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의과대학 인증(Accreditation)에 관하여 썼던 비판적 서사적 문헌고찰(critical narrative review)이 Advanced in Health Sciences Education에 출판되었습니다. 의과대학 인증은 질 보증(QA)과 질 향상(QI)라는 좋은 의도를 가진 제도이지만, 많은 것이 그러하듯 의도한(Planned/Intended) 영향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인증이라는 제도의 기저에 깔린 가정(underlying assumption)을 검토하고, 이러한 가정이 어긋날 경우, 의과대학에 어떠한 의도하지 않은(Emergent/Unintended) 영향을 가져오는지를 정리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이 논문은 2024년 여름, 토론토의 Wilson Centre에서 visiting scholar로서의 기간이 절반 쯤 남았을 때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어떻게 남은 시간을 보내야 좋을지 고민하며, 남은 반 년 동안 무언가 성과를 내야만 할 것 같은 초조함을 털어놓았을 때, 저의 슈퍼바이저 중 한 명이었던 Dr. Kulamakan Kulasegaram은 critical narrative review를 시도해보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주었습니다. 부끄럽게도, 그 때까지도 제대로 된 review 논문 한 편을 혼자 써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과연 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심하며 시작을 망설였습니다.
 
한동안의 고민 끝에 일단 주제를 인증(accreditation)으로 정했을 때, 또 다른 슈퍼바이저인 Dr. David Rojas 는 인증에 관한 선행연구의 공백을 정확히 짚어주며 논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해 주었습니다. 이후 운이 좋게도 Wilson Centre에서 이란 의과대학 인증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증에 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춘 Dr. Roghayeh Gandomkar를 알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저를 이어 토론토로 연수를 오신 전북의대 유효현 교수님까지 합류하며 무사히 논문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습니다.
 
Wilson Centre에서의 1년간 정말 많은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부가적으로 이러한 논문이라는 성과를 얻은 것도 사실입니다. HPER(Health Professions Education Research)를 선도하는 곳의 수준을 잠시나마 경험해볼 수 있었던 것도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저 가정(underlying assumption)", 즉 암묵적이고 무의식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비판적(Critical)으로 생각해보는 습관을 조금이나마 얻게 된 것입니다. 토론토를 떠나 한국에 돌아온지 열 달이 지난 이 시점에, 논문 출판을 핑계로 Wilson Centre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007/s10459-026-10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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