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밖에 아무거나

표면 업종과 실질 업종 - 의학교육에 적용(2018년 6월 1일의 기록)

Meded. 2022. 6. 11. 07:48

아래 인용한 김영준님의 2018년 5월 29일 포스팅을 보고, 문득 이 개념을 의학교육학/의학교육자에 적용시켜 보았다. 의학교육자는 표면적으로는 의학교육의 개념을 의과대학에 적용하는 사람들이지만, 전혀 다른 세 가지 접근법이 있다.

 

(1)제조업형 의학교육자

실질업종이 제조업인 카페는 실력있는 바리스타가 고오급 커피를 내려파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의 최대치는 제한적이다. 실질업종이 제조업인 의학교육자는 직접 교육자(교수)로서 과목을 개설하여 운영하며, "이상적인 과목 또는 수업"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실천한다. 하지만 이 경우 한 명의 의학교육자가 판매(=개설)할 수 있는 과목의 수(학점)는 제한적이다.

 

(2)유통업형 의학교육자

실질업종이 유통업인 카페는 다소 퀄리티를 희생하더라도, 저렴한 커피를 빠르게 생산하여, 대량으로 판매한다. 잘 만 한다면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의 매우 높다. 실질업종이 유통업인 의학교육자는 교육의 퀄리티를 다소 희생시키더라도, 다수의 일반 교수들이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나 포맷을 개발하여 제공한다. 또는 그러한 내용을 강의나 세미나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시킨다(교수개발 프로그램). 범용성이 높거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가이드는 효과가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교육의 실질적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3)임대업형 의학교육자

실질업종이 임대업인 카페는, 대표적으로 스타벅스가 있고, 삼겹살집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경우 판매하는 것은 사실상 커피보다는 공간이다. 실질업종이 임대업인 의학교육자는 교육 향상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그들의 목표는 다른 곳에 있으며 교육은 수단 또는 미끼일 뿐이다. 실질적인 목표는 조직문화의 개선(조직 수준), 개개인의 행복(개인 수준), 또는 연구실적(본인 또는 타인의 논문) 등이 될 수 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Paulbreit/posts/pfbid02yP9XKTYtPobcshjiXe39AWFbkNb866ZsdmMTTp7igUXjCnCqmAxRmJ9LTasQVLWul - 표면 업종과 실질 업종

 

식사시간에 관찰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사람들이 밥집에서는 음료수 한 병을 사먹는 것도 아까워 하지만 술집에서는 말 그대로 엄청난 비버리지 소비를 일으킨다. 실질적으로 양쪽이 파는 음식이 완벽히 동일하더라도 말이다!

 

이 둘의 차이는 사실상 표면업종과 실질업종의 차이에서 온다. 상가투자 관련 강의에서 내가 종종 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그 가게의 사업자등록증과 눈으로 보이는 표면적인 업종에 주목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영위하는 실질 업종을 구분하라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보자. 커피 매니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보광동에 위치한 헬카페, 백종원씨의 빽다방, 스타벅스는 표면적으로는 세 곳 다 커피를 파는 동일한 카페이다. 그러나 이 세 곳의 실질적인 영위 업종은 전혀 다르다. 실질 업종은 크게 제조업, 유통업, 임대업의 세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헬카페의 실질 업종은 제조업이라 할 수 있다. 누가 마셔도 좋다고 할 만한 커피를 제조해서 헬카페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헬카페가 가진 업의 본질이다. 빽다방의 실질 업종은 유통업이라 할 수 있다. 빽다방은 커피라고 부를 수 있는 물건을 단시간에 많이 파는 유통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빽다방의 커피가 싸고 양이 많을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빽다방이 고품질의 거피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체류를 제한하는 식으로 유통을 극대화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어떨까? 이쯤하면 알겠지만 임대업에 해당한다.

 

바로 이 실질 업종에 따라서 점포가 낼 수 있는 매출과 부담 가능한 임대료의 한계가 정해진다. 실질 업종이 제조업인 경우는 사람이 직접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한 노동단위당 생산해낼 수 있는 상품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만큼 상품 단위당 단가는 더 높일 수 있지만 생산량 자체가 제한적이기에 매출과 수익 또한 한계가 명확하게 정해진다.

 

유통업의 경우는 품질을 희생시키더라도 생산과정 자체를 극도로 단순화 시켜 말 그대로 회전율을 극대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회전율을 높일 수록 매출은 증가하므로 잠재적 매출의 한계는 제조업, 유통업, 임대업이라는 실질 업종 중에서도 가장 높다. 물론 여기에는 회전의 극대화가 달성이 되어야 가능하다.

 

임대업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공간을 점유하는 방식으로 매출이 발생하기에 달성 가능한 매출의 한계는 유통업에 비해 낮다. 다만 공간을 점유하면서 공간당 매출을 높이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 사실상 임대업의 매출극대화는 이 공간당 매출의 극대화로 달성이 된다.

 

이 점을 명심하고 길거리를 바라보자. 왜 삼겹살집 등의 고기집은 번화가, 그것도 임대료 제법 나가는 곳 마다 자리하고 있을까? 고기집은 표면적으로는 요식업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따져보자면 삼겹살집에서는 그저 소비자들에게 고기를 구울 수 있는 자리와 고기를 마련해 줄 뿐이다. 그리고 고기를 소비하게 만들기 위해 고기와 곁들일 반찬거리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고기집의 실질업종은 임대업이다. 고기 요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구울 테이블과 고기를 제공하는 임대업이 고기집의 본질이기에 더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는 것이 가능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번화가의 유흥가에 포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자영업의 한 흐름을 풍미했던 피씨방은 임대업의 극치라 할 수 있다. 피씨방이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던 것은 게임을 하기에 가장 편안한 환경과 자리였고 그 자리에 대한 대가로 시간당 비용을 청구했던 것이다. 이 피씨방은 한때 폐업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부침을 맞았다. 이를 살펴보면 실질 임대업이 가진 약점을 명확하게 드러난다.

 

피씨방 창업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전국에 피씨방들이 넘쳐나는 과포화 상태가 되었다. 그로 인해 임대업의 핵심인 좌석점유율이 하락하였고 이 좌석점유율 하락에 대해 피씨방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시간당 임대 가격을 낮추는 것 뿐이었다. 즉, 임대 가격과 좌석점유율이 동반하락하면서 피씨방의 매출과 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이것이 실질 임대업의 가장 위험한 요소이다.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은 공간임대 매출 외에 추가적인 매출을 얼마나 만들어 낼 수 있느냐이다. 위에서 예로 든 고기집을 들어보자. 고기집은 공간에 대한 점유에 가격을 물리지 않는 대신 고기소비를 통해 테이블에 대한 임대료를 물리는 것이나 다름 없다. 대신 매출을 더 늘릴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주류 판매다. 주류 등의 비버리지 소비를 통해 공간당 매출을 더 늘리고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부가수익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실질 임대업의 생존율은 극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명심하고 임차인, 혹은 자신의 사업이 영위하는 실질적인 업종을 파악해봐야 한다. 실질업종이 제조업인 경우 이 제조업적 특성 덕분에 비교적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낼 수 있는 매출과 수익은 극도로 제한되며 생존하기 힘들다. 실질 유통업은 대량생산을 통한 회전의 극대화로 인해 상품차별성이 사실상 없으므로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매우 치열한 만큼 생존이 쉽지 않다. 다른 부분에서 경쟁을 차별화 할 수 있는 요소를 얻지 못한다면 실질 유통업에서의 생존도 어렵다. 실질 임대업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가수익 요소가 중요하다. 공간에서 얼마나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 수익과 생존의 여부가 갈린다.

 

실질 업종에 대한 파악과 이해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