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직문화] AI는 학습자들의 성과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수집·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이를 통해 개별 학습자의 성장 필요를 파악하고, 적절한 학습 자원과 임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즉, “데이터와 기술로 강화된 역량 기반 교육”을 실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기술 시스템 이론(socio-technical systems theory)처럼, 기술은 맥락 속에서 존재합니다. 따라서 조직 차원의 구조와 문화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학습자가 안전하게 학습 필요를 드러낼 수 있는 “의도적 발달적 조직(deliberately developmental organization)”이 필요합니다. 이 시점에서 교육자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병원과 교육 기관이 모두 실험적으로 AI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명성, 위계 완화, 상호 의존성, 실패를 통한 학습 문화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AI: 신뢰와 공동 생산]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학습자들은 “감시받고 있다”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데이터 활용 목적이 “지원”임을 분명히 해야 하며, 학습자가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신뢰 기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지금이야말로 학습자와 교육자가 함께 공동 생산(co-production)을 통해 새로운 전문직 정체성 형성을 설계해야 할 시점입니다.
 
[AI: 글로벌 격차]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은 AI와 교육에 대해 활발히 논의하고 있지만, 아프리카·아시아·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동료들은 이런 대화에 참여할 기회조차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회의에서 얻는 배움은, 결국 그들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공유될 수 있는가라는 과제를 남깁니다.
 
[AI: 언어와 데이터 편향]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언어(language)와 번역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영어로 말하고 그것이 AI를 통해 다른 언어로 번역된다면,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이는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교육과 환자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또 하나의 큰 쟁점은, AI 개발이 주로 글로벌 노스의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AI는 본질적으로 편향(bias)을 내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한 공평성과 접근성을 위해서는 글로벌 사우스의 지역 데이터와 오픈소스 도구 개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AI: 이미지 생성과 편향] AI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은 학습자들에게 AI의 한계와 편향을 이해시키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사 이미지를 검색하면 항상 목에 청진기를 건 모습만 나온다든지 하는 식으로,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의 편향이 금방 드러납니다. 이런 점은 학습자들이 AI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AI: 환경적, 윤리적 비용] AI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 소비되는 전기와 에너지는 엄청납니다. 게다가 AI 개발에 필요한 광물 자원들은 대체로 AI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국가들에서 채굴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지역들은 환경 파괴와 자원 수탈의 피해를 입지만, 혜택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AI의 혜택뿐만 아니라 그 환경적·윤리적 비용에도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AI는 겉보기에는 저렴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잘 드러나지 않고, “광고 기반(ad-driven) 모델”처럼 숨겨져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AI의 경제적 비용뿐 아니라 환경적 비용도 우리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AI: 접근성 문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상 AI가 가장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곳은 오히려 이 도구에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입니다. 미국의 오지이든 아프리카든, 교육적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도구는 교육자, 학습자, 의료인 모두에게 중요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필요로 하는 곳일수록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AI: 환자-의사 공동 적응] 저는 소아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보스턴에서 종종 이런 상황을 봅니다. 부모들이 이미 Google이나 ChatGPT에서 많은 정보를 찾아본 뒤 병원에 옵니다. 특히 희귀질환의 경우, 부모들이 의사보다 더 잘 아는 경우도 있죠. 이때 제 역할은 제 전문성을 더해 함께 의사결정을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정보 비대칭의 역전은 AI 이전에도 늘 있었습니다. 희귀질환처럼 사례가 전 세계에 몇 건밖에 없는 경우, 평범한 의사가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환자·보호자와 의사가 신뢰와 협상 속에서 함께 적응하는 과정은 AI가 확대시킨 측면이 있을 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AI: 교육적 활용] 환자들이 Google 검색 결과를 가져올 때, 저는 “이건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친 자료인가요?”라고 질문합니다. 마찬가지로 AI를 쓸 때도, 저는 환자에게 ChatGPT 진단을 보여주며 “이 자료를 이렇게 비판적으로 검토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과정을 학습자 앞에서 시연하면, 학습자에게도 AI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supervise)’하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AI: 정체성의 재구성] 전통적으로는 지식이 풍부한 의사가 이상적 정체성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단순 지식 제공자로서의 정체성은 약화될 것입니다. 대신, 우리는 공감과 연민을 교육 속에서 재강조해야 합니다. 지식은 AI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환자 관계의 다른 핵심 요소(소통, 협력, 공감)는 인간에게 달려 있습니다. 오히려 AI 덕분에 우리는 이러한 인간적 측면을 더욱 강화할 기회를 얻는 셈입니다. 저는 특히 AI 접근성이 부족한 지역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따뜻한 인간성입니다. AI가 도구로서 도움은 되겠지만, 인간 고유의 자질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결국 최선의 결과는 AI와 인간이 균형 있게 협력할 때 나올 것입니다. 권위적인 “모든 걸 아는 전문가” 정체성은 점차 사라지고, 질문을 잘 던지는 전문가 정체성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평생학습자(lifelong learner)로서 정체성은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에 있습니다. AI가 답을 줄 수는 있지만, 질문은 여전히 인간이 던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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