강한 사회적 흐름(social currents)을 헤쳐 나가는 일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공의들의 정체성 작업에는 특정한 사회적 기대(social expectations), 진로 경로(career paths), 그리고 의사로 존재하는 방식(ways of being a doctor)이 무겁게 실려 있었으며, 각각은 자신이 바라는 전문직 정체성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행위주체성(agency)을 제약했다. 한 전공의는 대부분의 전공의가 “흐름에 휩쓸려 들어가서 저항이 가장 적은 경로를 택합니다. 의문을 제기하는 것보다 흐름에 따라가는 게 더 쉽죠” (P3)라고 설명했다. 완강한 흐름에 완전히 굴복하고 싶지 않았던 이 참여자는 “…내가 항해하면서 이것을 알아낼 수 있는” (P3) 경로를 찾으려고 애썼다. 자신이 바라는 흐름으로 전문직 정체성을 이끌 수 있는 전공의들의 능력에 제약이 있다는 점은 여러 결과를 가져왔다.

  • 첫째, 전공의들은 전문직 종사자로서 어떻게 존재하거나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행위주체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 전공의는 “특정한 방식과 특정한 스타일로 행동하고…그 도그마(dogma)를 철저히 [따르라]” (P2)는 기대에 맞추려 하면서 “한 사람으로서의 나 자신을 질식시키고 있다” (P2)고 묘사했다.
  • 둘째, 전공의들은 만족스럽지 못한 여러 선택지 사이를 헤쳐 나가며 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느꼈다. 자신의 미래 전문직 정체성에 관해 성찰하면서, 한 전공의는 의료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환경(underserved setting)에서 일하면 “내적인 도덕적 딜레마(moral dilemma)를 덜 느끼는 데 도움이 될 것” (P7)이라고 설명했지만, 이어서 포괄적 돌봄(comprehensive care)을 제공한다는 자신의 이상적인 비전 대신 피상적인 도움을 주는 “반창고(Band-Aid)” (P7)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결국 이 전공의는 “의학적인 측면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 (P7)하면서, 사회적 문제(social issues)와 금전적 비용(financial cost)이라는 불편하고 복잡한 외부 요인들을 외면할 수 있는 병원에서 일하기로 결정했다.
  • 셋째, 전공의들은 자신의 이상적인 전문직 정체성과 부합하는 경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 전공의는 전문직 정체성과 개인적 정체성 사이에서 자신이 “끊임없이 싸우려 애쓰고 있다” (P4)고 느꼈기 때문에 원하는 진로 경로를 포기했다. 마지막으로, 일부 참여자들은 기존의 선택지 사이를 헤쳐 나가는 무게가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한 전공의는 “내 임상 기술(clinical skills)을 쌓는 데 집중” (P8)할 수밖에 없다고 느꼈으며, 자신이 원하는 전문직 정체성을 결코 실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체념했다. “‘어쩌면 나는 공중보건(public health) 분야에서 아무 일도 하지 못할지도 몰라, 어쩌면 이 일들을 하나로 연결할 방법이 없을지도 몰라’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P8)

참여자들은 자신에게 허용된 제한적인 행위주체성을 행사하는 일이, 구조와 문화에 깊이 내재된 흐름(structurally and culturally embedded currents)의 압력에 저항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저항(resistance)에는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을 적극적으로 부정하기” (P2) 위한 상당한 작업이 필요했다. “[의학의 문화(culture of medicine)]에 맞서 밀어붙이기가 어렵기” (P8) 때문이다. 한 전공의는 자신의 개인적 신앙(personal faith)을 전문직 정체성의 중심에 두기 위해 애썼다고 설명했다. “싸우고 옹호해야 했어요…그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어요… [나의] 신앙, 종교가 포함되어야 해요.” (P8) 이러한 저항의 작업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 전공의들에게는 “변화를 만들어 낼 힘이 없고” (P4), 갈등의 규모가 너무도 거대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무언가와 마주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다루는 일은 시작조차 할 수 없어요.” (P12) 그러나 참여자들은 작은 저항 행위(small acts of resistance)에서 위안을 얻었다. 때로 이러한 저항은 “기존의 흐름을 따라갈 필요는 없어요. 그 흐름을 따르면 분명 돈은 더 많이 벌겠지만, 그 흐름이 어떤 기쁨도 가져다주지는 않을 거예요” (P3)라는 믿음을 유지하려는 시도였다. 또 다른 경우에는 정해진 진료 방식(prescribed ways of practicing medicine)에 대한 저항이었다. “저는 대본을 그대로 읽지는 않을 거예요.” (P9) 저항은 의학의 비인간화 문화(dehumanizing culture)에 맞서, 전공의들이 서로 인간다움(humanity)을 유지하도록 돕는 형태를 취할 수도 있었다. 한 참여자는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훌륭한 팀원들과 함께 있으면, 그들은 당신이 괜찮지 않다는 걸 알아보고 ‘그만해. 가서 밥 먹어. 호출기(pager)는 내가 맡을게’라고 말해 줍니다. 잠재적 교육과정에 맞서는 일이 때때로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물죠.” (P4) 작은 저항 행위는 동기를 부여했지만, 그 행위에 참여하는 데 드는 비용(cost)과 함께 따져 보아야 했다. “그날 제가 어떤 기분인지, 반발할 의향이 있는지에 달려 있어요…제가 쓸 수 있는 감정적 배터리(emotional battery)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요.” (P10) 크든 작든, 저항 행위는 전공의들이 정체성 작업 안에서 흐름을 따라가거나 거스르며 항해하는 동안 행위주체성을 활용할 수 있게 했지만, 그러한 저항에는 대가가 따랐다.

논의 (DISCUSSION) 

우리의 이전 연구는 전공의(residents)가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ies)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이데올로기(ideology)가 어떻게 정체성 갈등(identity struggles)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규명했다 [7]. 본 연구는 그러한 정체성 갈등을 항해하는 전공의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술함으로써 이전 연구를 확장한다.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의 관점에서 살펴본 결과, 정체성 갈등과 관련된 세 가지 포괄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맥락(context)은 정체성 구성(identity construction)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제약하며, 맥락적 제약(contextual constraints)은 개인적 정체성(personal identities)과 전문직 정체성 사이에 불일치(dissonance)를 만들어낼 수 있고, 이러한 불일치를 조정하고 자신이 원하는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상징적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ism)은 전문직 사회화(professional socialization)를, 사회적 맥락(social contexts)이 정체성 구성에 필요한 구성 요소(building blocks), 즉 촉진 요인(enablers)과 규칙(rules), 즉 제약 요인(constraints)을 제공하는 양방향 과정(two-way process)으로 설명한다. 개인에게는 사회화의 힘(socializing forces)을 받아들이거나 저항할 수 있는 행위주체성(agency)이 있다. 개인은 제약에 맞서고 사회적 규범(social norms)과 가치(values)를 재형성할 수 있다 [21]. 상징적 상호작용론에 기반한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의 관점은 사회적 제약(social constraints)이 모든 사회생활의 일부이며, 따라서 어떤 개인도 정체성 구성에 대해 완전한 행위주체성을 지니지는 못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23, 24]. 사회적 규범은 개인이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러한 정체성의 구성과 표현을 제약한다 [23, 47]. 본 연구에서 전공의들은 자신의 정체성 작업이 순응 압력(pressures to conform)과 권력의 부족(lack of power)으로 제약된다고 설명했으며, 그 결과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할 행위주체성이 거의 없다고 인식했다. 참여자들은 저항 행위(acts of resistance)를 설명하면서도, 그러한 저항에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을 인식했다. 다른 연구들은 이러한 저항이 전문직으로서의 성공(professional success)을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 그러나 상징적 상호작용론에 따르면 사회는 개인적·집단적 저항 행위를 통해 변화한다 [21, 34]. 저항할 수 있는 역량(capacity for resistance)은 조직 구조(organizational structures)와 지배적 담론(dominant discourses)에 도전하는 데 중요하다 [23, 48, 49]. 규제가 많고 경쟁이 치열한 의학의 환경에서 저항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전공의가 정체성 작업에 효과적으로 참여하려면 그러한 공간이 필요하다. 전문직 정체성 작업(professional identity work)을 지원하기 위해 수련 프로그램(training programs)은 전공의가 전문직의 가치, 규범, 기대를 구성 요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체성 구성에 해로울 수 있는 제약에 맞설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둘째, 본 연구의 결과는 맥락적 제약(contextual constraints)이 어떻게 정체성 내부와 정체성 사이에 불일치(dissonance)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의료 전문직(medical profession)에 관한 초기 사회학적 탐구(sociological inquiry)는 의과대학생(medical students)이 복잡한 교육·수련 환경(training environments)을 항해하며 전문직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전문가로서 역할을 수행하려는 과정에서 이러한 불일치를 드러냈다 [18, 19]. 마찬가지로, 정체성 구성에 관한 내러티브 분석(narrative analysis)은 표방된 전문직 가치(stated professional values)와 의료 실무의 현실(realities of medical practice) 사이의 긴장을 밝혀냈다 [28, 50, 51]. 이 연구들과 다른 연구들은 의학 교육·수련(medical training)이 의사 정체성(physician identity)의 우위(preeminence)를 강조하는 명시적·암묵적 메시지(explicit and implicit messages)를 전달하며 [6, 7], 학습자가 개인적 정체성을 전문직 정체성에 종속시키는 과정에서 긴장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하게 한다 [7]. 비판이론(critical theory)을 활용하고 정체성의 교차성(intersectionality of identities)을 인정하는 연구들은 이러한 긴장이 어떻게 중첩되어 정체성 불일치(identity dissonance)를 항해하는 데 필요한 작업의 무게를 더하는지 보여준다 [10, 11, 29]. 실제로 본 연구와 다른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하면, 정체성 사이의 긴장, 그리고 그에 따라 요구되는 정체성 작업은 의학 교육·수련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사회·맥락적 제약(socio-contextual constraints)을 항해하고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 필요한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을 부각한다. 의사는 방대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힘든 일에 더하여, 실존적 위기(existential crises) [52], 책임의 무게(weight of responsibility) [53], 죽음의 현실(reality of death) [54]에 대처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본 연구의 자료에서 우리는 의사 정체성(physician identity)을 구성하는 작업이 전공의에게 무겁게 느껴질 수 있고, 신체적·정서적·관계적 측면에서 상당한 대가(physical, emotional, and relational toll)를 요구할 수 있음을 확인한다. 정체성 작업은 맥락에 따라 더 힘들 수도, 덜 힘들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변화하는 규범(shifting norms)과 상충하는 이데올로기(conflicting ideologies)는 이러한 정체성 작업을 특히 어렵게 만들 수 있다 [7, 47]. 그러나 정체성 작업이 가장 중요해지는 때는 바로 이러한 갈등의 순간이다 [24]. 어려운 경험을 통해 정체성의 변형(identity transformation)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55]. 따라서 의사가 되어가는 여정에는 갈등이 자주 존재할 것이며, 의학교육(medical education)이 진정으로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그러한 갈등을 항해하는 데 필요한 정체성 작업을 인정해야 한다.

 

1. 병원 시스템(규칙)과 나(개인)의 팽팽한 줄다리기
  • 초보 의사들은 수련을 받으며 병원의 엄격한 규칙과 문화(제약)에 억지로 맞춰야 하는 강한 압박을 받습니다. 많은 전공의들이 이런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무력감을 느끼고,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려고 저항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가 빠진다고 토로합니다. 하지만 무조건 병원 시스템에 순응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초보 의사들이 기존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목소리를 낼 때 의료계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를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은 전공의들이 병원 시스템에 일방적으로 짓눌리지 않고, 건강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2. 이상과 현실의 차이, 그리고 '나'를 잃어버리는 혼란
  • 의대에서 책으로 배운 '훌륭한 의사의 모습(이상)'과 치열한 '실제 병원 생활(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감이 존재합니다. 여기서 큰 혼란이 옵니다. 또한, 수련 환경은 학습자에게 "너의 개인적인 삶은 뒤로 미루고, 오직 '의사'로서만 존재해라"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강요합니다.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나'를 포기하고 '의사로서의 나'를 1순위로 둬야 하는 이 상황은 전공의들에게 엄청난 내적 갈등과 스트레스를 줍니다.

3. '진짜 의사'가 되기 위한 엄청난 감정 노동과 성장통

  • 결론적으로 의사가 되는 것은 단순히 의학 지식과 수술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환자의 죽음을 마주하고, 막중한 책임을 견디며 '나 자신을 진짜 의사로 빚어내는 심리적 과정(정체성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은 몸과 마음을 너덜너덜하게 만들 정도로 힘듭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런 깊은 고민과 갈등을 겪어야만 진정한 의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의학교육은 지식을 주입하는 데 그치지 말고, 초보 의사들이 겪는 이 혹독한 멘탈 붕괴와 성장통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개인이 정체성 구성의 어려움을 항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이 필요하다 [23, 47]. 본 연구에서 전공의들은 자신의 정체성 작업이 고립을 초래하며,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 없이 개인 수준에서 이루어진다고 인식했다.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노력인 정체성의 발달 과정에서 전공의들이 흔히 고립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학습자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관한 우리의 현재 이해와 협력적 참여(collaborative engagement)에 의문을 제기한다. 기존 문헌을 살펴보면 이러한 부조화(incongruence)를 이해할 수 있다.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위한 많은 개입(interventions)은 정체성 형성을 개인적 관점에서 다루며, 학습자를 개인적 성찰 글쓰기(individual reflective writing)와 내러티브 성찰(narrative reflection)에 참여시킨다 [56]. 우리는 이러한 노력만으로는 정체성 갈등에 대처해야 하는 부담을 전적으로 학습자에게 지워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본 연구의 자료와 정체성에 관한 상징적 상호작용론의 관점은

  • 1) 교육과정(curriculum)에 정체성 작업을 위한 공간을 더 많이 마련하고,
  • 2) 정체성 작업을 위한 충분한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며(예: 코치(coach)나 멘토(mentor)의 지도 [57]),
  • 3) 전공의의 정체성 작업에서 행위주체성(agency)이 더 커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이 연구가 정체성 갈등을 정상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normalizes identity struggle), 수련 프로그램과 교육자가 이러한 갈등을 항해하는 방법에 관한 안내된 지원(guided support), 성찰(reflection), 코칭(coaching)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의사의 경력 전반에 걸쳐 정체성을 지속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사회적 지지에 더하여,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은 의학계가 바라보는 전문직 정체성을 새롭게 구상하는 데 필요한 집단적 작업(collective work)을 포함하도록 확장될 수 있다. 전문직 정체성의 구성은 사회적 힘(societal forces)에 의해 제약되는데, 이러한 힘은 때로는 필요하며(예: 이상(ideals), 덕목(virtues), 역량(competencies) 등), 때로는 문제를 일으킨다(예: 의학의 이데올로기가 우리를 실현 불가능한 방식으로 존재하도록 호명하는 양상 [7]). Schwalbe와 Mason-Schrock은 정체성 작업을 집단이 집단적 정체성(collective identity)을 만들고, 유지하거나 복구하기 위해 수행하는 작업, 즉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이미지를 수정하고 개인의 정체성 형성(individual identity making)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작업을 포괄하도록 확장했다 [47]. 우리의 연구는 다른 연구들 [7–15, 52–54, 58]과 함께, 의학이 집단적 정체성 위기(collective identity crisis)를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점점 더 많은 의사가 진료 현장을 떠날 의향(intent to leave practice)이 있다고 보고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위기의 결과는 두드러진다 [59]. 또한 의과대학생들도 이러한 정체성의 균열(fracturing identity)을 감지하며, 졸업 후 비임상 환경(non-clinical settings)에서 일하려는 의향을 점점 더 많이 표현한다 [60]. 우리 모두는 전문직의 집단적 정체성을 새롭게 구상하고, 의사들의 집단적 전문직 정체성(collective professional identity)을 분열시키는 문화, 규범, 이데올로기의 문제적 측면에 맞서는 작업을 해야 한다.

 

1. "혼자 일기 쓰며 반성해라?" : 고립을 부추기는 교육의 한계
  •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심리적 고민은 누군가와 소통하며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교육은 전공의들에게 "혼자 성찰 일기를 써라"는 식으로 짐을 떠넘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는 전공의들을 돕기보단 오히려 혼자만의 고립감에 빠지게 만듭니다. 따라서 전공의가 혼자 끙끙 앓게 두지 말고, 멘토나 코치처럼 고민을 나누고 이끌어줄 '든든한 지원군(사회적 지지)'이 교육 시스템 안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2. 멘탈 붕괴는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이라는 인정
  • 병원과 선배 의사들은 초보 의사들이 겪는 혼란과 내적 갈등을 '나약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으로 쿨하게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열린 분위기(행위주체성이 커지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전공의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건강하게 다듬어갈 수 있습니다.
3. 엑소더스(대탈출) 위기 : '슈퍼맨 의사'라는 비현실적 환상을 깨야 할때
  • 현재 많은 의사들이 진료 현장을 떠나고 싶어 하고, 의대생들조차 환자를 직접 보는 임상 의사를 피하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의료계 전체가 겪는 '집단적 정체성 위기'라고 진단합니다. 이는 의료계가 의사들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상적인 잣대(이데올로기)만을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의료인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현시대에 맞는 의사의 모습은 무엇인가?"를 새롭게 정의하고, 의사들을 갉아먹는 낡은 문화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한계 (LIMITATIONS) 

우리는 본 연구에서 얻은 통찰이 여러 맥락에 전이 가능성(transferability)을 지닌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residency programs)은 국가마다 상당히 다르므로, 본 연구의 결과는 미국 맥락에 특유한 것일 수 있다. 또한 참여자들의 수련 과정 중 특정 시점의 경험을 포착했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이 여러 수련 경험을 거치며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제한적으로만 엿볼 수 있었다. 종단 연구(longitudinal research)는 전공의의 정체성 갈등 경험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관한 더 포괄적인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61]. 마지막으로 우리는 COVID-19 팬데믹(COVID-19 pandemic) 동안 이 연구를 수행했으므로, 팬데믹이 정체성 갈등 경험을 심화시키거나, 참여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지원 자원(support resources)에 영향을 미치거나, 의학 안팎의 타인과 맺는 참여자들의 관계에 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

결론 (CONCLUSIONS) 

전문직 정체성 형성(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은 의학교육(medical education)의 핵심이다. 본 연구는 전공의가 자신의 전문직 정체성을 구성하는 과정을 항해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작업을 부각한다. 전공의는 이러한 정체성 작업(identity work)을 수행하면서 어려움을 겪는데, 이 작업이 무겁고(weighty), 고립을 초래하며(isolating), 심하게 제약되기(deeply constrained) 때문이다. 우리는 교육자와 수련 프로그램이 학습자가 의미 있게, 그리고 행위주체성을 발휘하면서(agentically) 전문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항해의 작업(navigational work)을 프로그램 차원에서 촉진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의사들은 전문직의 가치(professional values)를 지지하고 환자의 필요를 계속 충족하는 공유된 전문직 정체성(shared professional identity)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집단적 작업(collective work)을 수행해야 한다.

주 (NOTE)

미국에서 전공의(residents)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이 선택한 전문분야(specialties)에서 수련을 계속하는 의사를 말한다.

추가 파일 (ADDITIONAL FILE)

이 논문의 추가 파일은 다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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