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읽고 씁니다.

플립러닝(거꾸로교실)의 교육적 효과(2020년 2월 6일의 기록)

Meded. 2022. 2. 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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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learning)에 대해서 이야기하다보니, 문득 작년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서는 하드에서 묵어가고 있는 자료가 떠올랐다. '의학교육 최신 연구 동향'이란 제목이었는데, 덕분에 반강제로(...) 근 1년간의 주요 저널에 나온 리뷰논문을 모두 살펴보았던 기억이. 

1.
아무튼,  그 중 하나는 Flipped classroom(이하 FC)의 효과에 대한 것이었다(그림1). 

Flipped 라는 말은, "수업 후 숙제"라는 전통적 방식을 "숙제 후 수업"으로 뒤집었기(flipped)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학생에게는 수업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공부해올 수업자료(숙제)가 주어지고, 교실에 모여서는 미리 학습해온 내용에 기반한 활동(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수업 전에 내용을 학습하게 하고", "수업 중에는 면대면으로 가장 효율이 높은 능동적 학습"을 하기 때문에 "학생과 학습 중심"이라는 점이 FC의 장점으로 꼽힌다(그림2). 

메타분석의 결과에 따르면, FC는 지식(knowledge) 측면에서는 우월하지만 술기(skill) 측면에서는 기존 방식보다 우월한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단, 저자들은 그 이유를 아직 충분한 연구가 누적되지 않아서(OSCE를 활용한 연구가 4건에 불과함)일 수 있다고 언급한다(그림3, 그림4)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결과는, 언제 발표된 논문이냐에 따라서 FC의 효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즉, 과거에 발표된 논문에 비해서 최근에 발표된 논문일수록 FC의 효과가 더 향상되는 경향성을 보인다(그림4). 저자들은 이것을 FC에 대한 이해도가 점차 높아지고, FC를 활용한 교수법이 향상되었고, 경험이 축적되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그리고 실제로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Flipped Classroom이라는 용어 안에 포함되어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매우 이질적이다.

2. 
가끔 특정한 교수법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여기는 경우를 보지만, 어디에나 그렇든 의학교육학에도 그런 것은 찾기 힘들다. 

결국, 만약 우리나라 어느 의과대학에서 Flipped Classroom을 이제 막 도입한다면, (적어도 초반에는)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마 노력은 노력대로 하고, 시간과 돈은 그것 대로 들었는데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는 것에 여러 구성원(교수/학생/직원)의 불만만 쌓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