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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의 업무 시간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접 환자를 보는데 사용하는 시간은 매우 적고, 대부분의 시간을 educational and administrational task에 쏟는다. 이러한 현상은 수십년간 지속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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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6월과 7, NewYork- Presbyterian/Columbia University Medical Center (NYP/CUMC)에서 Time and motion study를 수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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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는 전체 근무시간의 50% 이상의 시간을 컴퓨터를 쓰면서 보냈고, 직접 환자를 보는 시간은 10% 이하였다. 이는 이전 연구 (40% and 12%) 보다 더 두드러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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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기반 활동의 대부분은 documentation과 관련된 것이었다(35%). 이는 이전 연구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며 (21%), 우리 기관의 이전 보고와 비교해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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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HR 사용시간 중 비효율적으로 사용되는 비율이 높다. 예컨대 레지던트는 9.3%의 시간을 note를 읽기보다는 notes의 목록을 보는데 쓴다. 새로운 note가 있을 때 EHR이 레지던트에게 알림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patient record의 분절되어 있어서, 상당한 시간을 이 서로 다른 영역들로부터 자료를 통합하는 작업에 사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로 데스크탑 컴퓨터에 의존하는데, 위치가 환자에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레지던트는 환자를 직접 보면서 컴퓨터-기반 활동을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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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시스템을 통해서만 접근가능한 환자 데이터가 증가할수록 환자 접촉에 덜 의존하고 EHR에 저장된 정보에 더 의존하는 경향은 더 심해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데이터를 해석하는데 환자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문제는 컴퓨터 시스템이 환자와 의사간의 engagement(diminish하기보다) facilitate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출처: Mamykina, L., Vawdrey, D. K., & Hripcsak, G. (2016). How do residents spend their shift time? A time and motion study with a particular focus on the use of computers. Academic medicine: journal of the Association of American Medical Colleges, 91(6),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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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이 보건의료시스템(health care system)이 필요로 하는 깊고 넓은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전문직업성이 없다면 보건의료 산업(health care enterprise)은 길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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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13년 전에 의사 헌장(Physician Carter on Medical Professionalism)은 의학 전문직업성(Medical Professionalism)의 원칙을 밝힌 바 있다. 이 헌장이 의사들에게 폭넓게 받아들여져 오긴 했으나, 보건의료의 질과 환자 경험은 보건의료 조직(health care organization)의 전문직업성과 분리할 수 없다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보건의료시스템의 구조적 요인은 개별 의사들이 헌장을 준수하는 것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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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시스템은 보건의료 전문직의 행위를 지배(dictate the practices)하며, 이는 의사가 병원 및 병원 시스템에 고용되어 있는 한 불가피하다. 좋은 쪽으로든, 안 좋은 쪽으로든, 보건의료 조직은 조직에 고용된 직원 및 의사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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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로 조직적 전문직업성(Organizational Professionalism)을 위한 헌장을 개발하여, 현재 보건의료의 운영 방식에 대한 평가와 의료 제공 및 건강 증진을 위한 best practice의 실천을 촉진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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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아래의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 환자 파트너십(Patient Partnerships): 보건의료 조직의 일차 목적은 환자 돌봄과 환자의 웰빙이다. 바람직한 조직(model organization)은 단순한 질병의 치료가 아닌, 전인(whole person)으로서의 건강을 서포트하기 위한 환자 중심적 접근을 보장하기 위하여 환자와 파트너를 이뤄야 한다.

 

• 조직 문화(Organizational Culture): 조직 문화는 조직 내에서의 기대/규범/행동(expectations, norms, and operational behaviors)을 형성하는 신념과 실천의 집합이다. 조직 문화는 환자와 직원의 웰빙, 직원의 근속, 의료의 퀄리티, 건강 성과(health outcome), 의료 과실의 제거로 나타난다.

 

• 커뮤니티 파트너십(Community Partnerships): 바람직한 조직은 교육/소득/환경 등의 요인과 관련된 건강 불균형(health disparities)의 완화를 위하여 다른 보건의료 조직 및 그 자신이 복무하는 커뮤니티와 협력해야 한다. 특히 질환의 예방가능한 근본 원인(preventable root causes)에 초점을 두고, 적절하고, 효과적이며, 문화적으로 민감한 보건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경영 및 사업적 실천(Operations and Business Practices): 바람직한 조직은 환자 안전, 임상적 수월성, 투명성, 근거-기반 실천, 가치-지향적 의료(high-value care), 전문직업적 역량을 보장해야 한다. 민감하고, 공손하며, 공감적이고, 신속하며, 정중한 환자 진료를 제공해야 한다. 

Reference

https://pubmed.ncbi.nlm.nih.gov/28079726/

 

https://www.commonwealthfund.org/publications/journal-article/2017/jan/charter-professionalism-health-care-organizations

 

 

Charter Domains and Principles

The charter includes four domains:

  • Patient partnerships. Organizations should strive to care for the whole person, and not just treat diseases. This requires engaging patients and their families in care and decision-making and using patient-generated data to monitor performance.
  • Organizational culture. The organizational culture should emphasize maintaining the well-being of patients and employees, committing to teamwork and diversity, and eliminating medical error through increased accountability.
  • Community partnerships. People’s health is more than the sum of services received and the luck of genetics: it is also largely influenced by social and environmental factors. Health care organizations therefore must address such factors as unhealthy behaviors and environmental toxins and engage with organizations and leaders to invest in community health.
  • Operations and business practices. Health care organizations should develop a mission statement, which might feature:
    • a commitment to fair treatment of employees, including the provision of training and growth opportunities;
    • innovation in patient care and management; and
    • ethical operations that encourage reporting of violations without fear of repri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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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의 과정process of learning을 복잡성 과학complexity science에 비유할 수 있다. 복잡하다는 것은 평형상태와는 한참 떨어진 열린 시스템을 뜻한다. 또한 복잡하다는 의미는 전체를 부분으로 환원하여 이해할 수도 없으며, 단순 선형 방정식에 의해 설명 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경계가 불분명하여 외부 세계에 개방되어 있으며, 주위 환경과 끊임없이 에너지를 교환하고, 환경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다시 환경으로 되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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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complicated 시스템과 복잡complex 시스템은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비교적 안정되어있는 측정 가능한 변수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경향이 있다. 반면, 후자는 특정 요인의 영향은 그 요인이 어떤 시점에 다른 요인과 갖고 있는 관계에 따라서 달라진다. 여러 구성요소elements간의 상호작용이라는 맥락 속에 존재한다. 새로운 변수와 특징이 창발할 수도 있는데, 창발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요소들의 상호작용이라는 맥락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상호작용 프로세스 그 자체를 고려해야만 설명가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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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관점에서 일부 연구자들은 가설 검정 프레임워크라는 의학교육 연구 관행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 지적은 모든 것이 상호작용 할 때, 단순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볼 수도 있다. 한 변수의 효과는 단순히 다른 변수의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변수에 의해 근본적으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비선형성을 강조하는 이론을 언급하거나,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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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주장에는 공통적으로 비선형성불확실성이라는 개념이 깔려 있다. 카오스 이론과 복잡성 이론 모두 비선형적 관계가 어떻게 예측불가능성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의학교육연구는 환원주의적 접근과 기존의 통계를 모두 버리고, 완전히 밑바닥부터 재구성해야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교육이란 너무 복잡하고 카오스적이어서 실증주의적 접근과 보편적인 것universals을 찾으려는 포기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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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각 시스템의 특징을 살펴보자.

•복합 시스템: 다수의 변후가 선형적이고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결합되어서, 변수들의 효과를 분리해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시스템에 미치는 전체적overall 영향을 알 수 있다. 선형 방정식 시그템으로 변수 사이의 관계를 포착해낼 수 있다고 가정한다.

•카오스 시스템: 상황에 따라서는, 시스템의 궁극적인 상태를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결합되는 비선형적 관계에 의해 지배된다. 하지만 변수 그 자체는 명시적이고 알 수 있으며, 오히려 변수의 수 자체는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복잡 시스템: 비선형적 관계에 더하여, 다수의 불확정, 불안정, 불가지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다수의 불확정적 변수로 특징지어진다. 선형 방정식을 어떻게 조합해도 현실을 나타낼 수 없다. 복잡한 적응적 시스템 complex adaptive system은 다규모의 규칙성(자기-조직화)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이는 개별 요소의 특성으로부터 추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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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본다면 복잡 시스템과 카오스 시스템은 반대이다. 둘 모두 비선형성과 상호작용 관계로 인한 결과지만 복잡은 여러 변수가 복잡하고 불확정한indefinable 방식으로 상호작용하지만, 그 결과물outcome은 규칙적으로 예측가능 할 수있고, 카오스매우 작은 수의 변수가 겉보기에는 단순한 관계를 갖지만, 상황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예측 불가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복합 시스템은 세계에 대한 고전적 결정론적 관점deterministic view과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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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물리학은 본질적으로 확률론적이지만, 그렇다고 정밀한 예측이 불가능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Tc99의 경우, 특정한 원자가 붕괴하는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해도, 모든 원자는 감마선을 140keV로 방출함으로써 붕괴할 것이고, 6.00 시간마다 절반이 붕괴할 것임은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특정한 잎이 특정한 가을의 어느 날 나무에서 떨어질지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예컨대 1231일까지 모든 잎이 떨어질 것임을 확신할 수는 있다. 유방암 4기로 진단받은 여성이 언제 사망할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1기로 진단받은 경우보다는 여생이 짧을 것이라고 거의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많은 물리적 및 생물학적 현상은 매우 복잡하지만, 그렇다고 이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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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관찰되는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 카오스를 생각해 보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사실 물리 이론에서 카오스는 매우 구체적인 조건을 갖는다. 또한 어떤 시스템이 ‘chaotic’하려면, solution이 반드시 불확정indeterminate해야 한다. 그래서 카오스 시스템chaotic system은 역설적으로 매우 단순할 수 있다. 카오스는 수도꼭지의 물, 담배 연기, 교통 흐름 등 많은 현상에 적용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 자체는 단순하다. "사람들은 chaos disorder를 헷갈려한다. 카오스는 비선형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아주 특별한 현상이며, 데이터세트가 절망적으로 뒤죽박죽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매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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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으로, 복잡성 이론은 카오스 이론과 정반대다. 이 두가지가 모두 비선형 시스템의 특성을 반영하지만, 복잡성 이론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다수의 상호작용적, 비선형적 요소들이 어떻게 규칙성(자기 조직화)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준다. 간단히 말하자면, “복잡성 이론은 어떻게 복잡한 시스템complex system이 단순한 결과를 생성하는지 보는 것이다.

 

10.

따라서 복잡성 이론은 복잡하고, -요소 시스템에서 얼마나 쉽게 예측 가능한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고전적, 결정론적 시스템의 결과로 관찰되는 규칙성]과의 중요한 차이는 복잡성 이론에서 규칙성은 [시스템 자체]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복잡 시스템은 미시적인 수준에서 관계/행동/양이 고정될 필요가 없고, 개별 요소의 기능도 정의되지 않지만, ‘집합적 움직임collective motion’에는 규칙성이 관찰된다. , 복잡 시스템의 초점은 전체 시스템에 있으며, 개별 요소의 행동이나 개별 요소 사이의 관계는 부차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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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별 학생이나, 아니면 개별 수업에서 얼마나 배울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어떤 학습 조건이 다른 학습 조건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Reference

Norman, G. (2011). Chaos, complexity and complicatedness: lessons from rocket science. Medical education, 45(6), 549-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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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은 종종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단 하나의 목표만 있는 것처럼 간주되나 그렇지 않다. 자기평가,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는 데 중요한 도구이다. 학습자는 외부 평가와 비교하여 자기 평가의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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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이 실패하는 이유에 관하여 고려해볼 만한 이유가 있다.

교수는 피드백을 주는 기술이 부족하다.

피드백을 줄 시간이 할당되지 않는다.

Supervisor는 학습자와의 충분한 접촉이 없거나 직접 관찰 할 기회가 없다.

학습자는 피드백을 받거나 수용할 "prime"이 되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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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개선을 위한 여러 노력은 일반적으로 내용과 전달(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말 할지)의 개선을 시도했다. 하지만 관계-기반 피드백의 개념을 생각해야 한다. 이 개념의 핵심은 "무슨 의견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만큼이나 "누가 전달하느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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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io 등이 제시한 교육 동맹educational alliance model은 피드백에서의 "출처 신뢰도source credibility”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피드백 제공자에 대한 신뢰가 피드백 수용과 효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신뢰는 다음에 달려있다.

교수자-학습자 관계의 본질과 가치관의 일치

교수자가 학습자의 역할과 목표를 이해

교수자가 학습자를 직접 관찰

학습자가 교수자의 선의를 인식 ( "benefi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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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쁜 임상 업무 환경에서 교육 동맹을 수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환자-의사 관계와 달리, 학습자(학생, 전공의)는 일반적으로 슈퍼바이저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누가 Supervisor 역할을 할 것인지는 교육에 대한 관심, 학습자 평가 및 피드백 제공 능력과 무관하게 결정된다(직급, 전공, 환자군 등)

수련/실습 일정으로 인하여 학습자는 슈퍼바이저와 연속적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 제약된다.

시간 압박과 진료의 특성에 따라, 전공과목에 따라서는 교수자가 학습자를 직접 관찰 할 기회를 주지 않고, 결과적으로 신뢰도가 저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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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한다.

임상 슈퍼바이저 선정은 교수자의 대인 관계 기술 및 교육 관심도를 반영해야하며, 기존에 학습자가 해당 교수자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Trainee는 여러 명의 슈퍼바이저(faculty supervisor)에게 노출되어야 한다. 관계 구축을 위하여 여러 슈퍼바이저를 순차적으로 혹은 종단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 평가와 피드백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높이려면 직접 관찰의 기회를 최대화해야 한다.

▣ 학습자를 멘토나 코치 역할을 해줄 교수와 짝을 짓게 하여(이상적으로는 스스로 고르게 한다), 평가 결과를 더 잘 이해하고, 피드백을 강화하고, 행동 계획에 대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Reference

Weinstein, D. F. (2015). Feedback in clinical education: untying the Gordian knot. Academic Medicine, 90(5), 559-561.

 

 

이번 과목을 통해 느낀 평가에 관한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대충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이렇다.

 

1. 공정성

▣ type 1: 나의 상대적 성취에 의해 다른 학생보다 잘 받고 싶은 욕구

▣ type 2: 명확한 평가 기준에 따라서 평가를 받고 싶은 욕구

 

2. 수월성

▣ type 1: 일반적인 의미의 수월성(excellence). 실제로 이 과목에서 의도한 내용을 잘 배우고 싶은 욕구

▣ type 2: 절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받고 싶은 욕구. 다른 동기에 대한 상대적인 우열과 별개다. 

(※ 다르게 보면, 어쨌거나 높은 성적을 받아서, 평균평점을 높이고 싶은 욕구라고 볼 수도 있다. 쉽게 짐작되는 이유로는, 장기적으로 타 대학병원(소위 빅5)에 수련을 가고자 하는 경우, "타 대학 의대생보다" 높은 성적이 필요하기 때문일 수 있다.)

 

3. 비례성

▣ type 1: 이 과목에서 내가 들인 노력만큼의 보상을 받고 싶은 욕구

▣ type 2: 다른 과목과 비교해서 (더) 들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욕구

 

문제는 이 세 가지가, 아니 당장 두 가지만 놓고 봐도, 현실은 첨부한 스위치 같다는거다. 각각의 특성이 Trade-off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에서도 현실은 그렇게 깔끔하게 나눠떨어지지 않는다.

 

1. 학기말은 긴장된다. 학생은 성적을 받고, 교수는 강의평가를 받는다.

 

2. 강의평가가 학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무수한 연구결과를 알아도 이 긴장은 여전하다. 오히려 그래서 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3. 나도 학생 때 과목에 불만이 많았었나 싶다. 가끔 과거의 오늘에 10년전에 쓴 포스팅을 보면 그렇다.

 

4. 수업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너무 궁금하다. 늘 호평과 악평이 뒤섞여 있는데, 그러니까 반드시 악평도 있는데, 이럴 걸 알면서도 궁금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 약간 병적이다 싶은 생각도 든다. 

 

5. 환자-의사-사회1 과목에는 학사시스템상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강의평가가 없다. 다른 과목은 다 있는데, 여기만 없는 이유가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없어진 맥락이 있었다. 문제는 이 결정은 마치 “해경을 해체한다.” 류의 결정이었다는 점. 

 

6. 그래서 어쩔수없이(?) 구글설문(익명)으로 비공식 강의평가를 만들어서 받아보았다. 괜히 했나 싶다(….)

 

7. 익명성은 장벽을 낮춘다. 문제는 호평에 대한 장벽과 혹평에 대한 장벽을 모두 낮추는데, 보통 혹평의 절대값(?)이 더 크다. 그래봤자 연예기사에 달리는 악플에 비하면 완전 '순한 맛'일텐데, 연예인들은 참 대단하다. 

 

8. 예전에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아직 내가 고수하는 과목 운영 방식은 널널한, 그러니까 학생 입장에서는 개꿀(!)인 과목보다는, 조금 힘들어도 뭐든 배웠으면 하는 과목이다. 여기서 1차 충돌.   

 

9. 문제의 한 가지 원인은 모든 과목이 필수과목인 의대 교육과정이다. 수업의 내용도, 방식도, 교수도 잘 맞지 않는데, 억지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 있다. 환자-의사-사회는 그렇게 취향과 호불호가 갈리는 과목 중 하나다. 여기서 2차 충돌. 


10. 그리고 다는 아니지만, 당연히 어떤 학생들은 개꿀! 과목을 선호한다. 여기서 3차 충돌 

 

11. 의학지식 전달이 중심인 대부분의 과목과 달리, 환자-의사-사회 류의 의료인문학(인문사회의학) 과목에서는 객관식 시험의 비중을 높이기가 어렵다. 결국 흔히 택하는 방식이 ‘글쓰기’인데, 글을 쓰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거부감, 학생의 워딩을 빌리자면 “명확하지 않은” 평가기준에 대한 거부감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아, 동료평가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하다. 여기서 4차 충돌. 

 

12. 그놈의 ‘공정성’은 또 하나의 장벽이다.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평가 상황, 평가 방법, 평가 횟수를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평가방법은 불완전하다. 따라서 학생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얻으려면 다양한 방법을 조합해야 한다. 문제는 의대에서는 객관식시험이 평가의 gold standard이자 magic bullet처럼 여겨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여러 노력은 학생들이 선호와 배치되고, 현실적으로 교수의 부담도 무척 늘어난다. 여기서 5차 충돌.   

 

13. 결국 의료인문학 과목의 취지에 맞춰서 나름대로 뭔가 학생들에게 하게끔 하고, 요구할수록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그게 싫으면 가급적 뭔가 새로운 시도도, 익숙하지 않은 평가도 안 하면 된다. 문제는 아직 내가 기력(?)이 남아있는지, 자꾸 뭔가를 시도한다. 여기서 6차 충돌. 

 

14. 의과대학 교육과정이 여러 개의 톱니바퀴로 된 기계라면, 가운데 하나의 톱니바퀴만 바꿔봐야 거기에 물려있는 다른 톱니바퀴와 어긋날 뿐이다. 이 기계를 바꾸려면 하나의 톱니바퀴만 바꿔서는 안되고, 거기에 물린 다른 것들과의 조화를 고려하거나, 다른 것들을 함께 바꾸어야 한다. 

 

15. 따라서 내가 과목을 운영한 방식은 최선이 아니었을 뿐더러, 설령 최선이었다고 해도 이 조직과 조직구성원이 품고 있는 문제를 내가 다 감싸안으려고 할 필요는 없다(라고 다짐한다). 당연히 그럴 수도 없다.  

 

16. 결국 혼자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팀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팀…어떻게 구성하지? 

 

17. 가능하다면 P/F로 운영하고 싶다. 적절한 기준을 설정하고, 미리 그 기준을 넘긴 학생은 한 학기가 마무리되기 전에 Pass를 받고, 남은 기간을 다른 공부에 매진하고, 기준을 넘기기 어려워하는 학생에게만 집중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싶다. 하지만 P/F가 학칙 상 가능할까? 혹은 학생은 원할까? 

 

18. 만약 의학교육학을 공부하지 않았으면, 이걸 전공하지 않았으면, 모른다는 핑계로라도 안 하고 못 해도 마음이 덜 불편할텐데, 뻔히 바람직한 방식을 알면서 하지 않는 것은 자기기만이자 무책임인 것 같아 괴롭다.  

 

19. 이번 학기에 과목에서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 익명으로 운영되는 ‘오픈채팅방’을 운영해봤고, 마지막에 익명으로 ‘강의평가’를 받아 보았는데, 종종 선을 넘는 경우도 있고, 그 때마다 멘탈에 자꾸 충격이 가해져서 이걸 유지해야하나 하는 고민이 많이 된다. 학교에서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20. 사실 혹평 말고도, 호평에 더하여 ‘선을 넘는’ 동기들의 발언에 타격입을 내 멘탈까지 걱정해주는 학생들의 응원도 있다. 사실 제법 많고, 누군지 몰라 말은 못했지만 무척이나 고맙다. 19번이 고민되는 것도 이런 학생들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은 학생을 믿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는 것 보면, 매운 맛을 덜 봤나보다.

 

 

1. 논문에서 [문헌 고찰Literature review] 섹션의 목적은 알려진 것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지식결손knowledge deficit')이 무엇인지 식별하여, 연구의 필요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이것은 갭 주장(Gap claim)이라고도 할 수 있다.

 

2. 문헌 고찰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기술한다'는 방식의 문제점은 [세상의 온갖 사실들에 대한 너저분한 목록]만 만들고, 정작 독자에게 [다음 단계로 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설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3. 따라서 문헌 고찰은 [연구 영역의 지도를 그리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는 ['중요하다고 알려진 것'으로 둘러싸인 채색된 틈새에서, 아직 채색되지 않은 하얀 공간]을 강조하는 지도이다. 문헌 고찰을 이렇게 개념화 함으로써, [알려진 것을 제시]하고 [알려지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4. 문헌 고찰에는 자신이 읽은 모든 논문을 토해내지regurgitate 않아야 한다. 이것이 직관에 반할지도 모르지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공간이 없다. 둘째, 이미 개종한 사람에게는 설교할 필요가 없다. 셋째, 문헌 고찰에서 [관련성relevance]의 핵심은 [이미 알려진 것의 갭]을 짚어내는 것이다.

 

5. 문헌 고찰 파트는, 독자에게 중력을 가하여, [지식의 지도 위의 하얀 공간]으로 독자를 거침없이 이끌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하얀 공간이 바로 당신의 연구가 채워줄 공간이다.

 

6. 이렇게 문헌 고찰을 쓸 때는 '지식 주장knowledge claims'이라는 개념이 유용할 것이다. 지식 주장은 해당 분야의 연구자 공동체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증대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방법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여기에 동의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기술함으로써, 검토한 지식의 현재 위치를 파악locating할 수 있다.

 

7. 지식 주장KC으로부터, 갭, 훅hook까지 이어지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1. KC: X에 관해 우리는 A를 알고 있습니다.
  2. KC: X에 관해 우리는 B를 알고 있습니다.
  3. KC: A와 B로 인해서 지금까지 C와 같은 시도가 있었습니다.
  4. KC: 하지만 C는 D1이라는 조건에서 주로 이뤄졌습니다.
  5. Gap: 결국 D2라는 조건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6. Hook: D2조건 하에서 X가 다수 발생하기에, D2조건에서 C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8. 위의 구조는 문헌 검토를 구성하는 아웃라인으로 쓸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방식으로 지식 주장KC로부터 갭 주장gap claim까지 전략적으로, 설득력있게 이끌어갈 수 있다. 

 

9. 그렇다면 갭 주장Gap claim에는 어떤 유형이 있을까? 대표적으로 다음이 있다.

  • 지식의 완전한 결여: 'A1과 A2사이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자는 아무도 없다'
  • 학술적 취약 지점: '연구자들은 B1의 관점에서 X를 해석했지만, B2의 관점은 경시했다' 또는 'Y라는 주제는 B3의 접근법으로 조사되어왔지만, B4 접근법으로는 탐구하지 않았다.'
  • 논란: 'C의 정의에 대한 연구자 간 불일치가 있다'
  • 널리 퍼져있지만, 증명되지 않은 가정:  문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D라는 믿음은 무엇에 기반을 두고 있는가?'

10. 요약하자면, 문헌 검토는 '알려진 것의 요약'이 아니라, '갭의 지도화mapping the gap'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 갭의 유형을 어떻게 특징지을 수 있는지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Reference

Lingard L. Writing an effective literature review : Part I: Mapping the gap. Perspect Med Educ. 2018 Feb;7(1):47-49. doi: 10.1007/s40037-017-0401-x. PMID: 29260402; PMCID: PMC5807267.

1.
"에세이를 내라고 하면 수필인 줄 아는 학생들, 저널을 쓰라고 하면 일기를 쓰는 학생들, reflection을 쓰라고 하면 개인적인 감상을 쓰는 학생들을,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

 

특히 '에세이'와 'Reflection'에 대해서 완전 공감이다. 우리나라에서 '에세이'라는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을 고려하면, 과제를 낼 때는 '에세이'라는 단어 자체를 아예 쓰지 말아야 하나까지 고민했다.

 

2. 
문제는 학생들에게 "뭔가 길게 써서 제출하는 과제"는 그 목적이 무엇이든간에 거의 대부분 소위 "레포트"라는 용어로 통칭된다는 것이다. 그 글쓰기 안에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대략 이 정도로 나눠서 설명을 하면 이해하려나..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1) #비판(평론, 논설문): 찬성과 반대가 갈릴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입장을 정하고, 사안을 분석하여, 이미 밝혀진 적절한 근거를 활용하여 주장을 펼치는 글

 

(2) #연구(연구보고서, 소논문):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탐구하기 위한 연구수행을 위하여,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따라 실험을 수행하고, 실험 결과가 가설을 지지하는지 반박하는지를 고찰하는 글

 

(3) #성찰(성찰일지, 성찰문): 자신의 특정한 경험에 대해서, 그 순간 스스로의 행동과 감정, 상황과 관련된 자신과 타인의 입장을 비교해보고, 자신의 편견과 가정(underlying assumption)을 의심해보고, 앞으로의 행동 변화의 방향을 고민하는 글

 

3. 
예전에 <의사학 실패담>을 정리하며 "의사의 글쓰기"에 대해서 했던 포스팅이 있었는데, 그 때의 고민은 과연 "의사에게 좋은 글쓰기 능력이 필요한가"였다. 그리고 여기서의 '글쓰기'란 주로 앞의 (1)~(3)을 염두에 두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다보니, 조금 스스로 정리가 되는데, 저 질문에 대해서 스스로 답이 명확하지 않았던 이유는 의사가 임상상황에서 주로 쓰는 여러 글이 아래의 네 번째 카테고리에 들어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듯 하다. 

 

(4) #전달(인계, 컨설트): 이미 가지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핵심적인 내용이 누락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요약, 정리하여, 오해(misunderstanding)가 일어나지 않도록 전달한다. 

 

4.

(1)~(4) 각각의 목적에 부합하는 교육(예: 비판적 사고, 성찰의 정의), 그리고 여러가지 목적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교육(예: 문법과 맞춤법, 문단쓰기, 주제도출)의 범위는 얼만큼일까...?

 

ps. (5)번째 카테고리로 소설, 시와 같은 창작물이 있을텐데 이는 의학교육의 core에서는 벗어난다고 생각되어 우선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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