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의사되기 과목에서는 최종적으로 3명이 출석으로, 2명이 합계점수 50점 미만이 되어 총 5명 학생에 대해서 재시를 보았다. "#재시"라고 명명하긴 했지만, re-test가 아닌 "#재교육", 즉 remediation의 기능을 하길 바랐기 때문에 재시의 방식은 재시 대상자가 된 각각의 학생과 한 시간씩 "#성찰적_대화"를 하는 것으로 정했다.
☀️장점 □ 학생이 더 많이 배우게 된다.
구두시험을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 준비할 것이 많다. 아마 가까스로 Pass를 받은 학생보다 재시를 본 학생이 더 많이 배운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1:1로 진행하므로 학생이 틀리게 이해하고 있거나 이해에 어려움을 겪은 부분을 내가 즉각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다.
□ 내가 학생에 더 많이 배우게 된다.
성찰적 대화를 위해서 학생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더 해야 하고, 그 과정은 내가 학생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기본적인 가치관, 의예과 과정에 대한 인식, 의예과 신입생으로서 겪었던 어려움 등을 깨닫게 된다. 아, 그리고 직접 이야기해보지 않았다면 바뀌지 않았을 (특정) 학생에 대한 나 자신의 편견을 깨는데 도움이 된다.
□ 과목 개선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다.
앞의 두 가지 장점을 바탕으로 이번 학기에 내가 놓쳤던 것이 무엇인지 알고, 다음 학기에는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단점 □ 시간이 많이 든다.
한 사람당 한 시간씩 배정하려다보니 과목 종료 후 최종 성적 입력 전까지 모든 학생의 재시를(2차 재시까지) 보기에 시간이 빠듯하다. 5명이었기에 망정이지 이것보다 많았으면 정말 쉽지 않았을 뻔 했다.
□ 결국 모두 Pass를 주게 되었다.
이걸 단점이라고 해야할지 망설여지긴 하는데, 여튼 이번 학기는 결과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pass를 주게 되었다. 그 결과 "이 교수님은 F 안주시니까 적당히만 해도 돼" 라는 잘못된 (암묵적) 메시지가 전해질 수도 있겠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의학교육의 재교육(remediation)은 "의사가 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였으나 항로를 벗어난 연수생에 대한 교정correction을 촉진하는 행위"로 정의된 바 있다. 재교육은 학습자, 재교육자 역할을 하는 교수, 재교육이 발생하는 학습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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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교육은 제한된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고도의 구조화된 일련의 에피소드로서, 학습자에게 부족한 특정 성과를 보완하는 것이(어야한)다. 일반적으로 재교육은 다음의 단계를 밟는다.
(1) 해결해야 할 요구나 결손need or deficit을 식별
(2) 요구나 결손need or deficit을 학습 또는 성과 목표의 관점에서 프레이밍
(3) 일련의 사전정의된, 공식적 인가된 절차(추가 훈련 및 모니터링)를 개발하고 실행
(4) 학습자의 사전정의된 재교육 목표 달성 여부를 평가하고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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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교육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재교육은 반응적이기도 하고(문제 발생시 작동), 적응적adaptive이기도 하다(학습자의 문제에 초점).
둘째, 재교육은 ‘메인스트림’의 바깥에 있는 경계적luminal 작업이다.재교육은 정규 교육과 달라서, 더 구체적이고, 초점이 명확하며, 부담은 더 높다. 재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정상normal” 훈련으로 복귀한다.
셋째, 재교육을 받는 학습자는 매우 적지만, 여기에 필요한 리소스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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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자는 학습자에게 fail을 주기를 어려워하는 “실패실패(failure to fail, FTF)” 현상을 겪는다.한 가지 이유는 fail에 따르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비용은 학습자(시간, 비용, 평판, 스트레스), 교사(시간, 스트레스), 프로그램(보상범위coverage, 생존자의 죄책감) 모두에게 해당한다. 이러한 FTF는 세계적이지만, 개인주의와도 연관되는 듯 보여서, 의과대학 학부 과정의 attrition rate가 11% 근처로 추정되지만, 미국과 캐나다는 각각 3.4%, 0.4% 정도로 훨씬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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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을 두 개의 하위 시스템으로 나눠본다면, 하나는 성공과 완성에, 다른 하나는 실패와 배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그리고 이 둘 사이에 재교육 시스템이 있다고 볼 수 있다. 5개의 구역으로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구역 1과 2(성공 서브시스템):영역 1에서 학습자의 수행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교육은 학습자가 독립적인 실천을 향해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 영역 2에서 학습자의 수행능력은 기대에 조금 못 미친다. 교육은 교정적corrective이며, 학습자가 영역 1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구역 3(재교육 서브시스템):학습자의 수행능력은 허용 가능한 최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재교육 조치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성공(1, 2구역) 또는 실패(4, 5구역) 하위시스템 중 하나로 정해진다.
구역 4와 5(실패 서브시스템):영역 4에서 학습자의 수행능력은 지속적으로 허용 가능한 최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학습자는 정학, 보호관찰, 재수강 등의 처분을 받는다. 영역 5에서는 학습자가 프로그램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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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질 수 있다.
첫째, 구역 1~3보다 구역 4의 규칙은 더 엄격할 수 있다.
둘째, 다섯 구역의 임계값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 점점 상승한다. 즉, 더 나빠지지 않더라도(진전이 없을 경우) 재교육이나 배제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구역의 상대적 크기는 다를 수 있다.임계값은 굳이 선형이거나 서로 평행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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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구역의 학습자에게 신경을 써야 할까? 제한된 자원과 의학교육시스템의 책무성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이 논의를 위해 교정조치remedial action와 재교육remediation을 구분해볼 수 있다.
교정조치Remedial action는 지지적이고, 비공식적이며, 단기적으로 이뤄지며, 전문직업적 숙달과 독립적인 의료행위를 향한 학습자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보통 구역 2에서 발생한다.
재교육Remediation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저조한 수행능력underperformance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으로,보통 구역 3에서 일어난다. 메인스트림 교육과정(Zones 1과 2)과는 다른 체계(규칙, 역할, 책임, 문턱값)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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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교육은 명시적으로 의학교육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구조화되어야 하며, 고립된(outsider) 활동이어서는 안 된다.또한 재교육이 일부 교수의 책임으로만 맡겨져서는 안되며, 교육자 공동체가 갖는 공동의 책임이 되어야 한다. 환자 치료와 같은 휴머니즘적 접근방식을 재교육에도 가져와야 한다. 학습자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동시다발적인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개인적, 조직문화적, 신체/정신건강, 학습관련, 전문직업성 관련), 이를 이해하려면 인내심, 적극적 경청, 성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습자가 일단 failure subsystem으로 진입했다면, 동정심으로 인해 궁극적인 판단이 흐려져서는 안 된다. 임상적으로 비유하자면, (말기환자에 대한) 완화의료로의 전환일 수 있다.
출처:
Ellaway, R. H., Chou, C. L., & Kalet, A. L. (2018). Situating remediation: accommodating success and failure in medical education systems.Academic Medicine,93(3), 391-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