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의사의 피어 리뷰(peer review), 정말 배움의 기회가 되나요?
의사들의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 CPD)**은 이제 너무도 당연한 전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정말 주목해야 할 건, 과연 어떤 방식의 피드백(feedback)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하는 문제예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의사들이 실제로 경험하는 피어 리뷰가 어떤 식으로 피드백을 주고받게 되는지, 그 과정이 진짜 학습이 일어나는 순간이 되기는 하는지에 대해 아주 자세히 알아보려 해요.
📌 1. 이 연구는 왜 시작되었을까?
CPD에서 피드백은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예요. 예전에는 주로 **자기 주도적 학습(self-regulated learning)**에 기대는 구조였다면, 요즘은 객관적인 외부 피드백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죠. 하지만 문제가 있어요. 의사들이 스스로 학습의 필요를 인식하고, 그것을 실제로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북미의 규제기관들(regulatory bodies)**은 단순히 문제 있는 의사를 관리하는 것에서 벗어나, 의사들의 전반적인 진료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의무적 피어 리뷰를 도입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의사들은 이 피어 리뷰를 환영할까요?
정말 효과적인 피드백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연구팀은 **피어 평가자(peer evaluators, PE)**와 리뷰 대상자(reviewees)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답니다.
🔍 2.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 연구 방법
-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 중에서도 **구성주의 근거이론(constructivist grounded theory, CGT)**을 사용했어요.
- 즉, 특정 가설 없이 인터뷰를 통해 피드백 상호작용의 의미를 참여자의 관점에서 탐색한 거예요.
🏥 연구 맥락
- 캐나다의 두 규제기관에서 운영하는 의무적 피어 리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연구를 했어요.
- 리뷰는 동료 의사가 병원이나 진료소를 방문해서 차트 검토와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돼요. 어떤 경우에는 **다면 피드백(multisource feedback)**도 포함돼요.
- 총 30명의 의사가 인터뷰에 참여했고, 이 중 다수는 과거에 PE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었어요.
📈 3. 리뷰 대상자들은 피드백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 처음엔 불안하지만… 막상 받아보면 괜찮다?
많은 리뷰 대상자들은 처음엔 굉장한 불안감을 느꼈어요. 규제기관이 나를 평가하러 오는 거니까요.
"Oh my gosh, are they going to pick up on all the things I’m doing wrong?" (P13-PE)
하지만 막상 피드백을 받고 나면, 대부분은 유쾌하고 무난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해요.
"It actually made me feel good … it was nice to have a peer, you know, point out some positive things." (P08-PE)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내가 진짜 좋은 의사일까?'라는 의심(imposter syndrome)**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꽤 위로가 되었다고 해요.
❗그런데 문제는… 학습 효과는 별로?
하지만 많은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건 바로 이거예요:
"칭찬은 많았지만, 구체적이지 않았다."
"Really it was very positive and nothing negative and really not even that much constructive." — P22-R
즉, 기분은 좋았지만 실질적인 학습이나 진료 변화(practice change)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거죠.
또, 리뷰가 주로 **문서화(documentation)**나 행정 절차에 집중되다 보니 진짜 임상 능력을 평가한다고 느껴지지도 않았어요.
"You could be a very good physician and a very bad documenter […] I’m not sure one is correlated with the other to be honest, but that’s what you’re left with."
— P18-R
🙄 그래서 전체적인 평가는?
많은 의사들이 이렇게 느꼈어요:
"이거 그냥 '일'이었어. 그것도 무급 노동처럼 느껴지는..."
"It felt like unpaid work. It was a lot of work and definitely for what I got out of it, it wasn’t worth the value."
— P27-R
👥 그럼 PE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흥미로운 사실은, PE들 대부분은 리뷰 대상자일 때보다 PE로 활동하면서 더 많이 배웠다고 느꼈다는 거예요.
"I learn a lot of new things, just other people’s techniques … different protocols and stuff that I hadn’t considered."
— P13-PE
즉, 다양한 의사들의 진료 스타일을 관찰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이 실제 자기 개발로 이어졌다는 것이죠.
"I learn far more than I impart."
— P01-PE
🧠 4. 연구팀의 해석: 피드백은 왜 효과 없다고 느껴질까?
연구팀은 이렇게 말합니다:
"Feedback must shoulder the heavy weight of expectations."
“피드백은 지나치게 큰 기대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즉, 요즘은 피드백이 당연히 나를 '변화시키는(transformative)' 경험이어야 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그게 아니면 별로 쓸모 없다고 느껴진다는 거예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무작위로 선정된 대부분의 의사는 이미 잘하고 있는(safe and competent) 사람이에요. 당연히 큰 변화보다는 **작은 강화(reinforcement)**나 **미세한 조정(tweaking)**이 더 많을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런 피드백은 “별거 아니네” 하고 가볍게 흘려버릴 위험이 크다는 거예요.
🔄 5. 대안은? 피드백에서 피드포워드(feedforward)로!
연구팀은 마지막에 이렇게 제안합니다:
"Perhaps it is time for our CPD models to think more in terms of feedforward."
📌 **피드포워드(feedforward)**란?
- 평가 전에 무엇이 평가될지, 기준이 무엇인지, 왜 중요한지를 명확히 알려주고
- 리뷰 대상자가 더 적극적으로 자기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접근이에요.
이렇게 하면, 피드백이 비난도, 칭찬도 아닌 ‘학습의 순간’으로 수용될 수 있을 거라는 제안이죠.
📚 마무리하며
의무적 피어 리뷰는 어쩌면 의사들에게 학습 기회보다는 행정적 부담처럼 다가오고 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우리가 이 과정을 어떻게 설계하고 안내하고 설명하느냐에 따라, 더 의미 있는 학습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여지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 시작은 기대치를 조정하는 것, 그리고 변화를 강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인식을 넓히는 데서 출발할 수 있어요. 🌱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과 피드백의 역할
지속적인 전문성 개발(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 CPD)은 이제 전 세계 대부분의 관할구역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에게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¹ 사실상, **안전하고 효과적인 환자 진료(safe and effective patient care)를 보장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진료 개선(practice improvement)에 참여하는 것에 달려있다는 점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²
과거 CPD의 전통적 모델에서는 책임의 대부분이 개인 전문가에게 부여되었다(즉, 자율규제(self-regulation)에서 ‘자신(self)’에 초점이 맞추어졌다).³ 그러나 최근의 연구는 의사가 스스로 자신의 지식이나 수행의 부족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학습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⁴
자기평가(self-assessment)의 한계에서 오는 어려움을 인식하면서,⁵,⁶ **의료계는 의사가 자신의 수행(performance)에 대한 유효한 통찰(insight)을 얻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의 명시적 피드백(explicit feedback from credible external sources)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⁷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응하기 위해, 북미의 규제기관(regulators)은 의사의 수행이 기준 이하일 경우에만 제한하거나 개선 조치를 취하는 소극적(reactive) 규제 모델에서, **모든 의사의 진료 개선을 촉진하고 지원하려는 적극적(proactive) 모델로 전환하기 시작하였다.**⁸,⁹ 이러한 변화는 종종 규제기관이 의사를 대신하여 마련하는, **의무적으로 진행되는 동료 심사(peer review)**를 통한 피드백 제공을 포함하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은 엇갈린 반응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외과의사들은 이론적으로는 동료 코칭(peer coaching)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실제 실행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구심과 우려를 표한 바 있다.¹⁰ 유사하게, Lockyer 등(2018)은 5년간 진행된 다면평가(multisource feedback, MSF) 프로그램의 종단적 연구를 평가한 결과, “의사들은 동료, 직장 동료 또는 환자들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자기평가에 잘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¹¹(pS78,S79)는 결론을 내렸다.
관계중심적 코칭(Relationship-centered coaching)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⁸ 이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피드백 자체가 점점 더 **복잡한 상호작용 활동(complex interactive activity)**으로 이해되고 있으며,⁷,¹² 여기서 문화(culture),¹³ 개인의 자신감(confidence),¹⁴ 그리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도(credibility of the feedback source)¹⁵-¹⁸ 등이 피드백이 행동 변화로 유의미하게 이어질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영역에서 수행된 연구의 대다수는 학부 및 대학원 수준에서 이루어졌으며, 이 수준에서는 학습자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피드백을 원하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긴장(tension)이 흔히 나타난다.¹⁹-²² 의사들이 실제 임상 업무에 정착하면서 이러한 긴장이 어떻게 해소되는지, 아니면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한편으로, 임상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은 학생 시절처럼 임상 감독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압박이나 공식적 평가에서 벗어나, 좀 더 안전하고 진정성 있게 학습 기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의학은 독립적인 진료(independent practice)를 매우 중시하는 문화가 있으며, 이를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의 핵심 요소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아, 의무적인 동료 심사(peer review)가 오히려 자율성에 대한 위협(high-stakes impingement on autonomy)으로 여겨질 위험이 있다.²³
따라서, 임상에서 의사들의 진료 개선(practice improvement)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측면에 대해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 어떤 종류의 평가와 피드백이 전문성 개발을 유의미하게 도울 수 있는지
- 피드백의 신뢰도를 저해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요소들을 학습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전환할 수 있는지
규제기관이 주관하는 동료 심사(peer review)는 총괄평가(summative)와 형성평가(formative)의 목표를 모두 지닌 복합적(hybrid) 평가이기 때문에, 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유용한 맥락(context)을 제공한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맥락에서 의사들이 피드백에 어떻게 참여(engage)하는지 탐구하는 것이다.”
방법(Method)
연구 설계
우리는 *사회적 과정(social processes)*을 탐구하는 **질적 연구 방법론(qualitative research methodology)**인 **구성주의 근거이론(Constructivist Grounded Theory, CGT)**을 활용하였다.²⁴ 이 방법론을 통해, **형성적 목적을 가지고 설계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총괄적 영향(summative influence)을 가질 수 있는 피어 피드백 상호작용(peer feedback interactions)**이 어떻게 구성되고 인식되는지를 귀납적으로(inductively) 이해하고자 하였다.
맥락(Context)
캐나다에서 **의사의 진료(practice)는 각 주(province)의 규제 기관인 “College”를 통해 규제(regulation)**된다. 이들 College는 공공의 안전을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 진료 기준(practice standards)의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다수의 College들은 정기적으로 의사를 선정하여 **의무적 진료 평가(mandatory practice review)**를 시행한다.
이러한 선정 과정은 *무작위(random)*일 수도 있고, *위험 요소(risk factors)*에 기반한 **표적 선정(targeted)**일 수도 있다. 선정 및 평가 과정의 세부 사항은 기관마다 다르며, 연구에 포함된 프로그램의 익명성 보장을 위해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은 **피어 평가자(Peer Evaluators, PEs)**를 지정하여 의사의 진료소 및 차트 검토(chart review)를 수행하게 한다. 이와 함께 **피어 간의 토론(peer discussion)**도 일상적으로 포함되며, 이는 의사의 진료 패턴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일부 프로그램에는 다면평가(multisource feedback, MSF) 요소도 포함되어 있으며,²⁵ 작성된 보고서 형태의 피드백이 제공되고, College의 정책에 따라 피어 토론 과정에서 코칭이 추가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피어 평가자(PE)의 역할과 훈련
PE는 일반적으로 과거에 피어 리뷰를 성공적으로 받은 경험이 있는 의사 중에서 지원 또는 초청을 통해 선발된다. 이들은 R2C2 모델(관계 Relationship, 반응 Reaction, 내용 Content, 코칭 Coaching)을 사용하여 피드백을 제공하도록 훈련받는다.²⁶
이 모델은 일대일(one-on-one) 코칭 접근법으로, **신뢰 관계 구축(rapport)**과 **성찰 유도(reflection)**를 통해 **피드백 대화(feedback conversation)**를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둔다. PE는 연중 추가 교육(training sessions)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여자 모집(Recruitment)
본 연구는 **규제기관이 주관하는 전문성 향상 프로그램(professional enhancement programs)**을 통해 **피어 평가자(PE)**와 **피어 평가를 받은 의사(reviewees)**를 **목적적 표집(purposeful sampling)**하여 모집하였다. 모집 대상은 2개 College의 피어 리뷰 프로그램 참여자였다.
각 College는 연구진을 대신하여 피어 리뷰를 받은 지 6개월 이내의 의사 전원에게 모집 이메일을 보냈다. 이메일에는 연구 설명과 함께 연구에 관심 있는 경우 연구보조원(research assistant, RA)에게 연락하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15개월 동안 총 4차례에 걸쳐 500건 이상의 이메일이 발송되었으며, 인터뷰 자료와 코딩 체계가 연구 목적을 충족하고 다양한 관점을 충분히 포괄하게 되었을 때 모집을 종료하였다.²⁷,²⁸
총 63명의 PE 및 reviewee가 RA에게 연락하였고, 이 중 **30명이 동의서를 제출하고 개별 반구조화 인터뷰(semi-structured individual interview)**에 참여하였다. 연구팀은 이 시점에서 **이론적 충분성(theoretical sufficiency)**에 도달했다고 판단하였다.
참여자 특성(Participant characteristics)
참여자 특성은 표 1에 요약되어 있다. 연구 참여 요청 이메일을 받은 전체 집단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정보는 제한적으로만 제공되었으나, 한 College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본 연구 참여자들은 진료과(specialty) 면에서 더 다양했으며(가정의학과 의사 비율: 46.6% vs 77.2%), 그 외 성비(여성: 46.6% vs 39.7%), 진료 경력 20년 이상(66.7% vs 63.8%) 비율은 유사한 수준이었다.

자료 수집 및 분석(Data Collection and Analysis)
자료 수집과 분석은 **순환적이고 반복적인 과정(iterative and recursive process)**으로 이루어졌다. 개별 인터뷰는 2018년 10월부터 2020년 5월 사이에 진행되었으며, 각 인터뷰는 30~70분 동안 지속되었다. 모든 인터뷰는 RA가 진행하였으며, 피어 리뷰 과정에 대한 참여자의 전반적인 인식, 받은 또는 제공한 피드백의 신뢰도 및 가치, 이로부터 도출된 학습 또는 진료 변화에 대한 통찰을 탐색하였다. 인터뷰는 모두 오디오 녹음되었고, 전문 속기사에 의해 전사(transcribed)된 후, 분석 전에 비식별화(de-identified)되었다. 전사본은 **점진적 분석(progressive analysis)**을 통해 분석이 진행되었다.
자료 분석 (Data Analysis)
전사된 인터뷰 자료는 **근거이론(Constructivist Grounded Theory, CGT)**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3단계 코딩 과정(three-stage coding process)—초기 코딩(initial coding), 집중 코딩(focused coding), 이론적 코딩(theoretical coding)—을 통해 점진적으로 분석되었다.²⁴
- 초기 코딩 단계에서, 연구자 K.A.L.과 L.A.는 각각 3개의 전사본을 **줄 단위로 검토(line-by-line review)**하였다.
이때 **동명사(gerunds)**나 **참여자의 실제 언어(in vivo codes)**를 사용하여, 참여자들이 묘사한 의미와 행동을 포착하였다. - 그 후 두 연구자는 논의를 통해 초기 코딩 결과를 검토하고, **초기 관찰 결과를 예비 범주(preliminary categories)**로 정의하고 통합하여 **코드북(codebook)**을 작성하였다.
- 이어서 L.A.와 L.C.는 이 예비 범주를 적용하여 추가로 5개의 전사본을 코딩하고, 이 범주들이 자료와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resonance and relevance)를 판단하였다.
연구팀 전체는 일련의 회의(series of meetings)에 참여하여 분석 결과가 자료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data-grounded), 다양한 경험과 관점을 포괄하고 있는지를 점검하였다. 이 회의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 예비 연구 결과(preliminary findings)
- 데이터셋 내에서의 패턴 인식(perceptions of patterns)
- 도출된 코드 및 범주 결과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체 데이터셋에 적용할 최종 범주(categories)를 확정하였으며, 이는 다음과 같은 **순환적 분석 과정(iterative cycles)**을 통해 정제되었다:
- 개별 연구자의 코딩
- 팀 간 협업을 통한 논의
- 전체 전사본 및 데이터 발췌문(excerpts)의 반복적 재검토
이 모든 과정은 **해석의 일관성(coherence of interpretation)**을 점검하기 위해 수행되었다.²⁴
자료 분석 전반에 걸쳐, **자료 간 및 전사본 간의 지속적인 비교(constant comparison)**가 이루어졌으며, **메모 작성(memoing)**을 통해 점점 더 추상화되는 아이디어를 포착하고 확장하였다. 이러한 메모는 또한 **이론적 표집(theoretical sampling)**의 필요성을 판단하는 데에도 사용되었다.²⁴
예를 들어, 연구 초기에는 PE의 관점이 과도하게 반영되었으므로, PE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없는 reviewee들을 의도적으로 추가 표집하였다. 또한 몇몇 참여자들이 **임포스터 증후군(imposter syndrome)**이 피어 평가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자발적으로 보고함에 따라, 이후 인터뷰에서는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질문을 추가하였다.
연구자의 위치성과 신뢰도 확보 (Reflexivity and Trustworthiness)
모든 **CGT 연구에는 연구자의 주관적 역할(subjective role)**이 자료 수집 및 분석 과정에 내재되어 있다. 이에 따라 **신뢰도(trustworthiness)**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팀은 **지속적인 자기 성찰 과정(reflexivity)**에 참여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보조 디지털 부록(Supplemental Digital Appendix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links.lww.com/ACADMED/B463].²⁹
윤리적 승인 (Ethics Review)
본 연구의 연구계획은 다음의 두 기관에서 윤리적 검토 및 승인을 받았다:
- 오타와 건강과학 네트워크 연구윤리위원회(Ottawa Health Science Network Research Ethics Board, OHSNREB):
Protocol #20180257-01H -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 행동과학 윤리위원회(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s Behavioural Research Ethics Board):
Protocol #H13-01542
연구 내 인용된 **참여자 발언(quote)**은 다음과 같이 표기된다:
참여자 번호 + PE 또는 R — 여기서 PE는 피어 평가자(peer evaluator), R은 피어 평가 대상자(reviewee)를 의미한다.
결과 (Results)
참여자들은 피어 리뷰(peer review) 개념에 대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진료를 ‘신선한 눈(fresh set of eyes)’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의 가치를 인정하였다 (P08-PE). 이는 자신의 진료가 건전하고 최신인지 확인할 수 있으며, 동시에 바쁜 임상의들에게 자신의 수행(performance)에 대해 멈추어 돌아볼 수 있는 드문 기회를 “강제로”(P15-PE)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러한 응답은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한다: 참여자들은 원칙적으로 피어 리뷰를 받거나, 동료로부터 진료 개선에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받는 것 자체에 반대하지 않았다.
"I think it is because there’s really no exam after you finish med school. So you kind of practice in a silo, you know, 20 years, 30 years out and [peer review] kind of allows for some quality to be maintained, as well as standardization and, you know, kind of interact with your peers." (P03-PE)
"의대 졸업 이후엔 시험이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 20년, 30년을 좀 고립된 방식으로 진료하게 되고요. 피어 리뷰는 그런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질을 유지하게 하고, 표준화도 가능하게 해주며, 동료들과 상호작용할 기회도 되는 거죠." (P03-PE)
그러나 실제로 **규제기관(regulatory body)**이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피어 리뷰 상황에서는, 이러한 “신선한 눈”이 **적대적 기관(adversarial institution)**의 대표자로 여겨져, 드문 피드백 기회를 **위협(threat)**으로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모든 참여자들은 **규제기관에 대한 깊은 불신(deep mistrust)**을 공통적으로 언급하였다. 이는 다음 두 가지 요인에서 기인했다:
- 규제기관이 의사의 면허와 생계(livelihood)에 대해 갖는 막대한 권력(immense power)
- 의학교육 초기에 **“College는 항상 당신을 잡으려 한다”(“the College is always out to get you”)**는 식의 **오랜 불신감(long-standing suspicion)**이 주입되었기 때문 (P30-R)
대부분의 참여자는 자신의 진료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두가 처음에는 다음과 같은 불안감을 느꼈다: “혹시 evaluator가 내가 저지른 실수나 미처 인식하지 못한 결함을 찾아내는 건 아닐까?” 예를 들어, P13-PE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Oh my gosh, are they going to pick up on all the things I’m doing wrong?"
"이런, 혹시 내가 잘못하고 있는 모든 걸 다 들춰내는 건 아닐까?"
이중적 압박: 피드백 수용 vs 방어
리뷰 대상자(reviewee)들은 피어 평가자가 제공하는 피드백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주의 깊게 관찰될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복잡한 압박 상황을 경험했다:
- 성찰적으로 피드백을 수용하며 진료 개선을 도모하려는 태도를 보이되,
- 부당하거나 부적절하다고 느껴지는 피드백에 대해서는 반박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수행해야 했다.
한 참여자는 이런 상황을 “줄타기(tightrope walk)”에 비유하며, 이 두 태도를 구분할 수 있는 고도의 역량을 지닌 PE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The problem is always that every time you get into discourse with a regulator it is easy for the regulator to fall back on, ‘well you just don’t have insight,’ which really just means ‘you’re not listening to what I’m saying.’ But it’s not that you’re not listening, you want the give and take. It’s hard to have a wholesome give and take with somebody whose ultimate responsibility is to regulate you and to bring you to standard." (P15-PE)
"문제는, 규제자와 대화에 들어가면 항상 ‘너는 통찰력이 부족하구나’라고 말하기 쉽다는 겁니다. 사실 그건 ‘내 말을 안 듣고 있네’라는 뜻이죠.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정말 듣지 않는 게 아니라 ‘쌍방의 대화(give and take)’를 원하는 거예요. 그런데 궁극적으로 내 진료를 규제하고 표준에 맞추려는 사람이랑 그런 대화를 하기란 정말 어렵죠." (P15-PE)
PE의 시선: 불신과 불안을 인식하다
PE 참여자들도 이와 같은 역동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신뢰받는 피드백 제공자(trusted feedback provider)**로서의 역할 수행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PE들은 자신이 불신의 대상인 기관을 대표하여 다른 의사의 클리닉에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가 불안감을 유발하며, 학습의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I understand what a stomach-clenching process this is when somebody goes in who’s external, to look at your personal material." (P17-PE)
"외부인이 와서 당신의 개인적인 진료 내용을 들여다보는 게 얼마나 속이 뒤틀리는 경험인지 저도 잘 압니다." (P17-PE)
PE의 전략 vs Reviewee의 반응
이처럼 복잡한 상황 속에서, PE들은 진료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려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 대해 reviewee들이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무가치하게 느끼는 경우도 많았고, 그 결과 피어 리뷰 자체에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후의 결과 파트에서는,
- PE들이 사용한 여러 전략들,
- 그리고 이에 대한 reviewee들의 반응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위협성을 줄이려는 PE의 노력 (Efforts by PEs to Reduce the Stakes)
**피어 평가자(PE)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동료성(collegiality)*과 심리적 안전성(safety)이었다. 이들은 **리뷰 대상자(reviewee)를 의도적으로 평가 과정에 공동 참여(co-directing)**시키는 방식으로, 평가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탄하게 만들고자 했다. 그 방식은 검토 날짜를 reviewee가 직접 고르게 하는 것처럼 사소해 보이는 요소부터 다양했으며, 이를 통해 권력의 비대칭성을 완화하려 했다.
사전 안내와 기대치 설정의 중요성
PE들은 **사전에 명확한 안내(clear guidance)**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리뷰 대상자에게 분명히 설명하였다:
- 검토 절차 전반에 대한 세부 설명
- 리뷰 대상자가 사전에 준비해야 할 사항
- 리뷰 당일 해야 할 일에 대한 안내
그들은 이 프로세스가 동료적 학습(collegial learning)의 기회이며, 상호 간의 의미 있는 배움(mutual learning)을 위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I’m speaking on behalf of the College, but don’t be alarmed, it’s just an effective enhancement process not an assessment or a punitive thing and we learn from each other." (P05-PE)
"제가 College를 대표해 말하고 있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평가나 처벌을 위한 게 아니라 효과적인 개선(enhancement)을 위한 과정이에요. 서로에게서 배우는 거죠." (P05-PE)
"좋은 의사를 더 좋은 의사로"라는 메시지 강화
PE들은 자신들의 역할이 문제 있는 의사를 찾아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의사를 더 좋은, 그리고 최고의 의사로 성장시키는 것”(to take doctors from good to better to best)
라고 설명하였다. (P12-PE)
실제로 한 PE는 인터뷰를 시작할 때 의사의 탁월함(clinician excellence)을 인정하고 축하하려는 질문들로 대화를 시작했다:
“What would you like to brag about? What do you do really well that I can make a note of and report back?”
"스스로 자랑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정말 잘하고 계신 건 어떤 건가요? 제가 그것도 적어가서 보고서에 반영하고 싶거든요."
"So I get them, sort of, to tell me about the really good stuff that they do, and then just go through things and try and be supportive in it." (P12-PE)
이처럼 대화를 긍정적 분위기 속에서 시작하는 전략은 리뷰 대상자의 불안을 낮추고, 학습을 촉진하려는 의도였다.
피드백의 성격: 긍정적, 문서 중심, 점진적
전반적으로 PE들이 제공한 피드백은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였다:
- 긍정적이고 강화적인 메시지(positive and reinforcing) 중심
- 주된 개선사항은 문서화(documentation)나 행정적 이슈(administrative issues)에 집중
- 임상적 판단(clinical judgment)에 대한 직접적 비판은 최소화
더 비판적인 피드백이 필요할 경우에도, PE들은 직접적인 비난보다는 질문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위협을 약화시키려 하였다.
"But if there are different ways of doing it I would say, ‘Well, have you thought about doing it this way?’ [...] ‘This is how some people do it. What do you think about that?’"
"다른 방식도 있다면 이렇게 물어봐요. ‘이런 식으로 해보신 적 있으세요?’ 혹은 ‘이런 방식으로 하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는 이어서 설명한다:
"그리고 그들은 저에게 근거를 제시합니다... 때로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기도 하고, 때로는 검토해 보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And they will give me their rationale… sometimes good reasons, sometimes they’ll say they’ll look at it. And that’s how you bring about change."
즉, 이처럼 ‘무장 해제된 피드백(disarming feedback)’, 즉 받는 사람의 기존 신념과는 다를지라도 일정한 어조로 전달되면 수용성이 높아지는 피드백 방식이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보았다.
"무장 해제 피드백이라고 부르는데... 특정 어조로 전달되면 바이 인을 얻지 못합니다." (P04-PE)
"It’s what they call disarming feedback… If it’s delivered in a certain tone, it doesn’t achieve buy-in." (P04-PE)
이처럼 PE들은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확보하며, 학습을 유도하기 위한 세심한 전략들을 구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reviewee 입장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해석되었는지는 다음 부분에서 이어지며, 여전히 한계와 긴장이 존재했음을 보여줄 것이다.
리뷰 대상자의 반응 (Responses of Reviewees)
PE들이 취한 **긴장 완화 전략(anxiety reduction efforts)**은 전반적으로 효과적이었다. 대부분의 reviewee는 피어 간 토론(peer discussion)이 상대적으로 무해하고(innocuous), 심지어 **“유쾌했다(pleasant)”**고 회상하였다 (P25-R). 실제로 몇몇 참여자들은 이번 리뷰의 가장 큰 수확으로 **“나는 이미 좋은 의사다”라는 점을 확인(validation)**한 것을 꼽았고, 이는 **실제 진료 개선에는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자기 확신을 제공하는 피드백(validating feedback)**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유형의 피드백은 자신을 “임포스터(imposter)”라고 느끼는 의사들에게 특히 유익했다. 예를 들어, Participant 19-PE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Imposter syndrome is a very common theme with physicians.”
임포스터 감정을 가진 참여자들은 리뷰 통보 자체가 오래된 자기 의심(self-doubt)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반면 자신을 임포스터로 인식하지 않는 참여자들도, 긍정적인 피드백이 “안도감(reassurance)”과 “자신감 향상(confidence boosting)”을 주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It actually made me feel good … it was nice to have a peer, you know, point out some positive things.” (P08-PE)
긍정적이지만 모호한 피드백에 대한 혼재된 평가
많은 참여자들은 “유쾌한 경험”이 반드시 학습적 가치가 크다고 느껴지진 않았다고 밝혔다. 피드백이 대체로 긍정적일수록 내용이 두루뭉술하고(tepid),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Really it was very positive and nothing negative and really not even that much constructive… just ‘this is very thorough, this is really good, it was interesting, your patients are interesting.’” (P22-R)
**차트 작성(charting)**을 더 명확히 하거나, 진료의 효율성(efficiency)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조언을 받은 경우에는 감사의 뜻을 표현하기도 했다:
“To get specific feedback on ‘you could do this and you could do that a bit better’ was really, really helpful.” (P25-R)
그러나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이를 **“지엽적인 문제 지적(nit-picky)”**으로 인식했으며 (P13-PE), P25-R처럼 실질적인 도움을 느낀 경우는 드물었다.
진료 역량 평가로서의 한계
많은 리뷰 대상자들은, 실제 환자 진료에 대한 관찰이 없고, 입원/외래 전반에 걸친 총체적 접근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리뷰가 “진료 역량을 측정하지 못한다(doesn’t measure competency)”, **“의사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다(doesn’t necessarily reflect the physician)”**는 점을 지적하였다 (P24-R, P29-R).
“You could be a very good physician and a very bad documenter, right? So if you’re not a good documenter then obviously you look like you’re a bad physician… I’m not sure one is correlated with the other to be honest, but that’s what you’re left with.” (P18-R)
"진짜 좋은 의사라도 서류 작업을 못하면 안 좋게 보일 수 있어요. 실제로는 별로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인상만 남는 거죠."
피드백에 대한 평가: 인공적이고 임상과 무관
이러한 배경에서, 피어 리뷰를 통해 생성된 피드백은 **“인공적(artificial)”(P29-R)**이고 **“임상과 무관(clinically irrelevant)”(P11-PE)**하다고 느껴졌으며, 따라서 학습 촉진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많은 참여자들은 이 과정이 의사의 자율 규제(self-regulation)를 위해 필요한 절차라는 점에는 (때로는 마지못해) 동의했지만, 실제 경험은 처벌적(punitive)이고 교육적이지 않았다고 느꼈다:
“… the whole process was more punitive rather than wanting to be instructively helpful.” (P30-R)
“가성비” 낮은 의무적 절차라는 인식
대다수의 리뷰 대상자에게 있어,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피어 리뷰는 ‘가성비 낮은(make-work)’ 활동이었다. 시간과 감정적 에너지를 투자한 것에 비해 얻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인식이 강했다:
"[PE들은] 계속 '이것은 여러분을 위한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정말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고, 내내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무급 노동처럼 느껴졌고... 그만한 가치가 없었습니다." (P27-R)
“[PEs] kept saying ‘this is for your benefit and lots of people find that it’s really beneficial’ and the whole time it kind of felt like work… it felt like unpaid work… it wasn’t worth the value.” (P27-R)
아이러니: PE가 되어야 비로소 배우는 경험
흥미롭게도, PE 자신들조차 리뷰 대상자로서보다는 PE 역할을 수행하면서 더 많은 학습을 얻었다고 언급하였다.
다양한 의사들의 진료 스타일을 관찰하는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I learn a lot of new things, just other people’s techniques … different protocols and stuff that I hadn’t considered.” (P13-PE)
또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상대방의 수용 반응을 관찰하는 과정 자체가 자기 역량 향상으로 이어졌다:
“I think doing assessments has made me a better communicator… I’m a much better writer because of this… I’ve learned to pick up cues about who I’m about to talk to.” (P20-PE)
요약: 리뷰 대상자에게는 제한된 교육 효과
종합적으로, 양쪽 입장을 경험한 PE들조차도 피어 리뷰가 reviewee에게는 학습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하였다:
“I learn far more than I impart.” (P01-PE)
논의 (Discussion)
의료인의 역량을 개발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잘 알려져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특히 **높은 위험(high-stakes)**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피드백 제공과 수용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매우 크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의학교육 연구는 **대부분 정규 교육과정(formal training environments)**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⁷ 이에 본 연구는 **임상의들에게 제공되는 피드백의 학습 가치(perceived learning value)에 대한 다각적 이해(multiperspective understanding)**를 생성하고자 하였다. **피어 평가자(PE)**와 리뷰 대상자(reviewee) 양측의 관점을 탐색함으로써, 본 연구는 다음 두 가지에 기여한다:
- 최근 강조되고 있는 풍부하고 사회문화적이며 관계 중심적인 피드백 상호작용에 대한 탐색 요구에 응답하였다.³⁰
- 동시에, 왜 의무적 피어 리뷰 프로그램이 교육적 효과 측면에서 미흡하게 인식되는지를 정교하게 설명하였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피드백의 이유: 기존 해석
우선,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기존 설명을 확장하고 뒷받침한다:
- PEs는 R2C2 모델과 같이 근거 기반 피드백 전략을 충실히 따랐으며,²⁶
- 규제기관이 주도하는 피어 리뷰라는 근본적으로 위협적인(highly threatening) 상황을 완화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reviewee들은 피드백을 학습적으로 유의미하거나 가치 있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 문헌에서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제시한다:
- **신뢰할 수 있는 피드백(credible feedback)**은 신뢰(trust)와 직접 관찰(direct observation)에 기반해야 하며,¹⁸,³¹
- 이는 규제기관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에서는 달성하기 어렵다.
또한, 피어 리뷰와 같은 **고위험(high-stakes) 상황에서는 피드백의 감정적 수용 자체가 방해받을 수 있다.**⁹ 이러한 환경에서 **형성적 학습기회(formative learning opportunity)**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과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어 왔다.³²
새로운 통찰: ‘기대’가 만들어내는 역설
하지만 본 연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피드백이 가치 없다고 인식되는가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을 제시한다:
피드백에 부여된 ‘기대의 무게(the heavy weight of expectations)’ 때문이다.
의학교육에서는 피드백이 **수행 향상(performance improvement)을 위한 필수 조정(course correction)**으로 간주된다.⁷ 따라서 학습자와 임상의들은 피드백을 다음과 같이 **사회화(socialized)**되어 인식한다:
- 피드백은 변화를 유도하는(transformative) 경험이다.
- 피드백은 학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practice-changing),
- 의료 실천을 향상시켜야 한다.
하지만 본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무작위로 선정되었고, 이미 ‘안전하고 유능한(safe and competent)’ 의사였다. 따라서 생성된 피드백은 대부분 다음 중 하나였다:
- **기존 수행을 ‘인정’(validation)**하거나
- **작은 수정(fine-tuning)**을 제안하는 것
이러한 피드백은 그 자체로 신뢰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학습자들이 기대하는 ‘피드백의 이상적인 모습’과 괴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미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즉, 유의미하고 신뢰받는 피드백이 되기 위해서는,
- 적시에 제공되고(timely),
- 관찰에 기반하며(based on observed performance),
- 구체적이고 상세해야(detailed) 하는 것은 물론,³¹
- 무엇보다도 ‘개선을 위한 비판(constructive criticism)’의 형식을 띠어야 한다.
반대로, 칭찬 위주의 피드백은 ‘이미 잘하고 있다는 사실’만을 확인해줄 뿐, reviewee의 학습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피드백의 역설: 기대와 두려움 사이에서
흥미롭게도, 리뷰 대상자들은 초기 통보를 받았을 때, 학습 기회보다 ‘비판’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혹시 내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들춰낼까?”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에 위협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실제로는 피드백이 비판적이지 않았고, **실질적인 변화도 유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도감’과 동시에 ‘실망감’**을 느끼는 이중적 반응을 보였다.
✅ 안도: 다행히 큰 결점은 없었다.
❌ 실망: 그런데 학습적으로도 남는 게 없었다.
이러한 반응은 다음과 같은 *정체성의 긴장(identity tension)*을 보여준다:
- 한편으로는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고자(affirmation of competence) 하면서도,
- 다른 한편으로는 피드백이 자신의 실천을 변화시킬(transformative) 것을 기대하는 것
이러한 긴장은 지도자는 피드백을 제공한다고 느끼지만, 학습자는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고 인식하는 현상—즉, 피드백 인식의 불일치(disconnect)를 설명해준다.³³
결론적 메시지: 피드백의 가치는 ‘위협’에 달려 있는가?
만약 피드백이 ‘자기(self)’를 위협할 때에만 학습자가 그것을 진정한 피드백으로 인식한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패러독스(paradox)**에 직면하게 된다:
가장 신뢰받고 유의미하다고 인식되는 피드백은,
**학습자에게 가장 큰 저항(resistance)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유형일 수 있다.**³⁴
논의(계속): ‘자기(Self)’를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도전감을 제공하는 피드백이 가능한가?
피드백 제공자가 학습자의 자기감(sense of self)을 위협하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도전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미 교육자들이 알고 있는 다음의 요소들은 물론 중요하다:
-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의 보장³⁵
- **관계중심 교육(relationship-centered education)**의 실천¹⁸
- **신뢰성(credibility)**의 구축¹⁵,³⁶
하지만 지금의 교육 커뮤니티는 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는 “피드백”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모든 수행 향상(performance improvement) 노력에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약 ‘피드백’이라는 말 자체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경험’이라는 기대치를 과도하게 설정한다면, **소소한 강화(reinforcement)**나 **작은 조정(minor tweaks)**은 실제로는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도 학습 가치가 없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일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피드백 제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명확한 기대관리(expectation management)**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 어떤 기준이 평가될 것인지
- 왜 그것이 중요한지,
- 해당 상황에서 어떤 실천의 측면이 검토 대상이 될 것인지 등을 사전에 명시하면,
피드백의 학습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맥락에서, 이제는 CPD(지속적 전문성 개발) 모델이
단순한 피드백(feedback)에서 벗어나 "피드포워드(feedforward)", 즉, 사전에 기대성과를 명확히 제시하고 학습자가 스스로 이를 평가에 참여하게 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때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³⁴
향후 연구와 실천적 제언
앞으로의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 **진료 향상 프로그램(performance enhancement programs)**의 본질적 의미를 학습적으로 강화하는 방법
- 단순한 강화(reinforcement) 전략이 **의사의 웰빙(wellness)**에도 기여할 수 있는가 여부
특히, 이번 연구에서 예상치 못하게 발견된 다음의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후속 연구 주제다:
피어 평가는 고기능(high-functioning) 의사들의 임포스터 증후군(imposter syndrome)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계 (Limitations)
이번 연구는 **비밀 보장(confidentiality)**을 우선했기 때문에, 각 참여자가 왜 규제기관의 피어 리뷰 대상자로 선정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참여자가 리스크 기반(risk-based)으로 선정되어 실제 위협을 경험했는지, 혹은 **단순 무작위(random)로 선정되었지만 위협을 ‘느꼈는지’**는 연구에서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다. 또한:
- 참여자의 다수가 리뷰 대상자이자 PE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의사였다.
→ 이로 인해 프로그램에 호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과대표집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 각 피어 리뷰 상호작용은 **단측적 관점(one-sided perspective)**에서만 자료를 수집하였다.
→ 향후 연구는 리뷰어–리뷰이 쌍(pair)을 모두 포함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 참여자들이 인식한 피드백의 교육 효과는 실제 효과보다 과소/과대 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 향후 연구는 실제 피드백이 어떻게 실행되었는가(implementation)를 추적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이므로 일반화(generalization)를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규제기관마다 피어 리뷰 방식이 매우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타 지역에서의 재현 및 확장이 필요하다.
결론 (Conclusions)
고위험(high-stakes) 평가 상황은 학습을 유도할 수 있다. 그것이 준비 과정이든, 평가 자체로부터의 인식이든 간에 말이다.³⁷,³⁸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의무적 피어 리뷰의 학습 효과에 대한 실망감은,
실제 위험(stakes)보다는 **기대치(expectations)**가 잘못 맞춰졌기 때문일 수 있다.
피드백 제공과 수용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기존의 노력들은, 의료계 내에서 공유되는 **“피드백은 근본적 변화를 가져와야 가치 있다”는 문화적 전제(sociocultural assumption)**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을 경고한다:
- 대부분의 의사들이 이미 양호한 수행을 보이고 있다면,
- **작은 조정(tweaks)**이나 **안심(reassurance)**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식적/심리적 효과가 존재하지만,
- 이것이 "변화를 유도하지 않으면 가치 없다"는 인식에 의해 **무시될 수 있다.**³⁹
패러독스를 넘어: 피드포워드와 기대의 재설계
이러한 상황에서,
- **강한 수행을 인정하는 메시지(affirmation)**는 학습자가 **내면화(internalize)**하기보다 버리는(discard) 경향이 강하고,
- 그 결과 의미 있는 피드백이 드물다고 느끼게 되며,
- 동시에 임포스터 증후군과 **번아웃(burnout)**이 만연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⁴⁰,⁴¹
이러한 피드백의 역설—받는 사람이 저항해야만 피드백으로 인식되는—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피어 리뷰를 넘어서,
“피드포워드(feedforward)”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 검토 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공유하고,
- 리뷰 대상자를 보다 능동적으로 평가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기대한다:
CPD 전반에서의 피드포워드 대화는 덜 불안을 유발하고, 보다 신뢰받는 방식으로, *강한 수행을 더욱 세련되게 다듬는 작업(tuning of strong performance)*도 학습적으로 유익한 과정으로 인식되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