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3

의예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 센터 체험 프로그램

1. 의예과 1학년 학생들에게 물었다. "만약에 여러분에게 어떤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수억원에 산 무언가를 집에 들여놨다고 해봐요. 어떨지 되게 궁금할 것 같지 않나요?" 사실은 의도가 담긴 낚시성 질문이었다. 작년 말, 한양의대에서는 본교로부터 수억원을 지원받아 거의 10년만에 시뮬레이션 센터를 전체적으로 업그레이드했는데, 비유를 들어 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2. 올해 초, 의과대학 보직자 회의에 시뮬레이션 센터 업그레이드에 이렇게 큰 비용을 투자한 만큼, 의예과 신입생 때부터 보여주고 직접 체험도 할 수 있게 하면 좋지 않겠냐는 논의가 올라왔다. 무엇보다 코로나 이후 의예과에서는 적지 않은 학생이 "더 상위권 의대"로 가고자 반수 또는 재수를 하여 이탈하고 있었던 것도 ..

'시뮬레이션 학습'은 어떤 과정을 거쳐 '학습의 시뮬레이션'이 되는가?

장 보드리야드가 설명한 네 가지 수준의 시뮬레이션에 따라 시뮬레이션 학습이 학습의 시뮬레이션이 되어가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1단계에서는 사본과 원본이 쉽게 구분된다. 2단계에서는 1단계보다 충실도가 높아지고, 시뮬레이션 환경은 실제와 비슷해진다. ‘온전한 몰입total immersion’으로 대체되는 ‘상호작용적interactive 시뮬레이션’은 2단계의 특징이다. 2단계 시뮬레이션은 현실에 근접하게 일치하는, 안전하고 지지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2 2단계에서 3단계로 나아가면 시뮬레이션이 이제 진짜를 대체할 정도로 효과적이 된다. ‘현실에 가까운 사본(효과적 시뮬레이션)’이 현실에 우선하게 된다. 테크놀로지 주도의 학습 환경에 지나치게 매료된 나머지, 시뮬레이션 상황과 애초에 복제하고자 했던..

시뮬레이션 교육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기

1 시뮬레이션을 통한 학습은 배고픈 사람에게 음식을 주기보다는, 메뉴를 주는 것과 같다. 2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자. 한 엄마가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가고 있다. 그러다가 아기를 처음 보는 친구를만났다.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정말 이쁘게 생겼구나!’ 그러자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맞아, 하지만 실물을 보기 전에 사진을 먼저 봐!’ 3 가상의 공간은 의학교육을 위한 타당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장소site인가? 가상의 공간에서 배우는 것은 어떻게 실제 공간으로 전이transfer되는가? 4 기술적 정교함의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이론-기반의 교육 설계가 희생되고 있으며, 시뮬레이션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시뮬레이션 커뮤니티가 새로운 기술에 현혹되면서, 관심의 초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