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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교육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 것들(2020년 9월 19일의 기록)

Meded. 2022. 10. 7. 07:17

1.
의과대학 교육은 "외부의" "객관적" 지식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해부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이나 질병을 중심으로 한 수업구성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즉, 의과대학생은 교육과정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외부 세계"를 향한 칼날을 날카롭게 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쏟게 된다. 그 능력은 보통 비판, 분석, 추론 등의 사고방식으로 일컬어진다. 

 

2.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교육은 불가피하게 "주관적"이거나 "내면적"인 세계를 향한 칼날을 다듬는 시간과 노력을 희생시켰다. 그 결과는 적어도 이 시기에 다음의 세 가지를 충분히 경험하지도, 다듬지도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첫째는 자신의 내면에 대한 객관적 칼날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개인 수준에서 이루어질 때 이를 "비판적 (자기)성찰(critical self-reflection)"이라 부른다.  
둘째는 집단 수준에서 작동하는 내면에 대한 객관적 칼날이다. 이러한 행동양식은 "자기규제(self-regulation)"라 부를 수 있다.  
셋째는 타인의 주관적 내면에 대한 이해이다. 이는 "공감(empathy)"이라는 역량으로 불린다. 

 

3.
문제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이것들이 교육과정의 중심에, 적어도 중심은 아니더라도 큰 비중으로 다뤄지는 시기가 그나마 의예과인데, 이 시기의 교육은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관심이 낮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의 중요성을 대부분의 학생들이 깨닫게 될텐데, 그 시기가 의과대학 교육이 모두 지나간, 의사가 된 이후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