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가시험 6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결과 공개에 대하여(2018년 10월 2일의 기록)

첫 번째 기사에 보면 "이 같은 국시원의 개선 노력 뒤에는 의사국가시험 결과 공개에 대한 의대생들의 소송 압박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고 하며, 구체적으로는 "의대협 전 집행부는 올해 3월 23일 국시원에 ▲CPX(표준화 환자 진료) 6개, OSCE(단순 수기 문제) 6개의 각각의 정확한 항목 ▲각 항목별 합격/불합격 여부 ▲항목별 응시자의 점수(병력청취, 신체진찰, 교육 등) ▲OSCE의 경우 각 항목별 체크리스트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으나 국시원이 정보 비공개 결정을 통지했고, 결국 지난 5월 9일 행정소송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라고 되어있는데, 학생들의 요구가 합당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걱정되는 것은, 그렇다면 "과연 학생들은 문제 유출에 대해서 동등하게 (법적)책임을 질 준비..

국시를 보게 해달라고가 아니라 필요 없다고 해야한다 (2020년 9월 25일의 기록)

0. 시작에 앞서 시험감독을 한참 하면서, 문제를 푸는 학생들을 보자면 뭔가 정신이 멍해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어차피 이렇게 될 일도 없으니 마음대로 써본다. 1. 의사국시를 꼭 봐야하는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할 것이다. 이 질문은 행정적으로, 법적으로 면허 발급을 위한 의사국가시험(이하 국시)이 필요한 것이냐를 묻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해도 면허가 없으면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니 법적으로는 당연히 필요하다. 2. 그게 아니라, 던지고 싶었던 질문은 “의과대학생들이 졸업시에 갖춰야 하는 능력의 확인”이라는 관점에서 의사국가시험이 반드시 필요하냐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환자 안전과 국민 보건 증진이라는 관점에서 국시라는 절차가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느냐는 질..

의사면허시험의 실기시험: 한국의 변화와 미국의 변화(2021년 8월 7일의 기록)

#한국 #KMLE 1. 이제 약 한 달 뒤면 의사국가시험(의사국시) 실기시험이 시작된다. 어느새 벌써 1년 전 일이 되었는데, 작년 이맘때쯤 공공의대 설립으로 촉발된 의료계와 정부와의 충돌 과정에서 의사/전공의 파업, 의대생 동맹휴학, 의대 본과 4학년 ‘국시 실기시험’ 거부 등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2021년 ‘국시 (하반기) 실기시험’이 9월 1일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참고로 ‘상반기’ 실기시험은 올해 1~2월 진행되었다. 2.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은 말그대로 ‘실기’시험이다. 즉, 응시자가 모의상황에서 표준화환자에게 진료하는 수행능력을 평가한다. 따라서, 실기시험 운영방식의 특성상 시험에 동원되는 자원과 비용(표준화환자, 평가자, 시험 공간 및 시간, 시험 문항, 설비 등)이 훨씬 많다. 비록..

선다형 문항(multiple-choice item, aka "객관식")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1. 놀랍게도 앞으로 우리나라 의사국가시험 필기시험은 "가장 옳은 답가지 하나를 고르는" 단일정답형(A형) 문항으로만 구성된다. 2. 이 무슨 당연한 소리를 '놀랍다'거나 '흥미로운' 이라고 하는거냐 싶겠지만, 과거(짧게는 세달 전, 길게는 십여년 전)에는 A형 말고 의사국가시험에 다른 유형의 문항이 있었다. 3. 예를 들어서, 답가지가 열몇개씩 있는 "R형"이라든가, 아니면 "①가, 나, 다 ②가, 다 ③나, 라 ..." 와 같은 보기로 구성된 "K형"이라든가. 4. 하지만 한번 더 놀랍게도, 문항의 유형은 이것 말고도 훨씬 더 많다 (B형, C형, I형 등등). 5. 의사국가시험에 있거나 있었던 A형, R형, K형 문항, 그리고 그 밖의 여러 OO형을 보면 도대체 앞에 붙은 알파벳(A, R, K 등)..

의사국시 합격률이 교육과정 평가의 근거가 되지 못하는 이유(2019년 2월 25일의 기록)

1. "RCT 연구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unblinding 을 고려하지 않으면 잘못된 결과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intervention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는 평가의 의도가 피험자에게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모든 의대생은 매우 명확하게 국가면허시험을 잘 보고자 하는 동기가 높다. 따라서 교육과정과 무관하게 국가시험의 의도가 학생에게 unblind되어있으므로, 교육과정 개편의 효과성을 평가하는 방법으로서 국가시험에서의 성취도를 사용하는 것은 거의 의미가 없다." 2. 아, 그렇다면 어떤 교육과정이 "의도적"으로 [학생이 국가시험에서 고득점을 할 동기]를 억제하려는 시도를 했다면 국시 성취도를 평가 지표로 쓰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 3. 쓰면서 계속 생각이 꼬리를..

USMLE Step 1논란: Kondae is everywhere (2018년 12월 31일의 기록)

트위터 타임라인이 USMLE Step 1(이하 스텝1)논란으로 핫하다. 현재까지 상황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1. 스텝1의 현재 미국에서 스텝1은 통상 의대 2년을 마치고 보는, 기초의학 중심의 의사국가시험이다. 문제는 이것이 대단한 고부담(high stake) 시험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레지던트 선택의 운명을 좌우하는데, 한 가지 큰 이유는 스텝1의 결과가 P/F가 아니라 점수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점수는 레지던트 지원시 일종의 스크리닝 테스트로 작동하여 스텝1점수가 낮으면 원하는 프로그램에 못 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 학생은 이 시험에 목을 맬 수 밖에 없게 된다. 2. 학생들의 제안 근본적으로 스텝1이 애초에 레지던트 수련 적합도를 보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는 것이 또 하나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