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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너 보고서(Flexner Report, 1910)는 기초과학basic science 교육을 의학교육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규정하였고, 이후 기초과학 교육과 임상의학 교육의 통합은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통합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의학교육은 프로그램, 코스, 세션 수준에서 어떻게 통합되고 있는가?
프로그램, 코스, 세션은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다.
• 프로그램(교육과정): as the superstructure of the curriculum that organizes all the formal education activities
• 코스(과목): a discrete component within the program focusing on specific units of knowledge
• 세션(수업): the specific, day-to-day activities relevant to teaching a portion of a unit of knowl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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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프로그램 수준의 통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프로그램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구조, 즉 공식 교육과정의 계획에 해당한다. 이 수준에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수평 통합과 수직 통합이다. 수평 통합은 교육 프로그램 내에서, 병리학 및 약리학과 같은 다양한 내용 영역(different content area)에 걸쳐 개념 학습을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수직 통합은 여러 학문 분야(different disciplines) 또는 지식(bodies of knowledge) 간의 연결로서, 종종 ‘기초과학과 임상과학의 통합’과 동의어로 쓰인다. 이에 더하여 기존의 2+2 접근법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종단적 통합(longitudinal integration)을 시도하기도 한다. 다음과 같은 방법이 교육과정 수준의 통합에 해당한다.
• 초기(저학년)에 기초과학지식과 임상학습경험을 연결하도록 하는 것
• 임상실습 시기에 여러 임상전공과목을 통합하는 것
• 임상실습 시기에 기초의학을 revisit하는 back-to-basic sciences 모델
• PBL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것(전통적 방식 또는 하이브리드 방식)
하지만 이 모델에는 다음과 같은 한계가 있다. 첫째, 지식을 한 맥락에서 다른 맥락으로 전이transfer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잘 안 된다. 둘째, 임상실습 단계에서는, 임상추론 스키마가 더 advance되어있기에, 관련된 기초의학을 다루더라도 추가적 부담으로만 느낄 뿐, 별로 유용하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교육과정 초기 기초 과학의 맥락에서 경험적 학습을 구현하는 것이 더 유용 할 수 있다.
기초-임상 통합을 위하여 PBL 교육과정을 도입한 성과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함의는, 통합에서 중요한 것은 전달 방법(즉, PBL)이 아니라, 교육 내용과 평가content and assessment가 통합의 결정 요인이라는 점이다. 물론 학습 성과가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기에 프로그램 수준에서 평가evaluation를 하는 것 자체에도 한계가 있다. 실제 학습이나 변화보다 만족도 수준에 그치며, 적절한 통제군을 사용한 경우도 무척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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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코스 수준의 통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두 가지 흔한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초의학 개념 교육의 맥락화이고, 다른 하나는 공유 교육(aka 팀 티칭)이다(contextualization of basic science concept teaching and shared teaching).
전자에는 임상의학 수업이나 PBL에서 기초의학 개념을 제시하거나, 기초의학이 적용되는 사례를 제시하는 방법이 있다. Case-based teaching을 통해서 환자관리의 맥락에서 기초과학과 임상적 개념을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의 문제는 ‘주객전도’로 요약할 수 있다. 즉, 교육의 목표가 임상적 개념에 대한 이해에 있다면 학생을 잘못 된 방향으로 이끌misdirect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체 흐름의 원리’를 가르칠 때, ‘천식’이라는 맥락에서 유체 흐름의 원리를 제시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접근법은 ‘천식의 임상적 측면’의 이해보다는, ‘유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즉, 학생은 유체 흐름의 원리를 아는 것이 천식을 이해하는데 왜 특별히 중요한지는 모른 채로 기초 과학을 배운다. 다르게 말하면, ‘유체 흐름의 원리’를 굳이 임상 문제와 연관짓지 않고서도 학생은 그 원리를 잘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천식’이라는 임상의학은 기초과학적 원리가 적용될 수 있는 여러 맥락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공유 교육 모델shared teaching model은 인력-기반personnel-based 접근방식이다. 기초과학자와 임상의사가 여러 세션에 걸쳐서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가르치도록 과목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잘 되려면 (1)교수들의 시너지, (2)적절한 내용 깊이, (3)교수들의 초기 참여buy-in, (4)기초과학자와 임상의사의 양질의 교류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교수들의 저항을 낮추기 위해서 기초과학과 임상의학을 순차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과목(코스)을 구성한다. 그리고 이는 ‘통합’에 미미한 효과만을 발휘할 뿐이다. 교수들이 지식 연결linking knowledge을 위하여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방식은 전통적인 ‘2 + 2 교육과정’의 미니어처에 그치게 된다.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수준의 통합보다 과목 수준의 통합은 성과의 평가evaluation이 더 용이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통합된 과목과 통합되지 않은 과목을 비교한 연구는 거의 없다.
출처:
Kulasegaram, K. M., Martimianakis, M. A., Mylopoulos, M., Whitehead, C. R., & Woods, N. N. (2013). Cognition before curriculum: rethinking the integration of basic science and clinical learning. Academic Medicine, 88(10), 1578-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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