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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교육 데이터의 특성과 빅데이터 (2021년 12월 3일의 기록)

Meded. 2022. 12. 11. 07:02

1. 어제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영상을 (어차피 동영상 만든거)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사족같은 변명(?)을 붙이자면 - 지금 하는 블로그도 마찬가진데 - 내 자료를 유튜브에 올릴 때는 누가 봐주길 기대하는건 정말 기대도 없고, 그보다는 나중에 내가 편하게 찾아보려고 일종의 클라우드 저장소 비슷한 용도로 쓰고 있다. 

 

 

2. 하도 코딩이니, 빅데이터니, 딥러닝이니, AI니 하는 말을 듣다보면, 왠지 나도 그걸 공부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당장 공부하진 않아도 적어도 일정정도의 관심은 유지해야 할 것 같아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팟캐스트를 듣는다. 그러다보면 결국 하나의 고민으로 귀결된다. "과연 이걸 공부하는게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인가?" 

 

3. 적어도 현재까지는 내가 내린 답은 "아니다" 이다. 도움이 안 되진 않겠지만, 현재 내 일의 구조상 우선순위가 "아니다". 문제는 "'아니다'가 답이면 안 될것 같다"라는 불편한 느낌이다. 그럼 왜 현재까지는 나의 답은 '아니다' 인가?

 

4.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수집되는 자료의 특성 때문이다. 

(1)자료수집 주기의 측면에서, 현재 교육과정에서 사용자(=학습자)에 대한 자료가 수집되는 주기는 길게 보면 "일 년(=학년)"이고, 좀 줄여 보면 "한 학기"이고, 정말정말 많이 줄여서 '(블럭)과목/실습과' 단위로 해봐야 "몇 주"이다. 

(2)자료의 양이라는 측면에서 고작해야 수십~수백 명 수준에 불과하다. 

(3)자료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자료의 성질은 대체로 시험점수나 학점 정도로 균질하다. 

 

5. 이는 훨씬 짧은 주기로(초 단위, 분 단위, 일 단위), 훨씬 많은 사용자에 대해서, 훨씬 다양한 종류의 자료가 수집되는 여러 사업/산업과 다르리라는 것이 내 짐작이다. 물론 이번 COVID-19 때문에 녹화강의 플랫폼을 도입하며, 아마 학생과 학습에 관한 아주 많은 로그기록이 쌓였을 것 같다. 근데 (오미크론 변이가 나와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대면강의로 돌아간다하니...이런 자료가 누적되는 기간도 한시적이었나 싶고. 

 

6. 아무튼 코딩이든 빅데이터든 프로그래밍이든 AI든,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충분한 양의 다양한 자료"가 있어야 그걸 공부할 필요성을 더 간절히 느낄텐데, 현재 교육과정 체계에서는 "간헐적으로 생성되는 작은 양의 균질한 자료"에 의존해서 성적도 내고, 유급/진급도 시키고, 졸업도 시킨다. 

 

7. 어제 컨퍼런스 발표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컨퍼런스 발표를 들으면서, 그리고 몇 편의 논문을 더 읽으면서 느낀건데, 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과 practice의 변화가 없으면 아마 어제 컨퍼런스에서 논의했던 것을 몇 년 후에도 그대로 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