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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가능한 전문활동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EPAs)Olle ten Cate가 전공의 수련교육을 마치고 독립적 의료행위로 전환하는 시기를 대상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EPA특정 역량을 충분히 획득한 사람에게 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수행하도록 위임된 업무 또는 책임"을 말한다. 따라서 같은 개념을 의과대학 졸업생에게 적용한다면 의대 졸업생이 수련 진입 시점에 직접 감독받지 않고도 수행 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업tasks”을 설명하는 프레임워크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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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프레임워크는 역량기반 의학교육의 다른 구성 요소를 보완한다. 예를 들어서 역량은 수행능력performance을 학습자의 능력abilities으로 기술하는 표현방식이며, 마일스톤은 역량을 입증demonstrate해나가는 학습자의 진행상태를 표시한다. 이와 달리, EPA는 작업의 단위unit of work를 기술한다. 학습자가 어떤 작업에 대해서 직접적인 감독이 불필요할 정도의, 충분히 위임받을 수 있는 수행능력을 보여준다면, 그 학습자는 필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론infer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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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5월에 의과대학 졸업생에 대한 EPA, Core EPAs for Entering Residency (Core EPAs)가 아래와 같이 발표되었다.

1. Gather a history and perform a physical examination

2. Prioritize a differential diagnosis following a clinical encounter

3. Recommend and interpret common diagnostic and screening tests

4. Enter and discuss orders/prescriptions

5. Document a clinical encounter in the patient record

6. Provide an oral presentation of a clinical encounter

7. Form clinical questions and retrieve evidence to advance patient care

8. Give or receive a patient handover to transition care responsibility

9. Collaborate as a member of an interprofessional team

10. Recognize a patient requiring urgent or emergent care and initiate evaluation and management

11. Obtain informed consent for tests and/or procedures

12. Perform general procedures of a physician

13. Identify system failures and contribute to a culture of safety and improv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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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 EPA의 공식적 위임의 측면에서, "위임한다"는 것은 각 학습자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함trustworthy을 뜻한다. 신뢰할 수 있으려면 학습자는 다음을 갖춰야 한다.

• 자기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분별력 discernment),

• 정직하게 의사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신뢰성 truthfulness)

• 헌신commitment을 충족해야 한다(성실성 conscientious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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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EPA에 대한 평가는 아래의 척도를 따른다.

 

1. EPA를 수행하도록 허가할 수 없음
Not allowed to practice EPA

 a. Inadequate knowledge/skill (e.g., does not know how to preserve sterile field); not allowed to observe

 b. Adequate knowledge, some skill; allowed to observe

 

2. EPA를 수행하도록 허가할 수 있으나, 예방적, 총체적 감독이 필요
Allowed to practice EPA only under proactive, full supervision

 a. As coactivity with supervisor

 b. With supervisor in room ready to step in as needed

 

3. EPA를 수행하도록 허가할 수 있으며, 필요시에만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충분함
Allowed to practice EPA only under reactive/on-demand supervision

 a. With supervisor immediately available, all findings double checked

 b. With supervisor immediately available, key findings double checked

 c. With supervisor distantly available (e.g., by phone), findings reviewed

 

4.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EPA를 수행하도록 허가함

Allowed to practice EPA unsupervised

 

5. 다른 사람이 EPA를 수행하는 것을 감독할 수 있음

Allowed to supervise others in practice of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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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Core EPA를 의과대학 교육에 도입할 때, 아래의 가이드를 권고한다.

 

• 각 EPA에 대한 교육 기회와 평가를 매핑하는 체계적인 접근법을 도입employ한다.

Employ a systematic approach to map educational opportunities and assessments for each EPA

 

• 각 EPA에 요구되는 지식, 기술, 태도 외에도, 신뢰성trustworthiness의 속성을 명시적으로 측정한다.

Explicitly measure the attributes of trustworthiness in addition to the specific knowledge, skills, and attitudes required for each EPA

 

• 수행능력의 누적된 근거를 바탕으로 각 학습자의 수행능력에 대한 종단적 관점longitudinal view 생성하고, 위임 결정에 필요한 정보에 있어서 종단적 관계 및 공식적 코칭 구조가 추가적 가치added value를 줄 수 있음을 고려하라.

Create a longitudinal view of each learner’s performance via, at minimum, aggregated performance evidence, and consider the added value of longitudinal relationships and formal coaching structures in informing entrustment decisions

 

• 각 EPA에 대해서, 각 학습자에 대한 여러 평가자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행능력의 증거를 수집한다.

Gather multimodal performance evidence from multiple assessors about each learner for each EPA

 

각 학습자의 위임에 관한 전반적 판단을 총괄적 위임결정을 뒷받침하는 증거 자료에 포함시킨다.

Include global professional judgments about the entrustment of each learner in the body of evidence that supports summative entrustment decisions

 

• 위임에 대한 궤적에 따라 형성적 피드백의 프로세스를 확보한다. 이를 바탕으로 재교육과 가속을 위한 기회를 제공한다.

Ensure a process for formative feedback along the trajectory to entrustment to provide opportunities for both remediation and potential acceleration of responsibilities

 

• 각 학습자의 수행능력 기록을 검토하는 훈련 된 그룹(위임위원회)에서 공식적 위임 결정을 내려고 유지하는 프로세스를 구성한다.

Create a process to render and maintain formal entrustment decisions by a trained group (entrustment committee) that reviews performance evidence for each learner

 

• 각 학습자가 위탁 프로세스의 적극적 참여자가 되도록 한다. , 학습자는 기대치를 인식하고, 수행능력 증거를 수집하고 검토하며, 위임을 획득하기 위한 개인별 학습 계획을 생성해야 한다.

Ensure that each learner is an active participant in the entrustment process—aware of expectations, engaged in gathering and reviewing performance evidence, and generating individualized learning plans to attain entrustment

 

• 개별 학습자에 관한 공식적 위임 결정을 국가적으로 확립 된 수행능력 기대치performance expectation와 일치시킨다.

Align formal entrustment decisions regarding individual learners with nationally established performance expectations, as currently described in the Core EPAs Curriculum Developer’s Guide

 

 

출처:

Lomis, K., Amiel, J. M., Ryan, M. S., Esposito, K., Green, M., Stagnaro-Green, A., ... & Mejicano, G. C. (2017). Implementing an 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framework in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early lessons from the AAMC core 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for entering residency pilot. Academic Medicine, 92(6), 765-770.

1

의과대학 교육에서 EPA의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위임이라는 개념은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Core EPA를 작업 단위로 식별하고 강력한 평가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AAMC2017년에 13개의 EPA 관련 문서를 발표하여, 평가와 교수개발 방법을 자세히 기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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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영국은 미국과 상황이 조금 다르다. 영국 의과대학에서의 임상 노출은 훨씬 이른 시점에서 일어난다. 예를 들어, 많은 전통적인 의과대학에서 학생이 1학년(18)부터 임상 환경에 들어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학생들이 아직 의미 있는 환자 책임을 지지 않는데, EPA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양한 학년의 학생이 병원에 있게 되므로, 학년마다 다른 색의 배지를 주기도 했다. 학년별 기대치를 명확히 함으로써 간호사나 보조의료인력도 특정 시기에 특정 학생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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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후교육에서 EPA의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 역량 프레임워크에서 우리가 얻은 것은, 그에 대한 해석과 이해가 프로그램마다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특정 역량을 가르치거나 평가하는 교수의 능력이 불완전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경우도 있다. 시스템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무엇을 생산해야 하고, 시스템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기능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유된 정신 모델이 있어야 한다. 역량과 EPA에 대한 공유된 정신 모델shared mental models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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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의 목적과 설명에 대한 specification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과 오해, 공유된 정신모델의 결여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임상 진료 방식과 근거가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록 우리가 위임이라는 렌즈로 통합된 활동을 바라보고, 평가하기를 원하지만, 이 활동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EPA든 역량이든, 효과적으로 평가할 의지도 능력도 갖기 힘들 것이다.세분화된 역량통합된 EPA’ 사이에는 항상 긴장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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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마다 (자신의 정신 모델에 따라) 의료에 대한 접근방식이 다르고, 이는 위임 판단에 대해서도 교수마다 다른 방식으로 결정을 내리게끔 한다. 수련의를 맴돌면서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헬리콥터 교수부터, ‘감독해야 하지만 감독하지 않는 교수까지의 스펙트럼이 있다. 이는 원칙선호의 문제이기도 하다. 원칙principles은 핵심으로 간주되어 이론적으로 타협의 대상이 아닌 것을 의미하고, 선호preferences는 교수의 관점에서 전공의가 다른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해도 문제가 되지 않고, 수용 가능하다. 당연히 선호는 의사마다 다를 수 있다. 문제는 한 외과의에게 원칙인 것이 다른 외과의에게는 선호일 수 있으며, 또한 무엇이 선호에 해당하는지는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학습자의 역량에 대한 평가도 원칙과 선호에 대한 문턱threshold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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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에서는 교수마다 레지던트 성과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준거틀frames of reference이 다양함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나쁜소식 전하기라는 역량에 대해 대부분의 교수들은 나쁜 소식 전하기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모르고 있었다. 그 대신, 교수들이 사용한 주요 준거틀(, 멘탈 모델)은 자기 자신이었다(, '내가 이 기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 이렇게 본다면, 교수들이 가진 기저의 정신모델과 역량은 방 안에 있는 코끼리다.

 

출처:

Tekian, A., Ten Cate, O., Holmboe, E., Roberts, T., & Norcini, J. (2020). Entrustment decisions: Implications for curriculum development and assessment. Medical teacher, 42(6), 698-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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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 기반 의료 교육(CBME)의 세계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역량이 있었고, 이후에 마일스톤이 제안되었다. 하지만 역량만으로는 의사가 해야 하는 업무, 행동, 책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함을 지적하며 ten Cate위임가능 전문활동(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EPAs))이라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EPA는 모든 레지던트가 수련을 마치는 시점에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받아낼 수 있어야 하는(could be trusted) 핵심 업무 또는 책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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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교육(GME)에서 시작된 EPA는 학부교육(UME)로도 확산되기 시작했다. GMEUME가 공동의 프레임워크를 갖게 하겠다는 목표 하에 UME에 적용할 “Core EPA”를 개발했다. 이후 Core EPA를 시범도입하고 검증하는 데 수많은 자원이 투입되었으며, EPA를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설명하는 교육자들도 있다. 하지만 한 편에서는 CBMEEPA에 대한 의구심을 보이며, “더 많은 시간과 노력과 좌절과 자원의 투입이 있기 전에 성급한 돌격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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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 EPA는 외래 및 입원 진료에서 이뤄지는 "활동activities" 목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학지식과 같은 역량영역(domain of competence) 또는 전문직업성과 같은 개개인의 특성(characteristics)과 차이가 있다. , EPA는 전문직업적 행동을 직무현장에서 이뤄지는 업무(workplace-based tasks)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의대생은 Core EPA를 졸업(궁극적으로는 인턴 1일차)까지 성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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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만들어진 CoreEPA에 대한 여러 비판이 존재한다. 어떤 것들은 딱딱 구분되는(discrete) 단일 환자 대상(single-encounter)의 업무가 아니고(: 다전문간 팀에서 협력하기), 또 어떤 것은 교육 목표이지 업무가 아니다고 지적한다(: 임상질문을 만들고 근거 찾기). 또한 어떤 것은 지나치게 광범위한데, 어떤 것은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모든 것을 하나로 뭉뚱그리고 싶어하는 Lumper와 모든 것을 나누고 싶어하는 Splitter로 패널이 구성되어, 각자 자기 스타일대로 만든 것 같다고 지적한다. 발달적으로 보았을 때에도, 어떤 것은 의사가 되기 위해 가장 기본인 것인데, 어떤 것은 꽤 앞서나가고(advanced) 있다. 예를 들면, “시스템적 실패system failure를 식별해내는 것은 의대 졸업생은 물론이거니와, 2년차 전공의들도 잘 못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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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지적을 하면, EPA의 지지자들은 역량(competencies)EPA양자택일(either-or)’의 문제가 아니라고 변호한다.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일지 모르나, 인간의 인식은 그렇지 않다. 가장 보편적인 원칙 중 하나는 전경-배경 관계(figure-ground relationship)이다. 두 가지 "객체"가 있다면, 관심을 끌고 집중시키는 것은 그 중 하나(그림)일 뿐이다. 다른 하나(배경)는 멀리 뒤 밀려나고, 잊혀진다. 배경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맥락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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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Core EPA와 역량의 둘을 놓고, Core EPA는 전경으로, 역량(전문직업성, 의사소통능력, 인종/민족/성별/성적 지향을 차별하지 않는 의료전달)은 배경으로 만드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인가? 물론 EPA의 지지자들이 역량에 대해 악의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역량이 전면에 놓이지 않는다면, 2등 시민으로 밀려날 가능성은 농후하다. 형성평가든 총괄평가든 13개의 Core EPA에 초점을 두는 한, 교수와 학생은 모두 여기에 신경쓸 것이라는 예측은 과장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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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 EPA의 또 다른 문제는 높은 수준의 열망이 없다(nothing aspirational)는 점이다. 그러니까, 의학이란 전문직업적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소명임을 암시하는 그 어떤 것도 Core EPA에는 담겨있지 않다. 더 나아가면, Core EPA가 환자와 사회에 어떠한 상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저 의료행위에 필요한 테크닉을 수행할 수 있고,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의사로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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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과정 그 자체에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 있다. 물론 신뢰라는 개념은 매력적이다. 또한 의사들은 내가 지도하는 사람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데 익숙하고 편안하다.

하지만 Core EPA의 첫 번째 문제는, Core EPA의 평가에서는, 관찰위임가능성entrustability’ 판단에 이르기까지 거쳐가야 할 layer가 아주 많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주관적인 평가 과정을 피할 수 없다면, ‘관찰판단사이에 존재하는 추론의 층(layer)이라도 최소화해야 한다.

두 번째 문제는, 이해관계자들이 척도의 anchor에 대해서 정확하게 동일한 방식으로 인식/정의/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UMECore EPA 평가를 위한 anchorGME의 그것보다 훨씬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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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하여 UMEGME의 평가 척도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UME의 상한선과 GME의 하한선이 잘 매칭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의대 졸업 시 간접적이고 최소한의 감독만으로 EPA를 할 수 있었던 학생이(UME의 상한선), 수련 단계에서 슈퍼바이저의 적극적이고 완전한 감독을 필요로 하는 수준(GME의 하한선)으로 평가될 수 있는가?또한 모든 의과대학의 모든 학생이 동일한 시점에 까다롭고 신중한 EPA 기준을 모두 만족할 것인가? 사실상 너무 낮은 기준을 설정하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 사회적 인지 이론social cognitive theory를 고려한다면, UMEGME의 맥락이 다르므로, 같은 표준도 암묵적으로 다르게 여겨질 수도 있다. 예컨대 UMEentrustable 수준은 GME에서 preentrustable 수준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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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 EPA는 의료진의 원활한 작동에 필요한 mundane and technical skills에 지나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비록 개념상으로는 추상적이지만, 우리가 조금만 노력한다면 행동으로 조작화 될 수 있는 의사의 역할과 행동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였다.

 

출처:

Krupat, E. (2018). Critical thoughts about the core entrustable professional activities in undergraduate medical education. Academic Medicine, 93(3), 37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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