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안전성]
Q. Cultural safety(문화적 안전성)을 이야기할 때, 특히 학습자들이 자신과 닮은 교수자를 보고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성(representation)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는데, 저는 특히 원주민 교수진이나 소수자 교원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구조적 차원에서 원주민 리더십 직책을 신설한 경우입니다. 예컨대, 저희 의대 학장은 마오리 원주민 출신 학자로, 원주민 보건 부서를 이끌고 있습니다. 인증(accreditation) 체계를 통한 변화도 있습니다. 현재 의과대학 인증 과정에 문화적 안전성 기준이 포함되어 있어, 대학은 원주민 교수진 및 학생 대표성을 반드시 증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장학금, 특별 채용 프로그램, 원주민·태평양 학생 선발 경로 등을 통해 원주민 및 소수자 학생·교수진을 늘리려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cultural safety가 단순히 소수자 교수진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비(非)원주민 교수진이 pro-equity allies(형평성 동맹자)로 나서야 합니다. 제 지도교수도 비원주민이었지만, 마오리·태평양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셨습니다. 이런 연대가 중요합니다
[다양한 피부색에 대한 교육: 필요성]
오랫동안 피부과 교재와 네트워크는 백인 피부 사진에 의해 지배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근무하는 지역의 환자 중 약 25%는 유색인종입니다. 즉, 학생들이 배우는 교재와 실제 임상현장은 괴리가 큽니다. 피부색 차이에 따른 질환 표현 차이는 종종 형식적으로만, “토큰(tokenistic)”하게 언급됩니다. 예컨대, 교재 본문 끝에 짤막하게 “어두운 피부에서는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만 서술되는 식이죠. 그 결과, 학생들은 자신감과 지식이 부족해지고, 실제로 피부색 환자를 진료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재에서 백인 피부를 기준으로 한 표현이 ‘정상(norm)’으로 규정되고, 흑인이나 유색인 피부의 표현은 ‘비정형(atypical)’으로 취급된다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유색인 피부 질환은 잘 교육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고 치료도 지연됩니다.
[다양한 피부색에 대한 교육: 성과와 어려움]
불평등을 인식하고 드러내는 것 자체가 첫걸음입니다. 의도적으로(conspicuously) 다양한 피부색 환자를 포함한 교육은 학생들의 자신감과 지식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놀라운 점은, 피부색 교육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인 피부 질환 교육 성취도도 동시에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다양성을 반영한 교육은 전체 학습 효과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교육에 필요한 이미지(백인 피부와 흑인·갈색 피부를 정확히 같은 질환, 같은 조건에서 비교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고, 뉴질랜드 기반의 웹사이트(특히 태평양·동아시아 환자 피부 이미지가 풍부함) 같은 국제 자원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흑인 피부나 남아시아 피부에 대한 자료는 매우 부족했습니다.
[파트타임 교육과정(파트타임 의대생) 요구조사]
시드니 의대 의학과는 4년제 학위 과정으로, 1학년 때부터 임상 현장에 나가며, 3학년부터는 풀타임 임상 실습을 합니다. 학생의 약 70%는 정부 보조(Commonwealth funded)로 학비를 지원받지만, 생활비는 스스로 부담해야 합니다. 시드니는 세계에서 가장 생활비가 비싼 도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저희가 논의하는 것은 시간 가변적 과정(time-variable training), 즉 의대 과정을 part-time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는 학생들이 학업을 파트타임으로 진행해, 의대 재학 기간이 길어지지만 생활·가족·재정 상황을 조율할 수 있는 옵션입니다. 저희는 매년 학생들에게 교육과정 만족도 조사를 하는데, 2024년 조사에 “시간 가변적 과정이 도입된다면 관심이 있겠는가?”라는 문항을 추가했습니다.
838명 중 420명(50%)이 응답했고, 그 중 31%가 ‘관심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나이가 많을수록 관심도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22세 이하 학생들은 관심이 낮았지만, 30세 이상 학생들은 관심도가 확연히 높았습니다. 이는 이미 가족이 있거나, 재정적 책임이 있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희는 학생들의 강한 요구를 확인했고, 이제 실제로 파트타임 의대 과정 도입을 추진하려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출산·양육·개인 사정 등 특정 기간 동안만 파트타임을 선택할 수 있고, 이후 다시 풀타임으로 복귀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즉, 완전한 파트타임 의대 과정이라기보다는 유연하게 전환 가능한 과정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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