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밖에 아무거나

'숨결이 바람 될 때' 중 (2018년 5월 25일의 기록)

Meded. 2022. 5. 31. 15:31

오늘 예과 1학년 지도학생들을 만나서 읽어준 #숨결이_바람_될_때 의 한 구절.

 

예과 기간에 많이 놀아야 한다는 말에 대해서 반박하려는 의도는 없지만(반박한다고 해봐야 씨알도 먹히지 않겠지만) 만약에 논다면, #객관성 에 기반을 둔 #과학 으로서의 의학을 본격적으로 배우는 본과에 들어가기 앞서 #주관적 이지만 #인생의_가장_중심적인_측면들 을 경험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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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과학방법론은 인간이 만든 산물이기에 영원불변의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 우리는 세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손쉽게 조작하기 위해, 현상을 다루기 쉬운 단위들로 축소하기 위해 과학 이론을 만든다. 과학은 재현 가능성과 인위적인 객관성에 기반을 둔다. 그래서 물질과 에너지에 대해 이런저런 주장을 내세울 때는 탁월하지만, 고유하고 주관적이며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실존적이고 본능적인 성질에 과학 지식을 적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과학은 경험적이고 재현 가능한 정보를 체계화하는 데 가장 유용한 방식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과학의 능력은 역설적으로 인생의 가장 중심적인 측면들(희망, 두려움, 사랑, 증오, 아름다움, 질투, 명예 나약함, 부단한 노력, 고통, 미덕)을 포착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 숨결이 바람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