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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담 평가와 저부담 평가(2020년 2월 11일의 기록)

Meded. 2022. 2. 11. 07:28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이 핫하니, 여기에 편승하여 의학교육에서 '평가'에 대한 생각을 조금 풀어보면 이렇다.

 

1.

아카데미 수상작을 결정하는 과정도 일종의 '평가'이다. 그리고 이 평가는 매우 "고부담(high-stake)"평가이고, '고부담' '여기에 걸려있는 것이 크다', 또는 '불합격했을 때 잃는 것이 크다'의 의미라고 이해할 수 있다. CJ ENM 100억원대 자금을 썼을 것이라는 기사들이 있는데, 만약 이러고도 수상하지 못했을 경우를 상상해보면 "고부담"이란 단어가 쉽게 이해될 것이다.

 

대부분의 고부담 평가는 "피드백이 없는" 평가이다. , 왜 합격/불합격했는지(아카데미 시상식이라면 왜 수상하거나 수상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이유와 개선점을 알려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채용, 선발, 입학시험도 마찬가지이고, 의사국가시험등의 면허시험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최근에 의사국가시험은 실기시험에서 스테이션별 합격/불합격 정보를 추가로 알려준다고 하니 완전히 피드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의학교육평가원(KIMEE)에서 시행하는 의학교육 평가인증은 조금 특이한데, 상당한 고부담평가인데, 또 제법 자세한 피드백을 주기 때문이다(물론, 각 의과대학이 평가 후 운영에 지적받은 사항과 개선방향을 제대로 반영하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의학교육 평가인증이 단순히 등급을 나누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과대학과 의학교육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것이라 한다면, 이렇게 해석할 명분은 여기 있다.

 

2.

한편, 고부담평가의 반대편에는 저부담(low-stake)평가가 있다.

 

의과대학에서 교수님들과 '형성평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성적에 들어가면 형성평가가 아니라면서요?"라는 질문을 되게 자주 받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형성평가, 영어로 formative assessment는 형성적 목적을 가지고, 형성적 목적을 달성할 때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은 "성적에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보다 "피드백을 주느냐 마느냐", 더 나아가서는 그 평가의 결과로 학생이 발전(학습)하느냐 마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물론, 피드백을 "주는 것"만으로 개선이 될 것이란 기대는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피드백을 "주지도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임을 고려하면, 우선 "주는 것"이라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