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은 "내가 아는/내가 모르는"을 한 축으로, "남이 아는/남이 모르는"을 다른 축으로 하여 한 사람의 모습을 네 가지 측면으로 나눈다. 이 중에 "나는 모르지만, 다른 사람은 아는 나의 모습"에 해당하는 사분면이 있는데, 이 영역에 해당하는 어떤 것은 알고 싶은데 정말 알기가 쉽지 않다. 애초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 테니스를 치면, 나는 내 서브가 어떤지 알기가 힘들다. 애초에 나는 내 서브를 받아보는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영상 녹화도 가능하고 받아본 사람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지만 직접 받아볼 수는 없다.
□ 강의에 대해서, 나는 내 강의가 어떤지 알기가 힘들다. 내가 내 강의를 실시간으로 듣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영상 녹화를 해볼 수도 있고, 학생들의 강의평가도 있지만 내가 내 수업을 들어볼 수는 없다.
□ 일에 대해서, 나는 나와 일해볼 수 없다. 나는 내가 동료로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만 그건 나와 일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진솔한 피드백을 원하지만, 정말 진솔한 의견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고, 상황이나 과제에 따라 내 모습은 변할 것이며, 무엇보다 그 "진솔함"을 나 스스로 얼만큼 감당가능할지도 불확실하다.
다음주부터는 "한양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구성원"으로서 나에게 많은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변한다. 부디 잘 해낼 수 있기를..
'이 밖에 아무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숙제를 하기 싫었던 "진짜" 이유 (2021년 3월 12일의 기록) (0) | 2022.03.12 |
---|---|
의과대학에서 '교육'을 한다는 것의 의미 (0) | 2022.03.05 |
육아를 하며 알게 된 동요 (2019년 2월 28일의 기록) (0) | 2022.02.28 |
예능에 나온 MMI (2019년 2월 27일의 기록) (0) | 2022.02.27 |
한양의대로 옮긴 뒤 1년 반 동안의 변화(2021년 2월 26일의 기록) (0) | 2022.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