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 2

어떤 의사와 어떤 교수(2022년 11월 17일의 기록)

1. 어떤 의사가 있다. 이 의사는 매달 X라는 질병을 가진 환자 100명을 본다. 그런데 이 의사의 고용계약에는 진료 성과에 대한 특이한 조건이 하나 붙어있다. 바로 "모든 100명의 환자가 다 나으면 안 된다"이다. 심지어는 구체적으로 몇 명만 낫게 해야하는지의 비율도 정해져 있다. 다 잘 나은 환자는 반드시 100명중에 40명 이내여야 하고, 30명은 적당히 나아야 하며, 30명은 좀 계속 아파야 한다. 오히려 몇 명의 상태가 더 나빠지는건 (적어도 이 의사에게는) 괜찮다. 그래서 이 의사는 의도적으로 30명쯤 아픈 환자가 유지되도록 한다. 또한 다 나은 사람이 40명이 넘지 않도록 매우 신경을 쓴다. 40명이 넘으면 가끔은 검사 수치를 조금 손대기도 한다. 당연히 나쁜쪽으로. 만약 최선의 진료를 ..

강의라는 삼선슬리퍼(2018년 12월 8일의 기록)

1. 나는 신발을 잘 사지 않는다. 그래서 신발을 사는 것에 능숙하지 않아 살 때마다 자주 어려움을 겪는다. 보기에 맘에 들어서 샀는데 막상 신어보면 발가락, 뒷꿈치, 발볼, 발등 어디 한두 군데는 꼭 불편한 곳이 눈에 띈다. 문제는 구매 후 직접 생활속에서 신어보기 전 까지는 매장에서 잠깐 신어본 것으로는 그런 것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2. 그런데 불편했던 신발도 한 번 두 번 신다보면 어느새 발이 신발에 적응을 한다. 신발도 내 발에 맞춰 늘어나고나 조금씩 헐게 된다. 물론 어떻게 해도 계속 물집이 생길때면 뒷꿈치에 밴드를 붙이고 다니기도 하지만. 3. 어쩌면 학생 입장에서 새로운 방식의 과목은 새로운 기성품 신발과 같을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참신함에 기대를 갖고 마주하지만 막상 진행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