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과대학에서 #의사과학자 양성 또는 #연구역량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양의대도 2017년부터 ‘#한양의과학자양성프로그램’이라는 비교과 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학생은 한 명의 교수와 1:1로 매칭되고, 3월부터 12월까지 약 10개월간 연구에 참여하게 된다. 2017년에 10개 과제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작년과 올해에는 30개 이상의 과제로 규모가 확대되었다.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의과대학생이 제1저자로 OOO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와 같은 것을 ‘성과’로 홍보하곤 한다. 실제로 한양의과학자양성프로그램에서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거나, 공저자나 주저자로 논문을 출판하기도 하였다. 물론 연구 역량 함양의 근거로 ‘논문’으로 상징되는 성과는 중요하다. 하지만 의학교육학을 전공하는 입장에서,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싶었다.
 
결과물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이 논문을 쓰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모든 학생이 논문을 쓰려고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논문이 필요한 것은 ‘교수’이지 ‘학생’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일까?” “학생들은 어떤 경험을 통해서 조금 더 능동적인 연구활동을 수행할까?” 라는 질문으로 질적연구를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많이 부족하지만) 그 연구가 오늘 출판되었다. 연구 결과를 한 문장 요약하면 ‘학생이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수와 프로그램이 각각 갖춰야 할 특징들이 있다’이다. 이렇게만 보면 가끔 질적 연구는 ‘너무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핵심 결과를 아래처럼 체크리스트로 만들어서 그 중에 몇 개쯤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당장 나 스스로부터 (심지어 이런 연구를 수행하고서도) 잘 하고 있었는지 반성해보게 된다.
 
1. 의과대학 학생들은 새로운 경험에 대해서 개방적인가?
2. 의과대학 학생들은 과거에 연구활동에 노출되거나 직접 수행한 적이 있는가?
3. 학생과 교수의 관계가 일시적이지 않고,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는가?
4. 연구활동 진행 과정에서 학생은 작더라도 유의미한 기여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가?
5. 교수는 연구에 관한 학생의 의견을 수용하고, 편안하게 질문할 수 있는 존중을 보이는가?
6. 교수는 연구 진행과정에서 학생에게 과제의 내용/기한/방법/목적을 명확히 설명하는가?
7. 교수는 학생의 연구 수행에 대해 적절한 칭찬과 교정을 포함한 건설적 피드백을 주는가?
8. 교수는 학생이 연구참여 과정에서 다양한 연구자와의 교류와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가?
9. 프로그램에서 학생에게 요구하는 과제는 무엇이며, 수행 및 제출 시점은 언제인가?
10. 연구 프로그램은 교육과정의 다른 요소나 과목과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는가?
11. 교육과정은 학생에게 연구를 수행할 충분한/보장된 시간을 제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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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함과 불안함 속에서도 몇 번의 리젝, 투고, 수정 과정을 수행해준 석사과정 이효정 선생님과 강예지 교수님, 논문의 강점을 살릴 돌파구를 제안해준 임정준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요즘과 같이 의사과학자 양성이 의학교육의 중요한 화두가 된 시점에, 관련된 교육을 하시는 여러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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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주요결과 요약》
 
1) 학생
  • 1-1) 첫 번째 학생 요인은 ‘새로운 경험을 향한 열망’이다. 단조로운 의과대학 생활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찾거나, 도전적인 과제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였다.
  • 1-2) 두 번째 요인은 과거의 연구 경험이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연구와 관련된 경험이 있는 학생일수록 프로그램에 진입하는 것도, 이후에 진행하는 것도 수월했다.
  • 1-3) 세 번째는 좋은 인상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이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에서 매칭된 연구 지도교수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여질지를 의식하고 있었다. 이유는 학교에서든 병원에서든, 심지어는 나중에 전공의를 가서든 다시 보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 1-4) 네 번째는 연구에 무언가 기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큰 성과가 아니라도, 연구 시간의 단축이나 연구 방법의 작은 개선도 이들에게는 의미있는 성취감을 주었다.
2) 교수
  • 2-1) 첫째는 학생에 대한 존중이다. 지도교수가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 질문에 답해주고 질문하는 것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것, 학생의견을 수용하는 것으로부터 학생들은 동기부여되었다.
  • 2-2) 둘째는 명확한 과제를 설정하는 것이다. ‘명확하다’는 의미는 과제의 내용을, 과제의 기한을, 과제 수행의 방법을,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제의 목적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 2-3) 셋째는 건설적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단순한 칭찬이 전부는 아니지만, 어떤 칭찬은 학생의 뇌리에 깊이 남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교정적 피드백은 학생이 연구 방향을 재설정하거나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 2-4) 넷째는 더 넓은 연구 공동체로의 초대이다. 지도교수가 다른 연구자와 관계맺는 방식을 배우기도 하고, 다른 분야의 연구자로부터 직접적인 도움을 받기도 한다. 자신과 관계된 사람의 수가 늘어날수록 학생은 더 큰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3) 프로그램
  • 3-1) 먼저 프로그램에서 적절한 과제를 지정하여 요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연구노트를 기록하는 것, 보고서를 쓰는 것, 중간 및 최종 발표를 하는 것 등은 스스로의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다른 학생과 비교해보는 기회를 준다.
  • 3-2) 연구 프로그램은 다른 교육과정과 상보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연구 프로그램이 전체 교육과정에서 고립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스킬을 다른 과목에서 적용할 수도 있고, 반대로 다른 과목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도 있다.
  • 3-3)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연구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는 어떤 학생들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녹화 수업을 원하는 시간에 시청하고, 오히려 낮 동안 실험실에 나가서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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