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학생을 가르칩니다.

객관식은 정말 객관적인가? 주관식은 정말 주관적인가?

Meded. 2022. 2. 12. 06:48

1.

매우 흔하게 쓰는 말 중에 '#객관식' 시험(문항) '#주관식' 시험(문항)이라는 말이 있는데, 생각해보면 이건 붕어빵의 붕어와 같다. 객관식엔 "객관"이 없고, 주관식엔 "주관"이 없다. 더 심하게는 그 반대다.

 

2.

객관식 시험이 구성되는데 있어서 사실 중요한 것은 객관(客觀)이 아니라 주관(主觀)이다.

이 주관은 수업에서 가르친 여러 내용중에 어떤 내용을 평가 문항으로 포함시킬지에 대한 출제자의 주관()이다. , "평가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출제자의 주관이 평가문항의 내용과 범위와 난이도를 결정한다. 다만, 응시자는 여러 보기 중 답안을 선택해야 하기에(Multiple-choice) 사전에 결정된 정/오답에 따라 맞고 틀림을 확실히 알 수 있을 뿐이다.

 

3.

반대로 주관식 시험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주관이 아니라 객관이다.

이 객관은 문항에서 요구하는 기술된 정답의 객관()이다. 단답형(short answer)이든, 빈칸 채우기형(fill-in-the-blank)이든, 서술형(long answer)이든, 시험에서 응시자가 답안 기술시 '주관'을 고집하면 곧바로 오답행이다(애초에 목적이 다른 논술은 논외로하자). 응시자는 철저히 '자기만의 견해나 관점'을 배제해야 하며, 출제자 역시 주관을 배제하고 채점기준을 마련해야 시비가 없다. 다만, 응시자는 답안을 기술할 때,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 선에서 일부 표현을 '주관적'으로 선택해서 쓸 수 있을 뿐이다.

 

4.

"어떤 주관식 문항을 출제하는지도 객관식 문항처럼 출제자의 주관에 달린게 아니냐!"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물론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에게 100개를 가르쳤고, 10개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고 하면,

객관식은 100개중에서 예컨대 50(꼭 알아야 하는 것 5+알면 좋은 것 45)를 샘플링하여 타당도를 확보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주관식은 보통 문항수를 다소 줄이더라도, 꼭 알아야 하는 10개 중에서 8~9개를 출제하는 방식으로 타당도를 확보한다. , 주관식 문항의 구성은 객관식 문항 구성보다 (출제자) 주관의 영향을 낮추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