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의학교육 분야의 가장 큰 국제학술대회인 AMEE2021이 끝났다. 이 학회가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던 시절에는 주로 유럽의 여러 도시를 순회하면서 개최되었고, 직접 참여해본 것은 2014년 밀라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쉽게도 그 이후로는 업무 때문이든, 비용 때문이든 직접 참여는 못하다가, 작년부터 온라인 학회로 전환되면서 아쉬움을 약간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학회의 규모가 제법 크다보니, 트위터에 "#AMEE2021" 과 같은 식으로 검색해보면 다른 참여자들이 올려주는 내용이 제법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튼, 매년 학회 초반에 이 분야의 대가인 Ronald Harden 옹의 발표가 있다. Harden 옹의 발표는 학회의 Introduction 격으로 그 해 다뤄지는 여러 주제들과 눈에 띄는 특징들을 설명해주는 세션이다. 올해도 트위터 검색결과를 훑다가, Harden 교수의 발표에서 한 싱가포르 참여자가 캡쳐해서 올린 슬라이드가 눈에 띄었다(그림 1). 참가자 수가 많은 9개 국가를 정리한 슬라이드였는데, 영국/미국이 1위 2위인 가운데, 싱가포르 참가자 212명으로 3위, 대만 참가자가 151명으로 4위, 태국에서도 112명의 참가자가 있었다.
더 많은 수치를 알 수 있을까 해서 혹시나 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뤄진 참가자 집계를 찾아보았다 (그림 2). 여기에는 비슷한 10개 국가의 리스트에 더하여 "일본, 중국, 조지아, 남미, 중동에서도 이전 년도에 비해서 참가자가 크게 늘었다"라는 코멘트가 있었다. 세션별 발표자가 나와있는 프로그램북을 검색해보니 Japan은 십여 건, China는 열 건 정도 검색된다. Korea로 찾아보면 (한국의학교육학회지 편집장이신) 고려의대 이영미 교수님의 short communication과 (아마도 학생인 것으로 추정되는) 경희의대 조한슬 분의 포스터발표가 있었다.
학회 참석자 규모가 전부가 아니고, 발표자 외에 더 많은 참석자가 있(다는 것도 알고있)고, 나 자신도 AMEE 학회에 고작 한 번 밖에 참석하지 않은 입장에서, 이 수치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긴 하다. 그럼에도 이런 차이를 보고있자면, 우리나라 의학교육의 위치는 어디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의학분야에서 진료-연구-교육의 국제적인 위상이나 역량을 비교해보자면 진료와 연구에 비해서 교육은 어디쯤 있는걸까. 의학교육을 한답시고 교수직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나는 무슨 역할을 해야하는 걸까.
이 상황에서 내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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