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밖에 아무거나

「평균의 종말」, 「교사가 말하는 교사, 교사가 꿈꾸는 교사」중 (2018년 5월 19일의 기록)

Meded. 2022. 5. 19. 04:23

“고등교육의 평균주의 시스템에서 반드시 바뀌어야 하는 두 번째 요소는 기본적인 수행력 평가 방식, 바로 성적이다.
(중략) 성적에 의존한 수행력 평가에는 2가지 문제점이 따른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성적이 일차원적 평가라는 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들쭉날쭉성의 원칙에 따르면 일차원적 등급 매기기는 개개인의 진정한 능력이나 기량이나 재능을 정확히 나타내주지 못한다. 게다가 심리학자 토머스 R. 거스키Thomas R. Guskey가 『성적 매기기 개혁의 5가지 장애물Five Obstacles to Grading Reform』에서 말했다시피 “누군가 키, 체중, 식생활, 운동 활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단 하나의 숫자나 기호로 그 사람의 건강 상태를 표시하자고 제안한다면 비웃음거리가 되기 쉽다. (중략) 하지만 교사들이 매일같이 학생들의 성취도, 태도, 책임감, 노력, 품행 등의 측면을 종합해 단 하나의 점수를 내서 통지표에 기록하는 것에는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19

 

두 번째 문제는 고용주들로선 특정 졸업자의 학위가 정확히 의미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복잡한 해석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성적 증명서로는 그 학생의 기량이나 능력이나 일정 부문의 숙지 정도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만한 단서가 별로 없다. 그나마 있는 근거라고는 대학의 등급과 그 졸업생의 GPA뿐이다.

 

다행히 이 문제에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성적을 실력의 측정으로 대체하면 된다. 자격증은 특정 과목에서의 출석 시간 누적, 주어진 시간 내에서의 과제 완수, 중간시험에서의 우수한 평점에 따라 성적을 부여하는 대신, 그 사람의 관련 기량과 능력과 지식에서의 실력을 증명하면, 그리고 증명해야만 수여된다. 실력의 특성이 분야별로 저마다 다르긴 해도 실력 중심의 평가는 3가지 본질적 특징을 지니게 마련이다.

 

첫 번째는 다소 명확하다는 점이다. 실력 중심의 평가에서는 합격 수준과 미비함의 구분이 분명히 나타난다. 실력이 입증됐는지 입증되지 못했는지의 여부가 확인된다. 

 

두 번째는 어떤 식으로든 자격증에 필요한 실력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와 같은 식으로 어떤 과목을 수강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시스템에서처럼 그 과목을 이수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한 인정을 얻게 되지는 않는다. (중략)

 

세 번째 특징은 직업과의 연계다. 실력 중심 평가에서는 자격증을 갖춘 개개인을 고용하게 될 고용주들만이 아니라 직업 조직도 특정 직업과 연관된 자격증의 성질을 결정하는 데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고용주만이 유일한 결정권자가 돼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게 말한다면 말할 수 없이 근시안적인 시각일 테니까. 다만 여기에서 강조하려는 것은 고용주가 결정의 자리에 진정성 있게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학생들이 배우는 것과 실제 직무에서의 성공에 필요한 자질 사이에 밀접하고 유연성 있고 실시간적인 조화가 생기게 된다.”

 

- <평균의 종말> 중에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모와 교사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지만, 교사의 사랑은 지식에 기반을 둔 사랑이라는 점에서 부모와 구별됩니다. 교사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지식과 규범에 근거한 것입니다. 교사의 사랑은 말하자면 지적인 사랑이며 전문적인 사랑입니다. 이 지식에는 크게 세 가지가 포함됩니다.

 

① 아이들에 대한 지식

② 아이들의 필요에 대한 지식

③ 아이들을 필요한 것으로 이끄는 방법에 대한 지식

 

이 중 첫 번째 지식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주는 것을 아이들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 지식은 발달심리학과 사회학, 그리고 윤리학이라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지금 단계에서 배워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명확히 알게 되면, 아이들은 둘 사이의 현실적인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알게 되며, 따라서 이 차이를 좁히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즉 세 번째 지식이 그 쓰임새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교원양성기관이나 연수기관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지식은 도외시한 채 세 번째 종류의 지식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교사들 역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조급함 때문에 첫 번째, 두 번째 지식에 대한 끈질긴 탐구를 생략한 채 각종 수업 방법론만 터득하려는 경향을 보이곤 합니다. 이는 마치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길을 달려야 할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동차 운전 기술만 익히는 것과 같습니다.”

 

- <교사가 말하는 교사 교사가 꿈꾸는 교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