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13

환자-의사-사회 과목을 마무리하며 (2020년 12월 23일의 기록)

1. 학기말은 긴장된다. 학생은 성적을 받고, 교수는 강의평가를 받는다. 2. 강의평가가 학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무수한 연구결과를 알아도 이 긴장은 여전하다. 오히려 그래서 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3. 나도 학생 때 과목에 불만이 많았었나 싶다. 가끔 과거의 오늘에 10년전에 쓴 포스팅을 보면 그렇다. 4. 수업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너무 궁금하다. 늘 호평과 악평이 뒤섞여 있는데, 그러니까 반드시 악평도 있는데, 이럴 걸 알면서도 궁금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 약간 병적이다 싶은 생각도 든다. 5. 환자-의사-사회1 과목에는 학사시스템상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강의평가가 없다. 다른 과목은 다 있는데, 여기만 없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없어진 맥락이 있었다. 문제는 이 결정은 마..

문헌 고찰 쓰기: Mapping the gap

1. 논문에서 [문헌 고찰Literature review] 섹션의 목적은 알려진 것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지식결손knowledge deficit')이 무엇인지 식별하여, 연구의 필요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것은 갭 주장(Gap claim)이라고도 할 수 있다. 2. 문헌 고찰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기술한다'는 방식의 문제점은 [세상의 온갖 사실들에 대한 너저분한 목록]만 만들고, 정작 독자에게 [다음 단계로 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설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3. 따라서 문헌 고찰은 [연구 영역의 지도를 그리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는 ['중요하다고 알려진 것'으로 둘러싸인 채색된 틈새에서, 아직 채색되지 않은 하얀 공간]을 강조하는 지도이다. 문헌 고찰을 이..

글쓰기 과제 (2018년 12월 21일의 기록)

1. "에세이를 내라고 하면 수필인 줄 아는 학생들, 저널을 쓰라고 하면 일기를 쓰는 학생들, reflection을 쓰라고 하면 개인적인 감상을 쓰는 학생들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 특히 '에세이'와 'Reflection'에 대해서 완전 공감이다. 우리나라에서 '에세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을 고려하면, 과제를 낼 때는 '에세이'라는 단어 자체를 아예 쓰지 말아야 하나까지 고민했다. 2. 문제는 학생들에게 "뭔가 길게 써서 제출하는 과제"는 그 목적이 무엇이든간에 거의 대부분 소위 "레포트"라는 용어로 통칭된다는 것이다. 그 글쓰기 안에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대략 이 정도로 나눠서 설명을 하면 이해하려나..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1) #비판(평론, 논설문): 찬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