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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생을 위한 행동 가이드라인(한국 의대생 자율규제 지침) 연구보고서 발간

Meded. 2022. 1. 26. 16:47

20202학기에 의학과 1학년 환자-의사-사회에서 한 페이지짜리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직업성 행동강령(Professionalism Codes of Conduct)” 을 만들어보는 조별 과제를 진행했었다. 그 학기가 끝나고 비공식적으로 시행한 강의평가 설문에서 학생들로부터 운영상의 미숙함이나 미비함에 대한 지적을 정말 많이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전문직업성이나 자율규제에 대한 최소한의 수업만 하고서, 학생들에게 Codes of Conduct를 만들어보라고 했던 것은 나 스스로도 많이 아쉬웠던 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매우 놀랍게도, 일부 조에서 학생들이 만들어낸 행동지침(강령)은 내용상으로나, 구조적으로나 무척이나 인상깊었다 (그림 1). 정말 학생도 참 대단하다 (비꼬는게 아니라, 정말 순수한 감탄이다).

 

그러다가 오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자율규제 관련 의과대학 학생 행동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의 연구보고서가 발간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기사를 보자마자 보고서를 찾아 읽었고, ‘이게 있었으면 내가 그때 고생을 좀 덜했을텐데ㅠㅠ라는 생각과 함께, 좋은 연구를 진행해주신 연구진께 무척 감사했다. 회의록과 녹취록, 그리고 의대협의 의견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자율규제 지침에서 단어 하나하나의 선택이 어떤 고민과 논의를 거쳐서 결정된 것인지를 엿볼 수 있는 점이 특히 좋았다. 마지막으로 보고서의 국내외 의과대학의 학생 행동강령을 분석한 파트(3)과 연구진이 개발한 한국 의대생 자율규제 지침(4)은 그 자체로 좋은 수업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그림 2).

 

연구보고서의 활용방안에도 기술되어 있듯, ‘아직 학생행동규범 혹은 강령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의과대학에서는 이를 모델로 하여 자체적인 행동강령 또는 지침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행동강령이나 지침을 만드는 것은 첫 단계일 뿐이고, 그것을 실제로 작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 템플릿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강령을 만든다면 고려할 것들이 더 있을 것이다 (아래 논문).

 

마지막으로, 이 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자체적으로 행동강령을 개발하고 도입해온 학교들의 경험은 눈여겨 볼 만 하다. 연구보고서의 온라인 공청회 녹취록에 고려의대와 울산의대의 진솔한 경험이 잘 정리되어 있다. 고려의대에서 “고려의대 행동규범 서약에 대해 모든 학년 학생이 매 학기 반복적으로 6년 동안 하도록 운영한다는 것과, 고려의대와 울산의대 공히 학생에 대한 행동규범을 도입할 때 학생들은 교수님들은 자율규제(행동강령) 있어요?”라는 의문이 담긴 반발과 저항이 있음을 눈여겨 볼 만 하다.

 

글을 쓰다보니, 문득 어제 본 두 개의 포스팅이 떠오른다. 하나는 최윤섭 형의 이메일 매너 교육이 필요한 것은 의대생들 뿐만이 아니다.”라는 포스팅이었고, 다른 하나는 남세동 님의 프리라이더가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중략) 만약에 생긴다면 해야할 일은 규정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면 그것은 하향평준화의 시작이고 하향평준화는 제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라는 포스팅이다. 물론 의사/의료계라는 조직의 특성, 의사라는 전문직을 양성하는 기관의 특성 이런 것이 기업과는 다르겠지만, 이 두 포스팅은 학생행동지침을 개발할 의과대학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이 어디인가를 콕 집어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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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규범의 의미, 목적, 공표, 활용>

 

잘 만들어진 행동규범은 조직의 비전과 가치를 반영한다. 이는 곧 "우리가 누구인가"에 대한 강력한 진술이다. 행동규범의 개발 프로세스에는 전체 커뮤니티가 참여해야 한다. , 행동규범의 영향을 받을 사람과 행동규범의 도입을 책임지는 사람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 성공적인 행동규범은 대개 반복적이고 투명한 프로세스의 산물이다.

 

행동규범은 파괴적인 행위를 막는 것에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 행동규범의 목적은 개인과 개인이 상호작용하는 모든 영역에서 기관과 공동체의 기대를 설정하는 것이다. 행동규범은 행동을 판단하는 표준이므로, 언어는 명확하고 모호하지 않아야 한다.

 

적절한 행동규범은 기대되는 행동(a credo)과 용납될 수 없는 행동(boundaries)을 명확하게 정의내려야 한다. 기관의 핵심 가치에 위배되는 행동을 정의함으로써, 명확성을 주고, 모호함은 피할 수 있다. 명확한 가이드 라인이 널리 공표publicize 된다면, 행동규범을 위반한 사람은 더 이상 무지ignorance(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어요)의 뒤에 숨을 수 없다..

 

행동규범을 일단 개발한 뒤에는, 전 조직적 이해와 규범의 세부 사항에 대한 서포트를 얻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널리 보급해야 한다. 교육의 요점은 모든 개인은 존중하는 자세respectful로 행동할 책임이 있으며, 규범을 위반하는 사람이 있다면, 직접 대응confronting하거나, 보고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행동규범에 대한 서면 동의는 모든 직원의 고용, 자격 부여 및 재부여 절차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관련 자료:

기사: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3014

보고서: https://www.rihp.re.kr/bbs/board.php?bo_table=research_report&wr_id=325

논문: Leape, L. L., Shore, M. F., Dienstag, J. L., Mayer, R. J., Edgman-Levitan, S., Meyer, G. S., & Healy, G. B. (2012). Perspective: a culture of respect, part 2: creating a culture of respect. Academic medicine, 87(7), 853-858.

최윤섭 형 포스팅: https://www.facebook.com/yoonsup.choi/posts/7143110899062146

남세동 님 포스팅: https://www.facebook.com/dgtgrade/posts/4948770771848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