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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보건의료에서 젠더gender와 섹스sex는 모두, 그리고 매우 중요하다. 젠더Gender는 '남성적masculine' 또는 '여성적feminine'으로 표현되는 행동과 생각의 방식을 유형화한 사회적 역할이다. 섹스Sex는 '남성male' 또는 '여성female'으로 특징짓게하는 이형적dimorphic 생물학적 요소로, 신체의 구조, 호르몬, 염색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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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der는 두 귀 사이에 있고 Sex은 두 다리 사이에 있다'라는 말은 이 둘을 구별할 때 사용되는 하나의 속담이다. 마치 용어는 분명하고, 경계는 뚜렷해 보인다. 과연 그럴까? 젠더와 섹스라는 용어에 대한 혼란은 사회 전반은 물론 의학에도 일상적으로 존재한다. 예를 들면, 임상 가이드라인에 ‘에스트로젠은 여성에게 보호적 효과가 있다’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음주 행동을 스크리닝하는데 남성 성별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것이다. 한편, 의학교육에서 ‘젠더 의학’ 운동은 과거에 당연하게 (백인) 남성을 교과서 삽화로 써왔던 것을 넘어, ‘여성 신체’ 이미지를 포함시키는 것을 해왔다. 그러나 이런 모든 사례는 ‘섹스는 젠더와 다르다’는 생각을 흐리게 만들면서, ‘신체(섹스)와 행동(젠더)이 일치하도록 선을 그어 나누는’ 결정론자적 담론determinist discourse)를 강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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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여파를 미친다. ‘남자는 아이를 잘 못 본다’, ‘여자는 호르몬 불안정성 때문에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출생 시 섹스에 따라 정해진 젠더’으로부터 ‘스스로 규정한 젠더 정체성’이 분기diverge해 나온 트랜스trans 또는 논바이너리non-binary인 사람들에게는 더 큰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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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섹스와 젠더의 경계가 흐릿하다는 것’를 생각하게끔 만드는 것은 젠더비순응 인구(gender non-conforming people)를 돌볼 수 있는 의사 양성에 필요하다. 비록 광범위한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는 않을지라도 말이다. 또한 의과대학생이 젠더와 섹스에 대한 더 정교한 어휘를 갖도록 훈련시킬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만약 의과대학생이 젠더 영향gender effect를 고려한다면, ‘골다공증은 에스트로겐 생산 감소로 인한 “여성병woman’s disease”’이라는 기존의 개념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더 복잡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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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에서 '젠더'에 대하여 이야기함으로써 ‘신체와 세계의 접점interface’에 대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그리하여 건강과 질병의 사회적, 생물학적 기초를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젠더와 섹스를 풀어낼 더 정확한 언어를 탐구하는 과정은 인종, 성적 지향, 장애, 연령을 비롯하여 사회적 정체성의 다른 축들axes을 중심으로 한 대화의 문을 열어줄 수 있다. 또한 인구집단의 건강에 사회적 범주가 미치는 광범위한 효과를 생각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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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캠페인은 의학교육과 의료의 모든 측면에 젠더를 고려하도록 만들려는 시도였고, 일부 여성이 의료전문직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운동은 젠더와 교차하는 정체성의 또 다른 측면(인종 등)과 관련된 전문직 분야의 소외(professional marginalization)까지 해결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젠더와 섹스는 건강과 보건의료에서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지만, 그 자체로 완전한 이야기는 아니다.
출처:
Cavanagh, A. (2019). When i say… gender. Medical education, 53(12), 1176-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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