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 17

좋은 피드백의 대전제, ‘네가 아니면 안 돼’ (2018년 8월 8일의 기록)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공적인 문화가 행복하고 유쾌하며 걱정거리가 없는 상황일 때 가능하다고 착각한다. 실제 사례들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늘 활력이 넘치고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집단들은 하나같이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 더욱 큰 관심을 쏟는다. 현재의 상황이나 앞으로의 방향성을 두고 충돌하면서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고 진솔한 피드백이 수시로 오간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 난관을 돌파할 대안과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몇 년 전 스탠퍼드대학교와 예일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의 심리학자들이 모여 어떤 실험을 진행했다. 중학생들이 각자 에세이를 작성하면 교사들이 그 결과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했다. 학자들은 특정한 피드백이 학생들의 노력과 성과를 현저히 향상시켰다는 사실을 발견했..

샌드위치식 피드백은 NO (2018년 8월 8일의 기록)

대부분의 리더들은 샌드위치식 기법으로 피드백을 주곤 한다.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이야기한 후,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말해주고, 다시 긍정적인 평가로 끝을 맺는 것이다. 겉보기에는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피드백을 받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실로 혼란에 빠진다. 자기도 모르게 긍정적인 면이나 부정적인 면 한쪽에 치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집단에서는 샌드위치식 피드백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긍정적인 피드백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분리했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달했다. 부정적인 내용은 대화를 통해 해결했다. 먼저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받기 원하는지 물어본 다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학습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긍정적인 피드백은 확실하게 인정해주고 칭찬 세..

앎, 함, 됨(Knowing, Doing, Being) (2018년 7월 12일의 기록)

#1. #앎, #함, #됨(Knowing, Doing, Being) 앎은 함을 위한 것이다. 적어도 의학교육의 최근 추세는 그렇다. 다만 학생에게는 앎과 함의 중간 단계로서 해봄 또는 해보임(Showing how)을 요구하긴 한다. 따라서 앎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 학습자가 무엇을 '할 수', 적어도 '해볼 수' 있어야 교육이 성과를 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충분한 앎은 무엇일까. 무엇을 하기 위해 '필요한' 앎은 있겠지만 '충분한' 앎이 존재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이유는 애당초 그러한 앎은 #맥락_의존적 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맥락에서 충분한 앎이 있더라도 그건 다른 맥락에서는 불충분한 앎이 되기 일쑤이다. 한편, 의대생/의사는 '#성인학습자'이고..

유급한 학생과의 상담 후 피드백(2020년 6월 12일의 기록)

상담이 모두 끝나고 유급학생상담을 진행한 8명에게 간단한 피드백을 받았다. 8명 중 6명의 응답 결과. 가장 의외였던 것은 응답자 6명중 6명이 모두 선택한 마지막 그래프의 "유급상담 기록지에 기반한 상담 진행" 항목. 이게 왜 저정도로 긍정적이었던거지? 🤔 오히려 나는 "학습동기 및 전략 검사지 해석"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완전 틀렸다 ㅎㅎ

동료평가 연습하기 (2019년 4월 5일의 기록)

■담당교수: 각 조마다 나눠드린 다른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해보세요. 그리고 꼭 코멘트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이 작성해준 코멘트는 자신의 에세이를 기꺼이 평가용으로 공개해준 동기학생들에게 스캔하여 제공될 예정입니다. ●학생: 혹시 코멘트를 누가 썼는지도 보여지나요? 익명으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담당교수: 아무래도 조금 부담스럽죠? 그럼 평가자 부분은 제가 지우고 배부하는걸로 할게요. 하지만 한 가지만 말씀드린다면, 실명으로 하지 못 할 말이라면 익명으로도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의사가 되기까지, 그리고 의사가 된 이후에도 무수히 많은 피드백을 주고 받게될텐데, 그것의 대부분은 실명 또는 면대면으로 주어지게 될거에요. 자신을 밝히고 직접 피드백을 주는 요령, 더 나아가 피드..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1 피드백 기법에 관한 무수한 글이 있고, 그보다 더 많은 교수개발 워크샵이 있음에도 왜 의대생과 전공의는 교수가 주는 피드백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이에 대한 답을 ‘피드백 루프’를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피드백 루프는 교수자와 학습자가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2 첫째, 학습환경이 중요하다. 긍정적 학습환경이 필요하다. 긍정적 학습 환경이란 학습을 촉진conducive하고, 실수를 한 뒤 실수에서 배우며,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모든 단계에서 배우는 환경이다. 긍정적 학습환경은 교수자와 학습자 간 신뢰를 구축하고, 신뢰는 피드백이 양방향 교류two-way exchange가 되도록 보장한다. 이러한 교류는 강점과 약점을 모두 논의할 수 있..

스킬(술기, motor skill)을 더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

학습을 흔히 특정 기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영구히(permanent) 변화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훈련을 받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난 후, 훈련한 내용이 유지(retention) 또는 전이(transfer, 한 분야의 학습이 다른 분야에 적용되는 것)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시간간격을 두는 목적은 특정한 연습 조건에 따라서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인 수행능력의 향상(지도를 잘 받아서)이나 저하(피로해져서)를 최소화하고 항구한 효과만 남기기 위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수행능력이 빠르게 향상되었다거나, 특정 기준을 달성했다는 것 만으로는 ‘유지’와 ‘전이’로 상징되는 "진짜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의학에서 훈련의 목적은 연습 상황에서 수행능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성찰 교육: 가이드라인과 피드백의 필요성

1 여러 이론을 살펴보면, 성찰은 인지적 또는 메타인지적 과정이며, 자기와 상황 모두에 대한 검토examination를 요구하고, 목표는 학습과 개인적, 전문직업적 효과성 향상에 있다. 2 성찰과 비판적 성찰의 정의를 구분해볼 수 있다. 성찰: 무언가를 돌아보고, 고려하는 것(looking back at something, considering it) 비판적 성찰: 경험을 분석하고, 재고하고, 질문하는 프로세스. 학습을 위해 성찰되는 것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the process of analysing, reconsidering and questioning experiences and of making an assessment of what is being reflected upon for the p..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은 언제 효과적일까? (feat. 조절초점)

1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의 효과는 차이가 있을까? 메타 분석에 의하면 긍정적 피드백과 부정적 피드백 사이에 효과의 차이가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즉, [성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긍정적 피드백]과 [실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부정적 피드백]이 수행능력에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없었다 2 한편, 어떤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 부정적으로 받아들일지 여부는 조절초점regulatory focus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절초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성취초점promotion focus은 포부와 성취에 중점을 둔다. 목표는 희망이나 열망의 달성이며, 보상을 얻고자 하는 것에 의해 동기부여된다. 즉, 성취초점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과 관련되어 있다. 예방초점preven..

고부담 평가와 저부담 평가(2020년 2월 11일의 기록)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핫하니, 여기에 편승하여 의학교육에서 '평가'에 대한 생각을 조금 풀어보면 이렇다. 1. 아카데미 수상작을 결정하는 과정도 일종의 '평가'이다. 그리고 이 평가는 매우 "고부담(high-stake)"평가이고, '고부담'은 '여기에 걸려있는 것이 크다', 또는 '불합격했을 때 잃는 것이 크다'의 의미라고 이해할 수 있다. CJ ENM이 100억원대 자금을 썼을 것이라는 기사들이 있는데, 만약 이러고도 수상하지 못했을 경우를 상상해보면 "고부담"이란 단어가 쉽게 이해될 것이다. 대부분의 고부담 평가는 "피드백이 없는" 평가이다. 즉, 왜 합격/불합격했는지(아카데미 시상식이라면 왜 수상하거나 수상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이유와 개선점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채용, 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