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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신임교수 워크숍에 임하는 마음가짐 변화(2021년 2월 26일의 기록)

Meded. 2022. 2. 26. 05:59

1. 달라지는 과정

#2019 : 내용 전문가

저 이렇게 잘 알아요. 의학교육의 과거부터 최신 지견까지 이렇게나 많이 공부했어요. 공부한 내용을 제가 의뢰받은 주제에 딱 맞게끔 정리해가며 발표를 준비했어요. 

#2020 : 비평가

우리는 여태 A, B, C...도 없이, 이것도 모르고 교육을 했어요. 강의로도 설명해드리고 나중에 찾아보실 수 있도록 자료로도 드릴게요. 한양의대에서 교육 업무를 하시기 전에 제가 준비한 내용을 아신다면 도움이 될 거에요. 

#2021 : 조력자
(1) 워크숍에 오셨으니 어렵지 않은 의학교육 용어(예: 역량) 몇 가지만큼은 배우고 가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2) 저도 교육을 하며 무수한 실패를 겪고 있습니다. 다들 힘든 여건이지만, 시스템이 갖춰졌으니 앞으로 교육에 관하여 필요하신 지원이 있다면 얼마든 도와드릴게요. 

 

2. 이유 

#2019 : 제한적인 책임감

타교 소속으로, 즉 외부 강사로 참여했다. 따라서 전체 프로그램의 구성은 내 소관이 아니고, 맡겨진 역할(주제)에만 충실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잘 만들어진 피피티는 나의 무기이자 나의 갑옷이었다. 한편, 청중(한양의대 신임교수)에 대한 이해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청중이 무얼 알고 무얼 모르는지, 어떤 상황에서 교육을 하고있는지 알리가 없었다. 어느 정도 분량의 자료를 어느 정도 시간에 걸쳐 설명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감이 없었다. 그럼에도 나름대로는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다. 

 

#2020 : 불만과 정체성 혼란

2020년도 신임교수 워크숍은 한참 평가인증을 준비하던 중에 진행했다. 나름대로 한 학기 이상 지내다보니 학교 시스템이나 분위기에 대해서는 조금씩 이해해가고 있었다. 동시에 교육과정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파악한 문제점을, 그리고 작은 개선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나 자신이 2019년 하반기 임용된 신임교원이었기에, 워크숍의 진행자이면서 동시에 참가 대상자였다. 여기서 약간의 정체성 혼란이 있었다. 다른 신임교수님들 앞에서 내가 뭔가를 발표한다는 것이 괜히 부담스러웠다. 

 

#2021 : 반성, 그리고 포석

정말정말 우습고 부끄러운 이야긴데, 내가 의학교육에 대해서 다른 분들보다 꽤(?) 많이 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완벽한 지식의 저주. 

 

한편, 의학교육학교실이 향후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의 더 많은 참여가 필요했다. 많은 교수와 학생이 의학교육학교실의 자문이나 조언을 받는 것이 유용하고, 필요하다고 느끼길 바랐다. 당장 교수법 하나 덜 배우더라도, 저 사람들은 믿을 만 하고, 교육적으로 challenging한 상황에서 도움을 기꺼이 줄 준비가 되어있다고 느끼시길 바랐다. 즉,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에 있어야 비로소 의과대학에서 의학교육학교실이 존재 의미를 가질 수 있기에, 신임교수워크숍이 그 계기 중 하나가 되게끔 하고 싶었다. 

 

3.
과연 2022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