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과대학 교육은 "외부의" "객관적" 지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해부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이나 질병을 중심으로 한 수업구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즉, 의과대학생은 교육과정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외부 세계"를 향한 칼날을 날카롭게 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쏟게 된다. 그 능력은 보통 비판, 분석, 추론 등의 사고방식으로 일컬어진다.
2.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교육은 불가피하게 "주관적"이거나 "내면적"인 세계를 향한 칼날을 다듬는 시간과 노력을 희생시켰다. 그 결과는 적어도 이 시기에 다음의 세 가지를 충분히 경험하지도, 다듬지도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첫째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객관적 칼날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개인 수준에서 이루어질 때 이를 "비판적 (자기)성찰(critical self-reflection)"이라 부른다. 둘째는 집단 수준에서 작동하는 내면에 대한 객관적 칼날이다. 이러한 행동양식은 "자기규제(self-regulation)"라 부를 수 있다. 셋째는 타인의 주관적 내면에 대한 이해이다. 이는 "공감(empathy)"이라는 역량으로 불린다.
3. 문제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것들이 교육과정의 중심에, 적어도 중심은 아니더라도 큰 비중으로 다뤄지는 시기가 그나마 의예과인데, 이 시기의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관심이 낮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의 중요성을 대부분의 학생들이 깨닫게 될텐데, 그 시기가 의과대학 교육이 모두 지나간, 의사가 된 이후라는 점이다.
여러 이론을 살펴보면, 성찰은 인지적 또는 메타인지적 과정이며, 자기와 상황 모두에 대한 검토examination를 요구하고, 목표는 학습과 개인적, 전문직업적 효과성 향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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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과 비판적 성찰의 정의를 구분해볼 수 있다.
성찰: 무언가를 돌아보고, 고려하는 것(looking back at something, considering it)
비판적 성찰: 경험을 분석하고, 재고하고, 질문하는 프로세스. 학습을 위해 성찰되는 것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the process of analysing, reconsidering and questioning experiences and of making an assessment of what is being reflected upon for the purposes of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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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성찰의 정의만 제공할 때보다 가이드라인을 사용한 경우 성찰점수가 더 높다. 다르게 말하면, 가이드라인이 없는 성찰 활동은 학습자의 성찰 능력을 개발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내용과 성찰능력 모두에 대해서 피드백 받은 경우에 내용에 대해서만 피드백을 받은 경우보다 더 성찰점수 높다.
• 단, 가이드 라인과 피드백 모두의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 크기는 상당히 차이가 있어서, 피드백의 효과 크기는 매우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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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교육에 관하여 다음을 권고한다.
(i) 성찰은 의과 대학의 시작부터 배워야한다.성찰은 복잡한 기술이며,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ii) 피드백은 성찰 내용뿐만 아니라 성찰 기술에 대해서도 제공되어야 한다.성찰의 문화를 수립하고, 학생에게 성찰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배울 수 있도록 피드백을 제공해야한다.
(iii)이미 교육과정이 꽉 차 있음을 고려하면, 다른 커리큘럼 목표를 달성하는 동안 성찰 기술을 학습하는 것이 가장 좋을 수도 있다.하지만 어떤 맥락에서든 성찰을 교육하든, 성찰 기술 자체를 기르는 데 명시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iv)성찰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하므로, (성찰이 자기 모니터링과 평생 학습의 기초가되는 중요한 기술이라면)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이고 비용 효과적인 방법으로 성찰을 교육할 수 것인가를 알아내는 것은 필수적이다.
출처:
Aronson, L., Niehaus, B., Hill‐Sakurai, L., Lai, C., & O’Sullivan, P. S. (2012). A comparison of two methods of teaching reflective ability in Year 3 medical students.Medical education,46(8), 807-814.
의대생은 전문직 정체성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에서 의사 공동체community of doctors의 '주변부' 참여에서 '완전한' 참여로 이동해 나간다.따라서 전문직 정체성 형성은 의학교육과 프로페셔널리즘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된다.
정체성은 ‘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한 이해who one is’이며, 자신과 타인으로부터 의미 형성meaning making의 상호 작용interplay에서 발생한다. 전문직 정체성 형성은 ‘한 사람이 필수적requisite 지식, 술기, 태도, 가치, 행동의 습득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그 전문직의 구성원으로 정의하는 과정’으로 개념화 될 수 있다.
(the process by which an individual self-defines as a member of that profession based on the acquisition of the requisite knowledge, skills, attitudes, values and behavi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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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이론적 관점에서는 전문직 정체성을 정적인 특성 또는 사회적 역할로 보았다.단계 이론stage theory은 정체성 형성을 일련의 단계를 거친 점진적 발달로 보았다. 즉, 전문직업성이나 전문직 정체성 발달을 '성숙함'이라는 안정된 상태로의 선형적 진보linear progression로 개념화하였다(protoprofessionalism → mature professionalism → phronesis(wis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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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정체성 형성에 대한 현대의 구성주의 이론에서는, 정체성을 사회적 환경과 관계적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협상되고, 공동-구성되는, 역동적 현상으로 본다. 일차적 정체성(primary identification)은 젠더, 민족, 사회적 계층과 같이 덜 가단적malleable이며, 이것이 새로운 경험 및 새로운 상황과 상호 작용한다. 이것은 전문가가 되는being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becoming 프로세스이다. 즉, 정해진 최종점final endpoint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직 정체성은 다면적이면서, 끊임없이 전체 커리어 진화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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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입학 전 경험(Prior experiences)이다.여기에는 의과대학 입학 전의 개인적 및 전문적 경험과 정체성이 들어간다. 학생들은 의과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의 현실과 기존의 정체성을 협상하는 과정을 겪는다.
둘째, 롤모델이다.학생들은 전문적 정체성 개발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역할 모델의 영향을 받는다. ‘의사가 되는 것’의 의미를 이해함에 있어 교수자는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교수는 의대생의 전문직 정체성 형성에 롤 모델링이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더 잘 인식해야 한다.또한 학생들이 교수들과 임상 경험을 상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잠재 교육과정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다루는address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교육과정이다.공식 교육과정과 잠재 교육과정이 있다. 공식 교육과정에서 배운 것은 임상 실습clinical practice의 준비과정에서 중요하며, 잠재 교육과정은 행동, 권력 불균형,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비공식적 규칙'이 포함된다.공식 교육과정이 보통 문헌에서 덜 강조de-emphasize되어왔지만, 전문직업적 역할을 준비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넷째, 환자 경험(Patient encounters)이다.환자와의 깊은 경험profound patient encounter은 전문직 정체성 발달의 비옥한 토양이다. 전문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환자로부터의 학습, 심오한 삶의 순간(출생 및 사망의 목격), 공감 대 효율성 (의료의 효율성과 환자의 공감 사이에서 균형 잡기)등이 있다. 그 어떤 것 보다도 인간의 고통human suffering은 의대생의 정서적 및 신체적 반응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다섯째, 사회적 기대(Societal expectations)이다.학생들은 사회의 기대에 따라 자신의 전문직업적 역할과 정체성에 영향을 받는다. 의사가 환자와 사회에 대해 갖는 권위와 책임이 그 중 하나이다. 학생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식, (학생이 느끼는) 자기 스스로 감당해야하는/할 수 있는 책임이 극적으로 변화한다. 학생은 사회적 기대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전문직의 권력power, 명성prestige, 책임responsibility의 함의를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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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성찰적 내러티브는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학생의 내러티브를 전문직업적 역량 프로그램에서 교수가 검토하고, 학생의 진전progress를 보정calibrate 및 지지해줄 수 있다. 소그룹 세션을 통해 동료 학생 및 교수자와 함께 새롭게 얻은 통찰을 성찰하고 탐구 할 공간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새로운 경험을 전문직 정체성 형성 과정에 통합 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Wong, A., & Trollope‐Kumar, K. (2014). Reflections: an inquiry into medical students’ professional identity formation. Medical education, 48(5), 489-501.
마스터 적응적 학습자(Master Adaptive Learner, MAL)의 개념 모델은 MAL를 표현하는 네 가지 프로세스 크게 설계, 학습, 평가, 조정우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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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단계(Planning phase): 계획 단계 안에는 세 가지 단계(격차gap 파악, 학습 기회 선택, 학습 자원 탐색)가 통합되어 있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현재 어떠한가’와 ‘어떻게 되어야/될 수 있어야 하는가’ 사이의 격차gap을 식별하는 것이다.학습자는 자신의 실천practice에서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는 Schon이 “놀라움surprise”라고 부른 것과 같다. ‘외부 피드백’이나 ‘공식 검토’도 격차를 드러내준다. Gap을 인식하면, 인지적 불협화음이 생기고, 학습자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을 찾으려고 시도한다.
이러한 순간을 "교육가능한 순간teachable moment"라고도 부를 수 있으며, 학습자가 학습에 대해 심리적 준비가 가장 잘 되어있는 시간으로 정의할 수 있다. "교육가능한 순간"이 얼마나 강력하고 오래 유지되는지가 [배움을 통해서 gap을 해결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지 여부]를 결정한다. MAL은 숙련된 질문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주어진 상황에 대한 what, how, why를 이해하고자 여러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하는 습관이 있다.
'우선순위 정하기' 역시 중요한 기술이다. 모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지 않기에, 계획 단계에서 식별한 gap의 우선순위를 다음의 네 가지를 바탕으로 나눈다.
• 적응accommodation은 주어진 항생제에 대한 투약 요법을 변경하는 것과 같은 작고 단순한 변화다.
• 조정adjustment은 선택된 환자 집단에 대해 새로운 인공호흡기 모드를 도입하는 것과 같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소규모에서 중간 크기의 변화다.
• 방향수정redirection은 의료행위에 대한 상당히 큰 수정을 요구하는 변화로서, 의료진이 적절한 예방접종을 위해 당뇨병 환자를 검진하는 방식을 개편하는 것이 그 예이다.
• 변혁transformation은 많은 실천 요소들의 재구조화와 재정의를 필요로 하는 크고 복잡한 변화이다. 담낭절제술을 open operation에서 복강경 접근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학습자원의 식별 단계가 뒤따른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사실/원칙/경험을 얻을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의미한다. 보통은 친숙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목적적합하고, 시간적으로 효율적인 학습 자원을 선호하게 된다. 검색은 단순히 문헌 검색 능력 이상이며, 공식적, 비공식적, 우연적 학습 기회에 대한 광범위한 고려와 발견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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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단계(Learning phase):학습 단계는 학습자가 자신이 파악한 지식, 기술, 태도의 격차gap를 해소해줄 [새로운 이해를 내면화하기internalize 위하여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기간]이다. 이 때 근거에 기반한 학습 자원 선택이 중요하고, 여러 출처의 자료를 비판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비효율적인 학습전략(반복 읽기, 강조하기, 밑줄 긋기)는 지양해야 하고, 효과적인 전략(인출 연습, 간격두기 연습, 보정calibration, 정교화, 교차연습)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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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단계(Assessing phase): 평가 단계에서, 학습자는 자신이 배우고 있는 것을 시험해 본다. 새로운 지식/기술/태도로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한다. 효과를 판단하고, 이를 근거로 배운 것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한다. 점차 여러 단계를 거쳐가며, 새롭게 배운 지식과 기술에 편안함을 느끼고, 제2의 본성second nature가 되기 시작하면 이 단계는 마무리된다. 평가 단계에서 자기평가self-assessment는 중요한 기술이다.자기평가는 "자기자신의 성과에 관한 데이터를 해석하고, 그 데이터를 명시적 또는 암묵적 기준과 비교하는 과정"이다. 정보에 입각한 자기평가informed self-assessment의 핵심 중 하나는 외부 피드백으로서, "임상의사의 자기평가를 위해, 안전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슈퍼바이저가 제공하는 명확하고 시기적절하며 구체적이며 건설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 새로운 학습을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수용하면, 마지막 조정adjust단계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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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단계(Adjusting phase): 마지막 조정 단계는 배운 것을 일상적 업무에 반영하는 단계이다.해결해야 하는 문제의 유형이 새롭게 배운 것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고려해야 하는데, 이 때 [일상적 문제] 대 [새로운 문제]라는 렌즈를 통해서 배운 것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가지 더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은 개인 수준의 변화가 필요한지 시스템 수준의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고려이다. 시스템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더 넓은 범위의 기회와 장애요인을 고려하지 않으면 개인의 학습만으로는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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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적응적 학습자의 프로세스 전체에 걸쳐서 필요한 두 가지 인지적 스킬은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와 성찰reflection이다.
[비판적 사고]는 ‘관찰, 경험, 반성, 추론, 의사소통으로부터 수집되거나 생성되는 정보를 능동적이고 능숙하게 개념화, 적용, 분석, 합성, 평가하는 지적으로 훈련된 과정’으로 정의된다.
(the intellectually disciplined process of actively and skillfully conceptualizing, applying, analyzing, synthesizing, and/ or evaluating information gathered from, or generated by, observation, experience, reflection, reasoning, or communication, as a guide to belief and action.)
성찰 스킬은 “자기와 상황에 대한 더 큰 이해를 발전시켜, 미래에 만남encounter가 이뤄질 상황에서 과거의만남으로부터 정보를 얻기 하기 위한 목적으로, 어떤 상황의 전, 중, 후에 발생하는 메타인지적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a metacognitive process that occurs before, during and after situations with the purpose of developing greater understanding of both the self and the situation so that future encounters with the situation are informed from previous encounters.
출처:
Cutrer, W. B., Miller, B., Pusic, M. V., Mejicano, G., Mangrulkar, R. S., Gruppen, L. D., ... & Moore Jr, D. E. (2017). Fostering the development of master adaptive learners: a conceptual model to guide skill acquisition in medical education. Academic medicine, 92(1), 70-75.
의과대학생들에게 이론과 실천의 연계는 중요하다.이를 위해서는 실제적 학습authentic learning과 이론교육theory instruction의 결합이 필요하다. 포트폴리오는 이 중 Authentic learning을 지도하고 평가하는 중요한 도구이다.학생은 포트폴리오를 활용하여 체계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행동을 이론적 지식을 활용하여 분석하고, 대안적 행동 방법을 찾는다. 이러한 형태의 체계적인 자기 조절을 '성찰'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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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astricht 의과대학에서는 포트폴리오를 교육과정 초기에 도입함으로써,
(1) 성찰을 자극하고 개발하는 것 외에도,
(2) 멘토링 시스템에 활용하고,
(3) 학습과 평가에 대한 학생의 책임을 키우고,
(4) 포트폴리오를 공식적인 평가 요소로 도입하여 모든 학생이 피드백을 검토하고 통합하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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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에서 다음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구조(structuring)이다.지나치게 많은 요소를 지정해놓는 것도, 구조가 전혀 없거나 거의 없는 것도 둘 다 문제다. 작성해야 하는 내용에 대한 설명서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The doctor as healthcare worker”라면, 보건의료종사자의 역할이 무엇인지, 여기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은 무엇인지, 어떤 (근거)자료를 포트폴리오에 기록해야 하는지 등을 설명해주는 것이다.
둘째, 멘토링이다.포트폴리오가 성찰을 자극하는 목적으로 효과적으로 사용되려면 다른 사람과의 정기적인 토론이 필요하다. 멘토는 (1) 학습 요구를 인식하고 학습 계획을 수립하도록 도와주고, (2) 실무적인 측면 외에도 감정적 측면까지 학습 과정의 일부가 되도록 도와주며, (3) 포트폴리오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다.
셋째, 평가(assessment)이다.적절한 보상(credits)없이 온전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트폴리오가 그냥 하나의 관례적 절차(ritual)가 되어서도 안 된다. 물론 평가와 성찰의 두 가지 목표를 결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문헌에서는, “시험 목적으로 쓰는 포트폴리오의 타락the corruption of portfolios for testing purposes”이라고 부른다.
신뢰도 향성을 위해서는 (1) 포트폴리오의 표준화, (2) 평가 기준을 통한 객관화, (3) 평가자 수 증가의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포트폴리오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이론상 세 번째가 효과적이다. 포트폴리오 평가에서 평가자의 '전문적인 판단'이라는 전인적이고 질적인 접근법을 피할 수 없지만, 그러나 어느 정도의 표준화는 도입 될 수 있다. 또한 평가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토론 시간을 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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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가 성찰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종종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왔다. 포트폴리오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이 필요할 것이다.
• 학생을 지도하는 지지적 멘토 제도
• 학생이 내용과 형태를 결정할 수 있는 명확한 구조
• 자기 성찰을 중심으로 조직화
• 포트폴리오를 초기에, 모호하지 않게 도입
• 성찰을 방해하지 않는 평가 절차
출처:
Driessen, E., Van Tartwijk, J., Vermunt, J., & van der Vleuten, C. (2003). Use of portfolios in early undergraduate medical training.Medical teacher,25(1), 18-23.
1. "에세이를 내라고 하면 수필인 줄 아는 학생들, 저널을 쓰라고 하면 일기를 쓰는 학생들, reflection을 쓰라고 하면 개인적인 감상을 쓰는 학생들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
특히 '에세이'와 'Reflection'에 대해서 완전 공감이다. 우리나라에서 '에세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을 고려하면, 과제를 낼 때는 '에세이'라는 단어 자체를 아예 쓰지 말아야 하나까지 고민했다.
2. 문제는 학생들에게 "뭔가 길게 써서 제출하는 과제"는 그 목적이 무엇이든간에 거의 대부분 소위 "레포트"라는 용어로 통칭된다는 것이다. 그 글쓰기 안에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대략 이 정도로 나눠서 설명을 하면 이해하려나..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1) #비판(평론, 논설문): 찬성과 반대가 갈릴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입장을 정하고, 사안을 분석하여, 이미 밝혀진 적절한 근거를 활용하여 주장을 펼치는 글
(2) #연구(연구보고서, 소논문):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탐구하기 위한 연구수행을 위하여,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따라 실험을 수행하고, 실험 결과가 가설을 지지하는지 반박하는지를 고찰하는 글
(3) #성찰(성찰일지, 성찰문): 자신의 특정한 경험에 대해서, 그 순간 스스로의 행동과 감정, 상황과 관련된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비교해보고, 자신의 편견과 가정(underlying assumption)을 의심해보고, 앞으로의 행동 변화의 방향을 고민하는 글
3. 예전에 <의사학 실패담>을 정리하며 "의사의 글쓰기"에 대해서 했던 포스팅이 있었는데, 그 때의 고민은 과연 "의사에게 좋은 글쓰기 능력이 필요한가"였다. 그리고 여기서의 '글쓰기'란 주로 앞의 (1)~(3)을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다보니, 조금 스스로 정리가 되는데, 저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답이 명확하지 않았던 이유는 의사가 임상상황에서 주로 쓰는 여러 글이 아래의 네 번째 카테고리에 들어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듯 하다.
(4) #전달(인계, 컨설트): 이미 가지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핵심적인 내용이 누락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요약, 정리하여, 오해(misunderstanding)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달한다.
4.
(1)~(4) 각각의 목적에 부합하는 교육(예: 비판적 사고, 성찰의 정의), 그리고 여러가지 목적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교육(예: 문법과 맞춤법, 문단쓰기, 주제도출)의 범위는 얼만큼일까...?
ps. (5)번째 카테고리로 소설, 시와 같은 창작물이 있을텐데 이는 의학교육의 core에서는 벗어난다고 생각되어 우선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