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사면허의 목적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료행위에 필요한 지식과 스킬을 확실히 갖추게 하는 것’에 있다. 기저의 원칙은 ‘면허는 모든 의사에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어디서 수련을 받았든, 어떤 세팅에서 진료를 하든 면허가 있어야 한다. 나라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독립적 진료행위 면허(unrestricted license to practice)를 받기 위해서는 아래 세 가지의 전부 혹은 일부를 갖춰야 한다.
• 인증받은 의과대학 졸업
• 일정 기간의 감독 하 의료행위(의과대학 졸업 후에 이뤄지기도 함)
•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의사면허시험에 합격
그렇다면, 의사면허시험(National Licensing Exam, 이하 NLE)는 어떠한 경향성(trends)을 가지고 있는가?
2
NLE는 점점 더 흔해질 것이다.
첫째, 의과대학의 수와 다양성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의과대학의 수가 지나치게 증가하여 의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높아져 왔으며, Dr Hans Karle은 2003년 WMA의 general assembly에서 의과대학이 1995년부터 54%증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실제로 학부의학교육의 다양해짐에 따라 지역 간 또는 학교 간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의과대학에 따라 RCGP 및 RCP 회원자격시험 합격률이 다르다. 미국의 USMLE Step 2에서도 학교마다 평균점수의 상당한 차이가 확인되는데, 이러한 차이는 학교 내 기준(intramural standard) 차이에 기인한다. 이는 Step 1이나 Step 2 CK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둘째, 의료인력 유동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의료인력의 유동성에 대한 접근은 유럽과 북미 간 차이가 있다. 예컨대 유럽에서, 의료진의 이동은 1940년대부터 관찰되었으며 해가 지날수록 그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 의과대학 학부교육에 필요한 기간은 European directive에 의해서 강제되며, 최소 5년, 5500시간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의사국가시험이 없으며, 각 의과대학은 자신의 졸업시험이 있다. 유럽과 달리 미국과 캐나다는 모든 의과대학 졸업생이 NLE를 응시해야 하고, 어느 의과대학을 졸업했든 의사로서 근무work할 수 있으려면 NLE를 통과해야 한다. 영국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질관리프로그램을 활용하여(모든 영국 의과대학은 GMC에서 인증을 받아야 함) NLE와 비슷한 성과를 내고자 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영국 역시 NLE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셋째, NLE 퍼포먼스가 실제 퍼포먼스를 예측하기 때문이다. 일정 수준에서 NLE 퍼포먼스는 이후 의료행위의 퍼포먼스를 예측한다.
이 밖에도 NLE를 지지하는 주장의 근거로는 다음이 있다.
• 의료행위의 핵심 영역에서 현저하게 부족한 의사를 가려낼 수 있다는 점
• 공립, 사립 의과대학에 대해서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역량 스탠다드를 제공하여 환자를 보호한다는 점
• 해외에서 이주한 의사가 수련과 진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퀄리티를 보증ensure해준다는 점
• 의과대학 (교육의) 스탠다드를 높여준다는 점
3
NLE에서 내용특이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어떤 평가방법을 사용하든지, 한 케이스에서의 퍼포먼스가 다른 케이스에서의 퍼포먼스를 아주 잘 예측해주지는 못한다. 이러한 현상을 내용(사례) 특이성이라고 한다. 따라서, 고부담 결정을 충분히 반복가능하게 지지해줄 수 있는 점수를 얻으려면, 평가의 길이가 충분히 길어야 하고, 충분한 영역을 포함하여야 한다.
4
NLE에서 인지능력 평가를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있다.
CBT(1세대: 종이 포맷을 컴퓨터로만 옮긴 것, 2세대: 멀티미디어 문항 및 단답형 문항을 활용하는 것, 3세대: 실제 임상환경의 특징을 반영하여, 시뮬레이션 및 상호작용 요소를 포함하는 시험)가 발전하고 있고(USMLE Step 3 CCS는 3세대 CBT이다), 비교적 최근에는 문항 자동화 생성(AIG)도 있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수백개의, 새로운 문항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몇 년간 NLE에 컴퓨터-기반 시뮬레이션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모든 것을 최대한 현실과 유사하게 시뮬레이션 한다는 것이 매혹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written simulation의 파란만장한 역사로부터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배울 점이 많다.
최근까지 NLE는 거의 전적으로 closed-book test였기에, 주로 정보를 recall하는 능력을 평가했다. 하지만 CBT에서 응시자는 온라인 참고문헌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이 역시 3세대 CBT의 또 다른 특징이다. 이러한 시험 방식은 현재 의사의 실제 진료 모습을 더 잘 모방하는 것이며, 피험자의 스스로의 한계를 찾아내는 능력까지를 (간접적으로)평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외부 자료에 접근하는 능력, 수집된 정보를 환자진료결정에 통합하는 능력도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5
NLE에서 OSCE(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S)이 활용될 것이다.
Harden and Gleeson이 1979년 OSCE를 처음 설명한 이후 OSCE는 빠르게 전파되었다. 최근에는 호주, 캐나다, 한국, 스위스, 대만, 영국, 미국의 의사면허시험에도 도입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스테이션 수는 적은 편이어서, 합격-불합격 결과가 충분하 reproducible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6
근무지기반평가(Workplace-based assessment, WBA)가 형성적 목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겠지만, NLE에서 WBA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는 어려운 문제이다.
비록 WBA가 일상의 진료행위를 더 잘 반영하고, 피험자의 학습을 자극할 수 있지만, 총괄평가에서 활용이 쉽지는 않다. WBA가 피훈련자들 사이의 실제 차이를 반영할 수 있지만, 피험자 간 차이의 원인이 판단을 내리는 기준이 교수마다 다르거나, 피험자가 진료한 환자 집단의 특성이 다르거나, 피험자가 진료 시에 활용가능한 자원이 달라서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WBA는 임상적 맥락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총괄평가적 활용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7
명확하게, NLE는 많은 한계가 있다. NLE는 기껏해야 진료에 필요한 역량을 측정할 뿐이며, 실제로 진료를 유능하게competently할 것인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NLE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이 실제 진료를 잘 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NLE에서 안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것은 (환경적 요인이 의사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지라도) 실제 진료에서도 안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많다.
출처:
Swanson, D. B., & Roberts, T. E. (2016). Trends in national licensing examinations in medicine. Medical education, 50(1), 101-114.
'분야의 동향을 파악합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사에게 요구되는 온라인 프로페셔널리즘(미국 ACP & FSMB 권고) (0) | 2022.02.13 |
---|---|
고부담 평가와 저부담 평가(2020년 2월 11일의 기록) (0) | 2022.02.11 |
의과대학생을 위한 행동 가이드라인(한국 의대생 자율규제 지침) 연구보고서 발간 (0) | 2022.01.26 |
ASK2019의 미래는? - 새로운 WFME 기본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 발표 (2021년 1월 23일의 기록) (0) | 2022.01.23 |
3년제 의과대학 (0) | 2022.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