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ing Professionalism in Human Dissection Room as a Component of Hidden Curriculum Delivery: A Systematic Review of Good Practices

🩺 해부학 실습실, 의사의 '사람됨'이 시작되는 곳
— 시신을 '첫 환자'로 만나게 하는 잠재 교육과정 이야기
📄 원문: Ghosh SK, Kumar A. (2019). Building Professionalism in Human Dissection Room as a Component of Hidden Curriculum Delivery: A Systematic Review of Good Practices. Anatomical Sciences Education, 12(2): 210–221. (체계적 문헌고찰, systematic review)
들어가며: 의대생이 처음 카데바를 만나는 순간
- 의대생이 본과 1학년 해부학 실습실에 들어서서 처음으로 카데바(cadaver)를 마주하는 순간을 떠올려 볼까요. 긴장되고, 두렵고, 솔직히 어떻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지 막막하죠.
- 전통적인 해부학 교육은 이 막막함에 대해 한 가지 분명한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바로 "분리된 관심(detached concern)" 입니다. 학생들에게 시신으로부터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라고, 그래야 '환자 전체'가 아니라 '질병'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가르친 거예요.
- 그런데 이 방식에는 치명적인 그림자가 있었습니다. 저자들은 이렇게 짚습니다. 👇
🗣️ "이 접근법의 두드러진 단점은, 이 교육과정을 거친 의사들이 정밀한 과학적 안목은 갖추었지만 환자를 의료가 필요한 인간이 아니라 사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a notable drawback of this approach is that although physicians within this curriculum went on to develop a precise scientific acumen, they perceived patients as objects rather than human beings in need of medical care" (Ghosh & Kumar, 2019)
질병은 잘 보는데 사람은 못 보는 의사. 이걸 깨달은 의학교육자들 사이에서 "이건 아니다" 하는 흐름이 퍼졌고, 그 결과 해부학 실습실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예요.
🔍 그런데 '잠재 교육과정'이 뭐죠?
- 본격적인 사례로 들어가기 전에 핵심 개념 하나만 짚고 가겠습니다. 바로 잠재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 입니다.
- 쉽게 말하면 이래요. 강의계획서에 적힌 내용, 시험에 나오는 지식—이건 공식 교육과정(formal curriculum) 이죠. 반면 잠재 교육과정은 강의실의 분위기, 교수님의 태도, 실습실의 문화 같은 것을 통해 은연중에, 의도치 않게 전달되는 가치와 태도를 말합니다. 가르쳐서 배우는 게 아니라, 학습자가 환경 속에서 스스로 '읽어내는' 거죠.
- 흥미로운 건 그 영향력입니다. 저자들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
🗣️ "'잠재 교육과정'은 의대생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 이런 맥락에서는 '공식 교육과정'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The 'hidden curriculum' has a strong influence on the development of professional identity among medical students and in this context it is considered as more powerful than the 'formal curriculum'" (Ghosh & Kumar, 2019)
- 그리고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 —존중, 정직, 연민 같은 의사의 핵심 덕목—은 바로 이 잠재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지는 대표적인 인간 기술(human skills), 즉 분과 독립적 역량(discipline-independent skills) 입니다.
- 그렇다면 의대생이 가장 일찍, 가장 강렬하게 잠재 교육과정을 경험하는 공간은 어디일까요? 맞습니다. 해부학 실습실이죠. 그래서 몇몇 의과대학이 이 공간을 '전문직업성을 길러내는 무대'로 재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 시신에게 '이름' 대신 '정체성'을 — 네 가지 우수 사례
저자들은 전 세계 의과대학의 사례를 체계적으로 검토해, 해부 실습을 인간적으로 만든 네 가지 대표 실천을 소개합니다. 하나씩 살펴볼게요.
1️⃣ 해부 전에 기증자가 누구인지 알기 (Identifying the Donor)
- 대부분의 해부학 실습실에서는 시신에 번호나 별명을 붙여 익명으로 다룹니다. 이른바 시신에 별명 붙이기(cadaver naming) 죠.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자기를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대처(coping) 방식인데요, 문제는 이 습관이 나중에 임상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환자를 '몸의 특징'이나 '아픈 장기'로 부르게 되는, 사람과 인간적 정체성 사이에 거리를 두는 습관 말이죠.
- 그래서 인디애나 대학교 의과대학 노스웨스트(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Northwest, IUSM-NW) 는 정반대를 택했습니다. 해부를 시작하기 전에 기증자가 누구인지 학생들에게 공개한 거예요. 기증자가 생전에 직접 "왜 내 몸을 기증하기로 했는지" 이야기하는 영상(video clip)을 보여줍니다. 학생들은 직접 시신을 캠퍼스로 모셔오고, 가족과 편지·전화·이메일로 소통하며, 마지막엔 추모식에서 만납니다.
-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UMMS) 와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의 'Donated to Science' 프로젝트도 비슷한 영상 인터뷰 방식을 썼는데, 그 효과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은 기증자와 마치 의사–환자, 혹은 학생–스승 같은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고, 임상 훈련을 받으며 점점 '임상적으로 초연해진' 후에도 공감적 태도를 오래 유지했다고 해요.
- 여기엔 윤리적 안전장치도 단단히 들어갑니다. 기증자 본인의 정보 공개 동의는 시신 기증 서류 작성 단계에서 받고, 가족 연락은 교수진의 충분한 지도와 검토를 거친 뒤에 이뤄집니다.
2️⃣ 기증자 가족과 함께 밥 먹기 — '기증자 오찬' (Donor Luncheon)
- 오클라호마 대학교 의과대학(University of Oklahoma College of Medicine, OU) 의 사례는 좀 더 따뜻합니다. 첫 해부 실습에 들어가기 전, 학생들이 기증자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는 자리를 마련한 거예요. 이게 OU 의대생이 받는 '첫 수업'이라고 합니다. 🍽️
- 재미있는 뒷이야기가 있어요. 이 '기증자 오찬'을 처음 구상한 Jerry B. Vannatta 교수는 대만의 한 워크숍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대만이 이 분야의 선구자라는 점, 다음 사례에서 더 분명해집니다.)
- 오찬에서 가족들은 사진첩이나 준비한 글을 들고 와 고인의 삶을 들려주고, 교수진은 학생들이 다가올 해부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놓도록 도와줍니다. 핵심 목적은 명확합니다. 👇
🗣️ "기증자의 삶에 대한 세부 정보를 알게 되는 것은 학생들에게 전문가적 거리와 공감 사이의 균형을 가르치며, 그 결과 환자를 단지 질병이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로 대하도록 더 잘 준비시킨다."
"Learning about the details of the life of the donor teaches the students to balance the professional distance with empathy thereby preparing them in a better manner to serve their patients as living beings and not just maladies" (Ghosh & Kumar, 2019)
- 여기서 핵심 표현이 등장하죠. 해부가 시작되면 기증자는 학생들에게 '첫 스승(first teacher)' 이자 '첫 환자(first patient)' 가 됩니다. 실제로 오찬에 참여한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도 기증자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계속 기억했다고 해요.
3️⃣ 멘토의 집을 찾아가기 — '무언의 멘토 프로그램' (Silent Mentor Program)
- 가장 깊고 독특한 사례는 대만 츠치 의과대학(Tzu Chi Medical School) 의 '무언의 멘토 프로그램(Silent Mentor Program)' 입니다. 약 16년 전, 츠치를 설립한 청위(Cheng Yen) 법사가 시작했죠. 사실 "시신을 훼손해선 안 된다"는 중화권의 전통 관념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일이었지만, 불교의 자비와 자기희생 윤리에 호소하며 시신 기증 문화를 일궈냈습니다. 🙏
- 이 프로그램에서 기증자는 '무언의 멘토(Silent Mentor)' 로 불리며 존경받습니다. 학생들은 해부 전에 직접 멘토의 가족을 방문해 고인의 사진을 보고 삶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짧은 전기(biography)를 써서 학교 웹사이트와 해부대 위에 게시하죠. 해부가 끝나면 장기를 제자리에 정성껏 되돌려놓고 절개 부위를 봉합한 뒤, 공개 장례식을 치르고 유골을 교내 사당에 모십니다.
- 저자들이 정리한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이렇습니다. 👇
🗣️ "츠치 의과대학 당국은 차세대 의사들이 인체를 최고의 존중과 부드러움으로 대하고, 환자를 돌볼 때 인간적이며, 가족과 공감으로 소통하도록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the authorities of Tzu Chi Medical School aim to teach the next generation of doctors to treat the human body with utmost respect and gentleness, to be humane when giving care to patients, and to communicate with their relatives with empathy" (Ghosh & Kumar, 2019)
- 2012년에는 말레이시아 말라야 대학교가 이 모델을 외과 수기 워크숍 버전으로 도입했는데, 학생 대부분이 이를 '변혁적(transformative) 경험' 으로 꼽았다고 합니다. "교과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고요.
4️⃣ 첫 스승을 기리는 감사 행사 (Act of Gratitude)
- 마지막은 해부 실습이 끝난 후 열리는 추모식(memorial ceremony)입니다. 최근 수십 년간 전 세계 의과대학으로 확산된 흐름이죠.
- 예일 대학교(Yale) 는 매년 '감사의 예배(Service of Gratitude)'를, 메이요 클리닉 의과대학(Mayo Clinic College of Medicine) 은 '감사 기념식(Convocation of Thanks)'을 엽니다. 메이요의 기념식에는 뭉클한 디테일이 있어요. 학생들이 직접 찍은 꽃 사진을 슬라이드로 상영하고, 참석한 유가족에게 꽃씨 봉투를 선물합니다. 심은 씨앗에서 꽃이 피어나듯, 오늘의 의대생이 내일의 공감적 의사로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거죠. 🌸
- 저자들은 이런 추모식의 의미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
🗣️ "이러한 경건한 모임은 해부 실습실 경험에 인간적인 손길을 더함으로써 과학과 인간성을 잇는 데 기여한다."
"these revered gatherings help to bind science and humanity by giving a humanistic touch to the dissection room experience." (Ghosh & Kumar, 2019)
💡 핵심 메시지: '시신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네 가지 사례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흐름이 보이시나요? 바로 시신 중심 접근(cadaver-based approach)에서 환자 중심 접근(patient-oriented approach)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저자들은 이를 의학교육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합니다. 👇
🗣️ "이들 의과대학은 '공식 교육과정'과 더불어 '잠재 교육과정'을 강조하는 것이, 단지 치료할 뿐 아니라 사회를 돌보는 미래의 의사를 길러내는 길임을 보여주었다."
"these medical schools have illustrated that emphasis on the 'hidden curriculum' alongside the 'formal curriculum' is the way forward in preparing tomorrows physicians who would not only treat but also care for the society." (Ghosh & Kumar, 2019)
그리고 결론부에서 저자들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
🗣️ "이렇게 진화한 육안해부학 교육 모델은 학생들의 핵심 전문직 역량 발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며, 따라서 환자를 돌봄과 따뜻함, 연민으로 대하는 미래의 공감적 의사를 길러내는 과정을 시작한다."
"this evolved gross anatomy education model substantially contributes to the development of key professional skills among the students thus commencing the process of building empathetic physicians of tomorrow who would treat their patients with care, warmth, and compassion." (Ghosh & Kumar, 2019)
✍️ 맺으며: 우리 교육과정에 던지는 질문
- 이 논문을 읽으며 저는 자연스럽게 우리 상황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느냐에는 많은 공을 들이지만, '어떤 환경에서, 어떤 분위기 속에서' 배우게 하느냐—즉 잠재 교육과정의 설계—에는 얼마나 의도를 담고 있을까요?
- 해부학 실습실은 의대생이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 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가장 이른 무대입니다. 시신에 번호를 붙일 것인가, 이름을 되찾아 줄 것인가. 그 작은 선택이 "질병만 보는 의사"와 "사람을 보는 의사"를 가르는 출발점일 수 있다는 것. 이 논문이 던지는 메시지는 결국 그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물론 문화적·종교적 맥락에 따라 그대로 옮길 수는 없겠죠. 저자들도 지역·문화·종교적 변형(regional/cultural/religious modifications) 을 전제로 도입할 것을 권합니다. 우리 교육 현장에 맞는 '한국형 잠재 교육과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볼 만한 주제입니다. 🤔
서론 INTRODUCTION
전통적으로 의학교육과정(medical education curriculum) 안에서 육안해부학 프로그램(gross anatomy program)의 초점은 해부 기반 교육(dissection-based teaching)을 통해 인간 해부학(human anatomy)에 관한 필수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이후 임상훈련(clinical training)에 적용하는 데 있었다 (Rizzolo, 2002; Drake et al., 2009; Ghosh, 2015). 이러한 인식에 따라 육안해부학 프로그램 안에서는 “분리된 관심(detached concern)”이라는 개념이 실천되었다. 여기서 학생들은 인간 시신(human cadaver)으로부터 정서적으로 자신을 분리하도록 훈련받았고, 이를 통해 임상 실천(clinical practice)에서 환자 전체가 아니라 질병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Lief and Fox, 1963; Dickinson et al., 1997; Jones et al., 2014; Tseng and Lin, 2016). 그러나 연구자들이 관찰한 바와 같이, 이 접근의 두드러진 약점은 이러한 교육과정 안에서 훈련받은 의사들이 정밀한 과학적 통찰(scientific acumen)은 발달시켰지만, 환자를 의료적 돌봄이 필요한 인간 존재가 아니라 대상(object)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Dickinson et al., 1997). 기존 교육과정의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는 교육자들 사이에 파문을 일으켰고, 이후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상당수는 “분리된 관심”의 개념을 무효화하려는 목적에서 미래 의사들에게 연민(compassion), 돌봄(care), 공감(empathy)과 같은 인문주의적 속성(humanistic attributes)을 함양하는 데 강조점을 다시 두었다 (Halpern, 2001; Böckers et al., 2010). 그 결과 의과대학들 사이에서 큰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이 관찰되었고, 기존 인체해부 프로그램의 틀 안에 중요한 변화들이 도입되었다 (Jones et al., 2014). 이 맥락에서 관련 문헌을 색인 데이터베이스인 Medline 및 PubMed, Scopus, Embase®, CINAHL Plus, Web of Science, Google Scholar에서 광범위하게 검색한 결과, 정책결정자와 교육자들이 해부 실습에 인간적 관점(humane outlook)을 부여하기 위해 독특한 개념들을 채택하고 이를 해부 교육과정에 통합해왔음이 확인되었다 (Pawlina et al., 2011; Crow et al., 2012; Talarico, 2013; Santibañez et al., 2016).
- 이러한 좋은 실천의 등장은 학생들이 인간 시신을 “첫 번째 교사(first teacher)”이자 “첫 번째 환자(first patient)”로 바라보도록 이끌었고, 또한 학생들이 해부학적 구조와 그 세부사항을 탐구하는 매혹적인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개인의 이타적 희생과 이타주의(altruism)를 존중하도록 촉진하였다 (Ferguson et al., 2006; Gregory et al., 2009).
- 진화하는 의학교육과정 안에서 이러한 좋은 실천은 학생들에게 학문분야 독립적 역량으로서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을 발달시키는 데 기여하였고, 궁극적으로 존중과 연민을 가지고 사회에 봉사하려는 인간적인 의사(humane physicians)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Bryan et al., 2005; Ghosh, 2017a).
의과대학생 시기에 전문직업성의 필수 구성요소를 내면화하는 것은 미래 임상의사에게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의학교육 프로그램의 이해관계자들은 Accreditation Council for Graduate Medical Education, 즉 ACGME가 제안한 여섯 가지 핵심역량(core competencies) 중 하나로 전문직업성을 채택하는 것을 지지해왔다 (Gregory et al., 2009). 의과대학생들이 온기와 돌봄을 가지고 사회에 봉사하는 데 필요한 필수 전문직업적 역량(professional skills)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의학 경력의 시작 단계부터 연민, 존중, 사회와 전문직에 대한 책무성(accountability)의 가치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Escobar-Poni and Poni, 2006; Ghosh, 2017b). 이러한 인문주의적 속성은 1학년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인체해부의 영역 안에서 독립적으로 설계된 실천(standalone practices)을 통해 발달한다 (Pawlina et al., 2011; Crow et al., 2012; Talarico, 2013; Santibañez et al., 2016). 이용 가능한 문헌에는 인체해부의 실천이 다른 학문분야 독립적 역량과 함께 전문직업성을 촉진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Shapiro et al., 2009; Ghosh, 2017a). 더 나아가 전문직업성의 본질을 내면화하는 것은 의학훈련(medical training)의 사회화 과정(socialization process)의 핵심 구성요소이며, 이는 의학교육 프로그램 안에서 “잠재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으로 실천되고 있다. “잠재교육과정”은 교육기관의 교육적 틀, 실천, 문화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종종 암묵적이고 묵시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태도와 가치라고 대략 정의할 수 있다 (Hafferty et al., 2015). “잠재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은 의과대학에서 훈련받는 미래 임상의사의 정서적, 행동적 관점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새롭게 부상하는 연구영역이다 (Bandini et al., 2017). 연구자들은 성공적인 의학교육 프로그램이 미래의 공감적 의사(empathic physicians)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잘 설계된 “잠재교육과정”의 틀이 시대적 요구라고 보았다 (Byszewski et al., 2012; Balboni et al., 2015). 의과대학생들은 의학훈련의 상당 기간을 인체해부실에서 보내며, 조기 개입(early intervention)은 “잠재교육과정”의 핵심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의학교육자들은 이 기회를 받아들여 의과대학에서 실천되고 있는 독특한 개념들을 설계하였다 (Pawlina et al., 2011; Crow et al., 2012; Talarico, 2013; Santibañez et al., 2016). 학업적 발전과 더불어 의과대학생의 전문직업성 핵심 구성요소를 강화하는 데 이러한 좋은 실천들이 거둔 커다란 성공은 해부과학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러한 독특한 개념들은 실제로 해부학의 개혁된 교육모델(reformed education model)의 토대를 놓았고, 다른 의과대학들에도 눈을 뜨게 하는 사례이자 그들의 발자취를 따를 충분한 동기를 제공한다.
인체해부 과정 안에서 의과대학생의 전문직업성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조치는 해부과학교육의 영역에서 활발한 연구주제이다 (Macpherson, 2012; Morihara et al., 2013). 저자들은 이와 관련된 문헌을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해부학교육자들이 “잠재교육과정” 전달의 최근 경향을 채택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이에 따라 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의과대학들이 채택한 몇 가지 독특한 실천을 강조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실천은 그 자체로 비할 데 없을 뿐 아니라, American Board of Internal Medicine이 정의한 바와 같은 성실성(integrity), 존중(respect), 연민(compassion) 등 전문직업성의 핵심 구성요소를 의과대학생에게 함양하는 데 성공적이었다 (Blank, 1994). 이 종설 논문에서는 PRISMA, 즉 Preferred Reporting Items for Systematic Reviews and Meta-Analyses 진술문에 따라 문헌 보고가 이루어졌으며, 여기에는 PRISMA 체크리스트와 PRISMA 흐름도 준수가 포함된다 (Liberati et al., 2009; Moher et al., 2009; Hammick et al., 2010; Bearman and Dawson, 2013). 이 논문은 기증자 인터뷰 영상 클립을 학생들에게 보여줌으로써 해부에 앞서 기증자를 식별하도록 하는 개념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해부 수업의 시작 단계에서 학생들이 식사 자리에서 기증자 가족을 만나고 상호작용하는 실천을 상세히 다룬다. 이 논문은 학생들이 시신기증자(body donor)를 멘토로 존중하고, 기증자의 삶을 익히기 위해 그 가족을 방문하는 개념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해부가 끝난 뒤 기증자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기증자를 기리는 추모식(memorial ceremonies)을 열고, 그 자리에서 학생들이 해부실 경험을 회상하는 실천을 성찰한다.
해부에 앞서 기증자 식별하기
IDENTIFYING THE DONOR PRIOR TO DISSECTION
전 세계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인간 시신의 정체성(identity)에 관한 일반적 실천은 번호를 부여하거나 별명으로 지칭함으로써 익명성(anonymity)을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Williams et al., 2014; Jones and King, 2017). 연구자들은 아마도 해부실에서 가장 흔히 관찰되는 대처기제(coping mechanism)가 “시신 이름 붙이기(cadaver naming)”, 즉 시신을 별명으로 부르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 별명은 대개 시신의 특정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다. 이러한 상상적 이름 붙이기(imaginative naming)는 학생들이 시신의 인격성(personhood)을 인정하게 하면서도 심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게 해주며, 따라서 해부에 더 편안해지도록 한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Druce and Johnson, 1994). 그러나 “시신 이름 붙이기”의 주요 단점은 이후 임상 실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의사가 환자를 신체 상태나 병든 장기와 관련하여 명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해부실에서의 “시신 이름 붙이기”는 임상 환경에서 의사들이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편안함을 얻기 위해 신체와 환자의 인간적 정체성 사이에 거리를 두는 잘못된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Lempp, 2005). 주목할 점은 최근 문헌에서 학생들이 시신기증자와의 호의적 관계(benevolent relationship)를 통해 결국 이익을 얻는다는 점이 확립되었고, 의과대학생들이 기증자의 개인적 세부사항을 알고 싶어 한다는 보고도 있다는 점이다 (Kostas et al., 2007; Talarico and Prather, 2007). 연구자들은 기증자의 정체성에 친숙해지는 것이 의과대학생에게 존중과 연민을 심어준다고 기록하였다 (Coulehan et al., 1995; Weeks et al., 1995; Talarico, 2010). 현재 해부실 경험은 확장된 의학교육과정(extended medical curriculum)의 일부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인문주의적 속성을 기르기 위한 다면적 교육경험에 노출된다.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Northwest, 즉 IUSM-NW는 육안해부학 과정 안에서 독특한 접근을 채택하였다. 해부가 시작되기 전에 해부될 시신의 주인인 사람의 정체성을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조치는 해부 기반 교육에서 인간 시신의 익명성을 유지해온 전통적 실천으로부터의 놀라운 전환이다. IUSM-NW의 교육자들에 따르면, 이 접근의 주된 목적은 학생들이 기증자를 단순한 시신이 아니라 교사, 환자,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 존재로 만나도록 하는 데 있었다. 이 프로토콜의 실행에는 기증자가 왜 자신의 유해(mortal remains)를 해부학교육을 위해 기증하기로 선택했는지 설명하는 영상 클립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과정이 포함된다 (Talarico, 2010, 2013). 기증자의 정체성을 알게 된 뒤, 학생들은 기증자의 시신을 캠퍼스에서 맞이하고 이후 운송, 보관, 유지 관리를 성실히 준비한다. 기증자 가족 구성원의 참여 역시 이 새로운 접근의 필수 구성요소이지만, 해부 과정 동안 가족과 학생 간 접촉은 서면 편지, 전화 대화, 이메일 교환을 통한 의사소통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지속적 서신 교환은 가족이 기증자에 대한 개인적 세부사항을 전달하면서 깊어지고, 해부 과정이 끝난 뒤 기증자를 기리기 위해 조직되는 연례 감사예배(annual thanksgiving service)에서 학생들과 가족이 만나는 것으로 절정에 이른다. 이러한 모든 조치는 학생들이 자신들이 수행하는 활동의 중요성과 실제 가치를 인식하고, 그들이 매혹적인 학습경험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얻게 해준 사람을 존중해야 할 책임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Talarico, 2010, 2013).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증자의 정체성과 개인 정보를 학생들과 공유하는 것은 윤리적 우려의 문제이다. 따라서 적절한 문서화를 통한 사전 승인 획득은 이 프로그램의 필수 요소를 이룬다. 기증자의 사적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예비 기증자의 동의는 자발적 시신 유증(willful body bequeathal)에 관한 필수 문서화 과정에서 확보되며, 관련 가족 구성원의 승인은 학생들이 서면 편지, 전화 대화, 이메일을 통해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교수진으로부터 광범위한 상담을 받으며, 가족 구성원과 접촉하기 전에 모든 의사소통은 검토되고 논의된다.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응답이 있는 경우, 가족은 의무기록, 서사(narratives), 사진, 심지어 영상을 보내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기증자의 개인적 순간들을 공유하게 된다 (Talarico, 2013).
비슷한 프로젝트는 University of Michigan Medical School, 즉 UMMS의 Anatomical Donations Program 산하에서도 수행되었다. 여기서는 잠재적 기증자가 살아 있을 때 인터뷰를 영상으로 녹화하고, 이후 해부학 해부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이를 보여준다. 영상 클립은 기증자의 개인적 삶의 여러 측면, 시신기증 결정의 이유, 기증자를 회상하는 가족 구성원의 기억을 조명한다. 프로젝트 평가 과정에서 학생 반응을 분석한 결과, 기증자의 정체성과 개인적 세부사항과의 만남은 의사-환자 관계(physician-patient relationship) 또는 학생-교사 관계(student-teacher relationship)에 가까운 친밀한 관계의 발달로 이어졌다. 이러한 유대는 정서적이고 인문주의적인 전문직업성(emotional and humanistic professionalism)의 발달을 촉진하였고, 학생들이 인간다움을 느끼도록 하여 돌보는 인간(caring human beings)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였다. 존중과 친절을 가지고 기증자를 식별하는 실천에 노출된 것은 학생들이 임상적으로 거리두기를 하게 되더라도 전문훈련 깊숙한 단계까지 공감적 관점(empathetic outlook)을 유지하도록 도왔다 (Bohl et al., 2013).
뉴질랜드 University of Otago에서는 Donated To Science라는 제목의 영상 프로젝트가 수행되었는데, 해부 수업 시작 전에 잠재적 기증자의 영상 인터뷰를 의과대학생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활동은 학생들에게 놀라운 영향을 미쳤고, 그 영향은 학생들을 돌보는 의사로 형성하는 데 장기적인 효과를 보인 것으로 관찰되었다 (Trotman, 2009). 기증자의 정체성을 의과대학생에게 공개하는 핵심 논리는 기증자의 인간성을 인정함으로써 그 사람에게 최적의 존중을 보장하는 것이다 (Štrkalj and Pather, 2017). 이용 가능한 문헌을 통해 볼 때, 시신에 대한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학생들이 그 사람들이 실제로 삶을 살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돕는다는 점이 분명하다 (Arráez-Aybar et al., 2008). 의학교육자들은 점차 기증자의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최근 University of Pennsylvania 연구자들은 시신에 대한 개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학생들이 인체해부의 형성적 경험(formative experience)을 존중하고, 기증자에 대한 존중을 미래 환자에 대한 연민으로 변환(transmute)하는 데 실제로 유용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Williams et al., 2014).
이 독특한 개념을 의학교육과정 안에서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두 가지 필수 매개변수에 달려 있다. 하나는 전문직업성과 기본 해부학 지식 학습의 통합이다. IUSM-NW의 교육자들은 육안해부학 과정이 끝난 뒤 학생들에게서 전문직업성 표현을 평가하기 위한 평가체계(evaluation system)를 설계하였다. 이 체계 안에서 전문직업성은 각 학생과 관련하여 네 가지 핵심 기술, 즉 시연(demonstration), 헌신(commitment), 행동(behavior), 핵심 속성(core attributes)을 통해 설명된다. 각 학생은 공식 역량평가(formal competency evaluation)를 통해 이러한 기술 각각에 대해 개별적으로 평가되고 그에 따라 등급을 받는다. 어떤 학생이 불만족 등급을 받은 경우, 그 학생은 결핍된 기술에 초점을 둔 활동에 참여하여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향상할 기회를 받는다. 이 프로그램 안에서 정보와 관련 책임이 주어지는 상황에서 학업 수행이 뒷전으로 밀릴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형성평가(formative evaluation) 점수와 학생들이 기록한 의견은 학생들이 프로그램 기간 동안 대처하고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근거를 제공한다 (Talarico, 2013).
시신 정체성 공개와 관련된 전문직업성의 속성
Attributes of Professionalism Associated with Revealing of Cadaver Identity
의학교육과정의 초기 단계부터 이처럼 부드럽지만 이타적인 실천을 함양하는 것은 미래 의사를 준비시키는 데 다양한 이점을 갖는다. 잘 설계되고 구조화된 기증자 인터뷰가 일반 병력(general history), 말기질환 병력(history of terminal illness), 관련 내과 및 외과 병력(medical and surgical history), 그리고 최종적으로 가족력과 사회력(family and social histories)으로 순차적으로 상세화된다면, 이는 임상 환경에서 환자 병력청취(patient history taking)의 실제와 매우 밀접하게 유사할 것이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Bohl et al., 2013). 이는 의과대학생에게 매우 적절한 수준의 전문직업적 세부사항을 제공하는 데 중요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은 매우 초기 단계부터 의사-환자 관계의 복잡성, 특히 환자와 그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전문직업적 의무(professional obligations)에 익숙해진다 (Lamdin et al., 2012). 기증자 시신의 보관자(custodians)가 되는 학생들은 이후 환자의 안녕(well-being)에 대한 책임을 떠맡을 준비를 하게 된다 (Bohl et al., 2011). 더 나아가 해부대 위의 익숙한 사람과 정기적으로 마주치는 것은 성찰적 기술(reflective skills)을 연마하는 데 이어지며, 이는 전문직업적 발달(professional development)의 필수 구성요소이다 (Hopkins, 2012). 학생들은 기증자가 고귀한 행위를 통해 인체해부라는 활동을 수행할 특권, 즉 자신의 의학 경력을 향상시키는 경험을 자신들에게 부여했음을 깨닫고, 또한 “첫 번째 환자”를 정기적으로 접하게 되면서, 해부실에서의 일상적 작업과정을 성찰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 학생들은 일상 경험으로부터 배우도록 자신을 적응시키며, 이는 전문직업적 실천에 필수적인 정의적 특성(defining characteristic)의 발달로 이어진다 (Lazarus et al., 2017). 학생들이 기증자에 대한 개인 정보를 알게 될 때, 그들은 획득한 정보를 비밀로 유지하는 데 대해서도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이 독특한 실천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전문직업성의 또 다른 필수 측면이다. 기증자의 정체성을 공개하고 학생들이 기증자의 가족 구성원과 친숙해지게 하는 것은 인간 시신 해부 경험을 새내기 의사(budding physician)에게 개인적이고 가치 있는 경험으로 만든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해부를 수행하는 동안의 경험과 자신을 밀접하게 연결하기 시작하고,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된다. 따라서 해부실에서 내면화된 실천은 마음에 새겨지고 결국 평생의 교훈으로 유지된다.
기증자 가족과 식사 나누기
SHARING A MEAL WITH THE DONOR FAMILY
University of Oklahoma, 즉 OU College of Medicine의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첫 해부 경험을 위해 실험실에 들어가기 전에 기증자 가족 구성원을 만나고, 기증자에 관한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이야기(chronicles)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독특한 개념을 설계하였다. 이 해부학 프로그램에 특별한 성격을 부여하는 구성요소는 “기증자 오찬(Donor Luncheon)”이다. 여기서 학생들은 식사 자리에서 기증자의 가족 구성원과 상호작용하며, 이는 OU College of Medicine에서 학생들이 받는 첫 번째 수업이 된다 (Crow et al., 2012). “기증자 오찬”이라는 특별한 발상은 Department of Medicine의 Jerry B. Vannatta 교수가 고안한 것으로, 그는 대만의 한 워크숍에서 이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프로그램은 해부 수업 시작 전에 학생들과 기증자 가족 간의 의사소통을 촉진함으로써 의학의 인간적 얼굴(humane face of medicine)을 강조한다. 처음에 “기증자 오찬”의 개념은 학생들이 해부 활동에 더 잘 대처하도록 준비시킬 것이라는 인식에 기반하였다. 해부는 그렇지 않으면 외상적 경험(traumatic experience)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Vannatta and Crow, 2007). 교육자들은 이러한 활동이 학생들에게 가족 구성원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기증자의 정체성과 가까이 마주칠 수 있는 창이 될 것이라고 가정하였다. 기증자의 정체성을 사전에 알게 되면 해부실에서 흔히 실천되는 “시신 이름 붙이기”와 같은 일반적 대처기제의 필요가 분명히 중화될 것이다. 기증자의 정체성을 알지 못하는 학생들은 종종 이러한 활동에 의존하는데, 이는 해부실에서 심리적 관점에서 편안한 영역을 제공하지만, 이후 임상 실천에서는 환자의 인간적 정체성으로부터 학생들을 멀어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Druce and Johnson, 1994; Lempp, 2005). “기증자 오찬”의 도입은 이 간극을 좁히고, 학생들의 마음속에 자신들 앞에 누워 있는 사람이 한때 온전하게 살아 있었다는 사실을 각인시킬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 사람의 존재가 친족들에게 소중했으며, 그 사람이 학생들이 현재 속해 있는 바로 그 사회의 필수적인 일부였다는 사실 말이다. 이러한 열정적인 깨달음은 해부실 전체의 환경을 현실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으며, 육안해부학 학습경험을 매혹적인 것으로 만들 수 있다.
학생들이 해부실에서 극복해야 하는 주요 도전 중 하나는 죽음과 죽어감(death and dying)에 대한 생각과 관련된 불안이다. 인간 시신과 처음 마주하기 전 학생들은 수많은 정서적 반응을 경험하며, 그들 중 상당수는 심리적, 정서적으로 적응하는 데 실제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 (O’Çarroll et al., 2002). 자연스러운 반응은 해부를 수행하는 동안 전문직업적 거리(professional distance)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학생들이 인간 신체를 죽은 인간 존재가 아니라 표본(specimen)으로 간주하면서 행위를 수행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Houwink et al., 2004). 기증자의 삶의 세부사항을 배우는 것은 학생들에게 전문직업적 거리를 공감과 균형 있게 유지하는 법을 가르치며, 그들이 환자를 단지 질병(maladies)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로 섬기도록 더 잘 준비시킨다 (Pearson and Hoagland, 2010). 이것이 “기증자 오찬”의 일차적 목적이다. 즉 해부실 활동을 인간화하고, 학생들 사이에 공감, 연민, 존중을 함양하기 위해 잠재 의학교육과정(hidden medical curriculum)을 강화하는 것이다 (Pawlina, 2006). 이 프로그램은 2000년에 시작되었고, 이후 OU College of Medicine에서 매년 이어지는 전통이 되었다. 해부 과정이 시작되기 전, 학교 관계자들은 기증자의 가족에게 알리고 새 의과대학생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도록 초대한다. 이 의사소통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에게는 그들이 결국 기증자의 시신을 해부하게 될 학생 집단을 만나게 될 것이며, 전체 활동의 인문주의적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기증자에 대한 개인 정보를 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때때로 기증자 가족은 오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기증자 오찬에서 기증자 가족을 만났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예정된 행사 당일, 즉 인체해부가 시작되는 날에 모든 학생은 기증자의 이름, 나이, 사망 원인을 포함하여 정체성을 공개하는 정보책자를 받는다. 육안해부학 교수진 팀은 전체 활동 전반에 걸쳐 학생들을 멘토링한다. 오찬식 동안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 개별적인 방식으로 준비해 온다. 사진 앨범, 준비된 원고, 혹은 기증자에 대한 기억과 관련되고 그 삶의 특정 측면을 묘사하는 자료를 가져오는 식이다. 학생들은 그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기증자의 삶에 익숙해지고, 마지막으로 교수 촉진자(faculty facilitator)는 다가오는 해부 경험에 대한 우려나 두려움을 학생들이 드러내도록 이끈다 (Crow et al., 2012).
“기증자 오찬” 과정에 참여한 뒤 학생들이 해부를 시작할 때, 해부학 기증자(anatomical donor)는 “첫 번째 교사”이자 “첫 번째 환자”가 된다. 이 독특한 프로그램은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어두운 유머(dark humor)의 관행과 비교할 때, 해부실 안에 공감의 감정을 창출하려 한다 (Rizzolo, 2002). 문헌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해부 경험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낮고, 해부학 기증자에 대해 더 공감적으로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학생들이 기증자를 인간 존재로 계속 생각하는 경향을 보고했기 때문이다 (Crow et al., 2012). 이는 기증자의 정체성을 알고 가족을 만난 학생들이 기증자를 인간 존재로 더 깊이 인정하게 된다는 이론과 일치한다 (Weeks et al., 1995). 의심할 여지 없이 “기증자 오찬”은 학생들이 기증자를 살과 피를 가진 인물로 연결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후 그 유해를 존중과 연민의 태도로 다룰 수 있도록 기증자의 정체성을 포괄적으로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Vannatta and Crow, 2007). “기증자 오찬”과 같은 실제 상황에서 이러한 감정을 내면화하는 것은 임상훈련과 이후 전문직업적 실천으로 인문주의적 속성을 이어가는 데 중추적일 수 있다. 이 독특한 프로그램은 OU College of Medicine의 학사 일정에서 학생들의 정서적 애착을 강화하고 인본주의(humanism)의 정신을 지지하는 대표 행사(signature event)이다.
University of Oklahoma, 즉 OU College of Medicine의 교수진은 “기증자 오찬” 동안 기증자 가족을 만나고 기증자의 삶에 대한 개인적 세부사항을 접한 학생들이 기증자를 단순한 인간 시신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고 관찰하였다. 또한 이러한 학생들은 해부 과정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할 가능성이 더 낮았다. 기증자를 실제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보는 학생들의 인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지만, 그들은 기증자를 인간 존재로 생각하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 학생들이 기증자를 인간 존재로 계속 생각하는 경향을 보고했다는 관찰은 중요한 것이며, “기증자 오찬 프로그램”이 해부실 경험을 인간화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Crow et al., 2012).
멘토의 가족 방문하기 PAYING A VISIT TO THE FAMILY OF THE MENTOR
새천년이 시작될 무렵, 약 16년 전 대만 Tzu Chi Medical School의 설립자인 Dharma Master Cheng Yen은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Silent Mentor Program)”이라는 개념을 시작하였다. 시신기증(body donation)이라는 개념은 장례 전에 인간 신체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중국과 대만의 전통적 신념에 반하지만, Cheng Yen은 의과대학생들이 그들로부터 배우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일반 대중에게 자신의 신체를 기증해 달라고 호소하였다 (Eichman, 2011). 그의 호소는 연민과 자기희생(self-sacrifice)이라는 불교 윤리(Buddhist ethics)에 부합했으며, 사후에 의학의 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하는 실천을 대만에서 이타적 행위로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Lecso, 1991; Smith and Novak, 2004). 그 이후 Tzu Chi Medical College에서는 시신기증자를 “침묵의 멘토(Silent Mentors)”로 간주하였으며, 그들이 해부학 해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신체를 기증하고 인간 해부학의 세부사항을 의과대학생들에게 “가르치기” 때문에 그 희생을 존경받는다.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의 핵심 아이디어는 질병을 신체적으로 치료할 역량만 갖춘 의사가 아니라, 정서적 측면도 고려하고 환자를 인간 존재로 다루는 데 능숙한 의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López and Dyck, 2009). 이에 따라 이 프로그램에서는 의과대학생들이 기술적 세부사항뿐 아니라 의학의 정서적, 영적, 심리적 측면도 내면화할 수 있도록 교수진, 기증자, 가족 구성원의 노력이 함께 모인다. 그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공감적이고 연민 있는 의사로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Her, 2013). Tzu Chi Medical School 관계자들은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다음 세대 의사들에게 인간 신체를 최고의 존중과 부드러움으로 대하는 법, 환자를 돌볼 때 인간적으로 대하는 법, 그리고 그 가족과 공감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가르치고자 한다 (Santibañez et al., 2016).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기증자들이 아무 대가도 기대하지 않고 자신들이 더 나은 의사가 되도록 돕기 위해 이타적으로 기꺼이 나섰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 안에서는 기증자의 유해가 Tzu Chi Medical School에 도착한 직후, 기증자의 가족 구성원이 의과대학생 훈련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해부가 시작되기 전에 “침묵의 멘토”에게 배정된 학생들은 기증자의 삶을 배우기 위해 가족을 방문한다. 학생들은 기증자의 사진을 보고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그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를 통해 그 사람을 식별하기 시작하고, 성격, 좋아하던 것, 사회에 대한 기여 등과 관련하여 학생들의 마음속에 기증자의 이미지가 점차 형성되기 시작한다. “침묵의 멘토” 가족과의 만남 이후 학생들은 기증자의 간략한 전기(biography)를 작성하며, 이는 이후 의과대학 프로그램 웹사이트와 각 해부대에 게시된다. 해부 첫날에는 “침묵의 멘토”의 가족 구성원을 초대하여, 고인에게 마지막 존경을 표하고, 해부학을 배우려는 의과대학생들의 노력에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줄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은 행사 중 가족 구성원과 추가로 상호작용하도록 격려받는다. 이를 통해 “침묵의 멘토”에 대한 더 많은 세부사항을 수집하고, 그것을 정리하여 최종적으로 Tzu Chi Medical School의 기증자 가족, 교수진, 학생이 모인 자리에서 PowerPoint 슬라이드를 통해 발표한다 (Santibañez et al., 2016). 전체 활동은 학생들이 인체해부를 수행하면서 인간 신체의 구조적 세부사항을 풀어내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를 위해 자신의 유해를 기증하기로 관대하게 선택한 이타적 개인으로부터 베풂의 행위(act of giving)의 가치를 배우며 멘토링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데 있다 (Pembroke, 2007; Chen et al., 2011). 프로그램 동안 의과대학생들은 “침묵의 멘토”의 가족 구성원을 위로하도록 장려되며, 이는 연민과 공감이라는 인문주의적 속성을 발달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해부 과정이 끝나면 학생들은 기증자의 장기를 원래 위치에 세심하게 되돌려 놓고, 만들어진 모든 절개부위를 신중하게 봉합한다. 마지막으로 의과대학은 공개 장례식을 조직하고, 화장 후 유골은 가족과 학생들이 참석한 의식 속에서 대학 캠퍼스 안의 성소(shrine)에 매장된다.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자신의 “첫 번째 교사”에게 존중을 보이도록 보장하고, 가족 구성원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의 유해가 존중과 존엄으로 다루어졌다는 확신을 준다 (Santibañez et al., 2016). 수년에 걸쳐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은 역량 있고 돌보는 의사를 배출하는 데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으며, 그럼으로써 사회의 안녕에 크게 기여해왔기 때문에 해부과학교육 영역 안에서 독특한 실천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에 말레이시아 University of Malaya MILES, 즉 Minimally Invasive Laparo-Endoscopic Surgery Skill Center와 대만 Tzu Chi University는 말레이시아에서 새로운 형태의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협력하였다. 이 형태의 프로그램은 본질적으로 대만의 원래 프로그램을 모델로 하였다. 차이점은 해부 과정 대신 “침묵의 멘토”가 수술기법 기반 워크숍(surgical technique-based workshop)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사이자 환자(teacher and patient)”의 역할을 맡는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는 말레이시아 학생들에게 이 형태의 “침묵의 멘토 프로젝트”가 미친 영향을 평가하였다. 그 결과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측면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를 변혁적 과정(transformative process)으로 보았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은 프로그램 참여가 환자를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인간 존재로 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눈을 뜨게 하는 경험(eye-opener)이었다고 보았다. 그들은 이 프로그램이 삶과 의료 전문직(medical profession)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었다고 언급하였다 (Santibañez et al., 2016). 학생들은 의학의 인간적 측면(human side of medicine)을 배우는 것이 필수 지식과 임상술기(clinical skills)를 습득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은 교과서 중심 학습만으로는 의사에게 충분하지 않으며,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이 임상 현장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속성인 연민과 공감을 발달시키는 경험에 노출시켜주었다고 인식하였다 (Palmer, 2007). 학생들은 “침묵의 멘토”들이 자신들이 해부학을 배우고 의학 경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한 이타적 자기희생에 특히 감동하였다. 프로그램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공개된 기증자의 서면 메시지는 의료 실천과 삶에 대한 학생들의 관점을 변혁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한 메모 중 하나에서 기증자는 “침묵의 멘토”로서 미래 의사들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지식과 임상술기의 수준에 도달하도록 인도하기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Santibañez et al., 2016). 또 다른 메모에서 기증자는 학생들이 의사로서 사랑과 돌봄으로 환자를 돕고, 그들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표현하였다. 학생들이 강조한 프로그램의 또 다른 측면은 의학에 대한 전인적 관점(holistic view of medicine)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이었다 (Kornfeld, 2000). 이 관찰에 부합하게, 학생들은 “침묵의 멘토”가 환자를 살, 피, 감정을 가진 온전한 개인이자 인간으로 생각하도록, 질병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도록 영감을 주었다고 언급하였다. 한 학생은 연민이 실제로 모든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지만,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이 그 감정을 표면으로 끌어올릴 적절한 노출을 제공했다는 깨달음에 이르기도 했다 (Santibañez et al., 2016). 학생들은 모든 죽은 사람 뒤에는 필연적으로 알 가치가 있는 삶의 이야기가 있다고 인식하였으며, 아마도 이러한 인식이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의 성공을 뒷받침한다.
“침묵의 멘토 프로그램”에 대한 포괄적 평가는 현재까지 수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인체해부 과정이 끝난 직후 학생들의 생각을 반영한 의견을 요약하여 프로그램의 전반적 개관을 문서화하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삶을 다른 빛에서 바라보게 자극한 기억에 남는 여정으로 보았다. 그들은 “침묵의 멘토”의 희생과 가족 구성원의 관대한 태도에 압도되었다. 학생의 절반 이상은 이 프로그램이 의학의 인간적 측면에 초점을 둠으로써 공감의 느낌을 강화한다고 보았다. 상당수 학생은 자신의 “침묵의 멘토”를 “첫 번째 교사”이자 “첫 번째 환자”로 인식하였다. 그들은 자신의 “첫 번째 환자”로부터 배우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고 인정했고, 실제 환자를 존중과 예의로 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침묵의 멘토” 가족 구성원과의 긴밀한 상호작용은 학생들에게 사회가 의사에게 갖는 높은 기대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Santibañez et al., 2016).
첫 번째 교사를 기억하는 감사의 행위 ACT OF GRATITUDE IN MEMORY OF FIRST TEACHER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의과대학에서는 육안해부학 해부 과정이 끝날 때 추모식(memorial ceremonies)을 거행하는 데 점점 더 큰 강조가 두어져 왔다. 이러한 지배적 경향은 의학교육자들이 학생, 즉 미래 임상의사의 태도를 함양하는 접근에서 보이는 패러다임 전환을 반영한다. 특히 해부실에서 존중, 연민, 인간성(humanity)과 같은 전문직업적 특성(professional traits)을 구축하는 데 더 큰 초점을 둔다 (Jones et al., 2014). 이용 가능한 문헌은 시신 유증(body bequeathal)이라는 이타적 행위를 기리는 추모식의 실천이 학생, 기증자, 가족 구성원이 고인을 기억하면서 상호작용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Dixon, 1999; Warner and Rizzolo, 2006; Bolt et al., 2010). 연구자들은 학생들이 기증자의 이타적 행위에 대해 감사를 인정하고 표현하는 것, 그리고 가족 구성원에게 따뜻함을 전달하는 것이 전문직업적 책임감(professional responsibility)의 싹트는 감각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Weeks et al., 1995; Wilkinson, 2014). 이러한 추모식은 학생의 정서적, 심리적 발달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인간 지향적 의사(humanely oriented physicians)로 변모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이 강조되어 왔다 (Ousager and Johannessen, 2010). 추모식의 실천은 미국과 영국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최근에는 유럽, 동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국가에서도 그러한 행사가 보고되고 있다 (Tschernig and Pabst, 2001; Winkelmann and Güldner, 2004; Warner and Rizzolo, 2006; Sakai, 2008; Lin et al., 2009; Park et al., 2011; da Rocha et al., 2013). 대륙을 가로질러 이러한 행사는 본질적으로 다양하다. 해부 실험실에서 조직되는 비공식적 사적 모임부터 학생, 교수진, 기증자 가족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convocations)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행사는 교수진과 학생이 설계하고 조직하며, 일부 경우에는 보건의료 관련 전공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Hull and Shea, 1998). 이러한 의식의 틀은 관례적으로 해부실 경험에 대한 학생들의 성찰, 기증자의 이타적 행위에 대한 생각과 그에 대한 존중, 그리고 회화, 시, 음악 및 다양한 예술 형식으로 표현되는 감사의 예술적 표현을 포함한다 (Kim and Sandoval, 2005; Elansary et al., 2009; Eze et al., 2009; Pawlina et al., 2011).
미국에서는 상당수 의과대학이 육안해부학 교육 프로그램 안에서 추모식을 학사 일정의 연례 행사로 통합해왔다. Yal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에서는 오랜 전통에 따라 의과대학생과 Physician Associate 학생들이 육안해부학 과정이 끝난 뒤 매년 시신기증자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감사의 예배(Service of Gratitude)”를 조직한다. 이 행사는 학생들이 인체해부 과정에서의 경험을 성찰하고, 의학과 교육의 발전을 위해 자신의 유해를 기증한 개인들의 친절한 행위를 감사하게 여길 기회를 제공한다. 행사 당일에는 기증자의 가족 구성원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들이 시 낭송, 음악 공연, 예술 창작물 전시와 같은 활동을 수행한다. 또한 이 경건한 행사는 학생과 교수진이 육안해부학 교육과정 동안 떠올린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이 기억할 만한 의식 중 표현된 성찰과 생각은 매년 편집되어 출판된다 (Eze et al., 2009). Minnesota주 Rochester의 Mayo Clinic College of Medicine은 1985년에 시신기증자 가족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기억과 감사의 예배(Service of Memory and Thanks)”를 시작하였고, 이 집회는 그 이후 매년 열렸다. 1986년부터는 명칭이 “감사의 집회(Convocation of Thanks)”로 바뀌었다. 이 연례 모임은 Mayo Medical School 학생들과 Physical Therapy Program 학생들이 인체해부가 끝난 뒤 조직하며, 기증자 가족 구성원, 해부학 교수진 및 기관 내 다른 학생들이 대규모로 참석한다. 모임 준비는 가족 구성원을 초대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지막 존경을 표하고 기증자의 삶에 대한 가치 있는 통찰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집회는 기증자의 이름이 한 명씩 읽히며 그들을 기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매년 독특한 주제가 채택되며, 행사 중 학생들은 육안해부학 교육 프로그램에서의 기억과 활동을 성찰하고, 이를 시, 음악, 무용 공연, 혁신적 멀티미디어 발표를 통해 창의적으로 표현한다. “감사의 집회”에 독특한 성격을 더하는 고유한 측면은 자연, 특히 꽃을 강조한 사진 모음이다. 사진은 학생들이 촬영하고 세심하게 배열하여 슬라이드쇼로 발표한다. 이러한 꽃 사진의 전시는 의학 발전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시신기증이라는 귀중한 선물이, 인류에게 주어진 자연의 선물인 꽃의 영속적 존재와 같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매력적인 세부사항은 학생들이 감사와 존중의 표시로 의식에 참석한 기증자 가족 구성원에게 꽃씨가 담긴 선물 꾸러미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이 개념의 핵심 아이디어는 심어진 씨앗에서 피어나는 꽃이 오늘의 의과대학생이 내일의 연민 있고 공감적인 의사로 변모하는 것과 같으며, 그 변모 과정에서 시신기증자의 이타적 행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감사의 집회”는 육안해부학 교육과정의 의미 있는 마무리로 절정에 이르는 소중한 의과대학 활동으로 발전하였다 (Pawlina et al., 2011).
2010년 “감사의 집회”에서 전달된 연설의 요약은 학생들이 어떻게 자신의 “첫 번째 교사”의 기억을 기념하고, 인간 해부학의 세부사항을 배우는 동안 기증자와 나눈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감사로 기억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기증자가 이타적 행위를 통해 학생들의 삶을 어루만졌다는 사실은 학생들이 그를 인간 해부학 지식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베풀어준 교사로 항상 인식했다는 고백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의식에서 공유된 성찰적 생각들은 기증자들이 가르친 침묵의 교훈을 보여주었다. 이 교훈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인류에게 가장 바람직한 덕목, 즉 돌봄 제공의 예술과 존중이 결합된 연민의 기술을 심어주었다 (Pawlina et al., 2011). 의심할 여지 없이 추모식은 미래 임상의사가 돌봄, 온기, 존중, 연민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인문주의적 속성의 씨앗을 퍼뜨리는 특권적 플랫폼이다.
인문주의적 감정을 지속시키는 추모식의 역할
Role of Memorial Ceremonies in Perpetuating Humanistic Feelings
추모식의 실천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기증자의 인간성(humanity)에 대한 감사(appreciation)를 각인시키고, 학생들이 기증자의 삶에 대한 통찰을 얻는 동시에 기증자 가족에게 감사함을 표현할 플랫폼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Tschernig and Pabst, 2001). 추모식의 이러한 차원은 의과대학생의 전문직업적 발달에 중요하다. 의학 발전을 위해 자신의 유해를 기증한 사람의 삶에 대한 세부사항은 의과대학생들이 전문직업 경력 깊숙한 단계까지 가져갈 수 있는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Pawlina et al., 2011). 추모식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인문주의적 속성의 씨앗을 길러내는 해부과학교육 영역의 새로운 지평으로 등장하였다. 이는 기억의 길을 되짚어보는 창을 제공하며, 죽은 뒤에도 인류에게 귀중한 봉사를 한 떠난 영혼의 삶을 강조한다 (Hull and Shea, 1998; Hildebrandt, 2016). 이러한 모임에서 기증자의 삶을 기념하는 것은 베풂의 행위와 관련된 행복의 문턱으로 향하는 빛나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연구자들은 추모식이 의학교육에서 갖는 가치를, 미래 세대 임상의사의 마음속에 자애(benevolence), 돌봄(care), 연민(compassion)의 감정을 지속시키는 독특한 몸짓으로 확인하였다 (Kahn and Gardin, 2016). 어떤 면에서 이러한 경건한 모임은 해부실 경험에 인간적 감각(humanistic touch)을 부여함으로써 과학과 인간성을 결합하도록 돕는다.
인체해부 실천을 통한 잠재교육과정 전달
HIDDEN CURRICULUM DELIVERY THROUGH PRACTICE OF HUMAN DISSECTION
현재 진화한 해부학 교육과정(evolved anatomy curriculum)은 성공적인 임상 실천에 중요한 의학교육의 두 가지 필수 구성요소를 전달한다. 하나는 해부학적 세부사항(anatomical details)에 관한 지식이고, 다른 하나는 비전통적 학문분야 독립적 역량(nontraditional discipline-independent skills), 즉 비기술적 역량(nontechnical skills)이다 (Pawlina et al., 2006). 해부과학과 관련된 지식 구성요소의 전달은 기술 발전에 따라 이용 가능한 교수학습 도구가 일부 수정되었을 뿐, 수세기 동안 실천되어 왔다 (Ghosh, 2015). 의심할 여지 없이 인간 해부학의 세부사항에 관한 필수 지식의 내면화는 핵심 교육과정(core curriculum) 또는 문서화된 의학교육과정(documented medical education curriculum)의 필수 구성요소이다. 그러나 21세기가 시작되면서 해부학자들은 의과대학생의 비전통적 학문분야 독립적 역량 습득과 관련된, 이전에는 탐구되지 않았던 해부과학교육의 측면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O’Connel and Pascoe, 2004; Pawlina et al., 2006). 주목할 점은 이러한 학문분야 독립적 역량이 전문직업성, 공감적 태도(empathetic attitude), 성실성(integrity), 상황인식(situation awareness),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 문화적 역량(cultural competency) 및 관련 역량으로 식별되었다는 점이다 (Pearson and McLafferty, 2011; Evans and Pawlina, 2015; Jones et al., 2018). 최근 연구자들은 이러한 무형의 역량(intangible skills)을 모두 인간적 역량(human skills)으로 묶었다 (Evans et al., 2018).
연구자들은 인체해부의 실천이 의학 경력의 시작부터 이러한 필수 속성을 함양할 이상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관찰하였다. 해부실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평가하고, 이러한 요소를 발달시키고 실천해나가는 동료의 진전을 성찰할 수 있는 성찰적 실천(reflective practice)을 촉진하는 학습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Böckers et al., 2010; Camp et al., 2010; Pearson and Hoagland, 2010; Spampinato et al., 2014). 또한 해부실의 소집단 학습 패턴(small group learning pattern)은 의미 있는 상호작용의 통로를 제공하며, 이는 성찰적 학습(reflective learning)을 더욱 촉진한다 (Wittich et al., 2013; Lazarus et al., 2017). 육안해부학 프로그램은 실제로 의학교육과정의 매우 초기 단계부터 인간적 역량을 전달하는 가장 두드러진 플랫폼이다. 기증자가 “첫 번째 교사”의 역할 속에서 의학의 인간적 측면(human side of medicine)의 필수 덕목을 침묵으로 전파하기 때문이다 (Chiu et al., 2012; Cocks, 2014). 또한 “첫 번째 환자”로서 기증자는 학생들이 미래 환자에게 존중, 돌봄, 연민을 가지고 접근하도록 준비시킨다 (Evans and Fossey, 2011; Jones et al., 2014; Williams et al., 2014). 그럼에도 이러한 강력하고 필수적인 학문분야 독립적 역량, 즉 인간적 역량의 전달은 전통적 의학교육과정에 문서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은 지식 구성요소가 명시적으로 전달되는 것과 비교해 암묵적으로 전파되고 있으며, 전 세계 의과대학에서 “잠재교육과정”의 구성요소로 깊이 자리 잡게 되었다 (Finn et al., 2010; Hafferty and Finn, 2015; Aka et al., 2018).
“잠재교육과정”이라는 개념은 1990년대 초 의학교육 영역 안에 도입되었다 (Hafferty and Franks, 1994). 그 이전까지 의학교육의 개념은 전적으로 가르쳐지는 내용과 제공되는 임상훈련에 기반하였다. 다시 말해 의학교육은 “공식교육과정(formal curriculum)”이라는 프리즘을 통해서만 바라보았다. “잠재교육과정”의 필수 구성요소는 학습의 맥락(context of learning)을 식별하는 것이며, 이는 종종 학습과 관련된 특정 상황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environmental factors)의 영향을 받는다 (O’Donnell, 2014; Hafferty and Martimianakis, 2018). “공식교육과정”과 달리 “잠재교육과정”은 문서화되어 있지 않으며, 교수진에 의해 전달되기보다는 학습자에 의해 추론된다 (Gardeshi et al., 2018). 의학교육계에서 “잠재교육과정”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이해관계자들은 형식적 교수(formal teaching)가 없는 상황에서도 학습이 독립적으로 일어날 수 있음을 깨달았고, 이로 인해 학습은 교수와 분리되었다(dehyphenated learning from teaching) (Jarvis-Selinger et al., 2012; Mulder et al., 2019). 이는 지난 세기의 의학교육 틀을 오늘날의 역동적이고 진화한 의학교육과정으로 변화시키는 데 촉매 역할을 한 주요 돌파구였다. “잠재교육과정”은 의과대학생의 전문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 발달에 강한 영향을 미치며, 이 맥락에서 “공식교육과정”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간주된다 (Wilson et al., 2013; Cruess et al., 2014). “잠재교육과정”의 본질은 기관의 문화(culture of the institution), 즉 환경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 (O’Donnell, 2014). 따라서 의학기관 안의 잘 설계된 학습환경은 학생들의 전문직업적 관점(professional outlook)을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잠재교육과정”의 적용은 해부과학교육의 맥락, 특히 인체해부실과 관련하여 잘 문서화되어 있다 (Finn et al., 2010; Hafferty and Finn, 2015; Mullikin et al., 2019). “잠재교육과정”은 인체해부 과정 중 예비 의사에게 기대되는 모든 형태의 인간적 역량을 내면화하는 데 기여하지만, 이용 가능한 문헌은 전문직업성 발달과의 정확한 관련성을 문서화하고 있다. 그러나 육안해부학 프로그램 중 잠재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려면 관련 기관, 조직적 틀(organization framework), 문화적 상황(cultural scenario)과 같은 여러 측면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 이러한 요인들이 학습환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Hafferty et al., 2015; Mulder et al., 2019). 이 종설 논문에서 저자들은 의과대학들이 인체해부실의 학습환경을 향상시키기 위해 독립적이고 독특한 개념들을 실행함으로써, 학생들 사이에 성실성, 존중, 연민과 같은 전문직업성의 핵심 구성요소를 성공적으로 함양한 몇 가지 사례를 강조하고자 하였다 (Pawlina et al., 2011; Crow et al., 2012; Talarico, 2013; Santibañez et al., 2016). 이러한 의과대학들은 21세기의 진화하는 해부학 교육과정에 부합하여 인체해부 맥락에서 “잠재교육과정”의 잠재력을 확인하였고, 이후 인체해부 영역 안에서 독특한 실천을 채택함으로써 “잠재교육과정”의 실행을 더욱 강화하였다. 이러한 독특한 개념들은 기관의 지리적 위치와 사회의 문화적 관점을 포함한 기관의 조직적 직물(fabric of the institution)을 염두에 두고 구상되었다. 이 둘은 “잠재교육과정”의 핵심 요소이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독립적 실천이 원활하게 채택되는 길을 열었다 (Hafferty et al., 2015). 이 종설에서 설명한 개념들은 해부 활동 전반을 인간화함으로써 해부실의 학습환경을 상당히 향상시켰고, 이러한 독특한 실천의 결과 분석을 통해 드러나듯 학생들의 핵심 전문직업적 역량 발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다(Table 1). 인체해부 실천 안에서 독립적 개념을 채택하여 전문직업적 속성을 기르는 데 “잠재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이러한 의과대학들이 따르는 진화한 해부학 교육과정의 기본 모델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의과대학은 “잠재교육과정” 전달에서 해부실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의미 있는 실행은 많은 곳에서 보고되지 않았다 (O’Donnell, 2014; Karunakaran et al., 2017). 이러한 상황에서 이 소수 의과대학의 경험은 칭찬받을 만한 성취로 떠오르며, 그 성공 이야기의 핵심 요인은 학생들이 기증자를 시신이 아니라 “첫 번째 환자”로 인식하도록 해부 활동에 인간적 관점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Jones et al., 2014; Williams et al., 2014). 이러한 의과대학들이 실천한 것처럼, 미래의 실제 환자에게 봉사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의학 경력의 시작부터 전통적 “시신 기반 접근(cadaver based approach)”에서 벗어나 “환자 지향 접근(patient oriented approach)”을 촉진하는 것은 육안해부학 교육에서 “잠재교육과정”의 적용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패러다임 전환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 기관들의 교육자들은 “잠재교육과정”의 깊이를 항해하고, 의과대학생들이 미래 임상 실천에 바람직한 역량을 내면화할 수 있게 하는 교육모델을 표면으로 끌어올렸다. 그 과정에서 이러한 의과대학들은 “공식교육과정”과 함께 “잠재교육과정”을 강조하는 것이, 단지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를 돌볼 내일의 의사를 준비시키는 앞으로의 길임을 보여주었다.
해부학 교육모델을 개혁할 적절한 시점
OPPORTUNE MOMENT TO REFORM THE ANATOMY EDUCATION MODEL
의사의 인간적 관점에 필수적인 의료 실천의 핵심 가치는 의료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의 영역 안에 포함된다 (Jha et al., 2006, 2007). 의학교육 분야의 연구자들은 학생들에게 전문직업성의 가치를 명시적으로 가르치고 전파하는 것의 근본적 중요성을 입증해왔다. 그들은 의과대학생을 효과적인 전문가(effectual professionals)로 변화시키는 데 필수적인 핵심 요소로서 기관 리더십(institutional leadership)을 강조하였다 (Cooke et al., 2006; Cruess and Cruess, 2006; Jones, 2013). 인체해부실은 1학년 의과대학생들이 의학 경력을 시작하면서 해부학을 배우고자 열망하지만 동시에 인체해부 활동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시점에, 그들의 마음속에 전문직업성의 특성을 배양하기 위한 이상적인 상황을 제공한다 (Hafferty, 1988; Swartz, 2006; Canby and Bush, 2010). 또한 해부 기반 교육은 소집단 학생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인적 수준에서 성찰적 학습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촉진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 둘은 모두 전문직업성의 특성을 내면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Lazarus et al., 2017). 의과대학에서는 해부학 교수진이 해부 과정 중 일어난 사건을 학생들이 성찰하도록 자주 안내하며, 이를 통해 미래 의사의 전문직업성 형성을 촉진하는 것이 일반적 실천이다 (Lachman and Pawlina, 2006; Hammer et al., 2010). 일부 의과대학은 시신기증자에 대한 학생들의 존중과 정서적 애착을 강화하여 학생들의 마음속에 전문직업성의 씨앗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독특한 독립적 실천을 채택함으로써 해부실 경험 전체를 혁신하였다. 본 논문에서 우리는 인체해부의 실천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문직업성의 덕목을 내면화시키기 위해 의과대학들이 따르는 몇 가지 독특한 개념을 강조하고자 하였다(Table 1). 이러한 기관들은 모범을 보였고, 인체해부 과정이 학문적 추구와 더불어 의학훈련 프로그램의 사회화에 기여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근거와 함께 보여주었다. 이러한 독특한 개념의 성공적 실행은 세계 다른 지역의 의학교육과정 안에서도 지역적, 문화적, 종교적 수정이 필요한 경우 이를 반영하여 공식적으로 채택할 충분한 정당성을 제공한다고 제안할 수 있다. 선택된 소수 의학교육자들의 비전과 진실한 노력은 해부과학교육 자체의 중대한 갈림길(momentous crossroad)로 이어졌다. 이러한 빛나는 발자취로부터 단서를 얻고, 통합적이고 실용적이며 혁신적인 교육모델을 갖춘 상태에서 해부학 교육의 미래에 담대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표 1. 인체해부 실천 안에서 의과대학생의 전문직업성을 구축하기 위한 독특한 개념의 비교분석
Table 1. A Comparative Analysis of Unique Concepts to Build Professionalism Among Medical Students within the Practice of Human Dissection
| 기관명(Name of institution) | 전문직업성 구축을 위한 독특한 실천(Exclusive practices to build professionalism) | 개입 시점(Timing of intervention) | 결과 분석(Outcome analysis) |
| 1. The 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 Northwest, Gary, IN, USA | 기증자 인터뷰 영상 클립을 학생들에게 보여줌 | 인체해부 시작 전 | 학생들은 사전에 설계된 체계를 통해 평가된 전문직업성과 관련된 핵심 역량을 발달시켰다. |
| 학생들이 편지, 전화, 이메일을 통해 기증자 가족 구성원과 의사소통함 | 해부 과정 중 | 해부과학과 관련된 학업 수행은 형성평가 점수로 평가했을 때 만족스러웠다. | |
| 기증자 가족 구성원이 연례 감사식에서 학생들을 만남 | 해부 종료 후 | ||
| 2. The University of Oklahoma College of Medicine, Oklahoma City, OK, USA | 신입 의과대학생이 기증자 가족 구성원과 오찬에 참석함(Donor Luncheon) | 해부 시작 전 | 기증자 가족 구성원과 상호작용한 학생들은 해부 중 기증자를 한 사람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해부실 경험에 인간적 감각을 부여하였다. |
| 3. Tzu Chi Medical School, Hualien City, Taiwan | 학생들이 기증자, 즉 침묵의 멘토(Silent Mentor)의 가족 구성원을 방문하고 상호작용함(Silent Mentor Program) | 해부 시작 전 | 해부 과정 종료 후 학생들이 기록한 의견을 요약한 결과, 학생들은 기증자의 이타적 행위에 감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존중과 예의를 가지고 환자에게 접근하도록 동기를 부여하였다. |
| 침묵의 멘토의 가족 구성원이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주기 위해 초대됨 | 해부 첫날 | ||
| 4. Mayo Clinic College of Medicine, Rochester, MN, USA | 학생들이 기증자를 기리기 위해 조직하고 기증자 가족 구성원이 참석하는 연례 추모식(Convocation of Thanks) | 해부 종료 후 | 의식 중 학생들이 전달한 연설 모음은 기증자의 유해로부터 해부학적 세부사항을 배우는 동안 학생들의 마음속에 심어진 연민, 온기, 돌봄, 존중의 감정을 반영하였다. 이 의식은 미래 의사들 사이에 인류의 바람직한 덕목을 전파하는 데 기여하였다. |

결론 CONCLUSIONS
인체해부 실천 안에서 “잠재교육과정”을 실행하는 것은 의학교육에서 흥미로운 연구주제이다. 이 맥락에서 육안해부학 프로그램은 의학교육과정의 시작부터 인간적 역량(human skills)을 함양하기 위한 이상적 플랫폼으로 발전하였다. 이곳에서 학생에서 의사로의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잠재교육과정”은 해부실에서 모든 형태의 인간적 역량을 전달하는 것을 포함하지만, 전문직업성 구축과의 강력한 관련성은 주목할 만하다. 이 논문에서는 이와 관련된 문헌에 대한 체계적 검토가 수행되었고, 이후 의과대학들이 의과대학생에게 전문직업성의 핵심 구성요소를 내면화시키기 위해 채택한 몇 가지 독특한 실천이 강조되었다. 이러한 독특한 개념의 특징은 기증자의 정체성과 개인적 세부사항을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학생들이 기증자의 가족 구성원과 상호작용하게 하는 데 있다. 이러한 활동은 학생들이 기증자를 시신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해부학적 해부 과정을 인간화하고, 해부실의 학습환경을 향상시킨다. 저자들은 이처럼 진화한 육안해부학 교육모델이 학생들의 핵심 전문직업적 역량 발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며, 이를 통해 환자를 돌봄, 온기, 연민으로 대할 내일의 공감적 의사(empathic physicians)를 구축하는 과정이 시작된다고 관찰하였다. 이 종설 논문에서 보고한 독립적 개념의 실행을 통해, 해부실에서 전통적 “시신 기반 접근”에서 벗어나 “환자 지향 접근”을 채택하는 것은 육안해부학 교육에서 “잠재교육과정” 적용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 종설 논문에 상세히 제시된 소수 의과대학의 실천에 관한 관찰은, 전 세계 다른 의학교육자들에게 유용할 수 있는 육안해부학 교육 안에서의 “잠재교육과정” 전달의 최근 경향에 초점을 맞추려는 겸손한 시도이다. 소수 해부학교육자들의 특별한 노력을 인정하고, 그 방법을 받아들이되 각자의 의견을 통해 다듬어가는 것은 육안해부학 교육과정의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전 세계 해부학자들이 이러한 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해부학 교육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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