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적처리로 한참 정신없이 지내던 작년 2020년 12월 21일, ASK2019의 template격인 WFME의 2015년 기본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이하 2015 기준)의 업데이트 버전(이하 2020 기준¹)이 나온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2. 훑어봤을 때 눈에 띄는 달라진 점은 다음과 같다.
▣ 변화1. 분량
전체적으로 분량이 크게 줄었다. 그림의 예시로 보여준 1영역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도 30쪽 정도이던 분량이 20쪽 정도로 줄었다. 위 그림에서 보듯 글씨의 밀도를 고려하면 실제 줄어든 분량은 그 이상일 것이다.
▣ 변화2. 영역
영역 자체가 달라졌다². 기존의 9개 영역으로 구분되었던 것이 8개 영역으로 구분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많은 학교를 가장 괴롭히던(!!) ‘7영역’의 타이틀이 ‘프로그램 평가(program evaluation)’에서‘Quality assurance’로 바뀐 것이다. 제목만 바뀐 것이 아니라, 영역에 담긴 내용도 상당히 달라졌다.
▣ 변화3. 지향점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요건의 충족보다는 여건과 상황에 맞는 각 대학의 재량권을 좀 더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2020 기준의 서문에서 WFME는 ‘규범적, 절차-중심 요건을 원칙-중심 접근으로 수정하기로 결정하였다’라고 쓰고 있다³.
▣ 변화4. 기준
지향점이 달라진 결과, 기본기준과 우수기준의 구분이 사라졌다. 또한 기준을 서술함에 있어서 must(기본기준)나 should(우수기준)같은 조동사 대신 현재시제(the school has, the policy is…)를 사용하였다. 시제와 조동사 활용 여부에 따른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 변화5. 가이드, 핵심질문
‘가이드‘와 ‘핵심질문‘ 이 새로 생겼다. 위의 변화3과 연관되어서 ‘무엇을 해야 합니다‘가 아니라 ‘이런 방향으로(guidance)’, ‘이런 질문을 고민해보십시오(key question)‘의 접근인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표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Guidance는 해당 기준에 대한 보완설명에 가까운 경우가 많고, ‘consider’ ‘may’ ‘might’ 등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Key Question은 의문문으로 제시되어 있다.
3. 이제 관심을 두어야 할 부분은 다음과 같다.
◈포인트1. 우리나라 도입 시기
과연 의학교육평가원(KIMEE)은 언제 이 기준을 도입할 것인가? ASK2019라는 새 평가인증 기준은 2018년에 처음 시범시행되었고, 2019, 2020년까지 딱 3년 되었다. 아직 이 기준으로 평가받지 않은 학교도 많다. 물론 WFME에서도 ‘새 WFME 기준이 나왔다고 각 국가에서 사용하던 기존 기준을 바꿔야 함을 의미하지 않는다’고는 말한다⁴. 하지만, 과연?
◈포인트2. 국문화
만약 이 기준이 새롭게 도입된다면, 과연 원래의 취지가 그대로 반영될 수 있는 ‘국문(한국어)’기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
◈포인트3. 개별 대학의 대응
각 대학에서는 2020 기준에는 없지만, 2015 기준에는 포함된, 그래서 ASK2019에도 포함된 기준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인가? 대표적으로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ASK2019의 7영역에는 “K.7.3.1 의과대학은 학생과 졸업생 코호트에서 사명, 의도한 교육성과, 교육과정, 투입한 자원에 관련된 수행능력을 분석하고 있다.”와 같은 기준이 있다. 참고로 2020기준에는 ‘cohort’라는 단어 자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 Footnote
2 영역(2015, 2020)
▶ 2015기준의 9개 영역: 1. Mission and outcomes; 2. Educational programme; 3. Assessment of students; 4. Students; 5. Academic staff/faculty; 6. Educational resources; 7. Programmeevaluation; 8. Governance and administration; 9. Continuous renewal
▶ 2020기준의 8개 영역: 1. Mission and values; 2. Curriculum; 3. Assessment; 4. Students; 5. Academic staff; 6. Educational resources; 7. Quality assurance; 8. Governance and administration
3 원문
“away from prescriptive, process-based requirements towards a principles-based approach”
4 원문
“The appearance of this new and revised version does not imply that existing national or local standards should be changed”

1

인증은 [의료 공동체와 대중]에게 [교육의 질과 의료 실천과의 관련성]을 보장하는 목적이 있다. 인증은 또한 의료 교육, 의사 관행 및 의료 시스템의 변화를 자극하는 수단이다

 

2

인증 프로세스(accreditation process)의 일부로 성과(outcome)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측정하는 지표로 의사의 전문직으로서의 행위와 관련된 성과를 사용하는 것이다. 교육 결과를 평가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는

 

3

1998 Donabedian 의료의 퀄리티에 대해 추론할 수 있는 정보를 '구조', '프로세스', '성과'의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한 의료 퀄리티 평가 모델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학교육의 인증 기준은 오랫동안 구조 요건(: 교수진, 임상 공간 및 기술과 관련된)’프로세스 요건(: 절차적 볼륨, 길이 및 임상 및 교육 경험 유형과 관련된)’으로 이뤄져 있었다.

 

4

최근에는 CBME로의 전환과 함께 의학교육 프로그램 인증 척도로 진료 성과practice outcome가 강조되고 있다. CBME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친 의사의 지식, 기술,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 프로그램이 학습자 발달에 대해 더 큰 책임을 갖게끔 한다.

 

 

5

성과outcome는 교육 성과, 환자 및 인구 건강 성과, 보건의료 시스템 성과로 분류될 수 있다. [교육 성과]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거의 자격시험certification exam에 성과만 사용되고 있다. 이는 진료 패턴이나 환자 성과와 관련하여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교육 프로그램에서 추적할 수 있는 의미있는 척도에 대한 합의 부족, 이런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부족 등이 원인일 수 있다.

 

6

[환자 및 인구 건강의 성과]에 대해서, 교육적 성과와 환자 성과 사이의 연관성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바 있다. 예를 들어, 산부인과 환자에 대한 대규모 연구는 전공의 과정에서 임상 치료의 질과 졸업생들이 10년 반 동안 실천에 옮기는 치료의 질 사이의 지속적인 연관성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연구는 전공의 프로그램의 특성이 수련 후 보수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사이의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었고, 특정 지역의 전공의 프로그램과 관련된 비용-보수적 실천 스타일이 수련 후 15년 동안 지속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7

마지막으로 [보건의료 시스템 수준의 성과]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이 통제가능한 성과에만 책임을 지고 평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다만, 수련교육 프로그램은 보건의료 인적 자원의 계획 및 사회적 책임의 이행 의무와 기회를 교육하는 적극적인 파트너가 되어야 할 것이다.

 

 

8

자료 수집 및 사용에 관한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는 데이터 수집에 대한 부담과 비용에 관한 것이다. 실제로 수집 가능하면서도 의미 있는 척도를 식별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둘째는, 교육적 성과를 어느 정도나 프로그램의 성과/책임으로 귀속시킬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교육적 성과는 교육 프로그램의 퀄리티 뿐만 아니라 개인의 능력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셋째, 많은 성과가 수련을 마친 한참 후에야 명확히 드러난다는 시간 지연time lag의 문제가 있다. 프로그램에 유의미한 변화를 주기에는 피드백이 오는 시기가 너무 늦을 수 있다.

 

9

수련 교육과정에는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Recommendations for postgraduate education programs)

1: 졸업 의사가 "(독립적) 의료행위"가 완전히 준비되었는지 평가해야 한다. 즉, 프로그램 수준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자기 분야에서 전체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2: 모든 전공의와 전임의 포트폴리오에는 커리어 계획 요소가 있어야 한다. 이는 마지막 수련 기간은 잔여 격차를 해소하고 독립적 의료 준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함을 뜻한다.

3: 수련생은 주기적으로 강점이 있는 분야와 추가 개발이 필요한 분야를 파악해야 한다. 자기성찰, 지도전문의·멘토 지원, 프로그램 디렉터의 검토를 활용할 수 있다.

4: 수련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직 간 팀에서 효과적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특성과 행동을 갖추도록 보장해야 한다. 평가를 위한 데이터는 동료, 교수 및 간호사, 약사 및 기타 의료 전문가로부터 제공되어야 한다.

5: 수련 프로그램은 학습 또는 전문직업적 문제challenge를 가진 전공의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효과적인 교정조치 및 개발 전략에 대해 보고해야 한다.

6: 수련 프로그램은 성과 데이터의 일부로서 졸업생들의 피드백을 수집해야 하며, 이 정보를 사용하여 교육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혁신해야 한다.

 

10

인증 기관에는 다음과 같이 권고한다 (Recommendations at the accrediting organization level)

7: 인증 기관은 진행 중인 개선 활동에서 프로그램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의미 있고, "실시간에 근접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결과 데이터가 무엇일지 식별해야 한다.

8: 인증 기관은 학습 환경 문제를 관리oversight하는 특화된 프로세스 지표를 식별하거나 개발해야 한다.

9: 인증 기관은 프로그램 및 교육 품질 개선을 촉진하고, 인증에 가치를 창출하며,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프로세스 성과와 환자 관리 성과에 모두 관련된 적절한 표준을 개발 및 배치해야 한다.

 

 

출처: 

Bandiera, G., Frank, J., Scheele, F., Karpinski, J., & Philibert, I. (2020). Effective accreditation in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from process to outcomes and back. BMC Medical Education, 20(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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